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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보고] 교육혁명대장정 그 새로운 길을 묻는다

2013.10.10 19:50

진보교육 조회 수:490

[보고]

교육혁명대장정 그 새로운 길을 묻는다

교육혁명공동행동 조직위원장 김태정

교육혁명대장정 그 탄생의 역사
2011년 교육혁명대장정이 시작되어 올해로 세 번째이다. 그런데 그 연원은 2007년과 2008년 연속으로 진행된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본의 전국자전거대행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교조 현장교사들이 초중등교육을 입시교육으로 변질 왜곡시킨 근본원인이 대학서열체제와 그에 근거한 입시경쟁교육에 있음을 폭로하고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한 최초의 시도라고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은 노동조합의 공식사업으로 채택되어지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비현실적인 주장인 것처럼 매도되기도 하였다. 여기에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위한 집행력이 담보되지 못하는 등 여러 문제가 중첩되면서 결국 입시폐지국본의 활동은 소강기를 맞았고, 전국자전거대행진도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2010년 범국민교육연대와 입시폐지국본이 의기투합하여 당시 서울대법인화반대투쟁에 적극적으로 결합하였고 이를 계기로 입시폐지대학평준화를 넘어 한국교육의 근본적인 재편을 모색하고 이를 중장기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상설연대체건설을 논의하였다. 특히 범국민교육연대가 2009년부터 진행한 교육운동포럼에서 제기한 핵심적인 문제의식 그중에서도  교육주체들의 단결과 교육운동의 주체를 확장하는 것, 교육부문 비정규직의 문제해결을 중심적 과제로 설정하는 것, 교육운동진영이 노동자 민중과의 연대를 확대하는 것 등을 주요한 실천의 방향으로 합의하게 된다. 그 결과 2010년 9월 교육혁명공동행동 준비위원회가 결성되고 2011년 2월 28일 교육혁명공동행동이 결성된다. 교육혁명공동행동은 2010년 교육운동포럼 등 에서 발표한 ‘한국교육의 근본적인 재편을 위한 교육공공성실현방안’을 다듬어서 2011년 3월 책자『대한민국교육혁명』을 발간하였다. 이를 계기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북 콘서트를 진행하였고, 그 기운을 모아서 마침내 2011년 첫 번째 교육혁명대장정이 진행되었으며, 2013년 대장정은 두차례에 걸친 대장정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 춘천, 창원, 목포의 4곳에서 출발하여 세종시로 집결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2013년 교육혁명대장정의 주요 의제
올해로 세번째인 2013교육혁명전국대장정은 특권경쟁교육폐지, 대학구조조정반대를 중심으로 그동안 교육혁명대장정의 4대 핵심의제(대학등록금폐지, 입시폐지-대학평준화, 귀족학교-경쟁교육 철폐, 비정규직 정규직화-정리해고 철폐)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하고자 하였다. 특히 2013년에는 국제중, 자사고 등 특권학교폐지와 박근혜정부의 대학구조조정정책에 대한 반대와 대학공공성실현을 중심의제로 설정하였다.

특권학교를 폐지하라!
특권학교폐지 투쟁은 올해 초 서울의 국제중 영훈과 대원에서 입학비리가 연이어 터져나오면서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대표 재벌 삼성 이재용의 아들이 사회배려대상자로 국제중에 입학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을 시작으로 국제중 입학을 둘러싼 추악한 커넥션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이미 설립당시부터 전교조와 교육운동진영은 국제중이 초등학교 교육을 왜곡시키고 심지어 서열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바 있다. 그리고 이는 현실로 드러났다. 심지어 유치원에서조차 이들 학교에 원생이 입학했다고 현수막을 내거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또 학생의 대부분이 절대부유층의 자녀임이 드러나면서 국제중은 곧 귀족학교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한편 자사고 또한 특목고와 함께 고교서열화의 주범임에도 이명박정권에 이어 박근혜정부 또한 자사고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다만 자사고에 대한 비판여론에 밀려 학생선발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정도의 생색내기를 제스추어를 할 뿐이고, 실제로는 대기업이 직접 자사고를 설립 운영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자사고를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2013년 교육혁명대장정은 이들 국제중, 자사고를 특목고와 함께 학교서열화와 경쟁교육을 재생산하는 주범중의 하나로 지목하고 이를 특권학교폐지라는 핵심의제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대장정 과정에서 이들 학교가 있는 지역을 방문하여 규탄투쟁을 전개하였다.

