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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호 [해외동향] 시카고 교사 파업 관련 번역 글

2012.10.15 15:11

진보교육 조회 수:801

[해외동향]

시카고 교사파업 관련 번역 글

옮긴이 : 황정규(교육혁명공동행동 선전홍보위원장, 노동해방실천연대(준) 사무처장)

지난 9월 10일, 시카고 교사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시카고교사노조(Chicago Teachers Union, CTU)는 공공교육의 보장, 정당한 보수, 고용보장, 학습당 학생수 감소, 미술, 음악, 외국어 수업일수 확대, 행정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하였다. 9일간 파업의 결과 진전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나왔고, 조합원 다수의 찬성으로 임단협이 확정되었다.
이번 시카고 교사들의 파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국에서 2011년 초 위스콘신 투쟁, 9월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으로부터 이어진 투쟁의 흐름이 계승된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노동자계급이 직접 투쟁의 선두에 나섰고, 아울러 가시적 투쟁의 성과도 획득하였다. 이러한 투쟁의 의미는  스티븐 애쉬비의 「이곳에서 큰 일이 일어나고 있다」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짧게나마 시카고 교사 파업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이번 투쟁의 핵심에는 성취도평가의 성적에 따라 교원을 평가하는 기막한 현실이 놓여 있었다. 학생들의 시험성적이 좋으면 좋은 교사로 평가받는 평가체계의 도입에 시카고 교사노동자들이 저항한 것이다. 피터 램페어의 글,「공공교육을 둘러싼 싸움의 진원지」는 바로 이 교원평가체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글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미국 내에서 성취도평가가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도, 오바마 정부는 성취도평가를 더욱 확대하려고 한다는 점과 이러한 시도 이면에는 “교사의 질”이라는 신화와 이로부터 이득을 얻는 이윤체제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시카고 교사들의 힘있는 투쟁이 질곡으로 가득 찬 한국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노동자들에게 관심과 상상력을 가져다주길 기대한다.

○ 더보기
시카고교사노조의 블로그 : http://www.ctunet.com/
파업종료 선언 : http://www.ctunet.com/blog/strike-ends
통과된 잠정합의안의 주요내용 요약문
http://www.ctunet.com/blog/vote-yes-to-stronger-schools-on-october-2nd




이곳에서 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스티븐 애쉬비 / 일리노이 대학 노동관계학 교수

