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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   2mb 시대 기본 정세와 교육운동의 중장기 대응방향
                                                        
진보교육연구소 정세분석팀

항상 중요한 것이지만 당면 투쟁이 어려울수록 중장기적 시야와 대응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당면 실천과 투쟁을 방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 흐름 속에서 투쟁의 성격과 위치를 바라보면서 의미를 확인하고 부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2mb 시대를 관통하는 시야와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선 2mb 시대를 규정하는 기본 흐름과 조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주요 포인트는 첫째 2mb가 시대를 거스르는 퇴행적 정권이라는 점, 둘째 세계사적 경제위기 국면과 신자유주의 퇴조, 셋째 2010년 지자제 선거가 중간 분기점으로 작용한다는 점 등이 될 것이다.


1.  격동의 시대 - 퇴행정권의 불안정성

지금 당장은 잠시 억눌려 있지만 2mb 시대는 시시때때로 커다란 역동이 분출되는 격동의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역동들은 이미 촛불, 용산, 추모정국, 쌍용자동차투쟁 등에서 큰 굴곡을 그리면서 표출된 바 있다.

* 두 개의 힘 그리고 경제위기

2mb 시대는 서로 상충되는 두 가지 힘이 항상적으로 대립하는 조건에 있다. 2mb 정권은 한 물 가기 시작한 신자유주의의 막판 헤게모니 속에서 탄생한 극우정권으로 역사퇴행적인 시장화, 우경화 공세를 강행한다. 그렇지만 이에 대항하는 반2mb 반신자유주의 전선도 광범하게 형성되면서 선 굵은 두 힘이 부딪치는 대립을 조성한다. 그리고 노정권 시절에는 시민세력 진영이 형식적으론 중간지대를 형성하고 내용적으론 정권 측의 손을 들어 주면서 정치적 완충 및 정책헤게모니 지지대 역할을 하였지만 지금은 반2mb 전선에 서면서 형식적 중간지대마저 없어졌고 그로 인해 곧바로 대립이 격화되거나 침잠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사실 2mb 정권은 허약한 정권이다. 비록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은 되었지만 정권의 퇴행적 성격으로 기반이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 점에서 어차피 광범한 반2mb전선은 불가피했었는데 정권초기에 촛불을 통해 예상보다 일찍 형성되어 버렸다. 그런데 중요한 점 중의 하나는 대중 일반의 정서나 상식을 넘는 퇴행적 행태로 인해 반2mb 전선이 거의 감성적인 차원으로 구조화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즉 초반부터 반2mb 지형이 상당히 견고하게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2mb 정권의 시장화, 우경화 공세는 기반이 허약한 형태로 진행되며 4대강, 미디어법 등 ‘일방 강행’과 촛불, 용산, 전교조, 노조와 시민운동 등에 ‘치사하고 가혹한 탄압’을 펼수록 허약한 기반마저 갉아먹는 형국을 보인다.
이런 반2mb 지형을 바꾸기 위해 어설픈 떡볶이, 오뎅 쇼를 펼쳐보기도 한다. 최근 잠시의 지지율 상승은 스스로를 배반하는 ‘서민 행보’라는 가식적 이미지에 의한 것으로 그 효과는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정말로(?) 서민 친화적이 되면 모르겠으나 그러기엔 2mb 정권의 DNA 자체가 부자 친화적, 역사 퇴행적이다. 나름의 노림 수였던 정운찬 카드가 반2mb 지형을 바꾸기는커녕 4대강, 행정도시 총대를 메는 것이 드러난 순간 순식간에 반2mb 지형에 함몰되는 해프닝은 이를 잘 보여준다.

