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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 특집_WTO교육개방 그 이후

2004.01.09 14:13

jinboedu 조회 수:1447 추천:31

WTO 교육개방 그 이후...

WTO 교육개방 그 이후...

특집팀

 

2003년 3월, WTO 교육개방 양허안이 제출되었다. 제출된 양허안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현행 '고등교육법', '대학설립, 운영 규정'등에 따라 ▲학교법인(비영리법인)만 설립허가, ▲외국분교의 과실송금 금지, ▲기술계 및 예·체능계 전문학원, 외국어 학원 등 성인교육 개방 명문화, ▲초·중등교육 및 인터넷을 통한 원격교육개방 제외로 요약될 수 있다. 당시 WTO 교육개방의 가장 큰 쟁점은 교육을 교역대상으로 간주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것이었다. "교육=상품"(교역대상)인가하는 논란은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닌 국제적 쟁점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불어 세계적으로 교육을 상품으로 간주하는 것에 대한 비난이 일면서 교육을 교역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발표가 줄을 이었던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교육개방이 국제적인 대세라며 막판까지 교육부와 재경부, 외통부간의 입장차이에도 불구하고 양허안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교육개방이 국제적인 대세라고 떠들어댔던 한국정부의 말은 3월 당시 양허안 제출국이 4개국에 그쳤다는 것에서 거짓으로 판명이 났다. 당시 이라크 전쟁과, 도하개발의제 이후 가장 큰 쟁점인 농업부분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첨예한 입장대립으로 인하여 WTO체제 자체에 대한 불신과 미국에 대한 불신이 겹쳐져 WTO질서가 위태롭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한국정부가 간파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선제출 후계획잡기 식의 주먹구구식 사업추진의 결정판이 WTO양허안 제출이 아닐까 생각한다. 재경부와 외통부의 입김이 교육개방의 주무부처인 교육부를 압도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교육주체의 주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부친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교육의 경제적 종속심화의 문제는 하루 이틀 제기된 문제가 아니나, 노골적이고 확연한 교육에 대한 경제적 종속은 WTO교육개방 양허안 제출 이후 시작된다고 하겠다.


1. 교육개방의 다른 이름 교육시장화

WTO 교육개방의 필수 전제조건은 시장화이며, 시장화는 개방화를 촉진시키는 주요 고리임에 틀림없다. 즉 '교육개방화=교육시장화'라 할 수 있다. GATS 조항에 우선적 개방조건은 시장화된 사립교육기관이라고 명시되어있으며, 동시에 국가관리 교육기관은 우선 배제한다고 되어있다. 물론 국·공립기관이 완전히 개방조건에서 배제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정부가 제출한 3월 양허안과 GATS 조항을 살펴보면 국·공립교육기관과 초·중등교육기관은 개방에서 우선 제외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GATS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점진적 자유화의 조건으로 개방의 폭과 수위를 넓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우선적 배제조건인 초·중등교육기관, 국·공립교육기관 양자 모두 개방의 조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개방의 수위와 폭을 넓히는 것의 속뜻은 점진적인 교육의 시장화라고 할 수 있다. 점진적 자유화가 교육의 공공성을 넓히는 조건으로 자유화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는 시장화, 즉 교육의 교역대상과 폭을 심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WTO는 국내 정책에도 관여하여 국내 정책의 방향과 목표를 세계적으로 단일화시킨다. 즉 초국적 자본의 무한 이윤창출의 조건으로 관세를 인하, 철폐하여 국경을 초월하는 (금융)자본의 무한한 자유화를 추구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자 핵심이다. 따라서 교육이라는 것은 상품으로써 얼마나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가, 혹은 얼마나 핵심인력들이 자본의 창출을 위하여 사회적으로 기여하는가에 그 관심과 방향이 쏠려있다.

따라서 사회의 공적기능을 부여받았던 교육은 철저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학문과 개인을 남겨 집중관리 및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구체적으로는 산업교육진흥법의 고부가가치 학문과 산업과의 연계로, 지방대학육성방안의 선택과 집중론으로, 엘리트 중심의 교육으로, 다양한 학문과 학제를 중심으로 한 평준화 해체론 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하에서 고등교육의 시장화 개방화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산업교육진흥법개정안과 국립대 특별법의 간략한 내용과 문제점을 짚은 후 WTO 교육개방 이후 대학의 동향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2. 한국 대학의 개방화·시장화

