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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 [특집] 2mb시대 교육운동이 사는 법

2009.10.06 16:47

진보교육 조회 수:1236

[특집] mb시대의 교육운동  
[특집]1.   2mb 시대 교육운동이 사는 법  =징계 없이 투쟁 없다
                                                          
진보교육연구소 정세분석팀

2mb 시대가 시작된 지 거의 2년여가 지나고 있다.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교육운동과 전교조는 2mb 시대를 헤쳐 나갈 뚜렷한 방향과 방침이 없이 아직 혼란과 무기력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혼란과 무기력은 사실 단순하고 명쾌한 ‘전술의 핵심 문제’를 비껴 난 채,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해법을 찾고자 하는데 기인하고 있다. 예컨대 일제고사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면 마땅히 거부해야 하는데 핵심인 ‘거부전술’은 빼놓고 다른 방법을 고민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런 식의 고민의 결과는 거의 대부분 ‘별무 대응’ 아니면 ‘자족적 투쟁’으로 그치고 만다. 그러는 사이 교육현장엔 거침없이 2mb 교육정책이 휘몰아치고 전교조와 교육운동은 운동성을 상실해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명확히 해야 할 ‘전술의 핵심 문제’가 바로 ‘징계와 탄압’의 문제이다. 그리고 그 답은 ‘징계와 탄압을 벗어나는 지혜롭고, 놀라운 투쟁’이 아니라 ‘징계와 탄압을 각오한 분명한 투쟁’이다. 왜냐하면 그런 놀라운 투쟁은 ‘상상적 요청’일 뿐 ‘실천적 현실’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징계와 탄압은 2mb 시대 전교조와 교육운동을 둘러싼 객관적 투쟁 상황이기 때문이다.


* 불가피한 선택 - 징계 각오 없이는 투쟁도 없다.
우선 2mb 시대에는 징계와 탄압이 하나의 객관적 투쟁조건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왜냐하면 ‘징계’와 ‘탄압’이 교육운동의 실천과 투쟁 때문에 빚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교조를 무력화하고 반대 목소리와 실천을 제압하려는 정권 측의 의도에 의해 결정되고 가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술 수위를 낮추어도 저항의 의미가 분명할 경우 2mb 정권은 어떻게 해서든 탄압하고 징계를 가하고자 한다. 따라서 ‘징계 없는 투쟁’이라는 설정은 그 자체가 주관적 희망의 표현에 불과하며 징계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은 저항하지 않는 것이다.  

* 과잉탄압의 효과
아마도 2mb 시대 이전이라면 일제고사 관련 체험학습 안내나 시국선언 정도는 징계에 해당하지 않거나 경미한 징계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엄청난 결단을 필요로 하는 매우 긴장된 전술 수위와 형태가 되어 버렸다. 실제로 일제고사 문제를 2mb 시대 최대의 교육투쟁 사안으로 부상시킨 ‘해직사태’는 처음에는 거의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해직이 통지되던 날 밤 ‘도둑괭이’ 선생이 절절한 심정으로 아고라에 올렸던 글에는 그러한 당혹감과 분노가 잘 나타난다.
이러한 과잉탄압은 몇 가지 다른 방면의 효과를 발생시킨다. 우선 정권 측의 단호한 의사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반대로 사안의 크기를 키우고 정치적 성격을 강화하게 한다. 주체의 상태에도 상반된 영향을 미친다. 일부는 더욱 분노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밑으로 깔린다. 서로 상반된 효과들 때문에 상황은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일제고사의 경우 대중적 저항을 잠재우기 위해 해직의 단칼을 휘둘렀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전교조와 교육운동이 포기하기 어려울 만큼 사안을 키워 버렸고’ 여론에서도 크게 밀렸다. 전교조는 공식적으론 분노를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두려움을 적지 않게 내재화하였다. 그래서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당장의 형국은 양 쪽 다 물러난 상태이다. 해직사태 이후 정권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정직’ 수준으로 물러났고 전교조는 ‘유효한’ 투쟁전술보다 ‘징계 없는’ 투쟁전술에 골몰한다.

