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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2000년도 대학의 변화와 교육운동의 전망

2001.02.08 17:10

교육운동연대회의 조회 수:1279 추천:2

2000년도 대학의 변화와 교육운동의 전망

2000년도 대학의 변화와 교육운동의 전망

교육운동연대회의

1.자본의 교육정책의 흐름 및 분석

1-1. 신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

보수주의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그 함의를 달리하는데 때로는 방어적인 행동과 관련되며, 때로는 현 상태에 대항하여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을 가리킨다. 현재는 이런 두가지의 특성을 다 가지고 있기에 공식적 지식을 둘러싼 지금의 정치학이 작동하고 있는 보다 넓은 사회적 맥락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의 목표는 이제 교육의 경제적 사회복지적 목표와 같다. 이 목표들은 '자유시장'확대, 사회적 요구에 대한 정부 책임의 과감한 축소, 유동성의 강력한 경쟁적 구조 강화, 경제적 보장에 대한 민중의 기대치 저하 등을 포함한다.

신자유주의는 약한 국가를 지향한다. 사회 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의 모든 국면을 자유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이끌어가도록 내맡기는 사회야말로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라 여긴다. 이에 비해 신보수주의는 몇 가지 영역만은 강한 국가를 이상으로 내세운다. 신체·성·인종관계의 정치학, 규범, 가치, 행위, 다음 세대에 전수해야 마땅한 지식 등의 영역에 대해 특히 그런 입장이다. 그런데 이것은 이념적인 것에 불과하고 이 두 입장이 양립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신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구성요소간의 모순은 대일(Roger Dale)이 '보수적 근대화'라고 일컬은 성격을 띤 한 가지 정책을 통해서 해결의 지점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정책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서는 개인들을 통제하고 경제적 목적을 위해서는 개인을 '자유롭게' 풀어준다. 사실상, 경제적 '자유'로 인해 불평등이 증폭되는한, 사회통제의 필요는 커지게 마련이다. '작지만 강한 국가'는 되도록 많은 복지(와 그밖의 활동들)를 시장에 넘겨줌으로써 국가의 활동 범위를 제한한다. 이때, 시장을 보호하고 정당화하는 것이 국가의 구실이다. 지금 교육계에서는 꼭 경쟁과 선택을 옹호하는 목소리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대신, 그들이 교육계에 대해 갖는 속셈은, '시장화된 학교와 최저화된 학교로 양극화된 이중적인 체제'이다.   

즉, 부유한 계층의 아이들을 위해서는 비교적 규제가 덜하고 점차 민영화되는 부문이 선사될 것이고 나머지를 위해서는 학교는 엄격하게 통제될 것이고 정책은 수립되어도 재정부족에 늘 허덕일 것이며, 고소득 고용과는 무관하게 될 것이다.

시장화가 강한 국가와 결합한 탓에 생겨나는 주된 효과의 하나는 교육정책이 공적 논의에서 배제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은 그 수단과 목적이 공적으로 논의되는 공공의 정치영역에 속한다는 생각 자체가 위축되어 버릴 것이다.

