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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위기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아포리아(자유기고가)

 

혼돈의 도가니, 그러데 왜 무너지지 않지?

1천만% 초인플레베네수엘라 정치 위기로 확산(2019.01.26. SBS 뉴스)

'한끼에 200달러..빈곤율 90%' 위기의 베네수엘라(2019.01.28. 머니투데이)

"못살겠다" 340만명 대탈출'들불'처럼 번지는 위기(2019.03.08.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정전과 통신두절 암흑속 '두 대통령' 지지 주말 시위(2019.03.10. 뉴시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위기 심화장성 망명에 군경 대거 탈영(2019.03.19. 아주경제)

베네수엘라 국가비상사태 선포.. 마두로 망명설 모락모락(2019.03.12.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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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 간 이어진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그야말로 생지옥의 카오스다. 무려 천만%에 달한다는 엄청난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식량과 의약품 등 생필품도 바닥나고 3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생존을 위해 다른 나라로 탈출하는 사태가 일고 있다. 나라를 떠나지 못한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야당세력의 손발을 묶은 채 대선을 치루고 권력을 연장해 국민을 탄압하고 있다. 급기야 국회의장인 구아이도는 자신을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선언하고 불법적 독재 정권의 대통령 마두로에게 물러날 것을 요구하면서 한나라 두 대통령사태까지 연출하고 있다. 이에 국내 야당과 국민은 물론이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들은 구아이도를 지지하고 있다. 불법 독재 정권은 외국의 구호물품까지 불태웠다고 한다. 국내외적으로 광범한 압력과 절대다수 국민들의 저항으로 경제파탄에 명분까지 상실한 마두로 독재정권은 바람 앞의 등불이다.

 

이상이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져 온 베네수엘라 상황이다. 보도 내용은 국내외가 전혀 다르지 않다. 국내 언론이 뉴욕타임즈나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같은 해외 주요 언론사들의 기사에서 내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고통 받는 베네수엘라 민중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한 때 중남미 사회주의 운동의 선봉으로 칭송받던 베네수엘라 정권의 변질과 몰락에 씁쓸함도 인다. 그런데 하나의 의문이 든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던 베네수엘라 정권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어떻게 버틸 수 있지?

 

이에 대해 주류 언론에서는 군대를 업은 정권의 버티기와 탄압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정도의 경제 파탄상황이라면 아무리 정치적 탄압이 있더라도 무너지는 게 정상이다. 1천만% 하이퍼인플레이션/300만 국민 탈출 상황에서 유지될 수 있는 정권은 이 세상에 없다. 국민들이 당장 굶어 죽어 나가는 판에 정부의 통치력은 상실되고 경찰이나 군대 같은 조직도 밑으로부터 무너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이미 광범위한 국민 저항과 국내외의 정치적, 경제적 압력까지 더해지고 있지 않은가. 무언가 설명이 필요하다.

 

2. 말하지 않는 것들

 

그 동안 주류 언론에서 나온 내용과는 다른 사실들이 있다. 201923주간에 걸쳐 베네수엘라를 직접 방문한 미국의 저명한 자유기고가 Max Blumenthal는 독립저널 The Realnews Network와의 인터뷰에서 현지에서 목격한 것은 주류 언론들이 묘사했던 상황과는 매우 달랐다면서 사회적 기능들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으며 경제적 위기는 분명하지만 예멘이나 가자지구와 같은 인도주의적 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도주의적 위기는 미국의 폭력적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담화라고 주장한다.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 해외의 여러 진보적 독립저널에서는 주류 언론과는 매우 다른 기사와 인터뷰를 보도하고 있다. 그 동안 주류 언론에서 거의 보도되지 않았던 몇 가지를 소개한다.

 

* CLAP 프로그램

엄청난 경제 위기에 식량도, 의약품도 부족하고 빈곤층은 생필품을 살 돈도 없다는데 막상 굶어 죽는다는 기사는 없다. 그것은 실제로 굶어 죽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CLAP’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극심한 경제 위기 속에서 구매력을 상실한 빈곤층에게 생필품을 거의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생필품 상자에는 쌀과 콩, 옥수수 등의 곡류와 생선통조림과 약간의 육류 등 19가지의 생필품이 담겨 있고, 한 달에 두 번 전국의 빈곤층 600만 가구에 보급되며 이는 전 인구의 70%에 달하는 것이라고 한다. ‘CLAP’ 프로그램은 정부와 지역 공동체 위원회와 같은 풀뿌리 조직이 협력해 진행된다. 또한 베네수엘라에는 CLAP 프로그램 외에도 차베스 시기에 구축된 GMVV이라는 무상 의료 서비스 시스템이 있는데, 경제 위기 속에서도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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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나마 식량과 의료 등 최소한의 기본 생활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 600만 가구라는 방대한 대상에 생필품을 보급할 수 있을 정도로 정부 기능이 체계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위기 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풀뿌리 기층조직의 존재이다. 그 동안 주류 언론이 묘사한 것과 같은 혼돈의 카오스나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류 언론은 이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버림받은 채 생존 위기에 내몰린 베네수엘라 국민이미지를 만들고 인도주의적 위기담론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그를 통해 정권 전복을 위한 미국의 개입을 정당화하는데 이용했다.

