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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위기와 발달 위기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교육노동의 총체적 위기

요즘 많은 교사들이 힘들다고 하소연이다. ‘교사 고통혹은 교사 위기담론이 제출되고 있다. 교사들이 힘든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우선 최근 노동 강도가 부쩍 심해졌다. 이미 수업 외 업무가 많았던 상황에서 최근 수년 사이 생기부(생활기록부), 학폭(학교폭력), 안전 등의 분야 및 교육청과 지자체의 각 종 프로그램 관련 업무들이 폭증했다. 더욱 힘든 것은 교육활동의 어려움때문이다.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상태가 맞지 않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이 늘고 있고 생활 교육의 어려움도 나날이 더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학생, 학부모와의 갈등현상도 확대되고 있다. 갈등이 격화될 경우 일부는 교권 또는 학생인권 침해 문제로 비화하기도 한다.

업무 증가, 교육활동 곤란도 증가, 교육주체와의 갈등 확대는 서로 연관되면서 고통을 상승시킨다. 업무 증가에 따른 시간적, 신체적 부담 증가는 여타 문제에 대한 대응력 약화로 연결되고 교육활동 곤란 상황은 학생, 학부모와의 갈등과 학생 사안 업무 부담으로 연결된다. 학생, 학부모와의 갈등이 격화될 경우에는 다른 일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최근의 상황은 업무, 수업 및 생활지도, 관계 모두에서 부담과 어려움, 갈등이 증가하면서 그야말로 교육노동의 총체적 위기를 야기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교육관계 위기가 핵심

업무가 과다한 것도 큰 문제이지만 교육활동의 어려움학생, 학부모와의 갈등증가는 교사로 하여금 근본적 위기감을 낳는 문제이다. 학생, 학부모와의 관계가 대립적이게 되고, 교수-학습과 생활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교육노동 자체가 소외, 실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활동의 어려움학생, 학부모와의 갈등이 두 문제는 많은 경우 직접 연결될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모두 관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교육주체와의 갈등 문제만이 아니라 교육활동 곤란 상황 역시 교사/학생 사이에 교수-학습 관계가 제대로 형성, 작동되지 않는 교육 관계의 문제이다. 그런 점에서 현 단계 교육노동 위기의 핵심적 측면을 교육 관계의 위기로 규정할 수 있다. 물론 입시교육과 관료주의, 신자유주의 경쟁에 찌든 한국교육 현실에서 그 동안에도 교사들이 행복했던 적은 없었고 교육노동과 교육관계가 위기에 처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만큼 심한 고통과 교육 관계 자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 적은 없었다.

 

교육 관계 위기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 지점은 교수-학습 관계의 위기이다. (교실에 있더라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고 있으며, 참여하더라도 의미 있는 상호작용은 협소하다. 교수-학습 과정은 교육노동의 실천적 중심으로서 교육관계 위기의 시작점이자 귀결점이 된다. 수업 불참, 상호작용의 부재 현상은 관계를 악화시키고 관계 악화는 다시 불참 현상의 확대로 연결되고 때로는 불응, 저항으로 격화되어 나타난다. 만약 교수-학습 관계가 협력적으로 형성되고 원활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면 많은 문제들은 거의 해소되거나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발달 위기

교육관계의 위기가 노정, 확대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협력적 교육관계를 부정하는 교육상품’, ‘공급자-수요자이데올로기의 확산, 잘못된 교육과정, 입시경쟁 교육의 강한 압력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위기가 새로운 수준으로 격화되는 데에는 발달 위기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비고츠키 고등정신기능 중에 자기 몸을 통제할 수 있는 자기 규제와 필요한 곳에 주의를 모으는 자발적 주의는 학교 학습의 전제가 되는 발달기능입니다. 교실 상황에서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러한 발달기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채 학교에 들어오는 경우들이 많아져서 교수-학습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초등 저학년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후 학년과 중고교로도 연장되어 전 급별에 걸쳐 긍정적인 교육관계의 형성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나 학부모와의 갈등의 시발점도 이 지점에서 비롯될 때가 많습니다. 또한 미발달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발달 왜곡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발달의 위기가 교사 위기로 전화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현재 초중등교육의 가장 큰 난제는 바로 이 발달 위기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발달 위기와 교사 위기’, ‘진보교육연구소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2018)

 

이 글에서는 교사 위기/교육관계 위기문제를 발달 위기문제에 초점을 두고 다루고자 한다. 물론 앞서 지적했듯 발달 위기가 총체적인 교사위기/교육관계 위기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그러나 발달 문제에 입각할 때 최근의 급격한 위기적 현상을 설명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근본적인 극복 방향과 방안 논의에 핵심적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발달과 교육관계

1) 발달과 교육 관계

발달 문제는 교육관계를 규정하는 기본 요소이다. 발달은 교육관계의 전제이자 목적이며 관계의 성격과 내용을 규정한다. 성장 중인 아동, 청소년과 양육자, 일정한 자격을 갖춘 노동자가 교사/학생/학부모라는 특정한 관계로 맺어지는 이유는 학교 교육을 통해 발달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학생, 학부모는 아동, 청소년의 발달을 돕는 선도적 협력자, 지원자로 교사와 관계 맺으며, 교사는 교육실천을 통해 아동, 청소년의 발달을 도모하고 자신의 노동을 실현하고자 한다.

