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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신자유주의의 총공세와 위기의 공교육

2001.02.08 17:38

천보선 조회 수:1184 추천:2

신자유주의의 총공세와 위기의 공교육

신자유주의의 총공세와 위기의 공교육

천보선(연구실장, 책임연구원)

 * 서 - 위기를 직시하자!

 바야흐로 한국의 공교육과 교사 그리고 교육노동운동에는 중대한 위기적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교육공공성과 교육노동의 결정적 위기를 가져 올 학교의 시장화가 점차 분명한 우리의 교육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위기가 순식간에 전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차츰 차츰, 금방 알아차리기 힘들만큼 외곽으로부터 혹은 미세한 곳에서부터 조여들어 오고 있다. 엄청난 대세몰이도 병행된다. 그 때문에 공교육과 교사의 목에 이미 칼이 반쯤 들어와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아직까지 노예로 팔려 가는 어린 아이처럼 금방 닥칠 운명을 모르고 있다. 심지어 공교육과 교육노동의 운명을 개척해야 할 교육운동과 전교조조차 그 동안 한가하기 이를 데 없이 지내온 것이 현실이다.

 위기의 핵심은 7차교육과정과 교원정책 변화에 있다. 이들 제도와 정책들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교육의 모습, 즉 학교교육의 시장화와 교육노동의 피폐화를 몰고 온다. 그렇게 될 경우 교육공공성, 민중교육권, 교육노동의 전문성과 안정성, 전교조 및 교육운동의 대중적 힘과 진보성이 크게 상실되어 갈 것임은 명백하다. 위기는 공교육의 위기이자 교사의 위기이며 또한 전교조 및 교육운동의 위기인 것이다. 그런데 7차교육과정은 이미 도입되어 단계적 실시의 길에 접어들었으며 교육노동유연화 정책 역시 7차교육과정과 짝을 이루면서 교종안, 교과통폐합, 부전공연수 실시 확대, 임시직, 계약직의 확대, 지방직화 등 파상적인 형태로 전개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미 위기는 상당정도 현실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매우 늦었지만 최근에야 위기적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이 일정하게 그렇지만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능력별 교육과정 실시를 앞두고 교육학자와 학부모단체 등에서 많은 문제제기들이 일고 있으며 일부 사립학교와 제2외국어, 실업계, 중학교 기술, 가정에서등의 교과로부터 상당 수 교사의 전공 변경이나 퇴출 문제가 폭발적 사안으로 등장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위기적 현실과 사안은 계속 확대, 증폭되어 나갈 것이다. 어차피 공교육에 대한 시장화 공세가 제도와 정책 실현의 형태로서 일정 궤도에 접어들었고 그것이 심각한 교육문제를 야기하고 교사노동의 전문성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할 때 앞으로의 전면적 결전은 이제 객관적으로 불가피하다. 문제는 얼마나 힘있게 싸워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금 현재 그 어떤 것도 7차교육과정과 교육노동유연화정책 저지보다 중요한 문제는 없다. 전면투쟁을 통한 승리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제기되는 과제는 '속도'와 '폭'의 문제이다. 이미 대응이 늦은 상황에서 그나마 남아있는 시기안에 얼마나 빨리 방향과 대오를 정비하고 강력하고 폭넓은 투쟁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1년여 정도라고 보여진다. 이 시기 우리의 대응과 투쟁성과 여하에 따라 향후 한국공교육과 교육노동, 그리고 전교조와 교육운동의 운명이 걸려있다. 지금까지의 모든 무관심과 안이함, 방향 상실과 무력감을 시급하게 극복하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전면 투쟁을 시작해 나갈 때다.

1. 현시기 교육정세의 기본 성격
        - 신자유주의의 총공세와 교육시장화의 기로

(1) 공교육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총체적 공세가 전면화되고 있다.

 현시기는 공교육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총체적 공세기이다. 지난 95년 이래 지속적으로 확대, 강화되어온 공교육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공세는 그 동안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제도적 정지 작업을 거치면서 이제 총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저들의 공세는 교육시장화 구도로 요약되며 공세의 영역과 폭, 수준에 있어 가히 전면적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의 교육개혁안, 학부제나 BK21 따위의 대학교육 정책, 사립의 독자성 확대, 열린 교육, 새물결, 수행평가, 정년 단축, 교육정보화, 신지식인론, 지식기반사회론, 부전공 연수 확대, 양성 과정의 변화 등등을 거쳐 올해 들어서는 이미 고시된 7차교육과정이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가운데 교종안, 지방직화, 인력자원개발부로의 교육부 개편 등의 공세로 더욱 확대,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심지어 영어로 하는 영어교육, 컴퓨터교육의 초등 1년때부터의 필수화 등의 극단적인 방침도 아무 거리낌없이 천명되고 있으며 과외금지 위헌 판결, 고교등급화 논의, 자립형 사립학교 등의 공세도 교육분야 내외곽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중심적 방향과 원리, 즉 교육시장화에 결합된다. 특히나 올해부터 현실적 도정에 오른 교원정책과 교육과정은 공교육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영역이며 이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공세적 정책구도가 관철될 경우 앞으로 한국교육은 시장화된 교육 그 자체로 변질되고 말 것이다.

