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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 [기획] 비고츠키 교육학과 참교육의 재정립

2010.01.05 13:39

진보교육 조회 수:1451

[기획] 비고츠키 교육학과 참교육의 재정립

진보교육연구소 교수학습이론분과

전교조의 투쟁력과 활동력 침체 속에 참교육활동도 마찬가지로 저하되고 있다. 현재 참교육운동이 안고 있는 문제는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입시교육의 강화이다. 입시교육이 심해질수록 참교육의 필요성은 커지지만 실천적 제약은 더 커진다. 둘째, 오래된 문제지만 방향의 불분명함, 철학과 이론의 빈곤 문제이다. ‘참’ 자체는 추상적, 감성적 표현이며 ‘민족, 민주, 인간화’ 역시 80년대 이후 변화된 역사적, 사회적 조건에서 막연하고 추상적인 방향의 한계를 지닌다. 결국 ‘무언가 좋은 것을 열심히 한다’라는 이미지만 남고 부여하는 의미는 저마다 다르다. 최근엔 전교조 대의원대회에서조차 ‘입시전문가가 되는 것이 참교육’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기도 하였다. 셋째, 입시교육의 구조적 압력 때문에 참교육운동이 주로 교육과정과 수업을 정면으로 다루기보다 일종의 틈새운동, 부가적 운동으로 진행되는 문제이다. 많은 부분이 수업 외, 진도 외 그리고 이벤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방식은 상당한 열의와 헌신을 요구하며 결국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기에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타개한다는 취지에서 일각에서는 ‘제2참교육운동’을 기치로 ‘참교육에서 참배움으로’라는 방향을 내걸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교수-학습이 통일된 것이라고 본다면 일종의 동어반복(개념상 참교육은 참배움을 쌍으로 한다)이고 만약 ‘교육에서 학습으로’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면 ‘급진적 구성주의’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공교육을 부정하게 되는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는 것이 된다. 실제로는 별 의미가 없는 정서적 구호의 차원이라고 보여 진다. 결국 제2참교육운동을 내걸었지만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고 반향 역시 신통치 않다. 구호로 상황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이 같은 한계와 문제점에 놓여 있는 참교육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는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분명한 관점과 방향을 세우고 이론적 무기를 갖추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과 의제들을 부상시키면서 새로운 차원의 담론투쟁과 실천을 전개할 수 있다. 참교육운동과 비고츠키 교육학의 적극적 접목 그리고 그를 통한 재구성이 필요하다.


1. 진보적 교육학으로서 참교육의 철학적, 이론적 기반 제공

1) 총체적이고 역동적인 인간발달의 관점

비고츠키 교육학의 특징과 핵심내용 몇 가지를 간단히 요약해본다.

첫째, 인간발달에 대한 총체적, 역동적 관점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4가지 발달과정(생물학적 과정, 역사문화적 과정, 개체발생적 과정, 미소발생 과정)이 중층적으로 결합, 상호작용하면서 인간발달을 형성하고 발달국면을 이룬다고 본다.
계통발생은 개체발생의 생물학적 토대를 말한다. 인간과 유인원의 본질적 차이는 유인원에게 없는 새로운 형태인 노동에 있다. 사회적으로 조직된 노동과 생산의 출현이 동물로부터 인간을 구분에 주는 핵심적 요인이다. 이처럼 많은 학자들이 물질적 도구의 사용에 주목했다면 비고츠키는 물질적 도구의 사용에서 더 나아가 심리적 도구인 언어의 출현에 주목하였다.
사회문화의 역사는 개체발생의 사회적 토대라고 할 수 있다. 비고츠키는 물질적 도구가 생물학적으로 미친 영향에 대비되는 것으로 문화도구가 정신 능력에 미친 영향을 연구했다. 의도적 기억을 위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원시적 도구부터 그림, 기호에 이어 언어가 탄생하는 과정 그리고 그로 인해 고등정신기능을 획득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계통발생의 결과 작동되는 기초정신기능과 문화적 계통발생에 의해 작동되는 고등정신기능을 구분하여 제안했다. 그리고 기초정신기능이 고등정신기능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심리적 도구를 매개로 진행된다고 보았다.
개체발생은 한 개체가 유적 존재로 발달해가는 과정이다. 다른 발생적 영역들과 달리 하나 이상의 발달적 힘들이 동시에 작용한다. 즉, 개체 발생의 과정은 양적인 변화와 질적인 변화가 전개되는 변증법적인 발전과정이다. 비고츠키는 이러한 개체발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마지막으로 미소발생은 개체발생이 이루어지는 부분부분의 아주 짧은 순간의 발생들을 일컫는다. 즉 심리과정 혹은 지각적 개념적 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발생의 실제적 과정이다. 이러한 미소발생이 축적되어 개체발생에 기여하게 된다.
  