1-2. 정권의 교육철학

능력주의라는 허상속의 신지식인

98년 대학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난 이후 99년은 좀 더 방대한 내용의 교육개혁을 시행코자 했었는데 실상은 대중들에 대한 이데올로기적인 효과와 고등교육을 빠르게 개혁하고자 하는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즉 '지식기반사회의 도래'와 이에 따른 각 주체들의 다양한 재능 및 지식을 강요하는데 이는 어떤 지식을 이용하든지간에 좀 더 많은 부가가치를 축적할 수 있는 것이라면(:이를 기만적이게도 국가경쟁력 강화의 슬로로 모든 이를 감염시키고 있으며 IMF를 극복하자라는 명제도 같이 달고 있는 셈이다.) 그는 내지는 그녀는 신지식인으로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게된다라는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래서 신지식인이라는 개념은 학벌주의를 벗어난 능력주의 중심의 개념으로 인식하게 되고 누구나가 자기가 속해 있는 영역을 개발한다면 이는 곧 지식기반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되는 것임을 아주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신지식인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던 시기의 사회적 배경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IMF가 도래되면서 국가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기때문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력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져야한다라는 것을 강조하게 되고 이는 교육개혁의 주창으로 이어지게 되고 다시금 개개인에게는 신지식인이라는 표상으로 이 시대에 걸맞는 인간상을 그려내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실상은 자본축적의 위기에 따른 거대자본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IMF가 도입되었고 이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촉진하고 있지만 이를 은폐하고 계속적으로 국가 경쟁력 이데올로기를 유포하고 있어 왜곡되고 있음을 직시해야한다.

신지식인의 본질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능력'주의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고 이는 본질을 흐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능력'을 누가 판단하고 만들어내고 있느냐이다.

신지식인이라는 개념속에는 자본의 가치만이 주입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전의 비자본 영역에까지도 자본의 영역으로 만들고 있는데 그래서 이젠 무엇이든 상품적 가치를 만들어내면 그만인 것이다. 각 주체를 끊임없이 자본주의적인 주체로 호명하고 있고 대학, 교육, 인간을 철저하게 상품화시키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신지식인'이데올로기는 각 주체들에게 자기통제-자본주의적인 통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에 따른  패러다임의 전환 요구

그렇다면 2000년의 주요담론은 무엇인가?

김대중 정권은 신년사에서 '교육부장관의 부총리 승격'과 '교육정보화 조기 실시방침'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즉 21C를 염두에 둔 정보화이데올로기로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초중등교육의 정보화시스템을 공급하는 것과 교육인프라구축을 초점에 두고 있다. 2002년 목표의 [교육정보화 종합계획]을 올해안에 완결하기 위해 초중고교에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고 모든 교사와 전교실에 개인용 컴퓨터 한 대씩 무상으로 보급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고 대학졸업생의 취업능력을 높이기 위해 정보통신대학, 생명과학대학 등 전문교육기관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화 추세는 이전의 국가경쟁력 이데올로기, 신지식인 양성등에 아울러져서 이제 직접적인 교육현장에 개입을 하겠다라는 선포와 더불어 이전의 교육의 역할과 형태를 뒤흔들어 놓을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속에서는 온라인 교육이라는 최첨단의 교육을 실현시키는데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철학적 접근은 용이하지 않으며 그에 대한 접근시도를 봉쇄(및 은폐)하는 효과도 보여지고 있다. 즉 온라인 교육으로 현재의 교육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이전의 교육이 가지고 있었던 본질적인 문제는 은폐되고 이후의 그러한 온라인 교육이 가지고 올 수 있는 파편화되는 교육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교육운동진영의 대처는 부재한 상황이며 오히려 대부분이 환영의 의사를 밝히고 있어 초중등교육에 대한 자본의 개입은 상당히 용이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2. 2000년 대학의 변화

2-1. 유연전문화 시대의 대학의 변화

98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온 대학재편은 이제 어느정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아마도 대학은 계속 지금처럼 개혁하고자 할 것이고 초·중등교육에 대해서도 매스를 들려고 할 것이다.

대학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대학의 낭만에 대한 상상으로 가득찼을 대학 예비생들 내지는 고등학생들에게 이제 그런 상상의 자리보다 취업과 돈이라는 자리가 더 커져가고 있다.  이는 교육을 이제는 공공재라기 보다는 사유재로 이해하게 되면서 실용적인 학문을 위주로 배우고자 하는 추세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적 기업에 의한 생산의 디지털화, 교환의 세계화, 조직의 탈집중화가 떠오르면서 유연전문화의 시대는 '고전적인 자본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사회시스템'의 출현과 함께 개막하고 있다.

