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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 [열공] 1. 아들러 심리학 개괄

2015.07.28 14:04

귀카 조회 수:1879

[진보교육] 57(발간 : 201576)

 

 

[열공]

아들러 심리학 개괄

 

 

김경욱(따돌림사회연구모임 대표)

 

 

1. 열등감의 발견

 

프로이트는 1910년 경 초기 저서에서 성적 리비도를 강조했고, 후에 모든 정신 에너지의 원천으로서 삶과 죽음의 본능을 강조했다. 프로이트와는 다른 과학적 기반하에 아들러는 1907년에 발표된 저서 기관의 열등성에 관한 연구에서 신체적 기관의 열등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할 때 열등감은 보상작용을 통해 힘의 원천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에 대한 만족스럽지 못한 보상은 신경증 및 정신적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열등성은 기관에 집중되어 있었다.

 

2. 공격욕과 남성성

 

1908년 아들러는 니체의 도덕의 계보에 영향을 받고 논문 삶과 신경증 속에 있는 공격욕을 발표한다. 이 논문에 따르면 불안은 공격욕이 변형되어 주체에게로 전환된 것이다. 인간의 내면화나 양심의 가책을 설명하는 니체의 사상을 아들러는 밖으로 발산되지 않는 모든 본능은 안으로 향하게 된다는 명제를 통해 불안증을 설명하는 심리학적 개념도구로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논문과 연관된 다른 글에서 사디즘과 마조히즘이란 성욕과 공격성이 결합된 복합현상이라고 주장하였다. 아들러는 유아 초기의 성적 갈등이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프로이트의 학설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성의 역할은 인간이 무력감을 극복하는 데 상징적인 역할을 할 뿐이라고 보았다. 1910년 경 논문 신경증과 일상생활에서의 심리적 자웅동체에서 아들러는 남성성을 강하고 힘있는 것을 추구하는 주요한 역동적 원리라고 하였다. 힘의 의지며 남성적 항거라고도 하였다. 남성성추구란 프로이트의 남근선망과 유사하지만, 프로이트이론에서 성은 본질이었다면 아들러에게는 성은 표현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남성성과 여성성은 강함과 약함을 의미할 뿐이었다.

 

3. 열등감 콤플렉스와 우월감 콤플렉스/우월성 추구

 

어떤 경우에 정상적 열등감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개인의 생활양식을 지배한다. 아들러는 이것을 열등감 콤플렉스라고 했다. 어떤 보상적 경향을 가진 피학적 경향성 혹은 가학적 충동을 초래하기도 하는 우월감 콤플렉스는 참을 수 없는 열등감 콤플렉스를 위장하는 일종의 신경증적 기법이다. 이것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훌륭하거나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거짓 신념(심지어 망상)을 구체화한다.

이것은 니체에서 유래되는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내재된 우월성 추구와는 구별된다. 게다가 베르그송의 생의 약진혹은 미래를 향해 우리 자신을 돌진시키고 밀며 던진다는 개념을 접한다. 나중에는 우월성의 추구에 자기존중감과 완벽성의 개념이 포함되었다. 아들러는 이 역동적인 힘이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것을 열등감에서부터 설명할 수도 있다. 본능적인 열등함이 있었기에 인간은-본능으로부터 자유롭게-‘자기 창조문화 창조의 보상반응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사회성도 그렇게 반작용(보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들러는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추구가 우리를 밀고, 또한 우월성의 추구가 우리를 당기는 상황에 있으며 우월성의 추구가 근본적인 추동력이라고 여긴 듯 하다. 아들러가 보기에 인간의 행위를 열등감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4. 허구와 최종적 목표(정향)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결정론, 기계적 인과론과는 다른 길을 찾고자 하였다. 여기서 그가 택한 것 중의 하나가 목적론이다. 아들러가 목적론을 수립하는데 바이힝거의 마치~처럼’ as~if 의 이론이 자극이 되었다고 한다. 바이힝거의 마치~처럼은 허구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허구는 존재도 무도 아닌 세계지만 인간의 삶과 인식에 있어 허구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인식과 삶을 결정론적이며 기계적인 인과론에 기대어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인간이 가진 허구능력 때문이다. 허구성이 있기에 인간에게 목적론적 인식과 삶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아들러는 원인보다 목적을 중시하였다. 목적 자체도 허구일 수 있다. 그런데도 아들러는 목적을 가장 중시했다. 이 목표가 성격통합, 정향성의 원리가 된다. 목표 자체가 열등감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보통 인간은 최종목표를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론은 또한 베르그송의 생의 약진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

 

5. 자아와 보호장치

프로이트가 자아에 대한 다양한 방어기제를 열거했듯이 아들러는 열등감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서 ‘1. 변명 2. 공격 : 경멸(이상화, 염려), 비난, 자기비난 3. 거리 두기(물러서기, 머무르기, 주저하기, 장애물 설치하기) 4. 배제 경향성을열거하였다. 보호장치는 열등감 콤플렉스에서 유래하지만 우월성추구는 이러한 보호장치가 필요 없다. 이러한 보호장치를 활용할수록 사람들은 우월성을 추구할 수 없는 것이며, 진정으로 자아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보호장치가 지나치게 강하면 신경증적 행동을 일으키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보호장치를 활용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은 자기자신이다. 프로이트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는 무의식적이거나 이드와 초자아에 의해 강요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들러에게 있어 자아란 결정론자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등장하는 자아에 비해 훨씬 강하다. 아들러는 프로이트와 달리 무의식, 이드, 초자아 같은 것을 실체로 보지 않았으며 그것들을 별로 중시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무의식은 의식의 주변에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기억, 동기, 감정 그리고 태도에 해당된다. 그는 오직 자아와 의식적인 측면에 집중하였다.

