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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 [해외동향] 그리스에서 프랑스로 저항의 세계화

2010.04.20 18:27

진보교육 조회 수:1271

[해외동향] 그리스에서 프랑스로 저항의 세계화


진보교육연구소 해외동향팀

  1. 그리스의 경제 위기와 저항의 세력화

  지난 2월 남부 유럽의 그리스에서 대규모 파업과 시위가 발생하였다. 작년과 재작년에 이어서 반복적인 대규모 노동자 민중의 투쟁은 그리스를 포함한 유럽의 상대적으로 저개발된 국가들(스페인, 포르투갈)의 재정 적자 위기와 더불어 외신을 타고 전세계로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3월 말 그리스 수도인 아테네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 극우보수단체 사무실에 대한 급진주의 세력의 행위로 보이는 폭탄테러는 독일 중심의 유럽연합차원에서의 각종 선물성 구제책에도 불구하고, 잠시 휘청거렸던 뉴욕의 주가를 반등시켰던 국제 자본의 잠시 동안의 안도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작지 않은 뇌관으로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국제 투기자본은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들면서 복지 부문에 대한 그리스 정부의 예산 감축을 요구하면서 국가 신용등급의 하락을 가지고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며 계속되는 불경기와 실업의 급증에 따른 사회적 피로도의 누적은 정부의 복지 축소를 생존권의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노동자 민중들의 강렬한 저항의 형태로 분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형적인 산업구조

  2008년까지는 국내총생산이 16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으나, 미국발 금융위기의 세계화 이후 2009년과 올해 그리스의 국내 총생산은 “마이너스 성장”으로 급격히 돌아섰다. 국내총생산은 2009년에 -1.6% 하락했는데, 2010년에도 비슷한 수치의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설상가상 금융 위기의 지속으로 인한 유럽 각국들의 경제 후퇴는 유럽인들의 여름 여행지로 각광받는 그리스에 있어서 치명타가 되었다.
  관광업과 해운업을 중심으로 기형적으로 비대한 서비스업의 비중을 가지고 있는 그리스에게 있어서는 유럽의 여행객의 감소와 세계무역의 축소는 서비스 부문의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충격을 주고 있어, 산업에서 차지하는 공업의 비중이 여타 유럽에 비해 떨어지고 기약 없는 장기 침체는 ‘남의 손에 쥐어져 있는 권총의 방아쇠’로 해외의존성이 심한 그리스의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채무 규모의 급증

  2000년 이후 집권한 우파 신자유주의 정권은 경제 호황을 이용하여 지속적인 감세 정책등을 통해 재정 건전성의 빚장을 열어버렸는데 08년 금융 위기 이후 급전직하의 경기 침체로 조세 수입의 급감을 초래하였다.
  경제 호황기에 금리 인하와 대출규제의 축소등으로 인하여 기업과 가계 부문의 은행권의 대출 확대는 97년 동아시아에서 벌어진 거품을 양산하고 결국 수치상의 ‘경제 호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유럽권의 핫머니들은 이런 거품을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그리스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게 되었고 이러한 대출의 확대는 결국 최근의 위기로 은행권의 부실의 결과를 야기하였으며 결국 280억 유로(미화 350억 달러) 규모의 공적 자금 지원을 통해 국가 채무 규모의 급증을 가져왔다.

저항의 세력화
  신자유주의 우파 정권의 득세는 다른 나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공부문의 사유화와 복지정책의 축소라는 값싼 정부 헐벗는 국민을 양산하였다. 그리스 해운업의 상징이자 유서 깊은 아테네에 인접한 피레우스 항이 중국의 기업에 팔리는가 하면 초고령화 사회 걸맞지 않는 노령인구에 대한 복지 축소는 노동자 민중의 저항의 조직화를 가져왔다.
다른 유럽권 국가에 비해 형편없는 처우를 받는 공공부문의 노동자들 특히 교사들을  필두로 하여 고등학생, 대학생을 지속적인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장기화 되어가고 있는 경제 침체는 전 부문의 노동자 계급을 조직화를 넘어 급진화에 촉매제가 되어가고 있다.
  10%가 넘는 실업률 그리고 제조업의 공동화와 이에 따른 해외에 종속적인 산업구조는 유럽의 긴급 수혈 없이는 그리스의 경제 위기의 치유 불가능의 근본 원인이다. 이런 점을 알고 있는 자본은 만사를 물리치고 두팔을 걷어부치고 그리스 살려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위의 제 모순들은 일시적인 수혈로 생명을 연장할뿐 정상적인 작동에는 어림없는 일일 것이다. 심화되는 경제 위기와 계급갈등의 첨예화는 그리스에 있어서 저항의 세력화와 조직화의 조건이 될 뿐이다.




