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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교육공공성에 입각한 모델과 정책대안

2002.07.22 12:41

특집팀 조회 수:1283 추천:4

1. 들어가며

:::특집글 보론

'교육공공성'에 입각한 공교육시스템 모델과 정책대안(시안)



1. 들어가며

1-1. 글의 목적

'공공성'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물·기관 등이 널리 일반 사회 전반에 이해관계나 영향을 미치는 성격·성질"이다. 이런 사전적 정의에 따르더라도 '공공성'은 고정되거나 이미 주어진 것이라 할 수 없다. 실제로, 어떤 영역이나 사물의 공공성은 역사사회적 조건 속에서의 인간의 실천활동을 통해 획득되고 형성되었다. 마찬가지로 교육에 있어서의 '공공성'은 역사적인 투쟁과정 속에서 '보편성·무상성·의무(책임)성' 등의 성질을 획득한 역동적 개념이다.

앞글에서는 공공성이 역동적 개념이라는 견지에서 교육공공성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교육공공성은 만인의 생존과 결부된 사회적 과정이자 실천활동인 '교육의 성격'이며, 이런 교육의 사회적 성격에 근거하여 모든 인간은 교육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따라서 교육권은 공공적 권리이며, 교육공공성은 이러한 인간의 보편적 권리인 교육권을 확장하고 실현하는 원리이자 원칙이다."

교육공공성이 만인의 교육권을 실현, 확장하는 개념이고 공교육의 일차적 사명이 교육권을 최대한 공적으로 보장하고 끌어올리는데 있다면 '교육 공공성'은 공교육 시스템 전반을 관통하는 원리의 지위이다. 이하에서는 이런 전제에 입각하여 <공교육 시스템> 전반을 교육공공성의 원리를 관통시켜 하나의 모델로 체계화해본다. 나아가 지금 시기 사회 전체적인 교육개혁을 위한 정책대안의 방향을 다룰 것이다.

1-2. 공공성 원리에서 본 공교육 시스템 개념

<그림1> 교육 공공성 개념에 비춰본 공교육 시스템 요소

<그림1>은 공교육 시스템의 구성요소 및 요소들 간의 관계를 단순화하여 표현한 것이다. 공교육은 인간 모두가 민주적 공동체 속에서 전면적 발달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공교육 시스템의 중핵에 위치하는 요소는 <교육목표>와 <학제 및 교육과정>이다. 이를 교육 공공성 원리에 입각해 제시해본다면 "총체적 존재인 인간의 전면적 발달"과 이를 도모하는 "민주·공동체 교육과정"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민중의 교육권 보장은 완성되지 않는다. 물적, 인적 조건이 뒷받침되지 않고서 앞서 제시한 공교육의 존재의의는 사상누각이 되어버린다. <교육재정>, <교원양성시스템·관리지원시스템> 등은 바로 이를 뒷받침하는 토대에 해당한다. 이런 토대의 구성요소 역시 일관되게 '공공성' 원리에 입각하여 구조화되고 작동해야만 공교육시스템은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에 따르는 교육권 보장 시스템으로의 완성된다. 또한 이런 틀과 제도가 이와 모순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역시 미완에 그친다. 공공성에 입각한 공교육 시스템은 앞서 제시한 모든 요소들에 '민주주의'의 원리로 관계 맺고 작동할 때 완결된다.

2. '교육공공성'에 입각한 공교육시스템 모델 구상

<그림2> '공공성'에 입각한 공교육시스템 모델

<그림1>이 공교육 시스템이 갖춰야할 요소들 및 요소간의 관계를 얼개형태로 제시했다면, <그림2>는 이를 보다 구체적,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다. 민중교육권을 확장, 실현하는 원리인 교육 공공성이 각 요소들에서 어떻게 정책화되어야 하는지가 이 그림의 핵심이다. 하나씩 살피면 학제와 교육과정은 '교사주도의 교육과정 편성위원회'와 '민중주도의 교육과정 심의회'를 통해 사회적인 결정을 가능케 한다. 민주적 공교육 운영시스템은 '단위학교 차원'과 '국가단위 차원'의 '교육민주화 과제'를 정리한 것이다. 이는 교육에 대한 국가독점 구조를 재편하여, 교육에 대한 민주적·민중적 통제를 사회적인 수준에서 '민주화'와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권력구조를 지향한다. 공교육에 대한 지원의 형태로 교원양성, 관리지원시스템, 교육재정 역시, 시장적 수익성이 아니라 '공공성'의 원리에 따라 공교육 시스템에 지원될 수 있어야 하며, 민주적 공교육 운영 시스템은 여기에 개입해야 한다. 교육공공성 개념을 현실화시키려면 모든 구성요소를 공공성의 원리를 중심으로 엮어 나가야 한다.

