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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두언]  반전의 상승기류를 타며 재도약하는 교육노동운동을!

  시절이 하 수상하다. 박근혜정권의 전교조 탄압은 일단 현명한 법원의 판단으로 일시정지가 되었다. 그러나 탄압은 멈추지 않고 진행 중이니 아마도 정권이 끝날 때까지 싸워야 할 것 같다.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까지 전교조를 적으로 간주하는 함량미달 정권과 싸워야하니 피곤하기도 하다. 그러나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싸우는 전교조에게 박수와 경의를 보낸다. 지금은 힘들지만 결국에는 전교조가 승리함을 의심치 않는다.

  지금 대한민국엔 흑백논리가 판을 친다. 종박과 종북! 대한민국 국민은 이 둘 중 하나를 강요받고 있다. 정권에 비판적인 말을 하거나 거북한 말을 하면 ‘종북’이라 매도하고 월북하란다. ‘종북’ 매도에는 남녀노소 지위고하가 없다. 국회에서 정책 질의하는 야당의원에게 월북하라는 말을 하고 미사 때 강론을 한 신부에게 ‘종북’신부라고 하고 한국 민주화에 크게 공헌을 한 정의구현사제단을 보고는 ‘종북’구현사제단이라 비아냥거린다. ‘종북’검사, ‘종북’판사, ‘종북’교사라고, 맘에 안 들면 죄다 ‘종북’을 갖다 붙인다. 이 정도면 정상이 아니다.

  국론 분열은 용서할 수 없단다. 오로지 한 가지 국론만 가능하고, 용서할 수 있는 그 한 가지 국론은 ‘종박’이다. ‘종박’ 외에는 국론 분열이고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다. 그래서 국회의원도 사제도 정당도 용서할 수가 없다. 일반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노동자는 확실하게 잡아야 하는 대상이다.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기본이고 갖가지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확인사살을 하고 있다. 저항하는 자는 살려두지 않겠다고 협박한다.

  그동안 비정상국가에서 정상국가를 향해 힘차게  달려온 대한민국.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은 또다시 비정상국가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70년대 ‘유신’공주가 이제 ‘여왕’이 되어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을 꿈꾸며 회귀하려는 듯하다. 10년, 20년도 아닌 40년 전으로 회귀하려는 듯한 모습에 우리는 황당하기조차 하다.

  갈등과 분열을 통합하고 미래를 위한 길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라고 한다면 한국에서 정치는 사라지고 통치만 남았다. 그 통치의 중심에는 국정원과 군, 검찰, 경찰이 서 있다. 유신 시절의 판박이다. 국가폭력기구를 등에 업지 않고서는 지탱되지 못하는 정권의 말로가 어떠한지는 역사가 말해주고 있는데 박정권은 이 엄연한 역사를 외면하고 있다. 아니 저희들 입맛대로 역사를 왜곡해서 다시 쓰고 있는 지경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은 표현의 자유이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정권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언론은 언론의 기능을 상실하고, 스스로 자기검열과 정권 코드 맞추기에 열심이다. 저와 다른 목소리에 대해 ‘국론 분열을 묵과하지 않겠다’고 을러대는 정권은 스스로 정당성이 결여됐음을 반증한다. 지난 대선이 떳떳하다면 그들이 이렇게까지 나대지는 않을 것이다. 도둑이 제발  저리고 방귀뀐 놈이 성내는 격이다. 유신 시절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듯이 아무리 탄압이 거세어도 민주주의는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때 종북을 외치던 이들이 또 뭐라고 둘러댈까.

