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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 65호 (2017.07.12. 발간)


[기획]

1. 고교학점제의 현실적-교육적 문제점과 대안의 모색

 

이현_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

 

 





1. 고교학점제 찬성의 입장들

 

   최근 고교학점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요한 교육 공약의 하나로 제시되면서 긍정적인 시각에서 고교학점제를 주장하는 입장이 부정적인 입장을 압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부정적인 입장도 주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으며, 고교학점제의 교육적 문제에 대한 지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의 고등학교 교육이 오랫동안 입시 준비-지식전달 중심의 획일적 교육과정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역편향으로 선택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입장이 진보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획일성 대 다양성, 강제 대 선택권 등의 대립구조가 형성되었을 때, 당연히 사람들은 후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이분법적 구조로 고교 학점제 문제에 접근하면 커다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고교 학점제 도입의 가장 큰 근거는 후기중등교육(고등학교 교육)이 진로 탐색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도 고교학점제 운영을 통한 진로 맞춤형 교육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서울시 교육청의 보고서(일반고 중심의 평등한 교육체제를 위한 교육과정 운영 재구조화 방안, 2016)도 진로탐색형 교육과정 즉 과목선택권의 최대한 보장을 통해 학생들 개개인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기 위한 개별적인 교육과정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7차 교육과정 이후(특히 2009 교육과정은) 형식상 학생들에게 완전한 선택권을 부여하였지만 실제로는 학교교육의 여건 때문에 몇 가지의 교육과정(주로 문이과 과정이다.)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그 내에서 다시 제한된 과목선택권만 부여하였기 때문에 과목선택권의 완전한 부여를 위해 고교 학점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과 서울교육청의 보고서는 이와 같은 한계를 돌파하기 위하여 무학년제와 무계열(문이과 계열 폐지)과 사실상 무학급제를 도입하여 학생들이 완전한 과목 선택을 통해 자기의 교육과정을 개별적으로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의 학교 여건(교사 수급과 교실 여건 등) 상 개별학교에서 학점제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학교 울타리를 넘어 고교 연합형 교육과정(고교 연합 캠퍼스의 구축)을 개설하고 학생들은 여러 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면서 학점을 이수하는 매우 혁명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관련 대선 공약

-고교학점제 운영을 통한 진로 맞춤형 교육-


고등학교에서 필수교과를 최소화 / 교과 선택권 부여

학생이 원하는 강좌를 신청하여 학점제로 운영

고교학점제 도입시 진로설계 코칭 강화

고교학점제 유형별-단계별 확대

- 1단계 : 학교 내 개인맞춤형 선택 교육과정

- 2단계 : 학교간 연합 교육과정 운영

- 3단계 : 지역사회연계형 교육과정 운영

- 4단계 : 온라인 기반형 교육과정


 

   그런데 정작 후기중등 교육과정이 왜 진로탐색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되는지 분명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는다. 물론 고등학교가 대학 진학이나 사회진출을 앞두고 있는 시기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사실만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반드시 진로탐색 중심이 되어야할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담론이 확산되면서, 사회의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변화의 폭도 넓기 때문에 보편적 교양 교육 기간을 단축하고 후기 중등 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나 직업에 관련된 학습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원래 고교학점제는 잠자는 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한 대책으로 제시되었다. 많은 일반고 고등학생들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수단으로 고교학점제 주장되었다. 학생들이 자신의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하면 더욱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그리고 주로 수학의 예를 들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이나 수준에 맞지 않는 수업을 들어야하기 때문에 수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능력과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매우 실용적인 접근법으로 원인에 대한 규명이 정확한지 그리고 교육적 타당한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교학점제가 학교와 교사들의 교육과정 구성과 평가의 자율성을 높여주고, 결국 고교수업과정과 대학입시를 분리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할 수 있다. 한국의 엄혹한 입시경쟁의 현실을 고려하면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2. 진로맞춤형 고교학점제의 교육적 문제

 

   우리가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점은 학생들의 발달 단계와 해당 연령의 시기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만 16~18세에 이르는 고등학교 시기의 학생의 발달 단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일까?

