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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지금」

교육칼럼/ 역사적 현실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가르치기

김은주 /  미국뉴욕공립학교 PS/MS 57 과학교사

나의 쌍둥이 딸들은 엄마를 닮아 늘 질문을 많이 한다. 나 또한 학생들에게 늘 깊이 있는 내용으로 호기심을 끌어올리는 질문을 하길 권장하고 또 가르친다. 이번에 새로 나온 뉴욕주 표준시험에서도 질문의 내용과 범위를 넓게 깊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은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행복하고 싶은 것처럼 내 학생들과 내 딸들이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

질문을 하게 되면 교사로서 난 다양한 관점을 지닌 질문을 하게한다. 똑같은 내용의 사건이라도 여러 각도에서 보고 분석하면 다양한 해설을 할 수 있고 결과나 결론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난 내 딸들과 내 학생들이 그냥 남의 말을 무심코 믿고 따라가는 생각 없는 시민이 되기보다는 늘 짚고 넘어갈 것은 짚고 넘어가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다양한 질문과 분석으로 다양한 결론을 내린 후에도 또 다른 가능성의 결과나 답이 있다는 진리를 배우게 하고 싶다. 난 내 딸들에게 그리고 내 학생들에게 깊은 지식을 심어 주고 싶다. 생각하는 시민이 되게 하고 싶다. 정의감에 불타 불의에 분노하는 시민이 되길 원한다.

최근에 플로리다에서 흑인을 죽인 백인이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일로 미국과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아무리 민권이 있다고 외치는 나라도 색깔로 무죄와 유죄를 판결하고 배심원에 흑인은 한 명도 없는 그런 법정의 기계화 된 모습을 보면서 미국사회도 더욱 많은 변화가 필요하고 아픈 성장통을 다시 겪어야 한다고 생각됐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인간의 본질은 아주 호된 교육을 통하지 않으면 변하며 배우고 성장하기가 엄청 힘이 든 것 같다.
분노할 줄 모르는 시민은 권력 세력이 부려먹기 아주 쉬운 도구가 되어 버린다. 시민이 아니라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자녀들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 학생들은 스승을 보고 성장한다. 부모와 스승도 정의를 이해하고 분노의 값어치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미래의 건강한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학생들은 쉽게 ‘흐름’을 따라간다. 하지만 자칫 자신의 기본적인 자존감과 줏대를 잃어버릴 수 있다. 내 자녀가 보다 줏대 있는 생활을 영위하기 원한다면 부모가 제대로 된 생활습관과 생각의 기본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행동이나 대화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뿌리 깊은 대화로 형성된 근본적인 가치관은 절대로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내 쌍둥이 딸들은 이민 3세대다. 이들은 자신들이 여기 미국에 사는 ‘아메리칸’이라고 인식한다. 한국음식과 한국음악, 한국의 드라마를 보면서 조금씩 ‘코리안 아메리칸’임을 인식하고 질문한다. 내 딸들이 자신의 민족관념에 관심을 갖는다는 자체에 난 내 딸들이 대견스럽다.

내 학생들은 멕시코, 미국 흑인, 아프리카 흑인, 이슬람 종교를 가진 다양한 민족의 이민자가 한 곳에 모여 무지개를 이룬 학교다. 학교에서도 부모나 교사들 사이에 그리고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소위 ‘끼리끼리’ 어울리는 경우들이 많다. 그리고 잦은 마찰도 발생하고 심지어 부모가 학교를 찾아와 행패를 부릴 때도 많다. 그럴 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교장과 교감 및 동료 교사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대견스럽기도 하다.

골치도 아프고 때론 마음의 상처도 입고 삶의 피곤함을 느낄 만도 할텐데 이들은 \"우린 아이들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우리가 어른으로 대처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어른이 먼저이고 어른의 입장에서 보는 세상은 아름답지 않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려고 할 때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역사개념을 강조하면서 아이들의 관점을 제일 고려하고 아이들이 보는 세상이 제일 예쁘고 아름답기를 원한다. 진정으로 교사의 관점은 이렇다.

방학 동안에 시간적인 여유가 많기에 많은 독서를 하고, 소통도 하며 내 아이들의 엄마 역할에도 열심을 다하고 친구들과도 만나 맛있는 음식과 맛있는 대화도 나누고 있다. 재충전을 하는 방학이 끝난 후에는 상쾌한 몸과 마음으로 학생들과 또다시 신나는 학교생활을 기대하고 있다.

나는 이 무더운 여름에 다양한 관점에서 깊이 있는 이해와 다양한 결론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푹푹찌는 더위 속에서도 맵고 뜨거운 김치찌개를 먹으며 색다른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성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될 뿐이다.

* 이 글은 미주한국일보 7월 22일자에 실렸던 교육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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