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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 64호 (2017.04.10. 발간) 


[권두언]

유신의 종말과 촛불혁명

 



 


  마침내 박근혜가 구속되었다. 이로서 박정희에서 시작하여 박근혜에 이어진 유신체제(냉전 반공 수구체제)는 그 종말을 고하였다. 아버지에 이어 그 딸에 이르기 까지 질기고 질긴 유신의 망령은 이제 완전 종식되었다.

 

19791026일 김재규가 유신의 심장 박정희를 쏜 순간 유신체제가 종식된 줄 알았지만,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20121219일 대통령에 당선됨으로 인해 제2기 유신체제, 신유신체제가 시작되어 그 질기고도 질긴 유신체제는 부활하였다.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는 박근혜는 철저하게 아버지 따라 하기를 하였다. 아버지가 예뻐했던 유신 검사 김기춘과, 신흥 법비 우병우와, 폴리페서 안종범을 통해 유신통치를 이어갔다. 무지, 무능, 무모한 정권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권력기관을 동원하여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막고, 노동자를 탄압하며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유신통치 외에는 없었다. 그러나 유신통치는 더 이상 민중에게는 참을 수 없는 수치가 되었다.

 

 친일·독재정권을 옹호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나,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에서 보듯이 박근혜정권이 펼친 정책은 시대착오적이며 국제사회에서 조롱거리나 되는 후진적 정책이며, 민주주의를 현저히 침해하는 정책이다. 70년대 박정희시대에나 가능했던 정책을 21세기에 적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무지의 소치인지를 스스로 증명하는 이런 정책들은, 민중들에게는 용서할 수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었다.

 

  국민들과의 소통은커녕 측근들하고도 소통을 하지 않는 박근혜는, 오직 최순실 일당들하고만 소통을 함으로서 대한민국을 자신들의 왕국인 냥 농단하였다. 대통령은커녕 마을 이장, 반장만도 못한 능력을 가졌음에도 4선의 국회의원과 여당의 대표를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는 것은, 한국사회에 드리워진 박정희의 허상이 얼마나 큰 것인지, 유신의 망령이 얼마나 한국사회를 감싸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었다.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여당 대표가 되고, 대통령이 되는 한국은 필연적으로 헬조선이 될 수밖에 없다. ‘부모빽이 최고의 스펙이 되는 나라에서 청년들이 무슨 희망이 있었겠는가? 절망만 가득하고 희망을 찾을 수 없는 헬조선은 이제 살만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할 때이다. ‘이게 나라냐?’라는 외침에서 이게 나라다!’라는 외침으로 바꾸어야 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이며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저 유신잔당들과 추종자들에게, 촛불은 횃불이 되고, 들불이 되어 오만함과 역겨움을 모두 태워 버렸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촛불민주주의는 이제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며 광장민주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는 승리하였다. 당당히 승리하였으며, 유신의 망령을 박정희의 허상을 날려 버렸다. 마지막 한 줌의 무리들이 최후 발악을 하고는 있으나, 그 끝은 이미 정해진 터. 그들에게 연민과 측은함만이 느껴질 뿐이다.

 

  유신의 종말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4·19, 5·18, 6·10 항쟁 그리고 오늘의 촛불까지 한국 민중은 민주주의를 위해,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위해 싸워 왔다. 민주열사와 투사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진 이러한 투쟁의 역사는 면면히 이어져, 오늘 촛불혁명의 승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4 ·19의 과실을 박정희 일당들이, 5·18의 피의 대가를 전두환이, 6·10 항쟁의 과실을 노태우가 가져갔듯이, 투쟁의 과실은 기득권층들이 가져가고 민중들의 삶은 늘 제자리였으며 희생자들의 삶은 헛되어 보였다.

 

  피의 혁명 없이도, 현직대통령을 탄핵시키고 구속시키는 민중의 힘은, 이제 못할 것이 없는, 두려울 것이 없는 혁명의 힘이다. 이제 우리는 과거와 같은 반복을 해서는 안 된다. 또 다시 재벌들과 정치기득권층들에게 민주주의를 맡겨서는 안 된다. 그들은 또 다시 사탕발림으로 우리를 현혹시킬 것이며, 민주주의를 망치려 들것이다. 우리는 저들의 사탕발림을 단호히 거부하고, 참된 민주주의, 실질적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 마음을 놓고 방심하는 순간 그들은 또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할 것이다.

 

  2017년은 혁명 원년이 될 것이다. 87년 체제를 폐기하고 2017년 체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2017년 체제는 실질적 민주주의, 참여 민주주의가 꽃피는 체제이며, (hell)조선이 아닌 굳(good)조선을 만드는 체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 또한 운동으로서의 교육혁명을 논하는 체제가 아니라, 교육혁명을 이루는 교육혁명 원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힘든 겨울을 이기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우리도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야 할 것이다. 투쟁!

 

  박근혜가 탄핵, 구속됨으로 59일 조기대선이 실시된다. 이에 각 당의 후보들이 서로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대선경쟁에 뛰어 들었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특집으로 각 대선후보들의 교육공약을 검토하였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바뀌는 5년지대계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루어 질 것이다. 그러나 촛불혁명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이번 대선에서 만큼은 백년지대계가 될 수 있는 교육공약이 나오길 바란다. 주의 깊은 검증을 바란다.

 

  요즘 최고 화두중의 하나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박근혜 탄핵보다도 주목 받고 이슈가 될 정도다. 4차 산업혁명은 독일의 슈밥이 주창한 이후 전 세계 자본주의 국가들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대선 주자들도 자신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적임자라고 내세울 정도다. 4차 산업혁명을 모르면 바보가 되는 시대이다. 교육도 4차 산업혁명에 빨리 대비해야 한다고 난리다. 4차 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3차 혁명의 연장선상이며 현재의 발전된 기술 형태이다. 그런데 왜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한참 유행하던 신자유주의는 이제 싹 들어갔다. 대신 4차 산업혁명을 들고 나왔다. 그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이번 호 기획으로 인지자동화와 비고츠키를 다뤘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인 인공지능(연구소에서는 이를 인지자동화라 부름)시대를 맞아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 보았다.

 

  갈수록 힘이 부친다. 연구소는 현장에 기반을 둔 교사들이 중심이다. 해가 바뀔 때 마다 학교일에 치이며 육체적·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낀다. 분기별 1번 내는 회보를 만드는데도 많은 힘이 든다. 힘이 들지만 그래도 힘을 얻는 것은 회원들의 응원과 격려이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아도 회원 동지들의 격려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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