2-1. 교육권의 '공공성'과 교육의 기능·역할의 재정립

2-1-1. 교육권의 '공공성'

교육은 사회적 성격을 띤다. 공교육은 무엇보다 사사화(私事化)된 것이 아니며, 모든 인간에게 열려져 있다는 면에서 '보편성'을 띤다. 공교육의 비배제성은 모든 이에게 보편적으로 인정될 권리의 개념이다. 그러므로 빈부나 남녀 차이에 관계없이 차별받지 않고 누릴 수 있도록 사회 차원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나 국가 차원에서 '무상교육'이 보장되고, 이 교육기회는 더욱 확장되어야 한다.

교육은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사회적 기본권이다. 그러나 "모두 혹은 다수를 위한 교육"은 정태적으로 보장된 제도에 그 핵심이 있는 것이 아니며, 대중의 교육에 대한 요구가 실현되는 과정에서 '공공성'이 확장되고, 쟁취되는 동태적인 것이다.

교육은 일정한 수준까지는 대중의 "보장된 권리"란 면에서 '복지'로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정한 수준 이상(예컨대 고등교육이상)과 사회교육 수준에서도, 사회적 필요와 개인적 요구에 대해서 국가와 사회가 보장하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사적 영역이었던 부분도 공교육체제로 포함하려는 실천이 지속되어야 한다1). 공교육의 확장과 사교육의 축소를 통해 '공공성'을 넓혀가는 데 있어서 교육권은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2-1-2. 학력사회 철폐와 학력주의 타파

공교육 있어 교육의 비공공성은 "계급재생산의 도구"로 전락한 데서 잘 드러난다. 제도교육의 신화는 계급재생산 도구로 교육이 기능한 데서 깨져 나갔다. 자본주의는 '학력주의'를 통해 노동력 서열을 확정하고 보증 받음으로써 불평등을 확대 재생산한다. '학력주의'는 노동력 위계화를 보증하는 이데올로기로 한국사회에서는 지금까지 과잉된 교육열과 결합되어 교육의 왜곡을 낳은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노동시장-교육의 정합적 역할을 깨는 데는 '학력사회 철폐와 학력주의 타파'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학력사회를 철폐하고 학력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과제를 동시에 실천해야 한다. 1) 교육의 재구조화 과제로 '고교평준화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면서 실질화 하여, "학교간 차이를 극복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동시에 대학 서열화를 폐지하기 위해 정책적 과제로 '대학평준화 제도'를 통해 교육기회를 넓혀야 한다. 2) 학력사회 철폐를 위한 사회개혁 과제로 고용 및 임금차별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2-1-3. 보편교육으로서 '중등교육' 확립과 입시 교육 철폐

중등교육은 공교육 체계에서 중심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아-초등-중등교육을 통해 기초교양교육이 이뤄지는데, 이때 중등교육은 일종의 '종결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즉, 인간으로서 삶을 사는 데 필요한 보편적인 교양과 지식 및 다양한 능력·소질의 개발은 '중등교육' 단계를 통해 이뤄져야 함을 의미한다.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과 경쟁은 중등교육의 피폐화를 낳았다. 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보편교육', '공통교육', '교양교육'이라는 사회적 의의를 확립하고, 그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게 해야 한다. '대학입시'는 시험을 통한 평가와 선별이란 기능을 갖는다. 일면 합리적으로 보이는 '평가와 선별'은 불평등한 계급재생산을 낳았을 뿐만 아니라 중등교육의 기본적인 성격을 전면 부정하는 구조를 고착화시켰다. 입시교육철폐를 위한 실천의 일환으로 「수능자격고사화」를 제도화 시켜내고, 더 나아가 「대학평준화 정책 모델」을 마련해 '평가-선별과 배제'의 구조를 끊어내며, 대중에게 고등교육단계까지 공평한 기회를 확립시켜야 한다.