2-1. 산업교육진흥법으로 인한 대학 기업화, 시장화

산업교육진흥법은 이전에도 여러 번의 토론회를 통하여 그 문제점이 지적되어온 법안이다. 하지만 2003년 4월 29일 국회 통화, 9월 1일 법안 발효에 이르기까지 법안의 문제점은 지적되었으나 실질적인 반대 투쟁들이 조직되지 못하였다. 이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분석이 제출되어야 하겠으나 다시 한번 법안이 대학에 미칠 영향을 짚고자한다. 비판적 목소리가 투쟁으로 옮아가지는 못하였다하더라도 작금에 벌어지는 대학의 시장화, 기업화는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될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산업교육진흥법개정안은 법안이 발효되기 이전부터 지식경제국가로의 이행을 위한 주요 법안들이 개정, 수정되는 과정을 밟았다. 주요하게 봐야될 지점은 2001년 12월 11일 기술이전촉진법, 특허법 개정이다. 법안의 내용은 ▲국가(특허청)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던 국·공유 특허를 국·공립대학이 소유·관리, ▲46개 국·공립대학도 법인격을 갖는 기술이전전담조직을 설치하여 소속 교수들이 연구개발한 특허권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대학과 소속 교수들이 국가가 관리하던 특허권을 소유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대학과 교수들의 지적재산권의 개인 혹은 개별 대학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적재산권의 사적소유권의 확장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산업교육진흥법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이 법안은 독립법인격의 산학협력단을 개별 대학에 두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산학협동교육과정을 시행하자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독립법인격의 성격을 갖는다는 의미는 별도의 회계와 독립된 교과과정 운영권을 갖게된다. 특히 회계규정이 문제인데, 산학협력단은 그 수입의 일부를, 사립대학의 경우는 교비회계와 그 외 대학은 대학의 회계에서 전출 할 수 있다. 즉 대학재정의 일부가 산학연계교육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학기업의 규정에서 대학은 현행 국유재산법에도 불구하고 해당 산업체와 기업에 대하여 무상으로 대학의 교지를 임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부지는 대학 소유, 기업은 지상권을 가지게 된다. 기업이 지상권을 갖는 의미는 위에서 언급한 바 있듯 산학협동교육과정에서의 연구성과물을 소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학-기업의 WIN-WIN 전략?

한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대학교수들이 연구하고 그 결과물을 낸다고 했을 때 과연 그 연구성과물이 개별 대학과 교수의 것인가? 우리가 배우고 연구하는 지식은 우리에게는 물론이거니와 다음세대에게 전유될 '무엇'이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만지고 사고 쓰는 상품과 지식은 그 의미와 활용과정이 확연히 다르다. 전 인류의 역사를 거쳐 전 인류의 소유인 지식의 일부를 연구하고 전달한다고 하여 그것이 마치 자신의 것인양 떠들어대는 것도 우습거니와 이것을 가지고 이윤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 또한 어불성설임에 틀림없다.

▲대학교육에 대한 산업계가 강한 불신을 표현 ▲대학 교육이 너무나 이론에 치중되어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짐 -> 따라서 대학 교육의 획기적 개혁이 필요함. 산업체와 대학의 긴밀한 연계를 통하여 현장성 있는 지식과 연구물이 대학에 축적되어야함.

이상은 산업교육진흥법개정안의 제출배경이다. 정부는 이에 더해 기존의 주문식 교육으로 그쳤던 산학협동교육의 문제점은 대학이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인할 유인책이 결여되어 있음을 지적, 기업의 요구가 전폭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하였는데, 그것이 '산학협력단'이자, '대학기업'이다. 한편 정부는 산업교육진흥법이 활성화된다면 기업-대학간의 상호 WIN-WIN 전략이 된다고 역설한다. 개별 기업의 이윤축적에만 혈안이 되어 온갖 비리와 부정을 마다하지 않는 기업이 교육의 칼자루를 쥐고 교과내용과 정원 및 등록금 책정 등의 주도권을 누리고 있는 마당에 대학의 자율성은 어디에 있는가! 대학의 자율성은 고부가가치 핵심 학문과 산업체의 연계를 보다 체계적, 효율적으로 운영하는가에 대한 '정부의 평가' 속에서만 인정되는 형편이다. 이것을 우리는 자율성이 아닌 '정부의 통제 강화'라고 부른다.

기업의 목적은 선명하다. 보다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가에 따라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이 갈린다. 그렇다면 대학과 기업의 연계 교과과정의 주요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두 말할 필요없이 보다 많은 부의 축적이다. 대학교육의 핵심이 부의 창출에 있을 때 교육의 상품화는 이미 고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류사회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탐구가 봉쇄되고 오로지 자본의 무한창출로만 그 의미를 찾는다면 그것은 이미 '기업'이다.

