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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준비 1호 합법교원노조시대 교육운동의 과제

2001.02.08 15:05

김학한 조회 수:1435 추천:3

합법교원노조시대 교육운동의 과제

합법교원노조시대 교육운동의 과제

        김학한 (전교조 서울지부정책연구국장, 책임연구원)

1. 새로운 상황, 새로운 과제

 80년대의 마지막 해에 교육민주화와 참교육의 실현을 기치로 하여 전교조가 건설될 당시의 상황과 비교하여 합법화를 쟁취한 90년대 마지막 해의 교육운동은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교육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소비자중심의 교육, 열린교육, 새물결운동, 학교운영위원회의 도입, 정보화교육, 교육노동의 유연화 등의 새로운 교육원리와 정책이 교육현실을 휩쓸고 지나갔으며 이러한 것을 매개로 한국교육의 지형은 질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그리하여 80년대에 교육운동이 당면했던 주요 쟁점들은 퇴장하고 새로운 과제들이 중심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90년대 중반이후 정부주도로 진행된 교육구조의 개편은 교육현장의 요구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세계적 차원의 변화와 한국사회 전반의 급격한 변동을 동력으로 하여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 차원에서 사회주의체제의 붕괴와 초국적 자본을 중심으로 한 세계자본주의의 재편성이 90년대에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이에 연동하여 한국자본주의도 세계화, 개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자본축적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국민대중의 민주화 투쟁으로하여 군부파시즘정권이 퇴장하고 부분적, 형식적 민주주의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변화를 조건으로하여 교육구조의 변동이 자본진영의 요구에 의해 강력하게 추동되고 있다.

상호 연동되며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변화를 전교조는 합법화와 함께 맞이하고 있다. 전교조 결성이래 최대의 중심적 문제였던 합법화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전교조는 새로운 상황에 중심적이고 전면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조직확대를 통한 대중적인 동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과제를 풀어갈 수 있게 되었다.이러한 점에서 합법 전교조의 출범은 교육운동에 있어서 새로운 시기의 출발이라 하겠다.

2. 새로운 상황의 기본적 성격

 현 시기 새로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은 기본적으로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적 교육구조의 개편과 그것의 본격적인 진행에 의해서 이루어 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자유주의교육 구조개편 작업은  IMF를 매개로 한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개편1)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대중 정권이 진행한 그간의 개혁은 그것이 지닌 가장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측면에서 '신자유주의 개혁'내지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편의 완성을 위한 개혁'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지닌 것이었다.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은 김대중 정권 하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1990년대에 들어서서 자본이 기업수준에서 이른바 '신경영전략'을 추진하고 김영삼 정권이 '세계화'의 구호를 높이 제창할 때부터 이미 본격적으로 착수되었다. 그러므로 이 시기를 1단계로 본다면 김대중 정권하에서 한국사회는 신자유주의개혁의 2단계 내지 신자유주의 개혁의 완성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2)

신자유주의적 교육구조 개편 또한 김영삼 정부시기부터 교육개혁위원회의 교육개혁안으로 가시화 되었다. 한국에서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의 기본구상이 담겨있는 95년 교육개혁안은 당시의 교육체제와는 다른 시장적 논리를 전격적으로 도입하려는 자본의 이해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교육체제의 수립을 주장하면서 '개혁안'은 교육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출발점 자체를 교육의 인간화, 총체화라는 본연의 근거가 아닌 교육개혁을 국가적 생존전략이자 발전전략으로 규정하고 있다. 개혁안은 교육을 경제종속적 관점에서 바라볼 뿐만 아니라 교육이라는 사안 자체를 시장논리가 관철되어야 할 경제적 문제로 파악하기 시작하였다.3)

김영삼 정권시기 교개위의 교육개혁안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의 기본방향과 주요정책이 과제로 잡혔다면 김대중 정권 출범이후에는 IMF를 조건으로 교육구조조정과 교원에 대한 경쟁과 시장원리의 도입이 급격하고 전면적으로 전개되면서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교육으로의 재편과정은 이처럼 연속적이면서 김대중 정권이후 전면화되고 있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4)