우선 인지적 측면에서는 10대 중반기에 시작되는 개념적 사고와 과학적 사유가 체계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이다. 비고츠키에 의하면 10대 중반부터 고등정신 기능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이 때 개념적 사고 능력이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기초정신 기능

(수동적, 반응적)

반응적 지각

반응적 주의

자연적 기억

실행적 사고

고등정신 기능

(능동적, 의지적)

범주적 지각

자발적 주의

논리적 기억

개념적 사고

 

   둘째로, 이런 인지적 발달, 동료와의 깊은 교류의 확대, 주변 세계에 대한 관심의 고양 및 다양한 경험의 축적, 인격적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타자-자신에 대한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인식이 성장하는 시기이다.

 

   셋째로, 이를 바탕으로 세계관, 가치관 그리고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10대 후반은 보편적 지성 발달에 결정적인 시기이며, 자기 자신과의 관계타자(자연 포함)와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가치관과 윤리의식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한편, 10대 후반은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과 관심 분야가 형성되는 시기이며, 미래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적성이 구체화되고, 자신이 어떤 직업에 맞는지, 자신이 어떤 일을 했을 때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풍부해지는 시기이다.

 

   즉 10대 후반은 성인으로 진입을 준비하는 보편적 성장과 더불어 개인별 특성(개성, 적성, 취미, 진로)이 구체적으로 분화되는 시기이다.

 

   10대 후반의 보편적 성장을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교육이 필요하다.

 

   첫째, 후기 중등교육은 학생들에게 인류가 축적해온 풍부한 문화유산과 체계적인 지식(개념과 이론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인문학(인간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에 대한 체계적 학습기회가 필요하다. 기존의 입시교육에서처럼 분절적이고 나열적인 엄청난 양의 지식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각 교과의 핵심개념과 이론들을 깊게 탐구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일상생활을 통해 습득한 개념(일상적 개념)과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습득한 개념(과학적 개념)의 상호 침투 과정을 원활하게 하는 교육과정(추상에 구체로, 구체에서 추상으로)이 필요하다.

 

   둘째, 자연과 사회의 구체적 현상들 중에 앞으로 살아가나면서 대다수가 접할 수 밖에 없는 보편적인 문제 중에 핵심적 사항을 추출하여 이를 탐구하고 문제해결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제한된 정보나 경험에 갇히지 않고 넓은 지평과 과학적인 사유를 기반으로 자신의 가치관, 세계관, 자아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10대 후반은 동료로부터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받는다. 동료는 자신 추구해야 하는 모델이 되거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동료와의 폭넓은 교류와 상호작용을 통해 모델과 거울이 풍부해질수록 10대 후반의 성장과 발달이 온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정리하면, 10대 후반은 체계적인 학습,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 주요한 사회현상과 자연현상에 대한 경험 및 탐구, 동료와의 협력과 교류의 활성화(자치활동-동아리 활동) 등을 통한 타자와 풍부한 관계형성과 다양한 경험의 축적 등을 통해 지성-감성(심미의식)-윤리성 등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는 향후 어떤 직업을 갖던, 어떤 진로를 설정하던 상관없이, 행복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건강하고 민주적인 사회적 주체로 살아갈 수 있는 보편적인 힘을 기르는 교육인 것이다.

 

   한편, 후기 중등 교육은 개인적 특성의 분화에 조응하는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더 깊은 참여와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하며, 진로에 대한 탐색과 경험의 기회를 풍부히 제공해야 한다.

