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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분석] 2. 학교비정규직 투쟁의 현황과 요구

2013.07.19 04:31

진보교육 조회 수:1058

* 글 안에 삽입된 표와 그림은 첨부된 원고파일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분석」
학교비정규직 투쟁의 현황과 요구
배동산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정책국장


1.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약 40만에 육박! 공공부문 중 가장 비정규직이 많아!

학교에는 오른쪽 표와 <표> 학교비정규직 현황
*교육부 및 고용노동부 발표자료 기준같이 통상 학교비정규직으로 통칭되는 학교회계직 학교회계에서 인건비가 지급된다고 하여 학교회계직으로 불리우며, 급식(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배식보조), 사서, 교무, 과학, 전산, 행정, 특수, 돌봄, 방과후, 유치원교육/종일반운영, 학보무회, 시설관리, 매점, 사감, 야간당직, 평생교육사, 교육복지사, 전문상담사, 학교보안관 등의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간제교원, 비정규강사, 야간당직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 학교비정규직의 숫자는 정부(교육부, 고용노동부) 통계에 의하더라도 약 36만명에 달하고, 정확한 실태파악이 되지 않는 간접고용(파견, 외주, 도급, 용역 등) 비정규직을 합할 경우 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규모는 고용노동부가 학교 등 교육기관, 중앙 및 지방정부,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실태를 조사한 2012년말 기준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 인원수인 약 36만명(직접고용 약 25만명, 간접고용 약 11만명)과 같거나 오히려 많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실태조사결과에서는 초중등학교(유치원포함) 비정규직은 약 13만명(직접고용 약11만3천명, 간접고용 약 1만7천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즉, 노동부 조사에서는 학교비정규직 중 최소 23만명 이상이 누락된 것으로 추정된다.
학교비정규직은 초중등학교 전체 교원수에 맞먹는 규모이고, 행정직 공무원보다는 약 6배나 많은 규모이다. 전체 공공부문 중에서도 가장 비정규직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곳이 바로 학교이다.

이와 같은 학교비정규직의 증가추세는 연도별 현황이 파악되는 회계직을 기준으로 할 경우 2012년은 2008년과 비교할 때 63,920명이나 증가하여 4년간 증가률이 무려 72.1%나 된다. 반면, 같은 기간 행정직 공무원 숫자는 오히려 900명 정도가 감소되었다. 이와 같은 비정규직의 폭발적 증가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핵심적 원인은 공교육 현장에서 공공적 서비스는 계속 확대되고 있으나 정작 그 업무를 수행할 노동자에 대하여 전혀 고려하지 않거나 단순히 일자리 숫자의 확대에만 골몰한 정책당국때문이다. 최근 학교급식, 안전 예방업무, 보건업무, 각종 상담업무, 돌봄, 방과후학교 등 교육복지가 확대 강화되고, 교육방식이 체험중심 교육으로 변경되고 독서교육 등이 강화되면서 직접적인 교육업무뿐만 아니라 각종 행정 및 교육관련 지원업무가 증가하였으나, 여기에 필요한 인력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충원되었다.
정책당국은 어떤 필요에 의해서 새로운 사업을 끊임없이 만들지만 정작 예산 등의 이유로 정규 인력 대신 비정규 인력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왜곡 선전하였다. 한편, 이와 같은 비정규직의 폭증 책임에 노동운동 역시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이제야 노동조합으로 단결하기 시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확산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조건이었고, 정규 노동자들도 비정규직 확산을 막아내지 못하였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교육현장의 정규 노동자들의 고용유지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에서는 정규직이 직접 수행하기 싫어하는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에 동조 내지는 묵인을 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교원업무경감이라는 정책은 공교육의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필요할 수 있겠지만 교육현장의 비정규직의 사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교육현장에서 노동의 문제를 중요하지 않은 문제이거나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문제로 방치해 왔던 것이 지금의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2. 학교비정규직의 열악한 현실과 요구

1) 저임금과 차별적인 임금체계,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호봉제 도입

학교비정규직중 70%이상은 한 달 기본급이 보험료와 급식비를 뺀 실수령액은 92만원에 불과하다. 학교의 정규직에게 매월 지급되는 13만원의 정액급식비도 지급받지 못하고 상여금 등 각종 수당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학교회계직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리원(조리실무사), 사무, 행정, 교무, 과학, 특수직종의 1일 임금액은 46,770원(월급기준 107만원), 조리사, 전산 직종은 49,100원(월급기준 112만원), 가장 높은 영양사, 사서의 일급여액도 52,550원(월급기준 158만원)에 불과하다. 기본급 외에 모든 수당과 복지후생비를 합해도 월평균 인건비는 133만7천원에 불과하다. 이는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의 평균월급 171만원에 비하여도 턱없이 낮고,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4인가족 최저생계비 수준인 154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단순업무를 수행하는 중소 제조업체 보통인부 노임단가인 일당 60,236(월통상임금 209시간 기준 약157만원)보다도 낮다.

