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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강림41 ‘좋은숲동무들살아가는 이야기>

 

임성무(진보교육연구소 회원)

 

 

98일차 - 2학기 시작, 이제 다시 시작이다.

 

비가 보슬보슬 오다가 다시 굵어지다가 다시 부슬부슬 거리다 가는 비가 종일 오는 날이다.  2학기 개학을 했다. 날씨처럼 차분하게 시작하려고 한다. 방학동안 충분히 신났을 테니 2학기를 굳이 신나게 시작하지 않으려고 한다. 개학날부터 배구대회로 서연, 강현, 서준이는 강원도 홍천으로 갔다. 지아는 목감기가 심해서 열이 많아서 4교시에 조퇴를 시켰다.

 

오늘 공부는 방학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학급 신문으로 만든다. 먼저 방학 읽기를 꺼내서 가장 소중한 일기 하나를 고르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으로 방학 동안 읽은 책과 독서 감상문에서 한권을 골라 도서관에 가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어 오게 했다. 가장 감동이 있었던 책을 골라 보라는데 독서 수준이  불편하다.  번째,  번째로  일이 많이 남아있는데......  큰일이다.  활동을 여러  했는데도  쉬울  같은 일이 어려운 모양이다. 아무래도 2학기에는 학습과 활동에 기본이 되는 기능을 확인하고 작은  하나도 꼼꼼하게 가르쳐야할 모양이다. 자칫 첫날부터 아이들에게 화를   했다.

 

아이들이  교과서 수업으로 음악을 하자고 해서 음악을 했다. 음악 시간에 가을은 언제 올까로 공부를 시작했다. 입추, 처서를 공부했다. 숙제로 감상하고 싶은 가을 연주곡과 부르고 싶은 가을 노래를 하나씩 알아오기를  숙제로 냈다. 교과서 노래는 아이들이 유치원   배워서 재미가 없다. 악기연주만 하면   같다.

2학기 교과서가 방학 중에 와서 오늘 나누어 주고 이름을 적었다.  교과서를 받은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새로운 배움에 대한 기대를 가진 아이들은 몇이나 될까 생각하니 문득 걱정이 된다.

어제는 과학 그림자 수업에 필요해서 오래된 이웃학교 교장인 후배들에게 OHP프로젝터가 남아있는지 알아달라고 했더니 대부분 폐기해버리고 없단다. 다행히 현풍초에 있다고 답이 왔다. 열심히 확인해  여환주, 최성식 교장 고맙다.

점심을 먹고 가을꽃을 찾아가 보았다. 벼가 작고 하얀 꽃을 피웠다. 집으로 가면서 꽃구경하고 가라고 했는데 몇이나 보았을지 모른다. 봉숭아물들이기 숙제도 제대로  아이가 없다. 내일 수업으로 해야겠다.  

 

퇴근하고 지회에서 준비하기로  민주시민교육 연수 계획을 세웠다. 정치철학, 교육철학, 교육정책과 프랑스 사례, 학교민주주의, 중등 사례, 초등 사례, 대구지역 민주주의 현장답사로 짰다. 일정은 10 30 부터 5 동안 수요일마다하기로 하고 강사를 섭외했다. 강사를 나누어서 동시에 섭외 전화를 하는데 얼마나 시끄럽던지, 아무튼 동시에 강사 섭외를 끝냈다. 아마도   모양이다. 민주시민교육은 교육법에 명시된 우리 교육의 목표임에도 입시경쟁교육에 묻히고, 4차산업혁명, 미래교육이라는 이름에 목표가 실종되어 있다. 당연히 교육과정 여기저기에 부분적으로 나누어져 들어가 있다 보니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닌 그저 그런 명목상 교육목표로만 있는 셈이다. 대구에서 민주시민교육을 뿌리내리기 위해 참여연대에서도 민주시민교육센터를 발족했고, 민주시민교육조례도 제정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진 교사그룹이 생겨나고, 민주공화제를 완성하기 위한 기초기본교육이 되어야  것이다.

 

잠깐 여름방학 근황토크를 했는데 동료들이 마련한 송대헌 선생의 회갑잔치와 교육운동의 출발이  민중교육지와 교육민주화선언, 사학정상화투쟁, 전교조 결성으로 이어지는 교육운동사를 이야기했다. 한일관계 속에서도 가족관계로 불편하게 일본을 다녀  이야기는 배움의공동체를 시작한 일본 교육의 그늘, 히로시마 교직원조합의 평화학습여행단 이야기, 학교장 갑질이야기, 교원대에서 열린 교육자치컨퍼런스 경험 나누기, 청주에서 열린 민주시민교육 전국연수 이야기로 풍성한 나눔이 되었다. 모처럼 아주 유쾌하고 진지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날이 많으면 좋겠다. (2019. 8.28. )    

 

 

99일차 - 경술국치일, 대구교육청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경술국치일이어서 계기교육을 했다. 대부분의 교육청은 계기교육을 하도록 학교에 공문과 자료를 제작해서 보내  모양이다. 하지만 여긴 대구이니 태극기를 조기로 내리자는 것조차도 없다. 나도 교사들에게 쪽지를 보내려고 썼지만 보내지 않았다. 3.1혁명 100주년,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미리 배웠고, 최근 한일관계 속에서 불매운동까지 동참한 아이들이어서 경술국치일 수업은 술술  풀렸다. 독립군가를 듣고 부르기를 했다.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독립군처럼 팔을 힘차게 흔들며 노래를 부르며 갔다.

 

과학 수업으로 식물카드를 펴고, 아는 식물과 모르는 식물로 분류를 했다. 아이들이 모른다는 식물은 닭의장풀, 물봉선, 주목이었다. 이름과 사진으로 식물의 특징을 알아보았다. , 닭장, 닭똥,  이야기와 알고 있는 지식을 알아보았다. 그러다가 최근 달걀에 산란일자와 사육환경을 표시한 것을 이야기 하면서 어디서 자란 닭이 가장 행복할까? 행복한 닭이 낳은 알은   비쌀까? 이렇게 공부해 두면 국어 시간에 마당을 나온 암탉 공부로 이어진다. 물봉선은 , 봉숭아의 다른 이름 봉선화, 개그맨 신봉선,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시윤이와 우현 이야기를 나누고 밖으로 나갔다. 자기가 심은  앞에 가서 벼꽃을 관찰하고, 여름에 미주 신현, 서연이 심어  맨드라미도 관찰하고, 드디어 봉숭아 씨앗을 터트려서 씨앗을 모았다. 아이들은 점점 재미가 있는지 씨앗을 모아서 팔아도  만큼 모아두었다. 다음으로 주목 앞에 가서 주목 씨앗을 관찰했다. 아직 남은 바알간 주목 열매에 독이 있다고 해도, 다음  아이들 위해서 남겨 두라고 해도  먹느라 주목 곁을 떠나지 않는다. 닭의장풀을 찾으러 교문 밖을 나가다가 체육시간이 되어서 마쳤다. 식물을 대하는 우리  아이들의 태도는  만족이다. 내일은 봉숭아물들이기를 하기로 했다.

 

수학시간에 배울 내용을 살펴보다가 선행학습을 했는지 물어보니 15명이 벌써  배웠다. 갑자기 화가 난다. 선행학습금지법으로 고발하면  받을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법이 있어도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경쟁교육이 바뀌지 않는   법은 있으나마나한 법이 되었다. 분수의 크기 놀이를 하면서 벌칙으로 딱밤주기를 했더니 여기저기 즐겁다. 생일잔치  친구를 초대할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로 확인을 했다. 3만원으로 생일잔치를 해야 하고 피자를 먹으려고 하는데  명을 초대하면 다들 만족스럽게 먹을  있을까?  ,  , ... 아홉 명으로 초대할 친구를 늘이면 내가 먹을 피자 조각의 크기는? 그렇게 분수의 크기를 비교해보았다. 놀면서도 배우면 재미도 있지만 놀다가 배움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학 둘째 날이지만 조금씩 수업에 시동을 걸어  날이다. 강원도로 배구를 하러  4학년들이 우승을 했다는 연락이 왔다. 돌아오는 강현이와 서연이에게 축하 전화를  주었다. 서준이는 폰을  두었다. 얼마나 좋을까?  (2019. 8.29. )    

 

 

100일차 - 생명존중교육과  공장이  우리  

 

학교 스포츠클럽 전국 4학년 배구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아이들이 오면서 완전체 학급이 되었다.  명을 불러내어 축하를  주었다.

 

우리  농부 승규가 모종 기르기를  뒤에 텃밭이 있다고 옥수수 모종을 많이 가져갔다. 오늘 우리가 싹틔운 옥수수 여섯 자루에, 나누어 먹기엔 부족한 옥수수를 사서 삶아서 보내 주었다. 1,2교시는 생명존중 주간 수업이어서 생명의 뜻과 생명의  살이, 사람은 몸과 (지와 ), () 되어 있다는 설명을  주었다. 옥수수를 나누어 먹으면서 옥수수의 생명을 예를 들어서 공부했다. 어떤 사람도 없어도 되는 사람이 없고, 차별받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식물과 동물  어떤 생명도 마찬가지임을 설명했다. 공부하면서 먹는 옥수수는  맛있었다.

   

땅콩을 캤다. 너무 일찍 캐서 그런지 땅콩이 잘다.  포기씩 뽑고, 씨앗이  여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류했다. 땅콩을 까먹으면서 따는데 아이들이 생콩이 달다면서  주어서 먹었다. 다른 반이 체험하도록 남겨 두었다. 오후에 교사들에게 안내를 했더니  반이 신청을 했다.

 

봉숭아물들이기를 했다.   모둠으로 나누어 미주, 신현, 서연, 승규 선생노릇을 했다. 나는 막자와 막자사발, 백반, 랩을 준비해서 나누어 주고 순서를 조절하는 일만 했더니 한결 내가 편하다. 아이들은 점심 먹을 때까지 손가락이 가렵다. 손이 쭈글쭈글해져도 괜찮은가? 손가락 전체에 물이 들었는데  지워지면 어쩌나?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나? 등의 질문에다가 신경 쓰지 말고 공부에 집중하라고 해도 온통 신경이 손에  있다. 결국 점심을 먹을  참지 못하고  빼내버렸다. 나는 박은옥의 노래 ‘봉숭아 들려주었다. 아이들 정서에는 맞지 않지만 곡이 예뻐서 ‘  누구인지를 설명하면서 감상했다.