 

   후기 중등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는 이 두 가지 요소가 고려되어야 하며, 특히 공교육 기관에서는 전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유초중등 공교육 기관의 1차적 임무는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필요한 보편적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개별적인 모든 요구를 공교육 기관이 완전히 충족시킬 수는 없다. 개별적 요구의 상당한 부분들은 개인활동, 가정에서 활동 그리고 사회적 교육기관 등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학생의 자율적 선택권의 확대를 통한 진로탐색 교육과정이나 조기 직업교육의 확대는 마치 학생들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에게 차별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조기에 특정한 분야와 기능(주로 직업이 요구하는)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전인적 성장에 역기능을 할 우려가 존재한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조기 복선형 학제는 사회적 임금 격차나 직업에 따른 사회적 차별이 적기 때문에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을 뿐이지, 교육적으로 올바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편적 지성과 풍부한 예술적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과 특정한 직업을 위한 기술을 연마하는 교육을 조기에 분화시킴으로써 공교육이 제공해야하는 보편적 기회를 제약하는 것이다.

 

   최근 학생부 종합전형과 맞물리면서 진로 교육에 대한 위험한 발상이 확산되고 있다. 많은 대학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전공학과를 준비를 위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체계적으로 커리어를 관리해온 학생들을 선호한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실제로 일부 입학사정관들은 우수한 학생생활기록부의 사례로 이런 학생들의 사례를 드는 경우가 많다. 이제 중학교를 막 졸업하여 세상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자신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상태에서 자신의 진로를 조기에 결정하고 고등학교에서 이에 대한 커리어를 쌓아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옳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 진로탐색형 교육과정도 다분히 이런 관점이 숨어 있다. 자신의 진로 선택에 맞게 교육과정을 학생 개인들이 구성해 가야한다는 것이다.

 

 

<후기 중등 교육의 성격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완전한 교과 선택권 보장하는 고교학점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10 대 후반의 고등학교 학생들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10 대 후반은 충분히 성숙한 나이이기 때문에 선택권을 완전히 보장하는 게 옳다는 논리이다. 특히 대부분의 국가에서 보통 10년의 의무-보통 교육기간을 설정하는 것을 주요 근거로 제시한다.

그런데 10년을 의무 교육기간으로 설정한 것이 인간에게 필요한 보편 교육이 10년이면 족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력의 분할 양성(숙련의 정도에 의한 분할/ 육체노동과 지적 노동의 분할 등)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좀 더 긴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사회가 복잡해져 사람들이 배워할 내용들이 많아질수록, 그리고 인간의 전인적 성장에 커다란 가치를 둘수록 보편 교육기간은 길어진다. 최근 많은 나라에서 직업교육을 조기에 분화시키는 복선형 학제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면서 종합학교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복선형 학제의 또 하나의 근거로 인지역량에 대한 논의들이 존재한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즉 과학적 사유체계들, 인간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을 소화하기에는 인지역량이 부족한 학생들이 존재하고 따라서 이들에게는 인지중심의 인문계 교육보다는 직업교육이 필요하다는 논의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유럽의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대학준비 기관의 성격이 강하고 프랑스의 빠칼로레아 시험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의 수능의 난이도와 다른 차원의 높은 난이도로 보여주고 있다. 고교 학점제도 그 이면에는 인지 역량의 편차가 큰 현실에서 인지역량에 맞는 선택권을 부여해야한다는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후기중등교육의 성격을 어떻게 보는가의 문제이다. 대학교육이 4년제 일반대학이든, 직업교육대학이든 특정한 분야의 역량을 키우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10년의 의무 보통 교육과 대학교육 사이에 끼어 있는 후기 중등 교육은 어떤 성격을 지녀야하는가? 보편교육 10년 이후 인지역량에 따라 교육 코스를 분화하는 것이 타당한가? 과학적 사유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아니라,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인가? 등등

 