2-1-4. 교육적 다양성의 확대

공공성에 기반한 '공교육'은 모든 인간의 전면적 발달을 지향한다. 따라서 기본적인 인지적·지적 발달과 공동체성의 함양 외에도 전면적 인간발달을 위해, 인문·예술 등 다양한 소질을 개발하는 교육적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 각 개인의 다양한 소질을 개발하는 것이 개인에게 맡겨진 현 체계에서는 엄청난 비용부담이 개인에게 넘겨진다. 그러나 "전면적이고 총체적인 인간 발달"이란 교육목적을 위해 다양한 소질의 개발이란 과제도 점차 공교육 체계에서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보편적 교양 교육과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의 결합인 것이다. 이를 위한 과제로 현재의 특기 적성교육을 전면 개편·내실화해야 하며, 학교 내 지원체계 및 사회적 인프라를 적극 확충해야 한다.

2-2. 학제와 교육과정 : 민주·공동체 교육과정

공공성에 입각한 학제와 교육과정은 민주·공동체 교육과정이다. 기존 학제는 2-5-5-4(2-3)으로 재편하고, 특히 중등교육의 성격을 '보편교육'으로 재정립하여 '단선형' 학제로 한다2). 더불어 '대학', '대학원', '사회교육', '평생교육'까지 포함하는 국가단위3) 교육과정을 마련하며, 교육목표는 특정 집단이나 계층에게 유리한 방식이 아닌 모든 대중이 추구해야 하는 "전면적 총체적인 인간발달", "공동체성 지향의 교육", "지식의 공공성 추구4)"로 삼는다. 이를 위해 「교사주도의 교육과정편성위원회」, 「민중주도의 교육과정심의위원회」 를 제도적 장치로 마련한다.

유아, 초등, 중등부문까지는 보편성·무상성·의무성·책임성5)을 바탕으로 '질높은 교육'이 보장되어야 한다. 아울러 특수교육 분야 역시 보편교육으로서의 중등과정까지 제도적으로 보장하며, 교육기회에 있어 차별이 철폐되어야 하고, 결과적 평등을 강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교평준화」제도의 원 취지를 올곧게 구현하여, "학교간 차이를 극복하는 상향평준화"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수능 자격 고사화」를 실현하고, 「대학평준화」제도를 구현하여 대학서열구조를 폐지해야 한다. 특히 '고교등급제'와 '대학별 선발권'이란 위계적인 선발 제도들은 즉각 중지시키고, 국가단위에서 대학평준화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사회적 논의가 모아져야 한다. 「대학평준화」제도6)는 고등교육을 공공의 장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 무상교육과 교육기회의 확대라는 국가적 책임을 고등교육으로 확장시키고, 입시위주 교육으로 피폐화된 중등교육을 '보편교육'으로 정상화시켜 내는 방도이기도 하다.

대학·대학원·대학 내 연구소에서 생산된 지식은 '개별 기업의 독점적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기술·지식'이 아니라 만인이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전 사회적인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대학 재편의 일환으로 '산학협동체제 강화'를 통해, 대학의 지식을 특정 기업이 독점하게 하는 일체의 지식 독점형성에 대해 반대한다. 더 나아가 지식의 공공성을 담보한다는 것은 '대학의 대사회적 기능'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사회교육·평생교육 분야에서는 각종 기술관련 자격증이 남발되고 있다. "햄버거 가게 점원이라도 항공기 운행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과잉된 '자격증주의'야말로 인간의 삶과 가치를 사회생활을 통해서 배우게 하지 못하고, 개별 자본과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절름발이 인간형만을 낳고 있다. 또 실제로는 개별 자본과 기업이 마땅히 써야할 사회적 비용인 노동력의 재교육비를 개인에게 '합리적인' 양 떠넘기고 있다. 그러나 사회교육·평생교육은 대중의 필요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사회가 평생 보장해야 한다는 공공적 원리와 제도적 보장 및 비용의 부담이라는 실제적인 면에서 추구되어야 한다. '수익자 부담 원칙'은 오히려 개별 기업이나 자본의 입장에서 필요한 능력의 개발이므로 그 비용을 개별 기업이나 자본이 '부담'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사회교육기관을 '취업알선을 위한 자격증 따기'가 아니라 지역별 교육센터로 구축하여 인간에게 필요한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이나 다양한 교양, 실질적인 노동교육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나간다.

