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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1] 팬데믹 초등교육과정 제안



팬데믹 초등교육과정 제안

박진보 (전교조서울지부 초등강서지회)

 

 

1. 코로나19에 취약한 학교, 대응은?

 

학교라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밀폐, 밀집의 특성이 있고 밀접접촉이 수시로 이루어진다. 게다가 과밀학급, 거대학교라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감염병에 취약하다. 코로나19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예측을 하면서 방향을 잡아 정책을 입안하고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1~2년 내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종식될 것을 예측하는 경우가 있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우리의 희망대로만 될 수 없을 경우도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장기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장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가 치료제와 백신 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사멸이 일찍 온다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쉬운 선택이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간을 버틴다는 것은 우리에게 더 많은 피해를 준다.

 

단기 대응

냉난방을 할 때도 밀폐되지 않도록 재정 지원을 한다. 냉난방 장치를 사용할 때, 냉난방 효율도 중요하지만 시간마다 환기를 해야 한다. 에너지 소비에 대한 문제가 있지만 에너지 소비와 방역, 치료비용을 생각할 때 환기한 상태에서 냉난방 비용을 필수 비용이라고 봐야 한다.

과밀학급을 소인수 학급으로 분산시키는 방안으로는 오전-오후 수업제와 홀짝 교차 등교제가 있다. 오전-오후 수업은 하루 수업 시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홀-짝수 교차 등교는 수업 일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안타깝더라도 밀접한 접촉을 수반하는 활동은 제한해야 한다. 1m 이상의 거리를 두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돗가, 화장실, 급식실에서의 안전이다. 가장 감염위험이 높은 공간들이다. 시설 확충과 동시에 이용 인원과 시간을 줄여야 한다. 우선 방역 인력을 긴급 투입하여 복도와 화장실에서 항시 학생들을 안내, 지도하고 수시로 소독을 해야 한다. 수업 중 학생들 화장실 사용을 허용하여 이용인원이 분산되도록 하는 것이 방역에 더 효과적이다.

 

중기 대응 (20202학기~2021)

2021년 학급당 학생수를 과감히 줄어야 한다. 저항이 있을 수 있지만 과감한 학구 조정을 통해 거대학교와 과밀학급을 줄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교사 수를 긴급하게 늘려야 한다. 행정지원이 시급하다. 임용고사 인원을 확충하고 어렵지만 특별실을 교실로 전환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임용고사 인원 수 확대는 교실 확보와 필요 인력에 대한 구상을 마치면 바로 실행해야 한다.

 

장기 대응 (2022년 이후)

거대학교, 과밀학급을 최대한 줄이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현행 학교 설계부터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 최대한 분산되면서, 나가기는 쉽지만 외부와 차단되어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화장실 개수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급식실 같은 부대시설이 최대한 분산되면서도 효율성을 높이도록 구조를 변경해야 한다. 이런 감염병 및 재난에 대비한다는 큰 원칙을 가지고 검토해야 한다. 건물을 한 번 지으면 몇 십 년씩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 검토를 해야 한다.

학급당 학생수 조정이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이후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학생 수와 학급 수는 교원과 학교 지원 인력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OECD 평균이 아니라 감염병을 염두에 둔 과감한 감축과 과학적인 검증 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준비를 위한 노력들은 단기 대응과 중기 대응을 검토하면서 더 깊이 있는 논의와 각 분야 전문가들, 특히 학교교육을 실행하는 교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합하여 연구해야 한다. 팬데믹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자발적인 협조, 소통을 통합 사회적 합의 진행 등 민주주의의 요소들이 가장 중요하다.

 

 

2. 초등학교 2020학년도 1학기 교육과정 운영 상황

 

1) 휴교, 갑작스러운 온라인개학 그리고 문제점

코로나19 상황 초기 한치 앞도 모르는 상황에서 개학을 하지 못하다 4월에 온라인 개학을 하였다. 49일 중3, 3, 416일 중고 1~2학년, 4~6학년, 420일 초1~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하였다. 어느 누구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를 접했고 학교는 혼란에 빠졌다.