 한편 교육시장 개방을 강제하려는 초국적자본과 미국의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올해 안에 체결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 한미투자협정에 있어 공교육분야(1차교육시장)도 개방 대상의 예외가 아니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교육시장 개방은 관철될 것으로 보인다.(한미투자협정과 관련 영화산업 개방에 대대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영화인들에 비해 우리는 얼마나 한가하가?) 제도적으로는 교육시장화보다 먼저 교육시장 개방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어쨌든 이미 2차교육시장(학원, 학습지 등)이 개방되어 있는 조건에서 1차교육시장까지 개방될 경우 앞으로 교육의 국적성 상실마저 우려된다. 교육시장이 먼저 개방되는 상황에서 7차교육과정 등을 통한 교육시장화는 이후에 외국교육자본이 대대적으로 몰려올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외국자본의 진출 여부는 우선적으로는 장사를 할만한 자립형사립학교의 실현 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한국교육은 교육시장화 + 교육시장 개방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야말로 완전히 공공성도, 국적도 없이 시장원리만이 횡횡한 상품시장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 할 것이다.

(2) 교육시장화의 결정적 공세, 신자유주의 사회질서 재편의 막바지 공세

 공교육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총공세는 두 가지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먼저, 교육부문 내적으로 볼 때 그 동안의 이데올로기적 공세와 더불어 학부제, 대학원중심대학, BK21, 특성화대학 등을 통해 이미 시장화된 대학교육을 거쳐 초중등교육을 시장화해 나가기 위한 결정적 공세를 전개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현재의 공세가 교원수급이나 학교시설, 평가체제 등의 기술적 준비의 미비와는 별개로 나름대로 상당한 정지 작업과 제반 조건의 마련 속에서 전개되는 것이고 따라서 분명한 방향 속에서 마음먹고 시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 시기는 위기국면 그 자체이며 상황을 조금도 안이하게 대해서는 안된다. 둘째, 거시적으로 볼 때 그 동안 전개되어 온 한국사회 전반의 신자유주의적 재편 과정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IMF 이후 급격하게 전면화된 신자유주의적 질서 재편은 구조조정, 민영화, 개방화, 탈규제 등을 기치로 내걸면서 그 동안 한국사회의 거의 전 영역에 걸쳐 급속도로 전개되어 왔다. 정리해고로 대표되는 노동유연화를 필두로 기업 구조조정, 재벌구조 재편, 금융시장 개방 등을 거쳐 공공기업 민영화와 공공부문 축소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총공세는 이 같은 질서 재편 과정에서 아직까지 공적 영역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는 공교육마저 시장화하려는 시도이다. 결국, 교종안, 7차교육과정으로 대표되는 공교육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총공세는 한국교육 전반의 시장화, 한국사회 전반의 신자유주의적 질서 재편을 구조적으로 마무리하려는 과정에 위치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전개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총공세가 사회전반의 신자유주의 질서 재편의 마무리 단계로서 그리고 한국교육 전반을 시장화하려는 결정적 공세로서 전개되는 것이라고 해서 싸워보지도 않고 무력감과 패배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 신자유주의 질서 재편에서 공교육의 시장화를 가장 나중에 시도하고 또한 교육부문 내에서도 초중등교육의 시장화를 맨 나중에 시도하려는 것은 그만큼 공교육의 시장화, 특히나 초중등교육의 시장화가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신자유주의의 공세에 있어 공교육의 시장화는 가장 나중에 위치하며 또한 의도대로 관철하기도 쉽지 않다. 프랑스, 독일 등 일부 유럽의 나라들에서 공교육에 대한 신자유주의 질서 재편 구도는 교사, 학생, 민중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상당부분 저지당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 등 제3세계의 일부 국가에서도 공교육부문에서 강한 저지선이 형성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는 교육부문의 저지선을 기초로 신자유주의의 헤게모니를 상당 정도 후퇴시키는 반전이 시도되고 있기도 하다(조스팽 정권이 신자유주의 정권인가 아닌가와는 별개의 문제로). 이점에 있어 한국의 경우는 교육시장화를 방어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토대를 지닌다. 과외허용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칠 정도로 교육평등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절실하고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신자유주의의 총공세 속에서 이제 교육공공성과 교육평등권을 지키고자 하는 교사대중, 민중과의 전면 대립, 전면 투쟁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3) 중심 고리 : 7차교육과정

 현재 신자유주의교육의 총체적 공세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7차교육과정이다. 그것은 7차교육과정이 교육시장화와 교육노동유연화로 연결되는 체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또한 교육시장화의 필연적 조건을 창출해 나가기 때문이다. 특히나 선택중심 교육과정이 관철될 경우 이후에 교육시장화 추세는 필연적이라고 판단된다.

