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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안돼!

2001.10.15 16:52

정은교 조회 수:1377 추천:1

안돼?

안돼?

정 은 교  소장. 책임연구원

<이야기 하나> 교육부를 어찌 손 볼꼬?

3. 24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전교조와 민교협이 '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는 '교육부총리제와 교육부 개혁방안.' 먼저 박거용(민교협 공동의장. 상명대)의 발제. 그는 '교육의 총체적 개혁'과 함께 들여오는 게 아니라면 '부총리제'는 뻔히 실패할 것이라며, "교육재정을 늘려 교육공공성을 높이라!", "교육 민주화만이 지식생산성, 교육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닳고 닳은(?) 격언을 내밀었다. 그리고 결론으로는 '(대통령 산하) 학문정책위원회'를 세우라는 요구를 내놓았다.

교육 재정? 하고많이 떠든 얘기라서 다시 꺼내려니 입이 다 아프다. 그런데 '교육재정의 빈약함'을 들먹여 우리끼리 집권세력을 욕하는 일이야 눈 깜짝이듯 쉽겠으나, 막상 집권세력 나팔꾼들을 불러 앉혀 놓고 그네를 몰아 세우기는 만만치 않다. 햐, 민주당 쪽 지정토론자(그쪽 교육전문위원)가 구렁이 담 넘듯 빠져나가는 말솜씨라니! 그네는 먼저 '19세기 교실'에 대해 너부죽 유감의 절을 올린다. 저희도 예산을 더 타내려고 기획예산위원회 쪽과 싸움싸움 벌였노라고 '양심 선언'도 한다. 그 다음엔 슬며시 되받아치기에 나선다. OECD 나라들 교육예산의 평균값이 얼만줄 아느냐고 큰소리로 되묻는 것이다. GNP에 견주어 5.8%란다. 그러니 우리가 부르짖는 '6%'는 꽤나 높은 숫자라는 암시겠지? 다음엔 '쟁점 흐리기'를 곁들인다. 이 놈의 '예산'이라는 것이, 중앙정부 예산 하나만 셈에 넣어선 안 된단다. 지방자치단체라든지 여기저기서 쓰는 돈을 다 합쳐야 한다나? 그리하여 점잖게 청중들을 눌러 앉힌다. 자기(→전문위원)도 당 바깥에 있을 때는 더 이상적인 계획을 그렸으나 현실 정치에 몸 담게 되니 '실제적/현실적 접근'을 하게 되더라며. 이때쯤 한나라당/자민련쪽 사람들이 한 마디 거들면 말잔치가 금상첨화에 다다른다. "교육예산 늘리기를 반대하는 정당은 아무 데도 없어요! 우리,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화합의 정치'를 이루고 있어욧!"

그러니 관료나 정당인과 입씨름 벌이려면 '교육부문' 하나만 달랑 꿰어서는 안된다. 나라 살림의 굵직한 대목이 어찌 굴러가는지 간단하게라도 꿰어야 한다. 그것도 숫자로! 이를테면 99년 경상 GNP는 474조 원이고 교육예산은 20조 원이었다. 이에 견주어, 최근 2년간 재벌과 금융기관이 멋대로 작난친 밑닦이를 해주느라 정부가 와르르 부어준 혈세가 무려 77조 원이었네.(국회 동의를 안 거친 돈이 13조 원!) '준 공적 자금'까지 합치면 181조 원이란다!

국방 예산을 들추니, 올해 첨단폭격기 사느라 5조 원을 퍼부었군. 박정희 기념관 짓는다며 혈세 수백 억 원을 터-억 내놓는 한편으로는, '국공립대 특별회계법'인지 뭔지를 만들어 대학총장들 멋대로 등록금을 올리게끔 허락할 수작들이라나?

