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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 61호 (2016.07.05. 발간)


[권두언]

부당해고를 뚫고 전진하는 전교조, 교육의 미래이다.


 

     결국 진보교육감이라 칭하던 교육감조차 교육부의 협박에 굴복하였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판결로 촉발된 전임자 해고는 진보교육감 지역에서조차 해고가 진행되어, 결국 진보교육감이라는 호칭이 무색하게 되었다. 조합원 출신의 교육감조차 어쩔 수 없다는 한마디로 부당해고에 동참하였다. “어쩔 수 없다.”, “안타깝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일제강점기 친일을 한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며, 독립투사들이 고문을 당해 죽거나 고통스럽게 산 것은 안타까운 일이며, 유신시절 수많은 민주투사들이 목숨을 잃은 것도 안타까운 일이었으며, 독재에 협력한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과거,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모든 불의에 협력한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로 치부되고 그 피해자들은 그저 안타까운 일로 치부된다. 이게 헬 조선의 현주소다.

 

     학교현장에 갈등이 쌓여가고 있다. 성과급 문제로 교사들의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성과급 차등액수가 늘어나고 근무평정과 연계되면서 성과급 기준안에 대해 첨예한 대립이 생기고 있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기준안에 대해 갈등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돈 몇 푼(?)에 학교 현장이 분열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협력과 배려의 교육을 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교사들을 분열과 갈등에 빠뜨리고 있다. 이러한 분열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교조는 성과급 균등분배 투쟁을 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파면까지 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협력, 배려, 나눔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인성요소이거늘 교육부는 갈등, 차별, 분열을 중요한 교사 통제요소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무슨 교육을 한다고 말하는지 지나가던 이 비웃을 일이다.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 교육부를 폐지하는 것이 정답으로 보인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다. 19세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음을 당했다. 2호선 구의역에서 고장난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던 19세 청년이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사고 후 서울 메트로의 안전을 영세한 외주 업체가 담당하며 그 외주 업체의 현장 노동자들 다수가 열악한 처지의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에 이 땅의 흙 수저들은 다시 한 번 절망과 분노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분노의 화살이 엉뚱하게도 업체의 정규직들에게 향함으로써 노노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언론과 정치권의 선동이 아닐 수 없다.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와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함에도 늘 정치권이나 자본가들의 책임은 없다. 비정규직을 늘리는 정책을 펴면서 일만 터지면 정규직에게 책임을 돌리는 행태에 국민들은 고맙게도 호응해 주고 있다. 분노의 대상은 분명 정권과 자본가들이어야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면서 진짜 책임자들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 언제쯤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한국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 한국경제가 위기라는 말은 하도 해서 이제는 별 실감이 나지 않지만 지금은 진짜 위기로 보인다. 자본주의경제는 위기를 달고 산다. 한국경제도 사실 위기가 아닌 때가 별로 없었다. 노동자들이 파업이나 집회만 하려 하면 정권들은 늘 경제가 안 좋은데 집단행동을 한다고 비판해 왔다. 그러니 사실, 어느 정권 때나 경제는 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해고를 수반하기에 위기이다. 그동안 우리에게는 위기에 대처할 충분한 시간과 돈이 있었으나 강바닥과 해외자원개발 등의 낭비와 정체불명의 창조경제 말장난으로 시간을 보내 '창조적 경제 위기'에 처해 지게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의 대가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진다는 것이다. 쉼 없이 성실히 일해 왔으나 결과는 정리해고나 명예퇴직이다. 자본가들은 망해도 3대가 잘 살 수 있으나 노동자들은 해고를 당하는 순간 삶이 무너진다. 영국의 경제학자 조안 로빈은 자본주의에서 착취당하는 것보다 더 나쁜 한 가지는 착취당하지 않는 것이다.”라면서 실업이 일터에서 착취당하는 것보다 더 나쁜 상태라고 하고 있다.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노동자들의 절규와 일치하는 말이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국가도 개인도 이제는 각자도생이다. 불행한 시대이다. 기댈 곳이 없다. 민중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지만 의지할 곳은 없다. 모두들 각자도생이 살길이라 한다. 그러나 가진 게 없는 노동자, 빈민들이 어떻게 각자도생하는가. 더 이상 이대로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진지한 논의를 할 때이다. 노동자, 농민, 빈민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 아직 또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서 아직 갈 길이 멀고도 멀다. 우리 진보교육연구소에서도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자 한다. 새로운 전망을 향해서.

 

     이번 회보에서는 새롭게 몇 가지 꼭지를 마련하였다. [현장]에서는 교육공무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새롭게 추가하였으며, 새로운 전망을 찾고자 하는 노력의 하나로 [사회변혁 이론 고찰]을 마련하였다. 비록 어려운 작업이지만 새로운 대안 마련을 위한 이론적 작업을 위해 이론의 소개를 계속 하고자 한다.

 

     [특집]으로는 전교조 운동과 교육노동운동의 전망과 투쟁방향을 실었다. 전교조에 대한 박근혜정권의 탄압이 아무리 거세더라도 탄압을 뚫고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획득을 비롯한 교육혁명과 학교혁신, 대안 교육학 정립을 위해 공세적으로 투쟁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박정권의 탄압에 의해 해직된 34명의 교사를 대표하여 박세영 전교조 조직국장의 이야기를 실었다. 해직에도 흔들림 없는 투쟁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박세영 선생님과 함께 투쟁의 길을 갈 것을 다짐한다.

 

     이제 곧 여름 방학이다. 심신이 지친 교사들에게는 꿀 맛 같은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교조는 방학이 없다. 박정권에 맞서 쉼 없는 투쟁을 하고 있는 해고자 동지들과 함께 뜨거운 여름을 투쟁으로 이겨내자.



02-권두언(2-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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