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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 [권두언] “막장”의 시절이다

2009.03.25 18:30

진보교육 조회 수:2014

[권두언]      “막장”의 시절이다

‘막장’의 시절이다. 드라마도 막장이고, 교육도 정치도 그야말로 막장이다. 우리는 이 시대를 지배하는 기득권자들의 놀라울 정도의 집착과 후안무치 그리고 한치 앞을 못 보는 문맹을 본다. 대표적 막장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했던 신인여배우 장자연의 자살과 비리 호소는 우리 사회에 내재한 또 다른 막장의 단면을 드러낸다. 막장 속의 막장이다. 그렇게 하염없이 ‘막장’들이 터지고 있다.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 최대의 막장 드라마는 뭐니 뭐니 해도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고통과 혼돈’의 드라마이다. 신자유주의 금융시스템 붕괴의 굉음을 배경음으로 펼쳐지는 경제위기 드라마는 세계적 차원에서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다이나믹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지만 한국사회에서는 극단적인 막장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야말로 서민경제가 완전 파탄나는 상황에도 시대를 거스르는 역주행 정책들을 양산되고 부유층 세금감면, 대기업 특혜 그리고 노동자 임금삭감이라는 몰염치한 엽기행태가 스스럼없이 행해진다.

2009년 봄 한국사회에서는 막장의 요소들이 고루 등장한다. 사람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악인의 ‘탐욕’과 ‘후안무치’, 간교한 ‘술수와 잔꾀’, 선한 사름들에 고통을 안기는 ‘새디즘’ 그리고 ‘예측 불가’한 엽기적 행태로 끝없는 뒷통수치기와 긴장조성까지. 그러나 이런 막장 상황이 오래 지속될 수는 없다. 막장 다음엔 끝이 있고, 긴장이 누적되면 터지기 마련이다. 막장을 넘어서려는 사람들의 분노와 새로운 희망에 대한 모색도 점증하고 있다.
‘막장’은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지만 한편으론 긴장과 공포를 수반한다. 공포는 여러 측면에서 비롯된다. 한 움큼의 기득권도 놓지 않으려는 지배세력의 막장행태와 공포정치로부터 빚어지기도 하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그래서 아직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막연함에서 빚어지기도 한다. 나서고도 싶지만 혼자 나서는 것 아닌가하는 두려움도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나서는 것을 목도하기까지, 악인의 힘이 점차 빠지는 것을 확인하기까지, 도래하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전망을 보기까지는 분노에 찬 두 손을 그냥 불끈 쥔 채 쳐다보기만 한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악인의 뺨을 치길 갈구하며 악행에 대한 속시원한 징벌로 이 막장이 빨리 끝을 맺길 고대한다.

지금 한국사회는 막장 드라마의 한 가운데처럼, 긴장은 고조되고 있지만 아직 반전은 도래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스스로의 위기감 때문에 악인의 막장행태가 더 기승을 부린다. 그래서 선한 주인공의 반격이 예비되는 격동 전야의 상황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결말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드라마이다. 언제 종을 칠지, 어떻게 결말이 날 지 알 수 없다. 그것은 아직 관객으로 구경하고 있는 민중과 대중들이 주인공으로 나설 때 비로소 결정된다. 역사를 거스르는 막장 드라마를 빨리 끝장내고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무기력하게 당하는 것이 아니라 속시원하게 악인의 뺨을 치는 것. 그래서 더 이상의 엽기적 행태를 멈추게 하고 민중과 대중들의 기운을 북돋는 것,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과 대안으로 새로운 사회의 전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될 것이다.


이번 회보에서는 [특집]으로 학부모운동과 청소년운동을 다뤘다. 비록 초보적인 수준의, 아직은 전망을 모색하는 시도이지만 나름 의미가 크다 하겠다.
‘계급적이고 대중적인 학부모운동을 위하여’에서는 기존 학부모운동과 달리 새롭게 출현할 학부모운동이 어떤 원칙과 방향성을 지녀야하는가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새로운 학부모운동의 필요성에서 이미 작년 출범한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평학)’의 활동경과와 전망을 다루고, 이어 지역차원에서 학부모운동의 실천적 매개로 작용할 학부모신문 ‘참깨’ 제작사례를 소개한다.
청소년 부분에서는 한국사회에서 역사적 행위의 주체였던 청소년이 작년 촛불항쟁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바 ‘청소년운동의 의의와 전망’을 짚어보고, 이어 교사와 청소년운동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청소년운동에 대처하는 교사의 자세’를 언급한다. 그리고 청소년활동가가 직접 청소년운동의 흐름을 되돌아보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실었다.
[기획]‘비고츠키’는 연구소 이론분과의 1년간의 연구성과물이다. 비록 아직은 문제제기 수준이지만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한국교육학계에서 사회적구성주의의 원조로 알려진 비고츠키에 대한 왜곡을 바로잡고 진보적으로 재조명하는 도전을 한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그의 생애와 주요이론과 개념을 소개하는 한편 비고츠키 이론의 교육학적 의의와 과제에 대한 논의를 제출한다. 사회적구성주의자가 아닌 맑시스트이자 변증법적유물론자로서의 복권을 선언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 진보적 교수-학습이론의 지평을 열어나가고자 한다.
작년부터 시작된 일제고사폐지투쟁은 올 봄에도 계속되고 있는데, [초점]에서 해직 당사자인 박수영선생님 글과 현장의 한 조합원 글을 실었다. 작년 12월 10일 경악할 대량해직사태는 정권의 전교조에 대한 전면 공격이었다. 이에 맞서 12월 11일부터 지금까지 96일간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시교육청앞 철야농성투쟁을 비롯하여 근 몇 년간 보지 못했던 1500여명의 시교육청앞 집회, 자발적 시민들과 지방교사들의 참여가 이루어진 연이은 촛불집회, 그리고 출근투쟁 및 거리수업 등등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끝으로 ‘8년차 교사 참교사이길 포기하다’는 전교조운동이 새롭게 일어날 가능성을 담고 있는 새싹을 보여주는 글들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해외동향]의 ‘거기서 미래를 보았네-쿠바교육기행’은 우리 교육현실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원래 [진보교육]33호는 작년 12월 중순에 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작년 12월10일 터진 대량해직사태는 경악을 안겨주었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서울교육청앞 농성투쟁이 시작되면서 많은 원고가 펑크나게 되어-해직된 분도 포함-부득이 발행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자리를 빌어 회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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