'6%는 대단한 숫자'라는 이바구도 알량한 숫자 놀음이다. 영국의 블레어 총리는 '교육재정, 2억 파운드 늘리겠소!' 이 말을 으뜸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었는데, 그 많은 돈을 퍼부어도 도무지 표가 나지 않는단다. 낡아빠진 건물 고치는 데 돈이 다 들어갈 뿐, 딴 곳에는 돈이 돌아갈 여유가 없다누나. 우리는 더 하지 않은가. 그동안 '교육환경 개선'에 인색했던 형편을 메꾸려면 당분간은 6%가 아니라, 15%, 20%를 퍼부어도 모자라리라. 21세기는 인재 양성이 더없이 긴요해진 때일진대, 가계(家計)의 30%, 아니 50%를 과외비/사교육비에 기꺼이 쾌척하시는 코리안 학부모들께서 그쯤의 '교육예산 배당'을 용납 못하실 리 없잖은가.

민주당 전문위원 엄기형씨는 '완고한 신자유주의자'는 아닌 듯 했다. 딴 토론회 자리에선 '두뇌한국 21'의 발상을 비판하기까지 했다. 자기는 나름으로 최선의 대안을 마련하고자 애썼다며 열심히 PR하더군. 자기는 원래 교육시민운동에 몸 담았던 사람이고, 거기서 '파견 보낸 사람'의 정체성을 갖고 일했단다. 이해찬 따위, 이 정부를 끌어가는 쪽하고 죽이 맞지 않아 머잖아 당적(黨籍)에서 떠날까, 생각 중이라고 사석에서 털어놓더라. 그는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로도 일하고 있으니 언제든 돌아갈 자리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면서도 틈만 나면 DJ정부를 변호하는 데 열 올린다는 점이다. '경쟁 논리를 마구 들여오는 것은 문제 있지만, 그 논리를 아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그럴싸한(=하나마나한) '절충론'을 들이밀며! 우리 사회에는 이런 지식인들 투성이다. 이를테면 경실련이나 '참여 연대'에 참여한 먹물들-. '재벌 개혁'을 열심히 부르짖어 참신함을 뽐내는 것 같으나 기껏 재벌의 '천민성'만 공격할 뿐, 신자유주의의 기본 틀(...'구조 조정' 따위...)은 그대로 받아들여 집권세력에게 힘을 실어 준다. 여러분, 정주영이, 몽구, 몽헌이가 얼마 전 '후계자 자리'를 놓고 콩켸팥켸 밀치락달치락하여 즈그덜끼리 꼴볼견을 자아냈을 때, 이 썩을 놈의 집권 관료쪽에서도 '재벌, 이대로는 안 된다'며 자못 매서운(?) 비판의 화살을 날려댔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라. 요즘 관료는 제법 그럴싸한 흰소리도 읊을 줄 아나니.

그래서 집권 세력, 아니 이 사회의 '지배 세력'을 몰아붙이기가 어렵다. '저희는 아닌 척' 하면서 뒷꽁무니로는 기존 질서와 권력 구조를 그대로 이어가는 일을 야무지게 거드는 먹물들이 하고많아서! "(대학)총장 직선제를 되물리려 하다니, 그래선 안 된다!" 토론회에서 이 말을 꺼낸 사람은 한나라당 전문위원이었다. 우습지 않은가. 한나라당(과 자민련과 민주당)의 대다수 정치꾼들은 교육마피아/사학모리배의 앞잡이들 아닌가배. 지난해 서울 강서구 교육연대 모임에선 이수인 의원을 강연해 주십사, 불렀지. 이 사람, 이미경 의원과 함께 한나라당에서 '왕따' 당하면서도 한때 제법 옳은 발언 내세우는 인물로 점수 쬐금 얻었었다지? 그날 강연 내용도 사학 모리배들을 비판하는 옳은 얘기였단다. 헌데 끝무렵에 슬며시 삼천포로 빠지더라나? '교육 7적'의 하나로 꼽혀 규탄 받던 국회의원 '박범진'이를 이쁘게 봐달라며 너스레를 떨더란다. 결국엔 '한 통속'이란 말씀인데, 이수인이, 요즘 '민국당'에 들어 갔다던가?

