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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교육 개편운동과 혁신학교사업 : 의의와 과제

* 현재의 혁신학교방안은 한계와 문제가 분명하지만 민주진보교육감진출과 그에 따른 ‘혁신학교’ 추진은 그간 교육운동의 성과이기도 하며 새로운 교육에 대한 대중의 욕구 및 정서적 호감도 확대되어왔음을 보여준다. 제한된 조건 속에서 학교단위의 개혁사례 창출은 향후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등 총체적 공교육개편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전진기지로 활용해야 한다. 혁신학교라는 제도권내 실험이 좌초하지 않도록 ‘공교육 개편’의 방향으로 견인하는 것은 진보적 교육운동진영이 현시점에서 해야 할 일이다.
교육운동진영의 내용적 영향력이 곳곳에서 확인되는 것도 사실이다. 신자유주의 저지투쟁 초기 공교육강화론, 공공성 강화론에 이어 공교육개편이라는 패러다임 수준의 논의로 발전시켜왔고 2002년 학제, 교육과정, 대학개편안 뿐만 ‘진보적 학교모델 구상’을 제출한 바 있다. 이어 대학평준화를 핵심으로 한 입시와 대학체제 개편과제를 제출하였고, 교수학습영역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발달중심의 비고츠키 교육학’을 내용적 구심으로 세우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일제고사를 계기로 ‘평가를 평가한다’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통해 새로운 평가패러다임을 제출하는데 이르렀다. 이러한 논의들이 불충분하긴 하지만 혁신학교 논의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또한 혁신학교가 몇 개 사례 만들기로 끝나서는 안 되며 제도와 구조 개혁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도 영향을 주었다.

1) 의의

시장주의와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기존의 자율학교를 축소해나가는 것이 새로운 학교모델 창출과 확산의 관건 중 하나이다. 이는 평준화를 확대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혁신학교사업과 학교혁신운동
‘혁신학교사업’은 민주진보교육감을 중심으로 교육청의 지원과 정책 의지 속에서 전개되는 새로운 학교모델 창출 사업이며 ‘학교혁신운동’은 혁신학교사업과 지방선거 이후 확장된 공간을 계기와 조건으로 하면서 전개되는 밑으로부터의 현장개혁운동이다.
둘은 연관되면서도 결이 다른 사업이다. 둘 모두 새로운 교육을 지향하면서 학교를 바꾸어 나간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혁신학교사업이 특화된 영역에서 기존의 학교시스템을 뛰어 넘는 전체적으로 새로운 학교의 상과 교육실천을 도모, 형성하는 사업인 반면 학교혁신운동은 일반학교에서 현재의 왜곡된 교육현장을 주체적 실천, 투쟁을 통해 조금씩이나마 바꾸어 나가는 운동이다.
혁신학교는 변화의 범위와 폭이 크지만 소수의 특화된 학교이고 학교혁신은 당장은 부분적이지만 대다수의 학교에 해당된다. 혁신학교는 제도권력에 의해 뒷받침되는 사업이고 학교혁신은 관료권력에 저항하는 대중운동이다.
따라서 둘은 진행양상은 매우 다르지만 혁신학교사업을 통한 새로운 학교의 상 제시와 교육담론들은 새로운 교육에 대한 상상력과 의지를 자극하면서 학교혁신운동을 추동하며 학교혁신운동은 구체적 현장개혁운동을 통해 공교육전반의 개혁에 대한 주체역량과 조건을 형성해 감으로써 만날 수 있다.



○ 참교육과 공교육개편운동의 정당성 확인과 확산
혁신학교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왜곡된 교육을 넘어 협력과 공동체,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새로운 교육을 지향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는 곧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는 것이고 그 동안의 전교조운동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공교육개편의 새로운 동력과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 제도권에서 새로운 교육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
올바로 창출된 새로운 학교모델은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스웨덴, 핀란드의 경우 해외 각국의 교육탐방단이 보고 나서 국내에 전파하는 것은 바로 몇 몇 학교 사례이다. 몇 개 학교는 매년 수천 명이 다녀갈 정도로 ‘세계화’되고 있다. 남한산 초등학교가 발휘한 효과도 이와 유사하다. 대안교육에서도 수 년 동안 구체적 교육실천을 해왔으나 공교육 밖이라는 한계로 인해 그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이제는 한국교육에서도 이후에 ‘사회화’하고 공교육전체에 일반화할 학교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글로 쓰여진 것, 말로 하는 것보다 ‘실제로 구현된 학교’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 교육담론지형에서의 유리한 고지 확보
이미 잠재해 있는 새로운 교육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새로운 교육모델의 현실화’를 통해 ‘진보적 교육담론’을 확산시킬 수 있다. 혁신학교 사업 시작도 전에 공교육 정상화를 넘어 새로운 교육모델의 현실성과 더 나은 교육에 대한 상상력은 이전보다 크게 자극되고 있으며 성공모델이 창출되고 그 과정에서 제도개편을 병행한다면 경쟁교육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와 새로운 교육에 대한 주장을 이전보다 매우 크게 확산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 공교육개편운동의 전망과 동력 강화, 확대
혁신학교 사업은 새로운 교육에 대한 개별적인 실천을 넘어 제도개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계기로서 의의를 지닌다. 혁신학교사업의 일정한 확산과 성공은 새로운 교육에 대한 상상력과 의지, 보다 구체적인 전망을 형성해 나갈 수 있다. 비록 제한적이지만 혁신학교사업을 통한 학교단위의 개혁사례 창출은 향후 총체적 공교육개편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혁신학교라는 제도권내 실험이 좌초하지 않도록 하면서 ‘학교혁신’과 공교육구조개혁의 방향으로 견인해 나가야 할 것이다.