 

* 강력한 반미, 마두로 지지 시위

언론에는 주로 반정부 시위만 소개되고 있다. 그를 통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절대 다수 국민과 이를 탄압하는 독재정권과의 대립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반미, 마두로 지지 시위도 광범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권 전복 시도가 본격화된 지난 1월 이래 베네수엘라에서는 거의 매주 토요일마다 양측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실제 상황은 정권/국민의 대립이 아니라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 간의 상호 만만치 않은 세력/세력의 대립구도라 할 수 있다. 만약 반정부 시위가 압도적이었다면 극단적 경제 위기와 커다란 국내외적인 압력 속에서 마두로 정부는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이나 구아이도의 희망대로 경찰과 군대도 밑으로부터 무너졌을 것이다. 마두로 정부가 정치적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혹은 광범한 대중적 지지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언론 보도의 이미지와는 반대로 반정부 시위보다 오히려 반미 및 마두로 지지 집회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으며 그 격차는 더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대규모 맞불 집회 외에도 미국의 노골적 개입 이후 평소에도 다양한 지역 및 부문에서 미국의 개입을 반대하고 볼리바르 혁명을 지지하는 집회가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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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6.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미, 마두로 지지 시위. 출처 : Prensa Latina)

 

그런데 그 동안 주류 언론들은 마두로 지지 시위는 거의 언급조차 하지 않았으며 간혹 보도하더라도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전체 컷은 배제하고 마두로의 연설 장면 정도만 내보낸다. 위 사진은 최근의 대규모 마두로 지지 집회인데 해외의 한 독립저널 기사에 실린 것이다. 이날도 맞불 집회였는데 반정부 우익 집회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주류 언론에서는 구아이도 지지 시위 사진은 많지만 최근의 대규모 마두로 지지 집회 사진은 전혀 찾을 수 없다. 그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마두로 정권을 마땅히 전복해야 할 불법적인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지지가 보여 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주류 언론의 의도적인 이미지 조작이 가장 심한 부분이다.

 

* 광범한 풀뿌리 조직

베네수엘라에는 각 지역마다 공동체 위원회가 광범하게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지역 공동체 위원회는 생필품 보급, 주택건설과 같은 지역 사업은 물론이고 교육, 스포츠, 문화 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지역 주민과 긴밀히 결합하고 있다. 또한 공동체 위원회 외에도 다양한 협동조합과 비정부기구들이 있다. 이들 풀뿌리 기층조직은 특히 빈곤층 및 노동자 거주 지역에서 활발하며 정치적으로는 자율적이다.

또한 콜렉티보라는 좀 색다른 정치적 자생 조직이 존재한다. 콜렉티보는 차베스 집권기인 2002년 기득권 세력과 미국의 쿠데타가 실패한 이후 볼리바르 혁명을 방어하기 위해 형성되기 시작한 민간 조직으로 준군사적 조직의 성격을 지닌다고 한다. 각 콜렉티보는 독립성을 지닌 자율적 단위로 주로 지역 공동체의 한 부분으로 활동한다고 한다. 우리로 치면 지역단위의 자생적 예비군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의 개입과 군사 쿠데타가 빈번한 중남미의 특수성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콜렉티보는 차베스 사후 약화되었다가 최근 미국의 개입이 노골화된 이후 다시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 중 주류 언론에 소개되는 것은 주로 콜렉티보이고 실제에 있어 더 중요한 지역 공동체 위원회 등의 풀뿌리 조직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그것은 마두로 지지 세력의 폭력적 이미지를 부각하는 한편 기층 운동의 지지 이미지를 배제하기 위함이다. 콜렉티보는 주류 언론에서 마치 폭력 갱단인 것처럼 묘사되지만, 콜렉티보 활동의 초점은 외국 군대의 개입에 대한 대항을 준비하는데 있지 그런 무정부적 폭력을 행사하는 조직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를 악마화하는 것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폭력적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다.” 라고 말한다. 마두로 지지 집회에서 평화가 항상 중심 구호로 등장하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자유롭게 개최되고 있다는 사실은 조작된 폭력 이미지와 실제 상황이 다름을 반증한다. 만약 콜렉티보에 의한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그에 관한 주류 언론의 기사들이 넘쳐 날 텐데, 대부분은 준군사 조직임을 강조하면서 폭력 이미지와 간접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의 내용에 그친다.

 

* 위기를 대하는 민중들의 침착함

베네수엘라는 36일 이후 전국이 암흑에 빠져든 대규모 정전 사태를 수차례에 걸쳐 겪어 오고 있다. 첫 번째 정전의 경우 거의 일 주일 내내 지속되었다. 장기간의 대규모 정전은 자체만으로도 큰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연쇄적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 통신이 두절되고, 지하철이 멈추며 병원에서는 전기가 필요한 기기를 사용할 수 없어 위급 상황이 속출한다. 모든 이의 생존과 관련 가장 심각한 것은 물과 식량 문제다. 전기로 펌프를 작동하기 때문에 수도 공급이 중단되고, 열대 기후에서 냉장고가 멈추면 그나마 부족한 식량이 금방 부패한다.

이 심각한 정전 사태를 두고 마두로는 미국과 우익의 사이버테러와 방화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하는 반면 구아이도는 정권의 부패와 무능, 관리의 소홀함때문이라고 비난하면서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재로선 명확한 사실 확인이 어렵지만 사이버테러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 예고 시점과의 일치 등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우익 테러의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정전 직후 미국 볼턴 보좌관은 베네수엘라 정전 사실을 불과 1~2분만에 트위터에 바로 올리기도 했는데, 그 때는 아직 정전 사실 자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시점이었다고 한다.