안승문(전교조 편집실장)의 발제. '교육행정 체제'가 떠안은 문제를 획일적 행정, 일반직 우위 체제, 지시 위주, 평가와 차등 지원, 겉핥기 감사, 개혁 관료의 부재(不在), 긴 안목 결여로 꼽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들을 짚었으나, 전교조가 왜 '국가(중앙) 위원회'라는 새 국가 기구를 세우자고 사회적 의제(議題)를 내밀었는지, 왜 교육부의 권력이 '단호하게' 견제되어야 하는지 속 시원히 짚었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 우리끼리야 그쯤 얘기해도 대뜸 알아듣겠으나, 제도권의 속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 백성, 이 제안에 긴가민가해 할 일반 교사들 마음을 힘차게 끄잡아 당기려면 더 치밀한 설명과 선동이 따라야 한다.

김학한의 발제. 현정부의 들러리 노릇에 희희낙낙하는 '새교육공동체위원회(=새교위)'를 대신할 기구로서 '(가칭)교육단체-정부위원회'를 내걸었다. 교육부의 주된 '정책 관련 직제'를 줄이고 그 권한을 사회적 합의기구로 떠넘기라는 얘기다. 이 제안은 아마도 '노사정위원회'를 떠올려 그려낸 것이겠는데, 노사정위원회가 노동운동쪽의 전리품(戰利品)이 아니라 집권세력이 내민 '덫'이란 점에서, 이 둘은 정세 맥락이 한참 다르다. 물론 눈앞의 실현 가능성에 솔깃해서가 아니라, 여지껏의 '교육개혁'이 제자리맴맴이었음을 비판하고 그 김에 우리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뜻에서 한번쯤 소리 높여 요구해 봄직은 하다만, 이 방안이 언제까지나 붙들고 키워내야할 우리의 막중한 '전략적 방침'이랄 수 있겠는가? '관료 권력'에 넌더리 내는 백성들 대다수의 염원을 담아낼 길은 어정쩡한 조합주의적 틀이라기보다 '직접 민주주의'로 좀더 가까이 다가서는 기구, 아예 교육부를 폐지하고 관료집단을 손발로 부리면서 백성의 뜻을 집단적으로 모아낼 합의제 행정기구, 교육위원회 체제가 아닐까?

하지만 어찌 되었든 안승문과 김학한의 제안은 그 토론회 자리에서 가타부타, 길게 검토되지 못했다. 그 자리에 초대받은 보수 3당과 교육부 관리쪽에겐 그 제안은 씨알도 안 먹히는 것이었으니. 그리고 지금의 교육 정세를 휘두르는 쪽은 그쪽이니. 어찌 보면 '교육부총리'제에 대한 찬/반 검토와 얽어매었기에 그런 엄청난 제안도 그나마 떠들어 볼 수 있었겠지?

'교육위원회 신설' 따위는 '발제'에나 올랐고, 각 정당 전문위원들 한 말씀 하는 순서로 넘어가면서 증발되고 말았다. '부총리 어쩌고'만 입에 올랐고.

중간에 내가 한 마디 거들었다. "박거용, 안승문씨 발제문을 보니 <'교육 부총리제 도입'이 의미를 가지려면 '총체적 교육개혁'이 함께 와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 정권이 총체적 교육개혁을 할 능력이 없는 정권임은 애저녁에 판가름났다. 그러니 나 같으면 그렇게 말을 빙빙 둘러서 할 것 없이 '교육부총리제, 반대한다!'고 대뜸 질러 버리겠다."고. 박거용씨의 대꾸인즉슨, 그걸 몰라서 그렇게 말한 게 아니라, 지금 우리 정세에 알맞게 대응해야겠기에 그런 온건한 말투를 띠게 되었노란다. 앗, 내가 잠깐 잊었노라. '전교조, 교육부총리 제도 찬성!'은 '기사꺼리'가 되어도, '전교조, 부총리제도에 반대!'라는 성명서는 신문사에 골백번 '팩스'로 보낸들 저들은 무심하게 쓰레기통에 꾸겨 처박을 거라는 사실을. 이것이 지금 우리의 정세 지형(地形)임을!

