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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기획] 비고츠키와 영재교육의 방향 모색

2012.01.26 17:17

진보교육 조회 수:1770

 

[기획] 비고츠키와 영재교육의 방향 모색

 

배희철/ 비고츠키연구회회장

 

 

Ⅰ. 영재교육의 진행과정

 

1. 러시아의 영재교육

 

서보억과 신현용(1996:169-170)에 따르면, 비고츠키가 죽은 해인 1934년 러시아는 레닌그다드 대학교에서 최초로 수학경시대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선발된 학생에게 대학 입학의 특전을 주었다. 이렇게 수학영재교육은 시작되었다. 이러한 노력은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발사, 1961년 최초의 유인 유주선의 발사라는 신화를 창조해 내었다. 1958년 흐루시초프의 수학영재교육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강조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61년 노보시비르스크 대학교에서 여름학교가 개교되었고, 2년 뒤 1963년 12월에는 국립모스크바대학교 부설 Kolmogorov학교가 개교하게 된다. 이 학교는 지난 30 여 년 간 자체적인 교육과정의 개발과 교재의 구성 및 발간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의 수학영재학교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 학교 내에는 한국의 과학 고등학교와는 달리 수학ㆍ물리학교, 화학학교, 경제ㆍ수학학교 세 개의 학교로 세분되어져 독창적이고 고유의 교육과정에 의해 깊이 있는 수학영재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반적인 러시아 영재교육에 대해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인재기획단장인 박인호(2009)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영재교육을 위한 구소련의 교육제도는 1960년대 이후에 생긴 현상으로 수학, 물리를 비롯한 자연과학과 외국어 등에 우수한 학습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 수준 높은 교육을 실시할 목적으로 수학 물리학급과 수학 물리학교, 외국어학교 등의 특수학교를 설립하였다. 또한 국가적인 차원에서 실시되는 경시대회는 특수학교 설립에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구소련은 1959년의 학제개혁을 전후하여 세 가지 유형의 영재교육을 제도적으로 시행하였다. 기숙학교 제도, 수학 물리 학교와 외국어학교라는 특수학교 설립, 능력별 학급 편성제 운영이 그것이다.

그러다가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러시아의 정치,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시작된 개혁의 바람은 러시아 교육 전반에 대한 민주화 운동을 불러일으켰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의 영재 교육도 큰 변화를 맞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 러시아는 ‘영재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영재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였으며, 1994년 8월에는 ‘러시아의 어린이’라는 특별프로그램에 대한 러시아 대통령의 명령이 내려졌다. 이후 이 프로그램은 정부의 도움으로 연구 개발하는 데에 많은 교육학자들과 연구기관들이 참여하였으며, 1년 후에는 이 프로그램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영재아’ 프로그램은 전체 아동의 20%가 영재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며, 이 프로그램에서 실시하는 수준별 차별화 교육과 선택적 차별화 교육을 통해 러시아의 아동들은 각자의 능력에 맞는 차별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다.

러시아의 영재교육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각종 영재학교의 교사 수준이 대단히 높다는 것이다. 러시아 특수영재학교 교사의 상당수는 박사학위를 소지한 대학교수들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각종 영재 학교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는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배우는 수준 높은 교과내용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또 하나의 성공 이유는 영재학교의 조직이다. 대부분의 러시아영재학교는 자체 내에 교과서나 참고용 도서의 연구, 출판과 관련한 학술연구실이나 출판부를 통해 영재학교 교사들이 다양한 유형과 수준의 교과서, 교과용 참고도서를 출판하고, 계속적인 연구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고 있다.

 

인용한 두 편의 글을 읽으며 느꼈던 인상적인 내용이 있다. 먼저, 수학교육의 목표였다. 한국은 “수학의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게 하고,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게 하여, 이를 활용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다.”고 적고 있다. 이에 반하여 러시아는 “학습자의 인성개발에 근간이 되는 수학적 지식, 능력 그리고 기능의 기초를 형성하게 하고, 인성에서 중핵이고 근간이 되는 특성을 형성하게 하여 완전한 인성의 형성을 가져오게 한다.”고 되어 있다(서보억ㆍ신형용, 1996;173).