유연전문화의 시대에 따른 대학의 구조조정 및 계열화를 추진하게 되는데 이는 자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평가대학으로 그 역할을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기업경영형 대학 평가로 학장 및 사무직의 자율성은 저하되고, 표준화된 교수 평가로 교수의 자율성도 저하되고 이른바 '평가대학'(university of excellence)은 '성과에 대한 회계적 측정'으로서 '경영 평가'를 모방하는 것이다.

미국대학의 교과과정에서도 학사 과정은 학과 제도를 포기하고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와 그에 적합한 예비기술의 비중을 제고하게 된다. 대학원 과정은 법학, 경영학, 의학, 공학, 신학 등 전문대학원과 프로젝트 형 연구소 중심으로 재편되고, 문리과 계통의 일반대학원은 거의 포기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종합대학이 이른바 '멀티버시티'(multiversity)로 변모하면서 포스트모던한 이른바 '강단좌파'가 바라는 대로 '신축적 학제성', '준거 없는 문화다원주의'에 조응하는 '대상 없는 학문'이 교과과정을 지배하게 된다.

동시에 대학의 계열화도 문제가 되는데, '계층 상승' 욕구를 진정시키기 위해 비일류대학의 초급대학화가 초래된다.

2-2. 지식생산의 변동

지식의 역할과 현재 어떠한 지식을 누가 요구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자. 팀 루크의 지식생산의 변동을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가 있는데 기존의 지식은 '문화적으로 집중된 지식'(모든1 지식)이라고 부르고, 변화된 지식을 '사회적으로 분배된 지식'(모드 2 지식)이라고 부르자.

모드 1지식은 냉전 시대의 연구대학들에서 생산되고 소비되었던 지적산물의 복합체이다. 그것은 민족복지국가 및 관료자본과 함께 발전하여, 캠퍼스의 학구적 연구자들에 의해 생산되어, 우선 공인된 학위 프로그램에 있는 학생들에게 이전되고, 연구후원계약을 통하여 정부기관이나 산업체 혹은 비영리조직들에 이전되었다. 또한 그것은 대학내의 분과학문 공동체의 이익에 이바지했다.

모드 2지식은 전통적 대학 환경의 바깥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새로 출현하는 지적 산물의 혼합이며, 특정과업에 대한 정부계약 혹은 기업적 벤처자본등과 같은 물질적 맥락에 있다. 그것은 컨설팅그룹, 싱크탱크, 정부부처, 산업연구소, 연구센터 등과 같은 다양한 집단들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지식은 조합하는 새로운 방식을 구현한다. 이러한 생산자들은 학생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학교에 주목할 필요가 없으므로, 모드 2지식이 작동하는 곳은 팩스, 급송우편, 전화, 인터넷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연계될 수 있다. 그것은 분과적 전통을 유지하기 보다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훨씬 더 유연하고 다양한 양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컴퓨터와 정보과학의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 분야의 미국대학의 졸업생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모드 2지식은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응용지식센터로 학습자들을 유인하는 반면, 구식인 모드 1지식기관의 등록자는 정체되거나 감소한다. 모드 1지식은 대면접촉이 가능한 장소인 '접촉기관'에서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모드 1지식은 모드 2지식 네트워크-가상학교들, 정보기관들, 가상기술들-에 의해 내파되고 있는 것이다. 가상대학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학의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2-3.대학과 가상대학

움베르토 에코가 쓴 "장미의 이름"은 중세시대 지식을 독점해왔던 수도원이 근대의 태동과 함께 등장하는 대학에 그 지위를 위협받는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학은 자본주의문명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것이며, 지식생산과 교육에 새로운 방향을 제공했던 것이다. 가상대학의 등장은 마치 이런 근대초기의 상황과 유사해보인다. 지식생산과 교육을 독점해왔던 대학의 위상이 가상대학의 등장으로 위협받지 않는가?