 

* 교육관계의 구성 : 교사/학생 관계를 중심으로 교사/학부모, 학생/학부모, 학생/학생, 교사/교사, 학부모/학부모 등의 다양한 관계를 형성한다.(여기서는 교사/학생 관계를 초점으로 다루고자 한다)

* 교육관계의 내용 : 학교 교육을 통한 발달은 단지 특정한 분야의 내용이나 기능이 아니라 총체적인 인간발달을 지향한다. 비고츠키는 정서와 의지, 고등정신기능이 결합된 인간 의식을 인격이라 칭했다. 그에 따라 교사/학생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 관계는 교수-학습 상호작용을 중핵으로 학생생활을 포함하는 전인격적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 기본 성격 : 발달은 의식이라고 하는 인간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물론 그것은 외적 활동과도 연결되어 있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스스로의 자발성에 기초하며, 또한 오랜 문화역사를 통해 축적되어 온 내용과 방법, 기능을 다루기 때문에 교사의 선도적 지도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교육관계는 상호 인정과 존중에 기초한 협력적 관계여야 한다. 그럴 때만 발달적 교수-학습 상호작용이 활성화될 수 있다. 현재 교육관계의 위기는 결국 협력이 안 되거나(협력도 일정한 발달을 전제하며 협력 자체가 하나의 발달기능이기도 하다) 상호존중이 위협받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2) 교육관계 위기의 양상

교육관계의 위기는 크게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째, ‘교수-학습 상호작용의 위기 또는 교수-학습 관계의 위기이다. 공식적 관계로서 교사-학생 관계는 성립하지만, 관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교수-학습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의미한다. 학교는 다니지만 수업에 잘 참여하지 못하거나, 안하는 수업 불참(여기서는 교실에 없는 상황만이 아니라 교실에 있더라도 교수-학습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현상이 늘고 있는 것이다. 초등 저학년에서는 자기규제, 자발적 주의 등이 부족해 아직 학교 학습에 참여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늘고 있고, 초등 고학년이나 중등에서는 잠을 자거나, 딴 일, 딴 생각을 하는 등 학습에 불참하는 현상들이 확대되고 있다. ‘수업 불참은 수시로 수업 방해로 연결되기도 한다. 교수-학습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않는 학생들이 일정한 비중을 초과할 경우 의미 있고 효과적인 교수-학습 진행이 어려우며 수업 진행 자체가 곤란에 봉착하기도 한다. 교육관계의 가장 근본적 지점이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둘째, 교수-학습 위기를 넘어 교사/학생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관계 자체가 악화되는 것이다. 상호존중과 협력성이 상실되고 갈등과 적대적 관계로 변질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호간에 무시, 적대의 심리 상태, 나아가 저항, 훼방의 행위, 그리고 때로는 충돌까지 일어난다. 관계 악화는 수업 외 생활 문제로 빚어지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교수-학습위기로부터 비롯된다. 올바른 교육 관계 형성 및 교육적 상호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관계는 점차 협력이 아닌 대립적인 것으로 변질되어 나가기 쉽다. 수업 곤란 상황에 교사들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교수-학습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주의, 통제, 비난을 겪게 된다. 이로 인해 관계는 상호 악화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비협조, 불응이 일상화되며 때때로 갈등이 격화되어 적대성의 표출로도 나타난다. 교사/학생 관계의 적대로의 변질은 학부모와의 관계 변질로 전화되기도 한다. 수업 불참, 불응 및 그에 따른 갈등 상황에 대해 일부 교사들은 아이들의 발달 문제와 관련 학부모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일부 학부모는 교사 능력에 문제가 있다거나 자신의 아이를 미워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식이 깔려 있다가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극단적 갈등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2. 발달 위기와 교육관계 위기

교육관계 위기는 현재 한국교육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이다. 사회적 현상으로 인식할 때 중요한 것은 행위 주체들을 둘러싼 사회적 조건을 인과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현재 교육관계 위기의 중요한 사회적 조건의 하나로 발달 위기가 있다.

1) 학교 학습의 전제로서 기초 발달 기능

대부분의 사회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은 만 6세 전후로 비슷하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연령에 이르면서 학교 학습의 전제가 되는 자기규제’, ‘자발적 주의’, 기초적 의사소통’, ‘내적 말등의 기초적 발달기능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학교에서의 교수-학습과 집단적 생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자기규제는 자신의 몸을 통제하는 것으로 이 기능이 형성되어야 가만히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고 공동체 생활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행동 수칙을 수행할 수 있다. ‘자발적 주의는 필요한 곳에 자신의 주의를 집중하는 것으로 교사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교수-학습 프로그램에 일정 시간 참여를 지속할 수 있다. 타인의 말을 듣고 거기에 반응하는 기초적 의사소통이 되어야 교사 및 동료들과 의미 있는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내적 말은 소리 내지 않고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 기능이 미처 형성되지 못하면 혼잣말을 계속 하기 때문에 타인의 의사소통과 수업을 방해하게 된다.

 

이러한 기초 발달 기능들은 영유아 시기 양육자 및 주변 어른과의 상호작용, 다양한 놀이 활동 등을 통해 형성된다. 학교 학습은 영유아 시기에 형성되는 이러한 발달 기능들을 토대로 전개된다. 그리고 교육적 상호작용을 통해 한편으로는 토대가 되는 기초 발달기능을 더욱 성숙시키고 또 한편으로는 논리적 기억’ ‘의식적 파악등 새로운 발달기능을 형성해 나가면서 교육을 통한 본격적인 발달 도정을 밟게 된다. 그리고 이후 지속적 과정을 통해 세계와 현상을 객관적, 체계적으로 파악하려는 개념적 사고를 형성하고 총체적이고 주체적인 인격으로 점차 발달해 나가게 된다.

 

물론 초등학교 입학 시기 기초적 발달기능들이 모두 다 충분히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교사의 말에 주목하고 교수-학습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매우 짧다. 또 일부 아이들은 발달의 속도가 다소 간 더뎌 학습 참여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발달은 개인차가 있고, 한 개인 안에서도 기능들의 속도 차가 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의 주의를 끌고,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방법들(교사들이 아이들의 소란을 중지시키고 말에 집중시키기 위해 합죽이가 됩시다.”하고 !”을 합창한다던지, “박수 세 번!” “!!!” 등의 방법이 그런 것들이다)을 동원하며 아이들이 참여 가능한 수준과 시간으로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또한 발달 기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여러 가지 교육적 고려와 노력을 투여하면서 최대한 교수-학습 과정에 참여하도록 도모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기초적 발달 기능의 형성 정도가 전반적으로 미약해지고 교수-학습 과정 참여 자체가 어려운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초등 저학년에서부터 교수-학습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2) 발달 위기의 교육관계 위기로의 전화

초등 저학년에서 나타나는 기초 기능의 발달지연, 미발달 현상의 확대는 교수-학습 관계의 위기로 전화된다.