시카고 트리뷴 | 2012년 9월 27일

출처 : http://www.ctunet.com/blog/tribune-theres-something-happening-here

시카고와 레이크 포레스트의 교사들이 파업을 전개하였다. 시카고 심포니의 악사들이 이에 동참하였다. 졸리엣[시카고 근교의 도시]에서는 기계공들이 피켓라인을 따라 행진하였다. 엘우드에 있는 월마트 창고 노동자들은 작업을 거부하였다. 팻 퀸[일리노이주 주지사] 주지사는 주박람회 기간 동안 성난 주정부 노동자들에게 시달림을 받았고, 주에서 일어난 노동자 파업에 대한 이야기로 내내 시끄러웠다.
스테펜 스틸스는 1968년 나온 후 사회운동과 급격한 변화의 10년이었던 1960년대를 상징하게 된 노래에서, “그게 뭔지는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늘날, 이 노랫말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노동관계를 적절하게 설명한다. 1960년대의 아이콘 밥 딜런의 1964년 노래처럼,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the times they are a-changin').”
2011년 2월, 우리는 위스콘신 노동자들의 분기를 보았다. 공화당 주지사인 스콧 워커와 주의회는 사회서비스를 심각하게 삭감하는 전례없는 반노조 입법을 하였다.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항의하기 위해 주도(州都)로 몰렸고 수천명이 주의회 의사당을 2주동안 점거하였다.
이 운동은 주지사가 소환운동을 버텨내면서 끝나게 되었다. 다행히 오하이오 주에서 있었던 동일한 입법은 활동가들이 소환 대신에 주민투표로 돌아서서 61%가 노동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데 투표한 결과 뒤엎을 수 있었다.
2011년 9월,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이 분출하였고, 전국의 수백개 도시에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이전에는 무관심하던 수만 명의 청년들이 대공황과 소득불평등에 저항하기 위해 거리를 점거하고 텐트를 쳤다. 그리고 1% 대 99%를 사회 담론의 일부로 만들었다. 이 운동은 겨울 혹한이 닥치고 텐트가 설치된 도시들에서 경찰들의 침탈이 자행되면서, 흩어지고 말았다.
침묵이 다시 도래하였다. 이 때문에 올 해 초 학자들은 위스콘신과 점거운동은 원래 조용했을 노동관계 지형에서 있었던 잠깐의 소란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시카고교사노조의 파업이 일어났다. 가장 놀랄만한 일은 이것이 최근년에 있었던 평범한 파업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소수의 파업참가자들이 수동적으로 한 자리에서 피켓을 들고 있었고, 실제로는 협상장에서 모든 일이 이루어졌다. 이와 다르게, 시카고교사노조는 매일 대중 시위와 행진에 26,000명의 조합원 거의 전원을 참여시켰고, 많은 수의 지지자들을 끌어들였다.
역사적 변화는 종종 역사가 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하는 핵심 시기인 터닝 포인트에서 볼 때 가장 잘 이해되기 마련이다. 세 곳의 도시에서 일어났던 1934년의 노동자 파업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시기를 끝장내고 전국에서 가장 크고 가장 성공적이었던 노동자들의 분기를 선도하였었다. 1955년 몽고메리 버스 거부운동은 나라를 뒤바꾼 민권운동의 시작이었다.
그렇다면, 위스콘신, 점거운동, 그리고 시카고교사노조의 파업은 미래의 역사가가 사회변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노동자 대중운동의 시작으로 볼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인가?
만약 내가 도박사라면, 여기에 내 돈을 걸겠다. 역사적 터닝 포인트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는 한 가지 핵심요소는 민중들이 거리 저항을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많은 민중들이 TV로 대중 행진을 보거나 건물 점거를 이상하고 무서운 것을 보는 대신, 이러한 사건들을 보면서 스스로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 이 나라는 그렇게 안하면 뭔가 돌아가질 않아. 나도 동참고 싶다.”
여러분들이 만약 시카고 교사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행진을 했다면, 이걸 느낄 것이다. 연대의 표시로 경적을 계속 울리고 가는 사람들, 건물 창문이나 현관입구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손짓과 미소. 심지어 경찰들도 머리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한다.
역사적 터닝 포인트를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희망을 만드는 것이다. 점거운동과 위스콘신은 수십 만명의 사람들을 고무시켰다. 그러나 이 둘 어느 하나도 변화를 만드는 데 성공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시카고 교사 파업은 노동조합에게는 명백한 승리였다.
전국의 교사들이 이 파업을 꼼꼼히 주시하고 있으며, 이 파업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시카고교사노조의 7일간 파업이 성공하면서 의심할 여지없이 전국의 교사노조가 힘을 받았고, 자신들의 입지를 확실히 하고 공공교육을 방어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
그리고, 전국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은 지난 2년 동안 시카고교사노조가 조합원 교육, 조직, 참여독려를 만들어내는 “단협 캠페인”에 착수하였었다는 데에 교사가 승리한 토대가 놓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학교에 조직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모든 조합원들가 토론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관심사를 토론하였고, 조합원들의 행동주의가 장려되었다. 5월, 노동조합은 6,000의 교사들을 시카고 시내 한 복판에 결집시켰다. 6월, 노동조합은 유명한 반(反)시카고교사노조법인 상원법 제 7호를 극복하였다. 그리고 거의 만장일치라고 할 수 있는 92%의 찬성으로 조합원들이 지도부에게 파업권한을 부여하였다.
파업기간동안, 26,000명의 교사 거의 대부분이 열정적으로 매일 행진에 참여하였고 매일 학교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였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만나 파업 이슈와 향후 행동에 대해 토론하였다. 2년간의 조합강화로 지역공동체 및 학부모조직과 강력한 연계를 갖추게 된 결과 상당한 규모의 지지자들이 이 모임에 함께 참여하였다. 여기서 노동조합이 그 무엇보다도 모든 학생들을 위한 양질의 공공교육을 방어하기 위해 싸운다는 메시지가 더욱 예리해졌다.
이것은 성공적 조직의 본보기이다. 이곳에서 희망이 끓어오르고 있다.





