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진보교육] 60(2016.05.09. 발간)

 

[담론과 문화] 송원재의 역사이야기

박근혜의 역사전쟁’,

수구세력의 장기집권을 위한 신분세탁

 

송원재 / 전교조서울지부 대외협력실장

 

 

 

글을 시작하며

 

정부가 중·고교 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때 아닌 역사전쟁이 한창이다. 이 전쟁은 과거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는 과거와의 전쟁이지만, 역사를 쓰는 궁극의 목적이 미래를 향한다는 점에서 미래와의 전쟁이다. 또 역사는 과거에 대한 집단적 기억이라는 점에서 기억과의 전쟁이지만, 역사적 진술은 종종 날조된 진실을 내포하므로 신화와의 전쟁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확정 고시한 데 이어, 집필진 구성과 편찬기준 심의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게 끝나면 전문가·교사·학부모들로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교과서 편찬기준을 확정하고, 집필진을 구성해 교과서 집필에 착수할 계획이다. 편찬기준은 국정교과서의 방향과 내용, 서술기준 등을 제시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그런데 이 일정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지난해 11월 말까지 집필진 구성과 편찬기준 심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집필진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고 편찬기준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20173월에 입학하는 중·고교 1학년부터 국정교과서를 사용해서 2019년도 대입수능부터 적용한다는 원래 추진 일정이 제대로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정부가 총력전을 펼치는데도 차질이 빚어지는 이유는 뭘까? 반대여론이 예상보다 훨씬 거세기 때문이다. 반대여론이 워낙 높다 보니 역사학자들이 집필진 참여를 극도로 꺼렸고,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집필진 비공개방침이 여론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했다. 상업을 전공한 교사가 집필진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부적격 시비 끝에 중도 탈락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집필진도 비공개, 심의위원도 비공개, 편찬기준도 비공개로 하다 보니 묻지 마 교과서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올 지경이다.

 

 백년전쟁.jpg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기존 논쟁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기존 논쟁은 일방적인 게임으로 진행됐다. 찬성론은 시대에 뒤떨어진 냉전적 관점과 주관적 경험에 기초하여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강했던 반면에, 반대론은 학문의 자유와 교육의 자율성, 세계 보편기준에 근거하여 논리적 설득력을 높였다. 다소 진부하고 식상하지만 찬반론의 주요 근거는 이렇다.

찬성론은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론통일을 위해서는 하나의 교과서가 필요하며, 우리도 북한처럼 국정교과서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 검·인정 교과서가 지나치게 좌편향이므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한다.

반대론은 역사는 다양한 철학과 신념을 신봉하는 사회구성원들의 공동의 산물이므로 역사연구는 다양한 관점과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국사교과서도 집필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이 역사교육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말한다. 국정교과서는 편찬권한을 가진 국가가 유일한 관점을 제공하고 서술도 국가가 정한 기준에 따라 획일화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역사의 국가독점으로 이어져 학문의 자유와 교육의 중립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우려한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국정교과서 제도를 채택하는 나라는 극소수 폐쇄국가 말고는 없으며, 서구에서는 국정교과서는커녕 검·인정교과서를 넘어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다.”국정교과서는 세계의 보편적 기준과 거리가 먼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유신정권처럼 극단적인 독재정권 시대를 제외하고는 해방 이후 줄곧 검인정교과서 제도를 유지해 왔다.

반대론은 또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들고 나온 시점이 수상쩍다고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 때, ‘뉴 라이트를 자처한 수구집단은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좌편향으로 매도하며 직접 교과서를 편찬했지만, 시장에서 채택률 0’에 가까운 수모를 당했다. 당시 그들이 만든 교학사 교과서는 끝도 없이 쏟아지는 오류와 친일미화 독재찬양서술 때문에 인쇄된 휴지라는 굴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국사교과서 국정화 주장이 나온 것은 바로 이 때로, 뉴 라이트가 시장의 경쟁과 선택을 피해 국사교과서를 아예 국정화해서 자신의 입맛대로 교과서를 만들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IE001614146_STD.jpg


 

막 오른 역사전쟁

 

작지만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을 하나 짚고 넘어가자. 우리나라 국민의 95% 이상이 초··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역사공부와는 영영 담을 쌓는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역사학 전공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민이 초··고등학교 시절에 역사 교과서로 배운 지식을 진실로 믿고 평생 살아간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역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만들면, 절대다수 국민의 역사인식을 정부가 의도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00년대 들어 군사정권이 무너지고 민간정부가 들어선 뒤, 우리 교과서 체제에도 큰 변화가 닥쳤다. ·고교 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인정으로 바뀌면서 교육과정에 대한 국가의 폭력적 개입이 상당부분 완화되었다. 이 같은 경향은 중학교 국사와 고등학교 근·현대사 과목에서 두드러져 냉전 이후 변화된 국제질서와 개선된 남북관계가 대폭 반영되었다.

