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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싸우기 싫으니까 마땅히 싸우는 거야”


대선이 끝난 지 3개월,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마치 혁명군이 정권을 잡은 것처럼 정부조직 개편, 영어교육 강화정책을 밀어붙인 이명박 정권. 그들은 계급적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자율과 경쟁’ ‘이란 미명하에 ‘돈 있는 자들의 돈 있는 자들을 위한’ 정책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지금 이 시대의 영웅은 없다. 민중들의 고달픈 삶을 해결해줄 구원자는 없다. 물론 아직도 이명박의 불도저정신을 신봉하며 그래도 자신의 처지를 낫게 해주리라는 믿음을 가진 이들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명박은 한마디로 반사이익이다. 수십 년간 독재와 착취의 그 숨 막힘 속에서 처절히 깨져나간 수많은 투사들도 있었지만  대다수 민중들은 그들을 현혹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에 의해 한결같이 배신당했다. 실질적 평등은커녕 결국 자본 지배의 한 당사자였음을 보여 주었고 결국 이들에 대한 실망이, 반사이익이 이명박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그 한계와 기대의 허구성이 드러나고 있다. 1%특권층의 대변자란 사실을 그들 스스로가 민중들에게 자각케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명박 정권이 노골적인 자본의 계급적 이익을 정면으로 치고나가며 역으로 노동자민중의 계급적 의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본의 모순이 심화되고 이를 실감하는 대중들의 분노가 분출하여 겹집될 전망이 없다는 것이다.

국무총리 인준하던 날 이발소에 갔다. 들어온 손님이 내뱉는 말, “다 도둑넘들, 장관후보 오른 넘들 죄다 20억 넘는 돈들 가진 것들, 다 부동산 투기한 부자넘들이야.” 맞다. 그 중에 ‘땅을 사랑해서 땅투자(투기)했다’는 명언을 남긴 이도 있지ㅎㅎ 이런 걸 블랙코미디라 하나? “김영삼이나 김대중이나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다 그렇고 그런 넘들 싹 다주겨버려야 되!@*@” ㅎㅎ 엄청 폭언도 살벌하게 하던 그 손님은 이발사와 나에게 동의를 구하듯 연이어 떠들어댄다. 한마디로 돈있고 권력 있는 넘들 죄다 도둑질하는 쳐죽일 놈들이라는 거다.
그러나! 한참을 떠들던 그 분노가 슬며시 목소리를 내리깔더니 결론은 “할 수 없지, 어쩔 수 없지. 그런 넘들이라 해도 잘먹고 잘살게 해준다는 데 어쩌라구~”로 끝나버린다. 이것 또한 블랙코미디를 보는 쓴웃음을 짓게 했다. 대중들은 폭발적 분노를 항상 내재적 욕구로 갖고 있지만 현실의 굴레는 항상 이들을  어쩔 수 없이 순응케 한다. 그 결과가 이명박이다.

누군가 갑갑한 보이지 않는 그럼에도 느낄 수 있는 벽 그걸 깨뜨려주길 바란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란 말은 가진 게 쪽수뿐인 노동자 계급의 대중투쟁을 강조한 말이다. 허나 지금은 “한 사람의 열 걸음”이라도 소중한 느낌이 드는 때가 아닐까?

