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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권두언] 또 다른 교육, 더 나은 세상

2014.10.06 14:50

진보교육 조회 수:521

[권두언]

또 다른 교육, 더 나은 세상


들었다↗ 놨다↘ 들었다↗ ...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요?
전교조는 지난 6월 법외노조 1심 판결 패소로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상실하였습니다. 그래도 우리 조합원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잘 살고 있었지요.
그런데! 석 달을 채우지도 않았건만 지난 9월 19일 2심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전교조는 다시 합법지위를 회복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문제가 되고 있는 '해직교사 조합원 자격 불인정' 조항에 대해 위헌소지가 다분하다며 위헌제청을 신청했습니다. 15년간 합법노조로 활발히 활동을 벌이며 유지되어온 조직을 들었다 놨다하다니 한국 정치권의 수준을 짐작하고도 남을 일입니다.
그러나 법외노조 공방 국면은 끝나지 않고 지속되는 상황이라는 사실 또한 분명합니다. 일시적인 온탕이지만 언제 다시 냉탕으로 들어가라고 할지 모릅니다. 위헌제청에 대한 판결도 미지수이며 정부는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의 합법지위 회복 및 위헌제청은 다시 한 번 해직교사와 함께하는 전교조의 정당성이 확인된 것입니다. 지금까지처럼 우리 전교조는 저들의 장난에 흔들리거나 주눅들지 않으면서 더욱 당당하고 자신 있게 우리의 길을 가면서 교사의 노동기본권을 확보해 나가야 합니다.
고통없이 진화도 없습니다. 지금의 시련을 발판삼아 법외노조 공방 이전보다도 더 온전한 노조, 즉 노동3권을 누리는 전교조로 상승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애플과의 역사적 재회

법외노조탄압의 와중에 진보교육시대를 열어갈 발판이 마련되고 있을 즈음, 때마침 우리를 만나러 오는 이가 있습니다.
마이클 애플입니다. 그가 1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옵니다. 애플에 눈에 비친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얼마나 변화되었을까요? 시련 속에서도 전교조를 지켜내고 진보교육감이 대거 진출한 한국사회의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이 느낌 있게 다가가길 기대합니다.
이번 방한은 3번째입니다. 1980년대 후반 방문 때에는 전교조운동을 지지했던 세계적 교육학자로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2001년 방문시의 초청 강연회에서 신자유주의교육에 대한 냉철한 비판으로 각인된 바 있는 마이클 애플은 이번 방한에서 우리에게 '교육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 화두는 한국진보교육운동 진영에게 매우 실천적 화두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발달과 협력'의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진정 어디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인지, 그 전망은 있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라는 새삼스럽지만 근본적인 성찰과 방향설정을 요청하는 화두입니다.
애플과의 이번 만남을 또 하나의 이론적, 실천적 계기로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따로 떨어져 있었던 '비판교육학'과 '발달교육학'이 서로 만나고 결합하면서 총체적인 '인간발달', '주체형성'의 교육학을 구성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것이 그것입니다.(이에 대해서는 특집의 세 번째 글에서 다룹니다.)
‘교육 변화와 사회 변화’라는 교육운동의 근본적 화두 속에 보다 풍부하고 총체적인 실천적 교육학이 재구성되는 것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면 애플과 한국진보교육운동의 3번째 만남은 또 다른 차원의 '역사적 만남'이었다고 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마이클 애플 방한 특집] 및 [기획]에서는 사회를 바꾸기 위한 운동을 전개해온 교육운동진영이 앞으로 교육패러다임 전환 운동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진보교육시대의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한 지금 애플과 함께하는 공동심포지엄을 통해 우리사회에 침투해있는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진보적 교육운동진영의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간 지속적으로 연구되었던 비고츠키교육학과 비판교육학의 만남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실천적 진보진영이 길을 잃고 있는 요즘 비판교육학의 석학 애플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마이클 애플은 미국 교원노조의 대표를 역임한 경력이 있는 실천가이자 『교육과 이데올로기』,『교육과 권력』 등의 저서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교육학자입니다.
그리고 [정세]를 통해 전교조 합법성 유지 판결 및 본격적인 진보교육감 2기를 맞이하며 하반기 정세 및 교육운동의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초점]에서는 한국사 교과서를 검인정 체제에서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려는 흐름에 대해 비판하고 이를 반대하는 운동의 의미를 김육훈 선생님이 자세하게 다뤘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감자인 자사고 존폐와 관련하여 김학한 선생님이 자사고 폐지 투쟁의 경로와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담론과 문화]에서는 게임, 영화, 육아, 종교의 영역에 대해 다양하고 날카로운 참신한 글들을 담았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풍성한 사고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장에서]를 통해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에 대해 빛과 그림자를 살펴보았습니다. 권용해선생님은 9시 등교에서 그치지 말고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 폐지로 나아가야 하고 대학평준화까지 완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권두언을 쓰고 있는 지금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하여 합의안이야기가 솔솔나오고 있습니다. 수사권,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위해 2014년 광화문 광장은 뜨거웠습니다. 아직도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기존 사회체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컸기 때문입니다. [포토스토리]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안전한 사회의 요구에서 나아가 국가 권력에 대한 문제제기로 나아간 세월호 특별법 제정 투쟁은 향후 진보운동진영의 방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진보교육연구소가 15년이 되었습니다. 회보「진보교육」이 더 많이 읽히고 교육노동운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무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보교육은 열려 있습니다. 또 하른 교육,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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