 

이렇게 생명존중 수업  시간을 했다. 이어서 국어수업으로 방금 전에 우리가  체험을 잘게 과정을 나누고,  과정 중에서    있는 글감을 골라 시로 썼다. 오늘 우리 반은 시를 생산해내는  공장이 되었다. 옥수수, 땅콩 캐기, 봉숭아물들이기, 봉숭아 씨앗 모으기, 방학  개학을 글감으로 시를 썼다. 목표는 다섯 편중에  편이   시가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10 초까지 교육청 지원을 받은  쓰기를 1 완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2학기에는 좋은 어린이시와 동시집을 사서 하루 다섯 편씩 읽고, 마음에 드는   편에 대해   감상글을 쓰고, 한편의 글을 쓰는 공부를 하려고 한다. 작년처럼 이러다 아이들이 시인이 될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선생님 우리 반에서 유명한 시인이 나오겠지요?”하고 물었다. 나도 나오면 좋겠다.

 

사회 교과서를 훑어보았다. 2학기 사회는 다양성이 핵심이다. 사는 , 경제 활동, 사회 변화를 공부한다. 사는 곳과 교류를 공부하기 위해 고령으로 농촌체험을 간다고 알려 주었다. 사회변화를 이야기 하면서 50  버스를 처음 탔던 경험과 좌변기에 얽힌 일화를 말해 주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걱정이 되는 사회변화는 기후위기라고 말하면서 어제 뉴욕에 도착한 그레타 툰베리 누나언니를 소개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해주기로 했다.

 

아이들 시는 집에 가서 읽어 봐야겠다. 오후에 수학 과정평가 계획을 세웠다. 퇴근하고 경산 삼성현역사문화공원에 가서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목성과 토성을 보여 주러 간다. 내일은 대구과학축전에 환경동아리 아이들과 같이 가기로 했다. (2019. 8. 30. )  

 

 

101일차 - 비경쟁 독서토론 

 

학기 중에는 월요일이 가장 힘이 들지만 오늘은 걱정보다 컨디션이 좋다. 지난주 개학을 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금요일 경산 삼성현역사문화공원에서 열린 큰나무 어린이집 밤숲체험 행사에 가서 180   아기들부터 할아버지들에게 별자리와 토성을 관측하게 지원하고, 토요일에는 대구과학축전에 환경동아리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체험을 하고 왔더니 목도 칼칼하고 기침도 나고 기운이 빠졌다. 그래서  쉬었더니 월요일인 오늘은 생각과 다르게 컨디션이 좋다.

 

2 담임이 아기를 가져 절대적 안정이 필요해서 병가를 들어가서 오늘 강사로 3 선배이자. 기독학생반 오각 선배가 오셨다. 그래서 금방 친근감이 생겨서 좋다. 남교사가 강사로 오기는 처음이다. 나도 혹시 명퇴를 하게 되면 선배님처럼  수도 있겠다 싶어서 궁금한  많아졌다.

 

1교시에 국어 수업으로  학기 한권 책읽기를 시작했다. 맛있는 책을 고르는 것을 맛집을 찾아내는 방법으로 설명했다. 먹고 싶은 음식 정하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 추천을 받기, 맛집을 소개하는 사람들의 리뷰와 평점, 직접 이리저리 둘러보고 고르기처럼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방법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일단 우리  전체가 짧은 같은 책을 5권을 읽고 토론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모둠별로 같은 책읽기. 같은 책을 읽고 싶은 친구들이 잠깐 동아리를 만들어서 읽기, 그리고 각자 원하는  읽기 등의 방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책을 읽고 나서 어떻게  것인가를 두고 지금까지는 주로 독서감상문을 썼다. 하지만 지난여름 연수를 통해 ‘책읽는사회문화재단 통해 ‘비경쟁 독서토론 배운 것을 활용했다. 처음 하는 방법이어서 짧은 시간에 되지 않았지만 단계 단계마다 자세하게 설명하고  하는지 챙기면서 익혀나갔다. 고맙게도 아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이해했다. 비경쟁 독서토론은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모둠지기를 빼고 모든 아이들이 돌아보고 선택하고 자유롭게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끝나고 소감을 물었는데 많은 아이들이 방법이 바뀌어 재미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알게 되었다. 많은 친구들의 생각을 알아보니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다행이다. 이런 비경쟁 독서토론을 여러 차례 하고 나면 앞의 한권 책읽기의 독서  프로그램으로도 좋은 방법이 몸에 익숙해질 것이리라 생각한다.

 

음악 시간에 아이들이 독립군가를 부르자고 해서 신나게 부르고 시작했다. 그리고 숙제로  가을 노래와 감상곡을 추천받아서 감상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아이들이  따라 불렀다. 나도 바리톤 흉내를 내어 불렀다. 아이유의 ‘가을 아침 신나게 불렀다. 동요 중에서 왕도토리를 추천해서 들었더니, 2002 발표된 국악동요인데 지금 음악교과서에도 나와 있었다. 2학년  4반이었던 아이들이 동요에 율동을 만드는 놀이를 했다고 해서 불러내어서 기억이 나는 대로 추게 했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교과서 노래를 이미  알고 있어서 올해 처음 시도해 보는 음악 수업인데 나름 아주 재미있었다. 방학 숙제로 멜로디언 배워오기가 숙제였는데  명이 악기를 구하지 않아서 아파트에 재활용으로 내놓은 멜로디언을 가져다 두었는데  필요했다. 선생을 오래하니 이런 일도 한다. 가을길을 악기로 연주하는데 다들 금방 연주를 한다. 유튜브로 멜로디언으로 얼마나 수준 높은 연주를   있는지 보여주었다. 내가 실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피아노를  주고 배워본 적이 없어서 불가능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 지는 안다. 나는 무슨 악기이든  활용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멜로디언이 가장 단순하지만 멋진 노래가 옥상달빛의 ‘염소  마리여서 들려 주었다.

 

아침 전교생 다모임에서 배구대회에서 우승한 4학년들과 다음 대회에 나갈 6학년들을 불러내어 학교장이 한명씩 소개하고 전교생이 격려를 했다. 우승한 4학년은 상금도 100만원이나 받아와서 부러움을 샀다.

점심  방학동안 가족여행으로 담양에 가서 대통밥을 먹고 나서, 구해  대통을 다시 씻어서 곰팡이를 제거하고 교실 책상위에 연필꽂이로 올려 두었다. 미술시간에 아크릴물감으로 꾸밀 예정이다. 새로  체육선생님과 수업을 하고 오더니 무섭다고 해서 내가 설마 임성무 선생님보다 무서울까하고 무서운 얼굴을  주고 마쳤다.

 

퇴근하지 않고 조국 교수의 기자청문회를 보는데 가족을 생각하면 당장 내려놓고 특히 딸을 데리고 조용한 곳에 가서 위로하고 싶다는 말이 아프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있는  까지 일해서 마무리해야 하는 소명을 말했다. 금수저인 자기 다음에는 흙수저 출신 법무무장관이 사법개혁을 완성하면 좋겠다고 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직접 듣고 보니 자한당이  청문회를 무산시켰는지 알겠다. 빨리 윤석열 검찰이 수사를  끝내면 좋겠다. (2019. 9. 2. )    

 

 

103일차 - 학생자치활동과 일상에서부터 민주주의를 배우자 2

 

아침에 학급회 임원 선거를 했다. 24 가운데 10명이 출마했다. 선거를 즐기자고 했고, 떨어져도 삐치거나 슬퍼하지 않기로 해서 그런지 다들 즐겁게 참여했다. 발표 울렁증이 있는 재연이가 선관위원장이 되었는데 선거 시나리오를 보고 시작하다가 내가 살짝 지적하자 굳어지더니 못하겠다고 했다. 나는  된다고 하고 1학기 선관위원장인 성범이가 도와주기로 하고 그냥 하도록 했다. 그러더니 점점 목소리도 커지고  했다. 끝나고 얼굴에 자신감이 생긴  같았다. 회장은 세욱, 부회장은 미주와 현우가 당선 되었다. 2학기는 민주시민답게 학급 민주주의를 멋지게 해내자고 약속했다. 민주주의는 누구나 자기결정권을 갖고 결정에 참여하고, 결정을 책임지고 실행하는 것이다.

 

국어시간에 ‘목기린 , 타세요.’ 모두 같이 읽었다. 표지를 보고 출판사와 작가를 알아보고, 제목과 표지그림으로 이야기의 내용을 상상해 보고, 뒤표지의 줄거리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그림 28장만 보면서 이야기를 구성해 보았다. 그림 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희로애락 장면을 하나씩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자 아이들이 빨리 글을 읽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그러자 하고 책을 읽는데 아이들이  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나는 ** 책을  읽도록 했다. 책을  넘기고는  읽었다거나 두꺼운 책을 대출해 와서는 대출권수만 올리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오늘은  읽히고 싶었다. 책을 읽게 했더니 두세  읽더니 눈을 껌벅거린다. 일어서서 읽게 하고, 읽는지 관찰했다. 하품을 하면서 억지로 읽었다. 대단한 일이다.  읽고 앉을  내가 이제 그만 자라고 했더니 진짜 잔다.  한권을 읽게  것만도 뿌듯하다.

책을  읽고, 토론을 했다. 오늘은 후배 최은경 박사  학습과정을 따라서 활동지에 먼저 생각을 쓰고 모둠별로 토론을 했다. 아이들이  말이 없을  같아서 칠판에  느낌,  경험,  반성,  실천,  상상,  제안을 말하도록 하면서 돌아가면서 자기 말을 하도록 했다. 교사인 나는 제대로 진행이 되는지 살펴보고, 도움을 주는 일만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공동체의 소수자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토론했다. 이렇게  학기 한권 책읽기와 비경쟁 독서토론 2차를  해냈다.