"이 놈의 교육부가 대관절 하는 일이 뭐가 있어? 훼방이나 놀지 말고, 차라리 '없어져 주는 게' 이 나라에 보탬이 될 게다!" 온나라 교사/교수들이 '관료주의의 벽'에 부딛혀 가슴앓이할 때마다 투덜거리며 이런 말 던졌을 게다. 그 투덜댐이 쌓이고 쌓여 '교육위원회' 제안이 나온 거다. 생각만 같으면야 교육부를 아예 없애고 그 관료들은 교육위원회 산하의 '행정팀'으로 꾸그려박는 게 바른 길이다. 그래야 관료주의의 뿌리를 확실히 잘라버릴 수 있느니. 어떤 대학교수는 그런 제안의 글까지 쓰기도 했지.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그런 길이니라. 그 길이 아직은 까마득하여, 교육부 위에 그 상위 기구로서 '뭣'인가를 두자는 둥, '교육단체들 발언권'을 높일 제도적 기구를 세우자는 둥 하는 온건한 제안이 나온 것이제. 허나 멀고 머네. 이것조차 까마득 머언 제안이네. 지금처럼 민중운동 세력의 정치적 영향력이 한줌도 못되는 시절에는! 그저 여러 백성 앞에 처음으로 (제안을) 던져 놓았다는 사실에 의의를 둬야 할까?

<이야기 둘> 몇 놈 낙선이 아니라 몇 분의 당선을!

4.13 총선을 사흘 앞두고 쓴다. 총선은 고비로 치닫고 있는데 미주알고주알 관심이 가지 않는다. 신문마다 '선거 얘기'로 도배질하여 탱자야콩자야 찧고 까부는데... 후루룩 펼쳐 넘기며 눈길 비껴 큰 제목만 얼뜻얼뜻 흘기고 지나가다 모처럼 눈길 끄는 제목이 나올 때만 억지로 활자를 더듬는다.

 요즘 들어 '부쩍' 한겨레신문이 맘에 안 든다. 물론 예전에도 '한겨레 나팔꾼들' 너스레에 속았음을 뒤늦게서야 깨달을 때가 '더러' 있긴 했지. 아니, 요즘은 그 나팔꾼들 입담에 말려 드는 일이 거의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해야 할까? 이렇듯 '한겨레'에 정나미는 자꾸 떨어져 내리는데, 그래도 못 끊고 구독하는 까닭은 배달업소 사람과 싱갱이해야 하는 귀찮음도 귀찮음이려니와 '그래도 조선/중앙/동아보다는 정치적 입장이 낫다.' '정치면은 맛이 갔으나, 문화면에는 그래도 읽을 게 있다.'는 판단이 더 크게 작용한 때문. 달리 읽을 신문이 없어서 기존 신문에 질질 끌려가야 한다는 것! 이거, 참 무서운 현실이다.

이번 선거 내내 '한겨레'는 '낙선 켐페인'으로 멍석을 깔아버렸다. '총선 시민연대'가 처음 내세웠던 기준은 선거법 위반, 부정부패 사범, 쿠데타 관련자... 뭐 이런 것이었지? 처음에, 그래 처음 켐페인 터질 때엔 속 후련한 기분도 잠깐 들긴 했었다. 기존 정치세력, 저희끼리 주물러대는 답답한 선거 국면을 '확 갈아엎을 듯한' 기세도 기대해 봄직 했으니. 하지만 선거법을 준수하느니/마느니, 낙선자 선정 기준이 타당하느니/않으니, 민주당쪽과 음모를 꾸몄느니/아니니 입씨름이 벌어지고부터 낙선 운동은 '영 아니올시다!'로 흘렀다.

'누구누구 몇 놈을 떨어뜨리자'는 얘기는 그렇다면 나머지 '분'들은 다 괜찮은 분들이라는 말씀인가? 그 놈들 말고도 들키지 않았을 뿐, 선거법 위반하고 부정부패 일삼은 분들, 수두룩 쌨다. '총선시민연대'에게 면죄부를 받은 의원들 중에는 '사립학교법 개악'에 찬성하고, 한국전력의 민영화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찬성한 분들 쌔고쌨다. 수두룩 쌘 부패/타락 정치인들을 물갈이할 더 확실한 길은 무엇인가? 개혁투쟁에 분투할 진보정치세력을 몇이라도 당선시키는 길이다. '판갈이' 없는 '물갈이'는 도로아미타불 아니런가?

