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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호 [맞짱칼럼] 다시 전환기, 그리고 오래된 약속

2012.10.15 15:24

진보교육 조회 수:804

[맞짱칼럼]
다시 전환기, 그리고 오래된 약속
- 교육혁명을 위한 교육봉기에 부쳐

김정훈 / 전교조전북지부장

현재 신자유주의 교육체제의 형식적인 완성도는 눈부시다. 자본과 권력의 교육부문 대리인인 교과부는 여전히 칼자루를 쥐고 있다. 그리고 그 칼등 위에 놓인 ‘학교자율화’의 미명은 ‘경쟁의 자유’와 ‘상상력의 통제’를 적절히 조화시킨 교육시장화국가의 규범을 충실하게 이행해온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며 미시적인 지배이데올로기의 변화조차 관철시켜온 그들의 기획력과 실행력은 권력의 위용을 실감하게 한다. 2009개정교육과정을 밀어붙이는 행태는 급진적이기까지 했다. 정권의 성격과 관계없이 그들이 20년 가까이 교육시장화의 기본 설계도로 교육과정을 변용시켜온 역사만 보아도 현 교육체제의 성격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교육시장화는 준비와 실행 그리고 적용이 입체적으로 진행되었다. 숨 쉴 틈도 없이 들이밀었다. 특히 mb정권의 이주호 교과부는 ‘법치’라는 최소한의 형식적인 장치도 무시한 채 교육시장화의 성채를 쌓아올렸다. 헌법적 가치의 훼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법률에 의하지 않고도 시행령, 규정 등 대통령령과 교과부 훈령을 전가의 보도로 꿰차고서 무엇이든 난도질 했다. 그것이 교원평가이고 차등임금제(차등성과급제)이다. 그것이 일제고사의 관철 경로였다. 그것이 교육과정 개악이다! ......! 정상적인 교육과정에는 오히려 해악이 되는 일회성 ‘돈폭탄’이 난무하는 등 교육예산의 왜곡 집행도 사실은 같은 방식이다. 이 속에서 교사들은 선택적인 부업 강요라 할 수 있는 보충수업 등의 ‘초과노동’의 쳇바퀴 속으로 더욱 빨려갔다. 이외에도 mb교과부의 패악질은 학교자치 요구 무시하기, 학생인권조례 밟고 가기, 희화화된 교권대책, 학생부 학교폭력 기재 강요 등 나열하기도 숨차다.

교과부의 이해할 수 없는 학교폭력대책과 입학사정관제를 앞세운 너무도 복잡한 대입제도의 그물망에도 교육시장화의 지배논리가 내면화되어 있다. 학교폭력 발생의 사회적 원인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렇게 보면 교과부의 대책은 ‘배제원리’의 작동일 뿐이다. 이 배제원리는 일찌감치 ‘저항 불가능한 불만과 차별’을 숙명처럼 여기는 교육소외-사회적 차별 대상을 만들어 낸다. 한마디로 미리 솎아내겠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대입제도는 무한경쟁의 도가니에서 끓여내는 분별증류 방식의 ‘여과장치’이다. 그런데 나뉘게 될 그 성분이 원래 정해져 있다는 것! 이는 계층이동의 ‘환상’을 유지하며 ‘차등’을 운명으로 내면화시킨다. 차별과 차등, 곧 사회적 불평등-계급의 재생산이라는 왠지 되뇌기 싫은 우울한 진실이 교육시장화의 결과이다. 숨 쉴 틈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숨죽이며 살았고, 누구도 저항해오지 않았다면, 또 그럴 것이라면 교육공동체-사회공동체를 파멸로 이끄는 이 신자유주주의 교육체제는 영속될 것처럼 보인다.

mb교과부의 경제논리 지상주의자 이주호는 이제 교육시장화의 성채 위에 망루를 짓겠다고 기둥을 다듬고 있다. 교원법정기준의 삭제를 입법예고한 것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악하여 국가가 법을 지키지 않고 교원감축정책을 강행해온 것을 아예 기정사실화하려고 한다. 초중고의 법정기준이 사라지면 예산정원-공무원총정원제라는 경제논리가 판을 칠 것이다. 초등교과전담교사 근거도 없어진다. 교과부는 말 할 것이다. 이미 ‘학생 수 기준’으로 교원정원을 배정해왔다고. 그러나 교과부는 그동안 초중등교육법을 위배해왔고, 이번 교원법정기준 삭제 시행령 개악 시도 역시 초중등교육법을 따르지 않는 초법적인 것이다. 교과부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교원평가 이미 정착단계에 들어왔는데, 차등성과급 잘 받고 있잖아, 일제고사 다들 잘 보고 있는데, 우열반 수업 알아서 착착 하던데 뭘 그러시나”라며 법정정원기준 조항 삭제도 한 번 슬쩍 들여놓은 발을 ‘기정사실화’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mb교과부 맘대로 될 수 없다. 저항과  대안의 행진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현장과 교육민중의 분노가 변화의 시대에 바닥부터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시 전환기다. mb교과부의 마지막 발악이 있을 뿐, 이미 교육체제의 전환기는 시작되고 있다. 전 세계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실패를 인정하고 탈출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교육체제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 시카고 교원노조 9일 간의 파업이 시민들의 지지 속에 승리했다. 열악한 학습환경, 일제고사에 의한 공립학교 퇴출(사기업 협약학교-차터스쿨 전환) 등 시카고시의 교육시장화 정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러한 직접행동에 의한 저항의 흐름은 이미 유럽과 남미에서 동시대적으로 진행되는 것들이다. 우리나라도 대학생 등록금 반값운동, 입시경쟁교육 철폐를 들고 나왔던 청소년 촛불 등으로 광범위한 저항의 지형이 만들어져 왔다. 한국 교육시장화의 성채는 ‘인권과 행복을 유린당한 우리 아이들-고된 절망 속의 교육노동자-사교육에 등골이 휜 학부모-불안정한 대학구성원’을 돌로 삼아 짓누르며 쌓아올린 것이다. mb교과부가 그 성채 위를 활보하며 망루의 기둥을 세우려는 순간, 성채의 돌들이 튀어나올 것이다. 분노는 다져지면 질수록 더 큰 폭발로 온다.