초반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나면서 온라인으로나마 개학을 했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규칙적이고 안정된 생활에 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긴 방학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으로 인해 많은 갈등을 유발했는데 온라인개학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또 수업 시수 확보라는 행정적 부분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는 명분을 주었다. 형식적이긴 해도 어쨌든 수업 일수와 수업 시수는 채운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은 엄청난 부작용이 있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던 부작용이 속출했지만 아직도 온라인 수업이 어떤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일으킬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문제를 계속해서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파악하거나 예측 가능한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온라인 수업은 가르치는 사람이나 수업 내용과 질보다는 학습자의 상황”, “학생들이 배우면서 집중하고 의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려는 정도가 결정한다. 그러나 아직 발달의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에 집중하고 의도적 의지적인 자기 규제를 기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어른이 옆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해주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분명히 학습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사교육을 통해 관리와 지원을 받는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온라인 수업은 학습 격차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 수업은 그 자체로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 자연이나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데에 한계를 가진다. 사회적 관계형성과 사회적 활동에 한계가 있는 방법인 것이다.

온라인 수업으로는 활동성 없이 개념을 전달해야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기본 개념조차, 점검하고 연습하는데 한계가 있다. 쌍방향 수업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쌍방향 수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사이에 중간 매체가 있는데 중간 매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의사 전달을 제약한다. 전면적인 의사소통이 아니라 제한되고 부분적인 의사소통으로는 충분히 개념과 감성과 느낌을 전달할 수 없다.

쌍방향이든 아니든 온라인 수업은 학생의 정신적 피로와 전자파 노출 등 건강한 발달을 저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 이런 부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조금 더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새롭게 검토해야 할 내용으로 온라인 수업에 나타나는 인지-심리 문제와 정서를 포함하는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2) 부분 등교 개학

4월 말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상황은 안정되는 것 같이 보여서 순차 등교 수업을 하기로 하였다. 520일 고3, 527일 고2, 3, 1~2, 유치원, 63일 고1, 2, 3~4, 68일 중1, 5~6학년이 등교 수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5월 초 연휴 이후 다시 확진자가 급격히 발생하면서 전체 학생수의 1/3정도만 등교하는 것으로 조치하였다.

초등학교는 주1~2회 등교 수업을 하였다. 학급을 반씩 나눠서 주1회 등교, 학교에 따라서는 2회 등교하도록 하는 학교도 있었다. 과밀학급과 거대학교에도 최대한 등교 날짜를 제한하였다. 이러면서 초등학교 1학년은 처음으로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제한적이나마 열렸다.

온라인 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되면서 다양한 수업 형태가 혼재하고 있다. 진도는 온라인 수업으로 나가고 등교수업에서는 수행평가 중심으로 하는 학교도 있다. 평가하지 않으면서 실습 위주, 학생 점검 위주 수업이 진행하기도 하였다.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등교수업 일수가 부족하다 보니 이렇게 등교 수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회의적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출석 수업이 일주일에 하루라도 온라인 수업만 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교육 효과가 있다는 평가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우리 반 학생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얼굴과 이름을 익히게 되었다. 학생들이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되었다. “의외로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서 배운 것을 모르는 것이 많다고 말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이것은 쌍방향이든 동영상 중심 수업이든 별 차이가 없다.

그리고 학생들 사이에서 서로 같은 반이라는 의식이 생긴 것은 좋은 소득이다. 학교에서 놀이와 활동, 노작 활동을 통해 학교 가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많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학교에 대한 흥미가 점점 떨어진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부분 등교수업에 대한 선생님과 학생들의 경험은 앞으로 팬데믹 교육과정을 작성하는데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등교수업을 통해 학교, 학급 방역도 교사가 신경 써야 하는 중요한 업무가 되었다. 발열 확인과 교실 내 소독을 하는 방역 외에도 방역 원칙에 따라 학생들이 생활하도록 최대한 안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다. 또한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다 산소가 부족해 쓰러져서 교사가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다 쓰러지거나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3. 초등 팬데믹 교육과정

 

1) 초등 팬데믹 핵심교육과정 구성

 

(1)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감축

현행 교육과정은 국가단위, 시도단위, 학교단위 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위에서 팬데믹 상황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해야 한다.