        

또한 인간발달은 단선적으로 단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비약 때로는 안정과 성숙의 완만한 국면을 형성하면서 역동적으로 진행된다고 본다. 그리고 새로운 발달을 구성하는 핵심 사항은 새로운 정신 혹은 실천적 ‘기능’이라고 본다. 즉 발달은 양적 성장이라고 보다 주로 질적 변화의 의미를 지닌다. 새로운 기능의 형성은 기존의 기능을 재구성하면서 발달의 새로운 총체를 형성한다. 이 같은 총체적, 역동적 관점을 통해 우리는 인간발달에 대해 훨씬 더 과학적으로 그리고 교육적으로 잘 이해할 수 있다.  
  
            
      신생아의 위기
                유아기 ( 생후 2개월에서 한 살까지 )
        한 살에서의 위기
                초기 아동기 ( 한 살에서 세 살까지 )
        세 살에서의 위기
                입학 전 시기 ( 세 살에서 일곱 살까지 )
        일곱 살에서의 위기
                학령기 ( 여덟 살에서 열두 살까지 )
        십 삼 세에서의 위기
                사춘기 ( 십 사 세에서 십 팔 세까지 )
        십 칠 세에서의 위기  (Vygotsky, 1998:196)

    
둘째, 사회적 상호작용과 소통, 문화와 언어, 실천의 중시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의 중요한 관점 중의 하나는 발달이 오직 사회적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발달에 대한 ‘역사문화적 기원’에 대한 체계적이고 풍부한 분석과 설명 때문에 일부 구성주의 학자들에 의해 ‘사회적 구성주의’의 원조로 추앙받기도 하였지만 비고츠키는 결코 구성주의가 아니다. 구성주의에서의 사회는 주로 ‘개인을 둘러싼 네트워크’에 불과하지만 비고츠키의 사회는 ‘역사적 수준과 지평을 지니는 총체적 사회’이다. 무엇보다 비고츠키는 구성주의와 같은 주관주의가 아니다.) 그래서 사회적 상호작용과 소통, 협력을 매우 중시한다.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어나 기호, 노동과 실천 등을 매개로 이루어진다고 본다. 가장 대표적인 매개는 언어인데 이를 통해 인간은 비로소 서로 소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고기능을 형성하고 발달시켜 나갈 수 있다고 보았다. 비고츠키는 이러한 언어의 의의를 물질적 세계를 변화시키는 ‘도구’에 빗대어 언어는 ‘사고의 도구’로 규정하였다. 이 같은 관점에서 비고츠키 교육학은 언어교육과 문화적 문해 교육을 중시한다.

셋째, 집단적, 상호관계적 근접발달영역(ZPD)과 선도활동의 개념을 제기하였다. 비고츠키 교육학의 개념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통용되고 있는 것이 앞서 언급한 ‘발달의 역사문화적 기원’과 ‘근접발달영역(ZPD)과 선도활동’ 개념이다. 근접발달영역은 개인 혹은 집단이 ‘지금 당장은 수행할 수 없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수행하면서 이후엔 스스로 수행할 수 있게 되는 발달영역’으로 규정된다. 여기서 발달영역은 새로운 질적 변화의 영역이며 따라서 한 두 번의 수업이나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중장기적 영역이다. 그리고 홀로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나 어른, 또래집단과 함께 수행하는 집단적 과정이다. 근접발달영역 개념은 공교육의 의의, 집단적 협력학습의 의미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과제의
난이도

