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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 60(2016.05.09. 발간)

 

[권두언]

헬 조선. 그래도 살아가야 할 곳

 

 

 

 

헬 조선. 이 땅의 많은 민초들이 이 곳을 일컫는 말이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고, 중 장년층은 직장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 갖은 굴욕을 감내하며 버티고 있으며, 노년층은 OECD 국가 중 최악의 빈곤율에서 보듯 폐지나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도대체 희망이라는 것을 찾을 곳이 없다. 매일 같이 들려오는 가진 자들의 갑질 행태와 희망을 잃은 자들의 자살이야기는 이제 뉴스거리도 못 된다. 어린자녀와 함께 생을 마감하는 부모들의 안타까운 소식들은 진정 이곳이 헬 조선임을 실감케 한다. 매일 매일 나의 생존을 위해서는 다른 자들을 무참히 밟고 올라서야 하는 지옥의 아귀다툼이다.
2014416일 그로부터 2년이 지났건만 어린 학생들을 포함 295명의 목숨과 9명의 실종자를 낸 세월호는 여전히 진실을 감춘 채 바닷속에 잠겨있으며,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 방해 세력들에 의해 여전히 밝혀지고 있지 않다. 2년이 지났건만 달라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유족들을 자식 목숨 값으로 돈이나 벌려는 파렴치한으로 매도하거나, 소중한 친구들을 잃은 생존 학생들이 몇몇 대학에서 정원 외로 특례 입학하는 것을 두고 친구 죽음 팔아 대학 간다고 비난을 하는 것이 헬 조선에 사는 사람들의 인심이다.
위와 같은 헬 조선에서 무슨 희망을 찾겠는가? 더군다나 온갖 실정에도 불구하고 40%를 넘는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하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거칠 것이 없었다. 그들에게 민초들의 삶은 단지 무능한 개인들의 탓에 불과하다. 더욱 확실한 지배와 감시를 위해 허울 좋은 테러방지를 내세워 테러방지법을 만들고 일상적 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해 노동개악을 추진하는 등 그들의 안하무인은 거칠 것이 없었고 반대세력도 없었다. 무능한 야당은 희망이 아닌 절망만 안겨 주었다.
헬 조선. 절망 속에서 20대 총선이 실시되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과반을 넘어 2/3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전망이 아닐 수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절망과 탄식이 나왔다. 그런데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야당의 압승. 새누리는 제1당 마저 내 주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러한 결과는 헬 조선에서 민초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으며 그 분노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비록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이 약진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아쉬움을 남겼지만 심상정의원이 노동자 집단 주거지가 아닌 중산층 지역에서 새누리 후보에 대해 압승을 했다는 것은 앞으로 진보정치도 하기에 따라서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진보정당들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대안세력이 되는 날을 기다려 본다.
 
헬 조선에서 희망을 만들어 가는 운동이 우리가 할 일이다. 사람 사는 세상, 살 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 일. 운동의 목적일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특집1]에서 20대 총선 결과와 진보정치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번 총선이 반 박근혜, 반 새누리란 점에서는 진일보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정치지형으로 볼 때는 야당의 우경화로 인해 진보정치의 후퇴라고도 볼 수 있다. 진보정치를 어떻게 확대시키고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특집2]에서는 총선 이후 교육 노동운동의 진로와 과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전교조를 법외 노조화 한 이후 탄압의 고삐를 강화하고 있다. 교육감들에게 미 복귀 전임자들에 대한 징계를 압박하고 있으며, 일부 교육청은 미 복귀 전임자들에게 직권 면직을 하고 있다. 이러한 탄압 공세 속에서 교육혁명의 의제화사업과 전교조 투쟁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힘든 현장 여건이지만 투쟁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맞짱칼럼]에서는 조지오웰의 [1984]를 재현하는 박근혜의 [2016]에 대해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고 말하고 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감시를 벗어나는 길은 빅 브라더를 타도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 미래에는 모든 통신기기를 없애고 망치와 톱과 가위를 들고 감시기구들을 부수는 것이 운동의 미래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담론과 문화]에서는 먼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인공지능과 알파고]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고 있다. 깊은 지식이 없어 자세한 내용을 다루지는 못했지만 이 글만으로도 인공지능에 대한 개략적 학습은 가능하리라 본다. [송원재의 역사이야기]에서는 박근혜의 역사전쟁이 수구세력들이 장기집권을 위한 신분세탁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근혜가 역사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친일·분단 독재로 이어진 한국의 주류 집단이 표방해온 도덕적 가치가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는 조지오웰의 말이 생각나게 한다.
이번 호에서는 [현장에서]라는 새로운 꼭지를 만들었다. 각급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초등, 중등, 기간제 교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초등교사의 교단일기로는 민주적인 직원회의 운영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며, 중등교사의 교단일기에서는 [자본론]으로 아이들에게 사회적 상상력을 불어 넣어 주자고 하고 있다. 또한 학교현장의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는 다른 직종과 마찬가지로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같은 교사로서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기간제 교사든 정규직 교사든 정부의 탄압과 차별에 맞서 싸워 참교육과 교사들의 권리를 찾자고 말하고 있다. 투쟁에 정규직, 기간제가 따로 있지 않다는 소중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정은교의 몽상록은 언제나 우리에게 깊은 성찰과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번 호에 실린 [비상벨 그리고 헤겔]은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한다. 꼭 일독하기를 권한다. 그 밖에 윤주의 육아일기는 아기 키우는 즐거움과 어려움을 생명에 대한 예의로 승화 하고 있다. 요즘처럼 아이 키우기 힘든 세상에서 아이 키우는 즐거움을 갖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거늘 엄마의 위대함을 엿 볼 수 있다.

새 학기는 언제나 바쁘고 힘들다. 주위를 둘러볼 틈조차 없이 바쁘게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록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지진 않겠지만 바쁜 가운데도 [진보교육]을 읽으면서 힘찬 동력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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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권두언(2~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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