특히 고등학교에 <한국 근·현대사>가 신설되면서, 그 동안 교과서에 제대로 기술되지 않았던 일제 강점기와 해방이후 역사의 비중이 크게 늘었고, 친일과 친미, 분단과 독재로 점철돼 온 한국 주류집단에 대한 비판적 서술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 같은 역사교과서의 체제 변화는 학생들의 현실인식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냉전의식에 기초한 반북 대결의식이 희석되면서, 북한을 파괴해야 할 적으로 보기보다는 민족공동체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태도가 강화되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은 이 같은 경향을 사회적 대세로 만들었고, 급기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묘사한 귀엽고 앙증맞은 캐릭터가 인터넷에서 대박을 치기도 했다.

또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진보당 사건, 간첩단 조작사건 등의 진상이 밝혀지고 재심판결에서 무죄가 잇따르면서, 한국 주류집단의 과거 친일행적과 군사정권 부역전력, 권력유지를 위한 반인권적·비도덕적 행태가 낱낱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주류집단은 도덕적으로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었다.

냉전시대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관과 의식을 가진 신세대의 등장은 수구집단에게는 경악과 충격 그 자체였다. 여기에는 신세대의 교육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전교조라는 존재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과 경계심도 한 몫 거들었다. 이것을 방치할 경우 보수의 재집권은커녕 수구집단의 권력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북한의 위협 - 국가안보 - 총화단결을 축으로 하는 기존 냉전 이데올로기의 약발이 다함에 따라 새로운 접근전략이 절실하게 필요해졌다.

과거의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지만 새로운 해석을 덧붙이는 것은 가능하다. 더욱이 초··고 학생이라는 제한된 집단을 상대로 하는 교과서라면 얼마든지 주무를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에 재해석을 가해서 교과서에 수록함으로써 신세대의 의식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권력은 이럴 때 휘두르라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를 앞세운 대한민국 수구집단의 역사전쟁은 이렇게 막이 올랐다.

 2015101502_title.jpg


 

국정교과서 미리보기’, 6 사회교과서

 

그러는 가운데 올해 초 초등학교 6학년이 배우는 사회 교과서가 공개됐다. 원래 초등 국사는 6학년 사회과목에 포함돼 국정으로 편찬돼 왔지만, 때가 때인지라 이 교과서에는 세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내년에 정부가 선보일 중·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방향과 내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국정교과서 미리보기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초등 국사교과서는 공개되자마자 구설수에 올랐다. 역사교육연대회의의 분석에 따르면, 비문과 부적절한 표현 등 오류가 93, 편향적인 서술이 31곳이나 발견됐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삭제했고, 1948대한민국 정부수립대한민국 수립으로 잘못 기술했으며, 박정희 정부에 대해서도 독재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1980‘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서술하면서 계엄군의 폭력진압과 발포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군인들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는 식으로 완화시켜 서술했다. 마치 광주시민의 과격시위 때문에 계엄군이 투입된 것처럼 인과관계를 뒤바꾼 것이다.

이 같은 친일미화, 독재찬양경향은 이전에 뉴 라이트가 만든 교학사 교과서에서부터 이미 논란거리였다. 이른 바 식민지 근대화론에 근거한 식민지배의 긍정적 평가, 의병 토벌등 항일 민족운동 폄하, 이승만 건국영웅 만들기, 5.16쿠데타와 유신독재 정당화, 박정희의 성장신화 만들기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초6 사회교과서와 교학사 교과서는 그 동안 뉴 라이트진영이 일관되게 주장해 온 내용들을 거의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 정부가 편찬하고 있는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편찬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그들이 주도해서 만들어낼 중·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내용도 그 연장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만들어낼 한국사 국정교과서는 어떤 모습일까?