 

우선 개별적 차원에서 기초적 발달기능들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경우 교수-학습 관계 맺기가 어렵다. 의미 있는 교수-학습 관계 형성이 처음부터 난항에 부딪치는데 교사 말에 주목하지 않으며, 활동에 잘 참여하지 못하고 수시로 자리도 이탈한다. 그런데 그 아동은 참여를 안하는것이 아니라 아직 못하는것이다. 이럴 경우 속도가 더딘 아이에게는 집중적이고 특별한 고려와 노력이 투여되어야 하고 개별지도 비중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자기 규제, 자발적 주의 정도가 전반적으로 미약해지고 속도가 더딘 아이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그러한 집중적 노력은 거의 행해지기 어렵다. 결국 교수-학습 참여 실패 상태가 지속되기 쉽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아동과 교사, 학교의 관계는 교수-학습 상호작용이 부재한 관계로 고정화 된다. 이 지점이 개별적 교육관계 위기의 첫 번째 국면이다.

교수-학습 참여 실패는 많은 경우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교수-학습 과정과 무관한 행동과 말을 하게 되고 이 상황에서 교사는 주의를 주고 통제를 하려 하게 된다. 이는 교수-학습 관계 형성의 실패가 곧 서로를 적대시하는 대립 관계로 전화되기 쉬움을 의미한다. 이 부분이 개별적 교육관계 위기의 두 번째 국면이다.

물론 상호작용 부재 국면이 모두 대립 국면으로 나아가지는 않는다. 많은 교사들은 관계 악화를 저어하고 아동 역시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미 있는 교수-학습 상호작용여부가 교육관계의 근본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질 경우 교육-학습 관계 위기는 집단적 차원으로 전화한다. 교수-학습 불참과 이탈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교사는 교수-학습 프로그램의 진행 자체를 힘겨워 하게 된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되면서 교수-학습 과정에 참여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결국 집단적 교수-학습 진행은 더욱 힘겨워 진다. 집단적 차원 역시 개별적 차원과 마찬가지로 불참, 이탈이 빈번해 질 때 대립관계로 변질되기 쉽다. 교사는 집단적 훈계나 벌칙 부과 등의 규제를 하게 되고, 학생들에게는 집단적 억압으로 다가가게 되기 때문이다.

 

3) 발달 위기와 교육관계 위기의 상호적 심화, 확대

발달 위기와 교육 관계 위기 문제는 초등 고학년과 중등교육에서도 지속된다. 그리고 그 양태를 달리하면서 오히려 확대되어 나간다.

 

* 위기 극복의 어려움과 실패

발달 위기와 교육 관계 위기는 교육주체 모두에게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문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게 된다.

학교 학습과 생활을 잘 영위하지 못할 때 학부모는 커다란 위기감을 느낀다. 아동 당사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학습을 싫어한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인간은 스스로의 발달을 추구하고 그에 기뻐하는 존재이며 아동, 청소년은 발달이 정체되어 있을 때 큰 상실감을 느낀다. 교수-학습 참여 부재의 상황이 그들에게는 전혀 행복하지 않으며 소외감을 느끼고 자존감에 상처받는다. 동료들과의 상호작용 및 관계 맺기에도 어려움을 준다. 아동들은 교수-학습 과정에 잘 참여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려 하며, 아동 본인 역시 나름의 노력을 경주하려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가 기초 발달기능이 조금 미약한 경우 속도가 더딘 것을 빨리 만회하고 동료들과 함께 발달의 도정을 밟아 나갈 수 있는 골든 타임이기도 하다. 비고츠키는 발달기능의 맹아가 있다면 학교가 속도가 조금 더딘 아동들의 근접발달영역을 더 넓게 창출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은 대부분 실패한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아동들이 아직 못하는 불능의 것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더딘 아동들은 기초 발달기능 형성에 초점을 둔 매개적인 내용과 방법이 필요한데 엉뚱하게 학원’, ‘과외등 버거운 학습 수준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혀 엉뚱한 처방이 시도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발달에 대한 관점 결여로 교수-학습에 잘 참여하지 못하는 것을 안 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학교 교육과정이 더디지 않은 아이들조차 따라가기 힘든 양과 난이도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야기를 수학 식으로 전환하는 스토리텔링 수학은 상당 수준의 고등정신기능을 요하는 것인데 아직 주의집중이 안 되는 아동에게는 고문과도 같은 일이 된다. 결국 위기 극복 시도는 대부분 실패하고 아직 할 수 없는 활동에 대한 강요는 학습에 대한 혐오감만 키우게 된다.

 

* 위기의 심화, 확대

초등저학년 시기 형성된 교육관계 위기가 대부분 극복되지 못하고 지속될 뿐 아니라 한국교육 시스템과 문제적 교육과정은 이후 새로운 발달 위기를 더욱 양산하고 교육 관계 위기를 심화해 나간다.