그러나 현재의 가상대학의 등장은 새로운 문명의 출발과 나타나는 지식생산과 교육방식의 변화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현재의 상황은 자본이 노동과정에 있어서 구상과 실행을 분리하면서 노동과정자체를 통제하는 변화와 더 유사하다. 단적으로 말하면 자본이 지식생산과정과 교육과정 자체를 직접 통제하면서, 기존에 유지되어왔던 대학의 '상대적' 자율성이 파괴되는 과정이다. 이미 지식생산과정이 기업연구소의 네트워크로 이전되고, 그나마 남은 교육기능조차 가상대학의 등장으로 대학의 독점이 깨지고 있다.1)

미국의 가상대학인 피닉스대학은 교육 사이트를 통해서 전세계적으로 1,500명 이상의 등록생을, 11개 주와 푸에르토리코의 45개 사이트에 32,0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상대학은 모드1 지식체계를 다루지 않는다. 여기서는 실제세계의 직업들과 관련있는 것만을 다룬다. 이 대학의 학생들은 포스토포드주의 시대의 프롤레타리아들 중, 축소재편되고 불완전하게 고용되었으며 학위를 받지 못한 산업예비군들, 그리고 여전히 고용되어 있기는 하지만 임금을 충분히 지급받고 있지 못하거나 기피업종에서 시달리는 계층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런 가상대학의 등장에 대해 기존의 대학들도 가상대학의 설립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이런 방식이 초중등교육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가상대학 및 온라인 대학의 도입이 남한에서 가지는 효과는 학문간 위계화와 대학간 서열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의 이른바 일류대학의 가상대학으로 학생이 몰려들면 안그래도 등록생의 감소로 재정압박에 처한 지방대는 파산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까지 있다. 또한 가상대학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란 대개 서로의 교통과 논의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의 과정은 생략되어지고 파편적인 기술지식의 습득만이 가능하게 될 터인데 이는 지식분배가 모드 2지식만이 이루어지고 있는 측면도 같이 추론해 볼 수 있겠다. 아직까지 남한사회내에서 가상대학은 아직 그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몇몇 초급대학에서 실시되고 있는데 정보화 교육의 담론으로 인한 대학의 온라인 교육이 강화될 추세임은 너무나도 뻔한 사실일 것이다.

가상대학의 이야기는 좀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미국대학의 분교설립2)은 매우 남한대학에 매우 구체적인 위협이다. 미국의 대학이 파리나 로마 등 유럽의 전통적인 교육도시에 분교를 설립한 지는 이미 오래다. 최근에는 미국식 교육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동구권이나 구소련 지역에까지 미국 대학의 분교가 설립되고 있으며, 앞으로 남아프리카나 중국에까지 설립될 전망이다.3)

또한 지금은 초기단계이기는 하지만 사내대학 역시 대학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끊임없이 종업원의 교육훈련을 하고자 하는 기업은 직접 사내대학설립에 나선다. 400명의 전임 교원과 800명의 시간 강사를 고용하면서 연간 10만명(그중 22%는 외부의 근로자이다)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모토롤라 대학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예이다.4)

2-4. 초급대학의 자율화 : 대학별 기능분담, 특성화

박덕제씨의 [세계화·정보화 시대의 대학 교육]({현대사상 6호 1998년 가을})을 통해 미국식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을 살펴보자. 그는 한국 대학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응하는 원칙은 일차적으로 교육에도 시장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며, 공교육의 비중을 줄여야만 대학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수익자 부담 원칙에 대해서는 빈곤한 우수 학생이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대여' 장학금 제도를 확대할 것, 그리고 대학운영의 자율화가 모든 대학의 '일류대학 지향'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학운영의 자율화부분을 좀더 살펴보자. 그는 사회의 제한된 자원을 고려하여 대학간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이를 통하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고급 인력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전문인 배출은 소수의 연구 중심 대학에서 하도록 하고 그 외의 강의 중심 대학에서는 다양한 실무가를 배출하도록 대학의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게 할 것을 제안한다.