2. 그리스에서 프랑스로 저항의 세계화

  ‘검은 목요일’

  지난 1월 29일 프랑스에서 펼쳐진 총파업에는 거의 모든 부문의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철도, 지하철, 버스, 항공사, 병원, 언론, 방송, 우체국, 학교, 은행은 물론 심지어 사법기관에서까지 시위에 뛰어들었다. 시위에 나선 노동자들과 학생들, 노인들과 아이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너희들이 만든 위기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외쳤다.
  이날 진행된 총파업은 하루 동안 진행된 시위성 파업이었지만, 파업의 원인은 구조적이고 고질적이었다. 작년 프랑스의 이미 실업자가 211만 명을 넘어서버렸다.  우파 사르코지 집권이후 신자유주의 개혁(?) 드라이브는 만성적인 실업에 추가적인 실업을 가중시켰다.  
  
    몇 해 전에도 프랑스에서는 CPE 반대투쟁이 대대적으로 조직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투쟁과 이번 총파업의 중요한 차이가 있다. CPE 반대투쟁은 청년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법안에 대한 반대라는 단일쟁점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반면 이번 총파업의 성격은 “너희들이 만든 위기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지 말라!” “사르코지 퇴진!” 등의 구호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공기업 민영화와 연금 개악, 교사노동자들의 숫자를 줄이려는 교육법, 방송을 부자들의 손아귀에 집중시키려는 방송법, 실질임금 삭감과 해고증대, 자본가들만 살려주는 재정정책 등 사르코지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기 위해 퍼붓는 자본주의적 공격 전반에 대한 분노와 항의가 집약되어 있다.

▲ 교육부문
중등 교사와 학생들은 교육부문 1만3500개의 일자리를 줄이겠다는 정부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에 동참했다. 노조는 목요일 파업에 전체 60%의 중등교원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학 교원 및 학생들도 교육부문의 900개 일자리 감소에 항의하며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항공부문
에어프랑스는 파리 근처 오를리 공항의 단거리 및 중거리 비행일정을 30%가량 취소할 예정이다. 또한 샤를드골 공항편 10%가량도 취소했다고 밝혔다.

▲ 사법부문
사법 분야 종사자들이 속해있는 노조에서는 프랑스 정부의 개혁안이 사법제도의 독립성을 해한다며 이를 반대하기 위해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체국부문
모든 우편 노조는 국유 우체국의 지위를 변경하는 안을 담은 정부의 개혁안에 반대하며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개혁안은 우체국 민영화 계획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 병원부문
오는 2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정부 개혁안에 반대하며 공공병원 종사자도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정부가 행할 개혁안이 병원 서비스의 향상을 불러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 프랑스 공영 TV·라디오 방송사 부문
정부 개혁안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분야다. 공영방송에서 저녁 8시 이후의 광고를 폐지하고, 방송위원회가 지명하던 공영방송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 개혁안에 반대해 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이번 정부 개혁안이 방송의 재정적, 정치적 독립을 손상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3백만 명이 사르코지에 반대해 행진하다

지난 3월19일 사르코지 집권 후 두 번째 총파업으로 프랑스 전체가 마비됐다.
2백여 곳의 도시와 소도시에서 3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행진했다. 19일 파업의 핵심 이수는 우파 사르코지 정권의 정책들과 경제 위기 대책에 대한 반대이다. 지난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사르코지 정부는 공적자금을 통한 구제 정책을 펼쳤지만  공장 폐쇄와 정리해고로 2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에 노동자 민중들은 누구를 위한 ‘구제’ 인지에 대해 분노를 떨치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대중은 3월 19일 파업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한 여론조사를 보면, 7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파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때마침 실시한 지방선거의 결과 좌파연합이 우파연합에 승리를 거둠으로써 노동자 민중의 저항은 새로운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계급투쟁의 세계화?
  
  영국의 신문 ≪타임즈≫는 서유럽에 비해 동유럽의 시위가 훨씬 격렬한 것은 “경제위기를 견뎌낼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낙후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한 달 월급 700유로(126만원) 이하의 비정규직 청년층이 시위를 이끌면서 1968년 반정부 시위가 유럽을 휩쓸었던 68운동이 재연될 가능성도 보인다.” 라고 우파 신문들도 저항의 전면화와 조직화에 대한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그리스와 프랑스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대동소이하다고 볼수 있다. 대규모의 부자 감세로 서민들은 세금 폭탄을 감수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후퇴 아니 퇴행은 군부 독재의 도래를 체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10여년 자유주의 우파 세력의 집권으로 인한 노동자 세력의 탈정치화는 세력의 조직화와 급진화에 걸림돌을 넘어 장벽이 되어 가고 있다. 조건은 무르익었으나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
   막연한 지방선거 이후의 판세 변화를 기다리는 대기주의를 넘어 한 수 앞선 전략수립과 조직의 기층화가 필요되는 시점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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