 

첫째, 기초 기능 미발달의 온존

본래 기초적 발달 기능은 입학 당시에는 미발달, 지연 상황에 있다 하더라도 학교에서의 교수-학습 활동과 집단생활을 통해 성장하면서 어느 정도 후속적으로 발달해 나간다. 예컨대 ADHD 경우만 하더라도 학령기를 경과하면서 상당 정도가 극복되고 중등교육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런데, 입시경쟁교육이라는 한국교육의 특성 속에서 미발달, 발달지연 아동은 지속적으로 소외, 배제됨으로써 후속 발달의 기회가 상실된다. 이 때문에 중등교육에서도 자기규제’ ‘자발적 주의등 기초 발달기능이 (초등저학년 만큼은 아니지만) 제대로 형성 안 된 학생들이 여전히 상당수 있게 된다. 실제로 중등교육 교육활동 곤란의 가장 난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둘째, 교육과정의 문제로 인한 수업 불참 현상의 새로운 양산이다. 많은 양과 높은 난이도로 인해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원활하게 참여하던 아이들조차 점차 교수-학습 과정으로부터 멀어진다. 교육과정의 양과 난이도가 대폭 상승하는 시기가 초4, 1인데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이 시기 학교 수업을 힘들어 한다. 그리고 이후 초등 고학년, 2시기 수업 불참 및 교육 활동 곤란도 증가로 표면화된다. 발달 속도가 더디지 않은 학생들도 교수-학습 관계로부터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한 번 멀어진 아이들이 재진입하는 것은 여간해서 쉽지 않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탈은 확대된다.

 

셋째, 후기 중등(고교)에서는 입시의 직접적 영향이 더해진다. 입시를 기준으로 교육관계가 구성되며 입시에 대한 득실로 수업 참여 여부를 판단한다. 일부 학생은 과도한 입시 공부로 인한 신체적 한계로 인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반 인문계 고교의 경우 초등 저학년에서부터 수업 불참이 지속된 경우, 이후 과정에서 교수-학습 과정에서 이탈한 경우, 해당 교과가 입시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 힘들어서 자려는 학생들까지 합쳐져서 대거 수업에 불참하는 현상이 만연하게 된다.

 

교수-학습 관계의 위기에 대응하여 많은 교사들이 곤란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묘수의 교수-학습 방법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고 기본적으로 한계적이다. 왜냐하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학생들도 실제로는 대부분 참여하지 못하는상황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비고츠키에 따르면 초등교육을 통해 기초 발달기능을 더욱 성숙시키고, ‘논리적 기억’, ‘의식적 파악등 좀 더 고차적인 정신기능을 형성하고 이를 토대로 중등에서 개념적 사고를 형성, 발달시켜 나가는데 교수-학습 과정으로부터 멀어진 기간이 오래될수록 학습의 토대가 되는 발달기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입시교육에서 요구되는 양과 난이도는 감당하기 더욱 힘들다. 물론 교수-학습 방법 개선 노력이 전혀 무의미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부차적일 뿐이다. 방법 이전에 내용(교육과정)이 발달기능에 초점에 맞춰 더딘 학생들과 좀 더 빠른 학생들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것으로 재구성되어야 하며 개별 교육이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입시경쟁체제에서는 사실상 가능하지 않으며 결국 현재로서 뾰족한 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4) 위기의 격화

교육활동 및 교육관계 위기가 심화, 확대되면서 새로운 양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위기의 구조화/대립화

첫째, 교수-학습 과정 불참의 행동양식화이다. 일부 학생들은 처음부터 그런 것이든, 중간에 이탈한 경우든 수업 불참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하나의 행동양식으로 굳어져 버린다. 여기에는 습관화의 문제도 있지만 때때로 시도했던 노력이 반복적으로 좌절된 경험적 각인이 있다. 이 경우 다수는 수업 포기심리가 구조화되어 스스로를 봉쇄한다. 오랜 시간 가만히 있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곧잘 수업방해 행위도 하게 된다.

둘째, 집단화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 불참, 포기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집단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되고, 수업을 명시적으로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일들 또한 일상적, 구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교수-학습 상황에서 교사와의 갈등, 긴장 관계가 일상화된다.

셋째, 대립의 격화이다. 일상화된 갈등, 긴장 관계는 때때로 격한 대립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이럴 경우 학생에 대한 인권침해나 교사에 대한 교권 침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교사 고통담론이 제기되는 것은 격한 대립으로 비화되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 관계 위기의 확장

교수-학습 관계 위기는 교사/학생 관계만이 아니라 학생 간, 학생/학부모 그리고 교사/학부모 관계 악화로도 연결된다. 교수-학습 과정에서의 소외, 발달 속도의 격차 확대는 동료 간 관계 맺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의사소통이 점점 어려워지고 동료 간 협력을 방해하며 구별하는 선이 생기기 쉽다. 위기를 겪는 학생과 학부모와의 갈등은 교사보다 더 먼저, 더 심각한 수준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교수-학습의 문제, 학교생활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부정적 사건이기 때문에 교사/학부모 관계도 악화시킨다. 이렇게 본다면 교수-학습 및 교육관계의 위기속에서 많은 교사들이 고통 받고 있지만 가장 고통스런 존재는 바로 학생이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위기의 아동, 청소년인 것이다.

 

5) 다시 발달 위기로

 

* 아동, 청소년의 보편적 발달 위기

 

발달교수-학습의 토대이며 교수-학습은 다시 발달을 이끈다.

 

살펴 본 것처럼 교수-학습 관계의 위기는 처음에는 기초 발달기능 미비에서 출발하지만 이후 잘못된 교육체제 속에서 이탈자가 양산되어 전반적 위기로 확대된다. 후기 중등에서 소위 수학 포기자비율이 60%에 이를 정도로 수업 불참현상은 결코 소수 학생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경험적으로 알고 있듯 포기 안 한 학생이라고 해서 수업에 잘 참여하는 것만도 아니다. 또 수업에 참여하는 것과 의미 있는 교수-학습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냐 라는 문제도 별개다. 그런 점에서 교수-학습 관계의 위기는 많은 교사와 학생이 결부되어 있는 전반적 현상이다. 그리고 입시교육은 그나마 참여하는 학생들조차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 아동, 청소년의 보편적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한국 청소년은 자기학습력’, ‘집중력’, ‘언어발달’, ‘상호작용’, ‘개념적 사고발달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다.