6. 사회적 관심

 

아들러는 열등감에서 우월감만 도출한 것은 아니며 우월성 추구만을 인간의 선천적 욕구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아들러는 인간을 계통발생론적으로나 개체발생론적으로 열등한 존재임에 분명하나, 공동체감의 발달로 열등감을 극복하고 발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후 아들러는 사회적 관심(공동체성) 또한 인간을 근본적으로 추동하는 힘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니체로부터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933년에 활동성과 사회적 관심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아들러는 일종의 성격 유형론을 제시하였다.

 

높은 사회적 관심

낮은 사회적 관심

높은 활동성

사회적으로 유용한 형

지배형

낮은 활동성

 

기생형

회피형

아들러는 우정(교제), 직업, 결혼(사랑)을 인생에서 누구나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세 개의 과제라고 보았고 아들러는 열등감도 우월감도 존재하지 않는 평등한 인간관계(교제)만이 바람직한 성격을 형성한다고 보았으며 지배형, 기생형, 회피형의 성격들은 우정(교제), 직업, 결혼(사랑)이라는 과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았다.

7. 생활양식과 개인심리

아들러에 따르면 생활양식은 사회적 관심,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개인들의 총체적인 양식이다. 아들러는 생활양식을 통해서 총체적이며 역동적이며 독특한 개인 심리도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생활양식에서 일종의 꼭지점이 존재하는 데 그것은 앞에서 언급한 최종 목표이다. 이 최종 목표로 인해 생활양식은 정향성을 가지게 된다. 생활양식이란 무엇보다도 인생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 또는 정향성이다. 아들러는 생활양식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행동관찰, 가족 구조 분석, 초기기억 조사, 꿈 분석 을 이용하였고, 이를 통해 올바른 생활양식과 잘못된 생활양식을 나누었다. 잘못된 생활양식은 세 가지 유형인데 선천적으로 생리신체적 조건이 열등한 사람의 생활양식을 열등한 생활양식이라 명명하고, 가정의 양육조건에 따라 과잉보호된 생활양식(응석받이)과 양육태만된 생활양식으로 나누었다. 생활양식은 신체적 조건(성별 생리적 조건 포함), 부모의 유무와 훈육태도, 가정에서의 위치(출생순위)가 영향을 주고 우열을 가르는 학교생활이 또한 영향을 준다. 이렇게 형성된 생활양식은 그 후 직업선택과 직장생활, 결혼(사랑)과 결혼생활에 영향을 주게 된다. 즉 어려서 형성된 생활양식은 그 이후의 생활양식을 규정한다. 그런데 그러한 생활양식은 자신(자아)이 선택한 것이며, 자신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8. 치료와 혁명

 

치료란 결국 최종목표의 변경 즉 재정향이든지, 생활양식 전체의 변화 다른 생활양식으로의 교체를 뜻한다. 치료의 궁극적 목적은 사회적 관심을 가진 사람(공동체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다. 아들러에게 치료는 일종의 교육적(재교육적) 모험이라 할 수 있다. 아들러는 치료 기법 혹은 과정에 관한 어떤 제한된 규칙을 설정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것을 구상할 수 있다. 아들러학파인 모삭은 “1. 사회적 관심의 신장 2. 낙담의 극복을 포함하는 열등감의 감소 3. 목표 지각을 바꾸는 것과 큰 오류를 작은 오류로 바꾸는 것을 포함하는 개인의 생활양식의 변화(자동차에 비유하면 엔진의 점검 혹은 완전한 정비를 의미한다) 4. 잘못된 동기와 가치의 변화 5. 환자로 하여금 같은 사회적 공동체에 속한 다른 사람들과 동등성을 인식하도록 격려 6. 집단과 사회에 기여하는 구성원이 되도록 조력이라고 열거하였다. 치료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1.관계; 가장 우선적으로 환자와 치료자간에 좋은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다. 목표: 치료자는 환자의 목표와 생활양식을 발견해야 한다. 3. 통찰 : 통찰은 환자가 자신의 잘못과 그러한 잘못을 수정하는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발견할 능력을 의미한다. 4. 재정향 : 통찰을 가짐으로써 다른 생활양식으로의 변화 혹은 재정향이다.” 그리고 통찰에 뒤따르는 단계에서는 단호한 행동을 이끌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였다. 이것은 의사들의 치료행위, 가정에서의 훈육태도의 변화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그는 교육문제, 가정문제, 사회문제를 지적하였으며, 사회성(협동)을 배우기 위해서는 직업교육을 어려서부터 실시해야 하며, 학교가 학생들에게 경쟁과 열등감을 조장하는 것을 강력히 비판하였다. 우월성추구, 사회적 관심, 생활양식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신경증(불안장애, 강박증, 불면증 등)이외에도 아들러는 프로이트나 융이 다루지 않았던 사회부적응, 동성애, 범죄자, 매춘부 등 사회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들러는 잘못된 생활양식을 규정하는 사회체제에 대한 연구를 하진 않았고, 이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사회체제 개혁안을 내놓은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그는 사회와 개인의 변화 가능성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를 가진 것 같기도 하고 그 이상의 다른 길을 찾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이것이 그의 이론체제의 본질에서 오는 것인지, 시대상황 때문인지 아들러가 스스로 선택한 자신의 생활양식과 최종목표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인정욕망과 인정투쟁이 인간관계와 사회현상의 핵심적 요소로 떠오르는 현대사회에서 아들러의 이론은 많은 참조가 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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