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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 [특집] 2.이제 시작일 뿐이다!

2009.03.25 17:15

진보교육 조회 수:1732

    2.이제 시작일 뿐이다!
-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활동경과와 전망

                 김태정/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집행위원장

들어가는 글
지난 2008년 5월 15일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창립대회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교육, 시민, 사회단체와 노동조합 그리고 여타의 단체들이 참석하였으며, 신생 학부모회의 출범을 축하하였다.
그로부터 1년도 되지 않아 평학은 하반기 일제고사 반대투쟁의 주역(?!)으로 각종 언론보도에 오르내리며, 심지어 정보과 형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단체로 성장(?!) 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말보다는 행동을. 상층간부보다는 회원이 중심이 되는 조직을 만들자!
2008년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다짐을 한 것이 두 가지였다.
하나는 말 보다는 행동을 중심에 놓자는 것이었다. 이는 기존의 교육단체들과 학부모단체들이 이른바 기자회견 등 언론플레이 중심으로 활동하고,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은 하지만 그것은 말에 그칠 뿐 실제적인 행동으로 나가가지 못하는 것을 익히 보았던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회원이 중심이 되는 단체운영을 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평학도 이점에서는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름이나 올리고 돈이나 몇 푼 내는 식의 기존 단체들의 관성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직은 상층 간부 몇몇의 놀이터가 될 것이고, 출세주의자들이 자신의 명함에 넣는 한줄 경력으로 단체활동이 악용될 것이다. 비록 매우 힘들지만 회원들이 중심에 서고 특히 지역활동이 활성화 되어야만 제대로 된 학부모 단체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한다.

노동자 민중 스스로 교육문제에 개입하는 학부모운동을 만들자!
노동자들이 아무리 임금인상 투쟁 열심히 해도, 교육비 오르고, 의료비 오르고, 집값 오르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런 측면에서 고용문제에만 매몰되는 한 노동자들은 그저 자본의 틀 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신세일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가 유지되는 것은 단지 생산의 영역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생산영역, 즉 직장(작업장)이라는 틀 안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소용없다. 조합운동은 말 그대로 조합운동일 뿐이다.
자본주의가 유지되는 진정한 힘은 재생산의 영역에 있다. 임금은 노동자가 생계를 유지하는 비용이고, 그 생계는 다시 의,식,주 라는 재생산 비용과 다음 세대의 노동자의 재생산 즉 자녀의 양육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자본은 그 재생산의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다. 자본은 의료행위로 돈을 벌고, 미친소 파동에서처럼 먹거리조차 이윤을 위해 위협하며, 토지와 집은 이미 자본가들에게는 부를 창출하는 수단이 되었다.
여기에 교육 마저 자본이 개입한다. 즉, 학교 교과과정의 내용은 물론 악무한적인 경쟁시스템 자체를 통해 자본가의 이데올로기를 뼈속 깊이 유아시절부터 세뇌시키고 있다. 그런데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제 자식만은 잘될 것이라는 허망한 욕망에 휘둘리며 뼈꼴 빠지게 일해 번 돈의 상당부문을 교육비에 빼앗기고 있다. 이는 이른바 ‘민주노총 간부들’ 심지어 자칭 ‘선진적인 현장 활동가’라고 해도 결코 다르지 않다.
결국 노동자의 재생산 비용을 고스란히 노동자가 부담하고 더 나아가 노동자인 부모를 부정하는 미래의 노동자들이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현실을 바꾸지 않고, 무슨 노동자의 정치, 진보적인 정치를 말 할 수 있나?
의,식,주는 물론 교육 의료 성 환경.. 일상적인 모든 것이 곧 정치적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심지어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이 10명이 아니라 100명이 나와도 소용 없다. 오로지 노동자 민중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적 주체로 나서야 한다. 평학은 그렇게 출발된 조직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학교자율화계획 반대투쟁와 학교 앞 시위
‘0교시’ ‘야간자율학습’로 상징되는 이명박 정권의 ‘미친교육’ 정책은 이른바 4.15학교자율화계획으로 나타났다. 평학은 준비모임 단계(2008년 5.15일 창립하였기에)였지만 곧바로 범국민교육연대 등 교육시민단체등과 함께 대응체계를 수립하였고, 이어 ‘학교앞 1인시위’라는 나름 파격적인 행동에 돌입하였다.  
학교앞 1인시위는 0교시 자율학습이 실시되는 현장. 바로 학교에서 투쟁을 전개한다는 것과 회원들이 자신들의 삶의 공간인 지역에서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서 활동의 주체로 선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실제 이 투쟁을 통해서 경기지역의 경우 초동모임이 지역 준비모임으로 전환되었으며, 지역의 노동조합, 단체활동가들이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2008년 학교자율화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학교앞 1인 시위는 17개 학교 앞에서 일주일이상 지속되었으며, 이후 지역조직들이 속속 창립되었다. 즉, 5월 23일 천안학부모회가 6월 13일 대구학부모회가 결성되었다.