전세계적 경제위기 역시 2mb 정권의 허약함을 확대하는 조건이다. 가장 구조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경제대통령 이미지로 탄생한 2mb 정권에 있어 경제위기 상황은 거의 쥐약이다. 지금은 세계 동시패션의 막대한 경기부양책으로 잠시 위기 폭발이 지연되고 있을 뿐이고 이 틈을 타 시장화 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크게 보면 이미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동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이다. 미일의 극우세력 패퇴는 이 같은 세계적 흐름의 반영이기도 하다.(사실 한국에 영향력이 가장 큰 미일이 부시와 자민당 정권에서 오바마와 민주당으로 변화한 것은 매우 큰 조건 변화이다.)
최근 잠시의 반짝 경기 속에서 경제 위기가 해소되는 것처럼 각 종 언론이 떠들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가하고 현혹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단계 경제 위기는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언젠가 더욱 큰 실물적 경제위기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품으로 발생한 구조적 위기를 거품으로 해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세계적으로 역사상 유례가 없는 재정투입(한국만해도 500억불-60조원)과 경기부양책이 진행됐지만 실물경제 침체는 그대로인 채 주식과 금융에서 새로운 거품만 형성되었을 뿐이다. 위기 폭발을 지연시키는 경기부양책이 엄청난 재정부담 속에서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는 것이고 인플레 우려 속에서 이미 출구전략이 모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레는 침체보다 더 큰 경제적 참사를 가져오기 때문에 출구전략 구사는 불가피하다. 출구전략을 구사하면 바로 경기침체 2파가 몰려올 것이고 그렇다고 막대한 재정투입을 지속하면 인플레를 수반하는 더 큰 위기가 도래한다. 현재 세계자본주의는 당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딜렘마 상황이다. 자본은 막대한 재정투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물경기가 살아나길 기대하지만 위기의 근원인 고용악화, 소비침체, 주택경기침체는 전혀 해소의 기미가 없다. 신자유주의정책 및 시장경제의 근본적 수술이 없는 한 위기는 해소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적 경제위기 상황은 2mb 정권의 발목을 지속적으로 잡을 것이고 만약 더 큰 파고의 경제위기가 밀려올 경우 상당한 위기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 불안정한 통치와 대중의 대기주의
2mb 시대를 관통하는 정치, 경제적 조건은 2mb의 막가파식 시장화, 우경화 공세가 매우 불안정한 것임을 의미한다. 어쩌면 구조적으로 80년대 군부독재의 파쇼통치보다 더욱 불안정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 당시는 정치적으로는 민중들이 형식적 민주주의 경험조차 제대로 맛보지 못했기 때문에 철권통치가 유지될 수 있었고 경제적으로는 3저 호황 속에서 경제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다. 그래도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역사퇴행적인 2mb 정권의 불안정한 통치방식이 오래 지속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군부독재의 불안정성이 민중의 민주화투쟁에 의해 표출, 확대되고 폭발했듯이 2mb 정권의 불안정성 역시 민중투쟁에 의해 비로소 현실화되고 역동적 폭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대중들 역시 2mb 정권의 불안정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2mb 정권의 막가파식 공세와 신경질적 탄압에 대해 당장의 전면 대항 보다는 지방선거나 차기 총선과 대선 등 ‘나중에 두고 보자’는 식의 대기주의가 주로 형성되어 있다. 이는 잠시의 경제위기 지연, 정치적 구심의 부재, 대중운동의 침체에 기인한다.

민중, 진보진영에 중요한 것은 그 같은 대기주의를 극복하고 대중투쟁을 활성화시켜 2mb 정권의 ‘허약한 압제’를 돌파하면서 새로운 진출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의 문제이다. 반2mb 전선이 아무리 넓은들 이대로 간다면 진보진영의 힘은 한 치도 전진하지 못한 채 한나라 출신의 새로운 자유주의자(정운찬이나 ‘뉴’박근혜 따위가 2mb를 비판하면서)나 잘해봐야 민주당에 헤게모니를 헌납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2mb 정권의 허약함과 불안정성이라는 조건을 투쟁을 통해 진보진영 헤게모니 강화로 연결하는 방침이 요구되는 것이다.