 

진실 공방 보다 중요한 사실은 정전 사태 때 나타났던 베네수엘라 민중들의 침착한 태도이다. 정상적 상황의 국가라도 일주일 정도 정전 사태가 지속된다면 곳곳에서 소요와 약탈이 벌어지고 무정부 상황에 빠지기 쉽다. 게다가 베네수엘라 상황에서 그 나마의 식량도 썩어 나가고, 물 공급까지 중단된다면 당장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폭발하는 것이 당연했을 것이다. 정전을 일으킨 원인이 무엇이든 미국과 구아이도는 정전 사태 이후 그러한 상황을 기대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의외로 베네수엘라는 매우 조용하게 사태를 경과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슈퍼마켓 약탈, 위급 환자 사망 사태 등을 보도하면서 아비규환으로 묘사했지만 그것은 매우 일부 현상에 국한되었고 대부분의 실제 상황은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침착했다고 한다. 물 문제의 경우 긴급 지원된 물차와 도시 주변 곳곳의 약수터와 샘을 이용하였는데, 그 불편함을 질서 있게 참아냈다. 자가 발전기가 없는 소규모 병원의 중환자는 신속하게 큰 병원으로 옮겼고 부패하기 쉬운 식량은 이웃 주민들과 나누었다. 정전으로 학교와 많은 일터의 근무가 중단되었는데, 각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유 시간이 주어진 것을 활용해 소규모의 토론과 다양한 문화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고 한다. 위기를 이겨내는 베네수엘라 민중들의 역량과 풀뿌리 기층 조직의 힘을 보여준다.

 

의도 및 기대와 달리 정권 전복이 일어나지 않자 최근에서야 주류 언론에서는 두 가지 사실을 슬쩍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그들도 왜 베네수엘라 정권이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했기 때문인데, ‘탄압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해지자 생필품 보급반정부 시위 참여·호응 높지 않음을 드러내기에 이른다(뉴욕타임즈. 2019.03.22). 물론 생필품 보급은 국민 통제의 미끼때문이라는 이미지 조작을 빼놓지는 않는다. 어쨌든 주류 언론에서 조차 마두로 정권이 버틸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반정부 시위 참여·호응 높지 않음을 자인할 정도의 상황임을 보여준다.

 

3. 미디어 스펙터클

 

"우리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거짓의 바다에 빠져 있다

(2019.3.26. The Realnews Network)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았던 몇 가지 사실들을 보면서 베네수엘라가 어떻게 버텨낼 수 있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있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왜곡이 가능한 지도 알 수 있었다. 보통 언론이 취하는 왜곡의 방식이 그것이다. 그들은 미국과 기득권 세력의 입장만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고 해설을 덧붙였다. 그런데 베네수엘라 위기에 대한 왜곡은 그에 그치지 않고 거짓 보도도 등장한다. 그 만큼 의도와 무의식적 욕구가 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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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가 2월의 구호 물품 방화 보도사건이다. 지난 223일 베네수엘라와 콜럼비아 국경에서는 미국의 구호물품을 베네수엘라로 반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마두로 정권은 미국 개입과 정권 전복을 위한 트로이목마로 규정하고 반입을 막으려 국경을 봉쇄했으며 구아이도와 미국은 지지 세력을 불러 모아 진입을 시도했다. 당연히 충돌이 있었고 그 와중에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이 불타는 사건이 발생한다. 즉각적으로 구아이도와 미국, 세계의 모든 주류 언론은 국경을 봉쇄한 베네수엘라 군대가 방화한 것이라고 발표하고 마두로 정권을 국민을 위한 구호물품까지 불태우는 악의 정권으로 비난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이 사건은 구아이도 지지자가 던진 화염병으로 인한 화재였으며 이 사실은 당시 상황을 지켜보았던 독립 저널들에 의해 사건 직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었다. 소수의 독립 저널 보도였지만 동영상 물증 때문에 팩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었고 결국 2주 뒤에야 그나마 뉴욕타임즈가 내용을 번복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의 방화로 보도했던 대부분의 주류 언론은 수정 보도조차 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마두로 정권의 방화로 알고 있는 중이다. 그 외에도 베네수엘라 민중들이 마실 물이 없어 하수구 물까지 먹는다는 식의 보도도 있었고 베네수엘라에 파견된 쿠바 의료진들이 베네수엘라 국민으로 위장해 마두로 정권의 투표 행위에 강제로 이용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물론 사실과 다른 내용들 이었다. 이는 카오스 이미지와 독재의 이미지를 극대화해 미국의 개입과 정권 전복의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의도였다.

 

세계 주류 언론의 베네수엘라 왜곡 보도 문제는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이 문제가 조중동 따위의 언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왜곡 보도의 중심에는 뉴욕타임즈, CNN, 로이터, 워싱턴포스트, BBC, 뉴스위크 등 세계 유수의 언론사들이 있었다. 우리는 국내 언론을 통해 베네수엘라 사태를 접하지만 한국의 언론들은 이들 국제적 언론사들의 기사들을 베낄 뿐이다. 베네수엘라 문제에 관한 한 워싱터포스트 같은 보수언론은 물론이고 뉴욕타임즈 등의 자유주의적 언론도 마찬가지였으며 심지어 BBC나 가디언지 같은 중립적 언론들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 아마도 북핵 문제도 똑 같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미 트럼프 정부나 베네수엘라 우익 야당의 이해와 입장은 그들이 왜 그런지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데, 세계적 유수 언론들은 왜 그들과 입장을 똑 같이 하는가? 더욱이 자신들의 국내 문제에 있어서는 중립적이거나 심지어 때로는 약간의 진보적 시각을 갖기도 하는 세계적 언론들이 왜 베네수엘라 문제에는 이렇게까지 의도적인 왜곡 보도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선 자국의 이익, 자국 자본의 이해 문제에 관한 한 보수와 리버럴의 차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경우 대외 문제에 대해서는 소위 초당적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국인데, 미국 헤게모니에 반기들 들고 있다. 따라서 보수와 리버럴 가릴 것 없이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지지한다. 또한, 리버럴 역시 이념적 잣대로 사태를 대하기 때문이다. 세계 유수의 주류 언론은 기본적으로 언론 기업이며 생래적으로 사회주의에 대한 거부감을 지닌다. 그 때문에 의도적인 왜곡이 자율적인 형태로 이루어진다. 주류 언론은 거의 대부분 베네수엘라 위기를 사회주의적 정책때문인 것으로 몰아갔다. 그리고 중심 국가 언론들의 여전한 제국주의적 우월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수구 물 보도 건에 대해 Max Blumenthal는 주류 언론들이 베네수엘라 민중을 어리석고 더러운 사람들로 보는 프레임때문에 일어난 왜곡이라고 비판한다. 어리석은 민중들이 지금까지 야만적 독재정권을 용인해 왔는데, 민주적 엘리트를 미국이 지원하고 있다는 그림이 제국주의적 우월감의 입맛에 딱 맞는 것이다. 그래서 극우주의자 트럼프와 볼턴을 싫어하면서도 베네수엘라 문제에 관한 한 그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주고 지원하는 것이다.

