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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선은 분명해졌다.
      남은 것은 노동계급의 결집된 투쟁이다!

선지현 /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MB정권의 노동정책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부터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노동정책이 없다’는 비판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정권 2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노동정책은 ‘없으되 많은 정책’이 됐다. 이것은 모순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순이 발생한 이유는 정부의 철학이 바로 ‘노조는 필요 없다’는 것 때문이고 동시에 바로 그 철학 때문에 노동문제에 대한 노동자 경제적-사회적-정치적 권리 제한, 노동조합활동 탄압 등 각종 반노동자적 행위가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미국 발 금융위기가 세계공황으로 치달으면서 한국경제 역시 급격하게 침체국면에 돌입했다. 이명박정부는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하에 자본의 위기와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면서 경제파탄의 주범인 자본 살리기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작년에 이은 각종 규제완화, 감세 정책 등의 특혜를 통해 자본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고, 임금삭감, 복지축소, 비정규직 확대 등 노동자들에게 위기의 책임을 떠넘기면서 자본의 ‘위기’를 지연시켜 나갔다.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꼽아보자. 올해 초 기업들이 휘청거리기 시작하면서 정부는 1월 일자리 대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노사양보교섭 확산을 적극 지원하다는 것이고 무급휴업 시 생계지원 제도 신설추진이었다. 이것은 기업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독려하는 것이었고 동시에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포함한 노동조건 개선투쟁을 사전에 봉쇄하는 효과를 낳았다. 또한 노동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동하면서 이를 성실하게 이행한 사업장에 대한 각종 세제혜택과 자금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담보된 기업들도 이를 악용해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등의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또 하나는 일자리대책을 마련한다는 명분 아래 비정규직 확대를 전면화해나가기 시작했다. 4월 임시국회부터 ‘7월 비정규직 실업대란 설’을 정부가 유포하면서 ‘비정규직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규직 전환을 4년 유예하고 파견제 범위를 확대한다’는 내용의 비정규법 추가 개악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는 정부가 나서서 7월 이후 정규직 전환을 앞 둔 비정규노동자들의 ‘정규직 불가, 해고’를 추동하는 꼴이었고  이와 동시에 경제위기 일자리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노동유연화 공세를 전면화하는 것이었다. 정부의 노동정책기조로 인해 KT, SK,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수천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불가방침’을 내놨다. 완성차에서도 대우자동차, 현대자동차 할 것 없이 상반기 내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해고가 잇따랐다. 또한 5월 파견업체 대형화를 골자로 고용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제조업 및 민간서비스 외주화와 파견노동 확대를 선도해나갔다.

이와 동시에 공공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전면화해 나갔는데 이는 ‘공공선진화 방안’으로 표현됐다.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10% 인력감축’ 지침은 상반기에 전체 공공부문 사업장으로 확대됐고 그 결과 2만 2천명의 인력감축이 이뤄졌다. 또한 경영평가를 앞세워 단협 개악을 지침으로 제출했다. 이는 최근 철도, 발전, 가스, 사회보험 등의 사업장에서 일방적인 단협해지로 현실화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공기업의 ‘초임 임금삭감’ 지침을 내면서 10-28% 규모의 임금 삭감을 자행하고 이를 시작으로 전체 공기업의 임금유연화 공세를 펼치면서 2010년 전직원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노동법 개악 공세다. 정부는 임태희 신임노동부장관 취임과 동시에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한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급여 금지’를 핵심으로 한 노동법 개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그리고 급기야 노사정야합을 통해 복수노조 금지 3년 유예 및 노조 전임자 급여 금지를 원칙으로 한 타임오프제 안을 마련하고 이를 12월 국회에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는 복수노조를 격렬하게 반대한 삼성, SK 등 무노조 전략을 취하는 기업들의 이해와 전임자 급여 금지를 계기로 노동조합 활동 약화(나아가서는 무력화)를 노리는 현대, LG 등의 자본과 공기업 경영진의 이해를 모두 관철시켜냈다. 이 속에서 한국노총지도부는 자본과 정치권력에게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헌납했고 정권의 하수인으로서 전체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을 무너뜨리는데 단단히 한몫을 했다.  