2. 2mb 시대 교육정세

* 기본 교육정세
2mb 시대 교육정세는 미친교육으로 일컬어지는 어설픈 과잉시장화 공세, 치사한 전교조 탄압, 교육현장의 불만 양산, 사교육 증대와 국민적 불신 확대 그리고 정권 내부의 방향 혼선(예컨대 정권 내에서도 2mb의 입학사정관제 100% 언급 파동이나 수능자격고사화 검토 등 정권 스스로도 앞뒤가 안맞는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등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투쟁 과제가 분명하고 객관적 조건은 나쁘지 않지만 정작 주체는 당장의 무력감과 대기주의가 만연된 상태이다. 심지어 전교조 지도부 역시 마찬가지이다. 투쟁과제에 대한 일종의 ‘복지부동’ 상태라고나 할까. 이럴 때일수록 명확한 정세판단과 목적의식적 실천과 투쟁이 필요하다. 그를 통해 만연된 무력감과 대기주의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2mb 시대 교육정세를 규정하는 주요 축은 일제고사, 교원평가, 미래형교육과정 그리고 날로 강화되는 입시경쟁, 사교육 강화(자사고 문제는 이제 이 지점과 결합됨)와 이에 대한 새로운 대안투쟁(무상교육대학평준화) 등이다.
우선 교원평가는 현장에서 광범한 불만을 야기해 나갈 것이다. 당장 법안 자체를 막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저강도 불복종, 무력화 투쟁 전개가 투쟁의 기본 맥락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형 교육과정은 내용적 공방이 점증해가는 가운데 2011년 본격적 시행을 앞둔 2010년이 대응의 정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계점을 이미 넘은 입시경쟁과 사교육비 고통 그리고 학교현장의 혼란과 노동강도 강화까지 겹치면서 무상교육대학평준화의 대안투쟁은 내용적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갈수록 심화되는 불만과 분노가 대중투쟁의 발전으로 연결되느냐 마느냐의 관건 중의 하나가 일제고사 대응의 문제이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 2mb 정권 출범 이후 가장 강한 첨예한 대립이 형성되고 전선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일제고사투쟁이 무기력하게 패배할 경우 다른 투쟁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일제고사의 성격이 ‘저항이냐 굴복이냐’의 상황을 대중과 활동가에게 직접적으로 노출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은 ‘패배감’이 되든 ‘자신감회복’이 되든 대중투쟁력과 밀접한 정서를 증폭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 만약 조직적 대응력을 상실할 경우 패배주의를 반복적으로 각인시키게 될 것이고 반대로 투쟁으로 상황을 돌파할 경우 커다란 분위기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 2010 지자제 선거와 교육정세
2010 지자제 선거는 전체 정치정세의 중간분기점이 될 것이며 간접적으로나마 교육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2mb 정권의 일방통행식 통치에 일정한 제동 조건을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간접적 정치조건의 문제일 뿐 교육정책 기조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교육감선거 역시 진보교육감 당선이 일반화되기는 어렵다고 할 때 의의와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교육운동이 반2mb 미친교육 반대투쟁을 통해 새로운 지형변화에 기여하고 그러한 정치적 조건 변화를 어떠한 기세로 맞이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일제고사투쟁을 유지, 강화하고 미래형교육과정 대응투쟁을 공세적으로 전개하고 교원평가 무력화, 불복종투쟁을 밑으로부터 광범하게 펼쳐나간다면 지자제 선거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고 또한 이후의 지형변화 속에서 공세적 대안투쟁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다. 그렇지 못 할 경우 ‘대선’ 때까지라는 대기주의가 지속되고 2mb 교육정책이 안착되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다.


3. 당당한 대항 그리고 대안

* 새로운 국면은 온다.
지자제선거 이후의 새로운 정치지형의 조성이든, 촛불을 뛰어넘는 대중투쟁의 분출이든, 제2파의 경제위기 국면이든, 아니면 이 모든 것의 복합이든 2mb 시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보다 새로운 역동적 국면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국면은 2mb 정권 통치방식의 위기를 의미한다. 2mb 정권의 성격 및 통치방식은 기본적으로 보수화된 97체제이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역동적 국면은 신자유주의헤게모니가 확립된 97체제를 허물면서 진보진영이 진출하는 커다란 계기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크게 보고 대담하게 나아가야
조금만 길게 본다면 당장의 침잠에 주눅 들 필요가 없으며 또한 그래서도 안 된다고 본다. 크게 본다면 2mb 시대는 오히려 진보운동의 활성화, 진보적 교육대안투쟁의 본격화를 열어 갈 수 있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2mb 시대의 퇴행성을 감안할 때 현단계 투쟁은 2mb에 대한 투쟁인 동시에 2mb 시대 이후 주도권을 둘러싼 투쟁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향후 정책을 둘러싼 헤게모니 다툼이기도 한 것이다. 제대로 싸우고 대안을 제출해 나간다면 공공성강화의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고 아니라면 부분 수정되는 시장화정책의 지속으로 귀결될 것이다.