박정희 정권때부터 얘기되었던 산학협동교육이 이름만 바뀌어 시대에 따라 진행되어왔다. 노동현장과 교육의 연계는 인위적인 시스템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사회의 비판적 기능이 마비된 상태에서 노동현장과 교육의 연계는 자본의 노예를 창출하는 기능으로써의 대학만이 살아남게 된다. 대학-기업간의 WIN-WIN 전략이 아닌 'ONLY Capital WIN' 전략이다.

2-2. 국립대 자율권 강화인가? 국립대 민영화 정책인가?

국립대운영에관한특별법(이하 국립대특별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대학에 대해 예산회계법 적용대상 제외→독자적 예산 편성 및 운영권 부여 및 대학의 기성회비 수입 등 대학 총자원을 공식적인 제도속에 포함시킴, 즉 일반회계와 기성회계를 대학회계로 일원화. ▲국립대학의 자체 수익금 인정(입학금, 수업료, 기성회비, 주차료수입, 각종 체육시설이나 강의실, 강당 등 고정사용료 수입등). ▲의사결정구조의 변화로써 재정위원회 설립(교직원, 학부형 및 관련인사 등 9인~15인으로 구성). ▲국립대학의 일반직 및 기능직 공무원 중 6급 이하의 정원의 100분의 20범위 내에서 직위공모의 방식으로 직위 부여 인정.

위와 같은 내용의 국립대특별법의 문제는 피상적으로 보면 별반 문제점이 없지만 자세히 살펴본다면 사실상 국립대민영화 방안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국립대 운영에 관한 자율권 인정과 함께 국립대에 부여된 자체수익금인정 조항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국립대에 대한 국가의 지원금은 매해 감소추세에 있으며, 역으로 국립대 자체기금은 증가 추세에 놓여있다. 현실이 이렇다면 국립대 자체수익금의 인정은 독립과 자율성이라는 이데올로기로 포장되어 국립대 재정의 민중전가, 이로 인한 등록금 폭등, 교육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져 국립대학의 기본이념인 교육공공성을 허물어트릴 것은 뻔하다. 두 번째로 재정위원회의 비민주성과 위상에 대한 문제이다. 교직원대표, 지역인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되는 재정위원회에는 학생과 교수들의 참여가 봉쇄되어 있다. 대학의 직접적 운영 주체로 학생과 교수들을 고려하지 않는 비민주적인 정부의 인식도 문제거니와 등록금 및 대학재정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학생들을 배제하는 것은 비민주적 운영의 도를 넘는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재정위원회의 지역발전 인사의 자격조건으로 대학의 통상적립금이나 발전기금 등 일정한 금액을 제출하는 외부인사를 위원회에 포함시키는 것은 대학의 민영화를 앞당길 수 있는 근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재정위원회의 위상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는데, 재정위원회에서 예산 및 결산에 관한 사항이외에도 주요사업에 대한 투자계획, 수익사업에 관한 사항 등 대학의 자체수익금 일반을 운영·결정의 조건들은 일반사립대학의 이사회의 위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립대학 이사회와 같은 위상의 재정위원회, 국립대 자체수익금 마련과 산업교육진흥법의 '대학기업' 조항 이 양자가 맞물리면서 시장화 정책은 완결되고 만다. 국립대특별법을 통한 국립대의 사립대학화(=국립대 민영화), 산업교육진흥법을 통한 대학의 기업화. 이제 대학은 이윤만이 지상최대의 과제다.

국립대 민영화와 교육개방의 상관관계

국립대 민영화는 대학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민중에게 전가한다는 의미를 포함하여 GATS 조항에서 국가가 관여하지 아니하는 교육기관으로 간주되어 개방의 조건들을 만족시킨다. 즉 국·공립대가 국가가 관리하지 않는 교육기관으로 편입되는 순간, 3월 양허안 제출이후 개방의 폭을 점진적으로 자유화하는 수준으로 넓히지 않고도 개방의 대상이 된다. 현재 사립대학과 개방대학을 중심으로 한국에게 양허안을 제출한 나라와 역으로 한국이 양허안을 제출한 나라간의 협상테이블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바 국립대 또한 개방의 조건들을 갖춘 상태이므로 여러가지 형태로 개방이 시도될 것이다. 교육개방=교육시장화라고 할 때 그나마 교육공공성에 입각한 기회와 결과의 평등의 교육이념이 탈각되어 국가경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길에 국·공립대가 중심에 설 것은 너무나 뻔하다.


3. WTO 교육개방 이후...

3-1.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을 둘러싼 그들의 의도...