이렇듯 이명박정부의 노동정책은 ‘친기업주의’에 입각해 신자유주의 유연화 공세를 전면화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후에 서술하겠지만 그 핵심에는 바로 노동조합활동의 무력화가 있다.


‘민주노조 죽이기’에 돌입한 MB정부

5월 화물노동자였던 박종태 동지의 죽음은 화물, 건설 등의 특수고용직 노동자에 대한 정권과 자본의 악랄한 착취와 노동탄압, 노동권 부정 등의 정책이 빚어낸 타살이었다. 이명박정부는 지난겨울 노동부를 앞세워 '화물, 건설 등을 조합원에서 배제하라'는 자율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화물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그리고 박종태 열사투쟁에 대한 정권의 탄압은 이뤄졌다. 불과 1시간 만에 벌어진 대대적인 토끼몰이와 마구잡이 연행은 457명이라는 초유의 노동자 연행으로 기록됐다. 이어 화물연대 지도부를 포함한 60여 명에 대한 구속신청 등 이른바 ‘법과 원칙’을 앞세운 노동탄압이 시작됐다.
이어 6월말부터 시작된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탄압은 국가권력의 본질을 드러낸 것이었다. 공장 원천봉쇄는 물론이고 물과 식량 반입 금지 등으로 종교-인권단체까지 공권력의 남용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진압과정에서는 살상용 무기 사용, 하루에도 수십 개씩 떨어지는 최루액 봉지, 밤이면 밤마다 1시간 간격으로 야간 헬기비행을 통한 소음 등 노동자들을 고립시켜놓고 자행한 국가폭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폭력적인 진압이 완료되고 난 후 농성자 전원에 대한 경찰수사와 노조간부 및 조합원 70명 구속 등의 노동탄압이 이어졌고 경찰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합원들에 대한 수사를 지속하고 있고 사진 채증 조사에 따른 노동자 구속이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투쟁에 대한 살인적 진압이후 이명박정부는 이제 통제와 물리적 폭력을 통해 노동자투쟁을 잠재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보하고 하반기부터 과감한 행보를 시작했다.
4대강 밀어 붙이기, 일제고사 재강행, 공무원노조 민주노총 가입 불허, 공공기관 구조조정 및 공공서비스 파괴, 의료 민영화, 공적자금 투입기업(국유기업) 투기자본에게 매각, 노동관계법 개악 등등 수 많은 공격들을 시작한 것이다.

특히 노동운동에 대한 공격은 ‘노동조합 죽이기’로 압축할 수 있다. 그 첫째는 전교조, 공무원노조 등 의 시국선언에 대한 탄압이다. ‘교사, 공무원은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는 논리로 이명박정부의 일방통행에 반대하는 교육/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의 본질은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할 수 없다’는 철학이 깔려 있고 동시에 교육의 시장화, 공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노동조합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관철해내기 위해 노동자들의 투쟁을 사전에 봉쇄하는 전략이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명박정부의 철학은 급기야 초법적 권력남용으로 현실화되고 있는데 임태희 노동부장관의 ‘법을 고쳐서라도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하겠다’는 발언 속에서도 드러난다. 그리고 공무원노조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정부의 탄압은 시국선언 공무원 대량 징계를 시작으로 노조설립 신고 반려, 지부사무실 폐쇄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어 공공부문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몰면서 공공서비스 파괴, 민영화, 공공노동자 기본권을 제약하는 공공선진화에 반대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 역시 법을 초월하는 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철도파업에서는 대통령이 앞장서서 파업 파괴를 선동하는 등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일들이 벌어지고 필수업무유지제도를 전제로 한 합법파업 조차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초법적 발상은 884명 직위해제, 198명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 15명 철도간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등으로 국가권력을 앞세운 대대적인 탄압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한 가스, 발전 등의 현장에서도 일방적인 단협해지에 반발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쟁의행위도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사전에 차단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노동법 개악 관철을 통한 민주노조 죽이기와 노동자 단결권 제약이다. 한국노총을 앞세운 노사정 야합안은 90%에 달하는 미조직노동자들의 자주적 단결권을 또 다시 봉쇄하는 것이자, 노동조합의 교섭권과 파업권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전임자 급여 금지를 통해 노리는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자본의 관리와 통제 아래 놓게 함으로써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조 무력화이다.