누가 웃었는가? 옷로비, 파업유도사건 등등 갖가지 부패 사건으로 궁지에 몰리던 DJ정권이 웃었다. "한나라, 자민련과 견주어 보세요! 그래도 우린 '상대적으로' 개혁적이에요! 마니마니 이뻐해 주세요!" DJ는 '낙선운동'을 지지했다. 아니, '낙선운동을 지지합니다!'하는 말 한 마디밖에 한 게 없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시민운동 단체들을 ('립서비스'로나마) 도와주겠다는데! 그래서 은근슬쩍 DJ의 민주당은 '개혁세력'쯤으로 대접받기 시작한다. '386세대' 몇 분이 앞장서서 얼굴마담 노릇도 열심히 벌였지. DJ가 '선거법 개정'도 뇌까리고, '재벌 개혁'에도 뭔가 훈수 두는 듯하니 그만하면 '개혁이 돼가는 듯하다'는 착각을 대중에게 퍼뜨릴 만하다. DJ 낯에 생색이 도는 동안, 뒷전에서는 누가 시들었는가?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민중적 전망을 백성 앞에 내걸려는 사람들 힘이 빠지고,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몇 놈의 얼굴이 달라진다고 헌 부대가 새 부대로 돌변하는 게 아니다. 사람 쫓아내는 데 허덕일 게 아니라 제도와 구조를 바꿔야지. '총선시민연대'는 국가보안법도 들먹이지 않았고, 민중 생존권 싸움에 대해서도 훈수 한 말씀 없었다. 그럼 선거법은? 이번에 개정된 선거법은 정당명부제는 물건너 보내고 여러 독소 조항들을 버젓이 살려낸 '개악'인데도 그네들이 외쳐댄 소리는 '시민단체의 정치활동 보장!'뿐. 이토록 협소한 전망만을 보듬고 유세하는 단체들에게 기성 언론은 너무도 후한 대접을 베풀어 왔다. 고작해야 단체 상근자 몇몇이 피켓 들고 쫄래쫄래 서 있는 오종종한 광경도 신문사 카메라에는 대문짝으로 잡혔다. 전교조나 민주노총이 수천 명 거리를 메워도 거들떠 안 보는 카메라에!

'한겨레'가 불편부당한(?) 몸짓을 꾸민 채 '낙선 켐페인'에 열 올리는 동안, 민주노동당은 정치판 진열대에 국으로 처박혀 있는 양념쯤의 대접만 받았지. 전국 소식에선 뒷전으로 까맣게 밀리고, 그저 몇 군데 지역 소식에나 두어 줄 비치는 형국! 딴 보수언론들은 더 심했다구? 그놈들이야 워낙 놀던 물이 다르던 놈들이니 기대할 것도 없지만, '한겨레'는 87년 항쟁의 결실 아니더냐? 그나마 '개혁' 캠페인이라도 입에 올리곤 했으니 저희들이 떠들어온 말에 책임을 지게끔, 더 바른 길로 가게끔 다그칠 일 아니겠느냐. 그렇다 하더라도 '듣기 좋은 노래도 1절까지뿐.'이라 했제. 한겨레를 탓하기 앞서, 백성들과 기성 언론에 좀더 강렬하게 다가서지 못한 민주노동당 세력의 무기력함을 꼬집어야 하느니.

