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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주류정보사회론자들의 교사관 비판

2001.02.08 18:52

조옥준 조회 수:1503 추천:1

주류정보사회론자들의 교사관에 대한 비판적 고찰

주류정보사회론자들의 교사관에 대한 비판적 고찰

조옥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확산으로 사회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으며, 이런 변화들은 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교육에 적용하려는 사람들은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교육의 전반적인 것을 획기적으로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 속에서 교사의 역할도 전통적인 교사의 역할에서 새로운 교사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사회에서는 교사는 학습의 보조자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논의에서 유능한 교사는 곧 컴퓨터를 잘 다룰 줄 아는 교사로 등치된다. 이러한 교사상은 학교현장에도 파급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정보통신기기를 잘 다룰 줄 모르는 교사가 신분의 위협을 느껴 교육현장을 떠나는 예에서도 알 수 있다. 교사의 역할 또한 정보전달에만 두는 한정적인 시각 속에서 교사의 역할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전문가로서의 교사를 단순한 기술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 글에서는 주류정보사회론자들이 논하는 교사의 역할을 탈전문화의 개념을 도입해서 밝히고자 한다. 교사를 단순한 기술직으로 전락시키는 주류정보사회론자들의 논의는 교사의 역할을 지식전달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보와 지식이 양적으로 팽창하는 사회 속에서 교사는 더 이상  전문적 지식을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없다는 점과 교사의 직무를 기술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어 교사-학생과의 관계보다는 학생과 기계의 관계에 비중을 두는 이들의 논의는 전문적이어야 할 교사의 역할을 점차 기계가 대신해나가는 주장을 하게 한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교사역할에 대한 논의들이 교육의 본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경제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비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교사의 탈전문화

일반적으로 '전문직(profession)'의 어원이 영어에서 '종교적인 서약'을 의미하는 'profess'에서 유래하는 것이고, 체계화된 전문지식, 전문직 성원의 충원에 있어 공식적 훈련, 기업적 독점, 직업윤리 등에 의해서 일반적인 직업들과 구분되는 직업이라는 데에는 대체적인 의견의 일치를 이루고 있다. (박종연, 1993:221) 교사의 업무도 ILO-UNESCO의 6항에 의하면 '교육업무는 전문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교육업무는 엄격하고 부단한 연구를 통하여 획득되고 유지되는 전문직 지식 및 특별한 기능을 교원에게 요구하는 공공적 업무의 하나이며, 교원이 담당하는 어린이와 학생들의 교육과 복지에 대하여 개인적 집단적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신현직, 1990:184) 교직이 전문직이라면 교사들은 교육에 필요한 고유한 지식과 기술을 지니고 이를 십분 활용하여 그 지식과 기술은 일반인들이 특별한 어려움 없이 구비하여 활용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허병기, 1994:61) 또한 교육 행위에서 본질적인 측면에 놓여 있는 인간 삶의 문제에 학생들에게 일정한 영향력을 미치는 부분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나 교사의 역할이 전문직이어야 한다는 당위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학교교육 속에서 교사의 역할은 그러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을 탈전문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교직의 탈전문화과정은 교직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교사의 능력과 사려성의 수준이 감소되는 것을 뜻한다.(신재철, 1991:43) 고형일(1992:232)은 이에 주목하여 현실 학교현장에서의 교직의 탈전문화 과정을 한국의 교육제도와 교육환경 속에서 찾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교직의 단순 사무직화 경향은 현재 한국교육에서 교사들이 경험하고 있는 노동과정과 어느 정도 일치하고 있는 것 같다. 획일적 교육과정과 수업방식, 국정 교과서와 교사용 학습지도서, 입시의 국가관리, 출판 및 입시학원에 의해 일괄 처리 되고 있는 평가의 기계화, 입시위주의 과도한 교육열, 과도한 업무량, 교육부와 시도 교육위원회의 관료적 통제, 교장의 전횡, 진정한 교사단 결정이 집결될 기회의 부재, 과밀학급과 과대학교, 실험 실습 기자재의 부족, 낮은 봉급, 열악한 근무조건, 사회경제적 지위의 열세 등은 한국에서 교직이 프롤레타리아화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사가 탈전문화되어 가는 과정은 정보통신기술이 학교현장에 도입됨에 따라 교사의 역할을 보조자로 규정지으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리오타르는 지식이 정보상품이 되어 팔려 다니는 컴퓨터화된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모습을 흥미롭게 그려낸  적이 있다. 그것은 교육의 언어와 지식이 컴퓨터 언어로 번역되고, 수업과 학습이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모습이다. 교육의 관심이 진리에서 수행성으로 바뀌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 진리인가?'가 아니라 '이것은 무엇에 쓰이는가?'가 되었다. 지식이 상업화되는 속에서 이 질문은 '이것은 잘 팔릴 수 있는가?'와 같은 말이 되고, 지식이 권력화되는 맥락 속에서 이 질문은 '이것은 효율적인가?'와 같은 말이 된다. (김기수, 1996:39) 지식의 포스트모던적 조건1)을 분석하는 작업에서 리오타르는 "교수의 시대(age of the Professor)"가 곧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는 그러한 수행기준이 이미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컴퓨터 분야의 숙련된 전문가와 국내경제 속에서 틈새를 채우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생산하는 것으로 교육의 역할을 변형시켰다고 주장한다. 컴퓨터가 사회를 안정시키는 데 필수적인 기술들을 전이시켜줄 수 있게 되고 독립적인 연구소들에서 학제간 팀들이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디어들을 내놓아 그 체계의 산출을 증대시킬 수 있게 된 이래로 그 지식게임에서는 더 이상 교사들과 대학들이 필요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최정실, 1993:77-78)