 

 

수구세력의 장기집권을 위한 신분세탁

 

그 동안 뉴 라이트학자들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앞세워 일제 식민지배와 친일파의 해악을 줄이고 식민지배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일제 식민지시대를 거쳐 비로소 근대화됐으며, 식민지배에 따른 고통은 근대화를 위해 치러야 했던 기회비용에 불과하다.

항일 독립운동가들은 근대사회에 대한 아무런 전망도 계획도 없이 무지몽매한 민중을 볼모로 과격투쟁만 일삼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자들이다. 그럼 친일파들은?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스스로 굴욕을 감내하려 한 근대화의 선구자인 셈이다. 상은 못 줄망정 돌을 던져서야 되겠는가?

새 국정교과서는 단순히 친일파의 행적을 감추고 미화하는 차원에서 머물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친일파를 근대화의 선구자로 복권시켜 공민권을 부여하려고 한다.

 

뉴 라이트학자들은 또 8.15 ‘광복절건국절로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들은 해방 후에 수립된 대한민국정부수립 이전에 전개된 모든 항일운동의 정통성을 일체 인정하지 않는다. 현행 우리 헌법 전문에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라고 명시돼 있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시 정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대한민국1948년에 처음으로 건국된 것이므로 8.15광복절이 아니라 건국절이다. 그 위업을 이룩한 이승만은 건국의 영웅이자 북한의 남침으로부터 나라를 지킨 자유의 수호자.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강행해 한반도에 두 개의 정부를 현실화시킨 분단의 주범이승만은? 분단정부 수립을 위해 제주 4.3항쟁, 여수·순천 10.19사건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양민을 학살한 살인마 이승만? 한국전쟁 때 좌익경력을 문제 삼아 무려 50만 명의 보도연맹 회원을 재판도 없이 즉결 처형한 도살자 이승만? 자유당의 집권연장을 위해 진보당을 간첩으로 몰아 사법살인을 교사한 헌법파괴자 이승만? 독재정치와 부정선거를 일삼다가 학생 시위대에 발포명령을 내려 수백 명의 꽃다운 목숨을 앗아간 독재자 이승만? 없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 사실은 집단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새 국정교과서는 단순히 분단세력의 죄악을 감추는 데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분단세력을 건국세력으로 등치시켜 대한민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려고 한다.

 

뉴 라이트학자들은 또 박정희의 5.16 쿠데타와 유신독재, 5·6공 군사정권에 대해서도 과감한 재평가를 시도한다. 박정희는 경제개발계획을 성공시켜 대한민국을 전쟁의 폐허와 빈곤의 나락에서 번영으로 이끌어낸 산업화의 공로자. 전두환·노태우는 사회혼란을 부추기는 불순한 세력으로부터 박정희의 성과를 지켜낸 위대한 지도자들이다.

수출주도 경제성장을 위해 저임금과 저곡가를 강요당한 노동자와 농민의 희생은? 수많은 전태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살인적인 노동탄압은? 중앙정보부를 동원한 유례없는 공포정치와 간첩단 조작사건 같은 참혹한 인권유린은? 비상대권을 휘둘러 헌정질서를 정지시키고 10월 유신을 선포한 박정희는? 12.12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찬탈하고 수천 명의 무고한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노태우 신군부는? 없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 사실은 머잖아 잊히게 마련이다.

새 국정교과서는 단순히 군사독재 세력의 헌정유린·인권유린 행위를 축소하거나 불가피성을 강변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군사독재세력을 산업화세력으로 부활시켜 면죄부를 주려고 한다. 신자유주의 노동착취의 직격탄에 희생된 대중에게 박정희 신화의 부활은 또 다른 비극을 잉태할 것이다.

 

이렇듯 그들이 국정교과서를 통해 노리는 목표는 친일파를 근대화의 선구자로 복권시켜 공민권을 부여하고, 분단세력을 건국세력으로 등치시켜 대한민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군사독재세력을 산업화세력으로 부활시켜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수구세력의 신분세탁작업이자, 미래권력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자기정체성 날조사업이다.

  7617_8608_4916.jpg



역사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

 

그러나 이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친일미화, 독재찬양수준의 단편적 역사왜곡을 뛰어넘는 것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완전히 새로 쓰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역사학계는 아직 국정교과서 문제에 본격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지만, 원론적인 입장표명을 통해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히고 사태를 지켜보는 중이다.