2-3. 운영 시스템의 공공성 : "민주적 공교육 운영시스템"

2-3-1. 민주적 공교육 운영 시스템

공교육 시스템의 전반에 걸쳐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운영원리'가 제도적으로 담보되어야 한다. 민주적 운영원리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실질적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그동안 공교육체계는 '교육관료'에 의해 독점되며, 교육주체의 참여와 의사결정 자체가 봉쇄되었다. 신자유주의 교육개혁 과정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참여는 '교육소비자'로 포장되어 '교육상품'을 구매할 능력에 따른 참여만이 보장되고 있다.

민주적 공교육 운영 시스템은 '개별 학교단위 민주주의'와 '국가 단위 민주주의'란 두 축에서 동시에 교육주체의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민중통제에 입각하여 교육정책이 결정되는 구조를 갖는다. 사실 공교육 운영에 있어서 민주주의란, 왜곡된 의사결정구조를 혁파하고 교육독점 구조를 민중적·민주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아래에서는 '개별학교 차원'과 '국가단위 차원'의 교육 민주화 과제를 나누어 설명한다.

2-3-2. 학교단위 교육 민주화 과제

개별 학교 현장은 교사-학생의 대면에 의해 구체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 체제에서는 교육주체들의 의사결정권은 없고, 형식적·절차적 민주주의만이 이뤄지고 있다. 개별 학교 단위 교육민주화는 실질적인 교육주체들에 의해 교육 공공성이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면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현재의 학교는 '교장-부장교사-평교사-반장-일반학생'이라는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의사전달 통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그 상위에는 교육부과 시도 교육청의 상명하달식 교육체제 운영구조가 있다. 학교단위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개별 학교 차원에서 수직적·위계적 의사전달 통로를 깨고, 교사, 학생, 학부모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 내어 새로운 권력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또한 개별학교 단위 민주주의에 의한 결정이 존중되어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방교육청 등의 통제장치를 제거해야 한다.

◇ 교무회의 의결기구화

학교단위 민주화 과제에서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로 '교무회의 의결기구화'가 있다. 학교단위 민주주의를 구현함에 있어서 교육전문가로서의 자율과 책임을 갖는 교사의 민주적 참가와 의사결정이 다른 무엇보다 시급하다. 교무회의를 학교 운영의 1차적 의결기구로 두고 법적으로 보장한다. 정례적인 회의(월 1회 이상)를 통해 학교의 교육활동 전반을 관장하도록 한다.

◇ 학교운영위원회 실질화

학운위에 교사위원 비율을 확대하여 교육 전문가로서의 자율과 책임에 입각한 운영위 활동을 보장한다. 학부모 위원은 '학교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와 견제를 중심으로 권한을 행사하며, 학생 대표(총학생회장, 학년대표) 역시 운영위 참가를 보장하고 '학생 참관권'을 제도화한다.

◇ 교장선출 보직제

교장의 권한을 교사들의 자율적인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한다. 교장선출보직제는 학교장 임명제가 아닌 민주적 원리에 따른 직선제이며 교사의 의견을 수렴·반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근무평점'을 위한 교육활동이 아니라 교육활동에 대한 '노력과 능력'이 자연스러운 기준이 되어 긍정적인 학교문화를 창출할 수 있다.

◇ 학생자치활동 보장

학생자치활동을 통해 학생은 자발성과 자율성에 기초해서 자신의 권리를 찾고, 학교·학급 운영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배우게 된다. 또한 자치활동을 통해 공동체적인 삶을 배우고 의사결정·권리행사의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2-3-3. 국가단위 교육민주화 과제

국가단위에서 교육정책은 교육주체의 의견을 철저히 묵살하는 관료독점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현시기 신자유주의 국면에서 재경부를 비롯한 경제부처가 앞장서 '경제논리'에 따른 교육재편을 주장하고, 교육부처는 눈치보듯이 이에 따라가는 사회적 결정구조가 고착화되었다. 국가단위 교육민주화 과제는 사회적 차원에서 '교육'의 공공성에 터해 교육정책이 논의-결정될 수 있는 권력구조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 사회적 교육정책 논의기구 정치·사회적 의제화

국가단위에서 교육의 공공성에 입각한 개혁방안을 논의·의결하며 민중이 참여하는 '사회적 교육정책 논의기구'를 세워내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촉발되어야 한다. 사회적 교육정책 논의기구는 교원단체·노조(민주노총 등)·시민사회단체 등이 일 주체로 참가하여, 교육의 사회적인 성격에 걸맞는 정책을 논의·수립하게 된다. 또한 관료독점 구조를 허물고 광범한 노동자, 서민의 참여를 통해 '교육불평등'의 고리를 끊어낼 방안을 마련한다.

