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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현장에서] 닥치고! 누적반납

2012.01.26 17:40

진보교육 조회 수:776

 

[현장에서] 닥치고! 누적반납

강수정/성수중

 

CCCB(=C)B(=C) 이게 무슨 코드냐고요? 맞아요. 교직사회를 좀먹는 악성코드예요. 바로 제가 받은 성과급 C의 개수지요. 올해까지는 어떻게 해서 개수를 기억하는데 담부터는 어쩌면 잊어버릴지도 몰라요. C를 너무 많이 받아서요. 이렇게 C를 많이 받으면 만성이 되어 그러나보다 해야 하는데 이 넘의 C는 B로 바뀌어도 받으면 받을수록 치가 떨리고 열불이 나네요. 주위의 교사들이 동료가 아니라 웬수같이 느껴지고 온몸의 피가 거꾸로 쏟는 것 같아요. 근데 전교조 본부는 바위처럼 꼼짝도 않고 우아하게 계시네요.

 

"성과급 전액 누적 반납은 진성반납이 아닙니다. 성과급 전액을 사회 기금화하는 진성반납을 합시다! 우리가 사회기부하면...정부에서 신경씁니다... 당위적 투쟁 주장하지 마세요... 부담되세요? 그럼 10만원은 어떠세요...? 뭐, 5만원도 괜찮고... 나머지는 1/N 분배하고, 등급은 호봉순이나 순환제로 해서 학교 현장에서 성과급을 무력화하는 겁니다. 어때요?"

 

하긴 이렇게 외쳤던 분들이니 우아할 밖에요. 참, 요즘은 ‘희망기금’이란 말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희망 기금’ 사촌동생쯤 되어 보이는 ‘기금 조성’이란 말을 쓰시더라고요. 아무 짓도 안하는 것까지 참을 수 있는데 희망기금이든 기금조성이든 성과급 투쟁을 빙자해 남의 돈을 무슨 복권 당첨해서 생긴 공짜돈 취급하면서 내라 마라하는 것은 더 기분 나쁘더라고요.

올해부터는 학교별 등급까지 매겨 그것마저 C를 받고 보니 학교에 정나미가 뚝 떨어지더라고요. 개인별 성과급은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 쳐도 학교별 성과급이 처음 도입되었는데 뭔가 액션을 취하는 게 노조의 기본 아닌가요? 더구나 진보교육감들도 있는데 이래저래 학교간 등급 근거를 대라면서 으샤으샤하면 얼마나 좋아요. 그럼 진보교육감들과 한통속이란 오해도 안 사고, 진보교육감들도 교과부에 대놓고 개길 수 있고. 착한병 말기암에 걸린 건지 전교조 홈피에 성명서 한 장 달랑 올리고, 유순하게 기자회견 시뇽 한번 하는 거 외에는 도무지 아무 짓도 안하니~원.

 

 

성과급 전액 누적 반납 언제부터 이 말을 꺼집어 낼까 목구멍이 근질근질하던 차에, 여러 지회 동지들이 성과급 균등분배를 하자는 제안을 하더라고요.

 

학교별 성과급 지역 균등분배를 하고, 그 명단을 공개합시다. 욕심 내지 말고, 30명~50명 정도면 좋겠네요. 최대의 효과는 교과부에서 징계하고, 내년에 성과급 대상자에서 빼겠다고 하면, 소송까지 가서, 균등분배 징계가 법적 명분이 없음을 밝히고, 학교별 성과급에 대해서 이슈화 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악으로는 그냥 교과부가 씹고 마는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ㅡ.ㅡ;;

 

지역교육청이 ‘균등분배를 하면 징계 하겠다’며 대놓고 으름장을 놓고 공문질을 해대는데도 서울 지부가 꼼짝달싹도 안하니 차라리 징계라도 받아 뭔가 투쟁에 불씨라도 만들까 해서 서울 교찾사 동지들이 나선 거죠.