정리하자면 대학별 기능분담 혹은 특성화를 통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인력양성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대학이 신입생 선발, 등록금 책정5), 교육프로그램 모두에 대해서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남한 대학은 모두 일류대학을 지향하여 설익은 지식인만을 배출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대학 서열화와 대학 입시의 병폐도 여기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각자가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교육프로그램에 따라 대학을 선택한다면 대학 입시는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입시의 측면에서는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면 미국의 대학현실을 모델로 하는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6). 연구대학과 강의중심대학으로 서열화를 단순화하고 강의중심대학은 기능분화를 하자는 것이다.7)

교육부에서 의욕적으로 내놓은 BK21의 선정결과는 서울대가 '세계수준'의 연구 중심/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도록 특별 재정 지원의 은총을 입게되는 것으로 끝났다.8) 이것이 남한 대학서열화에 미치는 영향은 서울대가 연구/교수 기능에서 향상을 보든 안보든 관계없이 서열 체계상 더욱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되리라는 점이다. 그리고 지방의 국립대학을 지방 거점 대학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것도 기존의 서열 체계를 악화시키고 말 가능성이 높다.9) 지방의 국립대학은 이미 해당 지역에서 사립대학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을 집중 지원한다는 것은 그 지위를 더욱 높이는 효과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서울대를 포함한 상위 몇 개 대학은 연구 중심/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부분적 전환을 할 것으로 보인다.10)

3. 2000년 학생사회의 교육운동

3-1. 99년 학생운동진영의 교육투쟁 평가 : 학생운동의 침묵

이러한 대학재편과 대학사회의 변화에 학생운동진영은 어느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가!

98년부터 본격화되었던 대학구조조정은 분명 그에 대한 담론들이 형성이 되었고 일시적으로나마 반대투쟁을 벌려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전체 대학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은 미약했고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투쟁이 진행되지 못하면서 투쟁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속에서 99년 초기에는 교육발전 5개년 시안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하기위해 좌파진영은 움직이기 시작했었으나, 그런 98년도의 투쟁의 모습에서 한치도벗어나지 못한채 대학내에서 어떻게 싸울 것인지 내지는 어떻게 여론화, 공론화시켜낼 것이며 투쟁의 수위등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실제 투쟁은 이루어질 수 없었고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에 반해 '민중생존권 쟁취와 등록금 삭감을 위한 투쟁'을 진행한 진영은 투쟁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기성회비에 대한 문제제기를 대학사회내에서 파장력있게 펼쳐내면서 99년 하반기 거의 모든 대학들이 기성회비 투쟁에 손을 대게 하였다.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서 김대중 정권의 교육정책 전면 분쇄를 위한 '교육대책위'가 꾸려지게 되었지만 교육투쟁의 다양한 쟁점을 만들지 못하고 전체 대학의 변화의 흐름에 착목하는 투쟁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99년 한해동안은 등록금 투쟁의 물결로만 귀결되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따라서 98년 신자유주의적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담론들을 그대로 받아안으면서도 그와는 다르게 현상적인 문제들간의 연결 고리를 찾지 못하면서 학생운동진영 내의 교육투쟁은 대학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동할 전략적인 면이 미흡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작년 교육투쟁에서 주요하게 바라보아야 할 측면은 구체적인 현실에서의 쟁점이 만들어졌던 부분이다. 즉 등록금 투쟁본부의 투쟁과정 속에서 문제제기 된 기성회비의 문제는 실상 대중에게 교육에 대한 의심꺼리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3-2. 2000년 대학사회의 교육투쟁, 그리고 교육운동...

