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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우리에겐 ‘발칙한 상상’과 직접행동이 필요하다

땡3 뉴스. 땡전 뉴스, 땡박 뉴스에 이어 땡3뉴스다. 뉴스를 틀기만 하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이야기로 하루가 시작된다. 한국엔 세 사람만 사는 건지. 당최 마음에 안들뿐만 아니라 지겹다. 똑같은 이야기들의 반복. 세 사람의 하루일정을 매일매일 전해준다. 시장에 가고, 공장에 가고, 학교에 가고 똑같은 일상, 똑같은 이야기들을 앞으로도 2달은 더 들어야 한다니 정말 지겨워 진다.

선거의 해, 선거의 계절이다. 이번 대선은 3파전이라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다. 가장 큰 쟁점은 문재인과 안철수가 단일화를 할 것인가이다. 단일화를 한다면 야당이 이길 가능성이 크고 단일화를 하지 않는다면  박근혜가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모든 관심이 단일화에 쏠리는 것은 당연한일. 그런데 12월엔 선거가 대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교조도 위원장 선거가 있다. 전교조의 향후 방향을 가름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 한 달 후면 대학입시철이다. 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자살을 하게 될지 벌써 걱정이다. 자살공화국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너무나 부끄럽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8.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인 6.8명보다 상당히 높으며 심각한 것은 자살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10년 전보다 2배가 늘었다고 하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한창 꿈 많고 행복한 생활을 해야 할 청소년들을 자살로 몰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 만큼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학업중단 학생도 갈수록 늘고 있다. 작년 학업 중단 학생이 7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학교에 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청소년이 년 7만 명이나 된다고 하니 이 아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걱정이 된다. 일부는 학업중단 청소년에 대해 범죄의 온상이라고 칭하니 우리 사회의 인식수준이 너무 부끄럽다. 학업 중단과 자살 청소년이 계속 늘어가는 데도 사회나 정부는 별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저 경쟁에서 낙오된 아이들, 의지가 약한 아이들 정도로 치부하는 이들도 많다.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만을 배우고 이겨야 산다는 것만을 배운 아이들은 경쟁에서 졌을 때 학교에 다닐 의미도 살 의미도 잃게 된다. 가정도, 학교도, 사회도 낙오자들에게는 잔인하게 냉정하다. 사는 것이 경쟁이 아니며 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방황하고 학교를 떠나고 자살에 까지 이른다. 따뜻한 세상, 경쟁이 아니라 협력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웃으며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고 꿈을 간직할 아이들이다.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자못 궁금해진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행복하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행복하다고 하지 않는다. 모두들 힘들어 한다. 공부가 힘들고, 가르치는 게 힘들고,  교육비 대느라 허리가 휘어지고 힘들다 한다. 이렇게 모두들 힘들어 하는데 도대체 바꾸려고 하지를 않는다. 바꿀 힘을 가진 자들은 전혀 힘들지 않고 행복해서 그런 것일까. 한번 묻고 싶다.    

스스로 바꾸려 하지 않으니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지배자들은 언제나 스스로 바꾸지 않는다. 투쟁을 통해서만 마지못해 바꾸거나 바꾸는 시늉을 한다. 잊지 말아야 한다. 잠시라도 투쟁을 멈추는 순간 그들은 어떠한 것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억압하려 들기만 할 뿐이다. 지금 우리가 더 힘든 것은 그만큼 투쟁이 없었음의 반증이다.  투쟁은 힘들고 피곤하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 그러니 더욱 힘들 길보다는 쉬운 길을 가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이제 대선이다. 대통령만 바뀌면 어려운 투쟁을 하지 않고 쉽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러나 착각은 금물. 지금 그 누구도 우리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 이는 없다. 박근혜는 말할 것도 없고 문재인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권 때 성과급, 교평이 이루어 지지 않았는가. 안철수는 어떤가.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 이가 과연 어려움을 알 수 있을까?

내가 하지 않고 남의 힘을 빌릴 생각을 하지 말자. 선거를 통해 쉽게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말자. 선거에 기대어 투쟁을 포기하고 통합과 소통의 이름하에 포기하지 말자. 내가 힘을 키우고 투쟁을 할 수 있을 때 대화 상대가 되며 협상의 상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선거의 계절 또다시 투쟁 무용론이 나올까 걱정된다.

이런 맥락에서 [특집]에는 ‘대선과 교육’이란 주제로 ‘2012대선과 정치세력의 교육공약’과 ‘교육봉기로 교육혁명 실현하자!’를 실었다. 보수나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현상적인 좌클릭 모습은 그간의 우리들의 투쟁의 결과적 반영이기도 하지만, 기실 신자유주의 경쟁교육의 기조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 진보진영의 대안과 비교 분석하고 대선국면 속에서 우리의 직접행동을 대중적으로 조직할 것을 역설한다. 10월 8일 교육봉기선언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1월 2일까지 약 한달 간 진행될 교육봉기사업을 힘차게 진전시키자. 그리고 이미 죽은 투쟁과제가 되어버린 듯한 교원평가 및 성과급투쟁도 다시 광범위한 대중투쟁으로 되살아오를 근거를 마련한 실천적인 노력이 그간에도 끊이지 않고 행해져 왔음을 [초점]‘1.교원평가. 이제 그만 끝내자.’와 ‘2.응답하라 2013 -서울, 경기, 강원의 학교성과급 전액 누적 반납 투쟁의 의미와 전망’에서 다루고 있다. [기획]은 계속되어온 운동의 이론적 전망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으로서  ‘비고츠키 교육혁명’과 ‘비고츠키 교육학의 실천적 적용’을 실었다. 귀중한 글이다.

끝으로 ‘교원평가-성과급-일제고사’의 덫을 떨쳐내려는 미국 시카고교사들의 성공적인 파업에 자극받아 [초점]2의 필자 손지희의 “발칙한 상상”을 소개해본다.

"2013년 전교조 신임 집행부는 새로운 정권이 교사들의 대규모 성과급 누적반납에도 미적거리자 파업을 결의한다. 교사들은 비단 성과급, 교원평가, 일제고사 폐기만 요구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물론 2013년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교사 파업의 도화선이 된 것은 수년간 한국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간 주범인 성과급, 교원평가, 일제고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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