도움을 받아야 수행할 수 있는 수준
ZPD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수준
근접발달영역


그리고 장기적 발달의 차원에서 일정한 시기에 여타의 다른 기능발달을 선도하고 재구성하는 ‘선도활동’(유아기-놀이, 초등-학습, 중등-협력, 청년기 이후-노동(사회적 실천))을 설정하였는데 이는 교육과정의 기본 맥락을 구성하는 핵심 개념이 된다.
                  
교육 단계
비고츠키의 선도적 교육 활동
유아원
정서적 반응/대상 중심적 활동
유치원
사회 역할극/놀이 활동
초등학교
학교에서의 학습 활동
중ㆍ고등학교
동료와의 협력 활동
대학과 직장
직장에서의 노동 활동
  

비고츠키 교육학은 발달에 총체적, 역동적 관점을 기초로 교육심리학에서부터 교수학습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를 구성한다. 한국사회에서는 아직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그나마도 구성주의자로 왜곡된 형태로) 이미 학문적 차원에서 세계적인 지위를 확보하기 시작했으며 핀란드 등지에서 실천적으로도 검증받고 있는 이론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의 발달에 대한 관점과 내용은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주면서 참교육론과 진보적 교육학을 세워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2) 참교육론의 체계적 재구성

비고츠키 교육학은 기본적으로 참교육운동의 지향 및 가치와 맥락을 같이 한다. 따라서 비고츠키 교육학은 곧바로 참교육운동을 받쳐주는 철학과 이론적 기초가 될 수 있다. 비고츠키 교육학을 통해 ‘경쟁보다는 협력’, ‘결과보다 과정 중시’, ‘암기보다 사고능력’ 등 그동안 전교조운동과 참교육실천에서 제출되어 온 가치와 지향들을 보다 체계적이고 풍부하게 잘 표현할 수 있다.

* 협력과 발달

예컨대 ‘경쟁보다 협력’의 문제를 볼 때 지금까지 참교육론에서는 주로 인간적 차원, 도덕적 차원에서 제기해 온 점이 크다. 그렇지만 비고츠키 교육학에서는 도덕적 차원이 아닌 ‘발달’의 차원에서 ‘협력’을 다루며 그것이 올바른 ‘발달을 위한 관건적 조건이자 과정’임을 강조한다. 비고츠키 교육학에 의하면 인간 발달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고 사회적 상호작용은 성장하는 아동의 경우 크게 두 차원 - 교사 및 어른과의 상호작용 그리고 동료, 또래집단과의 상호작용 - 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또래 집단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또래집단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뒤 처진 사람은 앞 선 동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도움을 받고 앞 선 사람은 동료와의 관계 속에서 새로 획득한 개념이나 정신기능을 효과적으로 체화, 성숙시킬 수 있다. 따라서 둘 모두에 도움이 된다. 반면 경쟁적 관계에서는 뒤 처진 사람이 도움을 받을 기회가 없을 뿐 아니라 앞선 사람도 제대로 소화하고 성숙시킬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발달의 차원에서는 둘 모두에 보탬이 안 되는 것이다. 한국의 학생들이 엄청난 학습량에 비해 실제적 정신기능, 다시 말해 발달이 떨어지는 이유는 이것이다. 결국 동료와의 상호작용은 서로에게 보탬이 될 뿐 아니라 발달의 관점에서 본다면 경쟁보다 훨씬 효과적이기도 한 것이며 이전에 한국을 방문했던 핀란드 교장협의회장이 한 말 처럼 ‘경쟁은 교육과 반대되는 개념’인 것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의 대학생들이 선진국보다 떨어지는 이유는 지금까지의 분석처럼 ‘고교까지는 우수했는데 대학에서 공부를 안 해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고교 때까지 올바른 발달과정을 못 밟았기 때문’이다.(발달과 성적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한국의 경우 학업성취도가 우수하게 나오지만 사실 그것은 발달 수준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며 문제풀이라는 특정한 방식에 대한 능력일 뿐이다. 발달의 관점에서 본다면 학업성취도가 한국보다 낮게 나오지만 잘못된 정부 교육정책을 시정시킬 정도로 높은 정치사회적 의식을 갖고 실천을 행하는 프랑스 고교생이 발달 수준이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실제 PISA 1위인 핀란드는 PISA 성적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핀란드교육의 관점에서 학업성취도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교 때까지 시험이라곤 거의 없는 핀란드 학생들이 거두는 성적은 실제로는 더 큰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고츠키 교육학에 의하면 협력은 단지 서로의 발달을 위한 조건일 뿐 아니라 매우 중요한 교육적 목적이자 과정이다. 또래집단이라는 하나의 작은 사회 속에서 서로의 발달을 위한 협력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많은 것을 내포한다. 어떤 학습 주제를 놓고 같이 역할 분담을 하고 준비하고 토론을 하면서 새로운 내용을 이해, 습득, 체화할 뿐 만 아니라 같이 성장, 발달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국면과 경험, 의제들을 공유하고 해결하게 된다.  