* 투쟁공간을 둘러싼 공방
‘징계와 탄압’의 문제는 단지 어떤 특정한 투쟁 형태에 대한 것이 아니라 투쟁 공간 자체의 확대와 축소를 둘러싼 공방이다. 연가나 조퇴 등 어떤 특정한 투쟁 형태를 회피한다 하더라도 징계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싸움이 의미 있는 상황이 되는 순간 다시 ‘징계’ 문제가 현실화되는 매우 가변적인 정권 측의 대응방식인 것이다. 그러한 가변성은 시국선언 문제에서도 잘 보여 졌다.
지난 2년 사이 전교조에 있어 어느 정도 부담이 적다고 할 만한 전술공간은 그 동안 일제고사 해직사태, 시국선언, 서울교육감선거 탄압을 통해 심각한 수준으로 축소되어 왔다. 이미 ‘징계 없는 투쟁 공간’의 여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어쩌면 나중엔 (얼마전 공무원집회에 그랬던 것처럼) 집회 참가 정도도 징계 사안이 되어 참석자를 색출하려 혈안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징계, 탄압의 문제가 전술공간의 문제라 할 때 그것은 회피할 문제가 아니라 바로 돌파할 문제임을 의미한다. 최근 일제고사 투쟁과 관련 패배주의와 무력감 속에서 연가투쟁과 조퇴투쟁, 체험학습 안내나 시험거부 등이 구사할 수 있는 전술방안에서 배제시키고 다른 방안을 고민해 보기도 하였다. 그래서 ‘지혜롭고 다양한’ 무언가 ‘특별한 방안’을 모색해 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실 ‘뾰족 수’는 없는 것이고 결국은 실천적 굴복(공식적으로 표명은 못하지만)을 택하게 된다. 이번 하반기 전교조 투쟁방침의 성격이 바로 그것이다.

* 징계와 탄압, 회피의 문제가 아니라 각오의 문제
징계, 탄압의 문제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의 문제는 단지 하반기 투쟁만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진영과 대중운동의 운동성 위기의 문제이기도 하다. 패배주의에 주눅 든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2mb 시대 내내 투쟁전선은 밀려 버리고 자족적인 수준을 넘어선 유의미한 투쟁은 어려울 것이다. 서로 간에 별 긴장감 없는 농성, 집회 만 반복되다 이마저 점차 퇴색되어 갈 것이고 그 초라한 공간마저도 침해되어 나갈 것이다.      
이런 패배주의와 무력감의 분위기와 흐름을 되돌리고 새로운 흐름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분명한 과제이다. 그리고 전술방침의 문제로 좁혀 볼 때 그 핵심 문제가 바로 ‘징계’를 넘어서는 전술방침의 수립 문제인 것이다.
2mb 시대에서 싸우고자 한다면, 아무리 어려워도 특히 중요한 투쟁사안일수록 징계를 각오한 전술을 일정하게 설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징계를 각오한 투쟁을 일정하게 설정하면서 전체 투쟁의 상을 그릴 수밖에 없다. 그것을 배제하면 투쟁의 상이 그려지지 않거나 그려본들 ‘메아리 없는 자족 투쟁’밖에 되지 않는다. 투쟁의 의미가 없으면 아무리 부담 없는 수위의 전술이라도 대중 참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 투쟁 성격과 목표에 걸 맞는 투쟁방안의 문제
물론 무턱대고 징계 각오 투쟁을 남발할 필요는 없고 그럴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징계든 아니든 투쟁사안의 성격에 맞게, 투쟁 목표에 맞게 전술방침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일제고사에 대해선 많든 적든 ‘거부 전술’이 필요한 것이고, 성과급에 대해선 반납전술이 필요한 것이고,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정부에 여러 차례 정당한 요청을 했는데도 메아리가 없다면 파업(연가)을 해야 하는 것이다. 투쟁의 성격과 목표에 걸 맞는 전술을 펴지 못하면 결국은 지거나 굴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징계를 각오한 투쟁이 불가피하다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파업권이 없는 노조로서 연가투쟁과 조퇴투쟁은 포기할 수 없는 기본전술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징계 위협’이 가해지는 다양한 형태의 전술 역시 대부분 그 만큼 의미 있기 때문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남발할 필요는 없지만 결코 비켜 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 선도투쟁과 대중투쟁의 결합
징계 각오 투쟁을 비켜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어려운 문제가 남는다. 대부분의 조합원은 물론이고 상당 정도의 활동가들도 징계를 각오한 투쟁을 쉽게 전개하기는 없기 때문이다. 높은 수위의 징계를 각오한 투쟁을 대중투쟁으로 설정하기는 어려우며 그것은 기본적으로 선도투쟁으로 설정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한 큰 의제에 대한 투쟁의 기본 형태는 일부의 (징계를 각오한) 선도투쟁과 보다 광범한 낮은 수준의 대중투쟁이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구체성과 지혜가 필요한 지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승리와 결실을 바라는 불가능한 바람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구체적인 주, 객관적 조건에 맞는 선도투쟁과 대중투쟁의 수위와 폭, 결합방식을 마련하고 조절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선도투쟁은 여러 의미가 있다. 어떤 의제를 먼저 제기하는 내용적 선도, 먼저 투쟁하는 과정적 선도, 높은 수위의 전술을 의미하는 형태적 선도가 있다. 여기서 논의되는 선도투쟁은 우선적으론 형태적 선도를 의미한다. 그렇지만 형태적 선도는 곧 잘 과정적 선도투쟁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어떤 전술 수위를 누군가 뚫어내면 이후 대중적 투쟁으로 전화하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선도투쟁이 투쟁전선을 유지, 견인하는 핵심이 되었다가 나중에 대중투쟁 전선이 펼쳐지기도 한다.
2mb 시대 선도투쟁과 대중투쟁의 결합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하나의 사안에 대해 선도투쟁과 대중투쟁을 결합하는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우선 선도투쟁으로 전선을 형성하고 나중에 대중투쟁으로 발전시키는 차원이다. 이미 대중적 전선이 펼쳐진 경우에는 하나의 싸움에서 선도투쟁과 대중투쟁을 결합해야 할 것이고, 아직 대중투쟁전선이 형성되지 않았거나 대중투쟁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는 선도투쟁으로 우선 전선을 형성, 유지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매시기 투쟁 형태는 의제와 상황마다 달라진다. 당면의 주요 투쟁에서 ‘징계를 각오한 전술’의 문제가 직접적으로 제기되는 사안은 일제고사투쟁이다. 일제고사는 내용적으론 이미 대중화 되어 왔고 해직사태 등 형태 및 과정적 선도를 거치면서 발전해 왔다. 그렇지만 정권 측의 강한 드라이브와 탄압이 가해지면서 시험거부나 조퇴, 연가 등 핵심전술을 대중적으로 구사하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일제고사투쟁은 당면에서는 일부의 선도투쟁과 낮은 수준의 광범한 대중투쟁이 결합하는 방식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후 핵심전술을 대중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도록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첨예한 긴장, 대립이 형성된 일제고사 문제는 향후 투쟁과정에 따라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고 저항을 제압하고 안착될 수도 있다. 일제고사투쟁은 일제고사 자체만이 아니라 다른 투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서로가 부담을 지니고 있는 상황 - 과잉탄압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정권은 징계 수위를 낮추었고 전교조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 전교조의 목적의식적 돌파가 필요하다.  