 기본적으로 교육과정은 공교육의 가장 중심적 지위를 차지한다. 교육과정은 교육의 역할과 의의, 교육권의 보장, 기본방향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으며 교육내용과 방법, 교사의 전문성과 신분 및 근무조건을 규정하는 기본 틀거리가 된다. 그런데 7차교육과정은 신자유주의의 교육 논리가 적극적으로 구현된 것으로서 공교육 전반을 시장화하는 기본 틀거리와 매개적 과정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교직발전종합안도 7차교육과정 수행을 위한 교원정책이라는 하위 영역에 불과하며 7차교육과정 관철 이후 더욱 노골적인 교육노동유연화 정책과 학교시장화 정책이 구사될 것이다. 7차교육과정이 실현될 경우 저들의 시장화 공세는 결정적으로 관철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내용적인 측면에서 7차교육과정은 시장화 공세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지만 전술적으로도 그러하다. 교육과정 문제는 대중의 저항에 있어 직접적인 교원정책보다 훨씬 덜 예민하며 훨씬 더 관철이 용이하다. 교육과정은 지금까지 정권측의 배타적 영역이었고 대중과 교육운동은 무력한 영역이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교육운동과 전교조는 교육과정에 대해 조직적인 차원에서 제대로 대응한 적이 없다. 공교육과 교사의 운명을 근본적인 위기로 몰아 넣는 7차교육과정에 대해서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마찬가지이다. 그런 점에서 관철이 보다 용이하면서도 또한 교육시장화의 결정적 조건을 창출하는 7차교육과정이 저들의 시장화 공세에서 중심적 지위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교육노동유연화 정책의 관철 속도와 양태에 유념해야 한다. 저들은 교육노동유연화 정책을 교육과정의 실현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하며 교육과정의 변화를 교육노동유연화 정책 관철의 근거와 명분으로 삼는다. 선 교육과정 -> 후 교원정책인 것이다. 따라서 직접적인 교원정책 변화로부터 투쟁의 동력으로 삼으려한다면 그것은 이미 상당히 늦은 대응인 것이며 광범한 부전공 연수 정도의 낮은 수준의 유연화정책이라도 그것은 상당 수준의 교육시장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직접적인 신분변화 이전의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불안만으로도 투쟁의 근거와 동력으로 충분하다. 또한 이제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고 앞으로 더욱 광범하게 나타날 신분 위협에 대한 대응을 반드시 7차교육과정 반대투쟁으로 결집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교육노동의 위기에 대해 근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개개의 사안이나 급별, 교과 차원의 대응에 머문다면 저들의 분리, 분열 정책, 호도책에 넘어가게 된다. 최근 중학교 기술, 가정 교과의 통합에 따른 자격증 연수 대응투쟁은 이 모든 것을 잘 보여준다. 아무 유사성도 없는 두 교과를 7차교육과정에 따라 통합하면서 실시를 목전에 두고서야 그것을 근거로 자격연수를 강요하고 있는 점, 분노한 대중의 투쟁에 대해 연수의 강제성은 제고할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 그 책임은 개개인들이 져야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점 등에서 우리는 7차교육과정에 의해 교육노동의 운명이 얼마나 순식간에 위협받을 수 있는지, 또한 교과만의 분산된 대응으로는 얼마나 명백한 한계를 갖는지 확인할 수 있다(교원정책의 기조가 아니라 연수의 강제성 정도밖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그러나, 투쟁의 과정에서 대중 스스로 7차교육과정 반대의 요구가 제출되기 시작한 것은 7차교육과정 반대투쟁으로의 결집 가능성과 필연성을 확인한 것이기도 했다.

 한편, 7차교육과정 자체를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교육과정 구도의 완성 형태로 보아서도 안된다. 신자유주의는 궁극적으로 학교간의 차별화와 시장적 학교 선택을 추구한다. 7차교육과정은 직접적으로 시장적 학교 선택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다만 필연적 조건을 창출할 뿐이다. 정확히 바라본다면 학교시장화의 결정적 매개 과정으로 위치한다고 보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7차교육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교사 수급책, 시설 투자, 평가 체제 마련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해 '혹시나 7차교육과정이 안 올지도 모른다'라는 기대를 갖는다. 그러나 커다란 혼란이 야기되고 7차교육과정이 모든 학교에서 원칙대로 실현되지 않는다고 해도 신자유주의의 교육시장화 구도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7차육과정의 실제 목표는 기존 공교육의 기본 골격 - 공통 교육과정 중심, 평준화, 공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 교원 신분보장 등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히려 7차교육과정을 뒷받침하기 어려운 교원 수급 상태는 보다 노골적인 유연화 정책의 근거로, 미비한 시설 투자는 자립형 사립학교와 적극적인 학교시장화 정책의 근거와 명분으로 삼게 될 것이다. 저들에게 있어서도 7차교육과정은 어차피 과도기에 불과하다. 벌써부터 논의되고 있는 8차교육과정은 신자유주의의 시장화 구도를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형태로 실현하는 내용으로 짜여질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7차교육과정의 관철 여부에 따라 공교육의 시장화와 교육노동의 유연화가 판가름날 것은 명백하다.

 어쨌든 7차교육과정에 따른 엄청난 혼란과 저항은 필연적이다. 교육적, 기술적 약점도 많다. 교육대란은 일어난다. 그러나 그 같은 혼란이 7차교육과정 저지와 교육공공성 강화라는 새로운 전환으로 연결될 것인가, 아니면 교육시장화의 가속화인가는 전적으로 주체의 대응에 달려 있는 것이다.