 

체육을 하고 와서 과학을 했다. 1학기 내내 농사를 짓고, 학교에서 자라는 식물을 관찰해서 그런지 1단원에서 배워야  기초적인 지식은  배운 셈이다. 올해 들어 교과서에 나오는 수생식물은 거의  심어두어서 수월하다. 오후에 학년 모임에서 식물 단원을 가르치는데 필요한 안내를 했다. 현풍초 자료실에서 구해  캐캐 묵은 OHP 프로젝트를 갖고 와서 작동해 보았다. 하도 오랜만에 다루는 것인데다  OHP 34년차인 나도 다뤄보지 않은 정말 오래된 기기여서 전원을 켜는 일부터 조작까지 어려웠다. 기억을  올리는데 오래 걸렸다. 후배 교사 중에  선생은 11  이후 처음 보는 것이라고 했다.

학년끼리 모여서 학습 준비물을 챙겨보고, 새로 구입할 것을 정했다. 다른 학년 연구실을 찾고 물어서 굳이 사지 않아도  것을 찾아냈다. 의논을 하다가 과학을 좋아하는  선생은 지구를 살리기 위해 업사이클을  많이 하자는 제안을 했다. 고마웠다. 교사들이 모여서 서로 협력하고 좋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학년부장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비가 그쳐서 상자 텃밭을 1 정리를 했다.    내로 배추와  모종을 구입해 두고, 다음 주에는 모두 정리하고 심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1,2학년 담임들이 가장 관심이 많았다. 2학년 아이들 일기에 자기들이 심고 가꾼다는 글이 많다고 했다. 언제 아이들 글을 모아 봐야겠다. 시청 학교농장 지원예산도  쓰려면 계획을 다시 고쳐두어야겠다. (2019. 9. 4. )

 

 

104일차 - 개념 교육이 중요하다

 

과학 수업에서는 식물분류하기, 수학에서는 도형(삼각형, 사각형, 다각형), 사회에서는 마을(촌락과 도시) 공부를 한다. 4학년 2학기가 되면  갖추어야  능력이 개념의 위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최상위, 상위, 중위, 하위, 최하위로 인식하여 개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어려운 말이지만 이렇게 가르쳐 두어야 정확하게 공통점과 차이점을 관찰하고, 기준을 정해서 모으고 나눌  있다. 그리고 기준을 정확하게 정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식물 - 나무와  - 한해살이, 여러해살이식물 - 바늘잎, 넒은잎 - 늘푸른나무, 잎갈나무 - 나란히맥, 그물맥 - 수염뿌리, 원뿌리 - 사는  등으로 나눌  있다. 사회도 자연환경 - 생물과 무생물 - , , 강과 바다 - 사람들의 자연환경 이용 모습 - 촌락과 도시 - 농촌, 어촌, 산지촌, 내륙도시와 해안도시로 나누어 가면서 공부할  있다. 수학에서도 분수의 덧셈과 뺄셈을 수직선에서 나타내는 방법이 다른데도 아이들은  차이를 알지 못한다. 심지어 점선에 화살표가 있는지 없는 지도 살펴보지 않는다. 나는 마치 1학년 처음 낱말 공부를 하듯이 아는 척하면서 먼저 풀지 못하게 하거나, 아는지 모르는  하나하나 짚어 가면서 가르쳤다. 지겹도록 해서 버릇이 생기도록  작정이다.

 

그러고 보면 나도  하나 제대로 배운  같지 않다. 그래서  하나 분명하게 프로답게   있는  없다. 여기 저기 글을 쓰고, 토론회도 가고, 방송 출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거나, 다시 요청을 하지 않는  같다.  한두  불러  정도이다. 가르치는 사람만 아니면 대충 알아도 되는데 가르치다보면 내가 너무 모르는  많다 싶어서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해마다 교과서 포장박스 종이를 모아 두었다가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팻말을 만들 때에 사용한다. 내가  별난 초등교사인지는 몰라도 우리 교실에는 온갖 물건들이 많다. 미술 책을 펴고 2학기 동안 작업해야  미술 수업 내용을 살펴보았다. 미술관도 가야하고, 만들기, 서예, 조소, 회화    너무 많다. 교사인 나는  숨이 나오는데 아이들은 신이  얼굴이다. 오늘은 포장박스에 주제 없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렸다. 내일 아침까지 그려야 완성이  듯하다.

 

생존수영을 배우는 수영 실기교육 계획을 세워서 기안했다. 며칠 동안 그림자 수업  그림자극을 하려고 OHP 구했는데 현풍초에서 갖고   너무 오래  것이어서 다른 학교에도 알아보고, 과학교육원에도 알아보고 있는데 하선생이 칠곡초등에 있다고 해서 선배가 교장으로 있어서 부탁 전화를 했다. 20  기자재를 구하는 일은  마무리  셈이다.

가을장마 중에 햇살이 나와서 급하게 땅콩 캐기 체험을 신청한 2학년, 4학년 담임들과 양과 시간을 조정했다. 그런데  늦게 심은 땅콩은 알이 너무 작기도 하고, 그만  학급은 체험을 하지 못해서 내가 미안했다. 다음 고구마    챙기겠다고 달랬다. 환경동아리 활동도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정리했다. 10월에 대구와 전국에서 환경교육한마당이 열리는데 사례발표에도 참가해야 해서 마음 급하게 일을 했다. (2019. 9. 5. )

 

 

105일차 - 정성을 다해 그리도록 하기와 ‘강림 장남감 랜드

 

어제 이어서 미술 수업을 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과 관계없이 작업을 하는 동안 즐겁고 행복해지면 되고, 무엇보다 주어진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서  나은 작품이 되도록 아이들의 작품 태도를 지도하다보면 자꾸 약이 오른다. 그림 속도가 너무 느린 아이들이나 표현 기술이 부족한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도 힘이 들지만, 빨리 그리고는  그렸다고 앉아있는 아이들이  힘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끝까지 꼼꼼하게   표현하도록 압박을 했다. 그러다보니 내가  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계획은 자기가 그린 작품에 정성을 쏟아야  작품에 마음이 담기고 친구들에게 작품을 소개할  뿌듯한 마음이 생길  있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일기를 그림으로 그리듯 하라고 했다. 경험과 상상을 그린 그림을 보면 일기처럼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게 그리라고 했다. 이렇게 용을  덕에 어떻든 아이들의 작품 하나하나가  소중해 보인다.

 

점심을 먹기 전에 가져온 장난감과 인형 등을 실과실에 전시해 두었다. 5교시가 시작되기 전에 아이들과 실과실에 가서 ‘강림 장남감 랜드 열었다. 자기 장남감 놀이 방법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라고 하고, 2 이상씩 놀지 말고 골고루 놀자고 했다. 삐치지 말고 울지 말고 화내지 않기로 하고 시작했다.  20분만 즐겁게 놀려고 했는데 놀이를 멈출 수가 없어서  시간을 채웠다.   후배교사들에게도   보라고 소개했다. 사진으로 찍을   나오면 프로그램이 성공한 것이라고 해도 된다. 2  해보는 프로그램인데 내가 만들었지만  좋다. 아마 다음에    해보자고  것이다. 교실에 와서 시로 쓰라고 하니 지금까지 시쓰기 중에 가장 빨리    있다고 대답하고 쓰기 시작했다. 시를 쓰는 김에 유리창 충돌로 죽고 다친 박새와 곤줄박이에 대한 시도 썼다.

 

어제 학교 농장에 심을 배추모종을 사려고 금포 종묘상을 둘러보고 오늘 사겠다고 하고 주문해 두고 왔다. 오늘 수업을 마치고 나가보니  팔리고 없었다. 그래서  길을 따라 가다보니 수선화꽃집에서 배추모종을 팔아서  두었다.

 

국회 청문회를 보니 한심하다. 팩트체크도 못한  억측만 해댄다. 뉴스를 보니 한영외고 생활기록부 특이 로그기록이 있고, 행정실 직원이 했다고 한다. 주광덕은 갑자기 겁이 나는지 변명을 한다. 이제 청문회가 끝난 뒤가 걱정이 되겠지? (2019. 9. 6. )

 

 

107일차 - 학교 농사, 배추심고 고추 따기

 

배추 모종을 심었다. 김장배추로는 늦었지만 모종을 심었으니 먹을 만은  것이다. 일기를 쓰고 학교 텃밭에 나가서 밭을 정리했다. 땅콩을 캐면서 밟아서 굳어진 땅을 갈아엎었다. 아이들은 호미로 일하게 하고, 나는 쇠갈퀴와 쇠스랑으로 이랑을 만들었다. 세욱이가 모종삽 길이만큼 구멍을 내면, 성범이와 현우가 배추 모종을 넣어 두었다. 그러는 사이에 여학생들은 빨간 고추를 땄다. 준비가 끝나고 여학생들이 먼저  이랑에 배추를 심고,  사이 남학생들은 고추를 땄다. 그러고 나서  이랑에 배추를 심었다. 내일부터 배추 차례대로 자기 번호 배추에게 물을 주고, 벌레도 잡아야 한다. 11월에 김장을 담그거나 집에 가져가기로 했다.

씻고 교실에 와서 새참을 먹었다. 새참을 먹으면서 시를 썼다. 모둠별로 가장   시를 낭송했다. 2교시 뒷부분에 익힘책 문제를 풀었다.

 

오늘은 수업  시간하고 우쿨렐레, 영어, 동아리 활동까지 하니, 어색한 날이다. 동아리 시간도 오전  시간, 오후  시간을 했다. 생각보다 나쁘진 않다. 오늘 글쓰기 동아리 수업은 글을 맛있게 쓰기이다. 시를 어떻게 써야 읽는 사람이 내가  시를 보기도 좋고 맛도 좋다고 할지를 기준으로 공부했다. 도서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어린이 시와 산문을 주로해서 대출해 와서 교실 바닥에 깔아 두고  권씩 고르기를 했다. 표지를 보고 고른 뒤에  편을 읽고 마음에  들면 바꾸었다. 책을 골랐으면 10편의 글을 읽고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낭송했다. 그러고 나서 나도  시만큼  맛있는 시를 쓰기로 하고 글감을 찾았다.  , 들은 ,  , 생각한  마다 두세 가지를  올려보고  가운데 가장 쓰고 싶고,    있고 읽는 사람이 맛있다고 말해  글감 하나를 골라 썼다. 시간이 없어서 낭송은 다음 시간에 하기로 했다.