정재걸 역시 정보기술의 발달로 논의되는 조력자로서의 교사관은 전달자로서의 교사관보다 오히려 교사의 처지를 하락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조력자로서의 교사관이 확산되는데는 교육방법 혹은 교육공학의 발전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전의 교육에서 교육내용으로서의 지식은 교사의 전유물이었던 데 반해 교육공학의 발전은 교사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지식의 획득을 가능하게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따지더라도 전달자로서의 교사에 비해 조력자로서의 교사는 그 책무성에 있어서 훨씬 부담이 줄어들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결국 학생의 개인적 혹은 사회적 성취는 교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학생들의 선천적 요인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정재걸, 1997:211)

Michael Apple 역시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컴퓨터를 이용하면 이용할수록 더욱 탈숙련화(deskilling) 될 것이라고 일관되게 경고하고 있다. 애플은 주장하기를, 만일 어느 교사가 수업 내용을 스스로 구상하여 준비하지 않고 남이 만든 수업 자료를 일괄 구입하여 자신의 수업 시간에 활용한다면, 그 교사의 수업 기술은 점차 탈숙련화 되고 결국 타인의 계획을 단순히 실행이나 하는 단순노동자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이를 컴퓨터와 관련시켜보면, 교사들이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가 만든 코스웨어나 평가문항을 구입하여 사용하게 되면 교사들의 수업 준비 및 제시 능력, 평가 문항 제작능력 등이 서서히 쇠퇴하게 되어 탈숙련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미 만들어진 코스웨어'를 사용하면 '계획하는 일'이 '실행'으로부터 분리되어 교사들은 타인의 계획, 절차, 평가 체제의 '고립된 실행자'가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들이 이전에 가치 있게 여겼던 기능들―예컨대 교육과정의 입안 및 계획, 학생들과의 긴밀한 접촉에서 얻어지는 지식에 기초하여 어느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을 위한 교수 전략을 설계하는 것들―이 더 이상 요구되지 않음으로 인하여 서서히 퇴조하게 된다. 공문처리 등으로 아주 바쁜 하루를 보내면서도 수업에 이용하기 위해 신문을 스크랩하고, 번뜩 스치는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관련 도서를 읽고, OHP를 만들고, 다른 교사들과 토론하는 등등의 수업 준비 활동을 하는 대신 구입한 '씨디롬 타이틀'을 컴퓨터에 넣고 틀어 주는 횟수가 늘어나게 되면, 그 교사는 타인의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단순 노동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박승배·나동진, 1999:261-262, 박승배, 1994:108) 이러한 기능직으로서의 교사의 성격 변화의 배경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그 중심에 놓여있다. 다음 장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교사의 역할이 탈전문화될 것이라는 속에는 유용한 지식·정보전달자로서의 교사관과  교사-학생의 관계가 배제된 기술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교사관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아보고자 한다.