  
대학구조조정반대! 대학공공성실현!
지난 몇 년간 대학관련 가장 큰 쟁점이 등록금문제였다면 최근에는 대학구조조정이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자본가들은 구조조정의 논거로 수요 즉 학령인구가 자연적으로 감소하니, 공급 즉 대학의 숫자 또한 줄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한 경우에는 “굳이 노동자들이 대학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느냐?”며 그동안 고등교육이 과잉되었기에 이제는 대학교육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에서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본격 제기된 때는 1998년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아 경제 전반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던 때였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정상적 학교운영이 불가능한 한 사립대를 설립자의 공금횡령 등 부패를 사유로 퇴출하였다. 또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국립대 통·폐합과 국립대 법인화도 추진했지만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다. 본격적인 국립대 통·폐합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행돼 8개의 국립대가 통·폐합되고 학생정원도 감축해 전체 고등교육에서 사립대 비중이 더 커졌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대학을 아예 “산업”으로 규정했듯이, 대학은 자본주의 발전에 직접적으로 복무할 것을 강요받았다. 뒤이은 이명박 정부는 취업률, 학생 충원률 등을 주요 지표로 내세운 대학평가와 재정지원제한 정책 등을 결합해 몇몇 부실 사립대학을 퇴출하고 대학 전반에 구조조정 압력을 크게 창출했다. 박근혜정부의 대학구조정은 이러한 대학시장화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대학설립자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법안을 정비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위기의 본질은 단지 대학의 숫자가 많은데 있지 않다. 진짜 원인은 대학의 대부분이 사적 주체의 손아귀에 놓여져 있다는 점이다. 고등학생의 약 80% 정도가 대학진학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사립대에 다닌다. 실제로 총 346개 대학 중 일반대가 179개인데, 그 중 사립대학은 152개로 84.9%를 차지한다. 전문대학은 더욱 심각한데, 2011년도 전체 재학생수 49만4018명의 2.1%만 공립이고 나머지 98%가 사립에 다니고 있다.  이는 교육비용의 민중전가로 나타나고 있다. 2011년 9월 1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1년 OECD 교육지표(Education at a glance; EAG)”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등록금(2008-2009학년도)은 5,315달러(미국달러의 구매력지수 환산액)로 미국(6,312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이제 더 이상 대학운영을 통해 이윤을 남기려는 자들에게 대학교육을 맡겨두어서는 안된다. 또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연구의 성과를 만인을 위한 지식과 정보가 아니라 기업의 이윤을 위해 편취할 수 있게 하는 대학의 기업화 시장화를 용인해서는 안된다.
결국 현재의 대학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대학의 공공성을 실현하는 길이다. 무엇보다 대학의 소유 및 지배구조를 공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미국도 대학생들의 70% 이상은 국공립대학이라 할 수 있는 주립대학에 다니고 있다. 또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의 경우 약 90%의 대학이 국공립이다. 이제 한국도 사립의 비율을 대폭 줄이고 대학을 공공의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즉, 비리사학은 즉각 퇴출하고 국유화하여야 하며, 부실사학의 경우 국가의 재정지원(교육노동자의 임금, 연구비 등)을 통하여 준공립화하고 사적인 소유지배구조를 공적인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것이 현재의 대학 위기를 해결하는 지름길이자 정도이다! 교육혁명공동행동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학구조조정반대! 대학공공성실현을 핵심의제로 설정하였다.