저임금의 문제보다도 어쩌면 더욱 심각한 것은 차별적인 임금체계의 문제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는 월 141만2천원으로 사상 최대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져 있듯이 노동시장의 양극화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다. 2013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정규직의 평균월급은 253만3천원, 비정규직은 141만2천원으로 그 격차가 112만원이나 되어 2004년 통계 작성이래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차별적인 임금제도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학교이다. 학교회계직은 절대적으로 낮은 임금수준도 문제이지만 1년을 일하나 10년, 20년을 일하나 같은 기본급이 적용된다. 장기근속수당이라는 수당이 있으나 이 역시 2년에 1만원(1년근무에 5천원꼴)이 오를 뿐이다. 반면 학교현장의 정규직인 교원, 공무원의 경우 호봉승급만으로도 1년 근무시 약 6만원의 본봉이 오르게 되고, 본봉에 연동되는 각종 상여금 등 수당도 오르게 되어 매월 약 10만원에 가까운 자연적인 임금 상승효과가 발생된다. 학교비정규직과 정규직이 입사시기에 같은 임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근속기간 1년당 약 10만원씩 격차가 발생해 10년을 근무한다면 월 약100만원의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학교내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는 근속이 오래될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10년을 근무한 학교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은 정규직 대비 약 50% 수준에 불과하다. 학교회계직의 평균 근속년수 5년4개월인데, 동일 근속년수 정규직 연봉은 약 27,306천원으로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은 58.8% 수준에 불과하다.


교육당국은 지금까지 유령처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권리를 주장하며 투쟁하기 시작하자 2011년부터 맞춤형복지비, 장기근속수당, 가족수당, 교통비, 자녀학자금 등 7개 수당을 신설하였다. 정부는 학교비정규직에 상당한 처우개선을 하였고, 이로 인해 임금총액의 약 8%의 인상효과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의 반박 논리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정부 주장대로 처우개선이 8%가 진행된 현재 상황에서도 모든 수당을 합쳐도 학교회계직의 월평균인건비는 133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여타의 공공부문에 비하여도 턱없이 낮고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낮은 임금 수준이다. 둘째, 수당의 신설로 발생되는 처우개선효과는 증가율(%)로 보면 높아 보일지 모르나 금액으로 보면 1인당 월 약 8~10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임금인상이 전혀 되지 않아도 근속1년이 증가하면 자연적으로 오르는 정규 노동자들의 임금상승액과 같은 수준에 불과하다. 즉, 7개수당이 신설되었다고 하더라도 차별적인 임금구조는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 경기교육청의 경우 2013년 6월 장기근속수당을 2년에 1만원에서 1년에 7천원으로 개선하여 임금인상이 25%나 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월기준 약 2천원에 불과한 수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순히 임금인상률 몇 %를 주장하지 않고, 호봉제 도입이라는 임금구조(체계)의 개편을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 매년 약 1만명이 해고되는 심각한 고용불안문제, 교육감 직고용 즉각 실시해야

