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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1]

21세기 학교괴담 : “차세대 네이스

 

손지희 (증산중)

 

 

1. 나는 무능한 교사다.

 

201539. 개학 일주일째.

기안 하나가 게 눈 감추듯 시간을 먹어치운다. 아침에 출근하니 오늘 오후에 할 연수 기안을 갑자기 올리란다. 담당업무이고 자료는 이미 있다고 하길래 그러마고 했다. 기안이야 금방 할 수 있으니까.

학교를 옮겨서 모든 게 낯설다. 컴퓨터도 낯설다. 주소창에 ptl.sen.go.kr을 치니 보안프로그램을 깔란다. 컴이 시킨 대로 몇 차례 깔아 봐도 접속창은 안 뜨고 깔라는 화면만 계속 반복된다. 기사님께 손 봐달라 요청해놓고 수업 갔다 왔더니 접속창이 뜬다. 사소한 것 때문(엑티브 엑스인지 뭔지를 차단하면 안 된단다.)으로 드러났지만 나 같은 사람은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파악할 수 없다. 업무관리시스템이 작년과 다르다. 단위과제 카드가 하나도 안 뜬다. 행정실 샘에게 부탁하고 또 몇 분여를 기다린다. 그 틈을 타서 지난 주 걷어둔 자기소개서를 보며 학생부에서 준 양식에 연락처를 입력한다. 목록이 뜬다. 12월말에 시스템을 손봤다더니 작년과 달리 목록 전체가 뜨지 않고 지정해준 것만 보인다. 연수자료로 건네받은 한글파일 두 개 중 하나가 첨부가 안 된다. 10메가까지만 된단다. 된장... 시스템을 바꾸면 뭔가 더 좋아져야 하는 건데 어째 네이스는 바꿀수록 불편해진다. pdf 파일로 전환해서 용량을 줄인 뒤에 첨부해서 결재올림을 누른다. 어느덧 다음 수업을 들어가야 한다. 여유 있게 수업에 들어가지를 못한다. 늘 허둥지둥이다.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위계적 시스템 끄트머리의 나는 상위 관리자가 처리를 안 해주면 기안 하나조차 무사히 할 수가 없다. 뭐가 안 될 때 어디서 무슨 이유로 오류가 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시스템에 빠삭해지고 싶지는 않다.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저 멀리의 시스템 관리자가 메뉴를 바꾸고 추가하면 다시 문외한이 된다. 네이스/생기부 담당자 샘 가까이에 앉은 적이 많다. 옆에서 보면 참 할 짓이 아니다 싶은 생각밖에 안 들었다. 네이스 업무를 맡으면 담임을 빼준다는 유혹? 차라리 담임이 낫지.... 근데 과연 그럴까?

 

학기 초 업무가 폭주한다.

메신저로 일하는 세상이다. 계통도 없이 이 부서 저 부서에서 담임들에게 뭔가를 부탁, 지시하는 메신저가 깜빡거린다. 열어보기 싫지만 안 열어볼 수도 없다. 증명사진 수합, 연락망과 사진첩 만들기, 갖가지 동의서, 회신서, 조사서 수합, 동아리 편성, 스포츠클럽 희망 종목 조사, 명찰비 수합 등. 청소조도 얼른 짜야 하는데 배당된 구역이 많다. 반 교실 외에 한 칸 반짜리 특별실 두 개에 1층부터 2층 계단. 스물 여덟 명으로 어떻게 배치할까 머리를 이리저리 굴린다. 게다가 이 학교는 옛날식 학생증이라 사진 걷어서 오려 붙이고 인적사항 기재하고 도서관 바코드 붙이고 행정실 가서 철인 찍느라 두 시간 넘게 걸린다.

시킨 일 했다고 끝이 아니다. 자기소개서 받아 면담을 준비하고, 진단활동지 만들어 아이들 상태를 파악한다. 학급운영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합하고 틈내서 아이들도 만나야 한다. 학급자치회 구성하느라 점심시간마다 아이들을 모아 회의를 한다. 교과교실제를 작년부터 시작한 학교라 아이들 만나기도 쉽지가 않다. 교사들도 오만 군데 흩어져 있다. 뭘 물어보려 해도 얼굴보기가 힘들다.

학년별 평가계획 작성 등 교과업무도 처리해야 한다. 교과교실제만도 적응이 안 되는데 자유학기제를 시작하는 학교여서인지 평가계획 양식도 뭔가 복잡하다. 예시안을 봐도 어쩌라는 건지 파악이 잘 안 된다. 교과교실제를 하는 곳이지만 정작 같은 과 선생님들은 같은 공간에 배치되어 있지도 않다. 1학년 담임이 같은 교무실엔 한 명도 없다. 협의를 할 시간도 없는데 공간까지 제각각이니 새로 온 나는 늘 어리버리다.