특히 비고츠키가 말하는 ‘위기의 시대’(성장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새로운 상황과 과제들이 등장하여 갈등과 모순에 처하는 시기, 또한 새로운 갈등과 모순을 극복하면서 비약적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를 또래 집단과 협력적으로 경과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이기도 하다. 사회 속에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이 발달과정에서 협력적 관계에서 어떤 문제를 의제화하고 같이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교육적 목적이자 과정인 것이다. 이 때문에 비고츠키는 청소년기 여러 정신기능과 총체적 발달을 이끄는 ‘핵심적 선도활동’으로 ‘협력’ 그 자체를 설정한다. 협력 자체가 청소년기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기능이자 여타의 다른 기능발달을 주도하고 총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 발달과 평가 - 가능성과 과정 중시
비고츠키 교육학에서는 발달을 중시하며 발달을 새로운 사고 기능, 실천적 기능의 형성, 발전이라는 질적 변화 과정으로 본다. 발달을 질적 변화로 이해할 경우 평가에 대한 관점은 완전히 새롭게 된다.
첫째, 서열적 시험이 아닌 발달 상황에 대한 진단이다. 발달의 관점에서 본다면 ‘서열을 매기는 일’은 매우 우스운 일이다. 발달 단계가 다를 경우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고 발달 단계가 같다면 불필요한 일이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새로운 기능이 형성되고 있다’거나 ‘성숙하고 있다’거나 혹은 ‘새로운 기능의 가능성이 있다’와 같은 발달 상황에 대한 올바른 진단의 문제가 된다. 평가는 점수와 같은 양적 평가가 아닌 질적 평가가 된다. 서열적 시험은 발달 상황에 대해 어떤 구체적 진단도 내려 줄 수 없다. 협력의 차원에서 본다면 시험은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어떤 문제를 협력해서 해결해 나가려 하고 있는데 그것을 개별적으로 평가하고 서열을 매기는 것은 협력 자체를 파괴하는 일이다. “경쟁은 교육과 반대되는 것이다”라고 말의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둘째, 결과가 아닌 가능성을 중시한다. 발달을 지향할 때 중요한 것은 당장의 결과 보다는 앞으로의 가능성이다. 가능성이야말로 이후의 교육적 실천과 연관된다. 물론 현재 상황을 이해할 때 이후의 가능성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평가와 진단은 현재 상황을 점수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발전가능성에 대한 조건과 요소를 이해하는 것에 초점이 두어진다.
셋째, 지속적 평가, 역동적 평가이다. 발달 상황에 대한 진단, 가능성에 대한 파악은 한 두 번의 시험이 아니라 지속적 관찰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 동료와 협력하여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또한 발달은 다양한 측면에서 역동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평가의 주요 지점 역시 역동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
결국 비고츠키 교육학에서 평가란 발달상황과 가능성을 올바로 파악하면서 새로운 발달을 위한 과제와 상호작용 관계를 설정해 나가는 과정이 된다.