다음으로 영재 교육 대상자가 1995년에 전체 학생의 20%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재교육대상자를 지도하는 교사가 대부분 박사학위를 소지한 대학교수라는 것이다.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으로 지적할 것은 영재교육을 받는 시기는 한국으로 치면 대부분 고등학교부터다.

 

2. 미국의 영재교육

 

박인호(2009)는 미국의 영재교육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미국 영재교육의 태동은 존스 홉킨스대학교 길먼(Gilman) 총장 주도하에 1876년에 심리학연구실에서 시작된 영재아 연구와 하버드대학교 제임스(James)가 1875년에 그 대학의 심리학 연구실에서 시작한 인간심리에 관한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이 두 기관의 영향을 받아 터만(Terman)은 영재교육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효시가 되었으며, 그의 50년간 연구를 집대성한 영재의 발생학적 연구는 영재에 관 한 연구와 교육의 기초를 마련해주었다. 그러므로 미국에서 영재교육 연구는 약 12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박성익, 2003).

미국의 영재교육은 주 정부가 중심이 되어 자율적으로 실시하므로 획일화되지 않고 주마다 약간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영재교육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계열성과 계속성을 유지하면서 비교적 지속적으로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영재학교, 영재학급, 마그넷 스쿨, 영재교육센터와 같은 다양한 교내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을 위해서는 AP(Advanced Placement)제도, 이중등록제도, 조기 학점이수제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에 15개 정도의 수학·과학 고등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미국 영재교육의 대표적 운영제도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김충원, 2000). 첫째, 과학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재학교를 운영한다. 둘째, 대학·지역교육청·박물관 등 수많은 기관에서 영재교육센터를 운영한다. 셋째, 영재교육을 전담하는 중심학교가 인근의 영재학생들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영재교육 수강 기회를 제공한다. 넷째, 가장 일반적인 일반 학교 내에서 방과 후 교육·소집단별 교육·개별화 교육 등의 형태로 영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영재교육의 전반적인 특징은 영재의 잠재적 능력과 수월성을 최대한 신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의 융통성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영재교육법을 제정하고 아울러 제도적·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영재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어떠한 기관이나, 잠재적인 영재성을 인정받는 학생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영재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문호를 열어두고 있으며, 영재교육의 운영에서 교과과정·프로그램·교수법 등이 획일화되어 있지 않고 자유롭게 구성하고 개발하여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미국의 영재교육은 주별, 지역별, 학교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재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 면에서 신축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특수 재능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의 운영, 지역공동 영재학교 운영, 일반학교에서의 영재반 운영 등 학생·학부모·학교·지역 사회의 요구와 실정에 부합하는 영재교육의 실시가 가능하도록 허용한다. 아울러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영재들의 학습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동시에 조기 진급과 조기 졸업이 가능하고, 이에 따른 상급학교 진학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위의 설명을 참고하여, 미국 영재교육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심리학 연구로 행해진 긴 역사와 공교육에 도입된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가 눈에 띈다. 인용한 내용에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공교육에 영재교육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기는 조벽(2004;5)에 따르면 1957년 스푸트니크 충격 이후이며, 그것도 60년대 인권운동의 영향으로 몇 년 만에 무력화되었고, 본격적인 것은 제조 산업이 일본과 독일에 밀렸다는 위기감으로 1972년부터 시작되었다.

다음으로, 영재교육 대상자가 한정되어 있지 않다. 각 주마다 다르고, 지역 여건에 따라 다르게 때문에 어느 정도 인지 파악하기도 어렵다. 추측컨대 영재교육을 지도하는 교사의 대다수는 대학교수는 아닌 것 같다. 조기 진급과 조기 졸업에 이은 상급학교 진학으로 최적의 영재교육 시기를 배려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유치원부터 시작된다. 이는 잠재적 능력과 수월성을 키워주겠다는 미국 문화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 같다.