 

“‘발달의 위기는 일부 공부 못하는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느끼고 있듯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이다. 오래전부터 마마보이 현상’, ‘청소년 어휘력 감소’, ‘ADHD 아동 증가와 집중력 감소등 보편적 발달의 위기를 반영하는 징후들이 지적되어 왔다. ..(중략)...기초기능 형성 문제, 발달의 중심 매개인 언어발달의 문제, 사회적 발달의 기초인 협력 기능의 문제 그리고 그 총체적 결과로서 주체성 형성의 문제를 봄으로써 한국의 아동, 청소년 전반이 보편적 발달의 위기에 처해있음을 보았다.”(‘비고츠키 발달론으로 바라보는 교육위기’, 천보선, 2015)

 

이 문제는 교수-학습 및 교육관계 위기가 많든 적든 입시교육을 따라오지 못하는 낙오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육 자체가 교육을 통한 사회적 역량, 문화역사적 주체 형성에 실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발달 왜곡의 문제

주목해야 할 문제 중의 하나가 미발달, 발달지연, 교수-학습 관계 실패와 참여 부재가 발달 왜곡으로 연결되기 쉽다는 점이다. 성장 중인 아동, 청소년이 삶의 가장 중요하고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학교와 교수-학습이라는 공간과 활동에서 소외되고 불행하게 느낄 경우 나름의 생존 방식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교수-학습 위기가 동료와의 협력적 관계 맺기 실패로 연결될 때, 발달 방향이 왜곡되기 쉽다. 하나의 방식은 관계를 회피하고 스스로 고립화되는 것이다. 학교에는 나오지만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가만히 있기만 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다른 방식은 다른 공간, 다른 관계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나름의 취향이나 사회적 조건을 기초로 제한적 또래집단을 형성해 사회적 욕구를 해소하고자 한다. 이들은 때로 공동체에서 벗어나는 사고방식과 욕구충족 방식을 익히기도 한다. ‘공감’, ‘상호작용기능 형성이 부재할 경우 일부는 타인을 존중과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욕구충족의 대상으로 삼게 되는 심각한 왜곡도 일어날 수 있다.

 

 

3. 한국교육과 교육관계 위기

 

1) 오래된 위기

학교붕괴’ ‘수업탈주담론에서 보듯 교육관계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온 문제이다. 사실 발달은 이념적 위치(‘전인교육’, ‘홍익인간)에 불과하고 학벌과 서열이라는 목적이 더 실제적인 힘으로 작용하는 입시경쟁체제 속에서 교육관계 위기는 구조적 필연이기도 하다. 입시경쟁체제 속에서 교육관계 위기가 노정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입시경쟁은 기본적으로 배타적인 제로섬 게임이다. 따라서 교육관계를 적대화하는 속성을 지닌다. 학생 간 관계를 대립적으로 만들 뿐 아니라 다른 교육관계에 있어서도 입시나 성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 사람에 대해 폄하, 적대하게 한다.

둘째, 발달상황과 교육과정의 괴리이다. 지나치게 많은 양과 높은 난이도의 교육과정은 교육적 상호작용을 방해하고 무엇보다 의미 있는 내용이 채워지지 않음으로써 교사와 학생 상호 간에 서로를 소외시키고 관계를 부정적으로 대하게 한다. 이로 인해 발달지연, 미발달 아동은 물론이고 본래 연령에 맞는 발달 과정의 아동, 청소년들조차 교수-학습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따라서 수업 불참 현상이 양산되고 교수-학습 위기가 항상화 된다.

셋째, 진도교육이라는 입시교육의 특성 때문이다. 입시교육에서는 학생들의 발달 상황, 교수-학습의 실제적 실현 정도와 무관하게 무조건 진도를 나가야 한다. 이 방식에서는 교수-학습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안하는 학생들에 대해 더 많은 시간과 배려를 하기 어렵다. 진도를 따라가는 아이들만 살아남으며 일단 멀어진 아이들은 이후 지속적으로 소외되기 쉽다.

넷째, 거대학교, 과밀학급, 과다한 교사 1인당 학생 수 등 하드웨어도 요인이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많은 학생들을 관리하기 위해 일정한 통제가 가해지기 마련이고, 통제를 벗어나려는 아이들과 통제하려는 교사 사이에 대립적 성격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교육관계 위기는 오래전부터 내재해 온 문제이다. 그러나 군사문화 시절의 물리적 억압과 통제, 봉건적 이데올로기 등으로 잠재되어 왔다. 그렇지만 이 시기도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내적 대립은 매우 심했다고 할 수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라는 영화의 대한민국 학교, 0까라 그래!!”라는 대사는 잠재된 갈등을 상징한다. 입시경쟁체제의 이러한 구조적 조건들 속에서 1980년대 중반 이후 사회변화를 경과하고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한국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교육관계 위기는 가시적 현상으로 표면화하기 시작한다. 신자유주의는 경쟁을 더욱 강화시키면서 수요자/공급자개념, ‘교원평가등 교사에 대한 공격 등으로 교육주체들을 분열, 대립시키면서 갈등 표출을 촉발하였다. ‘교육관계 위기는 가시적 현상으로 나타나면서 주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는데, 그 때마다 일정한 담론들이 형성되었다.

 

첫 번째 주요한 것이 1990년대 말 등장한 학교 붕괴담론이다. 당시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수업 및 생활지도 곤란 상황을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일본에서 먼저 사용한 학교 붕괴라는 표현을 썼다. 당시의 교육관계 위기는 입시경쟁체제의 구조적 요인에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확산 외에도 ‘X세대 등장등 문화적 변화 요인도 함께 작용했다. 당시는 교육관계 위기의 표면적 가시화가 시작된 것으로 학교 붕괴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된 것이기도 했다.