   신자유주의에 의해 유포된 자기계발과 인적 자본론이 교육에 여전히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빠른 사회의 변화와 기술 혁신에 적응하고, 자본이 필요로 하는 유용한 인적 자본이 되기 위해 이른 시기부터 자신의 특정한 역량을 강화하도록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간의 삶에서 직업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초중등 단계의 교육이 특정한 직업에 필요한 특정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교육 담론도 자기모순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4차 산업혁명 담론에 의하면 현재의 학생들은 사회 진출 이후 빠른 기술변화 때문에 여러 직업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초중등 교육에서는 특정한 진로나 직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기술체계에 적응하고 직업의 전환에 대비할 수 있는 범용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본교육이 중요하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담론에 의한 기술의 융합현상에 조응하여 융복합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주장을 하면서 무학년 학점제를 주장하는 것도 자기 모순적이다. 제대로 된 융복합이 되려면 각 분과학문에 대한 기본적 소양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중학교까지 교육으로 각 분야의 기본 소양을 충분히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 대학교육의 추세도 하나의 전공에만 집중하는 것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앞 단계인 고등학교 교육에서 특정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모순적인 주장이다.

   따라서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자유를 존중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인적 발달보다는 특정 분야의 기능 계발에만 치우친 도구적 인간관의 산물의 성격을 일정하게 띠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매우 현실적인 근거는 잠자는 학생을 깨우는교육과정이라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과목을 선택하게 되면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가장에 기초하고 있다.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학생들의 수업참여도는 과목에 따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수업을 열심히 듣는 학생은 거의 모든 과목에서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거의 모든 과목에서 그렇지 않다. 학습결손의 장기화, 입시대비를 위한 단조로운 주입식-강의식 교육, 지루한 암기와 반복적 문제풀이, 입시 대비를 위한 진도 빼기로 인한 학생 개개인의 발달 단계 무시 등등이 맞물려서 학생들의 수업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입시준비 교육으로부터 벗어나 학생들의 지적 성장과 삶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과 학생들의 참여와 흥미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수업 방법을 통하여 즉 수업 혁신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훨씬 시급하고 현실적이다. 또한 당장 흥미를 느끼는 분야만 공부하겠다는 것도 교육적으로 올바르지 않다. 특히 학업에 흥미가 적고, 가정의 지원이 약한 학생들은 자신의 성장과 발달보다는 말 그대로 눈앞의 흥미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그들에 올바른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고교 학점제를 주장하면서 시범 실시 학교에서의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를 근거로 제시한다. 이들 시범학교는 학점제라기보다는 과목 선택권의 폭을 넓힌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또 하나의 사례는 학교 간에 개설한 일종의 방과후 교육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 선택의 확장을 통한 만족도의 고양인지, 수업혁신의 결과인지 엄밀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참여하는 학생은 극소수이고 대부분 능동적 학습자들이다. 따라서 극히 제한된 사례를 가지고 고교학점제를 정당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고교 학점제 도입의 또 다른 근거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과 수준의 차이를 고려한 교육과정의 개별화이다. 이전 단계의 학습 결손이 향후 학습에 커다란 장애를 초래하는 과목인 수학이나 영어가 해당할 것이다. 수준별 수업은 학생들에게 낙인효과가 있고, 수업은 다르게 하면서 평가는 동일하게 하기 때문에 효과가 부족한 반면 학점제는 낙인효과도 없고 평가를 달리 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우선 수학이나 영어 등 특정 과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교 학점제를 전면화하는 것은 문제이다. 또한 학점제를 하면 낙인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도 의심스럽다.

   오히려 초중학교 단계에서 학습 결손을 최소화하는 것, 그리고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통한 개별 교육, 학생 간 협력 학습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영어 등의 교과목의 난이도와 양을 적정화하는 것이다. 그래도 학습 결손이 심각한 학생을 위해서는 별도의 보완 학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구체적인 방안은 대안 모색에서 제시하겠음)

 

많은 학교에서 예체능 계열을 설치하려다 실패하였다. 그 이유는 학습에 관심이 떨어지는 학생들로만 학급을 구성하였을 경우 수업과 학급운영에 커다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주입식 수업에서도 학생들의 구성은 매우 중요하다. 하물며 학생들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지향하는 수업의 경우에 학생의 구성은 더욱 중요하다. 수준별로 학생들을 나누어 수업하면 수업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는 매우 조심스럽게 검토되어야 한다. 고교 학점제는 기대와 달리 학습에 열의가 있는 학생들이 모인 수업과 학습에 열의가 부족한 학생들만 모인 수업으로 양분되면서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더욱 확대될 우려가 존재한다.