비고츠키와 핀란드 교육학은 ‘협력하는 인간’, ‘발전지향의 인간’이라는 인간관을 내포한다.  인간은 강제가 아니라 스스로의 발전을 지향하는 본질을 지니며 자신과 집단에 닥친 위기와 모순을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본질을 지닌다는 것이다.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의 등장은 아동, 학생들에겐 새로운 위기이자 모순이며 인간은 그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본질적 지향을 지닌다. 그리고 새로이 등장한 과제에 대해 아동과 학생들은 같이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해결해 나간다. 협력은 새로운 위기와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발전의 경로이다. 그것이 ‘시험 없는 협력 교육’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교육적 성과를 낳게 되는 비밀의 열쇠이다.

잠간 협력, 평가 등과 관련된 논의를 간략히 전개해 보았다. 여타의 의제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발달’과 ‘협력’ 등의 새로운 관점과 기준으로 좀 더 상승된 논의를 구성해 나갈 수 있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참교육론의 내용적, 이론적 기반을 한 차원 상승시킬 수 있으며 이 같은 학문적, 실천적 논의가 이루어질 때 참교육론은 앞으로 매우 파괴력있는 교육담론으로 성장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비고츠키 교육학은 크룹스카야의 역사적 한계, 듀우이의 자유주의적 한계, 프레이리의 주변적 한계를 뛰어 넘는 교육적 논의이다. 특히 비고츠키 교육학이 세계적 차원에서 이미 상당한 학문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바람직한 교육모델로 설정되고 있는 핀란드를 포함한 북구 등에서 구체적인 교육실천으로 펼쳐져 있기 때문에 배경적 힘 또한 크다.


3) 혼란된 방향, 개념의 수정, 보완
비고츠키 교육학을 통한 참교육론의 철학적, 이론적 강화는 그 동안 왜곡되거나 편향되어 왔던 교육적 가치나 개념들도 올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 창의성에 대해

대표적 개념 혼란의 예가 ‘창의성’ 문제이다. 창의성에 대한 강조는 시장주의 만이 아니라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 대한 반감 때문에 진보진영에서도 널리 나타난다. 그 동안 ‘창의성’이라는 말을 자주 쓰면서도 무언가 찝찝함과 석연찮음이 존재해 왔다. 찝찝함은 시장주의의 생산력주의와 수월성 강조 이데올로기에 이용당한다는 느낌이었고 석연찮음은 도대체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의 정체를 알지 못한 채 쓴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창의성에 대한 과잉 강조는 몇 가지 문제들을 지니고 있다. 첫째, 잘못된 지위 설정이다. 창의성의 과잉 강조는 공동체성, 협동성, 기초 등의 중요한 교육적 가치들을 폄하하는 기능을 한다. 둘째, 창의성의 강조가 ‘수월성 교육’ ‘개별화 교육’ 등 잘못된 지향들로 쉽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창의성 교육은 곧 잘 ‘영재 교육’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셋째, 결국 구체적 교육실천보다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주로 한다는 것이다. 창의성에 대한 강조는 주로 생산력주의, 경쟁주의의 강조로 연결된다. 창의성을 키워야 남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창의성에 대한 이 같은 오용은 교육적 왜곡을 낳을 뿐 만 아니라 창의성 자체의 의미도 왜곡시킨다.

