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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 [현장에서] 중집위원단식농성을 마무리하며

2009.10.06 16:36

진보교육 조회 수:1220

[현장에서]
부당징계철회! 민주주의수호! 표현의자유보장!  
-중집위원단식농성을 마무리하면서!

노병섭 / 전교조전북지부장

  이명박정부가 들어서면서 영어몰입, 4.15학교 자율화, 광우병위험쇠고기수입, 국제중학교설립, 제주도교육자치법, 자율형사립고, 일제고사, 교원평가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MB교육정책들이 진행되고 있다. MB교육정책은 교육현장을 시장화, 차별화, 서열화 시키는 정책들이다. 또한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쳤던 용산 주민들의 무참한 참사, 운송료 40원 때문에 죽음으로 내몰린 화물연대 노동자의 죽음, 묵묵히 일만했던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내몰리는 상황 맞선 쌍용자동차 사태, 언론을 장악하기위한 미디어법, 환경 대재앙을 몰고 올 4대강 사업 등 수 많은 사안들이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작년에 있었던 촛불항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고, 많은 우려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진13-농성사진
  급기야 지난 6월 4일 서울대교수를 시작으로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국선언이 발표되었고, 전교조에서도 교사로서의 양심과 현장 선생님들의 요구에 의해  6월18일 17,189명의 교사들이 참여한 시국 선언을 발표하였다. 이후 교과부에서는 전교조 집행부 88명에 대해 시도교육청으로 하여금 검찰에 고발과 징계를 요구하였고, 공권력에 의한 무자비한 압수수색과 연행, 무차별적인 소환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렇다고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교사들과 전교조에 대한 탄압이 진행되는데 대해 두렵다고 등을 돌릴 수 없어 1차 시국선언의 정당성과 부당징계와 관련하여 28,637명이 2차 시국선언을 진행하였다. 이에 교과부는 곧바로 89명의 전교조 전임자들에게 또다시 검찰 고발과 파면, 해임, 정직의 중징계로 가중처벌로 일관하고 있다.  89명의 전교조집행부에 대한 대량 중징계와 본부의 압수수색은 89년 전교조 결성이후 처음 있는 사태였고, 이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없었던 초유의 사태였다.

  이러한 상황을 접한 현장의 동지들이 곳곳에서 긴급히 강력한 대응을 해야한다는 요구 등이 있었으나, 전교조본부는 신속한 상층부 투쟁을 배치하지 못하고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시기를 놓쳤지만 조합원동지들에게 지도부의 결의를 보여주는 중앙집행위원회들의 무기한 단식농성이 결정되었다. 8월 13일 정부종합청사 부근에서 전국지회장 결의대회를 가지고 조계사로 이동하여 무더운 여름 날씨에 단식농성에 돌입하였다. 왜 조계사인가?에 대한 많은 동지들의 물음이 있었다. 2007년 참여정부 시절만 하더라도 정부종합청사 부근이나 국회의사당 부근에서 어렵지 않게 천막 및 노숙 농성 등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 들어서면서부터는 서울시내에서 농성을 하기란 불가능하게 되었다. 농성을 시작하자마자 연행을 하고 기자회견도 마음대로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결국 단식농성을 진행할 곳이 조계사였는데, 조계사는 지난 촛불정국에서 수배자들이 농성하던 장소였다.