2. 7차교육과정과 한국교육의 위기

(1) 7차교육과정의 주요 내용

  1)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도입

     0 고교 2, 3학년

     0 학습자 선택 28학점 이상, 50%까지

     0 5개 과목군 편성 - 집중적 이수 가능 -> 자립형 사립학교와 함께 입시부활의 조건 형성

  2) 수준별 교육과정의 도입 : 단계형, 심화보충형

     0 우열반 편성, 다수의 그룹 편성 가능

     0 선택 + 수준별 반편성 가능

  3) 학습량과 수준 증폭 : 엘리트 위주, 사교육 확대

  4) 교육과정 구성 ; 교과, 재량 활동, 특별 활동

(2) 7차교육과정의 주요 문제점

1) 교육공공성의 위기

  0 기본적으로 공교육의 영역 축소 - 선택 중심

  0 우열반 편성의 비교육적 학생 편재, 교육평등권 침해  

  0 교육내용과 이념의 경제종속화, 수월성 추구 -> 인성교육, 공동체 교육의 입지 박탈(학급의 의미 축소), 학습량과 학습수준의 비정상적 상승

  0 고교입시, 고교등급제 부활 및 사교육 확대로 연결 : 교과 선택 -> 학교 선택 -> 입시 부활 -> 전급별의 입시체제화

  0 학교시장화로 연결 : 고교입시, 자립형 사립학교, 교육시장 개방

 2) 교육노동의 유연화, 피폐화

  0 과원교사의 대폭 증가 - 사립, 실업계, 고교, 초중학 일부 과목

  0 계약직, 기간제 대폭 확대

  0 노동강도의 강화 - 수업시수, 담당과목 증가, 비전문교과 수행

  0 교사간, 학교간 경쟁 강화

 -> 장기적으로 전교원의 노동유연화와 교사운동의 대중동력 상실로 귀결 : 지방직화, 사립교원 신분 해제, 경쟁적 교육관계로의 재편 등

3) 교육운동과 전교조의 위기

  0 교사간, 학교간 경쟁 심화, 신분불안정으로 대중투쟁 동력 약화

  0 시장논리, 경쟁력주의의 헤게모니로 교육운동과 전교조의 무력화, 개량화

< * 참고 : 7차교육과정이 몰고 올 파멸적 결과들 >

 1) 20을 위한 교육으로 전락

 - 공교육마저도 소위 20대 80사회에서 20만을 위한 교육으로 전락한다. 7차교육과정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능력별 교육과정을 확대하는 것이다. 더욱이 거기에 내재된 관점과 논리에 따른다면 앞으로 능력별 교육과정은 전반적이고 기본적인 틀로서 자리잡게 된다. 능력별 교육과정은 교육실천이 행해지는 과정과 결과에 있어 엘리트 위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능력별 교육과정이 상위의 그룹에만 효과가 있을 뿐 중하위의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효과가 떨어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학력 연한이 올라갈수록 학력수준차는 더욱 더 벌어질 것이며 아마도 초반에 하위의 교육과정에 편입된 아이들의 거의 대부분은 고교 졸업 때까지 상위의 교육과정에 편입되지 못할 것이다. 그 같은 교육적 결과 뿐 아니라 교육이 행해지는 과정에서 주요한 관심과 배려 역시 상위의 그룹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7차교육과정에 내재된 교육 방향과 목표가 신지식인 양성이나 경쟁력 강화 따위의 노골적인 엘리트주의라고 할 때 그 같은 양상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며 상위의 그룹에 속하지 못하는 다수의 아이들이 갖게될 구조적 열패감은 인간적 수준에까지 각인될 것이다. 이처럼 능력별 교육과정을 전반화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매우 위험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력 위주의 교육 내용과 개체 중심적 방법론까지 결합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가히 교육은 내용에서부터 과정, 결과에 이르기까지 온통 엘리트 양성만을 위한 것으로 집중된다. 결국 이제 공교육은 다수를 위한 교육이라는 이념적 위상마저도 상실하고 엘리트만을 위한 교육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2) 교육 이념과 내용의 경제종속화

 이미 지난 95년 교육개혁안이 제출된 이래로 교육정책은 교육을 생산성 향상의 도구로만 보려하는 경제종속적 관점에 의해 주도되어 오고 있다. 7차교육과정은 이 같은 관점이 교육과정으로까지 구체화된 것이고 이로써 교육은 '경쟁력 강화'라는 교육의 목표, '신지식인'이라는 부가가치형 인간형을 강조하는 이데올로기적 차원과 교육노동의 유연화 뿐만아니라 구체적인 교육내용과 수행과정에 이르기까지 전일적으로 경제논리가 좌우하게 되었다.

 교육의 경제종속화 문제에 있어 이념과 경제적 효율성 추구, 교원정책 문제는 이미 지적되어 왔던 터라 교육내용에 관한 부분만 잠시 살펴보자. 교육내용의 경제종속화란 교과 편제 및 내용, 명시적 또는 잠재적 교육과정에 따른 가치 형성의 과정이 주로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정보교육과 외국어교육을 강화한다는 미명아래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의 컴퓨터교육 필수화 등의 극단적인 조치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기업이 요구하는 노동력 형성에 부응한다는 '맞춤식 교육'까지도 천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구조적인 문제는 과목 선택 중심과 능력별 교육과정이라는 장치들이다. 이 같은 장치들은 단지 수월성을 추구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입시와 취업에 유리한 과목으로의 집중, 그에 대한 가치부여 등의 교육적 결과들을 초래한다. 게다가 대학교육에서 인문사회 분야가 축소되고 자본이 요구하는 교육과정이 심화되는 추세가 입시전형에 주되게 반영되어 나갈 경우 교육내용의 편향 및 경제종속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결국 기초교양, 인성과 공동체성 등을 추구하는 교육은 더욱 설자리가 없어진다.