비고츠키 교육학의 관점에 의하면 창의성은 별도로 키워지는 능력이라기 보다는 어떤 정신기능이 충분히 내재화되어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 발휘되는 실천적 특성으로 파악된다. 그렇게 볼 때 창의성은 모방과 대립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방은 새로운 개념이나 기능이 내면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외부적 자극 -> 모방 -> 내면화, 체화의 과정을 거쳐 주체적 실천이 이루어지고 위기와 모순을 만날 때 새로운 주체적 대응방식 즉 창의성이 발휘된다. 비고츠키는 새로운 정신기능의 형성 과정에서 ‘모방’을 매우 중요한 과정으로 본다. 비고츠키 교육학의 관점에서는 어떤 최종적 혹은 외부적 특성들이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기능이 발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다. 교육적으로 본다면 ‘영재나 천재 키우기로 오용’되기 쉬운 창의성의 강조보다 주체성의 강조가 더욱 타당하다. 왜냐하면 주체성은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며 창의성은 주체성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창의성을 키우는 별도의 교육은 사실상 없으며 이 때문에 핀란드 교육에서도 교육과정이나 학습론 등에서 교육적 가치와 지향들을 설정할 때 창의성이란 말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협력, 공동체성, 주체성과 자기존중감, 문화적 다양성, 정신기능과 과학적 사고 등의 개념들로 주로 구성된다.

* 협력학습과 협동학습
협동학습에 대한 일반적 이해에 대한 수정도 필요하다. 지금 현재 한국에 알려진 기존의 ‘협동학습론’은 비고츠키 교육학의 ‘협력학습’과는 다른 것이다. ‘협동학습론’은 미국에서 형성, 발달된 것으로 ‘조별 경쟁’을 근간으로 한다. 비고츠키 교육학에서는 조별 경쟁 역시 경쟁의 한 방식일 뿐이며 올바른 교육적 방안이 아니다. 실제로 ‘협동학습론’은 기존의 주입식 암기교육보다 진전된 부분이 있지만 조별 경쟁 유발, 팀내 불화나 불공정 발생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진정한 ‘협력학습’의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핀란드의 경우 조별 학습을 하더라도 주제에 따라 유연하게 팀이 구성되며 대체로 조별 경쟁은 없다.  

이외에도 우리는 여타의 혼란스런 개념과 방향들에 대해 비고츠키 교육학을 통해 재검토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의 교육적 의미를 좀 더 분명히 해주기도 하고 혼란스런 문제를 극복해 주는데 큰 도움을 준다.  


2. 교육과정과 교수학습론 논의에 대한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의 제시
비고츠키 교육학은 협력학습, 결과보다는 과정, 현재수준보다는 학습자가 지닌 가능성, 소인수 학급의 필요성, 교사의 수업재량권과 평가권 확립, 유연하고 자율적인 교육과정 등의 필요성에 대하여 뛰어난 설명력을 지닌다. 그러면서 교육에 대한 기존의 관념과 다른 몇 가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참교육론에도 일정하게 새로운 관점을 부여한다.
  
* 좋은 교육은 여유롭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주로 발달의 개념과 발달과정, 교수-학습관계 등에 논의가 집중된다. 그런 점에서 주로 교육과정의 문제, 교수학습론의 문제를 다루게 된다. 그런데 비고츠키 교육학에서 제기하는 교수학습론은 기존의 교수학습론과는 매우 다른 지평을 지닌다.

대부분의 교수학습론이 미시적 수업과정이나 수업모형의 제시로 귀결되는 반면 비고츠키 교육학은 일련의 전체적 발달조건과 과정, 교수학습관계의 형성을 다룬다. 비고츠키는 개개의 미시적 수업은 워낙에 다양한 개개인의 특성, 집단을 둘러싼 상황의 다양성, 다루는 주제의 다양성으로 인해 특정하게 올바른 지속적 방법은 없다고 보았다. 그런 점에서 비고츠키 교육학은 다양한 교수학습방법론을 수용할 수 있다. 또한 한두 시간의 수업으로 발달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발달은 일련의 지속적 과정으로서 중요한 것은 학습자의 주체성, 발달과정에서 학습자가 처한 상황과 가능성, 발달을 선도할 수 있는 활동과 매개의 설정, 상호작용 조건의 조성 등이라고 보았다.
교사의 주요 역할은 학습자에 대한 관찰과 그에 따른 유연한 학습계획의 설정, 그리고 교사-학생, 학생 간 상호작용을 이끌 수 있는 매개 설정이다. ‘매개’는 학습자 및 학습집단이 처한 상황, 주제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설정될 수 있다. 일관되게 중요한 것이 있다면 관찰과 상호작용, 그리고 활동(실천)이다.

