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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 [쓰레기] 민노총 와해를 꿈꾸는 수구

2009.10.06 16:11

진보교육 조회 수:904

[쓰레기]       민노총 와해를 꿈꾸는 수구
                                                        
김산 / 진보교육연구소연구원

  77일간의 공장 점거 파업, 44명의 구속자를 낳은 쌍용자동차 사태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목숨을 건 투쟁이었으나 승리로 이끌기에는 우리 현실이 냉정했다. 내부적 단결이 마지막에 무너졌으며, 연대의 동력은 너무나 미약했다. 쌍용자동차 투쟁은 현 우리 노동운동의 현주소이며 우리의 실력이었다. 97년 외환위기와 작년의 리먼 브라더스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노동자들을 위축시켰으며 생존에 대한 공포를 갖게 하였다.
  기업들은 경제 위기를 빌미로 노동자들에게 항복을 요구하고 충성을 강요하고 있다. 850만에 이르는 비정규직과 88만원 세대의 존재는 노동자들에게 생존본능을 작동시키고 있다. 정규직이라는 자리를 꿰차고 있다면 생존본능은 더 심해진다. 이미 기득권을 가진 노동자가 되어있다. 따라서 자기 자신의 고용과 관계된 일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 연대의 틀은 아주 미약하며 투쟁으로 나가기는 더욱 어렵다.
  갈수록 후퇴하고 있는 노동운동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저들은 그래서 민노총의 와해를 부추기고 자본에 충실한 노동자가 될 것을 권유한다. 말 잘 듣고 복종한다면 생존은 보장해주겠다면서. 그러나 정말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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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까지 이탈한 민노총, 자업자득이다    
쌍용자동차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를 결의했다. 이 회사 노조원들은 어제 상급단체 탈퇴를 위한 전체 조합원 투표를 실시해 73%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 민주노총 산하에서 살아가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동시에 민주노총의 기반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노조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스스로 상급단체를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  
가뜩이나 단위노조들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는 판국에 산별조직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면 민주노총의 기반붕괴는 시간문제라는 관측들도 있다. 조합원 권익보호보다는 정치투쟁에 골몰해온 민주노총으로서는 자업자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이 단체는 반성은커녕 탈퇴하려는 단위사업장들을 징계협박 등 유치한 수법으로 윽박지르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이번 쌍용차 조합원들의 투표만 해도 “법적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관할법원에 총회 개최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불법 파업을 일삼던 민주노총이 단위노조 이탈을 막기 위해 법에 호소하다니 얼마나 다급했는지 알 만하다. 민주노총은 사업장 노조를 윽박지르기에 앞서 문제의 본질을 곱씹어 보아야 한다. 그것이 살길을 찾는 순서일 것이다. 작금의 위기는 노동조합이 본연의 자세를 잃고 이념단체화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위기의 본질을 외면하고 여론을 무시하는 역주행을 계속하면 기다리는 것은 자멸뿐이다.(중앙일보, 2009. 09.09. 사설, 인터넷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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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은 쌍용차의 민노총 탈퇴를 민노총의 자업자득이라고 하고 있다. 자업자득이라. 민노총이 무엇을 했길래. 민노총은 쌍차 파업기간중 지지집회정도와 인도적 차원에서 물과 의약품 반입 등을 시도한 정도 밖에 없다. 산하 조합의 점거파업을 지지하고 물과 의약품의 반입을 시도한 것이 자업자득이라면 부상자의 치료를 위한 의료진의 출입조차 금지시키는 자들은 어떤 자업자득이 있어야 하나.
  쌍용자동차의 민노총 탈퇴는 노조 집행부가 구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고용을 미끼로 부정적인 조합원들에 대한 협박과 회유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투쟁에 나섰던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와 집단 따돌리기 등 유치하고 저질스러운 방법으로 반대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고 진행된 투표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입만 열면 법치, 법치하고 준법을 이야기 하는 자들이 법적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하니까 얼마나 다급하면 법에 호소 하냐며 비아양 거린다. 민노총이 불법파업을 일삼았기 때문에 법에 호소하는 것이 우습다는 투이다. 민노총이 저들 말대로 불법파업을 일삼았다면 그에 따라 사법처리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도외시 한다. 불법파업이라고 떠든 투쟁치고 사법처리를 안 한 적이 있는가. 쌍용차 투쟁만 해도 44명의 구속자 외 많은 노동자들이 사법처리 절차를 밟고 있으며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당하고 있다. 그런데 입만 열면 법치를 내세우는 자들이 절차적 위법에 대해서는 모르쇠 하고 있다. 얼마나 이중적인가.
  민노총이 위기인 것은 맞다. 그래서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여 작금의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한다.  그러나 위기의 본질이 노동조합이 이념단체화 한 것이 아니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강한 생존본능의 이기적 행위의 발로이다. 비정규직과 연대하고, 실업자들과 연대하여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또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의 민주주의 위기는 노조의 위기로도 이어졌다.
  민주주의의 위기, 착취를 통해서 발전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내재적 모순이 위기의 본질이다. 이념단체화가 문제가 아니라 탈 이념화가 문제이다. 한국에서의 탈 이념화는 노동운동의 위기, 학생운동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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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쌍용차 노조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 생존이다. 쌍용차는 오는 15일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낼 예정이다. 조만간 채권단이 회사를 회생시킬 것인지 청산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쌍용차에 새 주인을 찾아주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그러나 민노총 깃발 아래 극한적 투쟁을 일삼는 노조가 버티고 있다면 어느 채권자가 돈을 더 낼 것이며 어떤 자본주가 쌍용차를 인수하려 들겠는가. 노조의 민노총 탈퇴 결정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조선일보. 2009.09.09. 사설. 인터넷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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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은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 생존이라고. 달리 말하면 노조원들의 생존이다. 노조원들은 생존을 위해서 민노총을 탈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말 잘 듣는 노조가 되어야 인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서 무엇을 못하겠는가? 민노총 탈퇴가 뭐 그리 대수겠는가? 생존을  위한 선택에 비난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걱정되는 것은 자본은 계속해서 노동자들의 투항을 요구할 것이다. 생존을 무기로. 그때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우리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