이명박정권이 등장할 거란 예측은 이미 대선전에 있었고 자유주의 개혁세력의 몰락에 따른 반사이익의 결과란 것도 알고 있었다. 진보진영은 정치지형의 재편을 유리하게 만들 기회란 인식을, 계급적 역관계를 어느 정도는 보수와 진보의 구도로 만들어 나가야 함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보진영은 강력한 한 정치세력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실패했다. 그 원인에 대해 민노당 운영이나 활동에 대한 이견들은 있지만 진보진영의 정치적 구심으로서 ‘민노당 실험’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또한 대중을 의회주의로 끌고 갈 수밖에 없었던 민노당의 한계가 처음부터 있었고 그 한계가 임계점이 된 대선을 경과하며 노골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도 있다. 과거 현장으로부터 커온 순수노동자 출신이었던 모의원이 말한 것처럼 이제 새롭게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다시 생각할 때인 것 같다. 아마 총선을 경과하며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본격적인 논란과 실천이 따를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등장과 진보세력의 참패는 노동대중들에게 패배주의를 안겨주었고 한편에선 일부 활동가들에게까지 의기소침한 무력감을 안겨주었다. 애써 노무현 정권을 한나라당과 큰 차이가 있지 않은가를 강조하며, 역으로 말하면 은근히 열우당을 지지하고픈 활동가들이 이명박 정권이 등장하면 탄압이 온다고 스스로 세뇌시킨 결과이기도 하다. 이미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이른바 민주화 정권 하에서 온갖 탄압과 차별을 경험했으면서도 말이다. 강남 부자들의 부동산투기와 비정규직의 폭발적 증가를 보라. 개혁이란 이름으로 행해진 정책들이 본질적으론 자본의 이해를 충실히 대변하고 노동자민중을 배신해 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로는 보수지배연합의 공고화에 맞대응하는 진보진영의 정치적 강화를 떠들면서도 말이다.
이제는 87년 이후 자유주의 개혁세력에게 질질 끌려온 노동자민중이 자신들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노력의 일환인 ‘민노당 실험’의 좌절도 맛보면서 정말 새롭게 계급적 요구를 어떻게 표출하고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를 요구받고 있는 객관적 정세를 맞고 있다. 자본주의의 위기 극복방식인 케인스주의든 신자유주의든 그것은 결정적으로 노동자민중의 이해에 반하는 말 그대로 자본의 위기 탈출과 자본의 이해관철 과정인 것이 명백해지고 있다. 반시장화, 반자본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분명한 노동자민중의 계급적 요구 관철을 위한 실천적 노력이 요구되는 때이다.

교육부문도 다름 아니다. 영어교육 강화정책, 초중등 전극일제고사 등으로 자율을 미명으로 무한 경쟁으로 몰아가며 그 과정과 결과에서 불평등이 노골화되어도 일단 밀어붙인다. 입시자본을 살찌우고 거대한 사기극같은 입시경쟁체제에 내모는 교육시장화정책도 자본 계급의 위기의식에 따른 절박함의 표현일 수 있다.

자, 시장화 이윤추구의 폭을 사회전분야로 더욱 넓히는 그들의 노골적 계급적 공세에 우린 어떻게 맞서야 하나?
패배주의적 관점으로 힘없고 못이길 싸움하느니 차라리 숨죽여 기다렸다가 '긴 호흡' 어쩌구 하며 이정권 5년간 납작 엎드려 있다가 때가되면 (그 때라는 것이 불행히도 야당이 다시 정권 잡는 그날인지 모르지만) 일어서야 한다는 일부의 경향은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다. 전교조도 결성 때부터 ‘협상주의’에 기대거나 ‘장기적 관점’ 운운하며 일상 활동 강화가 무슨 투쟁전술처럼 떠벌리며 투쟁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민노총에도 ‘준비된 투쟁’ ‘국민과 함께하는 투쟁’을 해야 한다며 자본과 정권이 의도적으로 전투적 부분을 약화시키는 데 일조한 결과 지금의 무기력한 민노총을 결과하지 않았는가?
싸울 땐 싸워야 한다. 그게 운동이고 조직이다. 전교조가 상당한 파워를 갖게 된 것은 엄청난 탄압을 받는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지속적으로 싸워온 역사가 있는 것이다.
최근 전교조 서울지부와 소수 몇 동지들이 조합원은 물론 활동가 내부에까지 퍼져 있는 패배주의를 깨뜨리고 어떻게 나가야하는지를 보여줬다. 08년 벽두부터 근 100명에 가까운 과거 징계 대상자들을 다시 한번 죽여 꼼짝 못하게 할 부당전보에 맞서 싸우며 말이다. 또한 진단평가란 이름으로 초중학교 전국일제고사 부활 기도에 맞서 비록 소수 몇 동지나마 선진적으로 싸워 주변 활동가들을 자극하고 잠재된 그러나 분출의 조짐이 보이는 대중들의 분노를 어느 정도 대변하여 향후 싸움의 중요한 단초를 마련한 것이 그것이다.