국가단위에서는 수업시수와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다. 1학기와 같이 2학기도 2차 대유행시기, 단기적 코로나19 폭증이 있을 경우 등교수업을 중지해야 한다. 수업일수를 과감하게 10~20% 줄일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해야 한다. 과목당 수업시수를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확보하여 감축한 교육과정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어와 사회를 통합해서 했을 경우 두 과목 모두 수업시수를 확보하여 이수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팬데믹은 일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 서류 검증을 한다면 교사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교육과정 시수 맞추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최대한 단위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시도단위에서는 각 상황에 맞게 수업 일수와 수업 시수를 제시해야 한다. 코로나19 발생 상황과 각 지역 특성에 따라 등교수업 일수 조정과 온라인 수업 비율을 적절히 정해 주어야 한다. 최대한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데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학교 단위에서는 학생 발달을 위한 최선의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 분

1~2학년

3~4학년

5~6학년

 

 

()

국어

국어 448

수학 256

바른 생활 128

 

슬기로운 생활 192

 

즐거운 생활 384

408

408

사회/도덕

272

272

수학

272

272

과학/실과

204

340

체육

204

204

예술(음악/미술)

272

272

영어

136

204

소계

1,408

1,768

1,972

창의적 체험활동

336

안전한 생활 (64)

204

204

학년군별 총 수업시간 수

1,744

1,972

2,176

이 표에서 1시간 수업은 40분을 원칙으로 하되, 기후 및 계절, 학생의 발달 정도, 학습 내용의 성격, 학교 실정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편성운영할 수 있다.

학년군 및 교과()별 시간 배당은 연간 34주를 기준으로 한 2년간의 기준 수업 시수를 나타낸 것이다.

학년군별 총 수업 시간 수는 최소 수업 시수를 나타낸 것이다.

실과의 수업 시간은 5~6학년 과학/실과의 수업 시수에만 포함된 것이다.

(2) 창의적 체험활동 축소와 학년군 조정

수업시수와 수업일수 조정을 위해서 창의적 체험활동을 과감히 이수 과정에서 빼내어 핵심교육과정에 녹여 내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 특성이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학생 발달에 대한 교과와 통합해서 녹여 낼 수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이수가 현실적이지 않은 봉사활동도 현실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교육과정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과정과 내용이 없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이수할 수 없을 때는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학년군이 1~2학년, 3~4학년, 5~6학년 군으로 되어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학년군을 느슨하게 적용하여 2학년 내용을 3학년에서 보충하거나 4학년 과정을 5학년에서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두어야 한다. 전국 단위 단일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학교단위 교육과정에 맞도록 학년군을 풀어야 한다.

예를 들어 주당 수업시간을 각 학년이 13시간 오전 오후반을 할 경우에는 주당 15시간을 수업 할 수 있다. 5~6학년 경우에는 주당 29시간에서 각 과목 수업시간을 거의 반으로 줄여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줄일 경우에는 교과 수업시간 중에서 12~13시간을 줄여야 한다. 고학년의 경우 내용상 중복되거나 주제통합을 통해 교과통합을 할 경우를 포함해서 30~40% 수업을 감축해야 한다. 팬데믹 교육과정은 안전과 교육이 양립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돼야 한다.

 

학년군

1~2학년

3~4학년

5~6학년

주당 수업시수

2015 교육과정

25

27

29

팬데믹 교육과정

15

15

15

비고

1~6학년 모두 하루 3시간 주5일 주당 15시간. 방역과 수업을 위한 최소 시수 예시

 

(3) 핵심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내용을 축소 재구성

현행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핵심역량이 학생 발달의 기준이다. 현행 교육과정이 완벽해서가 아니다. 현재 교육과정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실정이기도 하거니와 학생 발달의 대강의 원칙은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교육과정을 작성할 때 선택과 우선순위가 되는 것이 바로 교육과정 목표와 핵심역량이다.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인간상은 너무 원론적이기 때문에 팬데믹 교육과정 구성에 직접적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

.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

. 폭넓은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 기술, 경험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 사고 역량

.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하는 심미적 감성 역량

.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

. 지역국가세계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역량

 

초등학교 급별 교육목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총론의 교육목표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재구성에 바로 쓸 수는 없으나 나침반 정도는 된다.