김대중 정권의 현단계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의 주요한 대상은 교육노동의 유연화 정책에 핵심을 맞추고 있다. 교육노동유연화 정책은 이미 98년에 교원의 정년단축으로 이미 시작되었으며 성과급제의 시행, 연봉제의 도입, 교원자격연한제의 실시 등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5) 최근에 이러한 신자유주의 교육의 공세는 지향해야할 인간상으로 '신지식인론'을 제기하면서 교육철학적 문제로까지 확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교육적 인간상을 바탕으로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편을 체계화하고 심화시키려는 시도들을 진행시키고 있다. 즉 김대중 정부들어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편은 구상의 단계로부터 교육노동에 대한 구조조정작업을 중심으로 하여 실행의 단계로 전개되고 있으며 신자유주의적 교육적 인간상을 바탕으로 전면화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교육에서 새로운 상황을 추동하고 있고 연출하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이 사회전반의 신자유주의적 개편작업의 파고가 교육부문에도 심대한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서 근거한다.과거 파시즘적(독재적)교육구조의 운영원리와 내용들이 초국적 자본을 중심으로 자본간의 세계적 경쟁이 심화되는 조건에서는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장애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교육구조의 형성은 자본에게는 중대한 과제가 되었으며 그리고 당연하게도 변화된 교육구조는 신자유주의적 성격을 유전적으로 간직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개편이 현 단계 교육노동에 대한 유연화 작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일단계 작업의 종료와 동시에 공교육의 약화 교육의 시장화라는 길로 본격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편은 동시에 교사대중의 강력한 저항을 동반하고 있는데 바로 교사대중의 투쟁이 한국교육의 전개와 재구조화의 양상을 특징지을 다른 동력이다. 교원의 신분을 불안정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교육구조조정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독재적 교육구조의 개혁에 대한 지지를 보이던 교원들도 이로부터 이탈하고 있으며 교육부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와 처우를 감수하면서 교육노동에 종사했던 교원들을 교육개혁의 대상의 반열에 올려놓음으로써  최후의 자존심마저 훼손당한 교사대중의 반발과 저항이 공공연한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휴게실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던 불만의 목소리는 교무회의 공식석상에서 강력한 비판의 형태로 마이크를 타고 울리고 있는 것이 현재적 상황의 다른 측면이다. 아직  국민대중은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교육노동의 유연화 정책을 관망하고 있지만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이 본격화 될 때 찬반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국민대중사이에서도 부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만으로도 교육운동진영에게는 충분히 위기가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며 이미 대중적 차원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선이 분명하게 형성되어 있다. 교육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대중적 불만은 자생적인 수준을 넘어서서 전교조가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의 반대전선으로 결집하고 있다6). 대중들은 교원들의 단결의 필요성을 육감적으로 느끼고 있으며 전교조에 대한 수다한 이념공세와 교육관료들의 탄압속에서도 전교조로의 결집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바로 이 시기에 전교조의 합법화가 이루어짐으로써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따라서 전교조의 조직역량의 확대는 현 시기 한국교육의 새로운 상황의 성격을 형성할 주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이제 전교조로 결집하고있는 교사대중과 함께 무엇을 향하여 어떻게 전진할 것인가가 합법 전교조에게 중대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3. 새로운 시기 교육운동의 진로

 전교조의 투쟁과 민주노총의 투쟁으로 교원노조가 인정됨으로써 한국의 교사운동은 합법교원노조의 시대로 진입하였다. 이는 교육운동이 대중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였다는 점에서 교육운동이 한 단계 전진하는 중대한 성과이다. 그리고 이러한 합법화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신자유주의적 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동시에 이루어 졌다는 점에서 합법 전교조는 대중운동의 복원과 함께 신자유주의에 대응하여야 하는 것을 과제로 가지게 되었다.

합법 전교조시대는 전교조가 합법적 지위를 획득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변화와 교육구조의 변동이 가로놓여져 있음으로 해서 전교조 결성당시와는 새로운 진로의 정립을 과제로 하고 있다.   

80년대 후반은 독재적 교육구조를 철폐하고 민족민주적 교육구조를 수립하는 것을 전체적 진로로 하여 교사대중조직을 건설하는 것을 전술적 과제로 하였던 시기였다7). 이러한 전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전교조를 결성하였으며 정권의 대대적인 탄압속에서도 교육대개혁투쟁을 전개하여 독재적 교육구조를 철폐하려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런데 전교조가 10년간의 합법화 투쟁을 통해 법제화를 달성하고 또한 교육구조가 정부주도의 개혁을 통해 파시즘적(독재적)교육구조에서 신자유주의적 교육구조로 변동됨에 따라 새로운 과제를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시기가 열리고 있다.

교원노조가 합법화 된 현재의 시기는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편을 저지하고 교원노조의 합법화에 따른 대중적 동력을 복원하여 진보적 교육대안의 우위 확보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시기이다. 교육운동의 이러한 진로는 단기적 기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교육구조가 질적으로 상이한 자본주의 교육구조로 교체되거나 또는 한국사회가 근본적 사회변혁을 통해 진보적 사회로 이행하는 시기까지의 기본방향이다.