 

   고교 학점제의 또 하나의 교육적 문제는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과의 상호관계에 대하여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0대 후반의 학생들은 결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학습자가 아니다. 또한 자기 생활에 대한 통제력도 충분히 성숙하지 않는다. 교사가 단순한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생과 정서적으로 깊게 교감하고 학생의 의지에 적극 관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성인 이전의 교육 단계에서 긍정적 의지를 북돋아주는 것은 교육의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타인의 의지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매우 깊은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학점제가 일반화된 대학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학점제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매우 차가운 관계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또한 10대 후반에는 성인들보다 동료와의 관계로부터 훨씬 많은 영향을 받는다. 비록 현재의 학교가 학생들 간의 상호교류를 확대하고 건강한 영향력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다양한 자치활동-학급활동 등을 활성화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교육의 영역이다.

고교 학점제는 오로지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이런 상호관계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1주일 중에 하루를 잡아 학급시간과 자치활동 시간을 확보한다고 하여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만약 고교연합형 학점제가 도입되면 소수의 적극적 학습자들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다수의 학생들은 학습과 생활 그리고 교우관계 등에서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3. 진로맞춤형 고교학점제의 현실적인 문제

 

   고교학점제의 현실적인 문제 중에 가장 큰 장애 요소는 교사의 수급이나 학교 시설의 제한일 것이다. 단위 학교에서는 사실상 다양한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학점제의 시행이 거의 불가능하다.(최근 언론에서 고교학점제의 사례로 거론하고 있는 인천신현고는 고교학점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4개로 늘린 것이고, 선택과목수를 확대한 것이다. 즉 고교학점제의 원래의 취지처럼 교과과목군별 학점 시수를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정할 수 없다. 도봉고의 경우에는 2~3학년 교육과정에서 계열 없이 각 학년별로 주어진 과목 중에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학점제라기보다는 선택권을 확장하는 것이다. 학점제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기존의 교과목을 세분화되어 과목수가 비약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고사하고 도봉고 방식의 과목선택권 확대(현재 서울시 교육청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방식이다.)도 대부분의 학교에 커다란 혼란과 난관을 초래할 것이다. 교원수급, 교실조건, 학사운영 등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결국 고교학점제를 위해 제기한 방식이 고교연합형 학점제 운영방식이다. 하지만 고교를 연합해도 과연 학점제의 운영이 가능한지 의심스럽다. 지금까지 제기된 방식에 의하면 학년-계열 학급을 해체하고 말 그대로 학생 개개인에게 완전한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학은 그나마 학생들이 학과로 편제되어 있지만, 고등학교는 그런 것도 없다. 훨씬 개방적인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매 학기 학생들의 수요를 예측할 수도 없고,(현재 대학들의 경우 과목수강선청 때마다 클릭 전쟁이 일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어떤 과목군의 수업을 얼마나 배치해야할지, 교사 수급을 어떻게 조절해야할지 미리 준비하기 힘들 것이다.

   결국 단기 고용의 강사 풀을 대규모로 준비해야 하고, 비정규직 교원들이 대거 양산될 것이다. 이들을 누가 어떻게 관리해야할지도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다. 복잡한 수강신청과 수업 구성을 위해 막대한 행정인력이 필요하며 개별 학교는 물론 연합체제에 맞게 별도의 행정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여러 캠퍼스를 전전하는 학생들에 대한 관리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이며, 학생생활기록부는 누가 최종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지도 모호해질 것이다. 정규 교사들도 학생들의 수강 신청에 따라 수업시수의 격차가 벌어질 것이고, 그들의 권한과 역할, 책임도 모호해질 것이다.

