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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 [특집] 5.청소년운동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09.03.25 16:02

진보교육 조회 수:1747

5.청소년운동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조영선 /전교조서울지부 청소년 연대 듀오 담당


청소년 운동의 방향과 과제라................ 이 제목으로 글을 처음 부탁받았을 때, ‘청소년 운동의 방향과 과제는 청소년이 잘 알 것 같은데 왜 나한테 물어보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이번에 서울지부 청소년연대 일을 맡아서 인 것 같은데 사실 청소년 운동의 방향과 과제는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소년운동의 방향과  보다는, 청소년연대 일을 하려고 하면서 이것저것 드는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그많던 ‘우리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사실 ‘청소년 연대’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그 전에 내가 하던 일의 이름은 ‘학생생활국’따까리였다. 아마 본부는 아직도 그 이름을 쓰고 있을 것이다. 사실 ‘학생생활국’시절 주로 하는 일은 “역시 우리가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배우는 사람’으로서의 존재의 학습 뿐 아니라 생활적인 면을 어떻게 챙길까? 학습의 대상인 아이들을 어떻게 세상의 주체로 세울 것인가?”의 문제였다. 우리가 20년 동안 고민해온 학급자치, 학교 자치의 담론은 학급자치를 통해 학교자치를 이루고 학생을 학교 운영의 파트너로서 학교운영위원회까지 진출시키는(?) 과정을 통해 학교를 개혁하는 프로젝트였다. 실제 89년의 중고등학생 운동은 전교조 운동의 중요한 지원군이었으며 ‘선생님을 돌려주세요’라는 외침은 전교조의 정당성에 큰 견인차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사실 우리의 이런 프로젝트는 20년을 기한으로 봤을 때 실패였다. '학생 입장‘에서의 학교는 거의 변화하지 않았으며 학생회가 캠페인에 동원되고 수시의 지렛대가 되면서 학생회를 통한 자치는 학생 관리의 한 방법으로 전락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학생회 활동 활성화를 통해 학생 주체를 아무리 찾으려해도 찾을 수 없었다.
학교를 통한 학생관리의 시스템은 겉으로는 매우 성공적으로 굴러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학생들의 억압된 분노가  그 관리시스템의 하부인 개인 교사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났고, 이것은 학교붕괴의 한 징조로 불리워지기도 졌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학교 내에서 두발 자유 시위를 벌였다는 소식이 신문지상에 간간히 나왔다. 그리고 내신등급제가 발표되었을 때, 학생들의 자발적인 시위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그래서, 우리의 공교육감 조차 ‘교육가족여러분에게’라는 글로 두발문제는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허울좋은 이야기일 뿐, 대부분의 학교에서 ‘여학생 머리 길이 자유’,‘남학생 약간 완화’ 정도로 형식만 갖춰서 고쳐진 것이 끝이었다. 그런 것도 그나마 MB정권이후에는 절차없이 임의적으로 후퇴한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자퇴하는 학생의 숫자도 증가하였다. 옛날에는 소위 ‘날나리’가 사고를 치고 학교를 자퇴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 들어서는 ‘멀쩡해 보이는 애들’도 조용히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경우도 많다.

#그들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명박이 덕분에 촛불을 만났다. 물론 명박이가 우리보다 질겨서 우리가 이긴건지 진건지 아직 촛불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헷갈리긴 하지만, 촛불이 우리에게 희망이라면, 그것은 사회 주체로서 청소년의 발견일 것이다. 이들이 어쩌다 거리로 나왔을까에 대한 분석이 분분했지만, 어쨌든 촛불이 끝난 후에도 다수는 아니지만, 청소년 단체가 생겨났고, 작년에 일제고사엔 ‘등교거부 행동’이라는 교사로 치면 ‘연가투쟁’을 벌인 것이다.
공교육감은 전교조가 이들을 만든 것처럼 얘기하지만, 쪽팔리지만 사실 우리도 이들의 존재를 몰랐다. ‘우리의 참교육이 왜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할까’를 고민하는 동안 아이들은 참교육을 하는 우리에게조차 개기거나 학교를 떠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들도 학교에서 전교조티쳐와 비전교조 티쳐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두발 자유 시위를 일으킨 학생들을 설득하는 교사가 전교조 교사이거나 전교조 교사가 학생부장이었던 학교도 많았다.

