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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 58(2015.10.8. 발간)

 

[권두언]

작다고 해서 하찮기까지 한 것은 아니다.

 

 

 

또 다른 교육, 더 나은 세상시즌1.1

작년 이맘 진보교육연구소는 마이클 애플과의 13년 만의 만남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마이클 애플은 2001년 방한 당시 강연회에서 신자유주의교육에 대한 냉철한 비판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세계적 석학이다. 2014년 교육운동진영은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기존의 교육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스스로 시작했으며 법외노조 책동 분쇄라는 엄중한 과제 또한 부여받고 있었다. 진보교육감 대거진출로 진보교육시대를 열어갈 작은 발판도 마련되고 있었다. 201410월에 발간한 진보교육54호의 권두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이 화두는 한국진보교육운동 진영에게 매우 실천적 화두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발달과 협력'의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진정 어디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인지, 그 전망은 있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라는 새삼스럽지만 근본적인 성찰과 방향설정을 요청하는 화두입니다. 지금까지 따로 떨어져 있었던 '비판교육학''발달교육학'이 서로 만나고 결합하면서 총체적인 '인간발달', '주체형성'의 교육학을 구성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것이 그것입니다. ‘교육 변화와 사회 변화라는 교육운동의 근본적 화두 속에 보다 풍부하고 총체적인 실천적 교육학이 재구성되는 것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면 애플과 한국진보교육운동의 3번째 만남은 또 다른 차원의 '역사적 만남'이었다고 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

 

비록 1년 전의 방한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무산되었지만 '교육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애플이 던진 테마는 그냥 묻히지 않았다. 1년 전 가졌던 설레임보다는 비록 덜할지 모르나 노년에 접어든 교육운동가 애플이 던진 화두는 지난 1년 동안 성장했다. 당장 내놓기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교육과 사회변혁’ ‘발달과 주체형성이라는 주제를 방한 무산 이후 다루기 시작했다. 만일 작년에 방한이 성사되었더라면 버전 2로 조금 빨리 뛰어올랐을 지도 모르지만 0.1 정도의 진전이라도 소중하다.

 

 

자유 없는 자유학기제, 상대적인 절대평가

전교조 법외노조 공방은 여전히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20139월 기세 좋게 노조 아님통보를 했건만 속전속결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비관적 전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노동자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이므로.

박근혜정권은 꼰대의식은 가득한데 시대가 바뀌어 속이 부글부글 끓어도 맘 놓고 패지도 못하는 꼰대 같다. 단호하게 한 방향만 고집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교육정책은 특히 그렇다.

내가 말이야 옛날에는~” 이러면서도 자리가 아까워 이런 저런 아우성에 팔랑귀가 되다 보니 우왕좌왕(물론 좌까지는 아니겠다) 정체불명 정책들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자기 모순에 빠져있다. 사교육비, 교육불평등으로 다음 선거가 위험할지 모르는데 박근혜정권은 대학평준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어절대평가라는 소심한 선택을 한다.

계속 오답만 선택한다. 꼰대의식을 버리지 못하고 퇴행을 하는 꼴이다. (이제 갑질도 시도때도 없이 했다간 신상 털리고 망신당한다.)

자유학기제를 하려면 전면실시를 하고 학교의 고충을 들어줘야 칭찬을 듣을 텐데, 실적만 남기고 먹튀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런 적이 어디 한 두 번 이었어야지.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학급당 학생수를 개편하면 1n피가 될 텐데 난리굿도 이런 난리굿이 없다. 입시와 서열화를 그대로 놔두고 살짝 중1에 입맛만 다시다 끝나게 된다. ‘중간 기말고사 없는 학교를 누려본 이들은 시험 없는 학교는 천국!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가 2학년부터는 안자유학기로 회귀하니 속된 말로 입맛만 버린다. 하지만 이건 알라나? 고기맛을 보면 자꾸 먹여야 한다는 것을.