 

 

4. 베네수엘라 사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독립 저널들을 통해 베네수엘라가 극심한 내외적 위기에도 버틸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은 상황 설명에 대한 보충일 뿐, 좀 더 총체적인 이해, 정확한 이해에는 한계가 있다.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수 십 년간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보의 한계 속에서 현 상황에 대한 제한적 이해를 시도해 본다.

 

* 마두로/구아이도 대결이 아닌 볼리바르 혁명/반혁명의 대결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렬한 대립과 위기는 근본적으로 마두로와 구아이도라는 정치지도자 간의 대립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단순한 여/야 대립도 아니다. 차베스 이후 지속되어 온 베네수엘라 민중의 볼리바르 혁명과 기득권 세력의 반혁명 시도의 대립이다. 양분된 대립의 격화는 기본적으로 경제 위기에 기인한다. 심각한 경제 위기는 부유층과 중산층에게 깊은 상실감을 주면서 볼리바르 혁명 자체를 부정하게 만들고, 우익의 혁명 부정은 반대로 빈곤층에게 차베스 이전 시절로 회귀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주고 있다. 마두로 지지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나는 마두로 개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볼리바르 혁명을 지키기 위해 여기 왔다고 말하며 구아이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사회주의 정권을 끝장내고 새로 시작해야한다고 말한다.

이 대립은 정치적인 것일 뿐 아니라 계급적/지역적/인종적 성격을 지닌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매우 깊게 양분되어 있다고 한다. 부유층과 중산층은 구아이도를 지지하며 빈곤층은 친정부 입장이 많다. 서로 지지세가 강한 지역도 거주 지역에 의해 뚜렷이 구분된다고 한다. 그래서 주요 집회 장소도 서로 다른데 마두로 지지 집회는 주로 대통령궁 근처에서 열리고 반정부 집회는 부유층 거주지역인 카라카스 동부 지역에서 개최된다. 집회의 인종적 칼라도 다르다. 반정부 집회는 주로 백인들이 많고, 마두로 지지 집회에는 메스티조와 뮬라토 등 유색인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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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베스 정권의 출범과 20년간 대립의 역사

베네수엘라 대립과 위기는 최근 몇 달은 물론이고, 최근 몇 년간의 사태 변화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혁명과 반혁명의 대립은 1998년 사회주의 볼리바르 혁명을 표방하는 차베스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20년간 지속되어 온 대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시작점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물론 더 근본적으로는 이전부터의 민중과 기득권 세력의 대립 역사가 있다).

차베스의 볼리바르 혁명은 매우 취약한 조건에서 출발했다. 신자유주의 기득권 세력에 대한 불만은 많았지만 사회주의를 표방한 볼리바르 혁명의 정치, 경제적 기반이 튼튼한 것은 아니었던 반면 기득권 세력은 오랜 세월 유지되어 온 지배 구조를 기반으로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차베스는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21세기 사회주의라는 약하고 단계적인 사회 변혁을 추구한 반면 기득권 세력은 당선 직후부터 사회주의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된다. 초기부터 여당이지만 약한 사회주의 정권과 야당이지만 강한 기득권 세력의 대립구도가 형성된 것이며 근본적으로는 이 구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차베스의 약하고 단계적인 사회주의는 차베스 자신의 성향도 있었고 지지 기반 자체가 급진적인 부분에서부터 개량주의 나아가 민족자본가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것에 기초한다. 지지 세력 중 일부는 상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야당으로 넘어갈 수 있기도 했다. 1998년 차베스가 당선될 당시 극심한 빈부격차로 정치적 명분도 얻고 다양한 지지 세력을 규합했음에도 득표율은 56%로 과반을 좀 넘는 정도였다. 안정적인 당선이긴 했지만 결코 압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정권을 찬탈하기 위한 기득권 세력의 시도는 차베스 당선 이후부터 바로 시작된다. 2002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기득권 세력이 군사 정변을 일으켜 차베스를 해임했다. 수십만의 베네수엘라 민중의 항의 시위로 이틀 만에 차베스가 복귀했지만 이후로도 기득권 세력과 우익은 볼리바르 혁명을 인정할 수 없었다.

 

약한 사회주의 정권인 차베스 정부는 경제구조의 사회주의적 개조에 있어서는 신자유주의 시절 민영화되었던 석유산업을 재국유화하는데 그쳤고, 대신에 빈민 구제와 풀뿌리 운동, 민주주의의 확대에 주력하였다. 기득권 세력은 여전히 경제적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이에 기초하여 지속적으로 강한 힘을 보유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불안정한 역관계 속에서의 제한적 사회변혁 정책은 차베스 시기에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일정한 안정성을 지닐 수 있었다. 사회주의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1999년 볼리바르 헌법개정에서부터 여러 번의 국민투표와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으며 대중적 기반을 확대해 나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시기에 지지 세력 중 급진적인 부분과 개량적인 부분 모두로부터 비판과 이탈도 있었다. 급진적인 부분에서는 사회주의적 개혁이 부족하다고 비판하였고, 개량적인 부분에서는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차베스 사후 2013년 치루어진 대선에서 차베스의 후계자인 마두로는 차베스 시기 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확대되었음에도 50.61%의 득표율을 기록하여 야당 라돈스키 후보(득표율 49.1%)를 간신히 이긴다. 이는 급진적인 세력은 불참하고, 개량적 부분은 야당 지지로 전환했기 때문이었다.