 

오후에 10 안동 권정생 문학기행(+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 의논을 했다. 권정생 작품을 읽고 오면 몽실언니를 선물하고,  읽은 사람들이 문학기행에 참여하게 하자고 의논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페북에 댓글 하나를 달았다. “국회가 움직이지 않으면, 취임사처럼 법무부가 시행령으로   있는 일부터 하시겠다는 말을 지지합니다. 마찬가지로 노동부가, 교육부가... 국무회의가   있는 일부터 해주십시오. 무엇보다 교육개혁을 위해 시행령을 고쳐서라도 전교조를 법외노조에서 벗어나 교육혁신에 나서도록 해야 합니다. 개혁세력의 발목을 묶어두고 어찌하시렵니까?”

방송을 보니 나경원 아들의 논문1저자에 대한 뉴스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학교가 수시에 맞추어 시스템화  인턴 체험에 참여한 교수 딸의 논문1저자와 국회의원이 개인적으로 직접 부탁한 유학생 아들의 논문1저자는 차이가 크다. 검찰이나 언론이 어떻게 나올지, 자한당은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그러니 남의 자식 일을 그리 심하게 하면  된다. 부메랑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다.  (2019. 9. 10. )    

 

 

111일차 - 자연을  알아야 사회나 과학 공부가 의미 있다.

 

오늘은 나뭇잎 분류하기를 했다. 모든 동식물 공부의 기초가 분류하기이다. 그런데 나뭇잎을  분류하는지를 아이들이 이해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먼저 과학 공부를  하는지를 확인했다.  전에 촌락과 도시와 관련지어 사회 공부는 무엇인지를 공부했다. 사람들이 어떤 자연에서 마을을 이루고 살아가는 가에 따라서 촌락의 이름을 붙이고, 촌락이 발달하여 도시가 되는 것이다. 결국 자연환경을  알고 적응하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이니 자연을 자세하게 탐구하는 것이 과학이다. 자연에서 생물들은 무생물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자연환경 속에서 사람들도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연을 지나치게 개발해서는  된다. 그래서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필요한 만큼만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쯤 정리하고 생물 가운데 식물, 식물 중에서 (, , 사막), 강과 연못, 바다에 사는 식물을 공부한다. 사람은 어디에서 사는가에 따라서 외모가 다르다. 마찬가지로 식물도 어디에서 사는가에 따라서 외모가 다르다. 오늘 공부는 식물 잎의 외모를 자세하게 관찰하고 누가 봐도 구별되도록 뚜렷하게 나누어 보는 것이다. 모두 복도 마루마당에 나가서 그동안 모아  나뭇잎을 모으고 종이위에 분류해 보았다. 다섯 차례 분류 기준을 정하고 나누어 보고 돌아보면서 어떤 기준으로 나누었는지 설명을 하도록 했다. 이렇게 공부를 하는 동안 아이들이  분류기준은 정확하지 않았다. 그만큼 분류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과정에서 식물 잎을 저절로 자세히 관찰할 수밖에 없었다. 교실에 와서 식물학자들은 어떻게 분류하는지 기준을 알려주고 다시 나가서 분류해 보도록 했다. 막바지에 내가 중심이 되어 기준을 정하고 아이들이 주어진 기준에 맞는 나뭇잎을 가지고 나오게 하여 붙이는 작업을 했다. 그러고 나서 뚜렷하게 구별 되는지를 확인했다. 다음 시간에는 오늘 공부한 기준으로 학교 숲의 나무를 관찰하고 이름을 붙여주는 공부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이렇게 자연을  알고, 자연과 친해지도록 하는 것이 초등학교 과학이나 사회교육의 목표여야 한다.

 

수학은 여전히 그림과 수직선으로 분수의 뺄셈을 설명하는 공부를 했다. 겨우 스물  명인데 아직도 몇몇은 부족하다. 평가는 분수의 뺄셈을 그림과 수직선으로 설명하게 하는 것으로 정했다. 수영으로 시간이 밀려서 15 원리와 방법을 익히고 마친다. 다음  문제를 풀면서 익히고 복습을 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것도 나름 나쁘지는 않다.

 

수영 사흘째인데 작년과 다르게 지쳐서 쉬는 아이들이 없다. 활동량이 알맞은 모양이다. 그런데 아이들을 지켜보고 관리하는 교사들이  피곤하다. 체육부장이 지원  시원한 커피를 사서 와서 좋았다.

 

어제는 대구교육청 책잔치 회의에 참여했는데 혼자서 드는 생각이 내가  나이에 교육청이 하는 이런 준비 기획회의에 처음 참석하는 것이  어색하다 싶었다. 그건 그것이고 회의에 참석했으니 나름 아이디어를 냈다. 내가 아이디어를 내자 이런 일로 만나는 교사들이 칭찬을  주어서 내가 나름 잔치 기획 전문가라고 대답했다.  (2019. 9. 18. )

 

 

114일차 - 모든 수업이 환경생태수업으로 수렴 된다 

 

토요일은  세계 곳곳에서 함께 지구의 기온을 1.5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모든 국가가 스스로  약속대로 정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하는 날이었다. 이날은 대구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에서 하는 계절별 환경체험교실인 사시사철자연학교가 열리는 날이어서 동아리 아이들 5명과 같이 참석했다. 태풍 타파(메기) 올라오면서 비가 오기 시작했지만 먼저 1930 이일래 선생의 산토끼 노래가 만들어진 학교인 이방초에서 시작을 했다. 이어서 우포늪 쪽지벌을 따라 징검다리에서 따오기복원센터로  갈대사이를 걸었다. 봄엔 넓게 풀을 깎아 두었지만 여름이 지나면서 오솔길이 되어 있었다. 바지가  젖었지만 질척하고  길을 걸어 따오기복원센터로 갔다. 백로와 왜가리만 나와 있고 따오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따오기  마리가 우리들의 마음을 가상하게 여겼는지 힘차게 날라 주었다.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오기 시작했다.  때는 손을 잡아 주었지만 나올  그냥 두었더니 징검다리가 미끄러워져 강성이는 발이 빠지고, 시윤이는 신발을 씻다가 아예 풍덩 빠졌다. 옷을 갈아입으라고 해도 그냥 버티겠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가시연을 보았다. 이어서 잠자리 생태관에 들러 잠자리 공부를 하고, 로비에 모여서 그레타 툰베리와 기후위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준비해온 종이 상자에 크레파스로 구호를 적었다. 함께 서서  푯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우포에서도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셈이다.

 

오늘은 여학생들이 2학년 3 교실에 가서 봉숭아물들이기를  주었다. 점심  2학년 아이들은 밥을 먹으면서도 손을 펴고 있었다.  사이 남학생들과 민지 채민이 봉숭아와 백일홍, 분꽃을 제거해서 거름터로 보냈다. 봉숭아 씨앗이 아까워 2학년 담임들에게 터트리기 체험을 하게 했다. 이어서 고구마 밭에 가서 고구마 줄기를 걷었다. 내가 줄기를 잘라 주면 아이들은 줄다리기를 하듯이 줄기를 밖으로 당겨냈다. 고구마 밭에는 민달팽이  온갖 벌레들이 살고 있었다. 혹시라도 겁을 먹고 고구마 캐기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내가 먼저 비닐을 걷어내면서 쫒았다. 그런데 느린 민달팽이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그때부터 남자 아이들은 민달팽이 구출대라고 하면서 고구마 잎에 어린 민달팽이를 담아서 풀밭으로 보내 주었다. 한참 동안 나는 말리지 않았다.

고구마줄거리무침을 하려고 아직 초록색인 잎자루를 스무   따서 모아두었다. 내일 껍질 벗기기를 하려고 모아 두었다. 이어서 고구마를 캤다.  줄은 3 친구들을 위해 남겨 두고  줄은 우리가 캤다. 우리가  고구마는 볼품이 없어서 실망했는데 나중에 3반이  고구마를 보니 웬걸 아주 크고 양도 많다. 원인을 모르겠다. 고구마는 학년에서 삶아 먹든지 전을 붙여먹어야겠다. 이제 과학 잎맥을 공부하려고 벼와 잔디 잎을 찢어보게 하고, 고구마 잎과 단풍잎을 찢어보게 했다.

농사를 짓고 나면 항상  처리가 문제다. 아이들과 수도에 가서 신발을 깨끗이 씻었다. 교실에 들어오니 내가 먼저 지쳐서 무려 20 동안 묵언으로 보내고 나서 점심을 먹었다. 농사 수업은 아이들을 들뜨게 만들고 나는 빼거나 게으른 아이들, 다투는 아이들을 처리하다가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화를 참는  보통이 아니다.  고구마를 캔다고 옆의 무와 배추와 새로 싹튼 고랑을 밟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일이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니다.

어차피 화를  김에 5교시는 엄청 기를 잡고 수업을 했다.  덕에 추석 연휴를 보내고 지난  5 동안 수영을 하고, 우포늪 다녀오고, 주말 동안 태풍을 보내고 와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는 목표를 달성했다.  대신 생생한 글쓰기는 다음으로 미루었다.  (2019. 9. 23. )

 

 

115일차 - 모든 체험은 글쓰기로 수렴 된다 

 

어제 오후에 여주가 터져서 빨간 씨앗을 내보였다. 우리  아이들은 아무도 먹지 않았다. 오후에 5학년들이 왔는데 나현이는 이게 뭐예요 하고 물었다.  작년에  먹었지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강성이는 오더니  여주네요 하고는 날름 하나를 꺼내 먹었다. 아침에 오니 여주가  크게 벌어져서 마치 꽃이   벌어져 있고 열매는 쏟아져 흘러내릴  했다. 이럴  알고 컵에 담아 두고 갔다. 아이들에게 아주 달다고 먹으라고 했더니 성범이가 나와서 먼저 먹고는 달다고 하니 여럿이 나와서 먹어 본다.  먹은 씨앗을 보고는 경민이가 거북등같이 생겼다고 했다.