두 번째 주요한 현상으로 나타난 것은 2010년대 초 등장한 수업 탈주담론이다. 당시 계기가 된 것은 특목고, 자사고 등장과 학교 선택권으로 인한 고교서열화 속에서 나타난 인문고 슬럼화현상이었다. 인문고 슬럼화는 초중시절을 거치면서 수업 불참이 행동양식화된 학생들이 주로 주변부 인문고로 몰리면서 나타났다. 그러나 교육관계 위기는 단지 인문고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으며 초중고 전반에 만연된 상황이었다. 당시 전교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업포기자와 방해자로 인해 교사들이 수업진행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초등 68.3%, 중학 84.2%, 인문고 78.4%, 실업계 81.5%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교사 고통또는 교사 위기로 담론화되고 있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 10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나타난 문제의 의제화 과정을 볼 때 교육관계 위기는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하나의 흐름임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몇 차례에 걸쳐 심각한 교육문제, 사회문제로 의제화 되었지만,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은 채 확대, 심화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입시제도와 교육과정 손보기, 온갖 새로운 교수-방법론 도입이 시도되고 모든 세력들이 교육을 개혁한다고 했지만 대증적 요법에 불과하거나 심지어 역행(신자유주의 정책들)하면서 근본 요인은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2) 새로운 위기로서 발달의 역사적 위기

최근의 교육관계 위기는 기존의 모순들이 누적, 심화되면서 더욱 격화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교육관계 위기를 이전과 비교하면 다음의 새로운 특징들을 지닌다.

첫째, 위기의 확대, 심화로 교사 고통담론이 등장할 정도로 위기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관계 위기가 학생만이 아니라 학부모와의 대립,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대립, 갈등의 폭과 수준도 격화되고 있다. 격화 요인 중의 하나로 학폭(학교폭력)’ 문제가 있다. ‘학폭문제가 생활기록 사항이 되면서 관련 당사자들이 매우 예민하게 대응하게 되었고 격한 갈등이 유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교수-학습 및 생활지도 곤란 상황, 긴장 및 갈등 상황의 일상적 확대 등 전반적 상황은 학폭 문제를 뛰어 넘는다. 이로 인해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많은 교사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대량의 명퇴 현상 등 교직 탈주라 할 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둘째, ‘영유아 발달의 위기라는 새로운 요소와 결합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문제가 주로 잘못된 교육시스템으로 인해 학교 입학 이후 발생해 온 것이라면 최근의 상황은 입학 전 영유아 시기 발달 문제와도 결부되어 있다. 예전에는 초등에서 소위 힘든(?) 학년이 고학년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쉬웠던(?) 초등 저학년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들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하나의 지표로 ADHD 아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고 있으며, ‘자기규제’, ‘자발적 주의등 기초 발달기능 부재 문제는 경험적으로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이 문제는 최근 교수-학습의 어려움이 증폭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동시에 이후 교육관계 위기가 더욱 폭발적 상황으로 도래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영유아 발달 위기문제는 조금 더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생활양식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 영유아 발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양육자를 중심으로 한 성인과의 상호작용놀이 활동인데 생활양식 변화가 핵가족화, 맞벌이, 마을의 해체, 또래 놀이집단의 해체, 대면 접촉의 축소 등 성인과의 상호작용놀이를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아래 박스 참고). 생활양식 변화가 비단 한국사회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영유아 발달 위기는 한국사회 만의 문제가 아닌 현대사회 전체의 발달의 역사적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사회에서는 유아에 대한 선행학습의 유행으로 영유아 발달 위기를 더욱 키우고 있다.

영유아 발달 위기가 현대사회의 보편적 문제라고 할 때 의미하는 바는 두 가지이다. 첫째,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발달과 교육관계 위기는 이후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둘째, 영유아 돌봄과 교육을 올바로 세우기 위한 과제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제기되며 이는 사회전반의 생활양식과 관련된 문제로서 전사회적인 비상한 관심과 노력이 요청된다는 점이다.

참고> ‘교육패러다임의 전환과 한국사회의 변화중에서

 

최근 학업부적응아의 확대, 아동청소년의 언어능력 감퇴, 공감기능 약화 등의 발달적 문제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의 견해와 달리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의 교육적 조건은 발달에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예컨대 가정과 지역사회의 교육적 기능이 약화되고 수업참여의 준비기능(주의집중, 자기규제 등)을 키우는 놀이문화가 실종된 조건은 학교입학 이전부터 발달의 기초토대가 약화된 것임을 의미하며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대면적 관계와 대화의 축소 역시 아동, 청소년의 발달조건 악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들은 발달과 협력 문제를 더욱 중시하고 지향하는 교육으로의 변화를 강하게 필요로 한다. 몇 가지 주요한 지점을 살펴본다.

 

(1) 사회적 관계의 축소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가 사회적 관계의 축소이다. 핵가족화와 지역사회 붕괴로 영유아 및 아동기에 접촉하게 되는 사회적 관계가 크게 축소되었고 이로 인해 가정과 지역에서의 교육기능이 많이 약화되었다. 인간발달은 탄생 시기부터 사회적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부모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정서적, 감각적, 인지적 발달과 언어와 활동의 폭을 키워간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가 축소됨으로써 발달 조건이 크게 악화되었다. 가정에서도 접촉하는 관계가 적어지고 지역에서도 또래 및 놀이공동체 관계가 사라지고 있다.

사회적 관계의 축소를 대체하는 것이 TV, 컴퓨터 등의 매체인데 발달기능에서 대면적 인간관계와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발달의 발생적 관점에서 볼 때 영유아시기 발달조건의 악화는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보육, 유아교육인데 발달 기능을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일부에서는 조기교육의 온상이 됨으로써 장기적으로 발달을 저해하고 있기도 하다. 그나마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 경우 어려움은 더 커진다. 사회적 관계의 축소 문제는 영유아기 시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동, 청소년기를 관통하는 핵심 문제 중의 하나이다.