먼저 박순보 선생께 미안하다.(→부산 연제구에서 민주노동당으로 출마.) 서울의 활동가 여럿이 주머니 털어 보내 드리기는 했다. 전교조 집회때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성금 모으기를 좀더 열성껏 펼칠 수도 있었제. 생각은 있었고, 여럿이서 그 계획을 입에 올리기도 했으나 제 풀에 주저앉고 말았네. 속으로 약간의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견인생심(見人 生心)이라, 당사자께서 한번쯤이라도 서울에 얼굴 비치고 직접 '부탁합니다!' 절실한 말씀 퍼뜨렸다면 '눈 앞의 일'이라 더 나설 수도 있었으련만.... 왜 이런 푸념을 늘어놓는고? 그 놈의 '무기력함' 때문이다. '진보정당'을 아직 우리네 발 등의 불로는 느끼지 못하는 무기력함! '전교조 신문'에서는 박순보 선생을 널리 알리는 글들을 실었던가? 그러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전교조 집행라인에서는 조직적인 지원을 펼쳤던가? 행사때 알리고 거두는 최소한의 활동은 했겠으나 치열한 노력은 못 되었다. 이것을 '우리 일'로 껴안는 분위기가 돋아 있지 않은 터에, 그저 몇몇의 머릿속 의무감으로 일을 꾸리려다 보니, 슬며시 맥이 풀려 버렸다. 민주노동당이 더 힘있게 진군하지 못하는 데는 같이 거들어야 할 우리(...발본의 개혁과 철저한 민주화를 바라는 사람들...)가 맥 풀려 있었다는 점에도 한 가지 까닭이 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을 꾸려온 분들이여, 힘껏 거들어주지 않는다고 '당 바깥'의 사람들을 원망해서 무엇하누? 그것도 '1절'로 끝내야 할 얘기. 주변에서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좀더 힘을 받게 그대들께서 정치판의 새 멍석을 시원히 잘 깔아야 할 일 아니던가? 그동안 주변에서 민주노동당을 지켜본 상당수 사람들이 받았던 인상은 '썩 미덥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어려운 정치 지형을 뚫어내는 일일수록 더 치열한 기세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이번 선거를 두고서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정신으로 (힘 닿는 한) 모든 지역구에 다 후보를 내세웠어야 하지 않느냐는 비평의 말이 많다. '청년진보당'이 독불장군처럼 놀아온 데 대해서는 비판이 높지만 '서울에 대거 출마'라는 배수진을 친 점은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당 주류쪽에서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변명하겠지. '역량 될만한 곳만 집중'한다는 방식이 과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따져야 할 일이겠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렇게 소극적인 방식을 택하게끔 일이 굴러온 데 대한 질책은 비껴날 수 없다.

얼마 전에 민주노동당의 한 청년당원이 쓴 글(→'사회진보연대' 창간호에 실림...)을 읽었다. 그에 따르면, 작년 11월 당 안의 '총선 논의'에는 '비례대표제 승부론(100명 출마하여 전국 득표율 2%를 올리자!)'과 '총선 보이콧론'이 나왔는데 두 의견 모두 민주노동당의 법적인 생존 여부에 지나치게 얽매인 관점들이라는 것이다. 그는 '몇 명의 후보를 낼지' 고민하기 앞서 '어떤 구호를 부르짖어 어떤 싸움판을 만들어낼지'를 궁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의 법적 생존 여부(=당선자 1명 또는 전국득표율 2%)보다는 이번 기회에 얼마나 민주진보진영의 지지/인정을 받아내느냐는 데 주목하자는 뜻에서 그는 민주노총, 전농 같은 대중조직과 전국연합, 노동자의 힘, 청년진보당 같은 정치조직을 아우르는 '민중운동 선거연합체'를 민주노동당이 이끌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현실에서는 이런 능동적인 정치사업을 오히려 '총선시민연대'쪽에서 낚아채 갔고, 민주노동당은 그저 우직하게 몇몇 지역구 선거운동에만 파묻히는 쪽으로 흘러왔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하다. 민주노동당이 금뱃지 하나도 쟁취하지 못하여 당의 간판을 내리게 될까봐 불안한 게 아니라 그럴 경우 다시 창당하기가 불가능해질 만큼 진보진영 전체에 침체 분위기가 내리덮일까봐 불안한 것이다. 어떤 이들은 '걱정 말라'고 대꾸하겠지. 민주노동당 바깥에서 일해온 딴 여러 세력들이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물론 그런 몸짓을 보이리라고 여긴다. 하지만 낙관은 불허(不許)다. 그들이라고 지금 기세 올리고 있는가? 금뱃지 하나 따 내기도, 아니면 힘있게 다시 창당하기도 둘다 낙관은 불허(不許)!!