 

3. 대한민국의 영재교육

 

대한민국의 영재교육은 2002년 영재교육 진흥법이 발효되고, 동법 시행령과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2003~2007)이 집행되면서 공식적인 국가차원의 영재교육이 시작되었다(김미숙; 9). 그 이전에는 서울예고와 같은 예술학교, 과학고, 외고를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할 수 있다. 학문적으로도 한국영재학회가 1992년에 생겼으니 그 수준이 깊고 넓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이후에는 다양한 영재학교, 영재학급이 지정, 개설되었다. 2008년 5월에 영재교육을 받고 있는 초ㆍ중ㆍ고 학생은 총 55,058명이다. 분야별로는 고학 14,591명, 수학 12, 618명, 수학ㆍ과학 통합 18,103명, 정보과학 3,390명, 기타 6,356명이다(김미숙, 10). 교과부 예산 지원 현황을 보면, 법 제정 이후 지속적으로 영재교육에 대한 국가 지원은 확대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영재교육은 크게 보면, 법 제정 이전에는 러시아의 영재교육에, 법 제정 이후에는 미국의 영재교육에 가깝다. 이러한 변화는 영재를 인식하는데 큰 전환이 있었다는 것을, 적어도 학문적 패러다임에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영재교육을 추진하는 추동력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다. 추측컨대, 7차 교육과정의 이론적 배경이라는 구성주의로 학문적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을 반영한 것 같다. 속되게 표현하면, 미국식 영재 교육방법을 전면적으로 도입하여 대한민국 영재교육에 적용한 것이다.

 

Ⅱ. 영재교육의 문제점

 

1. 영재에 대한 개념

 

러시아와 미국에서 전개된 영재교육의 양상이 다른 것은 영재교육에 대한, 더 본질적으로 영재에 대한 개념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영재교육의 이해 및 방안」에서 김미숙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영재들은 과연 누구이며 어떤 특성을 보이는가? 영재들을 이해하는 것은 영재교육의 출발점이자 그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영재교육에서 지향하는 교수방법의 중심 철학이 개별 영재의 관심과 능력에 맞는 ‘개별화 맞춤식’ 교육이기 때문이다. 영재들은 일반적으로 호기심이 매우 강하고, 다양한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주의 집중력과 지적인 능력이 뛰어나고, 하나 또는 여러 분야에서 특별한 재주를 보인다. 하지만 영재는 이외에도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다양한 많은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합의된 영재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으며, 각 사회와 문화가 처한 여건에 따라 영재교육 대상자를 포괄하는 수준이 다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재교육진흥법 제2조 제1항에서 영재를 ‘재능이 뛰어난 사람으로서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하기 위하여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재교육은 모든 국민이 능력과 적성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제31조 제1항)과 교육기본법(제3조, 제19조)의 정신에 따라 탁월한 잠재능력을 지닌 영재가 창의성, 리더쉽, 도덕성, 자기주도적 학습태도를 연마하고, 이를 통하여 자아를 실현하고, 나아가 국가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영재교육의 시작이며 핵심인 영재에 대한 정의가, 개념 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영재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체계적인 영재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정한 법적 정의는 모호한 표현으로 가득하다. ‘재능’, ‘타고난 잠재력’, ‘특별한 교육’이 그러하다. 국가 발전에 기여할 자를 육성하는 것이라는 실용적 태도가 해결책으로 제시된 듯하다. 필요를 판단하는 주체가 국가라고 추정된다. 이러한 흐름에서 영재교육은 창의성, 리더쉽, 도덕성, 자기주도적 학습태도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설정된 듯하다.

 