2. 교직의 탈전문화와 그 비판

1) 유용한 지식·정보전달자로서의 교사관

교직은 '엄격하고 부단한 연구를 통해서 획득·유지되는 전문적 지식과 특별한 기술을 교원에 요구하는 공공업의 한 형태'이며, '학생의 교육과 복지를 위하여 개별적·공동적으로 책임을 필요로 하는 것'(안기성, 1993:420)으로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인 교사가 수행하는 일의 난해성, 그들이 누리는 자율성, 그들이 부담해야 할 윤리적 책무 등을 갖을 것을 요구받는다. 특히 교사가 담당해야 할 일이 남달리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인간을 대상으로 해서 불가해하고 탁월한 개개인의 고유성을 갖는 인간의 변화를 의도한다는데에 기인한다.(허병기, 1994:50-51) 이러한 부분이 교사의 역할을 규정짓는 본질적인 부분이다. 그런데 주류정보사회론자들이 규정짓고 있는 보조자로서의 교사 역할에는 크게 두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는 교사의 역할을 '지식전달'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정보와 지식의 양적 팽창으로 교사의 역할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정보의 네트워크 공유가 확장되어서 정보의 유입경로가 다양화되어 전통적인 교사의 역할의 한 부분인 교사의 지식전달의 측면이 더 이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산업사회에서 수업의 주체였던 교사는 정보화사회에서 수업의 보조자로 변화될 것이다. 산업사회에서는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교사들의 주요 역할이었으나, 정보화 사회에서 교사는 지식을 획득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역할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고 본다. 지금까지 산업사회의 교사 역할이 유지되어 올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교사가 지식 다시말하면 정보를 독점할 수 있었던 교육적 패러다임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이인효는 교육공학의 발달로 각각의 전문지식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세분된 교수자료가 개발되는 경향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만약 교사가 조직적인 지식체계의 생성자가 아니고 다른 전문가 집단이 생성해 놓은 것을 전달해 주기만 하는 전달자라면, 교직은 탈전문직화(1995:41)되기 쉽다고 한다. 즉 전문직인 교사의 역할을 컴퓨터 매체의 도입으로 탈전문화시킴으로써 교육 주체 중의 하나인 교사를 객체로 전락시킬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컴퓨터는 메마른 경험으로서의 지식을 전달할 뿐, 지식이 생산되는 과정에서의 경험을 총체적 내용, 즉 문제와 의식, 노력과 성취, 고통과 희열, 전략과 방법 등의 묵시적 요소들을 포함하여 총제적으로 전달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폴라니 등이 말하는 인격적 지식 혹은 암묵적 지식은 컴퓨터의 모니터 상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이돈희외, 1998:36)

여기에 바로 교사의 역할이 존재한다. 즉 우리가 '가르친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보다 많이 소유한 자가 그렇지 못한 자를 향하여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지식이 보다 능률적으로 수용될 수 있게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전문적 기술을 필요로 한다.(안기성, 1993:421) 단순한 개념적 이해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내면화시켜 삶의 태도로 만들고 실생활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 그 지식은 비로소 전달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효걸,  1996:125) 그 지식이 나아가 '知慧'로까지 승화시켜 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해 주고, (전영표, 203)인격의 변화까지 이끌어 내기 위한 역할을 교사는 해야 한다.