하지만 학교별 균등분배! 말이 쉽지 전임도 아니고 방과 후에 없는 시간 쪼개 돈 걷고, 분배해 나누고, 다시 반환하고, 명단을 공개하는 게 보통 일인가요? 성가신 것도 문제지만 공개에 대한 위험부담 때문에 균등분배에 참석한 동지들 입장에선 공개를 결의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죠. 그 정성이면 차라리 ‘전액 누적 반납’을 했으면 좋겠다 싶었죠. 이젠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 싶어 전액반납하면 안되냐고 살짝 살짝 댓글을 달았죠. 그러다가 말이 씨가 되어 몸도 시원찮은 제가 7월에 ‘학교별 성과급 전액반납 투쟁’을 위해 서울 교찾사의 중등조직으로 등극하는 역사적인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서교 집행부 회의에서 논의를 하고, 우리 지회 동지들부터 운을 떠 봤어요. 근데, 설명 길게 하지 않았는데도 기꺼이 함께 하겠다고 하더군요. 탄력을 받아 평소 친하게 지내는 평조합원들에게 이야기를 해봤는데 선뜻 하겠다고 하고요. 하지만 학교별 성과급이 나온 지 한참 지났고, 방학이 코앞인데다 초등 동지들이 학교별 성과급 균등분배를 제안해 놓은 상태라 결정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 시작한다 생각하고 한 150-200명만 조직하자고 목표를 정했어요. 그 결과 178명의 반납자를 조직하고 반환금은 3200만원이 모였죠.

 

누적반납의 경우, 반납 추진 단위의 불명료성(공신력 필요함)과 본부 지침과의 충돌에 대한 부담감,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상황, 방학 중인 시기의 문제점 등이 있으나, 성과급 투쟁 전선을 최소 수준이나마 복원하고 향 후 확대의 발판을 구축한다는 취지에서 본부의 전술에 동의하지 않고 균등분배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서교회원을 중심으로 주변을 조직해 가는 것으로 투쟁의 상을 설정함.

 

이슈화 서울시장 오세훈이 직을 걸고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바람에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서울시장 재선거로 쏠렸잖아요. 그 탓에 몇 푼 안 되는 성과급을 이슈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역부족이라 선거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죠. 근데, 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서울 교찾사 때문에 서울지역 성과급 진성반납이 잘 안된다는... 큭. 또 성과급을 반납하면 교과부가 성과급을 받겠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살살 흘려 나오는 거 있죠. 그런 기막힌 변수가 생기면 본부와 함께 반납투쟁을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웬걸요~ 본부 입장이 정말 웃기지도 않더라고요. ‘수당화를 하면 반납하고, 수당화를 안 하면 반납하지 않겠다’고 했다네요.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말을 하는데, 결국 반납도 투쟁도 하지 않겠다는 말인 거죠. 그래도 혹시나 해서 11.2 전교조 중집에서 최종 결정이 난다 길래 기다렸지만 윤희찬샘 건으로 무산. 결국 본부 기자회견 하는 날 본부는 교육부에서, 우리는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됐어요.

현장 실천단 성과급 전액반납 기자회견은 20명 넘게 모였는데 모두 조퇴를 하고 참석한 현장교사들이었어요. MBC, 연합뉴스에서 나와 촬영도 하고 인터뷰도 하더라고요. 경찰이 불법이라고 마이커로 떠들어댔지만 우리가 어디 꿈쩍이라도 하나요? 대표단(현장 지회장 두분)이 반납액이 들어있는 통장을 들고 교육청 관계자에게 받으라고 하자,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 상황에서 대표가 '이거 폭탄아닙니다'면서 쪼크를 날렸죠..

된다안된다 실갱이를 하다가 대빵만하게 큰 항의 봉투라도 받으라고 하니 그것도 안 받는 답니다. 원수같은 MBC는 가지도 않고 연방 사진을 찍어대더라고요. 속으로, 전교조가 전액반납 전술에 대대적으로 참여했다면 9시 뉴스에 빵 터졌을 텐데...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지만...정말 오랜만에 몸 한번 풀고 밥 맛있게 먹고 맥주한잔하고 아름다운 기자회견을 마무리했죠. 밤11시까지 개콘 버젼으로 피켓 만들고, 기자 회견문 마련하느라 고생한 집행부들, 그리고 기자회견에 참석하신 현장 선생님들, 그리고 못오신다고 마음만 보내신 선생님들~~~