2. 영재교육의 문제점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는 렌쥴리의 영재 정의를 제안하고 있다.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영재성은 평균이상의 지적 능력, 높은 과제 집착력, 높은 창의성이라는 세 가지 특성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나타난다. 이를 받쳐주는 배경에 리더십이 있다고 한다. 영재교육연구센터의 정의에 따르면 영재성이 발현되려면 네 가지 능력이 동시에 발현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의에 입각하면, 영재교육은 네 가지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려내고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위에서 인용한 김미숙의 네 능력과 렌쥴리의 네 능력을 비교하면, 창의성과 리더십은 공통으로 들어있다. 다른 요소로 김미숙은 도덕성과 자기 주도적 학습태도를, 헨즐리는 지적능력과 과제 집착력을 들고 있다. 간단하게 차이점에 대해 지적하겠다. 한국 문화는 도덕과 태도를 중요시하고, 미국 문화는 인지적 측면과 실용을 중시한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창의성과 리더십이라는 능력을 검토하겠다. 먼저 리더십이 과연 영재의 특성인지 의문이 든다. 누구나 인정하는 영재 중의 영재인 아인슈타인이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리더십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누구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누구나 영재라면 시라소니처럼 홀로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을 연상할 것이다. 사고뭉치 에디슨이 쉽게 연상될 것이다. 조직적인 일을 담당해야 할 현대사회의 필요성을 반영하여 선택된 능력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리더십은 영재의 고유한 이미지와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창의성을 살펴보겠다. 조벽(2011;6)에 따르면, 창의력 연구자들은 창의성의 요소를 무려 170가지나 발견했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이 6가지 핵심 요소로 정리하였다. “가. 튼튼한 기초 지식. 나. 알쏭달쏭함을 소화해 낼 수 있는 퍼지 사고력. 다. 문제 해결 대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호기심. 라. 안락함에 만족하지 않고 낮은 성공률에 도전할 수 있는 모험심. 마.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또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긍정심. 바. 새로움을 수용하고 포용할 수 있는 허심(여유).”

이렇게 본다면, 영재교육은 이러한 요소를 초ㆍ중ㆍ고 12년 동안 연차적으로 위계에 따라 유기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요소 하나하나를 배웠다고 해서 전체인 창의성이 구현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하워드 가드너가 한 이야기를 신광현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가드너는 수십 년간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창의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음을 강조한다. 또 영역이 지능들의 고유한 조합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창의성의 독특한 형태를 살피고 있다. 예를 들어 물리학에서의 창의성은 문학, 정치학, 심리학에서 나타나는 창의성과는 매우 다르므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과 그의 활동 영역의 상호조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창의성에 대한 일반화는 설득력이 없다고 한다. 첫째, 특정 영역에서 10 년 이상 숙련되지 않는다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다. 둘째, 창의성은 단순한 지적 능력이라기보다는 성격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이 보인다. 위험을 즐기는 사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낯선 것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 현재의 상태에 마음이 편치 못한 사람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칙센트미하이가 강조했던 것처럼 창의성은 단순히 개인의 특성으로만 볼 수 없다. 오히려 창의성은 (1) 재능, 성격, 동기를 가진 개인과 (2) 개인이 소속된 학문이나 기술 영역, 그리고 (3) 독창성과 탁월성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개인과 기관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가드너;96-97). (신광현:142)

 

가드너의 설명을 간결하게 정리하면, 창의성은 영역마다 다르다. 창의성이 발현되려면 특정 노동, 직업, 영역에서 10 년 이상 숙련해야 한다. 창의성은 지적 능력보다 성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또한 창의성은 개인의 능력을 나타내는 특성이 아니라 공동체의 능력을 나타내는 특성이라고 한다. 가드너의 설명이 옳다면 창의성을 영재교육에 반영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영재성에 창의성을 포함하는 분들에게는 충격적이겠지만 가드너는 심지어 영재성과 창의성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가드너(2007;70)는 이를 설명하는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심광현;140).

 

용어

법위

대상연령층

영역/분야

관련문제

지능

생물심리학적

모든 연령

 

 

영재성

생물심리학적

아동기

이전 영역/분야

결정화 경험

신동

생물심리학적

아동기

현재의 영역/분야

다양한 자원을 갖고 활용함

전문성

현재 영역/분야

청년기 후반

영역과 분야로부터의 인정

축적된 지식/기술

창의성

미래 영역/분야

청년기 후반

영역 및 분야와의 충돌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비동시성

천재

광범위한 영역/폭 넓은 분야

성년기

보편적

어린 시절과의 관련성

 

가드너의 주장에 따르면, 영재성의 요소로 창의성을 설정하는 건 말도 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영재성은 생물심리학적인 것이다. 즉, 진화의 결과인 유전적 요인과 이전 경험에 의해 발현되는 것이니 특별한 학교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혈우병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학교를 다니던 다니지 않던 혈우병으로 고통 받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가드너의 설명이 옳다면 영재교육은 출발선에서 단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했다.

 

3 영재교육 방향 모색을 위한 단초

 

제가 겪은 영재와 관련된 단편 3개를 제시하고, 앞에서 검토한 내용을 치밀하게 검토하여 추릴 것을 추려 영재교육 방향 모색을 위한 단초를 찾아보겠다.