 또한, 7차교육과정에서 학급이라는 교육단위의 의미가 축소 내지 상실된다는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능력별 교육과정의 확대는 학급 의미의 약화를 가져오고 고교의 선택중심형 교육과정에서는 사실상 필요가 없어진다. 학급이라는 교육단위는 갈수록 개별화되어가는 조건에서 그나마 인성교육, 사회성과 공동체성,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 등을 해 나갈 수 있는 교육적 단위이다. 학급의 의의는 점점 더 커져야만 한다. 그런데 학급단위마저 상실될 경우 인성교육 및 민주주의와 공동체교육의 공간은 더욱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3) 중등학교 서열구조의 재등장과 전면적 입시체제화

 7차교육과정이 초래할 가장 첨예한 모습 중의 하나가 중등학교 서열구조의 재등장과 전급별의 전면적 입시체제화이다. 이미 자율성 부여라는 미명(교육부가 말하는 자율성이란 구성원의 자율성이 아니라 재단의 독자성에 불과하다.)하에 사립재단에 학생선발권을 부여하려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럴 경우 평준화 이전 시기와 같은 중고교 서열구조가 다시 등장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우선 이에 대한 대항이 있어야 하겠지만 7차교육과정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중등학교 서열화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선택중심형 교육과정과 연관된 교육적 상황 때문이다. 대학과 달리 고교의 규모에서 그야말로 다양한 선택과목을 모두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학교마다 중점적으로 제공하는 과목군이 어느 학교는 외국어군, 어느 학교는 인문사회과목군, 또 어떤 학교는 과학과목군 이라는 식으로 다양하게 차별화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학교 선택권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 결국 평준화는 해제되고 고교입시는 부활된다. 물론, 현재도 고교입시가 일부 지역에 유지되고 있지만 이제는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중등학교 서열화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특히나 비극적이다. 아마도 일부 사립 명문고와 다수의 똥통학교들로 전국의 고교는 순식간에 서열화될 것이다. 물론 고교 서열은 결국 대입 성적에 의할 것이다. 고교 서열구조가 명백해지면서 중학교도 고교입시 성적에 의해 연쇄적으로 서열화된다. 어쩌면 중학입시마저 다시 살아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될 경우 이제 이 땅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고교졸업 때까지, 아니 심지어 이제 대학원 중심으로 가는 마당에서는 대학 졸업 때까지 전면적인 입시체제에 놓이게 된다. 한국사회에서 서열구조의 강화란 곧 전면적 입시체제화에 다름 아닌 것이다.

 학교 서열화는 교육적으로나, 계급적으로나 매우 많은 것을 의미한다. 입시 위주 교육, 수많은 아이들이 받게 될 구조적 열패감, 교육불평등과 계급계층 재생산, 교원신분의 차별화와 안정성 상실, 교육권과 재정에 대한 국가적 책임의 방기 등등이 모두 학교 서열화 속에서 심화될 것이다.

 4) 학교의 시장화로 연결

 경제논리가 교육을 주도하는 것을 넘어서서 학교 자체가 하나의 상품시장으로 전락된다. 학교와 교사, 강좌들도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학교서열구조는 필연적으로 학교시장화와 연결된다. 거기에 7차교육과정의 특성과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학교시장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작용하게 된다. 7차교육과정은 상당히 돈이 많이 드는 교육과정이다. 먼저 새로운 시설투자를 필요로 한다. 강좌 선택과 이동식 수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대형 강의실과 세미나룸과 같은 새로운 시설과 장비가 필요하고 또한 보다 많은 공간들이 필요하다. 시설 유지비 및 교육활동비도 증대된다. 그런데 이 같은 투자를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펴는 정부가 모두 감당할리는 만무하다. 이 같은 조건에서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학교시장화이다. 우선 사립재단에 학생선발권과 등록금책정권을 부여함으로써 재정투자 의지를 북돋울 것이다. 소위 '장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미 그 같은 조치들이 준비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자본 진출도 적극화할 것이다. 더욱이 교육시장 개방으로 외국 교육자본까지 몰려 올 공산이 크다.

 이처럼 학교가 시장화되는 것은 신자유주의 정책이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매우 많은 것을 가져다 준다. 재정부담도 줄어들며 교육방향과 내용, 교원정책에 이르기까지 모두 시장논리에 의해 해결되고 엘리트 양성도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교육권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점차 줄여 나갈 수 있다. 그러나 학교시장화는 총체적 인간교육, 민중의 교육권과 교육공공성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공교육의 종말'이 될 것이다.

 5) 교육노동의 피폐화

 7차교육과정은 교육노동의 유연화를 전제로 하는 교육과정이다. 교육노동유연화를 추구하는 교직발전종합안이 7차교육과정 시행을 위한 교원정책이라는 것은 바로 그 같은 의미에서이다. 우선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경우 그 자체가 수요-공급이라는 시장적 성격을 갖는다. 그리고 수요자중심이라는 개념이 말하듯 학교에서 제공되는 교과와 강좌는 선택적 수요에 따라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어는 과목은 지나치게 집중되고 또 어느 교과는 극히 소수만이 선택한다. 교과와 강좌 자체의 운명도 해마다 혹은 학기마다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정규교사는 특정한 교과나 강좌를 담당하는 소수만이 필요하며 많은 부분은 계약직, 임시직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고교 중심으로 유연화정책이 확대되겠지만 신분조건의 변화는 전 급별로 퍼질 것이다. 결국 교육노동은 전반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신분조건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교육노동의 피폐화는 단지 노동유연화에 따른 신분의 불안정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7차교육과정은 교과 및 강좌의 불안정성 속에서 교육노동의 다능화도 요구된다. 이제 한사람의 교사는 소비자선택이 요구하는 여러 교과나 강좌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은 교육노동의 전문성이 그만큼 상실되는 한편 노동강도는 더해감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학교 서열화 및 시장화에 따라 교직사회는 협동적 관계가 아닌 치열한 경쟁 관계로 재편되며 교육노동의 방향과 내용도 경쟁력 향상을 추구하는 것들로 채워진다. 결국 교육노동은 수행하는 내용에서부터 자신의 존재 조건에 이르기까지 시장논리에 휘둘리면서 극도로 피폐화되어 나가는 것이다.