즉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속에서의 교사들이 담당해야 할 임무란 그 지식(정보)의 수집, 분석 및 재생산의 과정에서 각각의 지식(정보)이 지닌 도구적 가치와 본질적 가치를 구별하고 그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시도함으로써 학교에서 전수시켜야 할 지식(정보)를 선별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식과 정보를 선별하는 작업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길러주는 것과 관련이 있다. 정보와 지식의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시대가 요구하는 가치관이나 윤리관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컴퓨터가 대중화되면서 일상생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온 것은 현대과학의 놀라운 성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컴퓨터를 교육매체로 활용할 때 컴퓨터가 과연 교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데에는 많은 문제점이 여전히 남는다. 교육은 단순히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일과 동일시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매체로서의 멀티미디어를 연구하는 교육공학 전문가가 제기하는 멀티미디어의 활용의 한계는 교육적으로 의미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정보를 어떻게 지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교육철학적인 연구의 토대 위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왜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교육의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아무리 최첨단 과학매체가 교육에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를 기계가 대체할 수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  

2) 교사-학생의 관계가 배제된 기술결정론적 시각

주류정보사회론자들이 기술결정론적 시각을 갖는다는 것은 교육이라는 개념에 '인간과의 관계'라는 관점이 생략된다는 데 있다. 정보통신기술을 잘 활용하는 교사가 유능한 교사라는 이들의 보편적인 생각은 학교현장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후배 선생님같이 능력 있는 선생님과 근무하다 헤어지게 되어 슬프다. 그러나 이제 더 있으라고 해도 못 있겠다. 컴퓨터도 다룰 줄 모르고, 아이들과의 세대차도 커서 적응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꼼꼼한 교수법과 학급경영, 사무처리로 교육계에서 정평이 나신 한 선생님이 자신이 명예퇴임하면서 여러 선생님께 들려주신 말이다. 명예퇴임의 사유가 "밀려드는 새로운 교육계의 변화(열린교육, 교단선진화, 컴퓨터 도입 등을 여러번 언급하셨다)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고, 가르치는 낙이 없어서"라는 것이었다.(김상회, 1999:96)

만약 교사들이 정보화와 관련되어 컴퓨터를 다룰 줄 몰라서 학교를 떠나야 한다는 논리가 학교현장에 만연화되어 있는 있다면, 한국의 교육현장은 발전하기 힘들 것이다. 교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학교현장에 보급해 줄테니까 무조건 사용할 것을 강요하는 대신에, 교육현장에 컴퓨터가 '왜' 들어와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그 타당성을 묻고, 그것이 교육주체들의 합의하에 교육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수업자료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교육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하는 기초를 마련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정보의 저장은 해당 교육내용과 신속한 활용을 빠르고 신속하게 찾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방대한 자료를 제공해 줌으로써 교사들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가치가 개입된 교육내용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하는 평가 문제는 컴퓨터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교육은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형성되는 커뮤니케이션과 창조의 과정으로 결코 사람과 사물의 관계는 아니다. 현대의 고도 정보화사회에 있어서 정보의 발전은 이 교육과정을 기계화과정으로 취급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진정한 학습권을 학교교육 속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대의 선진기술로써의 정보기술을 수단으로 여기고, 교직원과 학생이라는 인간과 인간과의 적절한 관계를 이루는 것이 기본 요건이다.(海老原治善 外, 1989:172-173)

인터넷과 같은 고도화된 정보기술이 등장했다 하더라도, 그 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의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학교에 정보통신기술이 확산되는 것이 곧바로 교실에서 교사들이 그것을 수용하고 이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컴퓨터의 보급과 확산이 정보의 사회적 활용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컴퓨터가 교육적으로 활용되는 데에는 그것을 이용할 것을 강요하는 사회적 요인과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항요인이 함께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컴퓨터 도입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교실 상황 속에서 활용되는 빈도가 낮은지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한다. 교사들이 교육현장에 테크놀로지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데 미진한 이유를 교사들이 게으르고, 보수적이라는 태도적인 측면에서 찾기 보다는 교육이라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교사들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적인 특성상 학생들과의 인간적인 유대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으며, 대인관계가 학생들의 학습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 학생과 학생간의 관계를 최소화하거나, 방해하거나, 대치할 수 있는 기계의 사용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쳐다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육관료들이 보면 무능한 교사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기계를 이용한 수업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수업, 직접 보고 듣고 배우는 수업이 아이들을 더 감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으로 자라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생각이 교육현장에서 많은 교사들과 학생들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한,   교육이라는 개념 속에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가 배제되어 있는 주류정보사회론자들의 논의는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3. 결론-전문직으로서의 교사의 역할 찾기