양허안은 영리법인 허용금지, 과실송금금지, 내국민입학불허, 학위수여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2003년 10월 '국제자유도시및경제자유구역내외국교육기관운영및설립에관한특별법'(이하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이 제출되자 각 대학들은 이제 외국대학유치가 현실화되었다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른바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의 결산상잉여금본국허용, 외국교육기관 회계의 기업회계도입(영리행위인정), 내국민입학 및 학위수여 등 3대 악법으로 규정되는 외국교육기관에 대한 대폭적 규제 완화 및 지원 때문이다.

이들이 외치는 즐거운 비명 속에는 숨은 의도가 있다. 그것은 외국교육기관에게 제공되는 온갖 특혜와 규제완화 등의 조건들이 역으로 자신들에게도 떨어지리라는 기대에서 출발한다. 외국교육기관과 국내 대학간의 역차별을 들어 외국교육기관에게 제공되는 자격조건들을 국내 대학에도 적용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국내대학의 경쟁력을 우수한 외국교육기관을 통하여 높일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 속에는 보다 많은 이윤축적을 노리는 국내 대학기관의 검은 속내가 뒤엉켜 있다.

3-2. 지금 국내 대학은 무엇을 하고 있나?

대학마다 외국대학 및 외국인학생 유치를 위하여 대학별로 자구책을 내놓는 것들이 가관이다. 성균관대학은 미국 MIT와 공동으로 내년 개교하는 경영대학원의 원장에 외국인 석좌교수를 영입키로 하였다.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에서 2002년 조사에 의하면 49개 대상국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27위, 대학교육의 효율성이 41위로 평가되었음을 짚으며, 이 대학의 경영대학원 원장에 외국교수를 영입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대학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자랑스레 너스레를 떤다.

이와 함께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연구팀장은 한국일보 기고란에 세계경제가 글로벌화됨에 따라 초국적 자본은 투자 적격지를 찾아 떠돌고 있으니 이러한 초국적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매력적인 교육시장의 조건들을 국내 대학이 갖추어야 한다고 떠들어댄다. 그가 말하는 매력적인 시장의 조건이 '다 퍼주자'는 것이다. 말인즉슨 비영리법인에게만 교육기관 설립자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영리법인에게도 동등하게 주어 영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외국대학도 유치하자는 것이다. 여기에서 부작용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외국교육기관이 국내로 진출할 시 우수한 외국두뇌들을 국내로 묶어두자면 부작용은 감수해야 되지않겠나라는 것이다.

한편, 외국교육기관특별법에서 국제자유도시인 제주지역에 스위스의 관광 및 호텔 전문인력 양성기관인 DCT국제호텔학교가 분교 설립을 위해 남제주와 협상을 벌인다는 소문이 돌기도 전에 너나할 것없이 지역별 대학 특성화 전략이란 죄다 관광, 호텔학문을 중심으로 재편이다. 어디 이뿐인가! 동의대는 올 들어 3월 중국유학생유치를 위해 중국상하이 국제교류 유한공사 등 중국의 4개 대학과 유학담당기관을 방문해 현지 에이전트와 '신입생 모집업무위탁에 관한 협약'을 체결, 영산대학은 상하이사범대학, 베이징 상학원 예벤대학 등 학술교류협정 및 2+2교류협정을 맺어 중국인 학생을 70명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신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이들 대학의 외국인학생 '모셔오기' 전략은 가히 처절하다. 신라대는 외국 유학생 전용 기숙사까지 마련 외국유학생들의 수강신청 등 학사업무에서부터 병원진료 등의 일상생활까지 지원하는 '서비스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동명정보대는 외국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강좌는 물론 문화수업, 한국의 명소를 찾는 야외체험과정 등을 개설하는 한편 한국학생도 하늘의 별따기라는 취업알선을 외국 유학생들에게 제공한다고 한다. 이쯤 되면 외국 유학생 유치작전이라기 보다 국제상전을 모시는 꼴이다.

현재 국내 외국 유학생들의 숫자는 약 1만명. 이들이 '한국 대학생활 어려워요'라는 불만을 토로하자마자 각 대학들은 ▲외국인을 위한 학교생활 안내서 발간, ▲글로벌, 인터내설라운지 등 '외국인-한국인' 학생들을 위한 의사소통공간 확충(영어로 소통하는...), ▲외국인을 위한 강의 확충(강의의 30%를 영어로 진행 포함). 한국어를 배우고자, 혹은 한국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유학생들은 오히려 모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시간 영어로 한국학생과 소통하게 될 것이며, 외국인을 위한 영어로 된 강의를 준비하기 위하여 노장의 교수들은 다시 영어를 배우러 미국,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야 할 판이다.

