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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현장에서] 강원지부 강제전보 저지 투쟁

2008.04.07 16:25

진보교육 조회 수:1877

강원지부 강제전보 저지 투쟁

                                                                              문태호(전교조강원지부 사무처장)

1. 투쟁일지

2007년
01.23 불법징계저지 교육청타격투쟁(도교육청 및 해당 지역교육청 8곳, 160여 명 참가)
06.04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심사결과 절차상하자로 인한 징계취소 처분 9명(속초양양교육청 5명, 삼척교육청 4명)
08.27 속초양양교육청 징계취소처분 조합원에 대한 재징계 저지 투쟁
08.31 삼척교육청 징계취소처분 조합원에 대한 재징계 저지 투쟁
12.13 견책 이상 조합원에 대한 강제전보 대상 통보(강원 18명, 전국 199명)
12.17 강원도교육청 교육국장 면담 결과 ‘강제 전보를 안 할 수도 있다’는 애매모호한 답변
12.20 교원인사과장 면담 ‘견책 이상의 징계자에 대한 강제 전보 유예는 전례가 없다’고 답변. 이후 고등학교장, 지역교육청에 인사 내신서 강제 작성 종용
12.27 전후하여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학교장 직권으로 강제 전보내신서 작성
2008년
01.10 지부장-교육감 면담, 교육감은 ‘인사관리지침에 예외는 없다’는 입장 밝힘
01.15 제1차(비상)지부집행위원회 소집. 강제전보대상자와 지부집행위원 명의로, 강제전보저지투쟁을 전국사업화를 요구하는 제안서를 중앙집행위에 제출할 것을 결의
01.17 제336차 중앙집행위원회에 사업 제안 - ‘1월 25일 전국교사결의대회 배치, 인수위 앞에서 투쟁 선포기자회견 개최, 시도교육감협의회장 타격 투쟁, 1월 21일부터 지부별로 시도교육청 점거, 농성, 단식, 삭발 등 모든 방법 동원한 강력한 투쟁 전개할 것’을 전교조 1~2월 중심사업으로 채택
01.22 13:00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 및 총력투쟁 결의대회(전임자 삭발, 지부장 단식투쟁 선포)
       14:00 사전 합의한 협의회를 도교육청이 일방 파기
       14:30 강제전보저지를 위한 철야단식농성장 설치, 지부장 단식 돌입
01.23 영하 12도를 넘나드는 칼바람 속, 8시 30분 단식중인 지부장과 조합원 도교육청 앞 피켓시위로 투쟁 시작. 1인 시위, 강제전보 반대 교사 의견서 조직, 퇴근시간 피켓시위 등 일상 투쟁 전개, 지회 순번제로 농성장 사수. 교원정책과장 면담 “1.25 시도교육감협의회 결정에 따라 강원도교육청도 입장을 수정할 수 있다.” 답변
01.24 13:30, 교육감 농성장 방문, “조합원들의 분노를 사는 일이 없도록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진일보한 결과가 도출 되도록 교육감이 노력하라.”고 지부장이 교육감에게 단호하게 주문. 민병희 교육위원을 통한 교육감 압박 투쟁 병행
01.25 전국교사결의대회 65명 참가(본부가 할당한? 강원지부 조직목표는 20명). 경찰로부터 농성장 철거할 수도 있다는 통보 받음.
01.26 10:00 도교육청 교육국장이 전화하여 사무처장 면담 요청
       10:30 사무처장, 정책실장, 참교육실장이 교육국장, 교원정책과장과 면담, 교육국장 농성장 우선 철수 요청에 '강제전보 철회에 대한 확답 없으면 철수 못 한다'고 답하고 면담 종결
       11:00 민병희 교육위원이 교육국장에게 '도교육청이 강제전보 철회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하면 강원지부를 설득해 보겠다‘고 하여 '그렇게 하겠다'는 교육국장의 답변 받음
       12:00 지부장이 교육감에게 전화하여 ‘교육국장의 약속’ 재확인
       12:30 지부장이 지부집행위원과 강제전보대상 조합원들 모두에게 전화로 상황 전달하고 농성장 유지 여부에 대한 의견 수렴
       13:30 도교육청에 농성장 철수 통보
       14:00 승리보고대회 후 농성장 철수
01.31 강제전보관련 강원지부와 도교육청과 최종합의. “전보대상 조합원 18명 중 지구, 학교 만기자 3명과 전보 희망자 2명을 본인의 희망대로 인사에 반영한다.”