이 모든 상황은 2015년 연금법 개악도 막지 못하고 쉬운 해고도 막지 못하고 임금피크제가 언제 들어올까 전전긍긍하는 겉모습 뒤에 오랜 기간 벌인 옥신각신 담론투쟁과 실천이 조금씩 만든 새 지평들이 그들에겐 적잖은 압박이 되고 있다는 작은 증거들이다.

 

 

이번 호에서는

특집1에서는 박근혜정부 교원통제정책을 다뤘다. 그간 전교조를 중심으로 한 교원통제정책 저지 활동으로 현장에서 교평의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온전히 폐지되어 그 기능이 정지되지 않았던 교평은 근평, 성과급과 함께 큰 틀로 정리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찬밥 취급 받던 교평의 훈령 제정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대응의 지점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성과평가와 전문성평가라는 이름으로 정리되고 있는 교원 통제정책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 모색되어야 하는 지금, 함께 생각해볼 주제다. 하반기 노사정대야합을 통해 청년의 자리를 빼앗고 있는 나이든 노동자의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슬로건을 통해 세대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으며 나아가 비정규노동의 고착화를 통해 노동자 계급 간의 갈등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으로 노동법 개악 국면을 정면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 11월 전국단위 집회, 민주노총 총파업, 전교조의 연가투쟁이 박근혜 정부의 일방독주에 파열을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투쟁의 핵심은 자본과 권력에 맞선 노동자 총력투쟁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특집2에서는 2015개정 교육과정을 다뤘다.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2015 교육과정 개정 고시와 관련하여 향후 현장에서 투쟁을 전개하기 위한 근거 정리의 의미가 있다. 첫째 글은 2015 개정교육과정 총론을 비판하고 있으며 둘째 글의 이찬승은 핵심역량에 대한 근거 부족을 지적하며 포장에만 치우친 빅 아이디어(핵심개념)를 비판하면서 교사들의 실천활동이 잘못된 교육과정을 바로잡을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글의 박동익은 변죽만 울리고 있는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을 비판하며 수포자 및 학포자의 해결을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호에는 한국사 국정화, 안전교과 등 이상한 교과 신설 등 굵직한 주제들을 미처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획에는 마르크시즘과 교육의 연재 마지막 글을 실었다. 교육사상팀은 마르크시즘 교육론이 사회주의 국가의 교육모델 형성과 더불어 자본주의 국가의 교육기회 확대에도 큰 영향을 미쳤음을 평가하면서 쿠바와 핀란드의 교육을 통해 어떻게 녹아들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앞선 나라들의 교육에는 비고츠키 교육학이 적용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으며 나아가 향후 과제로 발달교육학과 비판교육학의 결합을 제시하고 있다.

진단에서 김학한은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다는 것은 향후 대입자격고사를 도입하는데 중요한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학생부와 수능시험 모두에 절대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권력재편기에 본격적인 입시폐지-대학평준화의 의제 제출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칼럼에서는 슈퍼스타 최동원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철밥통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교사의 삶과 조건을 투영하고 있다. 잃은 것이 많아진 사람들에게 최동원은 진정한 거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담론과 문화는 평소보다 글이 적다. 몇몇 고정필자들의 불가피한 개인사정으로 글을 쓰지 못하였다. 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은 다음호에는 꼭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감 때문이다. 이번에는 새로운 코너 주연쌤의 학교이야기를 실었다. 혁신학교 마곡중의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열공에서는 중등남부지회의 비고츠키 연수 후기를 실었다. 뒷자리를 선호하는 형식적인 연수와는 달리 알찬 연수가 되었음을 설문 결과로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책소개에서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소개한다. 인간과 우주와의 관계를 밝힘으로서 인간 존재의 근원과 관계된 인간 정체성의 근본 문제를 다루었던 칼 세이건을 만나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교사들에게는 바쁜 계절이다. 특히, 진보교육의 필진들은 교육활동과 더불어 사회활동에 바쁜 주체들이라 58호에는 많은 글을 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각각의 글들은 시간을 들여 읽어보는데 가치가 있다. 진보교육을 기다리는 많은 회원 여러분께 자양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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