먼저, 2010년 영국의 심리학자들이 조사한 내용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신생아를 상대로 태어나 첫 울음 소리를 녹음하여 분석하였다. 결과는 놀랍게도 각 국의 신생아는 태어나면서부터 각국의 언어에 고유한 억양을 첫 울음소리에 반영했다. 농담처럼 정리한다면, 신생아는 모두 모국어 영재인 것이다.

다음으로, 최근에 MBC FM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다. 그 아이는 내가 아는 한 최연소 국악영재다. 엄마가 창을 하고 고수인 아빠가 추임새를 넣는다. 이부자리에 누워 있는 아이는 엄마의 창이 멈추고 아빠가 추임새를 넣을 때, 옹알이로 같이 추임새를 넣는다.

마지막으로, TV에서 본 4-5세 아이 이야기다. 그는 팝송 영재였다. 수 백 곡의 팝송을 감정까지 넣어가며 유창하게 노래를 불렀다. 노래방 주인이었는지, 가수였는지 부모의 직업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드너의 설명에 따르면, 영재는 아동기에 출현하고, 이전 영역에서의 경험을 근거로 하여 발현된다. 위에 제시한 단편적인 이야기 세 개는 가드너의 설명이 적절함을 보여준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영재가 겪은 경험이라는 것이 발달의 사회적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영국이냐 프랑스냐, 국악을 하는 가정이냐 성악을 하는 가정이냐, 부모의 직업이 무엇이냐 이런 것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너무도 강하다. 심지어 수학 영재나 과학 영재로 선발되는 아이들은 미리 수학이나 과학을 선행학습 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미국처럼 이른 시기에 영재를 선발하는 것은 한국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영재 사교육을 조장하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러시아같이, 한국에서도 20세기 중후반에 했던 것처럼 나중에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재를 정확히 정의할 수 없지만, 영재가 드러나는 시기와 특징에 대한 가드너의 설명에 따라 영재교육과 관련된 분명한 원칙 하나를 정리했다. 꼭 영재를 선발해야만 한다면 그 시기를 고등학교 이후로 미루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비고츠키는 『생각과 말』 6장에서 정원사의 어리석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꽃을 빨리 피우기 위해 꽃잎을 하나하나 찢어내는 것처럼, 영재를 조기에 선발하는 것은 다양한 핵심역량을, 고등정신기능을 육성하지 않고 하나의 역량만을 강조하여 정상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TV에 나와 그 놀라운 재주를 보여주었던 영재들이 대부분 시들어 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우린 잘 알고 있다. 영재교육 대상자를 선발하는 시기는 분명히 재고되어야 한다.

 

관련 자료를 보면서 영재교육에 대해 합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 있었다. 영재교육은 창의성을 키워주는 교육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가드너는 분명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지적을 하고 있다. 창의성의 발현은 청년 후기에,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노동을 한 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교육기관에서 해야 할 영재교육은 창의성 자체를 육성하는 교육일 수 없다는 것이다. 미래에 창의성이 꽃피는 데 필요한 것을 준비시키는 교육이 영재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의식적으로 영재의 속성들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의 속성들, 요소들을 찾아야 하고, 그것들을 계열화하여 교육시키는 것을 영재교육이라고 해야 한다.

제대로 된 경우, 영재교육은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과교육과 기발한 발상을 강조하는, 즉 상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상상력을 키우는 방법이 정교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이 영재교육이 실패한 중요한 지점이다.

상상력을 키우기 위하여 상상력을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으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즉 고등정신기능, 핵심역량 하나를 키워가는 방식으로 영재교육을 추진하였다. 아니면 170가지나 되는 다양한 요소를 병렬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추진하였다.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그 대안을 찾는데 비고츠키는 출발점이 될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Ⅲ. 영재교육에 대한 새로운 시각

 

1. 고등정신기능들의 체계

 

앞에서 상상력은 공상(하는 능력)과 현실(을 이해하는 능력)이 결합된 것이라는 비고츠키의 단정을 얼추 선보였다. 공교육에서 영재교육을, 창의성 교육을 풀어낼 단서를 찾고 이해하기 위하여 이빅(Ivic)의 설명을 참고하고자 한다.