 

마두로 집권 전후로 베네수엘라는 본격적인 경제 위기에 봉착한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재정 위기에 처했고 미국 오바마 정부의 경제 제재로 위기가 격화되어 초인플레 현상(당시에는 수백% 정도로 2018년의 수십만%의 하이퍼인플레이션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수백%도 매우 심각한 초인플레이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경제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기득권 세력의 비난은 물론이고 급진/개량 양 쪽의 비판도 확대되었고, 마두로 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저하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득권 세력이 중심인 야당연합이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한다(야당연합은 56%를 득표하고 의석은 2/3를 차지). 행정부와 국회를 양분한 이중 권력이 생긴 것이며 이 시기를 전후로 볼리바르 혁명을 둘러싼 혁명/반혁명 대립이 다시 크게 격화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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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명/반혁명 대립의 재 격화

1998년 차베스 집권 이후 2015년 야당연합의 총선 승리 과정에 있어 분명히 구분해야 할 지점이 있다. 정책 방향에 대한 지지 기반의 분열과 이탈, 경제 위기로 인해 정부에 대한 직접적 지지는 이완되었지만 차베스와 볼리바르 혁명에 대한 지지는 지속적으로 강화, 확대되어 왔다는 점이다. 그 동안 치룬 19번의 각 종 투표와 선거에서 볼리바르 정권은 18번을 승리했으며 야당은 2015년 선거에서 딱 한번 이겼을 뿐이다. 야당의 승리는 정책과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중적 불만과 비판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볼리바르 혁명에 대한 부정은 아니었다.

그런데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기득권 세력은 이 점을 오판한다. 승리에 도취되어 차베스 시기의 정책과 볼리바르 혁명 자체를 좌절시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기득권 세력은 정권 축출과 행정 권력 무력화를 공공연히 선언했으며 차베스 시기 행해진 여러 정책들을 되돌리려 했다. 마두로 정권과 볼리바르 혁명 지지 세력은 이를 방어하고자 했으며 결국 대립은 혁명/반혁명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다시 격화되기 시작한다.

경제 위기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대통령과 국회로 양분된 권력 대립은 양측에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상호 권력을 마비시키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2016년 우익 국회는 마두로 사임안을 의결하였고 대법원은 국회 법률 효력을 유보시킨다. 헌법적 국가 기능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다. 마두로 정권은 이러한 권력 교착 상황에서 경제 위기에 대응하고 볼리바르 혁명을 방어하기 위해 2017년 제헌의회를 소집한다. 제헌의회는 볼리바르 헌법에 명시된 최고 기관으로 대통령과 국민, 국회 등이 비상시에 소집할 수 있는 헌법 기관이다. 극단적 경제 위기 속에서 제헌의회 소집은 법적, 정치적으로 가능한 것이었지만 이미 볼리바르 헌법을 부정하기 시작한 야당은 국회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로 규정하였다. 이후부터 기득권세력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마두로 행정부는 물론이고 모든 헌법기관(대법원, 제헌의회, 선관위 등)의 모든 정치적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2018년 치룬 대선도 보이콧하게 된다.

2015년 총선 전후로 전개된 대립은 이전의 완만한 대립과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기득권 세력은 그 동안 정치적 힘의 결여로 강력한 반격을 시도하기 어려웠다. 2015년 총선 이전까지 기득권 세력은 절치부심했지만 각 종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은 단 한 번의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볼리바르 혁명 자체를 뒤엎으려 했으며 이는 볼리바르 혁명을 수호하려는 세력들의 대항을 불러와 혁명/반혁명의 대립 구도를 또 다시 전면화하게 되었다. 2002년 대립과 쿠데타가 다른 조건, 다른 형태로 재연된 것이다.

 

* 미국과 연합한 반혁명 쿠데타 시도

베네수엘라 기득권 세력과 미국은 총선 승리와 경제 위기라는 상황 속에서 나름 자신감을 갖고 2019년 들어서면서 전면적인 쿠데타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쿠데타 당시보다 민중들의 지지가 훨씬 약하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정권에 대한 지지가 약화된 것은 맞지만 볼리바르 혁명에 대한 지지가 준 것은 아니었다.

이 점에서 기득권세력을 대표하는 구아이도와 미국의 쿠데타 시도는 오판 속에 2개의 역린을 건드리게 된다. 하나는 구아이도라는 노골적인 기득권 세력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볼리바르 혁명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은 것이었다. 구아이도는 부유한 엘리트로 자신을 과도 정부 대통령으로 자임하면서 석유산업의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 프로젝트를 내놓기도 했다. 반정부 시위와 각종 선전에서 마두로만이 아니라 차비즘과 볼리바르 혁명 자체를 비난하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같은 행위는 정부의 정책이나 마두로에 실망해 떠났던 민중들을 되돌아오게 하였다. 둘째는 미국의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등장이었다. 미국은 슬그머니 정권 찬탈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다.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공공연히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중남미 지역, 특히 베네수엘라에서 외세와 미국 개입에 대한 반감은 매우 강하고 넓다. 아마도 볼리바르 혁명에 대한 지지 보다 더 넓을 것이다(볼리바르 헌법이 80% 지지로 통과되었는데, 외세 개입에는 베네수엘라인의 85%가 반대한다는 최근 조사도 있다). 많은 베네수엘라 민중들은 우리 문제는 우리가 푼다!”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구아이도와 미국의 쿠데타 시도가 본격화되자 민중의 에너지와 힘은 반미/볼리바르 혁명 수호로 흐르기 시작했다.