 교육노동의 유연화를 전폭적으로 도입하려고 했던 교직발전종합안은 커다란 반발을 우려하여 당장의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애매한 수준으로 제출되었다. 그러나 그것을 저들의 후퇴로 보아서는 결코 안된다. 7차교육과정을 막아내지 못할 경우 교육노동 유연화 정책의 확대는 필연적이다. 이미 학생선발권과 채용방식 등 교원인사권을 재단으로 완전 이양하는 새로운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16대 국회를 맞이하여 준비되고 있음은 이 같은 상황을 잘 말해준다.

 6) 주체적 극복의 힘과 조건 상실

 무엇보다 7차교육과정이 일정한 수준에서 실현될 경우 주체적인 극복의 조건과 동력을 크게 약화시킨다. 한국교육이 어차피 제대로 자리잡혔던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7차교육과정처럼 결정적으로 시장논리가 도입되고 교육노동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킨 적도 없었다. 만약 소비자적 선택권이 확대되고 학교시장화가 이루어져 나갈 경우 다시 이를 되돌리기는 정말로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시절 평준화시책이 도입될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박정희 군사정권과 같은 서슬퍼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구조조정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노동유연화가 관철되어 버릴 경우 주체적 힘을 제대로 모으는 것은 그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지게 된다. 다수의 대중들은 치열한 경쟁과 불안정한 신분조건에 내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7차교육과정이 아직 자리잡지 않은 지금이 바로 주체적 극복이 가능한 시기인 것이다.

3. 어떻게 싸우고 극복할 것인가?

(1) 핵심고리에 대한 전면 투쟁 - 7차교육과정 철폐 투쟁

 현단계 대립구도의 중심고리가 되는 7차교육과정에 대한 전면 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절실하고 또한 불가피하다. 공교육과 교육노동 그리고 교육운동 및 전교조의 운명을 건 7차교육과정 전면 철폐투쟁을 시급하게 준비하고 전개해 나가야 한다. 7차교육과정 저지 투쟁의 의의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0 교육시장화 구도 저지의 관건

 0 교육공공성 강화의 계기

 0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한 최후의 보루이자 최초의 반전

(2) 7차교육과정투쟁의 성격과 조건

 투쟁을 준비하고 전개함에 있어 투쟁사안으로서 7차교육과정투쟁이 갖는 몇가지 성격과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1) 방대하고 집약적인 사안이다.

 - 7차교육과정은 교육과정이라는 특정 사안인 동시에 방대한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는 사안이다. 거시적인 학교정책과 교원정책에서 미세한 교육방법과 평가체제에 이르기까지 공교육의 거의 모든 문제와 관련되어 있으며 또한 많은 교육정책과 문제들이 집약되는 사안인 것이다. 따라서 다기한 하위 사안과 영역에서의 투쟁과 선전이 집중점으로서의 7차교육과정 저지 투쟁과 결합되는 양상을 지닌다. 주요한 하위 사안은 현재로서는 교종안, 수준별 교육과정, 자립형 사립학교, 사립교원 신분보장, 영어로 하는 영어 수업, 컴퓨터교육 초등 1년때부터의 필수화 문제 등이 있고 고교의 선택중심 교육과정 문제가 이후에 관건적 사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2) 현실화되기 이전에 막아야 할 사안이다.

 - 많은 경우 문제점들이 구체적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해야 투쟁이 시작된다. 그리고 잘 싸우면 상황을 바꾸어낸다. 그러나, 7차교육과정 문제는 주요한 현실이 되어버릴 경우 되돌리기 매우 어려운 사안이다. 7차교육과정의 현실화란 학교체제의 기본 틀거리와 교원 신분의 실제적 변화가 야기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미 독립적 지위를 갖게 된 자립형 사립학교를 다시 국가적 통제와 평준화의 틀로 끌어들일 수 있겠는가? 일단 진행된 선택중심 교육과정과 야기된 신분조건을 되돌리기는 매우 어려우며 무엇보다 신분불안과 경쟁에 내몰린 교사대중의 투쟁 동력을 형성하기는 훨씬 어려워진다. 7차교육과정을 막아내지 못할 경우 교육노동유연화가 진행된 영미의 예에서처럼 교원노조 자체의 무력화와 개량화가 필연적이다. 투쟁은 그 이전에야 가능하다. 이미 부분적으로 7차교육과정은 현실화되어 있다. 그렇지만 현재 현실화된 것은 매우 부분적인 것이고 아직까지 학교체제와 교원신분의 기본 형태를 바꿀 만한 관건적 지점은 남아있다.

 3) 승부의 분수령은 2002년 고교의 선택중심 교육과정 저지 여부에 있다.

 - 하반기때 최대한 내년에 예정된 수준별 교육과정의 도입 저지를 위해 싸워 나가야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승산이 많지 않다. 투쟁의 토대는 적고 시간은 적다. 이점에 있어 교육운동과 전교조는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수준별 교육과정의 경우 이후에라도 가열찬 비판이 전개되고 힘있게 싸워나간다면 바꾸어 나갈 수 있다. 그렇지만 고교의 선택중심 교육과정과 자립형 사립학교는 도입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다시 되돌리기는 정말로 어렵다. 이 부분은 학교체제의 기본 틀과 교원신분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따라서 7차교육과정 전면 저지 투쟁의 관건은 선택중심 교육과정과 자립형 사립학교 저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다행이 그 점에 있어 우리에게는 최소한의 시간이 남아 있으며 내년 상반기의 전면 투쟁의 성과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이 부분이라도 도입 저지에 성공한다면 그것은 곧 교육과정투쟁의 승리이기도 하며 이후 보다 진보적이고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를 현실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4) 전교조 건설 이래 최대의 싸움이다.