이번 호 [특집]은 전교조 법외노조 공방을 다루었다. 우선 [특집] ‘1.규약시정 거부 투쟁 스케치’에서는 2013년 9월 23일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 탄압의 이빨을 드러내고, 이에 전교조는 9월 24일 총력투쟁을 선포하고 근래 보기드문 대중 투쟁의 전형을 창출하면서 11월 13일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을 이끌어내기까지의 과정을 사진과 함께 간략히 스케치 하였다. 짧은 두 달이지만 몇 년간의 싸움을 응축시킨 광범한 대중투쟁의 폭발을 느낄 수 있다.
[특집] ‘2. 법외노조 공방 중간평가와 향후 전교조 운동의 과제’에서는 50일 동안의 숨 가쁜 공방과정을 평가하면서 법외노조 공세의 성격과 전망을 분석한다. 그리고 “웬만한 탄압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대중적 ‘참호’가 형성된 전교조”라고 평가하며 전교조 ‘참호’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참교육과 교육민주화라는 정체성에 대한 자긍심과 그에 기초한 자발적 활동력이 토대이며 그것은 대중투쟁과 일상사업의 지속적 결합을 통해 유지, 재구성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앞으로 “‘참호’를 더 튼튼히 하기 위해 전교조는 대중투쟁과 참교육실천 활동을 함께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며 “자신감과 당당함을 가지고 ‘탄압이라는 위기’를 ‘한 단계 전진하는 새로운 진출의 기회’로 만들어 갈” 것을 역설한다.
[특집] ‘3. 반전의 상승 기류를 타자!’에서는 89년 전교조결성투쟁 당시와 유사할 정도로 광범한 연대를 끌어내며 진행된 탄압 저지투쟁은 결국 “전교조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전선에서 여전히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평가하며, “전교조 탄압대응 투쟁으로 활성화된 주체 동력을 학교혁신운동으로, 또한 새로운 가치 교육을 교육과정으로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어갈 무거운 과제를 떠안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전교조 탄압대응 투쟁은 반박근혜 전선의 강화와 노동운동 연대 확대에 기여했으며”, “정권의 일방적인 꽃놀이패로 간주된 전교조 법외노조 공세에 대해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쓰는데 성공하였다.”고 평가한다. 이제 반전의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전교조가 “2014년에 그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면 장기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날 결정적인 국면을 열어젖힐 수 있다.”고 역설한다.  

[기획1] ‘청소년 발달론과 중등 교과교육과정’에서는 초등 교과교육과정 논의가 '도약'한 계기로 작용한 것은 비고츠키 발달론과 교과교육과정논의의 결합이었다고 보며‘ 중등 교과교육과정의 준거점으로서 비고츠키 청소년 발달론을 살펴보면서, 중등 교과교육과정 논의가 이와 결합돼야 할 필요성과 의의를 강조한다.
[기획2]에서는 교원평가를 다루었다. ‘1.학부모가 바라본 교원평가’는 실증적 자료를 통해 교원평가의 허구성을 밝히고, ‘2.교원평가 담론의 전개과정’에서는 다시 폐기해야할 의제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을 시도한다.
[초점]은 최근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공방을 다룬 ‘2013년 한국의 역사교육과 역사교육운동’과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조차 반대를 한 교육부의 ‘교육도 고용도 없는 시간제 교사’를 실었다. [맞짱칼럼]도 이 문제를 다룬다.
[담론과 문화]는 원래의 기획의도와 맞는 세꼭지의 글을 실었다. 흥미롭게 보길 기대한다.
그리고 이번에 [현장보고]에서는 다양한 활동기 등을 싣고자 했다. 특히 두 달간 잠도 못자며 치열하게 활동하며 투쟁해오는 과정에서 역량있는 대중 활동가로서 성장하는(전교조의 ‘행운’, ‘보석’이란 별칭도 갖게 된) ‘유성희의 전임활동기’를 실었다.  
[열공]에서는『잉여인간』과  『어린이의 상상과 창조』를 소개하는 글을 실었다.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로 읽는 맛을 더해준다.

짧지만 길게 느껴졌던 전교조 투쟁이 한국사회의 위력있는 민주화투쟁임을 보여준 하반기였다. “이제 반전의 상승 기류를 타고 2014년, 전교조 재도약과 교육운동의 역량을 강화 확대할 결정적 국면을 열어젖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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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담론과 문화] 타라의 문화비평 - 아이들의 놀이 문화 보고서 file 진보교육 2013.12.18 1237
22 [기획1] 비고츠키 교육학 - 청소년 발달론과 중등 교과교육과정 file 진보교육 2013.12.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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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열공] '병맛'들의 건투를 바라며 진보교육 2013.12.18 866
16 [담론과 문화] 눈동자의 사랑과 정치 - 도적교과서의 이웃 사랑 file 진보교육 2013.12.18 832
15 [현장에서] "유치원 교사는 애들이랑 맨날 놀잖아!" file 진보교육 2013.12.18 795
14 [특집] 법외노조 공방 중간평가와 향후 전교조 운동의 과제 file 진보교육 2013.12.18 751
13 [기획2] 교원평가 - 교원평가 담론지형 변화와 새로운 대응 방향 file 진보교육 2013.12.18 698
12 진보교육 51호 차례 진보교육 2013.12.18 673
11 [현장에서] 달콤쌉싸름한 2013 서울지부 전임기 진보교육 2013.12.18 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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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초점] 교육도 고용도 없는 시간제 교사 file 진보교육 2013.12.18 643
8 [초점] 2013 한국의 역사교육과 역사교육운동 file 진보교육 2013.12.18 634
7 [맞짱칼럼] 시간제 교사 도입 중단해야 file 진보교육 2013.12.18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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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특집] 반전의 상승 기류를 타자! -탄압대응의 한 고비를 넘어 file 진보교육 2013.12.18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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