공공교육을 둘러싼 싸움의 진원지

피터 램페어(Peter Lamphere)
뉴욕시의 교사인 피터 램페어는 시카고 교사 파업의 핵심 이슈인 ‘학생의 시험성적에 근거한 교원평가’를 둘러싼 신화와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회주의노동자(Socialist Worker, 미국 사회주의조직인 국제사회주의조직(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다) | 2012년 9월 26일

출처 : http://socialistworker.org/2012/09/26/epicenter-of-the-battle-over-schools


막가파식 성취도평가(standardized test)는 미국 학교에서는 가면 갈수록 우세해지고 있다.
26,000명의 시카고 교사들을 피켓라인에 서게 만든 핵심 이슈는 무엇인가? 임금인가? 의료보장혜택인가?
사실 그 답은 따로 있다. 바로 교원평가이다.
뉴스매체나 전통적 노동분석가들의 어안이 벙벙해 있는 것과는 다르게, 전국의 교사들은 시험성적에 따른 평가체제를 시행하려는 계획이 이번 파업의 핵심 이슈라는 것을 알고 놀라지 않았다.
그리고 시카고 교사들이 평가체제가 완전히 시행된다면 일터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면서, 그들의 사례는 전국적으로 우리의 학교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화제를 변화시켰다. 성취도평가 체제에 도전함으로써, 그들은 학부모, 학생, 교사를 하나의 이해로 단결시켰다.
막가파식 시험을 교원평가에 이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지난 30년간 K-12[미국의 초중등 학제의 명칭] 교육제도에서 일어난 단 하나의 커다란 변화이다. 이는 ‘최고를 향한 경주’[Race to the Top, 줄여서 R2T 혹은 RTT등으로 불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교육개편정책이다. 여기에 43억5천만 달러의 자금이 투여된다. 총 500점의 평가기준을 마련하여 각 학교들이 이 평가기준을 수행했는지를 평가하여 재정을 지원한다]”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프로그램 중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평가 총점 500점 중 138점이 배정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부문 연방 재정의 추가적 지출을 약속하였지만, 재정을 지원받으려면 주정부가 학교 “개혁”을 부과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업적 교육 개악 로비에 아울러, 주의회는 돈이 궁해 학교에 들어가는 추가 자금에 필사적이기 때문에, 공공학교에서 시험성적에 근거한 교원평가를 추구하고 있다.
이렇게 막가파식 시험에 올인하는 핵심에는, 이윤체제를 은폐하려는 신화가 존재한다. 이 신화는 소위 “교사의 질”이라는 것이 학생의 교육 성과를 변화시키는 데 있어 핵심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 이하 정치가들와 학자들에게서 아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교실에 있는 교사들의 “질”이라는 말을 지겨울 정도로 반복적으로 듣고 있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본다면, 우리가 학교를 지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를 통해 누가 무능한 교사인지를 식별하여 그 사람을 유능한 교사로 대체하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뉴욕 타임즈의 칼럼리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가 최근 쓴 파업을 폄훼하는 기사이다. 그는 여기서, “가난이라는 조건에서, 교사는 항상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많이 준다”고 썼다. 크리스토프는 시카고교사노조가 “붕괴하고 무책임한 학교체제의 요인들을 보호하고 사실 상 맹목적으로 ‘독립적이고 평등한’ 교육체제를 주장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주장을 이용하였다.