 

마두로 취임 전후와 구아이도 선언 사이에 빈곤층의 많은 항의가 있었다... 구아이도가 등장하자 빈곤층의 항의 시위가 사라졌다. “제국주의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자발적 시위가 멈추고 사람들은 말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우리 문제를 푸는 방식이 아니다!” 다시 정부 편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1980~90년대에는 배고픔으로 죽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차비스모는 마두로를 방어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삶의 개선을 계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키는 것이다“ (독립 저녈 Venezuelanalysis 분석 기사 중)

 

처음에 미국과 구아이도는 총선으로 민심 이반이 확인되고 경제적 고통이 더 심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깃발을 들고, 정치적, 군사적 지원과 압박까지 결합한다면 어렵지 않게 정권 전복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1차 시도는 123일 구아이도의 과도정부 대통령 선언이었다. 미국 및 여러 나라의 승인, 경제 제재 강화, 군사개입 가능성 시사 등이 잇따랐다. 미국과 구아이도는 마두로 정권이 스스로 겁을 먹거나 베네수엘라 민중들이 대거 들고 일어나길 기대했었다. 특히 겁먹은 군부 상층부의 이탈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2차 시도는 국경에서의 구호 물품 진입 시도였다. 구호 물품을 반입하려는 사람들과 막으려는 군대, 경찰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구호 물품 반입이라는 정당한 행위를 막고 국민들과 충돌해야만 하는 갈등 속에서 하급 장교 및 일반 사병의 대거 이탈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역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3차 시도는 전국적 정전 사태 시 대규모 소요와 무정부 상태를 기대한 것이었다. 대규모 시위로 정권이 몰락하거나 무정부 상태를 빌미로 물리적 개입의 빌미가 생길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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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두로/구아이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주류 언론과 많은 사람들이 마두로 정권을 독재, 불법, 폭력 정권이라고 비난한다. 나아가 차베스를 포함한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혁명 정부 자체를 그렇게 규정한다.

우선 차베스 시기까지 포함해 베네수엘라 정권을 비민주적 독재정권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차베스 이후 베네수엘라는 수차례에 걸쳐 해외 참관단이 매우 투명하고 공정하다고 판정할 정도로 민주적인 선거 시스템을 확립했다. 게다가 2002년 쿠데타 이후 가담 세력을 포용할 정도로 정치적으로도 유화적이었다. 또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진전 등 오히려 베네수엘라 민주주의를 질적으로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두로는? 마두로 정권에 대해서는 견해 차이가 있고 분명한 판단이 어렵다. 마두로 측과 반대 측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이 워낙 상반될 뿐 아니라 반혁명 시도 이후 결집한 볼리바르 혁명 지지자들 중에서도 마두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상당히 있다. 그러나 볼리바르 지지자들 중의 비판은 주로 경제위기를 심화시킨 정책 실패에 관한 것이다. 우선 야당이 압승한 2015년 총선까지는 결과가 말해주듯 독재를 펼쳤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총선 이후 국회를 무력화한 2017년 제헌의회 소집과 주요 야당 세력이 보이콧을 선언한 2018년 대선에 대해서는 입장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다. 헌법 등 법적 규정에 의거했더라도 야당을 무력화한 비민주적인 정치적 술수로 볼 수도 있고 초인플레의 비상상황 속에서 헌법과 볼리바르 혁명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정치적 행위로 볼 수도 있다. 어쩌면 둘 다 맞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야당의 입장에서 본다면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반대세력과 국회의 손발을 묶은 비민주적 행위인 것이고, 반대 입장에서는 혁명을 수호하기 위해 헌법에 의거한 합법적 대응과정인 것이다.

혁명/반혁명의 대립으로 격화된 상황에서 서로의 입장과 논리는 이미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구아이도의 과도정부 대통령 선언이야말로 법적, 절차적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는다(구아이도는 국가 비상시에 국회의장이 임시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우기지만 이미 비상상황을 근거로 제헌의회가 소집되어 활동하고 있다. 즉 비상시 헌법적 행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구아이도의 대통령 선언은 법적 차원을 완전히 뛰어 넘은 정치적 행위이며 쿠데타이다. 사실 기득권 세력은 총선 이후 사회주의를 표방한 헌법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양 쪽의 다툼에서 주목할 점은 우익 야당 세력이 총선 승리 이후 볼리바르 혁명을 무화하려는 시도를 분명히 한 이후로 마두로 정권으로부터 멀어졌던 기층 세력이 야당의 독재 규정에 호응하기보다는 혁명 수호로 재결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편 구아이도와 야당 세력은 어떻게 볼 것인가? 구아이도는 베네수엘라 민중을 위기에서 구할 민주적 지도자로 이미지화 되어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37세의 젊은 나이가 말해주듯 전형적 부유층 엘리트로 그의 기득권 옹호 및 친미 신자유주의적 태도는 그의 행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앞서 지적했듯 구아이도를 내세운 것은 오판에 의한 것이었다. 베네수엘라 야당 핵심 세력이 민주화 세력이라는 것 역시 타당하지 않다. 2002년 쿠데타가 보여주듯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마치 한국의 자유한국당이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과도 같다. 그들은 차베스 시기에 광범하게 시행되기 시작한 빈민 구제 및 사회 보장 정책을 폐기하려는 반민중적 세력이다. 그러나 경제 위기 속에서 정부 비판적인 정치세력을 규합하고 고조되는 대중적 불만과 일정하게 결합하면서 정치적 힘을 상당히 강화, 확대할 수 있었다. 만약 야당 세력이 좀 더 중도적인 지도자를 내세우고, 볼리바르 혁명까지 부정하지 않고, 미국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이 엄청난 경제 파탄 속에 정권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기득권 세력이 중심인 조건에서 그것은 가능하지 않았다.