일제고사 반대투쟁
평학은 2008년 3월 일제고사에서는 준비부족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후 8월 부천지역 학력평가 반대투쟁에 결합을 시작으로 하반기 일제고사 반대투쟁에 본격적인 결합을 시작하였다. 서울의 경우에는 노동 시민 사회단체들과 함께 ‘일제고사 반대 서울 시민모임’을 꾸려 투쟁을 구체화하였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전국적인 일제고사 대응투쟁 틀을 짜는 데는 실패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무엇보다도 2008년의 경우 전교조 본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평학은 지역의 노동 시민 사회단체들에 제안하여 공동대응 틀을 꾸렸으며, 이는 이후 해당지역에서 평학 조직건설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투쟁을 통한 조직건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학생과 학부모가 시험을 거부한다고 하니, 무슨 전쟁이라도 난처럼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호들갑을 떨었다. 그렇다! 어찌 보면 작은 전쟁이었다. 학교시장화 정책으로 교육을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고교선택제, 자립형사립고, 대입자율화, 3불 폐지, 국공립대민영화 등등을 준비해 오던 그들이었다. 그리고 전국적인 학교서열화 시험인 일제고사는 이를 위한 핵심적인 장치였는데,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학부모단체가 나서서 시험을 거부한다고 하니 이들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도 있을 법하다. 때문에 이들은 그야말로 십자포화 같은 공세를 퍼부었고, 교사들을 중징계하는 만행을 자행하고 있다.
그러나 저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2008년의 경우 10월 8일, 14일 일제고사에는 300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체험학습을 진행하였고, 전국적으로 1400여명이 시험을 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 12월 23일 일제고사에서도 서울의 경우 학생과 학부모등 100여명이 덕수궁에서 체험학습을 진행하였다. 한편 학생들은 백지 답안을 내거나 시험지에 낙서를 하는 등 미친교육 정책인 일제고사에 대해 조롱하였다. “시험을 실시할 이 돈으로 급식비를 못내는 친구에게 밥을 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어느 중학생의 온라인 댓글이 말해 주듯 이미 일제고사는 학생들에게는 조롱거리 이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2009년 평학은 3월 개학과 동시에 일제고사 투쟁을 전개 중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일제고사를 가지고 아이들을 전국적으로 서열화를 시키고, 그것을 근거로 교사들을 평가하고 구조조정 하겠다고 한다. 또 그 서열화를 가지고 기존의 특목고는 물론 이른바 국제중학교, 자립형사립고 등 신설될 귀족학교 출신에게 대입에서의 특권을 주려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돈을 버는 것은 학원사장들, 문제집 출판사 사장들, 그리고 사학재단들이다. 이것이 학원사장, 사학재단들에게 돈을 받는 공정택, 자본가 정권인 현 정부가 아이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일제고사가 꼭 필요하다면서 벌이는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의 본질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평학은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범국민교육연대에 상근활동가를 파견하였다. 이는 이명박정부의 교육시장화정책을 일개 학부모단체만으로 맞서 싸울 수 없으며, 교육주체인 학생-학부모-교사가 단결하고 여타의 시민 사회단체를 총망라한 전국적인 전선을 설치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평학은 2009년 일제고사 투쟁을 시발점으로 하여,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귀족학교인 자율형 사립고 반대투쟁, 교원평가와 학교비정규직고용불안 등 교육노동자들과의 연대투쟁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또한, 대학구조조정과 국공립대민영화반대와 이를 넘어 입시폐지 대학평준화운동의 대중화에도 함께 할 예정이다.
한편 평학 회원들은 활동가인 동시에 학부모들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자신들의 활동으로 인해 자신의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미 대한민국은 교육이 부의 대물림의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 아이만은 이 경쟁에서 살아남아 출세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수만큼, 인간이 인간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체제인 자본주의는 굳건히 유지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야만의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일에 동참할 수 없지 않는가?
평학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출발이 그러했듯 평학은 앞으로도 노동자 민중의 학부모조직으로 자신의 지향을 분명히 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보다 대중적인 내용과 활동방식을 과감히 시도해 나갈 것이다. 즉, 자신의 지향은 분명히 하되, 기존의 교육단체들이 보였던 구태를 버리고, 새로운 실험을 두려워 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 나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동지들! 아직도 평학 회원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가입 하셔라! 또 아직도 주변에 말로는 민주투사 혹은 활동가라고 하면서 제 아이 교육문제에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활동가나 조합원이 있다면 당장 평학가입을 권유하셔라! 그것이 이 ‘미친교육’을 끝장내고, 교육이 상품이 아니라 만인의 보편적인 권리가 되는 날을 앞당기는 소중한 실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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