3-3. 더 큰 문제는...

영어로 소통하고, 영어로 된 강좌 비율을 늘리는 것이 국제교류라고 떠들어대는 한국정부와 국내대학도 우습지만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정책을 보면, 죄다 MBA, IT산업지식, 관광·호텔과, 디지털디자인과 등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동시에 지난 9월 노무현대통령과 국무위원, 대학 총·학장, 경제단체장, 기업인, 교육부 등 6개 부처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만달러 시대를 위해서 대학과 기업이 경제도약을 주도해야 한다'며 대학교육의 방향을 취업연계형 맞춤교육, 연구 개발의 상업화, 산학협력, 창업 등으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산학일체형', '산학밀착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연결해 보자.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을 빙자하여 취업밀착형 학문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철학, 사회학 등의 인문학은 단기간 성과를 가늠하기 힘든 학문이다. 더더욱 '이윤'의 잣대로 평가될 수 없는,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며 나아가 인류 사회에 대한 입장마련의 과정이 인문학이다. 그런데 이러한 학문을 연구개발의 상업화, 창업 등과 연계가 안 된다고 하여 인문학을 대학에서 밀어내고 경영학, 관광·호텔과, IT학문 등만을 집중 육성한다면 과연 대학이 기업인가! 아니면 기업이 대학인가! 물론 이 경계선도 2만불의 시대를 위하여 허물어 뜨려야 한다고 일부 몰지각한 보수진영에서는 주장한다. 하지만 대학이 비판적 학문의 자세와 인류 사회에 대한 지향점을 버릴 때 이미 대학은 대학이 아니다.


4. 투쟁에 대한 제언: 저지투쟁과 구성투쟁의 결합

▲ 저지 투쟁

: 산업교육진흥법을 통한 대학의 시장화, 기업화를 넘어서야 한다.

2003년 9월 발효된 산업교육진흥법에 대한 비판이 대학에서 계속 일어나야 한다. 이 문제는 담론 투쟁이다. 법안을 무효화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름으로 교육의 시장성 對 교육의 공공성의 투쟁에서 교육 공공성 담론의 승리로 이어져야 한다.

이와 동시에 지방대육성방안의 주요 골자인 지방대 특성화 전략에 대한 비판과 투쟁이 지방대에서부터 일어나야 한다. 대학-기업간의 연계방안이 지방대를 살리기 위한 유일한 길인양 선전·선동해 나가고 있는 정부 정책을 무력화시키고, 새로운 우리의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 국립대특별법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국립대특별법은 위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국립대 민영화 정책이다. 국립대 민영화는 대학 공공성의 마지막 보루를 자본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립대특별법저지 투쟁이 대학노조와 공무원노조교육기관본부, 국립대교수들만의 사안으로 국한되었던 것을 넘어 전체 교육운동주체의 문제로 확장되어야 한다.

▲구성 투쟁: 대안 제시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를 주시하자.

지난 12월에 진행된 평준화 학술대회에서 제출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구축은 정부의 지방대육성방안 정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내용이다. 또한 전체 대학구조개혁 방안과 맞물린 구체 실천 전략이라 판단된다. 이 문제의식은 범국민교육연대에서 제출된 대학 구조개혁안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 즉, 교육공공성의 이념으로 대학을 개편하자는 것이며, 시스템에 있어 국립대 중심으로 대학을 묶어내고 이후 사립대학도 국립대로 재편하자는 것이다. 교육내용에 있어도 백화점식 종합대학의 모형을 깨고 대안적 교육내용과 학제로 대학 전반을 바꿔내자는 것이다. 물론 이후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오로지 이윤축적을 위해 한길을 가는 국내 대학의 방향을 트는 것은 현재로써는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아닌가 판단한다.


5. 투쟁을 선도적으로 이끌 대학 구성원들의 연대가 절실하다

2003년 3월 WTO 교육개방 1차 양허안 저지 투쟁을 벌일 때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교육개방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된 바 있다. 물론 상설적 투쟁연대체인 교육학생연대가 있었고, 사학국본, 국립대특별법저지를위한연대체가 있었다. 사안별 투쟁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2004년은 외국교육기관특별법과 국립대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서있으며, 한-칠레,미,싱가포르 FTA 등 자본의 자유화를 위한 각종 협상들이 진행될 것이다. 더불어 WTO 뉴라운드를 위한 막판 협상도 진행될 것이다. 이렇듯,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종결점이자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완결점의 원년이 2004년이라고 할 때 대학 구성원들의 사안별 연대체를 반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저지를 위한 공동의 연대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바로 내가, 우리가 준비해 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