따라서 현단계 교육운동의 정치적 과제는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편의 저지하고 진보적 민주적 교육정책을 현실화 시켜내는 것, 합법화를 통해 확보된 교육운동의 합법적 공간을 확대하고 교육운동의 유리한 정치사회적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교원정책의 반민중성, 반교육성, 반교사성을 드러내고 이를 대체할 진보적 교육구조의 원리와 교육구조의 기본구상을8) 정립하고 제시함으로써 진보적 교육운동의 우위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또한 교육민주화를 진전시켜 민주적 교육제도를 수립하여 교원과 학생의 민주적, 교육적 권리를 확보하고 교사대중운동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교육지형을 창출하여야 한다.

이러한 정치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적 과제는 교원노조의 대중적 확대와 조직역량의 강화하는 것이다. 교원노조의 건설과 합법화 투쟁과정이 조직역량의 지속적 확대와 강화로 연결되기보다는 정권의 강고한 탄압에 직면하고 이와 대응하는 과정에서 조직의 확대는 정체되고 조직의 활동가 역량은 전망이 불투명한 싸움의 과정에서 피로도가 누적되어 온 과정이었다. 더욱이 94년 해직교사의 복직이 탈퇴각서의 제출이라는 절차를 거침으로 해서 부분적인 정치적인 패배를 경험하였고 대중적 투쟁동력은 89년 노조결성시기를 정점으로 하여 지속적으로 하향하여왔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교원정책의 전면화에 대한 광범한 대중적 투쟁이 전개되기 시작했다는 점과 전교조가 합법화됨으로써 대중들이 자유롭게 교원노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이러한 상황에 변동을 가져올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교원정책에 대한 투쟁과 교사대중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교육적 요구를 대변하는 (단체교섭)투쟁을 전개함으로써 투쟁속에 조직을 강화, 확대하고 대중적 투쟁동력을 복원해야 할 것이다.

4. 합법교원노조시대 교육운동의 당면과제

 1) 진보적 교육운동진영의 정립

교육운동을 책임있게 이끌고 나갈 진보적 교육운동진영이9) 사상적, 이론적, 조직적으로 정립하여야 한다. 올바른 지도와 대중의 결합은 운동의 올바른 전개를 위하여 관건적인 문제이다. 한국사회의 성격변화와 교육구조의 변동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진보적 교육운동의 방향과 전반적 진로를 확립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이다. 더욱이 전교조가 합법화됨으로써 전교조의 대중화가 진행됨에 따라 선진적 대중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비합시기의 전교조와는 중요한 차별성을 가지게 되었다. 광범한 대중이 전교조의 주체인 조합원으로 참여함에 따라 대중적 기반이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대중의 다양한 수준으로 하여 교육운동내에 여러 가지 편향적 관점이 대두할 가능성 또한 증대하고 있다. 대중추수주의적 관점, 조합주의적 관점의 맹아10)들이 이미 노정되었으며 합법적 영역으로 진입함에 따라 합법주의적 관점이 등장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편향된 다양한 관점을 극복하고 올바른 노선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진보적 교육운동진영이 정립되고 확고한 구심의 위치를 확보하여야 한다.

진보적 교육운동진영은 교육사상을 현대화하고 변화되는 현실과 동반하여 과거의 교육운동론과 교육이론을 혁신하여 교육실천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교육운동과 진보적 사회운동, 정치운동과의 연대와 결합을 추진해야 한다.     

80년대가 '민족민주적 교육운동-대중운동의 결합'을 모색하던 시기였다면 합법교원노조시대는  '진보적 교육운동-대중운동의 결합'을 이루어 내야 하는 시기이다.

2) 대중적 투쟁동력의 복원과 성과적인 교섭투쟁의 전개

80년대 후반 교육민주화를 요구하는 소규모의 투쟁이 대규모의 투쟁으로 발전하면서 전교조의 결성을 가져왔으며 이 시기 교육운동의 대중적인 투쟁동력은 실로 정권의 탄압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제 새로운 천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교육과 교사의 현실은 당시의 위기적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대한 교사대중의 반대와 저항을 전교조의 조직확대로 묶어세워 대중적 투쟁동력을 복원하는 것이 당면한 핵심적 과제이다. 특히 전교조가 합법화됨으로써 확보한 단체교섭권을 활용하여 교사대중의 정치적 관심을 높혀내고 전교조 지도부와 대중이 긴밀히 결합하여 성과적인 교섭투쟁을 전개하여야 한다. 여기서 교섭투쟁은 교원노조의 상층만의 교섭으로 교섭투쟁을 국한되어서는 안되며 대중과 함께하는 교섭, 대중투쟁에 엄호되는 교섭투쟁을 전개하여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전교조의 투쟁을 교섭만으로 협소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 대한 직접적 압박을 포함한 다양하며 입체적인 투쟁이 배치되어야 한다.    