* 무상교육대학평준화! 공교육 전면개편!
어차피 한국의 공교육은 이제 부분 보완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제고사, 자사고, 교원평가 등 이제 저지해야 할 혹은 저지할 수 있는 시장화 정책 사안도 별로 없다. 이제는 저지가 아니라 주로 폐기와 대안적 공세를 펼쳐 가야할 상황이다.
교육운동 대안적 공세의 기본 맥락은 ‘공교육 전면개편’이며 ‘무상교육대학평준화’를 핵심 슬로건으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의 교육비부담에 대한 불만과 요구를 무상교육으로 모으고 입시경쟁의 틀을 바꾸는 요구를 대학평준화로 표현하면서 두 가지 핵심요구를 묶는 것이다. 광범한 불만의 축적 속에서 이미 제도화된 사안들(교평, 일제고사, 평준화해체 등)에 대한 무력화, 불복종, 파탄투쟁은 내용적으로 자연스럽게 대안투쟁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 동안의 주요 방식이었던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저지투쟁과는 성격이 다르다. 다만 현실화된 사안을 무력화하거나 폐기하는 투쟁이 훨씬 더 어려운데 이를 조직적 실천과 투쟁으로 조직하고 확대해 나갈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힘 있는 대안투쟁으로 연결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국면이 도래할 경우 대안적 공세투쟁은 더욱 힘 있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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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일제고사’ 들여다보기]

일제고사 문제는 2mb 시대 이후 가장 첨예한 쟁점이자 교육운동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사안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일제고사투쟁의 향방은 교육과정, 자사고, 교원평가 등 여타의 투쟁에도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일제고사 자체의 성격에도 기인하지만 투쟁의 진행과정 및 일제고사를 둘러싼 정치적 조건 등 특수한 사태들의 발생도 한 몫 한다. 왜 그런지 한번 살펴보자.

* 서로에게 뜨거운 사안
일제고사 문제는 정권 측과 교육운동 모두에 뜨거운 감자이다. 서로에게 커다란 긴장이 걸리고 부담도 적지 않다. 정권 측에서는 교육적 취지와 여론에서 밀리고 시험거부, 체험학습 등 치열한 저항에 더해 ‘성적조작’ 사태와 온갖 ‘파행’ 등 관리 부담도 매우 큰 사안이다. 그렇지만 전국의 모든 지역과 학교를 줄 세우는 교육시장화의 ‘꽃’이자 정권 초반의 야심작으로 결코 물러서기 어려운 사안이다. 그래서 교육주체의 진압하기 위해 엄청난 탄압을 가하였다.
반면 교육운동으로서는 극단적 줄 세우기로서 도저히 묵과하기 힘든 어려운 일이고 과잉탄압으로 느닷없는 해직 사태를 맞으면서 ‘미친교육 반대투쟁’의 상징이 되었다. 그렇지만 정권 측의 과잉탄압으로 힘 있는 대중투쟁을 전개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게다가 이 쉽지 않은 투쟁을 1년에 세 번(3월, 10월, 12월)씩 해야 하는 난감함까지 더 해 주고 있다. 물론 이 부담은 정권 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난감함은 양 쪽 모두를 조금씩 물러서게 하기도 한다. 해직사태의 파장에 놀란 정권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이후 정직과 견책 수준으로 물러서기 시작했고 전교조는 징계를 불러오지 않을 만한 대응 방식을 모색하기도 한다.(그렇지만 이는 동일한 수준은 아니다. 전교조가 훨씬 많이 물러선 것이다.) 어쨌든 일제고사는 양 쪽 모두 접기 어려운 가운데 난감함을 더 해 주는 뜨거운 감자이다.