 

마두로 정권이 야만적 폭력 정권이라는 규정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반대세력에 유화적인 방식은 차베스에 이어 마두로 시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제헌의회를 소집한 뒤에도 대통령은 물론이고 모든 헌법 기관을 부정하는 국회를 해산하지 않았으며, 구아이도가 대통령을 자임하면서 쿠데타를 개시하고 정권 전복을 공공연히 이야기함에도 지금(20194월 현재)까지 그대로 두고 있다. 독재 정권이 아니어도 당연히 체포, 구금이 이루어질 일인데 외부인으로서는 상상이 잘 안가는 상황이다. 거의 매주 이루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보면 자유롭게 집결하고 움직임을 알 수 있다. 결코 우리 군사 독재 시절의 모습은 아니다. 독립 저널에 실린 기사들에 의하면 정부 비판 역시 자유롭다고 한다. 폭력적 충돌이 부분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사실인데, 폭력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으며, 구호 물품 화재에서 보듯 상호 간의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 동안 폭력 발생 책임을 마두로 정권에 몰던 상황에서 최근 UN 보고서에서는 양측의 주장을 함께 인용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혁명/반혁명이라는 대립의 격렬성에 비해 폭력의 빈도나 정도는 낮은 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양측 간의 주 무대가 지역적으로 달라 직접 충돌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지난 20년간의 끊임없는 집회, 충돌 속에서 경찰의 매뉴얼 같은 것이 어느 정도 정착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중심에 선 베네수엘라 기층 민중

베네수엘라 사태를 이끄는 주역들이 주류 언론에서는 마두로와 군대, 구아이도, 미국 등으로 묘사되지만 진정한 주역은 베네수엘라 민중이다. 마두로 정권의 위기를 가져 온 것도 베네수엘라 민중의 비판과 이탈이었고, 미국과 우익 기득권 세력의 쿠데타 시도를 저지한 것도 베네수엘라 민중이었다.

정치적 흐름을 좌우했다는 사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혁명/반혁명의 새로운 대립과 위기 속에서 베네수엘라 민중의 역량이 이전보다 한 차원 더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대한 구호 체계를 담당하고 대규모 정전이라는 비상사태에 대응하며, 토론과 지역 활동을 풀뿌리 기층조직들이 조직해 내고 있다. 기층 조직들은 경제 위기에 대한 대안도 활발하게 제출하고 있다고 한다. 향후 베네수엘라의 운명은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풀뿌리 운동과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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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망

 

오스트레일리아 자유기고가이자 환경운동가인 Joe Montero는 실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를 다녀오고 나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주류 언론에서 묘사하듯 대규모의 기아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많은 빈곤층이 예전(차베스 이전)에는 더 어려웠다고 말한다. 반면 부유층과 중산층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오스트레일리아 시민활동가인 Federico Fuentes우리가 방문한 수도 카라카스와 대부분 지역의 정치적 분위기는 주류 언론에서 묘사한 것과 달리 매우 조용하다” “1999년 차베스 집권 이후 대규모의 공공주택건설,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저렴한 생필품 가격정책 등이 경제위기로 많이 손상되었지만 베네수엘라 민중들은 외국의 개입 없이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들 이야기 한다. 심지어 많은 야당 지지자들조차 외국의 군사적 개입은 마두로 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키울 뿐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하면서 "각 지역의 공동위원회와 사회 단체들은 식품, 의약품 및 기타 물품의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Weeklly Greenlefe, Sydney, April 4, 2019)

 

해외 시민운동가들이 전하는 베네수엘라의 최근 상황이다. 2019년 초부터 지난 수개월 간 휘몰아쳤던 베네수엘라 우익과 미국의 쿠데타 시도는 일단 좌절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가능한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실패했고 국내 역학 관계는 미국의 노골적 개입과 구아이도의 과도한 우익적 행보로 오히려 마두로 쪽으로 꽤 기운 것 같다. 이제 남은 변수는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개입 여부인데,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선택지의 하나라고 위협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민중들의 반미 정서가 거세고, 러시아의 개입까지 몰고 올 위험이 있어 워낙 부담이 크다. 게다가 쿠데타 시도에 동조해 온 나라들도 군사개입만큼은 반대하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비판적인 입장이 일고 있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미국의 직접적 군사개입 변수를 제외한다면 베네수엘라 사태의 핵심적 전망은 그 동안 수백만의 난민이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제 위기의 원인은 크게 두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내적 요인으로 지나친 석유 의존 및 비자족적인 기형적 경제 구조 및 정책적 오류이고 또 하나는 외적인 것으로 미국의 경제 제재이다. 지금의 심각한 경제 위기는 두 차원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증폭되었다. 이 중 위기의 발생은 내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석유 가격 하락이 모든 산유국에게 위기를 가져 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제제는 격화 요인이며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 수단을 박탈하는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정권 교체를 겨냥한 미국 경제 제재의 폐해는 심각하다. 경제 위기를 증폭시켜 하이퍼인플레이션과 대규모 경제 난민의 배경이 되고 있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최소한도로 남아있는 CLAP 프로그램(생필품 보급시스템), GMVV(무상의료 시스템)과 같은 빈민구제 시스템 붕괴를 의도하면서 더욱 옥죄고 있다. 빈민구제 시스템 유지에는 상당한 재정이 드는데, 이마저 유지될 수 없다면 그것은 곧 무정부 상태와 정권 붕괴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미국이 경제 제재를 거둬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미국의 경제 재재의 지속이라는 조건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정말 어려운 난제이다.