<이야기 셋> 안 돼? 쥐뿔도?

4.13총선끝나다.한나라당,키득키득1등잡숫다!디디디-디제이,김정일한테한보따리선물뇌물꺼정넙죽받았건만,'총선시민연대',열씨미열씨미바람잡이놀았건만,'오,386,새태양이인제,新지식인황수관황영조,야이야이야이야♬♪,지화자,개혁세력!'달콤쌉싸름한나팔소리요란뻑적댔건만,'지역감정'이용해먹은業報,워낙커서,'개혁'이랄게다람쥐오줌만큼도못되어서,백성들한테베푼것변변찮으니'개혁'표도,'반개혁'표도못얻어서절름발이집권당꼴그냥그대로,지금의요지경판그냥그대로,요모양요꼴,마냥그대로...쫑피리코꺾어놓고퇴물김윤화니따위여럿내쫓은거나쫌시원타할까,그것도무슨'개혁'덕분아닌東風西風허리케인지역바람덕분이니기꺼울턱없고,한나라패거리들이사,즈그덜잘해서1등줏은것아니니,靑寫眞없는것들,생색낼꼬투리바이없고,'선거쇼'한탕벌여세상쉽게달라지지않음,확인시킨뜻이나있달까,世紀末과밀레니엄,털끝도다르지않음,껍데기는'포스트모던'분칠했으되,속알머리는골수켸켸묵은'前근대'판치고있음,남북통합또世界化야무진포부앞서東西분열근심해얄,옳커니,지역분할구도의純粹고매한完成이여,할렐루야,국가주의너머지방할거주의로의혁혁한進軍이여!朝鮮日報신났다."거봐,짜샤,'개혁'합네껍죽대다,꼴조오타.조옺타!기득권세력과도,재벌동네랑도두루잘놀았어야제!'過猶不及'이라,<保守的>이지아니한改革은아니함만못하느니,앞으로개혁은송두리째'보수개혁'-보수와개혁,두대립물의완전통일로,一路매진하랏!"그리하야-그랬거나저랬거나한치앞캄캄한黃砂바람속,같잖은'봄날'은개×같은世紀를버들처럼버즘처럼태평스레흐르는데,휘날려쌓는데..................아,장기표선배,여지껏고생고생쌓아온'선명성'이미지,막판老慾에정치판投機열풍에'대박!'날려버려쓰디쓴에피소드하나낳고,우리민주노동당,어쩌누?우얄꼬?어린계집이정현신들린듯'바꿔!바꿔!'목울대높였건만,김지하詩'소리내력'주인공安道란놈마냥'될듯될듯감질만내다가는결국은안돼?울어봐도몸부림쳐봐도되는것은개코도쥐뿔도까치뱃바닥도없이,민중당,백기완,권영길,가로뛰고세로치닫고기신기신기어올라가봐도결국에는별도리없이안돼?'어느詩人인가,'가엾은내사랑,빈집에갇혔네!'쓴탄식삼켰듯이,우리더듬거리며進步정당빈집에門잠글일뿐이런가?하긴保守정치지망생중에도3修生쌔고4修生5修生여럿되니그뚝심그대로만닮는다해도九天에號哭할일바이없으나問題는뜻품은이들께希望보여줄상상력펼치기렷다.아,맑스가슴때린19C뮌체스터紡績女工과21C프렝땅百貨店왼종일石膏像마냥뻣뻣서있는우리네商高卒과,다른점,도무지없고,'Inter'를짓이기는'Net',인터넷시대라고넋나갈일크게없고,'오래된未來'가太陽처럼새로운터에,뉘라서武陵桃源예있다하랴,뉘라서'歷史의終末'이르렀다하랴뉘라서'無限경쟁속까무러치기'협박에다시금휘둘리랴,뉘라서이山河를寂寞江山,同志없이쓸쓸히깃발만나부낀다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