* 그리 오래 가지 않을 2mb 시대 투쟁으로 돌파해야.
여러 가지 점에서 현재와 같은 2mb 통치방식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설사 보수세력이 재집권하더라도 통치방식에서는 일정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적어도 지금과 같은 무식한 통치방식은 길어봐야 3년이고 그 이전에라도 지자제 선거나 민중저항, 경제위기 등을 거치면서 상황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이런 전망과 관련 우선 2mb 시대 때는 지자제나 총선, 대선 등 선거에 집중하고 때가 좋아지면 그 때 움직이자는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 만약 물리적 전쟁이라면 역량보전을 위해 기다리는 것이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은 탄압에 맞서 싸우면서 주체가 강화되고 대중투쟁력이 고양되어 나가는 것이다. 싸우지 않는다면 운동역량은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성 자체가 상실되고 대중역량은 흩어져 나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2mb 시대 어떻게 싸울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운동성의 기본 문제이기도 하다.

* 덧붙여 - 2mb 시대 투쟁의 조직적, 재정적 기반 마련
2mb 시대 징계를 각오한 투쟁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면 그에 대한 조직적,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투쟁과정에서 탄압으로 해직을 당한 동지들의 생계는 마땅히 조직적으로 담보되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적 투쟁이 가능하다. 독일 금속노조는 전조합원의 생계를 담보할 수 있는 2년치 재정이 있다고 한다. 그런 재정적 기반은 대담하고 당당한 투쟁의 튼튼한 받침목이 된다. 국내에서도 현대차 등 주요 노조들은 수개월치 재정이 비축되어 있다.
반면 전교조는 해직자가 불과 몇 명만 새로 나와도 벌벌 떠는 재정 구조이다. 이런 형편에서는 아무리 상황이 엄중하고 투쟁의 필요성이나 기운이 넘쳐도 스스로를 제약할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몇 명씩 해직가가 나올 때마다 성금 방식으로 때울 수는 없다. 성금을 반복해서 걷을 수도 없고 오래 버틸 수도 없다.
마땅히 징계와 탄압에 대비한 조직적, 재정적 기반 마련의 기본적 방안은 조합비 인상이 되어야 한다. 현재 기본급 0.8%라는 전교조 조합비는 사업을 제대로 하고 투쟁 희생자기금을 제대로 비축하기에는 너무 낮다. 이와 관련 사무직노조는 대개 기본급 2% 조합비를 내며 일반 노조에서도 그 정도의 조합비를 내는 곳이 제법 많다. 그 정도까지는 안 된다 하더라도 2mb 시대 제대로 투쟁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미처 예상치 못한 해직사태들까지 감안한다면 상당 정도의 조합비 인상이 불가피하다. 조합비 인상은 우선은 2mb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고 이후에는 튼튼한 희생자기금 조성 및 힘 있는 사업을 전개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며 차제에 조합비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조합비 인상이 조합원 감소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염려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벌써 수십명의 해직자가 발생하고 있고 당분간 2mb 시대 해직자 양산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다수의 조합원들은 충분히 동의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조합비 인상만이 아니라 재정 절감을 위한 조직적 방안 마련도 필요한데 전임 직책 중 가능한 부분은 해직자가 배치되고 새로운 사업분야도 창출하면서 재정도 절감하고 집행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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