 - 잠재된 투쟁 동력은 방대하며 싸움의 폭발성 역시 매우 크다. 절대 다수의 국민과 민중은 우열반 편성으로 나타날 수준별 교육과정과 더 심각한 입시지옥을 불러올 고교입시 부활에 반대한다. 뿐만아니라 나어린 초등학생들까지 우열로 그룹화되고 그 때문에 더 심각한 사교육에 시달릴 상황이 도래할 경우 학부모들의 분노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일 수도 있다. 교사들의 경우는 운명이 걸려 있는 문제이다. 우선적으로 사립학교와 실업계 다음으로 공립고교의 교사들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겠지만 그것은 머지 않아 전급별로 퍼져 나갈 것이다. 경쟁의 심화, 교육실천의 변질, 노동강도의 강화 등은 초반부터 전면화될 소지가 크다. 이미 목에 칼이 들어와있는 사실을 직시하게 될 경우 잠재된 분노와 투쟁력은 가히 폭발적일 수 있다. 7차교육과정투쟁은 전교조건설 이래 최대의 교사대중투쟁이자 범국민투쟁으로 전개될 수 있고 또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싸움인 것이다. 어쩌면 그 이상의 문제이기도 하다.

 5) 의식적이고 조직적인 투쟁이다.

 - 그렇지만 상황은 아주 단순하지만은 않다. 저들은 현실여건상의 이유와 교사들의 저항을 최소화하기위해 단계적이고 교묘한 방식으로 7차교육과정을 관철해 나가려 하고 있다. 또한 신분위협의 문제도 일정하게나마 교과별, 급별 차이를 지니면서 나타난다. 게다가 단기적으로 기존의 교사들에게는 '정규'신분을 유지해주는 장치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가만히 있을 경우 저절로 교사대중의 분노와 투쟁이 폭발하지는 않으며 각자의 살 길을 모색하거나 분산적인 대응에 그친다. 그것이 현재의 상황이기도 하다. 의식적인 노력과 조직화가 필요한 것이다. 이 점에 있어 우리는 교육공공성과 교육실천의 피폐화를 막지 못했던 영국의 사례나 한국 대학교육의 변질 과정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분산적이고 안이한 대응 속에서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새 엉망이 되어버린 상황을 나중에 탓해 봐야 늦은 것이다.(학부제와 대학원 중심 대학, BK21, 특성화대학 등의 과정을 거쳐 급기야 맞춤식 교육과정까지 천명하고 있는 대학교육은 이제 거의 완전히 시장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수들도 대학구조조정 속에서 여기 저기 끌려 다니는 신세가 되고 있으며 국립대 교수의 신분 안정성마저도 곶감 빼먹듯 하나씩 하나씩 박탈당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교사의 문제로, 한국교육의 공공성 수호의 문제로, 우리의 운명이 걸린 사활적 문제로 분명히 인식하고 단결해서 싸워나가야 한다.

 - 그런 의미에서 교육과정투쟁은 의식적이고 조직적인 투쟁이다. 그것만이 분산이 아닌 단결을 이루고, 교묘한 호도책에 속지 않고 투쟁을 해나갈 수 있는 길이다. 그렇게 될 경우 교육과정투쟁은 엄청난 파고의 투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6) 약한 고리 - 승산있는 투쟁이다.

 - 7차교육과정은 신자유주의교육의 교육시장화를 위한 총공세에 있어 가장 중심적인 고리이기도 하지만 또한 매우 약한 고리이기도 하다. 교육부와 제도권 교육학자 내부에서조차 비판과 회의가 적지 않다. 다만 신자유주의교육의 헤게모니에 숨직이고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국민적 명분과 교사대중의 사활을 건 투쟁동력을 형성할 수 있는 투쟁이다. 대대적인 투쟁과 저항에 직면할 경우 저들이 물러설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판단된다. 다만 그만큼의 힘을 우리가 발휘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3) 공세로 전환해 나아가야 한다.

 저들의 시장화 공세가 신자유주의의 헤게모니라는 사회전반적 지형뿐만 아니라 교육부문내에서도 힘의 우위 및 그 동안의 공세적 토대에 기초해서 전개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대응은 내용 및 형태에 있어 수세적일 필요도 없고 수세적이어서도 안된다. 우리는 투쟁의 내용과 형태 모두에 있어 공세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공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은 단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차원을 넘어서서 저들의 공세로 인해 빚어지는 투쟁의 계기와 조건을 활용하여 오히려 교육공공성과 교사의 권리 강화의 명분과 힘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7차교육과정을 중심 매개로 하는 우리 투쟁의 명분과 대중적 동력이 광범하기도 해서지만 대립의 내용과 성격 자체가 굴복 아니면 새로운 전환의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대립의 수준이 그러하다. 즉 공교육의 핵심 지점에 대한 전면적 공세가 가해지면서 대중의 전면적 대응 역시 불가피해졌으며 그 같은 상황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확대, 강화되어온 시장화 구도가 결정적으로 관철되느냐 아니면 공공성 강화라는 새로운 원리와 방향으로 전환되느냐의 선택적 갈림길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과정이라는 대립의 내용이 그러하다. 교육과정은 하나의 총체적 맥락을 갖는 전체적 구성물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중심 맥락은 교육시장화 추구 아니면 공공성 강화의 두 중심 원리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공세적 대응은 불가피하기도 하며 또한 반드시 승리하여 공교육과 교육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야 한다. 만약 이번 투쟁과정에서 저들의 시장화 공세를 파탄내고 교육공공성을 강화하는 공세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일부의 영역을 지켜낸들 이후로도 지속적인 저들의 시장화 공세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결국은 지는 싸움이 되고 말 것이다. 물론 변변한 대응을 못하거나 싸우더라도 시장화 구도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한국의 공교육은 파탄에 이르게 될 것이다. 거꾸로 저들의 결정적 공세를 막아내면서 교육공공성 강화의 공세 국면으로 전환해 나간다면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지금까지의 수세와 방어에 머물러온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실천적 계기이기도 한 것이다.