◇ 교원 노동 3권 보장, 정치활동의 자유 쟁취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노조의 노동 3권을 보장하여 교육노동자의 자주적 단결권에 기반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교원의 정당가입 및 활동 등 정치활동의 자유를 가로막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없애야 한다.

◇ 사학의 공공성 강화에 따른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 : 사립학교법 개정

우리 나라에서 대부분의 사립학교는 '공교육'을 통한 교육 공공성 보장 책임을 국가가 회피한 상태에서 부족한 공공재 역할을 해 왔다. 사학의 자율성은 '공공성'이 충분히 담보된 이후에 가능한 것이며,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립학교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 부패·부실사학 국공립화 점진적 추진

사학재단의 돈벌기용으로 전락해버린 부패·부실사학은 하루라도 빨리 국가와 사회차원에서 국공립화를 추진해야 한다. 국가적·사회적 관리와 책임을 통해 공공재로서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논의를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재정적 장치를 마련하여, 점진적으로 국공립화를 추진해 나간다.

2-4. 교원양성과정과 지원시스템의 공공적 원칙 확립

<'공공성'에 입각한 공교육시스템 모델>에서 '교원양성과정'과 '공교육 지원 시스템'은 '학제와 교육과정'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교원양성'은 공교육에 필요한 '교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공공성'의 원리에 입각한 교원양성 방식을 위해서는 '목적대학'으로서의 '사범대와 교대'의 위치를 분명히 한다. 교원수급에 있어서도 '기간제·계약직·순회제' 등의 불안정한 교육노동자를 양산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국가와 사회가 교원의 안정적인 교직 진출을 보장하여 교육과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을 책임발령한다.

관리지원시스템으로는 시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관료기구가 있고, 지역 도서관과 교육센터 등 사회적 인프라가 있다. 시도교육청은 개별 학교단위에 군림하여 위계적인 위치를 점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학교의 교육활동이 잘 이뤄지도록 아래에서 떠받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교육관료기구들은 공교육의 집행이란 지위에 걸맞게 개편되어야 한다. 지방교육청을 학교 지원 센터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색해 볼 때다.

2-5. 교육재정의 공공적 운영원리

교육재정은 교육권의 공공성이 실질적으로 펼쳐지기 위한 토대로 작동한다. <공교육 시스템 모델>에서도 교육재정은 '국가·사회적 교육비용'의 문제이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교육재정은 국가가 그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개별 교육주체들의 '사교육비' 부담만 늘려 왔다. 그런 이유에서 '교육재정'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정치적 구호'로 남발되어, 부도날 것이 뻔한 백지수표식 '공약(空約)에 지나지 않았다7). 교육재정은 "교육적 필요에 따른 국가·사회적 비용"의 문제로 공교육의 중요한 물적 토대이다. 뿐만 아니라, "공공적 필요에 따른 교육재정의 마련과 운영"이란 면에서 몇 퍼센트의 교육재정을 확보하겠다는 정치적 공약이나 결단으로 해결될 성질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항상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고 확보한다"는 사회적인 인식의 공유와 실천이 중요하다. 다음과 같은 운영원리에 따라 교육재정이 마련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 "공공적 필요"에 따른 공공의 지출

교육재정은 시장에서 교환되는 상품(=사적 재화)의 구입에 필요한 개인적 지출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항상 필요한 교육활동의 토대란 성격에서 '공공의 지출'과 '국가적 담보'를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얼마를 투입해서 얼마 이상을 남긴다는 경제적 효율성의 잣대가 아니라, 공공적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사용한다는 원칙을 갖는다.

◇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용의 투명성과 공평성

교육재정의 사용에는 '투명성'과 '공평성'의 원칙이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어느 한 계층이나 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공평하게 분배해야 하며, 그 쓰임에 있어서도 투명해야 한다. 따라서 재정운영에 있어서도 국가나 일부 계층이 참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교육주체들이 참가하여 그 필요와 요구를 반영한 논의를 통해 집행되어야 한다.