   학교시설도 문제다. 학생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는 대형강의실부터 소형강의실까지,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진 교실이 필요할텐데 이를 위해서 학교를 완전히 재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소수의 학생들이 다른 학교에 가서 수강하는 현재의 시범실시를 가지고 고교 연합형 학점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과연 이런 엄청난 비용과 혼란을 감수하면서 고교학점제를 전면화해야하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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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학점제의 또 하나의 현실적인 장벽은 대학입시이다. 고교학점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고교학점제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입시준비로부터 분리시킬 것이라 주장한다. 실제로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면 획일적인 국가표준화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현실에서는 이것이 제대로 작동한다. 미국은 고등학교에서 표준화시험인 SAT를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입시 현실에서는 이렇게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수능이 여전히 중요한 선발기능을 하면, 대학진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오히려 지금보다 영수에 몰입하는 교육을 할 것이고 학교도 학부모와 학생의 압력에 의해 수능 준비 과목을 대거 개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업 집단의 규모나 수준의 다양성 때문에 내신은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개별적 수업을 구성하는 모집단이 다양하기 때문에 상대평가에 대한 불만이 높을 것이다. 따라서 학점제의 경우 절대평가를 주장하는데, 이 경우에 내신 성적을 입시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절대평가 체제에서 내신이 입시 성적으로 활용된다면 교사들은 성적 부풀리기의 엄청난 압력에 시달릴 것이다. 또한 각 수업별로 공통적인 성취기준을 정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내신 성적에 대한 온갖 문제제기를 할 것이다. 결국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내신은 입시 자료로 활용될 수 없다. 내신을 억지로 입시전형 요소로 활용하게 되면 학생들은 성적 잘 주는 교사의 과목이나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으로 대거 몰릴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원래 취지가 퇴색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들은 자신들의 선별도구를 강화시키려 할 것이다. 그것이 별도의 대학별 고사이든, 학생부 종합의 탈을 쓴 대학별 고사이든 대학의 선발권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결국 입시준비와 학교수업의 분리는 한국의 입시현실에서는 학교 교육의 정상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의 무력화와 사교육의 폭발로 나타날 것이다. 아니면 고교 학점제는 입시준비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으로 변질될 것이다.(자사고에 부여한 교육과정 자율성이 어떻게 입시몰입교육과정으로 변질되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4. 대안의 모색

 

   위에서 논의한 것처럼 고교 학점제는 교육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커다란 문제를 지니고 있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교육과정으로는 7차교육과정) 도입 이후 확산된 다양성과 선택권의 신화의 연속선상에 있으며, 이를 극단적인 형태로 완성하는 것이다. 한국의 획일적인 입시교육 현실이 이런 신화의 확산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학점제만 도입되면 학생들은 갑자기 능동적 학습자로 돌변하고, 학교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이 고양될 것처럼 상상한다.

 

   교육과정의 설계는 학생의 발달 단계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인간의 전생애의 과정에서 해당 시기의 특성에 대한 규명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0대 후반은 개념적 사고와 과학적 사유에 기초한 보편적 지성 발달에 결정적인 시기이며, 자기 자신과의 관계타자(자연 포함)와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가치관과 윤리의식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그리고 각각의 개성과 흥미가 분화되고 진로-직업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이다.

   후기 중등 교육은 10대 후반 시기의 이런 두 가지 특성에 기초하여 교육과정이 설계되어야 한다.

 

   우선 후기중등의 교육과정은 보편적 지성의 발달과 풍부한 감성, 올바른 가치관과 윤리의식의 형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류가 축적해온 지식과 문화유산들을 충실하게 학습할 수 있는 교과 학습과 이를 기반으로 현재의 중심적인 사회현상과 자연현상을 탐구하는 주제 학습, 예술-문화 활동, 자치-동아리 활동을 기본으로 하는 정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정규교육 과정은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성한다.)

   정규 수업 교육과정은

   첫째, 기존의 교과중심 교육과정 (인류가 장기간 축적해온 지식, 개념, 이론에 대한 학습)을 설치한다. 교과중심 교육과정의 교과들은 세분화하기보다는 각 교과의 핵심 개념과 이론을 포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사회현상(주제) 기반 교육과정을 편성한다. 예를 들어 민주시민교육/생태교육/ 평화-인권교육/ 노동인권 교육/ 페미니즘-젠더 평등 교육/ 디지털 기술의 특징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현대문화와 예술 교육 등의 과정을 설치한다.

