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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칼럼] 교육꼼수 난파선 이주호 - 이보다 더 무책임할 수 없는 교과부

김 정 훈/전교조 전북지부장

 

거침이 없고 물러섬이 없다. 그는 스스로 격랑을 만들어 내며 1%를 위한 교육의 전도사가 되길 주저치 않았으며 교과부 교육관료들은 충실한 하수인으로서의 기능을 다했다. 한국교육의 보편적 가치를 붕괴시키면서 실체가 없는 국가경쟁력이라는 도그마를 가지고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종결자를 자처했다.

이 배에 애초에 ‘정의’라는 것은 없었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갈망적인 화두가 우리 사회에서 요동쳐도 교과부에는 아예 ‘정의’가 없으니 무슨 ‘기회의 균등’이니 하는 사회경제적 조건의 교육평등론 등에는 관심을 둘 필요가 없었다. 거침이 없고 물러섬이 없으면 그뿐. 그러나 그가 한국 교육의 모든 것을 평정했다고 생각할 만한 순간 드러난 것은 교육꼼수의 난파선이다.

 

명박정권의 끝자락이 다가와도 역사의 정의마저 되돌릴 수 있다는 오만은 역사교과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근현대사의 왜곡을 감행했다.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둔갑시키며 ‘독재의 역사’를 슬그머니 빼버리는 용맹성을 발휘했다. 그야말로 ‘꼼수점정’이다. 그들은 이것이 진정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 것일까? 도도한 역사의 실체를 그렇게 쉽게 지워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럴 것이다. 그들에게는 ‘정의’가 없으니까.

보편적 교육복지 논쟁이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로 올라서고 무상급식이 현실화되어도 주무부처의 하나인 교과부는 그 어떤 공식 반응이 없었다. 이주호 장관이 한 말은 3월 29일에 "무상급식 전면 확대는 교육재정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도이다. 반값등록금 요구가 거세어도 교과부는 입 닫고 있으면 그만이었다. 시도교육청과 지자체에 모든 것을 떠넘기고 교육재정 ‘효율성’이라는 주문만 외어대는 교과부장관 이주호. 그에게는 정의가 없었다.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실시되어가는 속에서도 교과부는 어떤 정책 방향도 제시하지 못한 채 변죽만 울려대는 딴지걸기로 일관했다. 오히려 교육을 정권의 일방적 정치수단으로 활용하고자 교사들의 정치기본권을 억압하고 징계하는데 앞장섰으니 그들의 귀에 학생인권이란 용어가 가당키나 한 소리일까? 초등학교까지 돈폭탄을 투하하여 변형된 보충수업을 강요하고 일제고사를 끈질기게 고수하는 교과부다. 하루 종일 학습노동과 전시체제 같은 경쟁논리에 갇힌 학생들의 절규를 인권보장으로 풀어낼 생각 자체가 그들에게는 없다. 그들에게 정의는 상상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꼼수 이주호에는 1%의 지배적 권리의 확대 재생산만이 글로벌영재와 국가경쟁력이라는 미증유의 신화적 질서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교육주체가 나서서 집중이수제 등에 따른 개정교육과정의 폐해를 주장하며 그 중단을 요구했건만 기어이 지난 8월 교과교육과정을 개정 고시했다. 누구나 눈에 보이는 파행 사례를 그들은 묵살했다. ‘명박정권이 한다면 한다.’는 기개가 참으로 가소롭다 못해 비참하다. 정권의 입맛으로 교육과정을 춤추게 한 뒤 입시경쟁체제의 공고한 성벽을 쌓았다고 축배를 들었을 그들에게는 교육적 양심은 찾아볼 수 없고 경제논리로 무장한 교육에 대한 앙심만 발견된다.

주5일제수업 2012년 전면 실시계획은 ‘교육꼼수 난파선 이주호’의 2011년 희극 걸작이다. 마치 시혜를 베푸는 양 무조건 전면실시를 발표한 뒤 그 어떤 후속 대책도 마련하지 않다가 내놓은 꼼수가 일선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는 지침이다 그것이 전부다. 주5일제와 관련하여 연동된 학습노동 조절을 위한 교육과정개정, 사회소외계층 대책 등 국가의 책무는 방기하고 주5일제 근무라는 법적 의무사항을 각 학교의 결정사항으로 축소은폐하고 있다. 무책임 그 자체이다.

 

그러나 꼼수는 꼼수일 뿐이다. 교원평가-일제고사-학교평가로 이어지는 경쟁구도를 그들이 완성했다지만 그 완성은 허상일 뿐이다. 교원평가는 이미 균열이 났다. 누구도 교과부의 허언을 믿지 않는다. 학교현장에서는 저항이 대세다. 일제고사의 부당성은 모든 교육주체가 알고 있으며 교과부의 효용논리가 거짓말이라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학교평가는 진보교육감들에 의해 교과부의 의도와 전혀 다른 양상이 실험되고 있다. 그들의 자사고 확대정책은 1년도 안되어 그들의 자충수로 돌아왔다. 각 시도교육자치에 대한 교과부의 갖가지 폭압은 그들의 족쇄일 뿐이다. 교원정원 축소정책은 현장 교사들을 불만의 도가니로 내몰면서 파행만 재연시키고 있다.

이주호의 교육꼼수는 우리 교육을 난파선으로 만들었다. 지쳐버린 교사, 생기 잃은 학생, 갈팡질팡 학부모. 우리 교육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 자체를 잘라내려는 듯이 펼쳐온 교과부 정책의 결과이다. 그들의 무모한 도전은 공교육을 왜곡시키는 데에만 기여하고 있다. 공교육에 대한 어떤 사명도 목표도 없는 난파선! 그들에게는 ‘정의’가 없었기에 오직 실패만 예정된 교육꼼수를 부려온 것이다.

 

교육에서 싹쓸이는 존재할 수 없다. 현상적으로는 교과부의 칼춤이 서슬 퍼렇게 보였을지라도, 그 서슬에 우리 교육 곳곳에 생채기가 나고 멍이 들었을지라도 어디 그런 꼼수가 교육을 지배할 수 있겠는가? 제대로 된 길을 만들기 위한 힘든 여정 하나를 우리는 지나고 있는 것. 그 것이다!

교사집단을 책무성이라는 언어의 감옥에 가둔 뒤 수동적으로 길들이려한 그들은 정작 무책임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교육노동운동이 막중하다. 우리는 ‘정의’가 교육현장 곳곳에 스며드는 공교육체제를 세우기 위한 교육혁명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명박교과부와 유사집단은 결코 그 일을 할 수 없다.

교육꼼수 난파선 이주호와의 막판 한판 위하여!

신나는 교육혁명을 위하여!

눈 내리는 겨울 들판에서 막걸리 한잔,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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