20여년에 걸친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가 자본과 정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관철되지는 않았다. 교육노동운동진영은 원칙적인 저항과 저지선을 포기하지 않았다. mb교과부는 교육시장화의 완성에 거의 도달했으나, 그 지점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일제고사-성과급-교원평가의 삼각 평가체제는 겉으로는 안착된 것처럼 보이나, 실은 교육주체들을 지속적으로 들끓게 하는 요소가 되어왔다. 교과부의 이 정책들은 내용적인 실패의 길에 접어든 것이며, 이는 교육노동운동운동의 원칙을 지켜온 지난한 싸움의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문제는 전교조 활동가와 현장에 퍼져 있는 ‘수세적인 패배감’이다. 6개 지역 진보교육감 당선 이후의 호기에도 불구하고 교육시장화 정책에 대한 공세적 전환을 방기한 탓이다. 전교조 집행부가 수년 째 취해온 수세적 방어 기류를 유지한 것이 학교현장에는 교과부의 교육시장화에 대한 ‘저항 불가능’으로 인식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다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단순하게 정치체제의 변환기에 수반되는 전환기라는 것이 아니다. 전교조에 한정하면 바닥에 와 있고, 교육현장 전체로 보면 인내의 임계점에 도달한 상태라는 점에서도 그렇다는 것이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건 교육정책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우리는 그 전환점에서 공교육의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면서 바닥에서 일어서야 한다. 자발적 투쟁으로 교육시장화의 성채를 흔들며 일제고사에 파열구를 내고, 교원평가법제화에 제동을 걸었으며, 학교별차등성과급에 대한 투쟁의 불씨를 살려낸 현장투쟁의 동력이 전교조 단위 단위로 확산되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일제고사와 시국선언으로부터 시작된 정권의 무차별적인 징계도 결국 무효화되며 우리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들의 오래된 약속이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절규. 이를 외면할 수 없어 시작한 전교조 운동의 약속. 그 오래된 약속의 이름은 ‘입시경쟁교육 철폐’이다. 당시는 입시위주교육의 비교육적 현상과 억압에 분노했다. 80년대  또는 90년대 초 ,그 때는 혹시 행복이 성적순이 아닐 수도 있었을까? 그러나 지금은 자본이 주는 안락은 최고 성적에게 주어지고, 그 최고 성적은 그 부모의 사회문화경제력이 보장한다는 것을, 조금만 눈을 떠보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현상이다. 그렇게 중학교부터 학교를 서열화 해왔다는 것도. 그래서 학교자치와 인권이 물처럼 흐르게 할 새로운 공교육체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다가오는 전환기를 교육혁명의 시기로 만들자. 2012교육봉기는 대학서열체제․대학등록금․사교육비․학교비정규직 폐지를 현실화하기 위한 시작이다. 교육봉기, 말 그대로 벌떼처럼 교육민중이 일어서야 한다. 또한 우리는 교육시장화정책 폐지에 아울러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학급 증설-교원감축중단과 법정정원 확보 투쟁에 우선적으로 나서야 한다. 학교교육정상화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토대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학교 안팎을 넘나드는 노동인권평화탈핵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나누는 새로운 교육공동체실천운동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전환기의 과제로 안고 오래된 약속의 실행에 나서야 한다.

진정성 있는 실천 그리고 지도부의 결기가 살아나 감동으로 퍼져나가면 전교조는 바닥에서 일어설 것이다. 이미 일어서고 있다. 투쟁전술 수위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적인 ‘공감투쟁’을 서로 일으켜 세우며 준비하자. 2013년 새로운 정권의 교과부조차 오판하지 못하도록. 교육꼼수 난파선 이주호의 엔진을 확실하게 끌 수 있도록!
눌렸던 돌들이 날아올라 교육시장화의 성채를 허물고 차별과 차등의 경계를 없앨 것이다. 그 현장에 우리가 꿈꾸어온 교육공동체가 들어설 것이다. ‘간밤의 꿈은 아니었으리, 헛된 꿈은 아니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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