   주제 기반 교육과정을 기존의 교과 내에서 소화할지, 별도의 범교과 과정으로 독립적인 과목으로 설치할지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개방형 교육과정은 학교내, 학교간,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개설하여 학점제로 운영한다.

   첫째, 다양한 흥미-적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연극, 뮤지컬, 스포츠, 악기, 미술, 디자인 등등)

   둘째, 직업과 진로 탐색을 위한 과정도 설치한다. (예를 들어 제빵, 미용, 컴퓨팅, 가구제작, 원예-농업, 컴퓨터 코딩 교육 등등)

   셋째, 보완-심화학습 교육과정을 배치한다. 정규수업을 따라가기 힘든 과목을 보완하거나, 좀 더 깊은 내용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개방형 교육과정은 개별 학교, 학교 간 공동, 지역사회 기관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며, 학교에서 설치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정규 교사가 담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개방형 교육과정은 성적을 산출하지 않고, 출결과 과제수행, 기본평가 등을 통해 이수여부만 평가한다. 이를 통해 개방형 교육과정은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교육내용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한다.

 

    정규교육과정과 개방형 교육과정은 아래와 같이 배치한다.

   현재 고등학교 주당 수업 시수인 34시간을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배정한다.


 

7교시

자치활동

동아리활동

 

개방형

교육과정

정규수업

교육과정

개방형 교육과정

6교시

정규수업

교육과정

5교시

점 심 시 간

4교시

정규수업

교육과정

정규수업

교육과정

정규수업

교육과정

정규수업

교육과정

정규수업

교육과정

3교시

2교시

1교시

<예시>


   위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주지교과 중심의 과도한 학습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취미-적성-진로 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개방형 교육과정이 왜곡되지 않기 위해서는 수능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입시제도의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개방형 교육과정은 블록시간을 설정하여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며, 보완-심화 학습의 경우 이수 단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개방형 교육과정에서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면, 학교에서 개설하는 교육프로그램은 적은 학생을 가지고 밀도 있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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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아가며

 

   후기중등 교육과정이 대학입시 특히 국가표준화시험인 수능 준비에 완전히 종속되면서 후기중등 교육은 학생들에게 배움과 발달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주체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10대 후반은 이후의 성인의 삶의 과정의 기본적인 방향과 성격이 결정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배움과 경험이 일어나야함에도 오로지 입시에서 상대적인 순위를 높이기 위한 경쟁에 매몰되어 있다.

   고교학점제는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고민으로부터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획일적인 입시교육과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과정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성과 선택이라는 반대의 편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면서 기술적 변화에 부응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교육담론(창의인재, 융합인재 등)도 위험하다. 공교육은 어떤 특정한 시기의 사회적 요구를 직접 반영하는 것을 우선시할 수 없다. 학생들의 발달단계와 생애주기의 특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후기중등 교육의 교육과정의 개혁은 입시문제의 해결 없이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입시경쟁이 교육을 지배하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후기중등 교육의 교육과정을 재설계하고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할 것이다.

 

   후기중등 교육 나아가 초중등 교육의 교육과정을 재설계하기 위한 사회적 교육과정위원회의 설치가 시급하다. 기존의 교육과정 논의는 외국 담론의 수입, 사회적 요구의 직접적 반영, 교과이기주의 등을 기반으로 전개되었다. 더 이상 이런 관성에 휩쓸리지 않고 원점에서부터 교육과정 전반을 다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고교학점제도 지금처럼 전반적인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과 분리된 채, 성급하게 추진된다면 혹독한 비용을 치룰 가능성이 많다. 대통령의 공약이라 어떻게든 실현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좀 더 차분하고 치밀하고 넓은 시야에서 후기중등의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와 연구를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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