고구마 캐기, 민달팽이, 여주로 밀린 시를 썼다. 과학 시간에 학교 나무 관찰을 확인했더니 나무이름을 듣고 어디에 있는지 아는 아이들이 없다. 갑자기 열이 나고 화가 올라온다. 욕이 나올  했다. 나는 목이 아프도록 설명을 했는데 이렇게 모를 수가 있나 싶어서 다시 숲으로 나갔다. 어제 여주처럼 직접 체험하지 않고는 나무를 기억할 리가 없었다. 다시 뒤뜰 수국부터 시작해서 앉고 서고, 만져보고, 먹어보면서 오감으로 관찰했다. 학교에 있는 나무 54 중에서 7종을 빼고 모든 나무를 체험했다. 그리고  나무를 정했다. 점심 먹기 전에 자기 나무 아래에 가서 10 동안 앉아 있다가 오라고 했다. 자기 나무에 대한 시를 쓰도록 했더니 마음에 드는 시가 없다. 내일 아침에도  친구나무 아래 가서 앉아 있어 보고 다시  친구나무를 정하려고 한다. 나무 이름표도 만들고, 나무 시도 써서 달아 두려는 계획과 목표에 절반  도달한  같다.

 

<굴참나무, 성강현> 줄기도 쭉쭉 나뭇잎도 쭉쭉 굴참나무야  짧은  없구나

<아주  , 차성호> 수수꽃다리 잎은 아주  것이다. 먹으면 너무 달아서 몸이 비틀어진다. 너무 달아서 한약 맛이 난다.

<숲으로 보내줄게, 김서준> 고구마 줄기를 거름터에 옮기는데 이게 뭐야 민달팽이다. 민달팽이를 만지면 끈적끈적 거린다. 고구마 잎에 민달팽이를 올리고 숲으로 보낸다.

<여주, 황경민> 껍질은 꺼칠꺼칠 맛은 달콤달콤  맛있다. 도깨비방망이 안에 빨간 개구리알 속에 갈색 거북이 등껍질  신기합니다!

<고구마 껍질 까기, 김미주> 고구마 줄기 껍질을 까다가  껍질이 자기 집처럼  손에  붙는다. 손에 집지은 껍질은 바람에 마치 지렁이처럼 꿈틀꿈틀 거린다.

 

글쓰기 동아리 시간에 알사탕을 하나씩 주었다. 본래는 천체관측을   써먹는 방법인데 오늘은 비유를 공부하기에  먹었다. 알사탕이 지구만 하다면 목성은 수박만하고, 토성은 감귤만하다고 말하면서 알사탕을 입에  넣었다. 그런데 태풍이 불어도 사과와 배는 떨어져서 농부의 걱정이 늘게 하는데 태풍이 오는 길목에 사는 감귤이  떨어졌다는 뉴스는 없다.  달라붙어 있나 보다. 알사탕을 꺼내 보니  사이 알사탕은 금성 크기로 줄었다. 선생님은 어릴  알사탕을 좋아했다. 돌사탕처럼 단단해서 깨물어 먹다가는 이가 부러질지도 모른다. 알사탕이 좋은 점은 하고 말하는데 한얼이 입에 알사탕이 바닥에  떨어졌다. 알사탕이 좋은 점은 다른 사탕은 버려야 하지만 알사탕은 씻어서 먹어도 되니 한얼아 씻어 먹어라. 한얼이가 씻어 먹고 오는데 알사탕은 콩알 크기 화성이 되었다. 설명을 해주는 선생님 사탕은 아직 금성만 한데 몇몇 아이들 사탕은 비비탄 총알만한 수성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젠 이로  깨물어 먹었더니  달달하다.

이번에는 한명의 동의를 얻어서 작두콩으로 머리를  대씩   보았다. 아프다고 하니 아이들이  피한다. 다음에는   수세미로 머리를   보라고 했더니 다들 손사래를 친다. 몇몇 아이들이 쳐보고는 푹신하다고 하니 서로 수세미로 머리를  본다. 아이들은 작두콩으로도 했다. 보기와 실제는 이렇게 다르다. 그러니 글을   새로운 것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표현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그리고  , 들은 ,  일을 떠올리고 글감을 골라 글을 썼다. 다시 사탕을 하나씩 먹으면서 사탕이 수성이 되기 전에 글을  쓰기로 했다. 글감이 없는 아이들은 내가 만들어  글감인 알사탕, 수세미, 작두콩으로 글을 쓰게 했다.

             

오늘부터 우리  교실 놀이는 고구마 줄기 까기이다. 어제 고구마 잎자루를 잘라서 모아두고, 점심시간부터 까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틈나는 대로 나와서 까고, 오후에 방과후 시간을 기다리면서 깐다.  까면 반찬을 만들어 먹어야 하는데 요리 방법을 배워두어야겠다. 고구마 전을 만들어서 같이 먹으면   같다. 시간만 많으면 교과서를 버리고 공부하고 싶다. (2019. 9. 24. )    

 

 

117일차 - 지역사회 협력 교육, 민주시민교육 포럼 

 

오늘 내일 내가 학년부장으로 있는 4학년은 대구시가 환경교육네트워크에 의뢰해서 실시하는 자원순환 교육을 받는다. 그레타 툰베리와 유엔기후정상회의에 맞추어 수업을  뒤이고, 그동안 환경동아리 활동과 학교 농사를  오면서 자원재활용과 쓰레기 문제, 에너지를 주제로 수업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원순환 수업은  의미가 있다.

 

오늘 수업의 핵심은 버려져 쓸모없을  같은 것이 자원이 되어 새로운 쓸모로 변한다는 업사이클(up-cycle)이었다. 환경교육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작은 단체의 활동가들은 아이들과 수업을 아주  진행했다. 2차시는 체험으로 버려진 재생 종이로 파일박스를 만들고 여기에다 버려진 청바지 천으로 꾸미는 활동을 했다. 즐거운 미술수업이 되었다. 아이들은 지구를 보호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창의적으로  표현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시민사회단체들은 학교 밖에서 학교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가지고 있다. 나만해도 올해 환경부의 환경동아리 지원과 대구시 농수산유통과의 학교농장 지원, 대구시교육청의 책쓰기 지원금을 받아서 학교 녹색환경을 조성하고, 학급 운영에  도움을 받고 있다. 그리고 대구시 녹색환경국 자연생태팀과 달성습지를 중심으로 협력을 하고, 환경교육네트워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영남일보의 지원으로 <팔공산 지역 역사문화 체험학습> 학년 체험학습으로 준비하고 있다. 7월에는 달성군의회와 달성군청 청소년교육과와 같이 공공기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배구협회에서 프로선수 출신 감독이 와서 4학년들에게 배구 수업을 하는데 우리 4학년 대표들은 8 전국 배구클럽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기염을 보였다. 적어두고 보니  많이도 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학년에서  조절을 하면서 교육과정에 녹여내기만 한다면 학년교육과정이나 학급운영이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문제는 이런 외부 지원이나 전문성을 활용하고, 반대로 협력하여 함께  나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교사들이 필요하다. 교사들의 적극적인 협력하는 태도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교사들은 외부의 지원을 부담이 되거나 피하고 싶은 일로 받아들이게  뿐이다.

 

오후에 서울대 연구팀이 교육부의 연구로 학교민주시민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전국 순회 포럼을 대구에서 열려 참가했다. 나도 민주시민교육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다보니 많은 분들을 알게 되고, 나름 책임감도 갖고 있다. 정원규 교수팀은 새로운 시민교육으로 <주권자 교육과 민주주의 교육>으로 정리했다. 시민적 가치를 존중, 자율, 연대를 제시했다. 학교 민주시민교육은 ‘학생들이 스스로 주권자임을 자각하고, 그에 따라 민주주의의 이념과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할  있으며, 이를 자신과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에 확장 적용할  있도록 성장하는 것을 최대한 지원하는 교육으로 정의했다. 일부 교사들은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금까지 교육부가 온갖 정책들을 학교에 쏟아 부은 것에 대한 피로감과 페이퍼워크로 보고하면 끝나는 관행으로 피로감을 문제로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이념적 대결이 겹치면  심각해질 것이다. 대구시의회는 교육목표로 명시된 민주시민교육을 마치 좌파의식화 교육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세력들의 항의로 발의된 민주시민교육지원조례를 안건으로 상정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경북도도 지원조례가 제정되어 있으니 대구가  답답한 도시인 셈이다. (2019. 9. 26. )    

 

 

118일차 - 해바라기는 어떻게 해서라도 해를 바라본다. 도시농업박람회 

 

학교 뒤뜰에 심어둔 해바라기는 땅도 척박하기도 하고, 비바람을 여러  맞아서 이리저리 꺾여서 겉으로 보면 엉망이다. 하지만 굳건히 살아서 해바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사람들이 해바라기에 대해 오해가 많다. ‘해를 바라본다.’ 정도로 알면 틀리지 않지만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다닌다 아는 것은 오해가 크다. 사실 나도 해바라기에 대해서 아이들이 질문을 하면 정확하게 대답을 못했다. 그런데 오늘 엉망으로 쓰러져서  해바라기를 하나하나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해바라기는 무릎이 꺾이고 허리가 꺾여 바닥에 닿아도 해바라기는 남쪽을 향해 몸을 비틀어 가면서 꽃을 돌려서 해를 쳐다보고 있다. 이럴  알았지만 이렇게 분명하게 관찰하기는 처음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몸이 굳어지기 전에 이렇게 해를 바라보고 꽃을 피워야 한다. 그렇게 보면 교육도 머리나 몸이 굳어지기 전에 어린 해바라기처럼 자신의 해를 찾거나 해하는 진리를 찾아서 자라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들을 아해라고도 부르는데 아마도 아이들도 해를 바라보고 자라기 때문일 것이다. 노랫말로 하면 어른들은 아이들이 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교육은 저절로 된다.