  발달과 협력을 중시하는 비고츠키 교육학은 여유로운 교육시스템을 지향한다. 교육과정도 수업도 유연하고 여유롭다. 시험도 없다. 발달은 질적 변화이며 중장기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여유롭지만 발달을 지향하는 목적의식적 과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교육적 성과는 더욱 높다. 또한 여유로워야 수업 이외의 다양한 자극과 활동이 발달과정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핀란드 교육의 구체적 방식은 매우 유연하고 여유롭게 진행된다. 심지어 학습에 흥미가 없는 경우 자발적 의지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세계 최상의 학업성취도를 이룬다.(정작 핀란드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이 점은 어떻게 해서든 수업에 효과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수업방법론에 집중되어 온 기존의 일부 경향이나 강박에 대한 문제제기가 될 수 있기도 하다.

* ‘실천’의 교육적 함의에 대한 논의의 재부상
비고츠키 교육학은 이전 시기 ‘노작교육’ 차원에 머물렀거나 ‘경험’ 차원으로 축소되어 온 ‘실천’의 교육적 의미를 다시금 교육의 핵심과정으로 재부상시킨다. 북구의 ‘활동이론’은 ‘실천’의 문제를 교수학습이론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실천을 매개할 때 가장 효과적인 인식과 기능발달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다시금 부상하는 실천의 의미는 보다 확대된 의미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 ‘물리적 노동’과 ‘직접적 경험’의 차원을 넘어서서 ‘의식적 행위’ 전반을 실천의 의미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깨어진 관계를 실천 중심의 교육과정을 통해 결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 ‘교육관계’ 문제의 의제화
사실 가장 광범한 문제이자 가장 많은 교사들의 고민은 교육관계의 문제이다. 교수학습 관계와 수업상황을 거부하거나 이탈하는 아이들의 문제가 그것이다. 기존의 논의들은 자발적 학습자를 전제하는 논의들이며 그런 점에서 상당 정도 비현실적인 논의들이기도 하였다. 기껏해야 미시적 동기부여 정도 고민하는 것이고 명백한 한계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교육관계 문제에 대한 논의로는 예전에 교실붕괴 관련 논의들이 있었고 최근엔 송형호 교사의 ‘관찰록’ 등이 있었으나 전체적 논의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 학생 간 상호작용의 문제를 핵심 지점으로 두고 있으며, 학습자와 학습집단에 대한 지속적 관찰을 중시하면서 교육관계 문제를 교육의 핵심 문제로 부상시킨다. 교육과 발달의 의미를 주체적으로 인식하면서 서로 존중하는 교육관계의 형성이야말로 교육의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이며 교육관계의 의제화는 매우 중요한 새로운 담론 영역의 개척이 될 것이다.

* 교육노동의 전문화
입시 하에서 교육실천의 전문성은 사실 상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 나마의 전문성은 지식과 방법론의 차원이며 이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대체로 마모, 퇴행한다. 반면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에서 관찰에 의한 학습자에 대한 올바른 파악의 노력은 ‘발달 상태 파악과 그에 대한 처방의 전문성’을 제고 시킨다. 여기에는 물론 일정한 분석틀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대단한 이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발달에 대한 기본 관점과 개념이다. 분명한 관점 속에 아동과 학생에 대한 관찰 실천이 누적될 때 구체적 전문성은 강화된다. ‘아동과 학생에 대한 발달 상황과 가능성에 대해 잘 파악하는 것’이 교육노동의 구체적 전문성이 된다. 경험과 실천이 지속될수록 발달에 대한 이해와 파악은 더욱 구체화, 전문화된다. 여기에 보편적 인류애와 아동, 학생에 대한 구체적 인간애가 결합되는 것이 참교육의 핵심이 될 것이다.  