노동자 민중과 함께하는 교육혁명대장정
교육혁명공동행동은 대장정을 진행함에 있어 매년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더 많은 교육 시민 사회단체의 참여를 독려하여 왔다. 특히 올초 교육혁명공동행동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공식적으로 가입하면서 대장정 또한 더욱 풍성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2013년에는 17개 시도에 기존의 지역차원에 존재하는 각종의 교육연대 틀을 중심으로 대장정에 뜻을 같이하는 단체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였다. 대장정조직위원회에는 교육혁명공동행동 소속단체 외에 민주노총, 학비노조, 교육관련 시민단체 등 역대 최대로 참여하였으며, 지역은 지난 두 차례의 대장정 경험을 토대로 교육혁명공동행동 소속단체와 민주노총지역본부가 중심이 되어 교육사회단체와 함께 지역조직위원회를 구성하였다.
대장정 조직위원회는 교육위기 극복 및 교육의 근본적 개편에 대한 공감대를 전국적으로 확장하고자 하였다. 특히 특권학교, 비리사학 등 교육 현안이 있는 지역을 방문하였고, 투쟁하는 노조 등을 방문하여 연대하고 투쟁 쟁점을 이슈화하고자 하였다. 뿐만 아니라 도보 행진 외에 기자회견, 선전전, 간담회, 촛불집회 등을 배치하여 주요 의제를 쟁점화하고 내년 상반기 ‘교육봉기’의 조직적 기반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대장정 대오가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현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교육문제가 단지 교사, 학생, 학부모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주변에는 “나는 아이가 없는데..”, 혹은 “나는 자식 다 키웠는데..” 심지어 “애들 교육문제는 마누라가 알아서 할 일..” 이라는 식으로 교육문제를 회피하는 분들이 없지 않다. 또한 “고용불안으로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교육혁명이냐”며 “교육운동은 교사나 학부모단체가 할 일”이라는 식의 정말 조야하기 짝이 없는 사고에 갇혀 있는 이들도 없지 않다.
반면 자본가계급은 교육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으며,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있으며, 입시경쟁교육시스템 자체가 경쟁을 내면화하여 종국에는 자본이 원하는 체제순응적인 노동력을 재생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동자 민중의 다수는 여전히 교육을 단지 ‘내아이의 미래’로만 제한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때문에 무엇보다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들이 교육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하여 교육혁명 대장정 대오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투쟁현장을 방문하였다.


이를 통해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재확인하고, 교육혁명의 의제를 공유하고, 노동자 민중이 교육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함을 결의하여 향후 교육봉기투쟁 등에 함께할 수 있는 연대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교육혁명대장정 새로운 길을 묻는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2013년 교육혁명대장정은 아쉬움 또한 남겼다. 무엇보다 여전히 노동자 민중들의 참여가 제한적임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올해는 이전과는 달리 민주노총의 참여로 대장정 또한 매우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되었다. 실제로 올 1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에서 정기대대에 대장정을 민주노총 특별사업으로 제출한 바 있고 6월 중앙집행위에서도 재차 적극 결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로써 민주노총 지역본부 및 연맹 지역조직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좋은 조건이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휴가기간이라는 등의 이유로 막상 현장에는 간부 몇 명이 참여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여전히 민주노총 활동가들이 교육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중요성을 알더라도 조직하는데 주저하거나 혹은 민주노조운동 전체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조직자체가 관료화 된 결과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교육주체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구조조정반대가 중심적 의제였음에도 대학생단체 중 최대조직이라는 한국대학생연합은 참여하지 않았으며 이는 한대련과는 궤를 달리는 이른바 좌파학생운동 조직도 예외는 아니었다. 결국 교육혁명공동행동 소속인 학생변혁모임 소속 대학생들이 결합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다. 이런 문제는 대학노조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교조의 경우에도 아쉬움은 존재한다. 주지하다시피 전교조는 교육위기 극복 사업의 일환으로 금년 교육혁명대장정에 주도적으로 결합하였고, 지부 및 지회의 참여가 확장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이 사업이 조합원들에 충분히 공유되었는가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물론 방학이라는 조건이 있었지만 조합원들의 참여가 이전과 비교하여 대거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로 3년째 접어드는 교육혁명대장정이 경계해야 할 또 하나의 지점은 자칫 이 사업이 연중행사로 관성화 될 위험이다. 즉, 여름이면 그냥 하는 사업으로 왜곡될 소지도 없지 않다. 이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는 교육봉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교육혁명대장정의 새로운 모색, 새로운 길을 스스로 물어야 할 때가 아닐 수 없다. 물도 고이면 썩듯이, 운동 또한 관성화되는 순간 관료화되고 정체된다. 대장정에 참여하는 대오를 더욱 확장하기 위한 고민과 더불어 대장정의 시기와 방식 전체에 대한 발본적이고 진지한 모색을 통해 2014년 대장정은 보다 새롭게 준비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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