 

초등학교 교육은 학생의 일상생활과 학습에 필요한 기본 습관 및 기초 능력을 기르고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1) 자신의 소중함을 알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기르며, 풍부한 학습 경험을 통해 자신의 꿈을 키운다.

2) 학습과 생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기초 능력을 기르고, 이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상상력을 키운다.

3)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기고 자연과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심성을 기른다.

4) 규칙과 질서를 지키고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서로 돕고 배려하는 태도를 기른다.

(4) 초등학교 학생 발달을 위한 핵심 활동

방역과 학습의 양립에 도전하는 것은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선의 발달을 위한 교육은 아니더라도 발달 지연과 발달 왜곡을 방지할 수는 있다. 현장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가 나올 수 있는 토대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협력적 공동체 구축을 위한 수업 (민주시민교육)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의 결정적 차이는 상호작용이다. 쌍방향 수업에서도 상호작용을 일부 할 수 있지만 사람이 서로 활동하면서 전체 맥락 속에서의 실질적 상호작용을 기대할 수는 없다. 화면을 통해서는 공감이나 깊은 영향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주1회든 격주든,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서 수업을 하던 등교했을 때는 상호작용을 최대한 해야 한다. 하지만 신체 접촉을 하고 표정까지 확인하는 상호작용은 방역과 충돌하므로 서로 접촉하면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좋더라도 방역을 위해서는 잠시 포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학급회의를 하거나 작품을 발표하고 게시된 것을 보면서 의견을 나누는 등의 언어적 상호작용은 충분히 가능하다. 학급회의는 교과시간 안으로 수용할 정도로 민주시민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민주시민교육이 사회과목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말하기 수업과 결과를 정리하는 쓰기 수업, 함께하는 도덕 실천 교과 내용들이 총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등교수업에서만 할 수 있다. 온라인 게시판을 활용한 수업이 민주시민교육과 소통능력을 향상하는 교육을 반영하지만 온라인은 온라인대로의 특성을 인정해야 한다.

민주시민교육의 핵심 중 하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부분이다. 공감이 일어날 수 있는 의도적인 환경은 교실에서 가능하다. 친구가 쓴 글에 공감하면서 내면이 발달할 수 있다. 어른이 쓴 글도 중요하지만 발달과정을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의 작품이 중요한 본보기가 되고 문화적 공유를 할 수 있다.

 

개념형성으로 나아가는 노작/실습수업

초등학교 학생 발달 특성상 구체물의 매개를 통해 사고가 촉발된다. 초등학교에서 구체물 없이 머리로 개념을 형성하여 사고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등교수업 시간에 반드시 구체물에 대한 조작을 해야 한다. 5학년에서 직육면체를 만들거나 그려보지 않으면 직육면체에 대한 개념 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4학년 수업에서 어른들이 보기에 각도기를 사용해 각의 크기를 재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등교수업에서 4학년 수학 시간에 각도기를 사용해서 각의 크기를 재는 것에서 많은 결핍이 발견되었다. 간단한 활동이지만 처음 해 보는 초등학생들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일인 것이다. 등교수업에서는 이런 결핍을 바로 확인해서 보충이 가능하다. 온라인에서는 힘들다.

미술시간에 그리기와 만들기, 과학 수업 시간의 실험 중심 노작활동 등은 등교수업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느리게 그리는 학생, 그림 구상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에 대한 지도 등은 생각보다 온라인에서 쉽지 않다. 그러나 음악에서 합주는 한계가 있지만 리코더 연주와 같은 경우에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해서 집에서 혼자 연습해 오는 것이 오히려 방역과 활동이 함께할 수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손가락을 잡아 주고 텅잉 주법을 가르치는 것에 어려움이 있지만 방역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노래연습도 학교에서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을 활용 가능하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노작 교육에 필요한 자료와 재료를 제공해야 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교육 자료와 기자재는 더 많이 구입하여 제공하고 수업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읽기, 쓰기, 셈하기(3R) 숙달 수업

초등학교 교육에서 읽기, 쓰기, 셈하기를 숙달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너무 익숙하며 꼭 필요한 기능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누구나 여긴다.