2. 투쟁을 돌아보며....
물러설 수 없는, 물러나선 안 되는, 물러설 곳 없는 투쟁이었다. 2006년 11월 22일, 힘차게 감행한 파업투쟁의 결기를 결코 놓칠 수 없었다. 절체절명에 내몰린 전교조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강원지부 13대 집행부(지부장 권혁소)는 2007년 1월 19일 불법징계저지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집행부 출범 기자회견으로 갈음하고, 1월 24일 실천투쟁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6월, 8월, 12월로 이어진 불법징계투쟁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주객관적으로 보아 징계는 이미 저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강원지부가 투쟁을 놓지 않았던 것은 ‘조직의 결정을 실천’한 조합원 동지들에 대한 배신행위를 지도부로서 차마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징계 뒤 닥쳐올 강제전보를 막아내기 위한 투쟁을 사전 조직하고자 한 것이었다.
2007년 전교조 사업에서 조합원 징계에 대한 대응 방안은 ‘속수무책’이었다. 헛헛하게 2007년을 보내야 했다. 징계 받은 동지들에게 면목 없었다. 동지들과 바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죄인의 심정이었다. 2006년 연가투쟁 당시의 지부 사무처장으로서 투쟁을 조직하고 조합원을 독려했던 집행 책임자로서 갖는 감상만은 아니다. 우회전 신호만 기다리는 전교조, 조합원에 대해 무책임한 전교조, 현장투쟁이 나날이 사그라지는 전교조..... 따위의 고단한 생각들을 겹쳐가며 속절없이 한해를 접고 있었다. 더 이상본부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탓하는 것도 한두 번으로 족했다. 어디서부턴가 파열구를 내야했다.
1월 10일, 강원도교육감을 만났다. ‘인사규칙을 예외 없이 적용’하는 것이 그의 원칙이란다. 강제전보는 조합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다, 노동조합은 부당행위에 대하여 좌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도 원칙대로 하겠다고 했다. 교육감과의 날 선 만남을 끝내고 바로 비상 집행위를 소집했다. 그 사이 서울지부 동지들이 투쟁에 돌입하고 있었다. 진정으로 미안했다. 고마웠다. 집행위원과 징계 조합원 전원이 연석한 회의다. 회의는 두가닥으로 정리되었다. 하나는 서울지부가 시작한 강제전보저지 투쟁을 중앙집행위를 움직여 전국투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강원지부가 경력한 전술을 구사함으로서 전국투쟁의 선봉에 서는 것이다.
강력한 전술 구사에 대한 논의는 불꽃처럼 뜨겁고 강렬했다. 농성장 구축, 삭발, 단식은 기본으로 하고 징계조합원 전원 삭발, 교육감실 점거, 교육감 출입봉쇄, 교육청상징물점거 고공농성, 징계자 발령거부, 강원지부 단독 연가투쟁..... 우선 기본만 보여주기로 하고 ‘그날’은 1월 22일로 정했다. 그날 진눈깨비가 도교육청 앞 아스팔트를 흠뻑 적시고 있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부장을 비롯한 전임자 넷은 ‘대가리’를 바짝바짝 밀었다. ‘우리가, 우리 조합원들이 무얼 그리 잘못했기에 강제 추방하려는가?’고 절규하며. 뒤이어 지부장은 ‘불의에 분노하기 때문에, 조합원을 지켜내고 노동조합 사수하기 위해’ 곡기를 끊겠노라고 선포했다. 강원지부 단식투쟁의 역사가 마음을 덜컥 내려앉힌다. 역대 지부장들의 단식연보다. 1999년 당직철폐 원영만 지부장 단식 5일, 2003년 고입선발고사 폐기 이병덕 지부장 단식 25일, 2005년 고교평준화쟁취 김효문 지부장 28일, 그럼 이번엔 못 해도 30일 아닌가. 농성은 또 어떤가. 1999년  5일, 2001년 15일, 2003년 33일, 2005년 125일. 아찔하다.
