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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교육의 향방을 좌우할 관건적 시기가 도래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진 한 해 

 

2020년 한 해는 많은 이들에게 뚜렷이 각인될 것 같다.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은 코로나19로 힘든 삶을 지속했다. 대면접촉이 자의에 의해 타의에 의해 축소되었고 마스크는 모든 이들의 필수용품이 되었으며 학교에 가는 것보다 집에 머무는 것이 어린아이부터 20대 청년까지 익숙한 일이 되었다. 선생님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온라인 수업 준비를 하느라 스펙타클한 경험을 하였으며 화상회의나 온라인 생중계 같은 것이 꽤 보편화되었다. 논란 끝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힘든 시간이 흐르고 있으며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과정이기도 했다. 아직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진 않은 상태이지만 팬데믹의 와중에 코로나 이후에는 뭔가 달라져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는 왕성했다.

 

그것이 미래 교육의 청사진이라고?

 

교육은 파행을 겪었다. 원격교육으로 정규교육과정이 대부분 대체되다시피 했고 별로 배운 것도 없이 아이들은 학년을 올라가게 생겼다. 현장 교사들은 마음이 불편하기 이를 데 없고 내년 학교생활이 벌써부터 걱정인데 원격교육에서 미래교육의 단초를 발견했다는 이들이 있으니...

교육부는 지난 1020 발표한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 10대 정책과제 시안에서 코로나19 상황을 교육패러다임 전환의 계기로 삼아 미래교육을 준비해 가겠다면서 “4차 산업혁명 등 교육환경 변화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육현장의 변화를 미래교육으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우리 학생들인데 그에 대한 아무런 언급조차 없이 학교 아닌 곳에서도 교육은 충분히 가능하며 굳이 교사의 직접적 가르침이 아니어도 배움은 일어난다고 고무되어 얼씨구나 선택, 다양, 책무, 자율의 수사로 포장된 자만 살짝 뗀 자유주의적 교육 로망을 교육대전환의 정책과제라고 발표하였다.

예견된 일이다. 미래교육 담론은 알파고 쇼크를 기점으로 활발히 전개되었다. 교육적폐가 청산되기도 전에 4차 산업혁명, AI 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접해야 했었다.

 

예정된 싸움

 

미래교육의 향방을 둘러싼 大戰의 발발은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와 수구세력이 헤게모니를 모두 상실한 순간 예견된 일이다. 미래교육 10대 과제는 5.31교육개혁안을 떠올리게 할 만큼 구태의연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진보교육 진영도 가만히 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에 대응하던 초기부터 공공성, 민주성에 입각하여 대한민국의 교육을 근본적이고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입시폐지-대학평준화 방안을 중심으로 공교육개편안을 만들고 교육혁명운동을 전개해왔다.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랴. 게다가 지금 전 세계는 팬데믹의 쇼크 속에서 학생수 감축, 교육과정 감축, 교원 증원 등의 정책에 매진하고 있다. 5.31개혁안이 등장했던 과거와 상황도 주체도 다르다. 우리의 미래교육은 현재의 실천에 달려 있다.

 

 

* 이번 진보교육 78[특집]은 코로나 팬데믹-대선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정세 속에서 올바른 교육변화 방향을 향해 전진하자는 취지에서 코로나-대선 국면과 교육운동의 방향을 주제로 3개의 글을 실었습니다. <팬데믹-대선 국면과 교육 변화>에서는 코로나 팬데믹과 대선이 결합하면서 매우 크고 역동적인 상황을 조성하는 현단계 정세의 성격을, <교육혁명의 의의와 현 시기 과제><미래교육대전 시작되다>에서는 그러한 정세 속에서 교육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논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실천과 투쟁에 참고와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고]는 저출생/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사회 및 생애주기 변화 문제를 다룬 글을 실었습니다. [번역]에서는 기호를 인간 심리의 도구로 이해하는 비고츠키의 논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담론과 문화]에는 여러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코난은 과학 발전 속에서 결정론적 세계관이 성립하고 붕괴하는 과정을 쉽게 소개하고 있고, 타라는 드라마 분석을 통해 감정 상실을 강요하는 현대 자본주의의 단면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바람꽃은 우리 몸과 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자신에 대한 성찰과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기초가 된다는 이야기를, 이성우는 뽕짝이라는 소재를 통해 취향의 사회적 성격을, 눈동자는 민주당의 개혁 실패, 진보의 답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운동의 전망을 세워나가자는 세상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김진규는 이번 호부터 시 낭송글을 연재합니다. 이번 첫 번째 글은 올해 읽을 시 여섯 편을 소개하고,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낭송의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앞으로 가끔이나마 회원들의 마음을 힐링하는 연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나비는 [만화] 난중일기 9화에서 팬데믹 시기를 겪는 교사의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몇 가지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검은별은 가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문제를 을 통해 이야기하고, 희동은 초등 돌봄교실의 역사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돌봄 문제 해결 방향을 제안하고 있으며, 박영진은 호봉 정정 및 임금 환수 조치의 문제점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산은은 [책이야기]에서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시와 책을 소개하면서 삶을 성찰하는 힘을 이야기합니다.

이번 호도 회원님들의 실천과 고민을 함께 나누는 회보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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