 

수업을 마치고 오늘부터 시작하는 대구도시농업박람회를   만에 참여했다. 환경동아리 아이들 다섯을 데리고 갔다. 먼저 다빈치 다리로 만든 놀이터에서 실컷 놀았다.  농장을 운영하는 분들이 학교가 있는 마을에 살고 있어서 형편이 되면 학교에 설치하자고 제안해 두었다. 대구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도시텃밭에서 그동안 덩굴식물을 기르는 지주대가 알맞은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여기에서 정보를 얻었다. 빨리 주문해 두어야겠다. 오크라와 팝콘 옥수수 씨앗도 얻어 두었다. 천향허브농장에서 운영하는 허브체험장에서 아이들과 허브향비누도 만들고, 허브 잎을 교실에 두려고 구해왔다. 원예협동조합에서 생소해서 이름도 외워지지 않는 식물인 이오난사와 수염틸란시아로 원예치료 체험도 하게 했다. 교육청이 운영하는 녹색학습원에서 에너지와 곤충에 대한 체험도  좋았다. 나도 아이들처럼 적극 체험을 했다. 그래야 나도 뭔가를 배울  있을  같았다.  8시가 되어서야 아이들을 집집마다 데려다 주고 마쳤다. (2019. 9. 27. )    

 

 

121일차 - 아이들 글을 한편 한편씩 보는  힘들지만  

 

어제 아이들이 골라   10편을 USB에서  컴퓨터로 모으는 데만  시간이 걸렸다. 다시 아이들 글을 화면에 띄우고 한편씩 고치고 다듬는 데만  시간씩 걸렸다. 그동안 시를 쓰게 하고는 고쳐줄 시간이 없어서 읽기만 했다가 한꺼번에 막바지에 하려니  몸이 죽을 지경이다. 아이들은  시간  옆에 서서 시에서 빠진 내용이나  정확한 표현을 위해 묻고 대답하고 보태고 다듬는  보통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즐겁게 한다. 아이들의 말을 살리고, 마음을 담는 표현을 하도록  참고 대화를 나누면 아이들의 시는  마음에는  들지만 아이들은 마음에 든다고 한다. 쉬지 않고 해도 오늘 겨우 일곱 명을 해결했다. 아직 열일곱 명이 남았다. 내일 태풍이 지나가면 학교에서 아이들과 같이 최대한 끝내려고 한다.

 

5교시에 쏟아지는 비를 그냥   없어 양말을 벗고, 바지를 둥둥 걷고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한명씩 학교 뒷건물을  바퀴 돌고 오도록 했다.  사람을 추월하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해서 차례로 보냈다. 돌아  아이들을 모아 이번에는 새로 만난 짝과 어깨동무를 하고 학교  건물을  바퀴 돌게 했다. 이제 그만 올라가자고 하니  돌고 싶다고 해서  번째로 자유롭게 학교 뒤로  바퀴를 같이 돌았다. 아이들은 옷이 젖고 머리가 젖고 넘어져도 신이 난다. 나는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어깨동무, 장한솔> 비가 세차게 내린다 투투투툭 빗소리와 함께 친구와 어깨동무 짝이 내보고 웃는다 나도 짝보고 방긋 웃어줬다

<빗물  하모니, 황경민> 선생님이 빗속을 걸어보라고 하셨다. 풍풍풍풍 빗속을 뛰어도 보고  고인 빗물에서 뛰어도 보았다. 둘이서 걷고 뛰니 빗속의 하모니가 완성되었다

 

<단군할아버지가 화가 나셨나?>

 

프란치스코는 

로마에 사시는 착한 교황님 이름인데

우리 학교 지하에 물이 차게 했다.

 

링링은 

귀여운 소녀인데

비바람을 몰고 와서는

우리 학교 살구나무를 넘어뜨렸다.

 

타파는

물고기 메기답게 

잔뜩 비를 몰고 와서는

눈여겨 봐둔 대봉 감을 터트렸다.

 

추분도 지나고

가을들판은 누렇게 바뀌고

대추도 붉게 익고

사과도 맛있게 익어 가는데

 

 세계 195 나라 중에서

91번째로 작은 태평양 섬나라

미크로네시아 여성인 미탁이

오천년  단군할아버지가 

비구름바람을 거느리고

신단수로 내려오신 개천절에

대구 한가운데를 지나간다 

 

대구 할매 할배들 태풍에도 

기어코 서울로 간다는데

단군할아버지가 그냥 두시려나 몰라

(2019. 10. 2. )

 

 

124일차 -  편집 , 이오덕 권정생 문학기행 점검

 

오늘은 모처럼 정상적인 호흡으로 수업을 했다. 아이들에게 오늘 선생님이  이렇게 착할까 하고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했다. 문집을  편집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주었다. 오늘 글쓰기 동아리 수업도 마지막 날이다. 편집한 글을 출력해 주고,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가을 음악에 맞추어 시낭송회를 했다. 다음 주에 책이 나오면 다시 만나기로 하고 마무리 했다. 기대에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기분도 좋았다.

5교시 국어 시간에 우리  아이들도 자기 시에 그림을 그렸다.  말하지만 “나는 화가가 아니다. 그러니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그저 즐겁게 정성을 다해서 그림을 그리면 된다. 그러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그림이완성 된다.”  말은 글쓰기 동아리 아이들에게도 말해 주었다. 아이들은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그림을 이번 문집에 넣기는 역부족이다. 정식  출판이 결정되면 그림을 넣어서 완성하려고 한다.

 

아이들과 학예회 준비를 의논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후까지 남아서 준비를 한다. 칠판에는 같이 준비하자는 모집 광고도 붙어 있다. 멋진 학예회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리더십 캠프를 다녀온 4학년 아이들 둘이   토닥거리다가 얼굴이 긁히고 발로 차이는 일이 있어서 학년 담임들이 부모에게 연락을 했다. 부모들끼리 해결이 되지 않으면 부장인 나에게 전화를 하라고 일단 마무리 했다. 부모들이란 먼저 자기 아이가 입은 피해에 꽂힌다.  꽂히면  해결이 된다.

 

나는  편집을 마치고, 성서 <00동네책방> 원고를 넘겼다. 표지 디자인이 끝나면 주말에 인쇄를 하면 된다. 속이  시원하다. 벌써  8시가 가까워진다. 이제 그만 퇴근해야겠다.

 

내일은 한글날 전교조 조합원 가족들이 동화작가 윤태규선생의 안내로 이오덕과 권정생 문학기행을 간다. 30여명이 함께 가는 즐거운 여행이 되고, 무엇보다 이오덕과 권정생의 정신, 윤태규의 정신을  이어 받기를 기대한다. (2019. 10. 8. )

 

 

125일차 - 아동문학기행 ‘이오덕과 권정생의 삶을 따라가는  코스를 발굴하다

 

한글날에 맞추어 10명의 전교조 교사 가족들이 이오덕 권정생의 삶을 따라가는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분을 너무  아시는 동화작가 윤태규 선생과 함께 떠나서  알찬 문학기행이 되었다.

 오랜만에 일직 조탑마을 권정생 선생의 집을 찾았다. 얼마나 오랜 만에 갔던지 달에게 소원을 비는 뜻의 빌벵이언덕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기도 했다. 윤태규 선생은 퀴즈로 권정생 선생의 삶을 알려 주셨다. 연애편지, 검정고무신, 종지기, 전교 1등을  나이든 초등학생, 무덤 찾기, 뺑덕이 등이 답이었다. 빌벵이언덕에는 쑥부쟁이와 범부채 까만 씨앗, 대추나무가 있었다. 1학년  명은 돌과 흙을 모아서 무덤을 만들고는 쑥부쟁이를 따서 얹어 주었다.  굼불 아궁이를 보려고 갔더니 문이 열려있어서 안방을 보았다. 오래  나는 권정생 선생을 찾아가서  방에 겨우 앉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오늘 다시  방을 보니  이렇게 작은  놀라웠다. 선생님  마당은 질경이들이 가득했다. 밟히면서도 이곳에서 자라야 하는 질경이에게 권정생선생님의 무소유의 혁명적 삶이 겹쳐졌다.

오가는 길에 익어가는 대추를 따서 먹었는데  달았다. 수수와 들깨가 널려 있는  마당에서 수수와 털고  수숫대를 얻어왔다. 아이들과 빗자루를 만들거나 수수깡으로 만들기를 하려고 한다.

일직교회를 들렀는데 목사님께 종을  보도록 허락을 받으러 갔더니 16년째 시골 교회를 지키고, 권정생 선생 말년 3년을 같이 지내신 이창식 목사께서 직접 나오셔서 종도  보게 하고, 동화책도  권씩 선물로 주셨다. 무엇보다 권정생 선생이 동화를 쓰게  배경은 새로웠다.  옛날 교회는 주일학교 반모임에서  동화를 들려주었다. 특히 성경학교 때는  노래와 율동, 게임, 만들기와 그리기,  창작동화를 반사(교사)들이 배워서 알려 주었다. 어릴  화목교회에서 이오덕 선생이 반사일 때도 그랬을 것이다.  선생이 스물아홉에 일직교회 문간방에서 살면서 반사가 되어 동화를 들려주다가 아예 당신이 동화를 써서 들려  동화가 바로 강아지똥이었던 것이다.  옛날 교회는 그렇게 아이들에게  아름다웠다. 나도 교사의 수업기술을 교대에서 배우지 않고  교회에서 배웠다. 가족별로 기도를 하고 종을 쳤다. 어릴  교회 뒷집에 살면서 엄마 대신 새벽 첫종, 재종을 쳤던 기억이 떠올랐다. 종지기들은  겨울에도 장갑을 끼지 않았다.

 

권정생 동화나라에서 권정생 선생의 삶의 흔적과 창작하신 책으로 만들어진 동화와 , 수필을 만날  있다. 나는  ‘  뙤기 동화 ‘도토리예배당 종지기 아저씨 좋아 한다. 아이들에게  시집과 노래음반을 샀다.

