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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 [기고칼럼] 엠비를 넘어,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

2009.10.06 16:37

진보교육 조회 수:1281

[기고칼럼] 엠비를 넘어,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

                                                  
손호철 /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 이탈리아의 위대한 혁명가 안토니오 그람시는 ‘위기’를 이처럼 정의한 바 있다.
  그렇다. 현재는 위기다. 낡은 신자유주의는 죽어 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다. 노무현, 김대중의 죽음으로 상징되는, 이들을 내세운 민주당의 유훈통치로 상징되는 반독재 자유주의정치, 이에 대한 ‘민주대연합론’은 죽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정세의 조건들은 엄숙하다. 우선 MB정권의 공세이다. 다양한 정치적 민주주의에 대한 공세, 감세로 상징되는 ‘우파신자유주의’ 정책(김대중, 노무현정부의 ‘좌파신자유주의’ 정책과 연속성과 단절성을 동시에 갖는), 냉전적 대북관계로의 후퇴, 4대강 죽이기의 반생태주의가 그러하다.
   둘째, 노무현, 김대중전대통령의 죽음이다.
   셋째, MB정권의 친서민행보와 정운찬 총리임명, 그리고 이에 따라 50%를 넘어선 MB의 지지율 폭등이다.
   넷째, 이같은 MB정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김대중전대통령에 기댄 유훈통치, 민주당을 중심으로 반MB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낡은 대동단결론이 펼치고 있는 자유주의세력의 낡은 행태이다.
   다섯째, 설상가상으로 노무현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보려는 친노신당의 출현가능성으로 인한 자유주의세력의 분열이다.
   여섯째, 존재감을 찾을 수 없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들의 죽쑤기이다. 민주노동당은 시대착오적인 친북노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진보신당은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과 그리고 다른 정당들과 무엇이 다른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준비위(사노준)은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일곱째, 정치권을 넘어서 시민사회 수준에서의 진보, 개혁세력의 침체와 뉴라이트와 같은 냉전적 보수세력의 약진이다. 민주노총은 혁신을 하지 못한 채 나락에 빠져있고 진보단체들, 시민단체들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뉴라이트단체들은 진보단체, 시민단체들을 넘어서 전투성과 기획력을 가지고 공격적 캠페인을 펴 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자유주의적인 개혁세력도, 진보도, 위기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같은 상황에서 10월 재보궐선거, 1010년 지자체선거 등 ‘정치의 계절’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의 정세는 객관적 조건과 각 세력들의 전략적 선택의 상호작요에 의해 규정될 것이지만 그 큰 틀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전제할 것은 한국정치의 돌발변수이다. 한국정치는 엉뚱한 돌발변수로 급변했다는 점에서 정세예측은 한계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의 핵, 박연차게이트와 같은 비리스캔들이 갑작스러운 돌발변수가 될 수 있다.
    이를 전제로, 객관적 조건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제다. 물론 경제에 대해서는 ‘더블딮’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경제의 회복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겠지만, 이명박정부의 공격적인 재정정책의 도움등으로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이 같은 경기회복(특히 세계경제에서 가장 빠른 경제회복군)과 MB의 친서민행보가 결합하여 당분간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17-노무현,디제이 장례  
     이렇게 될 경우 내년 봄 지자체선거를 계기로 예상됐던 박근혜, 이회창(충청지역주의)의 급부상과 MB의 레임덕화는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운찬총리가 안착하는 경우 박근혜, 정운찬, 정몽준과 같은 차기대권주자간의 경쟁구도가 이루어지면서 MB의 주도권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다. 나아가 정운찬총리 발탁과 심대평의 자유선진당 탈당으로 복잡해진 충청의 민심이 어느 쪽으로 몰릴 것인가가 세종시 문제와 결합해 중요한 변수이다. 이를 다른 시각에 보면, 당분간 향후정국의 가장 큰 변수는 엠비정부와 민주당간의 힘의 관계가 아니라 한나라당내부의 권력관계이다. 즉 친이 대 친박(민주당보다 힘이 강한)이 갈등으로 가느냐, 아니면 협력으로 가느냐이다.  
     엠비의 국정장악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변수는 개헌문제이다. 4년제 중임제를 중심으로 한 개헌문제는 민주당이 반대하는 한 어렵지만 진보운동의 입장에서 그 결과가 어찌되던 그것의 향방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음의 문제는 선거구제의 개편인데 현재 이명박대통령이 중대선거제의 부분적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의 입장도 이를 찬성하는 것이라 성사가능성이 높으나 한나라당의원들의 이해가 걸려있어 잘못하면 이명박, 민주당 대 한나라당의 갈등구조로 나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정작 우려는 이와 맞물려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손을 잡고 한나라당과 헌법자문위원회의 안대로 미국식으로 비례대표제를 없애고 상원을 만드는 개악을 단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진보정당들은 기껏해야 한 석 정당으로 전락하고 보수양당정치가 영원히 고착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결사적으로 저지하는 한편 오히려 득표율과 의석수가 일치해 사표를 극소화한 독일식 병용제를 주장해 이를 관철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될 경우 지난해 총선에서 2.98%득표로 한 석도 얻지 못한 진보신당이 9석을 얻을 수 있다.
   향후 정국을 결정할 또 다른 변수는 민주당과 친노정당이라는 자유주의세력, 그리고 빈진보세력의 전략적 선택이다. 민주당이 자금처럼 신자유주의정책 등 그간의 정책에 대한 뼈아픈 자기비판(쌍룡차도 사실은 노무현정부가 사회단체들의 반대에고 불구하고 상하이차에 매각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명박정부는 ‘억울하게’ ‘똥바가지’를 쓴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쌍용차문제에 사과 하나 하지 않았다)을 통해 다시 태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중심의 반엠비 대동단결론만 외치고 있다간 자멸하고 말 것이다. 민주당과 친노신당이 결국 분열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일종의 역할분담(민주당-호남, 친노신당-영남)을 할 것인가, 결국 통합노선을 갈 것인가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관련, 앞으로 반엠비전선은 이중적 모습을 보일 것이다. 엠비와 한나라당의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진보, 개혁세력의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반엠비후보 단일화와 같은 반엠비연합의 압력이 강해질 것이다. 나아가 진보진영 내에서도 진보대연합의 압박이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엠비가 친서민행보를 보이고 중도노선으로 전환할 수록 민주당 등 자유주의세력과는 차이가 적어지고 첨예한 대립전선이 약화되면서 반엠비전선이라는 것이 내용적으로 유명무실화되어 행해화되고 말 것이다.
     이같은 정세속에서 진보진영은 반신자유주의 투쟁 환원론이라는 좌편향과 반엠비 대동단결론이라는 우편향을 경계하고 두 투쟁을 정세에 따라 결합시키면 반엠비투쟁을 반신자유주의투쟁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그 과정에서 일부 진영에 유포되어 있는 ‘MB의 악마화’와 ‘반엠비투쟁의 신성화’ 경향, 이에 기초해 20년전의 반독재연합론을 공격해 몰아내야 한다. 나아가 단순히 MB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엠비와 김대중, 노무현을 함께 넘어서는, 다시 말해 우파신자유주의만이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류의 ‘좌파신자유주의’도 넘어서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같은 프로젝트는 단순히 다양한 정치세력이나 정파들의 상층부연합을 넘어서 대중속에서 풀뿔리복지연합을 만들어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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