모두 모두 고생하셨어요.^^

 

투쟁의 진정성 본부 기자회견은 전임과 상근만 참여해서 바쁘게 회견문 읽고 구호 한번 외치고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수업을 마치고 바쁘게 도착한 현장교사들이 모여서 그런지 생기가 넘쳐 흘렸어요. 게다가 경찰이 초반부터 연신 집시법 위반이니 뭐니 하면서 고맙게도 긴장감을 보태줬고요. 교육청 관료들도 긴장했는지 경찰력을 동원해서 교육청 문을 막았어요. MBC도 적절하게 후레쉬를 터뜨려주면서 정말 오랜만에 달콤 긴장한 투쟁 분위기 속에서 행복하게 기자회견을 마쳤어요. 저들의 오버액션은 무엇 때문일까? 그들을 긴장시키고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 건 투쟁의 진정성 때문이겠죠. 맞아요. 정말 오랜만에 투쟁의 진정성이란 놈을 만나 얼마나 반갑고 기뻤던지... 그 진정성 때문에 경찰이 교육청 문을 막고, 언론이 후래쉬를 터뜨리고, 관료들이 긴장하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 기쁜 마음으로 투쟁을 즐겼어요. 순간 깨달았어요. ‘전교조를 살리는 길’은 젊은 피의 수혈도, 새롭고 쌈박한 투쟁 전략이나 전술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줄곧 외쳐왔던 성과급 전액반납 투쟁, 성과급과 한 몸인 교원 평가 투쟁,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공교육개편 투쟁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중에게 다가갈 때, 그 안에 전교조를 살리는 길이 있다는 것을! 낡아빠진 구시대의 유물처럼 들리는 구호들이 그래, 확신하건데 그게 우리의 답이겠죠. 머리에 이쁜 고양이 장식을 하고, 가면을 쓰고, 풍선을 들고 예쁘게 치장한다고 전교조가, 우리 교육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학교 현장의 아이들이, 교사들이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병들게 하는 경쟁구조를 걷어치우는 투쟁을 원칙과 진정성을 가지고 우직하게 들이댈 때 전교조는 반짝반짝 빛나는 햇살아래 꽃다운 스무살 청춘으로 살아날 거예요.

서울교찾사의 성과급 전액반납투쟁은 이제 겨우 막이 올랐어요. 성과급 전액반납 투쟁을 교원평가 불참선언의 발판으로 살려내지는 못했지만 누가 뭐라 평가하든 이번 투쟁은 승리한 투쟁이에요.

 

닭치고~, ㅋㅋ 성과급 차등 지급을 획책하는 관료들아~ 모두 이리와~ 옥상으로 왓!

성과급, 교원평가가 교육의 질을 높인다고 했니? 니네가 헛것이 보이는 모양이구나~ 그럼, 우리 같이 요양원으로 가자~ 헛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있다고 했다면 거짓말을 한 거니깐 종아리를 걷어라. 니네 같은 장사치한테 평가받아야 할 교사는 대한민국에 한명도 없단다. 돼먹지 않은 얄팍한 기업논리로 교육을 망치려는 니네들을 교육을 원형에서 정의하고 기업의 논리에서 벗어난 학교를 꿈꾸는 이 시대의 교육정신이 회초리로 때려 줄꺼야!

 

성과급 기금조성을 투쟁이라고 떼쓰는 전교조 본부야~ 너도 같이 이리 와~ 옥상으로 왓!

교사들이 자유롭게 노동하지 못하고 입시기능인으로 전락한 거 너도 알고 있지? 교단의 갈등과 황폐화가 아이들의 영혼을 짓밟고 있는데도 모른 척 했다면 너도 똑같이 종아리를 걷어라. 얼른 교단의 분노를 모아 성과급 전액 반납 투쟁을 빡세게 조직하렴~ 안 그럼, 이 땅의 교육노동을 위해 먼저 간 수많은 참교사와 학생들이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니네를 정신이 버쩍 들도록 회초리로 때려 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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