 

(2) 언어와 문화 환경의 악화

사회적 관계, 어른과의 관계 축소는 언어발달 환경의 축소로 직결된다. 이를 메우는 것이 대중매체와 컴퓨터의 매체, 도구인데 이는 사회적 상호작용, 생각기능이 부재한 것으로 발달을 제약하는 요소가 된다. 아동기에 들어서면서 또래관계가 형성되나 많은 경우 더 이상 확장되지 못하고 또래 관계에 제한된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연령이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은 매우 중요하지만 입시교육의 현실에서 크게 제약받고 있다.

제한적인 사회적 관계에서 비롯되는 언어문화의 대표적 현상이 ’, ‘로 표현되는 단문, 다의어 현상이다. 어휘력과 의사소통 방식의 향상도 제한된다. 언어 발달이 생각발달의 핵심적 기제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매우 중대한 지점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사회적 관계의 축소와 언어 환경의 악화 속에서 이를 보완할 부분은 교육시스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육과정과 괴리가 형성되고 나면 학교를 통한 보완은 매우 어려워진다.

 

(3) 생태환경의 상실, 놀이부재

또 하나의 주요한 문제는 발달의 생태공간, 놀이공간의 상실이다. 인간은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발달의 역사를 통해 생태적 공간과 놀이활동 속에서 기초적 발달기능이 용이하게 형성되도록 발달해왔다. 특히 영유아기 시기 정서적 감응과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 그리고 놀이활동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통해 사회적 공감기능의 기초와 감각기능, 행동지능, 초보적 사고의 토대를 형성한다.

그러나 현대의 도시적 생활양식은 환경과의 자연스런 상호작용 공간이 부재할 뿐 아니라 주변 사물과의 접촉까지 제한한다. 놀이활동도 사라지고 있으며 이는 발달의 기초기능 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움을 의미한다. 최근 ADHD 아동의 증가 등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다.

 

(2014, 마이클애플초청교육심포지엄 교육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교육패러다임의 전환과 한국사회의 변화’, 천보선, 김태정, 손지희)

 

 

 

4. 교육관계 위기에 대한 관점과 재구성 방향

 

1) 발달과 교육관계 위기, 어떻게 볼 것인가?

 

* 모든 교육주체의 고통

지금까지 최근의 교사 고통담론을 계기로 발달 위기와 교육관계의 위기문제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살펴본 바와 같이 교육관계 위기 속에서 고통 받는 것은 교사만이 아니라 모든 교육주체의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함께 맺어지는 관계에서 고통이나 기쁨은 어느 일방의 것일 순 없다. 그것은 상호적인 것이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본다면 학생들이 더 먼저 고통 받았고, 모순과 위기가 격화되면서 최근 교사 고통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학생 고통 시기에 교사도 고통스러웠고, ‘교사 고통이 제기되는 지금 더 많은 학생들이 불행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모든 교육주체가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면서 해결에 나서야 할 문제이다.

또한 문제를 사회 전반적 흐름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바라봐야 한다. 특정한 개별적 사례, 혹은 일시적 사건들에서는 누군가의 잘못이나 책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회 전반의 흐름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그것을 규정하는 조건과 요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 한국교육의 총체적 위기

발달 및 교육관계 위기를 교육노동의 총체적 위기일 뿐 아니라 한국교육 자체의 총체적 위기로 파악해야 한다. 입시경쟁체제는 교육적 문제를 넘어 이제 일상을 유지하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고 있다.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교육시스템의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

 

* 인간발달의 보편적 위기

영유아 발달의 위기’, ‘발달의 역사적 위기는 현대사회의 생활양식 변화와 연관된다. 그런 점에서 대응의 지점이 초중등교육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며, 또한 교육 분야에 한정되는 문제도 아니다. 생애발달의 관점을 새롭게 세워야 하고 전사회적 관심과 노력을 일으키는 실천이 필요하다.

 

* 논의의 전환이 필요하다.

교사 위기가 담론화 되면서 교육관계의 위기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제화 자체는 의미 있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논의 흐름은 그다지 생산적이지 못한 점들이 있다. 교총 등 일부에서는 교사 고통만을 강조하면서 교권강화론을 내세우고 있고 또 일부에서는 학생 고통에 초점을 두면서 교권과 학생인권을 대립시키고 논의 자체를 부정하려 하고 있다.

보수적 교권강화론과 자유주의적 학생인권론은 정반대 방향이지만 두 가지 점에서는 동일하다. 첫째, 현상에만 주목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현상 파악도 부분적이어서 한 쪽은 고통 받는 교사만을 보고, 다른 쪽은 여전히 고통 받는 학생만을 본다. 총체적, 구조적 시각에 입각해서 원인을 올바로 진단할 때에야 비로소 올바른 해결 방향과 대응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본적으로 교육주체들을 대립적 관계로 보는 관점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보수적 교권강화론에는 학생인권 확대가 주요 요인이라는 시각이 깔려있고, 자유주의적 학생인권론에는 교육권혹은 교권이 그나마 약한 학생인권을 위협하리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둘 모두 교육권(교권)과 학생인권을 대립, 충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교사/학생 및 제 교육관계를 협력이 아닌 대립으로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육관계 위기 문제는 기본적으로 집단적 권리 충돌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현상들에 대한 몇 가지 제도적 규정을 즉자적으로 마련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협력적이어야 할 교육 관계들이 적대화 또는 해체되는 상황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교육적 상호작용을 활성화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권리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교사/학생/학부모 모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학생과 교사는 신분을 빌미로 기본권마저 제한되어 있는 상태이고, 3주체 모두 학교자치의 실제적 권리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충돌할 권리들도 없다. 따라서 3주체 모두 권리를 강화하면서 학교자치를 통해 상호 결합, 협력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만약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면 학교자치 속에서 상호 협력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수-학습 관계의 위기집단적 권리충돌 문제와는 결이 좀 다른 문제이다. 상호 관계 규정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고 교수-학습 과정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권한이 부재한 가운데, 비명시적인 기존의 관계 규정(예컨대 전통적 스승관)이 무너지고 수업 불참 및 방해현상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무대책, 무규범 상태인 것이다. 그로 인해 학생 학습권과 학습을 선도할 교사의 권한이 함께 침해받으며, 위기가 격화될 경우 서로 기본권과 인격을 침해하는 일들이 나타난다. 그런 점에서 전교조에서의 교사 교육권논의는 관계 규정및 교육과정 편성권, 평가권 등 학습을 선도할 수 있는 권한정립을 위한 논의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학생 일반에 대한 통제 권력을 추구하는 보수적 논의로 흐를 위험은 경계해야 한다.