서울과 강원에 이어 경북, 부산지부 등이 투쟁에 돌입하여 강제전보저지 투쟁이 비로소 전국투쟁으로서의 위상을 갖추어 가고 있었다. 강원지부의 제안에 따라 중앙집행위가 결정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위하여 본부가 제시한 조직목표는 500명이다. 단식에 들어선 지부장 동지나 연수장을 뛰어다니며 강제전보 반대의견서를 돌리던 조합원이나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칼바람 속에서 피켓시위를 하던 지회집행부 동지들은 아무 말이 없다. 강원지부는 본부가 할당한 20명을 넘겨 65명을 조직하여 위원장의 지침을 3배 로 거스르며 상경길에 올랐다. 지회별 참가 상황을 마지막으로 점검하던 핸드폰에 발신자 정보과***이 찍힌다. ‘오늘 중으로 병력이 농성장 철거할 수도 있다. 교육감이 서장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조심스레 전한다. ‘***형사, 경비과에 전하시오. 농성장 철거하려면 우리가 내려간 뒤에 한판 합시다. 지금 지부장 혼자 농성장에 있소. 지금 농성장 건들면 사생결단 날 줄 아시오.’
예정시각에 대회장에 도착하니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 징계 조합원수와 참가자 수의 비율이 얼추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도 500명엔 못 미치는 수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정책을 전면 수정하세요. 강제전보 조치를 중단하세요.’ 세종로 귀퉁이에서 닭장차에 포위된 채 그렇게 악다구니만 썼다. 같은 시각 대통령 당선자가 들러갔다는 시도교육감협의회 창립식에는 대표단 서넛이 조용히 다녀왔다. 그리고 우리는 귀가 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농성장에 홀로 굶고 앉아있을 지부장 동지를 생각하며 새우깡 소주를 삼켰다.
1월 26일 똥줄이 여간타지 않고선 결코 먼저 연락하지 않는 도교육청 교육국장이 만나잔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결과를 감님께 전달 받았다-이들은 항상 교육감을 감님 감님 한다.  잘 마무리된 것 같다. 그러니 농성을 풀어 달라.’고 한다. 강원지부를 바보로 아나. ‘협의회 결과가 무엇이고 교육감 지시가 무언지 정확히 말하라. 교육감 의지를 확인하지 않고 농성해제는 절대로 안 된다.’했다. ‘믿어달라.’, ‘믿게 만들어라.’..... 끝까지 꼼수를 남기기 위해 카드를 꺼내지 않는다. ‘농성하러 간다. 마음 바뀌면 다시 연락하라’고 당부하고. 강원지부장 출신 민병희 교육위원께 교육국장이 숨긴 패 좀 봐달라고 부탁했다. 서울 공교육감이 서울지부와 합의한 그 수준이라고 확인한 패를 알려준다. 강원지부는 한장수 교육감을 상대한 지 6년째다. 못 미더워 지부장 동지가 직접 교육감에게 전화한다. ‘교육국장이 말한 것이 사실인가?’. ‘그렇다.’
지부장 동지는 집행위원들과 징계 조합원 동지들에게 일일이 전화하여 상황을 전달한다. 농성장 유지 여부에 대하여도 의견을 묻는다. 가까운 지회의 동지들과 간단한 승리보고대회를 열고 농성장을 정리 한다. 농성 시작 5일째 되는 날이다. 농성과 단식 투쟁의 역사로 보았을 때 합법화 원년이자 대중투쟁이 촉발되던 그 때, 1999년으로 돌아간 것이다. 강원지부는 1999년을 다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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