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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동요를 넘어, 새로운 도약으로!!

 

 

# 이 정도일 줄이야...

자유주의 정권이 태생적 한계를 드러내고 결국 민중을 저버릴 것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2018년 문재인 정권이 보인 행보는 촛불 혁명에 대한 배신이라 할 만큼 빠르고 심하게 개혁과 민중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대선의 연장선에서 비정규직 해소’ ‘최저임금 대폭 상승등을 잠시 내걸더니 이내 자본가의 반발과 경기 침체를 핑계로 자신들의 친자본/반민중성을 공식적으로 선포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교육 개혁 후퇴는 더 심합니다.

게다가 정책적, 정치적으로 무능하기까지 합니다. 최저임금 시행에서 너무도 당연한 중소자영업자 대책을 빼먹은 것이나 이해 대립에 대입 논의를 맡긴 것을 보면 일부러 논란을 부른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지경입니다. 난맥상이 의도된 것이 아니라면 정책적으로 무능한 것이고, 의도된 것이라면 정치적으로 무능한 것입니다. 아마도 정책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무능한 것이 맞아 보입니다.

 

# 어게인 2003~2007 ?

개혁후퇴와 민중 배신 그리고 정책적, 정치적 무능과 오판이 2003~2007년 시기 노무현 정권과 똑 닮았습니다. ‘실패의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행보는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포용 정책를 내걸면서 혁신 경제를 강조하는 걸 보면 왼쪽 깜빡이키고 우회전했던 선전 방식도 똑 같습니다. 자신들이 배신하고서 민중진영에 화내고 탓하는 것도 똑 같습니다. 아마도 이대로 가다간 노무현 정권이 걸었던 몰락의 길을 그대로 반복할 지도 모릅니다. 만약 북한의 노선 변화로 한반도 평화 정세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커다란 궁지에 몰려 있었을 것입니다.

 

# 동요하는 자유주의 그리고 민중, 진보 진영

자유주의 세력은 기본적으로 자본, 기득권 세력과 노동자, 민중 사이에서 동요하는 속성을 지닙니다. 이중적 속성 속에서 정권을 잡기 전에는 민중의 이야기를 듣는 척 하다 일단 정권을 잡고 나면 자본과 기득권에 기웁니다. 따라서 자유주의 정권의 민중 배신이 새롭거나 느닷없는 일은 아닙니다. 다만 촛불 혁명의 세례를 받은 것에 비해 너무 빠르고 심합니다.

동요하는 자유주의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민중의 투쟁그리고 대안이 필요합니다. 투쟁하는 가운데 힘과 대안을 키워 주도권을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뜻 하는 대로 견인하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합니다. 그 때문에 자유주의 보다 더 심한 동요가 민중, 진보진영에서 나타납니다. 투쟁과 타협, 기다림 사이에서 동요하게 되며 그런 가운데 자유주의 세력에 운명을 내맡기려거나 반대로 적대만을 강조하면서 견인을 포기하려는 극단적 경향도 나타나게 됩니다.

2018년 지난 한 해는 그 점에서 자유주의나 민중, 진보진영 모두 동요하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개혁 후퇴와 정치적 동요의 책임은 집권 세력인 문재인 정권과 자유주의 세력에 있지만 민중, 진보 진영 역시 편향과 무능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당장에 힘이 적은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과학적 실천의 부재 속에 동요해 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거의 시체가 되었던 수구세력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 새로운 2019~2022!

그러나 노무현 정권 시절의 개혁 후퇴 및 민중, 진보진영 실패와 역사적 퇴행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충분히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은 비극이었지만 이번에는 민중, 진보진영의 새로운 진출로 나아가야 합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어게인 2003~2007’ 시기와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와는 역사적 조건이 크게 다릅니다. 촛불 항쟁의 역사적 경험이 놓여 있고, 신자유주의에 대한 고통스런 각인이 있으며 한반도 정세의 커다란 변화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다릅니다. 더 이상 역사적 퇴행을 용인하지 않으며 삶과 사회의 새로운 진보를 열망합니다. 또한 정치적 진출의 계기와 공간을 부여하는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이 징검다리로 있습니다. 역사적 조건 변화와 정치적 계기를 올바른 실천과 투쟁 속에 결합시킨다면 새로운 진출이 가능할 것입니다.

 

# 과학적 투쟁과 실천으로 민중진출, 사회변혁에 더 가까이

역사적 조건 변화와 정치적 일정들은 가능성을 부여할 뿐 민중진보 진영이 실제로 힘있게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성과 한계를 뛰어 넘는 실천적, 내용적 준비와 도약이 필요합니다. 좌우 편향과 동요를 뛰어 넘어 과학적, 변혁적 내용과 실천으로 무장해 나간다면 변화된 역사적 상황만큼 민중, 진보 진영의 새로운 진출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동요를 넘어 전교조운동과 민중운동의 전진을 위하여!! 변혁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 이번 회보는 [전망]에서 2019년 정세와 과제를 간략하게 실었습니다. 새해 정세와 주체의 상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논의하기에 아직 시기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봄호에서는 특집수준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기획]에서는 요즘 화두인 교사 위기문제를 비고츠키교육학의 관점에서 다루었습니다. 논의의 확장과 발전에 보탬이 되길 기대합니다. 기고 논단인 프레이리와 교육운동은 이번이 4번째로 끝을 맺습니다. 프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담론과 문화]책읽기? 책듣기!’, ‘살아남은 아이에서 보헤미안랩소디까지’, ‘참여와 연대를 위하여’, ‘누가 아이들을 죽였는가네 꼭지로 연말연시 바쁜 때라 꼭지 수가 조금 적지만 역시 재미있고 알찬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현장에서]에서는 교단일기 성격의 좋은 숲 동무들 교실이야기’, ‘세상을 아는 또 하나의 방법, 인식론으로서의 페미니즘’,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들’, ‘페미니즘+전교조+콜라보였지만’, ‘전교조라는 울타리에서 기간제교원과 정규교원의 상생을 꿈꾼다의 다섯 꼭지로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요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인 지 우연히 페미니즘 관련 이야기가 두 꼭지가 되었습니다. 연말연시 교육과 사회의 변혁을 지향하는 분들께 조금의 생각 거리, 말 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변혁을 지향하는 진보교육운동의 도약에 이바지할 수 있는 진보교육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