앞서 이야기했던 문제들, 즉 장기적인 대학개혁의 방향성이라는 측면은 말그대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향을 잡아가고 구체적인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99년 교육투쟁을 통해 촉발된 문제의식, 바로 대학재정구조의 비민주성을 극복하는 지점들이 협소하게 재정의 문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과 실질적인 대학질서재편이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학생운동진영이 '평가대학'의 '과소교육'에 대해서 전혀 무력한 상태인 점은 다시금 고려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지식생산이 싱크탱크로 대표되는 대학밖의 연구단위로 넘어가면서 대학이 교양교육만을 담당하는 초급대학화하는 현실에 대해서, 지식의 분배라는 '자유주의'적 지향이 무의미해지는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못한다는 것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3. 절망을 딛고 희망으로 : 교육운동연대회의의 앞으로 갈 길

2000년 방향타 : 일상에서 의심하기

기간 대학구조조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대학의 공공성과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테제가 실상 학생단위에서는 추상적인 언명으로만 남아있다.  물론 이 역시도 학부제 반대 투쟁이나 기성회비 투쟁을 통해서 학생사회 내에서 담론화되었으나, 이것이 구체적으로 실천한 전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육이라는 문제에 접근해 들어감에 있어서 대단위의 투쟁, 즉 봉기 이후에 우리는 과연 어떤 대학을 만들 것인가의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육운동연대회의는 97년 발족한 이후 끊임없이 대학 내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는 자치와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공동체적 문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일상까지 뼛속 깊이 스며든 파시즘적 요소들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당국, 내지는 대학본부와의 투쟁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교육주체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과정은 일상의 문화를 재구성하는 시도들이 필요하다라는 문제의식을 갖게 해주었다.따라서 올 한해는 '자치/비판/만인의 대학 project'라는 명칭하에 대학 내에서 어떤 쟁점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이 작업은 상반기 사립대학들의 대단위 등록금 투쟁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어떠한 상을 그려야 하는가를 구체화시키는 것이며, 일상적으로 교육에 관한 의심꺼리를 제공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상대평가제나 커리큘럼들이 자본의 지식을 생산하는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통합학문의 전략 속에서 진행된 '자치/비판/만인의 대학' 강좌 개설을 통해 학우들과 직접적인 교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과학상점운동체 정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식의 사회화라는 부분과 대학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라는 지점들이 함의하는 대학과 지식의 공공성이 어떻게 대학사회 내에서 발현될 수 있는가를 적확하게 활동11)으로 구성해야 할 것이다.