◇ 교육적 '필요'에 따라 국가차원에서 "충분한" 교육재정 확보

교육재정은 공공적 쓰임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어떤 외부적인 한계와 조건에 의해서 제약되어서는 안된다는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국가차원에서 "충분한" 교육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항상 진행되어야 한다.

◇ 지역간, 학교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재정 운영

한국사회에서 도시-농촌간, 서울 강남북간 교육(환경)의 차이는 심각한 지경이다. 이를 해소하고, 질높은 교육을 모두에게 보장하는 것은 공교육의 보편성과 사회적 통합·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간·학교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서 교육재정이 충분히 마련되야 할 뿐만 아니라 교육재정의 운영에 있어서도 '공평성·형평성'의 원칙에 따른 운영8)이 모색되어야 한다.

3. 현시기 교육 공공성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

1995년 5·31 교육개혁안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에 따라 교육의 공공성은 탈각되고, 교육소비자에 의해 거래되는 '사적 재화' 쯤으로 위치되고 있다. '자율'과 '책무-평가'의 원리에 따른 학교 구조조정과 교사노동의 유연화에 따라 교육현장의 피폐화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7차교육과정에 따른 수준별, 선택형 교과는 대중에게 평등해야 할 교육기회를 차등화시켜 교육불평등을 구조화시키고 있다. 대학은 벌써 시장판이 되어 가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에도 교육환경은 더욱 낙후되고 있으며, 전문대학은 취업을 위한 기관으로 전락했고, 대부분의 대학 역시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의 지위 상승이나 '특성화대학'에 성공하기 위한 경쟁에 휩쓸렸다. 국공립대 민영화방안과 대학 학교기업화 등 대학민영화 정책이 끊임없이 제출되고, 대학서열화를 철폐하고 고등교육에 맞는 교육이 사라지고 있다. 아울러 교육시장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파고가 거세지며, GATS에 제출할 교육시장개방 양허 요구안은 밀실에서 작성되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제 교육은 '공공성'의 철저한 탈각과 교육 시장화 흐름에 빠져 있다. 그러나 교육주체들의 투쟁은 신자유주의적 교육 시장화 정책에 교육 공공성으로 맞서 투쟁해 오고 있다. 교육 공공성은 앞서 서술했듯이, 교육과정·내용, 운영원리 등 공교육 전반을 새롭게 구성할 원리로서의 지위를 점한다. <공교육 시스템 모델>을 구축함에 있어서도 '공공성'의 원리를 전면에 부각시키는 정책대안과 투쟁이 요구된다. 시장화에 대한 반대와 공공성의 쟁취라는 방어와 공세가 동시에 요구되는 것이다. 아래에서는 현시기 시장화 저지 및 교육 공공성 확대를 위해 시급한 방어 및 공세를 위한 정책과제 중 주요한 것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3-1. 7차교육과정 철폐 및 새로운 교육과정 수립

- 7차 교육과정의 문제점 : 교육기회의 차등·차별, 공교육부문의 시장화, 교육현장의 피폐화
- 새로운 교육과정의 목표 : 공동체 속에서 총체적·전면적인 인간발달, 교육의 평등성 확장
- '중등교육'을 보편교육으로 확립하고, "학제-교육과정"을 새롭게 짜는 계기

3-2. 교육노동 유연화 정책 저지

- 기간제·계약제 확대 저지
- 졸속 부전공 폐지 및 내실있는 전공 전환 연수 제도화
- 임용제도 개선
- 사립교원 신분 보장

3-3. 학교 민주화 모델의 제시

- 교무회의 의결기구화
- 교장선출 보직제
- 학교운영위원회 개선

3-4. 「수능자격고사화」와 「대학평준화 모델」 마련

- 대학입시 문제 해결과 대학서열화 구조 해결의 길
- 사회적 논의를 모아 「대학평준화 모델」 마련
- 교육주체들의 투쟁을 통해 정치적 결단을 촉구

3-5. 사학의 공공성 확립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

- 사립학교는 취약한 공교육 체계를 보조하는 공공적 역할을 담당해 옴
- 사립학교법 개정의 방향 :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공교육 내 역할 담보)하는 속에서 자율성
- 부패·부실사학의 국공립화 점진적 추진 : 사회적 비용과 국가적 관리에 따른 공교육체계로 포섭