 

길안면 평화식당에서 골부리국을 먹었다. 국도 맛있지만 노가리무침이 너무 맛있어 많이 먹었다. 나는 요즘 노가리가 제일 맛있다. 이제 길안천을 따라 청송으로 간다. 처음 만나는 곳은 묵계종택의 주인 김계행 선생의 만휴정이다. 젊은이들이 미스터 선샤인의 주인공을 되려고 많이도 찾아온다. 나는 오래  포장길이 생기기 전부터 대안학교를 만들려고 청송 길을 돌아다니다가 길안천을 따라다녔다. 드라이브엔 최고의 길이다. 무엇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유산으로 지정  백석탄 포트홀, 만안자암 단애(적벽), 신성리 공룡발자국, 방호정 감입곡류천을   있다.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만끽하고 안덕을 지나 영천으로 오기 전에 덕계리 이정표를 만난다. 행정구역은 현서면인데 사람들은 화목이라고 부른다. 청송이 고향인 나는 화목을 수없이 지나면서도 현서면이 어딘지는  모를 정도이다. 화목에서 왼쪽으로 가면 의성 춘산 빙계계곡과 금정산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참교육, 참삶을 가꾸는 글쓰기,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의 창시자인 이오덕 선생의 고향이다. 금성산과 보현산이 멀리 보인다. 화목초등학교와 교문  화목교회, 바로 옆마을 몽실언니에서 몽실이 엄마가 재혼을 하러  댓골이 있다. 이제  화목은 이오덕과 권정생을 되살리는 일을 하고 있었다. 구산리는 이오덕 선생의 시와 동화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제  문학관도 건립도 세워질 모양이다. 청송 출신인 나에게 화목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조탑마을에도 사과나무 똘배나무를 다시 심어서 찾는 이들이 권정생 선생을   만나면 좋겠다. 권정생 선생은 자신을 위한 어떤 사업도 하지 말고, 작은   집도 없애라고 했지만 나는 그러면  된다고 생각한다. 삶을 되살려  사업은  우리들의 몫이다. 나는 권정생 선생을 찾아서 여러  조탑마을을 다녀갔지만 권정생을 세상에 알려  이오덕 선생의 흔적을 찾아  것은 처음이었다. 나에게도 가장 길이 되고 빛이 되는 이오덕 선생을 이제야 찾아뵙는 것이 송구스러웠다. 그래도 후배교사들과 함께 윤태규 선배와 함께 찾은 문학기행이 은혜에 보답하는 작은 시작일 것이다. 맛있게 익은 사과나무와 포플러, 감자와 염소, 말린 고추를 다듬는 아지매들과 노란 은행나무의 풍경도  좋은 가을이었다. 해가지나 청송은 기온이  떨어졌다. (2019. 10. 10. )

 

 

126일차 - 천체관측교실 지원

 

며칠 아침 출근길에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산뜻한 초사흘달이  함께 나오더라~’ <>이다. 그러면 별과 달이 들어  노래가 줄줄이 이어진다. 오늘은 ‘가다보면  셋을 만날 거예요. 하늘의 , 물의별, 곤히 잠든 풀별들 나오는 <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 부르다 눈가가 촉촉해졌다. 나이 들면서 감수성이 사라지지 않아서 좋다.

어제 밤에는 대구외고에서 천체관측을 지원하는데, 얼마  퇴임한 수산나 선생이 ‘(천체관측이) 맨날 1학년 수준이다.’ 라고 하셨다. 실제 천체관측을 지원해 보면 달과 지구를 처음 배우는 초등학교 3학년이나 행성을 배운 5학년이나, 별자리와 우주원리를 배운 6학년의 차이가 없다. 가난한 작은 학교나 수성구  나가는 초등학교 차이도 없다. 수재들이 다니는 외국어고도 천문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칠순 어른들까지 난생처음 달을 보고, 목성, 토성을 보고 놀란다. 금성을 보고 저게 금성인지 묻는다. 심지어는 천정에 북극성이 있는  안다. 그러니 우리가 하는 천체관측 지원은  1학년, 아니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이다. 천체관측 지원하는  수준도   정도에 머문다. 딥스카이는 언제 해보나 싶다.

달이나 행성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이나 사진을 찍고 싶어 하고, 급하게 전화를 해서 식구들과 친구들을 부르는 모습을 보면 비록 초등학교 수준의 동심이면 충분하다 싶다. 어제도 외고  친구가 달을 보는  그렇게 좋으세요 라고 물었다. 나는 수백  봐도 좋다고 했다. 어떤 친구들은 문과인데도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나는 외국어 실력이 좋고, 언어는 수단이니 천문 관련 지식을 이해하고 외국의 천문인들과 소통하기에도 유리하니 아직 창창한 나이이니 진로를 고민해보라고 말해 주었다. 군위 황보천문대 대장인 황보승 지부장에게 수능이 끝나면  방문하겠다고 약속도 받아두는 친구들도 있다. 나도 3들에게 머리도 식히고 달과 별의 기운을 받아 수능 마무리를  하라고 격려해 주었다. 공부라는  죽어라고 해서 되는  아니라 ‘아하체험을 통한 동기와 깨달음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별이나 숲과 강을 보고 걷는 것은 자연과 우주의 기운을 얻는 기회이다.

별을   하늘이 맑으면  없이 좋지만 구름 사이로 달을 보고, 금방 가려지는 행성을 보는 것도 감칠맛이 난다. 물론  볼일 없으면  아쉽다. 보여주는 나도 그렇지만 기대를 잔뜩 안고 시간을 내어  사람들을 그냥 돌려보내는 것은  탓은 적고 하늘 탓이 크지만 미안하다.

천체관측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사진을 찍는 것이다. 천체망원경 아이피스로 보이는 빛을 따라가서 휴대폰 렌즈를 어렵게 맞추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짜릿함이 크다. 찍은  사진을 보면서 오랫동안 달의 바다와 크레이터를 추억할 것이다. 이렇게 초등수준의 천체관측 경험이 자라나 아마추어 천문인이 늘어나고, 천문학자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작지만  소망이다.

칠곡초등학교(10.11), 파동초등학교(10.15), 가야산 별빛농장(10.19), 칠곡별축제(11.1), 현풍초등(11.5), 우리 학교까지 잡혀있다. 정작 우리 학교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퇴근하고 밤늦게 까지 뛰려면 몸이 지치지만 달과 우주의 기운으로  버티고 있다.  많은 학교들과 기관들과 마을공동체들이 천체관측으로 달과 별의 아름다운 낭만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퇴임하면 찾아가는 천체관측 여행을 다니고 싶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앞으로  일로 우주기행+문학기행+생태기행+역사기행, 민주시민교육, 동요 부르기 까지 무궁무진하다.  적고 보니 패키지 프로그램이다. 학교를 하나 만들거나 단체 하나 차려야겠다.  만들고 싶은 이런저런 교육연구소를 시작해 볼까? 어린이문화연대 대구지부는 어떨까? 그냥 회사를 차릴까? 갑자기  노후 설계가 우주만큼 넓어지고 있다. (2019. 10. 11. )

 

 

134일차 교사는 빛이어야 한다

 

나는 빛이다

빛으로 오신 예수의 말이다

빛은 나아간다

어디서라도 멈추지 않는다

나에게  빛은 다시 당신에게

당신에게서 나에게

빛이 당신을 비추면

당신은 세상을 밝히   있어 좋지만 

아프지만 당신 곁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보아야 한다

 

빛은 직진한다

렌즈 같이 투명한 이를 만나면

  에너지로 모이기도하고

당신을  크게 만들어 준다

거울 같이 불투명한 이를 만나면

그에게 비친 당신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

 

빛은 에너지이다

쓸쓸한 당신을 따뜻하게도 하고

잎에 들어가서 당신을 살게 하는

피가 되고 살이 된다

 

교사는 빛이다

세상  어떤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빛이다

당신은  아이들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부딪혀 되돌아오고 꺾일지라도

아이들 생간대로의 모습과 색깔을 밝게 드러내주는 빛이다

 

그러니 교사는 빛의 사랑을 멈추지 마라

아무도 교사의 빛을 멈추게 하지 마라 

 

 

빛이 있으면 반드시 그림자가 있고, 그림자는 빛을 떠나지 않는다. 어둠은 형체는 물론 색깔마저 검게 만들어 버리지만, 빛은 세상의 모든 것들의 모양과 색깔을 온전히 드러낸다. 빛과 물체의 관계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를 다르게 보이게   물체를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빛은 직진한다. 빛이 곧게 나아간다는 말은 멈추어 있지 않는다는 것이고, 물처럼 이리저리 흘러가지 않는다. 빛은 나아가다가 투명한 물체를 만나면 꺾이더라도 통과한다. 불투명한 물체를 만나면 반사되지만 다시 직진한다.

도서관에서 빛과 관련된 지식책을 찾아 이런 사실을 찾은 뒤에 아이들과 빛처럼 직진하는 직진놀이를 했다. 도서관에서 하니 막히는 곳이 많아서 이리 저리 반사되면서 다니는데 재미있었다. 다음 시간엔 반사의 원리도 공부를 하면 되겠다. 이게 끝나면 그림자극을 한다. OHP환등기를  개나 구해 두었다. 작년에는 그림자로 작품을 만들어 사진을 찍는 수업도 했다. 마지막으로 천체망원경의 구조와 원리를 가르치면 완성이다. 과학책보다 내가 가르치는  나는  알차다고 생각한다. 이리 당당하게 말하는 것은 과학탐구는 일상에서 이루어지고, 배운 지식이 어디에 활용되는지 알아야 재미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실험실은  다음에 깊이 들어    일이다. 나는  수업 전에 아이들이 빛에 관심을 갖게 하려고 교실 창가에 프리즘을 둔다. 프리즘으로 많은 과학 이야기를 나눌  있다. 빛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물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대답할까? 빛을 만든 인간의 역사도 공부하면 재미있겠다. 항성과 행성, 위성을 이해할 때도 빛을 알아야 한다.