대학재정구조의 혁신과 학문전략의 수립

2000년 상반기 교육운동워크샵을 통해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다른 단위들과 함께 일단은 '대헉 개혁의 방향'과 실제적인 교육투쟁을 구성해보는 자리이다.  그리고 실제적인 대학질서의 재편이 학문적인 연구가 없이 시행된 학부제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기에 대학의 학문/지식이 각각의 생태적인 고리를 붕괴하지 않는 방안을 실질적으로 연구하는 단위가 각 대학에 건설되어야 함을 고민하고 있다.  대학 교육의 질적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대학은 이제 자체적인 역량을 투입하여 학문/지식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여야 한다. 이는 사실 학생 단위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대학구성원의 안정적인 결합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은 고민 중인 단계이며 실상 어느 대학에서도 완전한 모델을 찾을 수는 없다.  다만 기간 학생이 교육을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교육의 수요자로만 치부되고 있는 속에서 함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연구를 진행한다12)는 것은 자치적인 대학의 모습을 복원하고 대학질서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주--------------------------
1) 다음 기사는 대학에서 연구기능이 빠져나가고, 인터넷의 발전으로 원격수업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대학의 교육기능이 어떠한 곤란에 처해있는지 잘 보여준다.
"(국제)강의 노트 게재 인터넷 회사 등장, 저작권 시비, StudentU.com등 대규모 강의노트 서비스 '강의가 도난 당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강의 노트를 사이버 공간에 게재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늘어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고등교육전문지 <크로니클>은 최근 대학 교수의 강의 내용이 담긴 노트가 전문적으 로 게재되는 인터넷 사이트의 등장으로 촉발된 저작권 논란과 효율성 시비를 둘러싼 찬반 양론을 보도했다."― {한국대학신문} 324호 (HTTP://WWW.Unn.NET)
2) "일본은 대학 시장을 개방하면서도 일본에 진출한 외국 대학의 학위를 국내에서 인정하지 않는 정책을 폈는데, 우리는 이러한 제어 장치도 없이 대학 시장의 빗장을 열고 있는 것이다."
― [대학은 왜 존재하는가](박거용){현대사상 6호 1998년 가을} 98p
3) [세계화·정보화 시대의 대학교육](박덕제){현대사상 6호 1998년 가을} 82p 각주에서 재인용
4) [세계화·정보화 시대의 대학교육](박덕제){현대사상 6호 1998년 가을} 90p
5) "고려대가 내년도 고교장 추천전형 합격자들에게 올해보다 평균 15% 인상된 등록금을 고지한 것을 비롯, 서울시내 사립대 대부분이 내년 등록금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한국대학신문} 1999/11/8(HTTP://WWW.UNN.NET)
6) 미국식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참세상 교육운동연대회의 바이너리 자료실에 있는 "미국의 거울반영인 한국대학! 미국대학을 통해 진단하는 한국대학의 미래!!"를 참조하라.
7) "주정부(state) 차원에서는 연구중심대학과 학부중심대학을 못박아서 파격적인 지원을 해줬지만 미국 전체를 볼 때 대학들은 계급화가 아니라 완전히 계층화 체제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국대학은 2등분으로 나누지 않고, 전체적으로 볼 때 10등분합니다. 연구중심대학 1과 2, 박사중심대학 1과 2, 석사중심대학 1과 2, 학사중심대학 1과 2, 그 다음에 2년제 전문대학, 그리고 전문인력양성대학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전문인력양성대학은 professional school을 의미합니다. 전문대학이 아니라 전문인력양성대학."― [미국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본 한국의 대학원중심대학 정책과 전망](조벽)(http://www.bk21.or.kr/htdocs/index.htm
8) "그러나 대학원의 발전에서 돈을 필요하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발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실속 없이 혼란만 야기하고 말 수도 있다. 발전의 약속은 대학의 자치도 보장받고 학문/교육의 자유도 보장받는 대학에서 자발적으로 대학원 과정 교육 프로그램의 개혁을 결정하고 추진하고 국가에서 그것을 뒷받침할 때에만 기대할 수 있다."― [한국 대학 교육 위기의 본질](김기수){현대사상 6호 1998년 가을} 60p
9) "정부는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기능 분화를 꾀하되, 국공립대의 진정한 구조 '개혁'인 국공립대 통폐합(전국의 국공립대가 백화점식 학교 운영을 탈피하여 몇 개의 단과 대학만을 개별 대학의 역량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현실화하여 구조 개혁의 모델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학문 정책 차원에서 정부는 기초 학문인 인문학과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활성화 방안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
― [대학은 왜 존재하는가](박거용){현대사상 6호 1998년 가을} 109p
10) "교육부 김화진 대학원지원과장은 "연구중심대학으로 탈바꿈하려는 대학은 대학원 입학정원 증원하는 대신, 증원수가 50명을 초과할 경우, 증원숫자의 절반만큼 학부생을 줄이는 것이 의무화돼 있다"며 "앞으로 수년간 단계적으로 학부정원을 줄여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대학신문} 1999/11/8 (HTTP://WWW.UNN.NET)
11)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은 '사회교육센터'의 설립이나 사회봉사과목에 대한 개입정도를 사고하고 있으며, 과학상점운동체의 경우 '도림천 살리기'라는 활동을 수행한 바가 있다.
12) 실제로 연세대의 경우 99년 모집단위광역화에서 가장 문제가 된 간호대-사회계열, 이학계열, 인문계열-의 무분별한 계열 편성의 문제로 인해 간호대 내에 연구모임이 결성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