3-6. 신자유주의 대학재편 반대 및 대학운영의 민주화 쟁취

- 국공립대 민영화(사유화) 중단
- 등록금 및 수업료 인상 중단
- 학교기업화 반대
- 학생자치와 민주주의 보장
- 대학운영위원회 법적 기구화

3-7. '공공적 필요'에 필요한 교육재정 확보

- 교육재정은 경제적 효율성과는 다른 '보편적인' 필요에 따른 것
- 교육재정 공약의 철저한 이행 촉구
-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교육주체의 투쟁과 사회적 논의 촉발

3-8. 교육시장 개방 저지

- GATS 양허요구안 작성이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음
- 교육시장 개방은 공교육 체계를 뒤흔들어 놓을 것
- 외국인 학교 내국민 허용 등 현실적인 교육문제로 등장
- 교육주체들의 투쟁과 광범위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로 교육시장 개방 저지

3-9. '사회적 교육정책 논의기구' 정치·사회적 의제화

-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추진 세력 : 국가와 자본의 굳건한 결탁9)과 민중의 참여 원천적 배제
- 위상 : 국가단위에서 교육의 공공성에 입각한 개혁방안 논의하는 사회적인 기구
- 교육주체·노동자서민·시민-사회단체 참여보장 : 교원단체·학부모단체·노조(민주노총 등)·시민사회단체 등 주체로 참가하여, 교육의 사회적인 성격에 걸맞는 정책을 논의·수립. 관료독점 구조를 허물고 광범한 노동자, 서민의 참여를 통해 '교육불평등'의 고리를 끊어낼 방안을 마련하는 사회적인 교육정책 논의 기구
- 교육주체들과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를 통해 '사회적 교육정책 논의기구'를 세워내기 위한 사회적 논의 촉발하여 정치·사회적 의제화시켜 낸다.

주--------------------------
1) 예컨대,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통한 제도적인 보장이나 대학교육의 기회의 확대와 무상화를 위한 '대학평준화 모델'의 마련 등을 지칭할 수 있다.
2) 학제에 관한 자세한 제안은, "공공성과 민주주의에 원리에 입각한 학제와 교육과정 개혁 시안", 진보교육연구소 2002년 겨울워크샾 자료집 참조.
3) "국가단위"라 함은 국가 차원에서 독점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이 아닌, 전 사회적인 차원에서 교육과정 편성이 필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교육과정 편성의 주체가 아니라, '단위'로서 국가단위임을 밝힌다.
4) 지식의 공공성은, 중등교육까지 「교과」를 통해 가르치는 지식의 객관성·과학성을 담보하며, 대학·대학원·연구소 등에서 생산·유통되는 지식 또한 특정한 개별 기업과 계층에게만 독점되고,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만인이 공유하고 보편의 이익이 되어야 함을 뜻한다.
5) 여기서 '책임성'은 국민의 질높은 교육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뜻에서 사용한다. 더불어 책임성은 각급 교육기관이 '결과의 평등'을 최우선 목표로 해야 한다는 뜻까지 포함한다.
6) 공공성의 원리에 입각한 대학체제 재편에 관한 논의는, "진보적 대학체제 구상", 2002년 진보교육연구소 겨울워크샵 자료집 참조.
7) 김영삼 정부는 GNP 대비 5% 교육재정을 약속했고, 김대중 정부는 6%를 약속했으나, 작년 기준으로 교육재정은 GNP 대비 4.1%내외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GDP 대비 7%를 약속하고 있으나, '교육재정'의 공공적 성격을 염두에 둔 교육철학이 아닌 국가주도 교육개혁의 완수란 정치적 목표와 선심성 구호에 다름 아니다.
8) 이를 위해서는 교육재정의 사용에 있어서 일종의 '역차별'도 모색되어야 한다. 그리고 허약한 지방교육자치 재정을 다시 '국가'가 담당하도록 제도화시켜 나가야 한다.
9) 예컨대 올 초부터 전경련과 경총 등 자본쪽 대변자들은 공교육체계를 시장판으로 몰고 갈 기여우대제 도입·평준화 해체·고교 등급제 실시 등을 적극 주장했고, 한국경제연구소 등은 이를 충실히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그로 기능하였다.  재경부 등 경제부처에서는 '산업계'의 요구를 교육계가 받아 안아야 한다며, 적극 수용할 것을 교육부에 제기했고 교육부는 예민한 사항에 대해 요령껏 자본의 입장을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런 흐름은 '국가'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을 더 급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자본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고, 사회적 논의구도를 더욱 오른쪽으로 끌고 가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