경제위기 책임전가, 노동탄압에 맞서는 노동자투쟁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주노조진영은 경제공황을 계기로 전면화되는 자본의 공격, 물리적 폭력으로 노동자민중의 저항을 잠재우고 기업프렌들리를 실현시키려는 이명박정부의 공격에 맞서 반MB-반신자유주의 투쟁을 전개해왔다. 그리고 올해 그 핵심투쟁은 용산투쟁과 쌍용차 투쟁이었다. 그리고 하반기 철도투쟁을 시작으로 이후 이어질 공공노동자들의 투쟁, 노동법 개악 분쇄투쟁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조운동 세력은 반MB투쟁을 강조한 나머지 실제 이명박정부와 신자유주의 개혁세력들의 공조로 추진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공세, 자본의 위기전가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 대표적이 예가 바로 민주대연합이라는 이름하에 진행된 민주당과의 공조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 개혁세력은 반MB전선에 합류해 있음에도 그 본질에 놓여 있는 신자유주의 공세와 자본의 공격에 대해 침묵하거나 또는 동조하고 있다. 이들이 반MB전선에 합류해 있는 것은 바로 정치권력 내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투쟁일 뿐이며 사실 노동자민중의 권리, 이해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절규 속에서 생존권을 지키려는 그 치열한 투쟁에 그들은 침묵했고 교육을 비롯한 의료 등 공공부문 시장화, 상업화 전략에 그들 역시 지난 정권 내내 노동자민중들과 부딪혔던 문제들이다. 그 뿐인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노동법 개악과 공공선진화 방안 역시 노무현 정부시절부터 추진되어왔던 정책들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조운동 진영과 제진보세력들에는 민주당의 반MB투쟁과는 다른 독자적인 노동자민중운동세력의 투쟁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상반기 핵심적인 과제였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바로 이 지점에서 동요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계기로 일어난 반MB 정서를 활용하자는 이유로 중심을 잃어버린 채 노동자들의 투쟁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하반기 국정2기 전략을 제출하면서 대대적으로 선전됐던 중도실용 이데올로기에 반MB전선이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못한 채 무너져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민주노조운동 내의 강력한 연대투쟁 질서를 구축하지도 못했다. 쌍용차 투쟁에서 많은 노동자들은 ‘조합원에서부터 시작된 분노와 강렬한 투쟁’을 통해 아직도 노동현장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했다. 또한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과 탄압에 맞서 노동자들의 생존과 고용을 지키려는 그 치열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조운동을 비롯한 전체운동세력의 무기력한 대응에 실망하기도 했다.
이미 단위사업장 내에서의 투쟁조차 국가권력이 동원되고 총자본의 전략과 공조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위사업장을 뛰어넘는 공동의 연대전선 구축문제는 핵심적인 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이뤄지지 못했고 이는 자신감을 획득한 이명박정부의 대대적인 공격의 포문을 여는 계기가 돼버린 것이다.

그러나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명박정부의 자본의 공세는 더 노골화되고 있다. 더불어 지역 곳곳에서는 자본의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에 맞서는 투쟁이 벌어지고 있고 노동탄압을 뚫고 민주노조를 지키려는 노동자들의 저항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한 이명박정부의 태도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전선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교란될 것도 없고 주저할 것도 없는 현 상황에서 이제야말로 노동자투쟁은 자신의 처지와 무관하게 나아가지 못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둘 중의 하나라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하반기 노동법개악 분쇄투쟁은 그런 점에서 민주노조운동에게는 사활을 걸고 투쟁할 과제다. 또한 상반기 혼란과 동요를 극복하고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전망과 투쟁전선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대중을 결집시켜내야 한다. 현 국면에서 우회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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