읽기, 쓰기, 셈하기 활동은 기능획득 만이 아니라 학생 발달과 깊이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영유아기에 자발적 주의와 자기 규제가 중요한 발달 목표가 된다. 관심 대상을 골똘히 보는 자발적 주의와 자신의 즉각적 욕구를 어느 정도 지연시키고 규제하는 것을 배운다. 초등학교 저학년에도 자발적 주의와 자기 규제가 중요하다. 초등학교 글말 학습을 통해 유치원에서 놀이 중심으로 배우던 문자 활동은 의지적인 활동으로 전환되며 유아기는 지각이 중심이지만 초등학교에서는 지각과 함께 기억이 주요한 정신기능으로 부상한다. 또한 읽기, 쓰기, 셈하기를 통해 의식적 파악과 숙달이 일어난다. 학령기 어린이에게 있어서 학교에서의 학습 활동이 가장 핵심적으로 발달을 이끄는 활동인 것이다.

이처럼 읽기, 쓰기는 학령기 어린이 발달에서 결정적 구실을 하며 셈하기 학습을 통해 양을 감각으로 지각하는 단계에서 수를 통해 양을 인식하는 생각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물건의 개수를 숫자로 바꾸는 것이 이 시기 중요한 활동이다. 글말과 숫자 학습은 구체적 사고에서 추상적 사고로 넘어가는 중요한 연결고리이다.

 

일상생활과 연결할 수 있는 수업

고등정신기능 발달을 염두에 둔 읽기, 쓰기, 셈하기는 가장 중요한 초등학교 교육과정 활동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읽기, 쓰기, 셈하기와 고학년에서 읽기, 쓰기, 셈하기는 수준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상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비고츠키는 근접발달영역은 일상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가 만나면서 비로소 창출된다고 하였다. 특히 구체 상황과 구체물이 중요한 초등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 후에 반드시 구체 상황과 구체물과 사고가 연결되게 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이 불가피할 때도 과제물로 구체 상황과 구체물을 활용하는 활동을 최대한 많이 배치해야 한다. 학습 꾸러미와 학습 자료 제공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수준에 맞는 놀이와 상상하기 수업

온라인 수업 이후에 등교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 놀이라고 한다.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놀이와 상상하기는 초등학교에서 기억과 주의 정신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하루 일기를 쓸 때 초기에는 기억나는 일을 쭉 나열하는 방식으로 쓴다. 개념 사용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 상황을 기억하는 것을 우선한다. 낱말의 뜻을 분명히 알 수 없지만 기억해서 최대한 어휘를 늘려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놀이 활동과 더불어 학습에서도 구구단 암기 등을 통해 기억 발달이 이루어진다. 유아기 놀이와 초등학교 시기 놀이가 다른 이유는 발달 단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팬데믹의 와중에서도 교육과정이 놓쳐서는 안 될 것이 놀이와 상상하기 활동이다.

 

(5) 평가

 

팬데믹 초등교육과정 평가의 목적

교육에서 평가의 목적은 학생 발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수업을 통해 학생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졌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보충해야 하는가? 이런 목적이 일차적이다. 두 번째는 교수 학습 과정에 대한 반성으로 목표 달성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과 그렇지 못한 방법을 확인하고 교수 학습에서 교육과정 목표, 즉 학생 발달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계획을 짜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함이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선발의 도구라는 쓰임새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교교육에서는 선발이라는 목적, 특히 대학 진학을 위한 선별의 도구로 평가가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사실상 대학 선발이라는 것을 향해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선발을 위한 평가보다는 원래 목적에 맞게 학생 발달을 점검하고 경험하지 못했던 팬데믹 상황에서 학생 발달을 위한 새로운 교수 학습 방법을 찾기 위한 활동으로 전개해야 한다.