 

학예회, 교육과정발표회, 예술제, 축제, 잔치..... 이름이 많아 어느 말이 가장 알맞은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오늘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오후에 멜로디언 팀과 연극 , 핸드벨 연주를 가르쳤다. 젊은 교사들은 학급별 발표회가 막상 준비하려니 손이 많이 가고, 학부모들을 직접 교실에서 만나야 하니 불편한 모양이다. 나같이 뻔뻔한 교사라면 학급 잔치를 같이 즐긴다 생각하고, 대단한 공연이 아니라 아이들이   있는 이것저것을 모아서 열심히 연습하게 하고, 당일은 그저 잘하면 잘하는 대로 틀리면 틀리는 대로 자연스럽게 가족잔치처럼 하면 좋겠다 싶다. 나는 아이들이 이걸  즐거워하고 오래 추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도 모르겠다. (2019. 10. 23. )

 

 

135일차 가을 ,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뻔한 말이지만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없다. 교과서 말로 하면 에너지나 시간이 한정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돌아보면 나는  많은 일을 하고 살았다. 필요 없는 일이나 의미 없는 일을   같지는 않지만 내겐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일들을 다음 후배교사들이 이어 가도록 해내지 못했다. 갑자기 이런 말로 일기를 쓰는 것도  안에 이런 안타까움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열심히   가운데  가지는 역사답사이다. 전교조 해직교사가 1500여명이 생겨나자 수많은 교사들이 전교조를 떠났다. 다시 교사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교사들의 지적 호기심에 맞는 조직사업으로 시작한 것이 문화유산답사였다. 아마도 대구경북의 이름  문화유산은 대부분 찾아갔다.  사업의 마지막쯤에 구레 화엄사를 다녀오면서 나는  이상 힘이 들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겠다.  사업을 내가 맡아서 해야겠다고 하시는 분이 있으면 지원하겠다고 마무리 했다.  덕분에 문화유산답사 연구회가 생겨났다.  일을 누구보다 적극 지원하신 분이 이석우 선배이다. 하지만 지금  연구회는 없다. 그러고 보면 내가 참여하여 만든 많은 조직 중에 남은 것은 대구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이다. 아마도 내가 교직 말년에 다시  일도 이런 방식일  같다.  안되면 이제 시간이 많은 내가 후배들에게 경험과 지혜를 나누어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공부를  해서 뭔가 성과 있는 연구회를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밤에 앞산의 가치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면서 술을 주는 대로 받아 마셨는데 여측 없이 알레르기 비염이 와서 고생을 했다. 다행히   버릇은 다음날 오전에는  버티지만 오후부터는 머리도 아프고 비염도 생기면 맥을  춘다.

고령 개실마을 농촌체험학습에서 출발할  버스에서 창밖의 농촌풍경을 보라고 하고는 나락을 설명하려는데 목이 칼칼해서 그만 두었다. 아이들을 점필재 종택 앞에서 종택을 설명하고 김종직을 설명하고, 솟을대문, 사당, 안채, 사랑채를 설명하는데 예전처럼 경쾌하지 않다. 쌀엿 만들기, 칼국수 만들기를 체험하고 점심을 칼국수로 든든히 먹었다. 점심을 먹고 사회탐구로 농촌의 문제점과 미래에 대한 농민들 인터뷰를 하러 나갔다. 그런데 집집마다 대문은  열려 있는데 사람들이 없어서 겨우  모둠만 인터뷰를 했다.  수없이 방법을 바꾸어 체험마을 분들에게 내가 따로 부탁해서 아이들이 준비한 인터뷰를 마쳤다. 대가야 왕릉전시관 까지는 버텼지만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부터 피로가  몸을 아프게 했다.

일찍 집에 와서 한숨을 잤다. 그리고 다시 지회 회의에 갔다. 나는 후배교사들을 보면서 얼마 남지 않은 교직 기간 동안 내가  일은 후배들 몇몇이 나를 따를지 모르지만 대구교육을 위해서도 그렇고, 나를 위해서라도 교육의 핵심 가치 영역에 대한 연구모임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두고 싶었다. 나부터 공부를 다시하고, 차근차근 글로 정리해서 자료로 남겨두어야겠다. 나이가 들면서 자주 이런 생각이 많아진다.

어제 갑자기  생각 중에 하나가 이제 내가 6학년 담임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10 12 아이들이 서른이 되어 혹시라도 교사를 찾게 되면    나이가 70 후반이니 아이들에겐 인생을 두고 따를 선생을 두는 기회를 뺏는다는 생각을 했다. 아래 꿈에는 갑자기 세종시 최교진 교육감과 글쓰기 선배들이 나타났다. 전교조 지회장도 이제   남짓 남았다.   일은 지회 집행력과 지도력을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 두는 일인데 시간이 많지 않다.

이런 저런 생각과  일이 떠오르면서 아쉬움도 커지는 날들이다. 가을인가 보다. 10시가 넘어서 집에 와서 정신없이 잤다. 나는 술을 소주 서너  정도가 알맞다. (2019. 10. 24. )

 

 

136일차 불친절한 교사

 

친절한 교사, 나는 친절하지 않다.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처음 새로운 것을 가르칠 때부터 불친절하진 않다. 나는 아이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게  뒤에 친절하게 설명한다. 물론 정신을 바짝 차리게   벌써 불친절할 수도 있다. 아이들이 눈치껏 알아가도록 만든다. 내가 너무 친절하니 아이들이   눈치를 보고 시키는 대로 하려고 한다. 그래서 눈치껏 상황을 파악하고, 지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판단하고 실행하게 한다. 실행하다가 틀리는 것은  문제가 없다.  번이고 다시 연습하면 된다.  성격이나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다. 이걸  포장하면 아이들에게도 연습하니 되는구나 하는 경험을 갖게 하려고 한다고 말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해 보려고 했지만   된다. 이미 만들어진 스타일을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오늘 학예회 연습을  때도, 지금부터  할지 설명하지 않고, 책상 배치를 바꾸었다. 교실 뒤를 무대로 하고 회장 앞으로 나가 주세요. 아이들은 아직까지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모른다. 회장에게 첫인사 연습을   시키는 동안 이제야  하는지 알아챈다.  다음부터는 쉽다. 복도에서 어떻게 입장할지 의논하고, 첫인사와 끝인사, 연주 시작을 어떻게 할지 의논만 하라고 하면 저절로  한다. 이렇게  무대연습을 하고 나면 다음부터는 질적 수준을 높이기만 하면 된다. 연습을  하면 저절로 부끄러워서  연습을 하게 된다. 이제 일주일 남았으니    연습할  있다. 무대를 교실 뒤편으로 정하고 책상을 뒤로 돌려 앉았더니 기분이 이상하다. 올해는 이렇게  본다. 나는 2반처럼 아이들 인사말을 동영상으로 찍고, ppt 만들면 된다.

점심  독도의 날이라고 급식으로 독도모형 빵이 나왔다. 하준이가 오더니 “선생님 독도를 보호 해야지 빵으로 먹으면 어떡해요?” 하고 물었다. 빵을 만든 사람은 빵을 먹으면서 독도를 지키자는 마음을 가지라고   아닐까 하고 말해도 수긍이  되는지 친구들 찾아다니며 독도를 젓가락으로 찌르면 어떻게  하고 말하고 다닌다.  상자 아래  바닥에 까는 하얀 종이를 작품 받침이나, 시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챙기고, 세욱이와 성범이에게 다른  것도 챙겨 오라고 하니 “선생님은 역시 지구를 생각한다. 재활용 신이다. 대단하다.” 말했다.

 

국어 시간에 젓가락 달인을 실감나게 읽는 연습을 했다. 대사와 지문이  어울리도록 실감나게 여러 캐릭터로 말했는데 교실이 신이 났다. 월요일에는 모둠별로 역할을 나누어 낭독 극으로 해보면  재미있겠지? 이걸 다시 연극으로 장을 나누어 하면 연극 수업도   같다.

 

오후에는 남구청에서 공룡공원에 교육장을 더해서 확장하는 계획에 대한 자문위원회에 참석하려고 출장을 간다. 오늘은 마치고   쉬어야겠다. 내일은 환생교에서 가야산 들꽃기행을 가고, 오후에는 창녕에서 열리는 비화가야 행사에 김종원, 백승종 교수 특강을 들으러 가려고 한다. 나는 공부하는  좋다. (2019. 10.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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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Contents] 진보교육 20011년 3월호 목차 진보교육 2011.04.10 1223
24 [권두언] 다가오는 역동적 국면, ‘교육혁명’을 모색하자 file 진보교육 2011.04.10 1097
23 [특집-교육혁명] 1-1. 2011~12 교육정세와 교육운동의 과제 file 진보교육 2011.04.10 1038
22 [특집-교육혁명] 1-2. 2012년 대선과 공교육의 대전환 전략 file 진보교육 2011.04.10 1126
21 [특집-교육혁명] 2.교육혁명을 위한 교육패러다임의 전환 file 진보교육 2011.04.10 1683
20 [쟁점과현안] 1. 학생인권조례시대, 교사운동의 성찰과 갈 길 file 진보교육 2011.04.10 1544
19 [쟁점과현안] 2. 2009개정교육과정과 2014수능체제개편 현황과 대응 file 진보교육 2011.04.10 1909
18 [쟁점과현안] 3. 고교평준화는 어떻게 ‘좌파’ 정책이 되었나 file 진보교육 2011.04.10 1421
17 [대학체제개편논쟁] 1. 국립대법인화 무엇이 문제인가? file 진보교육 2011.04.10 1172
16 [대학체제개편논쟁] 2.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와 국립교양대학 안 논쟁에 부쳐 file 진보교육 2011.04.10 1434
15 [진보칼럼] 지금은 진보대통합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필요하다 file 진보교육 2011.04.10 954
14 [담론과문화] 1. 현실교육학(1) 하고지비선생과 그 소외된 열정 file 진보교육 2011.04.10 1441
13 [담론과문화] 2. 주변을 경계하라 - 공포의 생활화와 잔혹성의 일상화 file 진보교육 2011.04.10 1245
12 [담론과문화] 3.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file 진보교육 2011.04.10 1512
11 [담론과문화] 4. 윤리적인 아름다움, 쇼스타코비치 file 진보교육 2011.04.10 2233
10 [현장에서] 1. 혁신학교, 누구와 소통하나요 file 진보교육 2011.04.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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