2013. 2월 유기홍의원실이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3년 2월에 학교회계직 중 6,475명 계약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2년 이상 재직하여 노동관계법상 무기계약 대상자인 1,118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심각한 고용불안은 사용자로서 고용유지 능력이 없는 학교장이 채용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한 원인이다. 학생수가 감소하거나 학교 예산이 줄 경우 학교장은 손쉽게 비정규직을 해고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또한, 노동관계법상 2년이상 계속 기간제(계약직)으로 사용하면 무기계약으로 전환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한 탈법적인 의도도 함께 작용한다. 따라서, 실제 사용자로서의 책임능력을 가지고 있는 정부가 사용자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교육감 직고용은 노동부, 노동위원회, 법원과 인권위원회까지 같은 판결로도 확인되었고, 새누리당이 발의한 ‘학교직원의 채용 및 근무에 관한 법률안’에서도 명시하고 있듯이 이미 시대적인 대세가 되었다. 연못은 가뭄에 마를 수 있지만, 큰 호수는 어지간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듯이 학교장 채용을 교육감 직고용으로 전환할 경우 상당한 고용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인력의 효율적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감 직고용으로 고용불안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겠지만, 반드시 함께 개선되어야 할 것이 학교 현장에 만연한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관행이다. 우리 노동법에서는 기간을 정하지 않는 근로계약을 원칙적인 고용형태로 보고 있지만, 유독 학교현장에서는 이에 역행하여 기간제 계약을 마치 채용원칙인 것처럼 악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기준에 따른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은 기간제법에서 정하고 있는 2년의 기간제 사용가능 기간을 경과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서 상시지속적인 업무란 과거 2년간 계속되었고 앞으로도 지속될 업무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이후 인력이 필요할 때에는 최초 채용시부터 무기계약으로 채용해야 한다. 특히 사업종료 시점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업무는 상시지속적인 업무로 보고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와 같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이 보장될 때, 학교현장에 만연한 무분별한 비정규직 사용 관행도 억제될 수 있다.

최근 논란을 겪고 있는 영어회화전문강사에 대한 대량해고 사태도 노동의 철학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실용영어 강화라는 교육정책 방향이 올바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미 고용되어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정책혼선을 이유로 아무런 고용안정조치도 없이 모두 해고에 이르게 하는 것보다 더 반(反)교육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쌍용차 노동자들을 포함한 많은 해고 노동자들이 왜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절박하게 외칠 수밖에 없는지, 왜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이 난생 처음으로 소복까지 입어가면서 지금 교육부와 교육청앞에서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는지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3. 학교비정규직양산법인 “학교직원법”과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이라는 정부 대책과, 제대로 된 정규직화 해법인 “교육공무직제”와의 대결

작년 11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 등으로 학교비정규직 문제가 주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자 여야 모두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약속하였고, 올해 4월엔 여야가 모두 교육공무직법을 우선 처리해야할 법안으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5월에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발의한 ‘학교직원의 채용 및 근무에 관한 법률(안)’은 교육감 직접고용을 제외하고 고용불안문제, 저임금과 차별적 처우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오히려 기간제 고용형태를 원칙으로 하여 학교비정규직의 양산을 법률로 인정하는 비정규직 촉진법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대책으로 발표하고 있는 무기계약직화는 상대적인 고용안정이 있을 뿐, 기간제와 동일한 임금 등 처우를 받고 있고, 고용불안도 상당한 “무기한 비정규직”에 불과하기에 역시 대안이 될 수 없다. 학교비정규직의 교육적 역할과 공공적 역할이 반영되고 그에 따른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이 수반되는 ‘교육공무직’이라는 새로운 정규직화 모델이 필요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모델로 공무직모델은 이미 서울시에서도 실시된 바 있다. 교육공무직은 공무원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비정규직의 ‘교육’적 가치와 ‘공공’적 가치를 직제명칭에 담고 그에 맞는 고용안정 대책과 처우개선 대책을 담고 있다. 교육공무직화가 될 경우 별도의 정원 및 인력관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원 및 공무원 정원문제와 충돌 문제는 발생되지 않는다.



4.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이,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문제임

상시적 고용불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노동자들이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공교육은 바로 설 수 없다. 특히,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교육현장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공공부문 중 가장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를 안고 있는 학교에서 차별을 보고 배우고 있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문제는 정부의 정책의지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올 하반기는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과 함께 공교육 정상화에 중요한 고비이다. 최근 정부는 시간제 노동확산을 통해 고용률 7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주요 정책과제로 밀어붙이고 있다. 더 많은 비정규직이 학교에 양산될 위기이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학교에는 비정규직으로 넘쳐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학교현장을 바로 세워야 한다. 비정규직 확산을 막아내고 비정규직의 차별적 처우와 고용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투쟁에 정규직 비정규직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그 동안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유령과 같이 학교에서 지냈지만 이젠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있고 호봉제 실시와 고용안정,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요구하며 작년 총파업과 6월 투쟁을 진행할 정도로 당당한 노동자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호봉제 도입 등 제대로 된 대책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작년보다 훨씬 강력하고 끈질긴 총파업을 9월에 진행할 예정이다.

그 동안 전교조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교육현장의 많은 정규 노동자들의 따뜻한 연대와 지지에 감사드리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비정규직 없는 행복하고 평등한 학교를 만드는 투쟁에 든든한 동지로 함께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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