 

팬데믹 초등 교육과정 평가 최소화

팬데믹 상황에서 학생 평가는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팬데믹 상황 자체가 수업을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는데 귀한 시간을 평가하는데 할애한다면 부족한 수업시간이 더 줄어든다. 기존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 초등학교는 덜하긴 하지만 어느 학교에서는 등교하는 하루에 수행평가를 4~5개를 하는 학교도 있다. 그리고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진단평가를 사실상 강제로 진행하면서 더 많은 고충이 따른다.

팬데믹 교육과정에서는 등교수업에서 학생 발달 관점에서 관찰과 수업 결과물을 통해 평가가 수시로 이루어져야 한다. 팬데믹이라는 비상 상황에서 평가만 일상적 상황과 다름없이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생활통지표도 학업 성취도보다는 발달 상황 중심으로 기술해야 한다. 생활통지표를 통해 아동 발달 단계와 교육활동에 대한 기술을 중심에 두어야한다. 학업성취도를 결과적으로 통보하는 생활통지표는 교육적이지도 않고 학생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생활기록부 역시 최소한으로 기록을 줄여야 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평가는 간략하게 하고 팬데믹 이후 평가의 방향을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활기록부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작성을 생략해야 한다. 하지도 않는 활동을 기록하거나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기 위해서 안전하지 않은 봉사활동 등을 진행해서도 안 된다. 동아리활동을 생각해 보면 다른 반과 함께 모여서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면 전염 위험이 더 높아진다. 이런 활동은 과감히 생략해야 하는 활동이다. 학교단위에서 동아리활동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경우에는 방역에 특별히 대비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생활기록부에 동아리 활동 등은 자율로 기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 팬데믹 상황별 수업 형태

 

(1) 등교수업과 온라인수업 병행

등교수업이 부분 진행된다면 온라인수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등교수업 시간에 발달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업을 전담하는 교사에게는 방역 업무를 최대한 맡기지 않도록 하고 방역 업무를 담당하는 외부 인력을 최대한 배치해야 한다.

매일 단축수업으로 오전반 오후반으로 등교하는 것도 가능한 대로 검토해 볼 수 있다. 중기, 장기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1~2일 주당 수업 일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

 

(2) 쌍방향 온라인 수업의 한계

초등학교에서 쌍방향 수업은 하루 1차시 이상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 아침 조회나 오후 조회 등으로 진행할 경우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1학기 학생,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온라인 수업의 장점으로 꼽힌 것 중 하나는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쌍방향 온라인 수업은 그렇지 않다.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진행할 때 초등학생에게는 굉장한 압박감이 생기고 집중하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선생님이 직접 한 학생, 행동 하나에 대해서 챙기며 다시 집중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에게 집중도 하락이 불가피하다.

또한 영상으로 집중하는데 최대 시간에 한계가 있다. 영화를 집중해서 본다고 하더라도 초등학생 발달단계상 1시간 30분을 넘기 쉽지 않다. 영화라고 하더라도 집중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유지하는데 매시간 수업을 하루 4시간씩 쌍방향으로 한다면 어린이 발달단계를 전혀 고려하지 못한 수업이다. 쌍방향 수업을 하는 경우도 저, , 고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최대 30분을 넘길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따른다.

쌍방향 수업에서 기기 문제와 장소 문제에서 한계가 있다. 형제가 있는 학생들이 쌍방향으로 같은 시간과 같은 장소에서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생들이 하는 말소리가 겹치는 문제가 생긴다. 최소한 같은 시간에 쌍방향 수업을 할 때 전제 조건이 기기가 형제 수만큼 있어야 하고 개별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공부 여건이다. 그래서 쌍방향 수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4~6학년만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 1~3학년은 정해진 시간에 학생 스스로 접속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학년별 시간도 체계적으로 구성해 주어야한다. 요일을 학년별로 나누거나 시간을 나눠야한다. 예시로 6학년 930~105학년 10~10304학년 1030~11시 등으로 할 수 있다. 쌍방향 수업 공간이 듣기만 하면 된다고 어설프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온라인 수업, 쌍방향 수업도 교육 자료와 학습지를 학생들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쌍방향 수업은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