이번 [특집]은 ‘08년 교육노동운동의 방향과 과제’를 담았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노골화하여 정착시키려는 이명박 정권의 한계는 정권초기부터 나타나고 있다. 과도한 시장화정책과 밀어붙이기식 개발정책이 가진 한계뿐만이 아니라, 또한 세계경제의 심상치 않은 조짐은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낼 거라는 지적이다. 마치 노무현 정권 초반기를 연상시키는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작년말 예상했던 수준보다 더 공세적으로 교육노동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며, 목적의식적으로 전선을 쳐 학교시장화전선에 집중하고 공세적 대안 투쟁으로서 입시폐지대학평준화로 방향을 잡아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이어 이현의 ‘대학평준화 전진과 후퇴의 기로...’에서는 공세적 대안 투쟁이 될 수 있는  대학평준화투쟁의 작년 성과와 한계를 짚어본다. 작년 짧은 기간 대학평준화운동의 잠재적 폭발력을 보여주었음에도 ‘현실성’여부에 대한 교육운동 주체 내부의 인식의 공유와 합의가 필요함을 지적한다. 08년 대학평준화운동이 공론화되고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동행동과 담론투쟁을 전개하여 현실적과제로 만들어 나가야 함을 지적한다. 나아가 올 상반기 입시국본을 공식적으로 출범시켜 목적의식적으로 노동자 민중과 학생들의 광범한 참여를 조직하고, 지역차원의 공동실천단을 실천적으로 조직함으로써 전사회적 차원에서의 계급적이고 변혁적인 교육운동으로 승화시켜나가야 함을 역설한다.
아울러 인수위시절부터 이명박 교육정책의 노골적 계급성을 유감없이 드러낸 영어강화정책을 조진희는 ‘1%만을 위한 불도저식 영어교육’ 정책을  분석비판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이와 연관된 글로 [초점]에서 최정민은 자본의 노다지 시장이 되어버린 입시시장에서 최근 초중등학생에 대한 진단평가(결국 일제고사일 수밖에 없는)가 학부모와 아이들을 정글 같은 세상에 내몰고 학습지 자본의 배만 채워줌을 예리한 시선으로 지적한다. 또한 등록금인상에 대한 대학생 엄주영의 글도 교육시장화에 부응하는 대학들의 등록금인상 배불리기가 대학생들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왜 등록금인상 반대투쟁이 힘있게 되지 못하는지를 대학생들의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밝히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대중문화는 대중들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 자본의 논리가 관철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본이 의도적인 대중문화를 생산하여 문화를 소비시키고 대중들의 의식을 마비시킨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이런 점에서 [담론과 문화]의  ‘찜질방으로부터의 사색’이란 글에서 이성우는 천박한 문화자본에 길들여진 대중들의 비주체적이고 퇴행적이기까지 한 모습들을 여러 사례들을 들어 지적한다. 그는 자본의 지배원리로서 아도르노의 동일성의 원리를 들어 ‘애정행각’조차도 그 사례임을 설명한다. 자본이 대중들을 무한한 소비만을 쫓는 공허한 욕망의 주체로  길들이는, 그 결과 사회적 모순에 민감한 소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게 만드는 이 사회는 미친 사회이며 코미디 그 자체라고 통탄한다.
조용진은 [현장에서]의 ‘또 다른 나에게 쓰는 아주 사소한 일기’라는 글에서 대중의 ‘자본주의적’ 일상 속에 놓인-편안함과 자신의 이익을 우선 챙기는 자본주의적 가치관이 이미 체질화되기까지 한 - ‘또 다른 나’를 부정하고 끊임없이 ‘바보’!!!처럼 실천적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그 추운, 영하 10도까지 내려간 올 1월, 전교조 서울지부장을 중심으로 행해진 서울교육청 앞 철야농성장을 거의 매일 나가 살다시피 했다. 깡동지(서울 활동가들은 그가 누군지 안다ㅎㅎ)와 부당전보저지농성투쟁의 현장에서 매일 만난 그는 스스로를 ‘바보’라 하며 “솔직히 싸우기 싫으니까 마땅히 싸워야만 하는 거야!”라며 수많은 ‘또다른 나’를 은근히 꾸짖는 건 아닐까?
[담론과 문화]의 송재혁은 부르주아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어온 클래식과 진보운동을 내용적으로 결부해보려는 시도를 계속해오며 아이슬러와 쇼스타코비치를 소개한 바 있는데 이번엔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은하철도의 ‘팍스 아메리카나’와 문화분과의 ‘숭례문화재..’도 나름대로의 분명한 문제의식을 던져준다.
또한 학교현장이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속에서도 현장 활동가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 하나의 사례로서 학교현장 학습소모임을 깔끔하고 알차게 꾸려간 신기숙의 사례는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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