 공세적 내용의 초점은 교육공공성을 강화하는 민주적, 진보적 교육과정 실현 요구와 전교조가 참여하는 전사회적 교육과정 논의구조 창출로 모아진다.(공세적으로 재단의 전횡을 방지하고 사립교원 신분보장 강화를 요구하는 사립학교법 개정과 고교입시 부활 기도에 맞서 평준화 지역 확대를 요구하는 투쟁 등도 필요하다.) 물론 싸움의 시작과 발단은 저들의 시장화 공세에 맞서 최소한의 교육공공성과 교사의 신분안정을 지켜내려는 격렬한 대중투쟁으로부터 전개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모든 교사와 민중이 함께하는 '7차교육과정 전면 철폐와 새로운 민주적 교육과정 수립!' 요구로 세워내야 한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어뜯는다고 하였다. 우리의 투쟁은 그렇게 시작되지만 우리는 쥐가 아니며 또한 단지 목숨을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합법화된 전교조와 다수의 조합원 그리고 일치된 교사대중의 이해와 광범한 학부모와 민중의 요구가 있다. 우리는 위기를 반전시켜 저들이 배타적으로 차지해왔던 영토를 이제 점령해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전교조합법화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이 싸움에 달려있다.

(4) 문제의식 공유와 대오 정비가 시급하다.

 - 무지와 무관심, 안이함 그리고 무력감을 시급히 극복해 나가야한다. 우리 자신들의 절실한 문제임에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7차교육과정의 내용과 문제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광범한 선전, 홍보가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 그런데, 묘하게도 적지 않은 경우 이 같은 무관심은 현상황과 7차교육과정에 대한 안이함과 무력감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7차교육과정이 지닌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면 이내 나오는 대답이 '제대로 시행이 되겠어?'라는 희망섞인 안이한 태도이다. 수준별, 선택형 교과서 제작과 광범한 부전공 연수 추진,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과원 교사 문제와 사립교원 신분 문제, 자립형 사립학교 추진, 연계 자격증, 계약직, 기간제 교사 확대, 지방직화 등등을 들어 틀림없이 올 뿐만 아니라 이미 현실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말하면 그 다음은 '우리가 어떻게 막겠어?'라는 패배주의가 나온다. 사실 어쩌면 이 세가지는 한 묶음이다. 한 묶음의 본질은 자기 자신만큼은 예외일 것이라는 분리 의식이며 그 같은 분리 의식이야말로 신자유주의가 관철되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다. 아무도 교육시장화와 교육노동유연화로 인한 교육공공성의 박탈, 경쟁의 심화, 전문성의 상실과 신분불안, 교육적 긍지의 상실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모든 교사의 부전공 추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 투쟁 대오를 광범하고 힘있게 형성함에 있어 우리는 이 세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힘있는 대오 형성이 가능하다. 그를 위해서는 폭넓고 다양한 선전, 홍보 뿐아니라 광범위하고 반복적인 대중적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 7차교육과정과 현단계 교육위기는 한번의 선전물이나 투쟁으로는 결코 대중적으로 그리고 충분히 그 본질을 공유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문제의식의 일정하게 대중적으로 공유된다면 그 어떤 사안보다 분명하고 광범한 명분과 결의, 투쟁의지를 갖는 사안이 될 것이다.

(5) 투쟁 방향과 기본 일정

 - 개략적으로 향후 투쟁의 기본 일정과 주요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이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

 1) 기본 일정

  0 1단계 : 선전홍보 및 대오 정비기 - 하반기 초까지

      - 인식 공유 및 투쟁 방향 설정

      - 대중적 선전홍보 전개

  0 2단계 : 수준별 교육과정 도입 반대와 7차교육과정 전면 유보 투쟁     

      - 학교교육과정위원회 대응 방침 마련과 개입

      - 학부모단체 등과의 연대

  0 3단계 : 선택형 교육과정 도입 철폐와 새로운 교육과정 구성을 위한 교사정위원회 구성투쟁

      - 전면투쟁기

  2) 주요 요구

  0 공교육 말살하고 교육대란 야기하는 7차교육과정 전면 중단

  0 비교육적 우열반 편성 능력별 교육과정 도입 결사 반대

  0 아이들 잡고 사교육 확대하는 7차 교과서 즉각 재개정

  0 입시부활, 학교서열화로 연결되는 선택중심 교육과정, 자립형 사립학교 도입 결사 반대

  0 교사,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교육과정위원회 구성

  0 (교직안정 말살하는 사립학교법 개악 반대와) 사립학교법 민주적 개정 등

* 공교육 말살하고 민중교육권 박탈하는 7차교육과정 전면 철폐!
* 학교가 상품시장이냐. 교육시장화 결사 저지!
* 시장논리 7차교육과정 저지하고 민주적, 진보적 교육과정 수립하자!
* 교육공공성 강화하여 민중교육권 확보하고 진보적 교육구조 수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