#전교조여, 제발 물결 좀 쳐보세욧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아니라 ‘동지’로서 그들이 왔다. ‘나이주의’를 거부하며 서로 반말을 쓰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반말을 쓰려고 한다. 적어도 존대말을 쓴다면 자기네에게도 존대말을 써달라고 한다. 그렇다고 무지 성숙해보이냐면 별 그렇지도 않다. 엄숙한 농성장에서 떠들기나 하고, 회의를 한다 치면 반은 잡소리이다. 그들이 보기에 전교조는 꼰대 운동권들의 집합소에 지나지 않는다. 늘 진지하지만, 자기네처럼 화끈하게 등교거부도 못하고, 늘 진지하게 회의를 많이 하지만, 학교를 바꾸기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고, 수가 많으니 같은 전교조라도 생각도 다 다르다. 전교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뜻이 같기는 한데 노는 문화가 너무 다르고, 학교에서는 정말 보기 드물게 개성이 강한 존재들이고, 학교를 혁명하는 군대가 되기에는 너무 오합지졸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가 못하는 등교 거부도 하고 수능 거부도 하기에 대의원 대회 때 ‘전교조여, 제발 물결 좀 쳐보세욧’이라는 찌라시를 돌리기도 한다.  
  
#어쨌거나 우리는 만나야한다.
연대는 결국 힘이 없으니까 뭉치자는 것이다. 적이 있으니 서로 쫌 마음에 안들더라도 더 큰 목적을 위해 꾹 참아야한다. 청소년 활동가들을 자주 만나면 교사로서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학교체제에 의해 길들여져 온 자신의 꼰대 기질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꼰대 기질이란 무엇인가? 사람간의 관계를 지위로 구분하고 관계에 관계없이 어떤 지위에 합당하다고 여기는 대우를 요구하는 기질이 아닌가? 관계가 소통되지 않았는데도 내가 선생이니까, 내가 부장이니까, 내가 교장이니까 뭐 이런 이유들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그런 태도들을 말한다. 내가 스스로 민주적이라고 아무리 떠들고 다녀도 학교 체제에 의해 내 몸속에 뼛속까지 각인된 그러한 기질이 그들의 ‘불편함’으로 깨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 장점은 정치적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 학교에서 우리는 무색, 무미, 무취의 지식만 가르쳐야하는 존재로 인식된다. 등교 거부하는 학생들은 그냥 무단결석이고, 우리는 선택권만 존중해도 해직인 것은 그런 차이 때문이다. 이런 외부적 압력이 아니더라도 내 스스로 나는 하나의 인간이 아니라 기관이니까 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바로 교육청이다. 네이스를 통해 우리를 지네의 하부 서버 정도로 인식하고, 동사무소 직원이 민원을 처리하듯 애들을 대하라고 하는 것은 바로 저들의 논리이다. 우리는 기관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고 싶은데 그런 감수성을 길러주는 것이 청소년 활동가들과의 만남이다. 학생들과 교무실의 정치학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내가 왜 그들의 편이 되어 주기 힘든지에 대해서 솔직히 털어놓고 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서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다. 세 번째 장점은 담임의 왕국이라는 권력의 단맛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담임을 맡게 되면 그 반을 나의 왕국이라고 생각하면서 혀에 감기는 권력의 단맛이 있는데 그것은 뭔가에 대한 근절의 욕구이다. 내가 어떤 인간의 어떤 습성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옛날에는 군사정권이 군대를 통해 병영국가를 만들 듯 체벌을 통해 어느 정도 달성가능했으나 요즘에는 그마저 잘 통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은 나의 교육력이나 학교의 교육력을 의심하게 하는 결과를 낳는데 사실 뼈 속까지 통제하고 나서야 굴러가는 교육이 교육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이러한 생각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청소년 활동가들과의 만남이다. 이것은 사실 뭔가와 사랑에 빠져 나의 사고 전체가 뒤흔들리는 과정이기에 아주 강렬하고 짜릿하다.

# 전교조 교사 -청소년 활동가 듀오
  나는 올해 이런 만남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교조 활동가와 청소년 활동가를 매칭시켜주는 듀오의 커플매니저가 되려고 한다. 나의 유일한 매칭조건은 지역이다. 지역이 너무 멀면 상시적 만남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제안을 이리 저리 말하고 다녔을 때, 청소년 활동가들은 매우 환영하였다. 소개팅이 잘 될지 안될지는 만나서 서로 간이 맞아야하겠지만, 간이 안맞더라도 사무실이라도, 복사기라도, 가판이라도 대여해서 선전전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말이다. 그런데 준비가 안된 것은 전교조이다. 다른 사업할 것도 많은데, 만나서 뭘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는데, 미적미적 뒷걸음질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가 바로 재밌는 소개팅 이벤트를 하려고 한다. 학생 인권에 대한 간단한 워크샵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어색함을 털고, 앞으로 사업을 뭘할지도 함께 정하고 필요한 사람을 연결시켜주기까지하는 다각도의 매칭 써비스 !!!
이 글을 보는 당신, 학생을 책임져야할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상큼한 동지로 만나 내 사고체계와 습성이 뒤흔들리는 강렬하고 짜릿한 경험을 하고 싶은가?  지금 바로 메일보내주세요. imaginer96@hanmail.net으로!! 고고 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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