 

경제 위기의 근본적 요인과 관련해 그 동안 주류 언론에서는 사회주의적 포퓰리즘 정책 때문이라고 말해 왔지만 실제로는 정 반대라 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는 사회주의를 표방한다는 구호와 달리 경제 구조의 사회주의적 개조에 실패해 왔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석유 산업을 제외하고 경제 분야 대부분이 사적 부문이다. 더욱이 석유산업도 원래 국영이었으며 80년대 일부 민영화된 것을 재국유화한 것에 불과하다. 사회주의적 경제가 아니라 자본주의적 사적 부문이 섞여 있는 혼합 경제이며 사적 부문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자본주의 우위 경제이다. 그리고 석유 부문이 과도한 반면 농업과 생필품 제조업이 매우 취약한 비자족적인 기형적 구조를 지닌다. 수입해 들여오는 것이 훨씬 더 싸기 때문이다. GDP1/4 정도(지금은 유가하락 및 경제 재재로 그에 못 미침)를 차지하는 석유가 정부 수입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그 만큼 세금이 낮을 정도로 국가경제 전반이 덜 사회화되었음을 반증한다. 차베스 정권은 사회주의를 내걸었지만 경제구조는 거의 손대지 못했으며 우선 빈민 구제에 주력하는 가운데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장하는데 주력했다. 농업 및 생필품 제조업을 건설하면서 경제구조를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수입하는 것이 더 싼 조건에서 잘 진행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유가 하락으로 경제 위기가 시작되자 민간 부문에서의 비정상적인 환율 상승과 조작이 가속화되었는데 그를 통제할 효과적인 수단과 힘이 거의 없었다. 달러를 보유한 자본가들은 환율 조작으로 많은 이득을 보았고 동시에 정권을 위기에 몰 수 있었다. 여기에 경제 위기에 대한 잘못된 정책적 대응들이 결합되었고 미국의 경제 제재가 기름을 부었다. 왜곡된 경제구조의 방치는 볼리바르 혁명 이후에도 광범한 자본가, 엘리트 세력이 강력하게 유지되는 조건이 되었고, 20년간의 지속적인 정치적, 경제적 사보타지와 전복 시도의 배경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경제구조로의 개혁과 질서가 창출되지 않는다면 베네수엘라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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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선 UN 구호 및 해외 지원 요청 등 긴급한 대응을 하고 있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민중은 그 동안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첫째, 주거와 농업, 생필품 제조업 분야에서 자생적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 주거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주택건설 사업은 그 동안의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거의 실현 단계에 와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극심한 경제 위기 가운데 노숙자가 없는 기현상이 병존한다. 그리고 식량 자급을 위해 우선적으로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인구의 85%가 해안 도시에 집중되어 있는데, 농업에 매우 유리한 기후 조건을 지니고 있어 도시농업만으로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수년 전부터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필요한 식량의 25%를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의 경제 위기 속에서 도시농업 등 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비상한 노력을 추진 중이다. 생필품 제조업 분야는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 과제로 설정되고 있다.

둘째, 풀뿌리 기층 운동의 활성화이다. 최근의 미국과 우익 정치세력의 볼리바르 혁명 좌절시도는 풀뿌리 기층운동을 새롭게 활성화하고 강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경제 위기 속에서 마두로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좌우의 급진적, 개량적 세력들이 재결집함으로써 전복시도를 좌절시켰을 뿐만 아니라 토론, 교육 및 지역에서의 정치적, 경제적 활동(예컨대 지역주택사업이나 도시농업도 지역 코뮤니티가 주도한다)을 크게 활성화하고 있다. 풀뿌리 기층운동의 움직임이야말로 마두로 정권의 위기와 반혁명시도의 실패를 모두 설명하는 핵심 요인이며 이후 근본적 위기를 극복할 수 동력이기도 하다.

셋째, 위기를 불러 온 그 동안의 정책적 오류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단기 정책에서부터 구조적 문제까지 풀뿌리 조직과 학자들로부터 제안되고 정부와 제헌의회 등을 통해 모아나가고 있다고 한다.

 

베네수엘라 사태의 전개과정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혁명의 한계와 의미를 동시에 보여준다. 약하고 더딘 사회주의는 모순과 한계를 내재함으로써 위기를 불러 온 구조적 요인이 되었고, 반면에 풀뿌리 민주주의와 자생적 기층운동의 활성화는 거센 반혁명 시도를 물리치는 힘이 되고 있다. 이 정도의 거센 내적, 외적 압력과 위기를 이겨냈던 사례는 중남미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없다. 쿠바는 외부 공격은 거셌지만 내적 위기가 위협적이진 않았다. 니카라과는 미국의 경제 재재에 고통 받던 민중들이 우익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당장의 고통을 덜 받기 위해 보수야당을 택하기도 했다. 그런데 베네수엘라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고통과 내외의 위기 속에서 볼리바르 혁명을 지켜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치적, 경제적 생존을 위해서라도 베네수엘라 민중들은 그 동안 유보되거나 실패했던 한계 또는 오류를 극복하면서 변혁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이후 새롭게 도래한 혁명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 민중들은 말한다. “우리는 혁명을 통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세계사적으로 전례 없던 위기이지만 또한 전례 없던 밑으로부터의 역동이고 에너지이기도 하다.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베네수엘라 민중들의 노력이 창조적으로 전개되고 미국의 경제 제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수도 있다. 과연 베네수엘라 민중은 국내외의 커다란 압력과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 변혁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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