 

발달 이론이 교육에 미치는 함의를 탐구하려는 우리 목적에 따라, 우리는 여기서 몇몇 중요한 결론을 도출하고자 한다. 우선, 우리는 발달과 교수학습 과정의 관계라는 문제에 대한 독창적인 대답에 직면한다. 심지어 (언어 습득과 같은) 유전에 의하여 주로 결정되는 기능을 위해서도, 사회적 환경의 공헌(교수학습 과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성적이고 그러므로 단순한 촉발 기제, 혹은 (그럴듯한 예를 들어 보면) 단순한 자극제 이상이다. 사회적 환경의 공헌(교수학습 과정)은 어떻든 출현하게 되는 행동 형태의 발달을 단지 가속화하는 것 이상이다. 교수학습 과정의 공헌은 교수학습 과정이 개인에게 강력한 도구(언어)를 제공한다는 사실에서 도출된다. 습득 과정에서 이 도구는 개인의 심리구조의 일부로 (내적 언어의 발달과 함께) 통합된다. 그러나 여기에 좀 추가할 것이 있다. 사회적 기원을 지닌 (언어와 같은) 것을 새롭게 습득하는 것은 (말 기능이) 이제 생각과 같은 다른 정신기능들과 상호작용하도록 한다. 이러한 조우는 말로 하는 생각 같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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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비고츠키와 영재교육의 방향 모색 file 진보교육 2012.01.26 1770
24 [특집Ⅱ] 10.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지원 방안 - 공공부문 확대와 학력과 학벌 차별 철폐 file 진보교육 2012.01.26 1239
23 [분석] 입학사정관제의 비밀 file 진보교육 2012.01.26 1217
22 [특집Ⅱ] 3. 입시경쟁교육, 사교육을 일소하고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할 ‘대학입학자격고사’의 실시 진보교육 2012.01.26 1205
21 [담론과문화] 고향의 푸른 잔디 진보교육 2012.01.26 1177
20 [특집Ⅱ] 8. 교육여건 개선 : 학급당 학생수 감축(20-20) file 진보교육 2012.01.26 1090
19 [맞짱칼럼] 교육꼼수 난파선 이주호 - 이보다 더 무책임할 수 없는 교과부 진보교육 2012.01.26 1076
18 [담론과문화] 너무나 인간적인 그리고 너무나 너절한 - 영화 ‘초록물고기’와 ‘스카페이스’에서의 인간성 진보교육 2012.01.26 1065
17 [특집Ⅱ] 4. 외고, 자사고 폐지를 통한 ‘고교평준화’의 재정립 및 ‘통합중등학교체제’로의 이행 file 진보교육 2012.01.26 1033
16 [특집Ⅱ] 7. 유아교육의 공교육화(4~5세 무상교육) file 진보교육 2012.01.26 1016
15 [특집Ⅱ] 9.벌거벗은 비정규 교수들의 삶을 정규직 전환으로 전환하자 file 진보교육 2012.01.26 972
14 [담론과문화] 교사와 감정노동자 진보교육 2012.01.26 899
13 [특집Ⅱ] 6. 교육의 민주화 : 학교자치위원회, 대학평의회, 국가교육위원회 file 진보교육 2012.01.26 894
12 [특집Ⅱ] 5. 발달과 협력의 초중등교육과정 수립 file 진보교육 2012.01.26 873
11 [특집Ⅱ] 1. 무상교육의 전면적 확대 file 진보교육 2012.01.26 836
10 [특집Ⅱ] 2. 공공성과 평준화에 입각한 새로운 대학체제 -‘교양과정· 공동학위 대학통합네트워크’ 건설 진보교육 2012.01.26 805
9 [현장에서] 닥치고! 누적반납 진보교육 2012.01.26 776
8 [Contents] 진보교육 43호 목차 (2011년 12월호) 진보교육 2012.01.27 773
7 [현장에서] 사라진 투쟁, 사라진 기개! - 누가 감히 2012년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가? 진보교육 2012.01.26 722
6 [권두언] ‘교육혁명’의 새 기운을 싹틔우자 진보교육 2012.01.26 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