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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 [맞짱칼럼] Again, 1989!

2014.07.15 17:40

진보교육 조회 수:338

[맞짱칼럼]

Again, 1989!

조종현 / 청주농고

4월 16일, 대한민국은 침몰했다

2014년 4월 16일은 우리시대를 둘로 갈라 놓았다. 전과 후로.
수없이 많았던 자본주의 시스템이 원인이었던 사고들과 세월호의 비극은 완전히 달랐다.
세계 최고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국민들은 300여명의 생목숨이 배와 함께 사라지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목격해야 했다. 이전의 인재(人災)들이 ‘어이없는 것’들이었다면, 세월호의 비극은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살인마적 본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었다.
이제 지배계급은, 가진 자들은 ‘이데올로기를 통한 통치’를 선택하지 않는다. 오로지 힘이고, 오로지 정면돌파이다.
따라서 4월 16일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것은 안전과 생명, 인간의 존엄이기도 하지만, ‘타협적 기구로서의 국가 통치 방식’이 폐기된 것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권과 지배계급은 이제 매우 공격적이고, 독재적인 방식으로 남한 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완료하고자 할 것이다. 이는 말도 안 되는 인사들을 각료로 기용하고, 국민의 비판과 여론을 ‘미개한 인간들의 깐족거림’으로 대 놓고 치부하고, 모든 걸 밀어붙이는 상황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월호의 비극 이후 어떻게 싸울 것인가?
무엇보다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고, 국민적 의혹을 밝히기 위한 대중 실천에 결합하여야 한다. 그들이 주체이고, 그들이 포기하기 전에 우리는 멈출 수 없다. 무엇보다 수많은 희생자 중 다수가 우리의 아이들이고, 동료가 아니었던가? 박근혜 정권과 지배계급이 노골적으로 민중을짓밟는다면, 우리는 더욱 질긴 저항 의지로 맞서야 할 터이다.

또 하나, 우리가 만들 국가,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에 대하여 공공연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적폐가, 독재의 부패와 무능이 없는 나라. 단 한 사람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 사회. 공공재에 대한 민중적 통제가 가능한 나라. 전쟁 위기가 없고 평화가 깃든 한반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평등의 모멸을 견디지 못해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 사회. 노동자, 민중이 정치의 주체가 되고, 세상의 주인이 되는 나라. 노동해방의 세상!

우리보다 먼저 노동자 민중이, 국민 대중들이 그 나라와 사회를 열망하기 시작했다. 13명의 민주진보교육감을 당선시켰단 말이다.


좋은 사장? No! 좋은 벗? Yes!

민주진보교육감 13명의 당선은 우리에게 분명 좋은 조건이다. 이는 그간 25년 참교육 민주주의 투쟁의 국민적 사후 승인이며, 세월호의 비극에 통탄한 학부모와 노동자들이 ‘교육혁명’을 주문한 것이다.
이 땅의 노동자 민중들은 ‘평등한 세상, 노동자들의 존재를 가르치는 교육’을 선택한 것이고, 공장의 온갖 억압과 통제, 불평등의 근원이 학교라는 것을 알고, 그것의 근본적 변화를 명령하고 있는 것이다. 13개 민주진보교육감들께서는 ‘승리감에 도취’되시기보다, 이 엄중한 명령과 매서운 감시의 눈초리를 무겁게 받으셔야 할 일이다.

또 한편, 진보교육감의 당선으로 ‘실천의 종료’, ‘현장으로의 잠행’을 손쉽게 말하는 분들이 계시다. 그 분들 중에는 이 좋은 조건 속에 ‘개인적 영달’의 코스를 선택하는 분들도 있다. 한심한 세태이다. 이는 ‘진보교육감 만능주의’에 빠진 자들의 보이는 무지의 소치이다.
진보교육감은 우리의 ‘희망과 의지’를 대리하여 ‘전지전능함’을 행사하지 않는다. 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아니 된다. 그저 우리에게 좋은 조건 중의 하나인 것이다.
여전히 우리의 투쟁과 실천의 본령은 현장 투쟁이고, 현장 실천이며, 현장의 민주주의이다. 우리는 탄압받는 과정에서도 그야말로 현장을 일구고, 수많은 연대의 물결을 만들고, 결국에는 노동자 민중의 대표를 교육청에 파견한 것일 뿐이다. 결국 그들은 우리가 피어올린 꽃인 것이다. 그 꽃이 건강히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굳건하게 버티고 서 있는 뿌리의 활력을 보존하고 육성해야 한다. 꽃이 어여쁘다고 모든 수분과 에너지가 한 곳으로 모이면 잎사귀도, 가지도, 줄기도, 뿌리도 상하고, 이는 결국 공멸(攻滅)이다.

지금, 우리의 본령, 뿌리가 공격당하고 있다.

Again, 1989!

2013년 하반기 박근혜 정권의 법외노조화 탄압 과정에서 (규약시정명령 수용여부와는 별개로) 우리 조직이 보여준 단결과 풍성한 토론은 우리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투쟁의 기운은 ‘국민철도 사수’를 위한 철도노동자들의 자신있는 투쟁으로 연결되었고, 박근혜 정권과 지배계급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과정에서 한 선배님의 언명, ‘立法者, 전교조!’라는 말에 나는 깊이 감명 받았다.

그렇다.
지난 25년, 선배 동지들의 걸었던 길이 비단길이 아니었던 것처럼 앞으로 우리가 갈 길도 그러하겠다. 우리는 그런 길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피한 적이 없다. 그러 우리가 먼저 걷고, 더 많은 이들이 응원과 함께 걸으면서 길을 만든 것이다.

노동기본권과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전교조의 투쟁은 흡사 1989년의 길과도 같다.
우리는 그 때도 승리했고, 지금도 승리할 것이다.
입법자 전교조, 2014년 투쟁을 선도하자! 그리고 반드시 승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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