정보통신기술이 학교현장에 도입됨으로 인해서 교사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는 주류 정보사회론자들의 주장은 교사의 역할을 '지식전달'의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과,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부차적으로 만든다는 문제점을 만들었다. 물론 첨단 매체의 도입으로 인해서 교사가 교수방법 상에서 첨단 매체를 활용하여 시청각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데 일조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교수방법상의 문제이지, 교육의 본질적인 측면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교사가 전문직이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한 인간의 인격형성문제에 개입하는 것이고, 정보나 지식의 측면을 뛰어넘은 지혜로까지 나아가는 삶의 실천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류정보사회론자들은 교육의 문제를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면서, 교육의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우리가 하나 경계해야 할 일은 교사들 스스로가 전문성을 가져나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교사가 보조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일부의 논의에 반박하기 위해서는 교사들 스스로가 고유한 영역인 '난해한 일'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김상회(1999), '컴퓨터 교육과 학교', [녹색평론] 3-4월호, 통권 제45호
박종연(1993), 한국 의사의 전문직업성 추이-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및 태도변화를 중심으로, [한국사회학], 제27집 겨울호
신현직(1990), 교육기본권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안기성(1993), [우리 교육을 생각한다.], 서울: 학지사
이인효(1995), '교직의 미래-낙관론과 비관론', [새교육] 1월호
정재걸(1997), 거세당한 교권: 교사교육,  [한국교육의 개혁과 철학] 한국교육학회 교육철학연구회 엮음, 서울: 문음사
최정실(1993),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포스트모더니즘이 교육과정에 주는 시사', [교육철학] 제 11호, 한국교육학회 교육철학연구회
허병기(1994), '교직성격고찰: 교직의 전문직성에 관한 반성적 논의', [교육학연구], Vol. 32, No.1
海老原治善 外(1989), [情報化社會と 敎育の マイテツテイテイ], 東京: エイテレ硏究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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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yotard는 포스트모더니티의 문제를 주로 지식의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즉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식의 존재조건을 논하고 있다. 포스트모던으로의 이행이 탈산업적인 '정보화사회'의 발전과 밀접히 연관되며, 이러한 이행은 무엇보다도 지식이 정당화되는 방식을 변모하게 한다. 포스트모던 사회에 있어서 지식은 종래의 방식으로 습득되고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정보화사회에 맞는 새로운 성격을 띠게 되었다. 현대적인 정보체제, 컴퓨터, 자료은행 등이 발달함에 따라 누구나가 지식에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은 지식이 어느 누구에 의해서 독점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처럼 정보화사회에서는 지식이 인격도야를 추구한다는 종래의 입장이 들어맞지 않는다.
오늘날 학문의 목표는 더 이상 진리의 탐구가 아니라 그것의 수행성에 있다. 학문은 컴퓨터언어로 표현 가능하므로 이제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교사가 아니라 테이타뱅크와 그것에 연결된 단말기이다.이제 학생이나 대학 또는 정부가 묻고 있는 물음은 더 이상 그것이 옳은가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쓸모가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학생들이 지녀야 할 가자 ㅇ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련된 자료들을 처리하고 그런 자료를 효율적인 전략으로 조직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기계에 의한 교사의 대체가 부적절하다거나 심지어 참을 수 없는 일이라는 불평이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정당화, 즉 인간의 정신적 삶이나 인류의 해방과 같은 메타이야기의 또다른 수사일 뿐이다. Lyotard는 이제 이런 이야기들은 더 이상 지식획득에서 추진력이 될 수 없음을 알린다. 최정실(1993),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포스트모더니즘이 교육과정에 주는 시사', [교육철학] 제11호, 한국교육학회 교육철학연구회, 7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