정부가 만약 한국 근·현대사를 새로 쓰는 수준으로 국정교과서를 편찬한다면, 역사학계는 물론 시민사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국정교과서 문제에 관한 한 국민여론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박근혜 정부를 지지해 온 일부 보수적 민족주의 세력마저 등을 돌리고, ‘민생문제 해결대신 때 아닌 이념논쟁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정부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25009_153934_5042.jpg


정부도 ·현대사 다시쓰기를 본격 학술논쟁으로 가져가서 역사학계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 부담이 크다. 가능하다면 성가신 학술논쟁을 피하고 시간을 벌면서 역사 교과서에만 집중하고 싶어 한다. 정부에게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편찬기준 확정, 집필진 구성, 심의위원회 구성, 실험본교과서 공개, 무엇 하나 마무리된 게 없다. 게다가 하나하나가 고성능 폭탄 같아서 폭발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아무리 국정교과서 편찬권한이 정부에게 있고 2019년부터 국정교과서로 수능시험을 치러야 한다고는 하지만, 절대다수 국민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아 만신창이가 되면서까지 국정교과서를 고집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설령 억지로 국정교과서를 편찬을 강행한다고 해도, 그 부담은 차기정부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만약 다음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된다면 박근혜 표 국정교과서는 곧바로 폐기수순을 밟아 역사상 가장 단명한 교과서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차기정부로 하여금 안정적 집권을 위해서는 국정교과서 폐지를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정치적 압박을 가중시켜 나가야 한다.

박근혜의 역사전쟁은 이제 막 1라운드 공이 울렸을 뿐이다. 집필진 구성, 편찬기준 마련, 실험본 공개, 최종본 공개 등 기회가 닥칠 때마다 비판과 문제제기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더 확대해야 한다. 지난 4.13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여론의 지지를 얻어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진 것도 대단히 고무적이다. 집권여당을 뺀 나머지 4개 야당은 모두 국정교과서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4개 야당과 학계·교육계·시민사회를 아우르는 거대한 연합전선 구축이 실제로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만약 박근혜가 역사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친일·분단·독재로 이어진 한국의 주류집단이 표방해 온 도덕과 가치가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독립·통일·민주세력이 표방해 온 가치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유산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역사전쟁의 패배는 현실의 패배로 고착화된다. 한국 주류집단이 추악한 얼굴을 가면으로 감추고 복면가왕행세를 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진보교육60호_3.담론과문화_4.송원재의 역사이야기.hwp

05-담론과 문화(32-74).PDF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 [만평] Dont't Vote file 진보교육 2016.05.04 276
13 [현장에서] 중등교사로 살아가기 - [자본론]으로 아이들에게 사회적 상상력을! file 진보교육 2016.05.04 334
12 [담론과 문화] 윤주의 육아일기 - #20. 세월, 그 은혜로움에 대하여 file 진보교육 2016.05.04 344
11 [특집] 2016 한국사회 전망과 교육노동운동의 방향 - 2. 총선이후 교육노동운동의 진로와 과제 file 진보교육 2016.05.04 426
10 [담론과 문화] 코난의 별별이야기 - 인공지능 알파고 file 진보교육 2016.05.04 447
9 [특집] 2016 한국사회 전망과 교육노동운동의 방향 - 1. 20대 총선 평가와 진보정치의 과제 file 진보교육 2016.05.04 452
8 [현장에서] 담임교사로 살아가기 - 별에서 온 그대 file 진보교육 2016.05.04 465
7 [권두언] 헬 조선. 그래도 살아가야 할 곳 file 진보교육 2016.05.04 480
6 [맞짱 칼럼]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file 진보교육 2016.05.04 490
5 [담론과 문화] 정은교의 몽상록 - 비상벨 그리고 헤겔 file 진보교육 2016.05.04 612
4 [논단] '프라임 사업'과 '코어 사업'의 비판적 고찰 file 진보교육 2016.05.04 736
3 [담론과 문화] 송재혁의 음악비평- 마이너리티와 클래식 file 진보교육 2016.05.04 764
2 [현장에서] 기간제 교사로 살아가기 - 기간제 교사도 교사다 file 진보교육 2016.05.04 912
» [담론과 문화] 송원재의 역사이야기 - 박근혜의 '역사전쟁', 수구세력의 장기집권으로 위한 '신분세탁' file 진보교육 2016.05.04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