2) 과제

○ <새로운 교육모델 창출>을 기본방향으로 함

현재는 온갖 교육이론과 담론, 실천사례를 뒤섞여 있어서 철학적 중심이 불분명하고 비구체적이며 ‘수업혁신’에 치중되어 있다. 계획수립단계이기 때문에 이는 충분히 수정보완 가능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교육개편, 새로운학교 모델구상, 교실 내에서의 다양한 실천 등 기존의 전교조의 연구, 실천 성과를 비고츠키 교육학을 기본으로 하여 충분히 재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학적 구심의 부재를 채워줄 내용으로 비고츠키 교육학이 이미 각광받고 있다. 혁신학교 연수 과정에서 비고츠키에 대한 관심과 공부 욕구가 증폭되고 있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한편으로는 교육적 상식과 맞아 떨어지며, 공교육과 교사의 역할을 "모든 인간의 발달" 차원으로 설명함으로써 공공성 담론을 심화, 정교화할 수 있으며 교사들이 경험적으로 터득한 결과들과도 공명하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부분적 개선이 아니라 새로운 교육에 입각한 학교전체시스템과 교육실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모델 구상 단계에서부터 '할 수 있는 것' 위주로 축소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입시가 아닌 발달과 협력, 공동체와 민주주의에 터한 학교모델 창출을 목표로 학교자치와 교육과정 및 평가의 자율성 확보, 그리고 발달, 협력, 활동 중심의 교육실천 전개, 질적평가, 교사별 평가 등 새로운 평가패러다임의 실현을 담은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을 만들어보고 사안에 따라 즉각적 조치를 취하거나 제도개편과제 등으로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향후 자율학교를 뛰어넘은 학교자율성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자율학교 및 교육과정 편성의 법제도적 한계는 있으나 초등의 경우에는 오전 교과활동, 오후 특기적성활동, 새로운 성적표기양식 실천 등 새로운 교육과정을 충분히 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혁신학교 기본 상과 관련 ‘입시성적이 뛰어난 혁신학교’ 개념은 모순적이며 매우 위험하다. 또한 현재의 제한된 조건에서 부분적 혁신 모델을 한시적, 제한적으로 설정할 수는 있으나 학교시스템의 재구조화가 아니라 기존 시스템에 혁신학교사업을 덧붙이는 방식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혁신학교 신청교들에게 계획수립을 그냥 맡겨둘 경우 현 구조에서 가능한 수준의 '특색사업'을 일반적인 학교교육과정에 추가하는 형태로 그칠 것이다. 사업 주축 단위의 명료한 상 설정이 우선이다. ‘아래로부터’가 절대 미덕은 아니다. 지금처럼 관료들 및 승진지향적 교사들이 관심을 보일 때는 더더욱 주의가 요망되는 부분이다.

○ 성공가능한 조건의 정비
양적확대에만 치중하면 공교육개편과 맞물리기는커녕 모델 창출에조차 실패하게 된다. 이는 이후 확산, 일반화 동력을 떨어뜨리게 되며 새로운 교육에 대한 전망을 흐리게 할 우려가 있음. 따라서 최대한 성공 가능한 조건을 확보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서울지역의 경우 기존 혁신학교사업이 주로 농촌지역, 소규모학교에서 의미있게 진행된 점에 비추어 대도시, 대규모 학교라는 조건을 감안할 때 학교선정 및 준비과정에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시범학교류의 신청 및 선정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혁신학교사업계획서 만이 아니라 학교규모와 지역조건, 주체형성, 학부모들의 동의 등 엄격한 요건과 구체적 실사 및 점검을 통해 혁신학교 선정을 진행해야 한다.
모델창출에 앞서 주체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교사만이 아니라 모든 교육주체의 동의가 중요한데 이 점에서 현행의 입시구조 하에서 도시지역 중등학교의 경우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기 만만치 않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우선적으로는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혁신학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 중등 평가시스템 혁신, 고교평준화 확대 등의 제도 개편과 병행
특히, 중등의 경우 현 조건에서는 모델창출이 만만치 않음. 평가권 문제, 고교입시 등의 제도개편과 병행해야 함. 고교체제의 경우 지역 단위 사안이므로 관점이 문제이며 제도적 한계가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이상적인 상’을 그리고 출발하게 되는 혁신학교는 반드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것은 혁신학교 역시 한국교육이라는 구조적 현실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피해 어정쩡한 성공사례(특색사업 등등)에 집착하느니 정면 돌파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한 현실적 어려움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추진과정에서 구조적 문제를 명료히 짚어 내고 이를 제도개편의 동력으로 상승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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