그러나 교육의 핵심요인이 교사의 질이라는 것이 정말 사실인가? 가령 “교사의 질”을 학문적으로 지지하여 이에 대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다니엘 골드하버의 증거를 보자. 그는 “다양한 학생 성취도 중 단지 8.5%가 교사의 특성에 기인하는” 반면,“학생들간 시험점수의 차이 중 가장 큰 부분(약 60%)은 개인과 가족배경이라는 특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골드하버는 교사의 질은 “학교와 정책결정자들이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영향력 중 하나”라고 말하는 것으로 이 60%에 대한 설명을 발뺌한다. 이때, 말하지 않은 가정은 경제적, 인종적 불평등에 대해 해줄 것이 하나도 없으며, 우리는 비록 교육 성과에 줄 수 있는 영향이 상당히 하잘 것 없는 것일지라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카고교사노조는 노동계급 대중의 임금과 생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파업 등)과 아울러 많은 것이 필요한 학교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식적 정책을 통해 경제적, 인종적 불평등은 통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각본을 내동댕이쳤다.
그러나 교사는 교사의 질을 새롭게 강조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고수익성 산업과 싸우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부시 시대의 ‘낙제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law)은 최초로 성취도평가 광풍을 일으켰지만, 이것은 고작 3학년에서 8학년까지의 읽기, 수학 평가를 시행한 것이었다. 이제 ‘최고를 향한 경주’는 필수 과목 시험과 함께 성취도 평가를 모든 학년과 과목에, 심지어 유치원과 K-12 학제 이전 어린이에게 확대시키려고 하고 있다. 또한 모든 교사들을 평가하려고 미술과 음악도 평가과목에 넣었다.
이런 것 어느 하나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 없다. 학생들은 시험과 시험 준비를 위해 공부할 시간을 많이 잃었다. 그리고 그 결과 교육이 왜곡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출제 기업 피어슨 같은 회사들 귀에는 음악으로 들린다. 피어슨은 작년 한 해 북미지역에서만 판매로 총 40억 달러를 벌었고, 이윤은 8억 달러에 달한다. 교과서 판매라는 중요한 시장이 축소하고 있는 시기에, 이윤 마진 20%는 대단한 것이다.
더 나아가, 성취도평가를 통한 교원평가로 가는 것은 교사의 고용안정을 공격하는 쐐기 역할을 한다. 이는 몇 남지 않은 노동조합이 강한 사업장들 중 하나에 대해 공격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노동조합에 대한 일반적 공격의 하나이기 때문에, 교원평가 광풍은 직접적으로 이윤을 얻는 출제 기업뿐 아니라 다른 기업 부문에게 이익이 된다.
파업이라는 무기를 사용하였지만, 시카고교사노조는 평가체계에서 성취도평가를 제거하지는 못하였다. 3년짜리 단협안의 마지막 해에 교원 평가의 30%를 시험점수로 하도록 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루어졌다. 이것은 주법이 규정한 최저수준이며, 해당 지부가 요구해왔던 것에 비하면 턱 없이 낮은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교원평가 문제는 수면 아래에 있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시카고교사노조는 중립적 평가관의 비율 변경을 요구할 권리를 획득할 수 있었고, 이는 다른 신교원평가체계에는 거의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다. 예를 들어 뉴욕시에서 시행하려고 하는 교원평가계획은 비율변화를 13%밖에는 요구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 시카고 교사들은 서로 신뢰를 가지고 교사들의 9일간의 단결투쟁을 통해 의식이 고양되었다. 이러한 연대는 “교사의 질”이라는 신화를 우리는 우리 학생들 모두에게 교육평등을 요구한다는 생각으로 바꿀, 우리의 투쟁에서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