이러한 투쟁의 과정에서 단위학교별로 분회를 대대적으로 창립하고 분회활동을 활성화하여 살아있는 민주적 조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합법화라는 조건과 대중의 요구를 내건 투쟁을 통해 조직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교조와 교총을 무력화하여 사실상 유일의 교원노조,교원단체로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3) 참교육 실천사업의 새로운 전개

참교육 실천사업을 새로운 각도에서 힘있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요청되고 있다. 최근 학급붕괴 또는 학교의 종말로 이야기되는 최근의 교육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학교공동체에 대한 비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육자의 교육적 권위의 급속한 상실 또는 실추되고 있음에도 학생들의 교육권을 올바로 보장되고 있지 못하다. 교사-학생의 교육적 관계가 올바로 정립되지 못한 가운데 기존의 교사-학생의 관계는 사실상 무너저 가고 있다. 이는 교사-학생의 관계가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관계라고 할 때 이의 올바른 정립은 학교교육의 출발점이다. 이는 단지 교사-학생의 관계의 개선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교육전반에 대한 개편과 학교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학생의 능력을 전면적으로 발달시키고 공동체성을 높힐 수 있는 유연하고 다양한 학교구상을 바탕으로 공교육의 대안적인 학교만들기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11)

또한 최근 신지식인론을 교육적 인간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에 대한 개편과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교조가 이전에 합법화 문제를 중심으로 한 투쟁에 중심이 실림으로 해서 교육과정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대응해야 할 교과모임에 대한 지도와 지원이 원할하게 진행되지 못하였지만 이제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교과모임을 전교조와의 관련성속에서 체계화하고 개별교과의 수준을 넘어서서 진보적인 교육내용의 구성, 교육방법의 모색으로 확장하여 대안적인 교육과정을 준비하여야 한다.12) 즉 교사대중의 교육적 요구를 올바른 방향으로 결집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새로운 관점에서 교과사업을 전개하여야 한다.