3. 비고츠키 교육학의 기본 과제와 당면의 실천 방안에 대해

1) 공교육의 기본 문제에 대한 정면 대응의 요청 그리고 새로운 차원의 담론투쟁

비고츠키 교육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물적, 제도적 조건이 필요하다. 지속적 관찰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소인수 학급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학습자와 학습집단에 맞는 교육계획이 수립되고 진행되기 위해선 정해진 진도나 시험이 있어선 안 된다. 교육과정의 유연화, 교사의 수업재량권과 평가권 확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교육과정, 평가권, 교육조건 등 공교육의 기본 문제에 대한 정면 대응이 불가피하다. 공교육의 기본 문제에 대한 정면 대응은 기존 활동의 한계, 즉 무언인가 좋은 교수학습방법론 혹은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틈새와 부가적 노력에 주로 집중해 온 방식에 대한 전환을 요청한다. 그것은 기존의 실천적 성과를 지속시키면서 중심 지점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의 공유, 전파는 진보적 교육담론을 확장하면서 공교육의 전면 개편을 촉구하는 운동으로 승화되어 나갈 수 있다.


2) 당면 현실에서의 적용 문제와 실천 과제들
공교육의 기본 문제에 정면 대응하면서 새로운 틀의 공교육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당장 그리고 상당 정도의 기간은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에 놓일 수밖에 없다. 참교육 전반과 마찬가지로 구조적 제약을 받는다. 그렇지만 참교육론이 비고츠키 교육학에 의해 이론적, 내용적으로 강화될 때 그 힘을 배가 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두면서 향후 몇 가지 과제를 제출하고자 한다.

* 비고츠키 교육학에 대한 공유, 전파 및 이를 통한 기존 성과적 내용과 논의 재구성
비고츠키 교육학에 대한 공유와 전파 자체만으로도 맥락이 같은 참교육론의 지평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논의들을 비고츠키 교육학에 입각하여 재구성한다면 설득력을 더욱 고양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연구 작업에 참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비고츠키 교양학습을 전개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비고츠키 교육학의 새로운 관점에 입각하여 기존의 논의들을 틀로 재구성해 나가다면 상승된 담론투쟁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현재의 조건에서 가능한 실천적 방안 시도
구조적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현재 조건에서 가능한 교육실천을 시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유아교육에서는 상당 정도의 가능성이 있으며 입시교육의 규정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초등학교에서도 부분적으로나마 일정하게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는 학업이 아닌 ‘발달’ 개념에 입각한 ‘관찰록’ 정도를 시도해 나갈 수 있다. ‘관찰록’만으로도 아동과 학생에 대한 전반적, 역동적, 과학적 이해를 높일 수 있고 교육적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리고 구체성에 입각한 새로운 교육논의를 불러일으키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상호작용과 활동을 강화하는 교수학습을 확대해 나간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 비고츠키 교육학과 북구의 구체적인 사례 소개. 치열하고 풍부한 이론 투쟁의 전개
비고츠키는 물론이고 핀란드의 사례도 여전히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고 그나마도  이미지 수준에 가깝다.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처지가 다르니까’라는 말이 쉽게 나온다. 구체적인 이해와 사례만이 이 같은 반응을 극복하고 교육적 판단들을 강제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이에 기반한 이론 투쟁을 풍부하고도 치열하게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 비고츠키 교육학 연구자들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진보교육연구소 연구소와 결합하여 연구작업을 같이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 결국 교육과정 개편, 입시폐지 등과 맞물림
공교육 전면 개편에 대한 참교육과 비고츠키 교육학의 요청은 한국현실에서는 결국 교육과정개편, 입시폐지 문제로 나아간다. 다양한 의제에 대응하는 담론을 제출하면서도 교육과정개편, 입시폐지로 핵심방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평준화해체, 일제고사 등으로 무너질대로 무너진 한국 공교육의 기본 틀을 새로 세워 나가야 할 상황에서 2010년은 교육과정개편, 입시폐지대학평준화운동이 한단계 비약해 나가야 할 시기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새로운 이론적 무기를 부여해 줄 수 있다. 어쩌면 비고츠키 교육학은 어쩌면 이 같은 역사적 소명을 갖고 등장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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