  13일 저녁 조계사에 도착하였지만 이미 경찰들이 배치되어 텐트, 짐 등을 싣고 있던 차량을 진입하지 못하게 하고, 경찰과 대치하다 저녁 12시경에 2인용 모기장을 들여왔고 총무원 건물 앞에서 별을 보면서 첫날을 지내야만 했다. 또한 조계사나 총무원의 사전 허가를 받지 못했고, 무작정 총무원 건물 옆에서 농성을 시작하자 조계사나 총무원에서 난처한 입장을 계속 피력하게 되어 천막을 설치하지 못하고 밤에는 노숙을 낮에는 조계사 앞 공원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였다. 17일 저녁이 되어서야 마냥 허가를 기다릴 수 없어 천막 1동을 설치하게 되어 비좁았지만 그래도 안정적으로 농성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18일 김대중 전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임시 중앙집행위원회가 소집되어 농성을 계속해야할 것인지에 논의가 진행되었다. 조문정국에서 농성을 정리하자는 의견과 전국적인 조문 정국이 차분하게 진행되기에 상황이 변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좀더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기로 하였다. 결국 국장이 결정되었고, 장례식 마지막인 23일까지는 교과부 앞 1인 시위와 조계사에서 열기로 했던 촛불 문화제를 잠시 중단하기로 하였다. 이후에도 몇 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최소한 29일 전국대의원대회전까지는 농성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19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조문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물과 소금, 마그밀 그리고 효소로 단식농성을 진행하였다. 단식 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몇 분의 건강관련 강사들이 초청되어 단식법과 복식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다. 강사마다 다른 견해에 따라 중집위원들은 오락가락 하면서 각기 나름대로 단식을 진행하였다. 3일 째 되는 날 가장 힘들었지만 이시기를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일주일을 넘기고 10일째 조문정국의 장례식 날짜를 지나면서 건강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12일째 되는 25일 경남지부장과 전북지부장인 본인이 탈수증세가 나타나면서 서울 녹십자 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다음날인 26일에는 울산지부장과 수석부위원장이 입원을 하였다. 병원에서 몸이 좀 나아져서 27일을 퇴원을 하여 다시 농성장에 합류하였고, 28일 오전 11시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농성장을 정리하였다. 기자회견에 하반기 일제고사를 비롯하여 MB교육정책에 맞서 힘찬 투쟁을 결의하고 마무리했지만 문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이다. 농성을 마치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한 서울지부장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전국대의원대회 장소 부근인 도고 토비스콘도로 이동하여 미음으로 복식을 시작하면서 1박을 하고서, 29일 전국대대가 열리는 조치원 홍익대 국제연수원 강당에서 대의원대회 개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오게 되었다.

  이번 농성은 시국선언과 관련된 표현자유와 보장과 전교조탄압중지 및 징계 중단과 차별화, 서열화, 경쟁만능의 MB교육정책을 전환시키기 위한 하반기 총력투쟁에 대해  조합원 동지들에게 지도부의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시작하는 의미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방학 기간과 조문정국 등으로 선전과 홍보, 현장과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조계사라는 공간에 중집위원들의 외로운 단식농성으로 진행되었다. 농성 기간 중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시민사회단체와 야 4당과 각 지부에서 많은 조합원 동지들이 다녀갔지만 중집위원농성이 지부-지회-분회-조합원까지 투쟁의 흐름이 이어지지 못하였던 것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농성장을 방문했던 동지들로부터 농성장이 잘 눈에 띄지 못하고, 조계사에서 외로운 중집위원들만의 고립된 농성, 가장 강력한 투쟁인 중집위원 단식농성이 하반기 총력 투쟁에 대한 상을 제시하지 못하고 단식농성에 매몰되는 문제 등에 대한 많은 질책 등을 받았다. 한편 농성을 시작할 때 중집위원들의 단식농성에 대한 목적과 상이 달라 하나로 모아지지 못했고, 본부 및 지부의 상황과 중집위원 각자의 정세인식의 정도에 따라 각양각색이었다. 농성을 정리하면서 하반기 총력투쟁을 결의했지만, 많은 아쉬움과 생각을 하게 되었던 농성이었다.

  89년 이래 강압적인 전교조 탄압과 최대의 징계사태, 경쟁만능의 MB교육정책 그리고 민주주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이시기에 중집위원들의 단식농성에 대한 많은 아쉬움 속에 또다시 교원평가, 일제고사, 미래교육과정 등 많은 현안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이 험난한 시기를 또 어떻게 헤쳐나아가야 할지......
하지만 동지들이 희망이기에 희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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