4) 민주적 교육자치제도의 확보

독재적 교육구조가 철폐되고 학교운영위원회등이 도입됨으로써 교육에 대한 관료적 통제가 약화되고 단위학교의 민주화가 부분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교원노조가 단위학교에서 학교장과 협의를 진행함으로써 더욱 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운동진영이 교육적 과제를 민주적으로 실현하는 데 있어서는 중대한 한계들이 잠복되어 있다. 따라서 교육의 민주화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중앙차원의 활동 뿐만아니라 민주적 교육자치제도를 확보해내는 것이 필연적으로 요청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전원이 교육위원, 교육감선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혁하는 것, 교장, 교감선출보직제도를 공론화하고 쟁취하여 단위학교에서 학교운영이 민주적이 참여하에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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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자유주의는 70년대 이래 자본의 과잉축적과 포드주의적 생산방식의 위기를 배경으로 자본주의의 구조적 불황에 대응하여 출현한 것으로서 그 핵심적 성격은 시장과 이윤운동을 제한하는 국가의 개입을 철폐하고 사적 자본과 시장에 자본주의 재생산의 조절을 위임해야 한다는 것이다.신자유주의는 사회 전반의 복지제도의 축소,대폭적인 규제완화,공기업의 민영화,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으로 나타나는 자본의 총체적인 전략으로서 국가경쟁력강화 이데올로기와 연결되며 구조조정과정에서 노동자의 실업과 희생을 불가피한 것으로 강요한다.
이에 대해서는 민주와 진보를 위한 지식인 연대.자본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문학과학사.1998을 참조바람.
2) 김세균.'김대중정권 1년과 노동자-민중운동'.김대중정권 집권 1년 그 평가와 전망.노동.,사회,학술단체 공동토론회. p3 .1999
3) 천보선,김학한. 신자유주의와 한국교육의 진로.한울.1998.pp.61-63
4) 조희주. '신자유주의와 한국의 교육재편.김대중정권 집권 1년 그 평가와 전망.노동.,사회,학술단체 공동토론회. p62 .1999
5) 김대중 정부의 '교육비젼 2002', '교육발전 5개년 계획'은 기존에 제출되었던 교육구조 개편의 내용을 종합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러한 구상의 일환으로서 신자유주의적 교원정책의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될 수 있다.
6) 경쟁논리,시장논리에 입각한 교원정책에 대한 대중적 투쟁이 99년 상반기에 이미 진행이 되었고 이러한 대중적 투쟁에 직면하여 교육부는 99년 상반기에 발표가 예정되었던 '교육발전 종합대책안'은 연기 또는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7) 해방이후 90년대 중반까지 한국교육구조는 미군정기를 경과하며 기본적 형태가 형성되었으며 박정희,전두환 정권을 거치면서 파시즘 교육구조가 체계화되고 공고화되는 것으로 특징지워진다.학교교육의 급격한 양적 팽창과 교육에 대한 강고한 파시즘적 통제라는 한국교육의 특수성은 종속적 자본주의의 급격한 발전,파시즘 정권의 등장이라는 물적,정치적 조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김학한.'종속적 자본주의의 전개와 교육구조의 변동'.21세기교육 창간준비 3호.21세기 진보교육연구소.1999. p.60
8) 현단계 진보교육의 기본방향과 원리는 새로운 시대의 사회진보와 교육진보의 필요성 및 가능성을 실제적인 현실과 실천으로 실현해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진보교육의 기본방향과 원리와 관련하여 네가지를 제시하였다.첫째,민중의 교육권신장-모든사람의 필요와 능력에 따른 교육-과 교육 공공성의 강화,확대 둘째,인간교육과 공동체 교육의 지향과 추구 셋째,교육민주화의 확장 넷째,공교육의 지속적 혁신이 현단계 진보적 교육의 기본방향으로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 천보선,김학한.신자유주의와 한국교육의 진로.pp197-209
9)진보의 성격은 사회의 발전단계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지만 진보적 교육운동은 기본적으로 과학적인 인간해방사상을 기초로 교육의 본질이 전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사회와 교육을 건설하려는 운동으로 규정할 수 있으며 현 단계에서는 노동운동을 중심으로 한 사회운동과의 연대를 통해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을 저지하는 것으로 특징지워진다.
10) 대중추수주의적 경향의 경우 투쟁속에서 단련되지 않거나 자각적이지 못한 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근거로 해서 사업의 수준과 방식을 한정하거나 그러한 관점에서 사업을 전개할 때 발생한다. 선거과정에서 제출되었던 '교총 통합론'의 경우 조직확대를 위하여 전교조의 강령과 운동방향을 포함한 전반에 대한 포기와 변경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조합주의적 관점은 교육운동의 전반적 관점을 견지하지 못하거나 전체운동,노동운동의 관점으로부터 유리되어 대중의 경제적 이해의 해결에 자족하는 경우 출현한다. 교사운동의 독자성을 명분으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과의 결합과 연대의 필요성을 경시하거나 약화하려는 관점들이 이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11) 표준화된 학교형태에 대한 변화의 요청은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협약학교,재정지원학교의 형태와 대안교육론에서 주장하는 대안학교의 형태로 제기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다양한 유형의 학교를 모색하는 것은 긍정적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교육적 논리에 의해 추동되고 있기보다는 국가수준의 교육적 표준을 달성하기 위한 경쟁의 논리를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으며 대안학교론은 기존의 공교육제도가 학교의 형식과 가치관에서 교육의 본질로부터 벗어나 있다고 판단하면서 공교육의 외부에서 대안학교운동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교육에 전반에 대한 진보적 재편의 구상이 결여되어 있다.  이 점에서 이수일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적극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전교조는 비합법상태에서 조직역량의 한계로 주로 정책비판의 차원에 머물러 '대안적 학교의 상을 제시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부의 교육개혁이 공교육 재편의 차원이라고 할 때,전교조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새로운 학교의 상과 교사의 역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수일.'교육개혁과 전교조의 역할'.전부지부 연수자료집.1999.p.7-8.
   99년 하반기로 계획된 전교조의 '좋은 학교만들기'사업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진보교육의 새로운 학교구상에 대한전망을 구체화 하는 것으로 위치지워져야 한다.
12) 전교조와 교과모임과의 관계가 깊이있게 논의되어 체계화되어야 한다. 비합시기에 전교조의 대중성의 한계로 교과모임은 사실상 전교조와 별도로 운영되어왔지만 합법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관계정립이 요구된다. 교과모임의 특수성과 자율성을 고려하는 조건에서 "교육과정원(가칭)'의 형태로 전교조의 공식적 단위로 편재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교과자료를 통해 전교조가 조합원대중들의 교육적 활동 이론적,실천적으로 지원하여  참교육실천의 기초를 넓히고 튼튼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