* 탄생의 이중성 : 최후의 시장화 공세, 최초의 파탄투쟁
일제고사는 2mb 정권 초 거의 사전 준비나 예고도 없이 순식간에 결정, 집행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 말도 안 되는 시험을 속전속결로 치루는 와중에 일부의 교사들이 거부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쟁점이 되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2008년 3월이었다. 이후 2008년 10월 일제고사에서 학생, 학부모의 정당한 권리인 체험학습을 안내했다는 이유로 다수의 교사들이 해직되면서 2mb 시대 최대의 교육 사안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런 졸속적 과정에서 탄생한 일제고사 문제는 교육시장화와 관련해서 이중적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일제고사는 가장 극단적 서열적 경쟁정책으로 제도적으로 교육시장화를 완성하는 의미(교원평가보다 시간적으로는 먼저이지만)를 지닌다. 반면 교육운동의 입장에서는 이전에는 주로 저지투쟁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일제고사가 순식간에 제도화되어 버린 관계로 처음부터 불복종, 파탄투쟁의 양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시장화에 대한 최초의 불복종, 파탄투쟁이 된 것이다. 큰 흐름으로 본다면 교육시장화의 완성인 동시에 파탄의 시작인 셈이다.

* 꺼질 수 없는 불씨
교육시장화의 완성이라는 의미, 정권 초의 야심작이라는 자존심, 2mb 정권의 퇴행적 통치방식이라는 조건들이 겹치면서 정권 측은 상식을 뛰어 넘는 탄압과 압박을 가하였다. 과잉탄압이 가해질 경우 상황에 따라 주체는 더 큰 저항으로 대항하기도 하고 물러서기도 하는데 일제고사투쟁에는 두 가지 요소와 흐름이 다 있다. 당장은 압박에 눌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교육운동은 일제고사투쟁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다.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일제고사투쟁은 정치적으로 미친교육 폐기투쟁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이 싸움에서 져 버리면 다른 투쟁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든 투쟁을 이어나가고 전선을 유지해야 한다. 반면에 탄압을 뚫고 상승적 대중투쟁으로 발전해 나간다면 새로운 교육정세를 열어 제치는 계기가 된다. 그 만큼 의의가 크게 된 것이다.
둘째, 일제고사 문제의 아주 특수한 성격인데 개개의 활동가와 교사들에게 직접적으로 ‘저항이냐/굴복이냐’라는 실존적 선택 상황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대개의 투쟁들과 달리 일제고사는 교사 개개인이 ‘결코 동의하기 어려운 일’을 자기 손으로 직접 ‘집행’해야 하는 상황을 부여한다. 그래서 이 싸움의 성패에 따라 다른 투쟁보다 패배주의가 훨씬 클 수도 있고 성취감이 훨씬 클 수도 있다. 역시 의의를 키우는 요소이다.
한편 이런 ‘실존적 성격’은 일제고사투쟁이 아무리 가혹한 탄압에 놓여도 쉽게 꺼질 수 없는 투쟁임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설사 조직적 대응을 못하더라도 끝내 굴복하지 못하고 저항하는 실천, 투쟁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이 같은 성격은 일본의 기미가요 투쟁과 유사하다. 일교조는 제대로 대응 못하지만 저항하다 징계를 당하는 교원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일교조처럼 조직적 굴복과 투쟁전망이 상실된 가운데 개별적 저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 대응 속에서 상승적 투쟁과 승리의 전망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미 많은 대중과 활동가가 일제고사에 대해 패배적 집행 경험을 하였고 그것이 당장에는 투쟁발전의 제약조건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선도적 수준에서나마 강한 전선이 유지되어 왔고 정당성 공방이 첨예하게 지속되면서 후발 실천을 이끌어 왔다. 조직 전반이 굴복하느냐 아니면 여전히 분명히 싸우고 있느냐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 전선이 유지된다면 투쟁의 상승과정에서 대중의 새로운 진출은 가능하다. 여전히 전선은 유지되고 있으며 상황은 유동적이다. 향후 목적의식적 실천, 투쟁을 통해 상승적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 공세적 대안투쟁 시대를 여는 고리
일제고사는 최초의 교육시장화 파탄투쟁이고 정치적 성격이 응축됨으로써 자체의 내용보다 매우 큰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내용적으로도 경쟁교육에 대한 첨예한 저항으로서 입시교육을 넘어서는 새로운 교육을 요구하게 되는 사안이지만 또한 현단계 교육정세의 핵심이 됨으로써 여타 다른 투쟁의 성패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고 교육시장화정책의 기본 흐름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사안이 되었다. 일제고사투쟁이 상승적으로 발전할 때 본격적인 공세적 대안투쟁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중장기적 시야와 일제고사투쟁의 의의를 분명히 인식하면서 2mb 시대를 개척하는 새로운 투쟁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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