분명히 해야 할 또 하나의 지점은 교사 교육권논의 역시 교육 관계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적 논의라는 점이다. ‘수업 방해문제에 대한 대응력을 다소 간 높일 수 있을 수는 있겠지만 교수-학습 관계 위기를 불러오는 밑바탕 문제인 수업 불참 현상이 권한 규정 미비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사 위기를 계기로 한 논의는 교사 교육권문제도 포함해야겠지만 더 본질적이고 총체적인 교육 관계 위기와 근본적인 극복 방향에 대한 논의로 전환되어야 한다. 또한 논의 방식도 교사 일방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교사) 교육권/(학생) 학습권 관계 정립’, ‘학생 간 학습관계의 형성, 발전등 관계적으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2) 발달 위기 극복과 교육관계 재구성 방향

논의를 이제 시작한다는 점에서 당장 체계적인 극복 방안을 제출하기는 어렵다. 이후 본격적 논의를 기대한다. 여기에서는 크게 구조적 차원의 기본 방향과 당장의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 우선적 차원의 단기적 과제를 시론적 수준에서 간략히 제출해 본다.

 

* 기본 방향

첫째, ‘교육혁명 운동을 통한 입시경쟁체제 타파의 현실화이다. 입시경쟁체제 하에서 발달 및 교육관계 위기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현상이다. 그 동안 입시경쟁이 문제라고 모두가 말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것혹은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해 오고 있다. ‘교육관계 위기문제는 입시교육체제 타파가 교육주체들의 고통 해소와 한국사회 미래를 위해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혁명운동을 새로운 수준에서 힘 있게 다시 전개해야 한다. 이미 지난 운동의 성과로 현 집권세력조차 지난 대선에서 대학평준화의 한국적 방안인 대학통합네트워크를 공약화 한 바 있다. 힘찬 운동으로 다음 대선 이후에는 실제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영유아 발달의 사회적 체제 구축이다. ‘영유아 발달 위기’, ‘발달의 역사적 위기문제는 현대사회의 보편적 문제로 OECD에서도 유아발달의 조건 변화를 현대교육이 고려해야 할 주요한 문제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교육선진국들에서는 영유아 발달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시스템, 복지시스템을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핀란드 등 교육선진국에서는 발달 및 교육관계위기가 훨씬 적게 나타나고 있는데(영미 등은 아님. 발달 및 교육관계 위기 문제가 우리보다 더 심각하며 특히 미국은 학교중도탈락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 이상 교육문제 해결 방안으로 영미 사례를 드는 일 따위는 없어져야 한다), 이들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영유아 보육, 교육정책을 적극적으로 검토, 도입할 필요가 있다. 주요한 것으로는 0 사회적 권리와 복지로서 영유아에 대한 공보육/공교육 실시 0 양육자와의 대면과 상호작용을 넓히기 위한 장기간의 유급 육아휴직제도 0 선행학습 금지(놀이활동 보장) 등을 실시하고 있다.

셋째, 학교자치의 실현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사는 물론이고 학생, 학부모의 참여 권리가 온전히 실현되지 못한다면 교육주체 간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여전히 대다수 학생, 학부모는 자신의 의견을 내고 문제를 제기할 통로가 부재하다. 결국 어떤 일이 있을 때 민원을 내거나 사적인 방식으로 대응함으로써 오히려 갈등을 격화시키는 일이 많다. 학교자치가 제대로 실현될 때 상호 소통이 확대되고 비로소 실제적인 협력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 우선 과제

상황이 매우 시급하기 때문에 교육주체들의 고통을 완화하는 한편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의제 전환을 우선 과제 설정이 필요하다.

첫째, ‘학폭문제 대응 방식의 교육적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교육주체 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연결되는 대표적 사안이 학폭문제이다. 온갖 부작용을 낳는 비교육적 방식인 생기부 기재 방침을 우선 폐지하고 교육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초등 교육과정 재구성이다. 입시에 영향을 많이 받는 중등교육은 교육과정을 당장 개선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입시에서 떨어진 초등의 경우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 교사 자율성을 활용해 개선하는 것이 일정하게 가능하다. 실제 일부 혁신학교에서 기초 발달 기능 형성과 성숙에 초점을 두면서 교수-학습 불참 현상을 완화하고 오히려 예전에 비해 고학년(5, 6학년) 참여도를 높인 사례도 있다.

셋째, 교사별 교육과정 수립이다. 중등에서도 부분적으로 일정 학년까지 교과별, 교사별 교육과정 수립이 가능하다. 준비 정도와 발달 상황에 맞지 않는 내용들을 과감히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관계 재구성을 위한 교육적, 사회적 논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교사 위기와 관련된 논의가 교사만의 논의로 진행된다면 보수적인 교권 강화논의로 흐를 위험이 있으며, 근본적인 처방 마련도 어렵다. ‘총체적인 교육 관계 재구성이라는 공동의 문제로서 모든 교육주체가 함께 논의할 때, 올바른 해결 방향과 해결의 힘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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