 

불쑥불쑥 끼어드는 일로 머릿속 구상은 미완으로 끝난다. 지회일도 해야 한다. 지회 연금연수 단체 문자를 발송하고 분회지원금 신청을 받아 처리한다. 퇴근 시간만은 사수한다는 칼퇴주의로 살아온 나이기에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고 이곳에서 잠시 벗어난다.

 

2. 네이스 입력: 선생인 듯, 선생 아닌, 선생 같은 나

 

그나마 기안할 일이 그리 많지 않은 업무(세 학교를 거치며 8년째 방송 담당)를 맡아왔던 터라 네이스로 인한 상시적 고통은 비교적 덜했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이러저런 것이 빡빡해져서 갈수록 네이스 접속 횟수가 늘기는 했다. 2013년부터인가? 방중 연수계획을 종이에 써서 제출하고 네이스에도 연수41조 기안을 올리라고 했을 때 종이만 내고 말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진 않았다. 연구부장이 나대신 했을 지도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하지 않아도 될 낭비적 일들 아닌가. 굳이 왜 복무기안까지 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것들이야 때로는 투덜대고 뭉개고 형식적으로 최소한만 하고 넘어간다지만 아니다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게 생활기록부 업무다. 네이스로 처리하는 업무 중 가장 품이 많이 들고 신경도 많이 쓰인다.

생활기록부를 네이스 시스템으로 처리하게 된 것은 중대 사건이었다. 생활기록부는 성장과정을 기록하는 것이니 교육활동의 영역에 속한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시스템에서는 획일화된 기준에 맞추어 진행되는 행정적 처리대상일 뿐이다. 표준화된 지침이 하달되어 입력하라!’ 하고 입시와도 맞물리니 뭉개볼 여지가 많지 않다. 학생들의 발달적 특성을 관찰과 상호작용의 결과를 토대로 적확하게 교육적 의미를 담아 기록?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기재요령>에 맞추어 양을 채우는 게 중요하다. 해마다 교육부가 만들어 내려 보내는 <기재요령>에 맞춰서 전국의 교사들이 거기서 거기인 문장을 생산한다.

당장 맞닥뜨리는 현실은 하나의 생활기록부 생산을 위해 교사들이 해야 하는 잡무가 너무 많아졌고 갈수록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학교 선생인 나도 생활기록부 업무가 부담되는데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어처구니 없는 일도 다반사로 벌어진다. 획일화된 기재양식과 하달된 요령에 맞추느라 생기는 일이다. 몇 번 소동을 겪어야 한 해의 생기부 작업은 막을 내린다. 생기부 대목철마다 벌어지는 (구두점) 논쟁은 그 백미라 할 만 하다. 문장 끝에 점을 찍네 마네로 해마다 소동이 벌어진다. 각종 특기사항란과 종합의견란을 하도 길게 채우다보니 없이는 서술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러 쩜 논쟁은 종지부를 찍나 싶었는데 이게 웬걸. 다른 쩜이 등장했다! 작년에는 연월일에서 날짜 바로 뒤에 점을 찍으라고 해서 다들 뒤집어졌다. 물결과 꺽쇠 소동도 빼놓으면 섭하다. 날짜와 날짜 사이에 ~가 아닌 로 하라고 해서 고치느라 애먹은 선생님이 한둘이 아니다. 도대체 왜 ~는 안되고 여야 하는데?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입시에도 반영하니 어쩌니 하더니 생기부에 떡하니 독서활동란이 생겼다. 근거자료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기록을 시켜서 수합한 뒤 네이스에 옮기는 것도 고역인데 기재방침도 해마다 갈팡질팡이다. 애들이 써낸 대로 기재했더니 재작년부터는 생활기록부 업무가 한창 진행 중인데 지도한 교사의 입장에서 서술을 하라고 해서 입이 벌어졌었다. 내용이야 그렇다 치자. 사소한 것 가지고도 이래라 저래라 하는데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책 제목 앞뒤로 < >를 하라고 해서 두 해 정도 그렇게 했더니 재작년인가부터는 ‘ ’(작은 따옴표)로 하란다. 역시 다들 뒤집어졌다.

올해는 별일 없겠지 방심하면 안 된다. 일찍 서둘러 예년대로 하면 살짝 바뀐 기재요령 때문에 뒤통수 맞는 수가 있다. 엄청난 의미가 있는 변화라면 납득이라도 하지. 그렇지도 않다. 점을 찍어야 하네 말아야 하네, 물결이냐 가운데 줄이냐, 꺽쇠 대신 따옴표로... 내용을 학생의 시점이 아닌 교사의 시점에서 서술하라는 둥... 죄다 표준화하려는 욕망들에서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지침들이다. 학교현장에서 의견들이 분분하면 아예 기재요령에 못 박아 버린다. 하던 것과 달라진 학교에서는 한바탕 소동을 치룰 수밖에 없다. 자율성? 그딴 거 없다.

 

입력 항목도 야금야금 추가되어 왔다. 독서활동은 앞서 말했고... ‘방과후를 정부가 강조하니 방과후 활동 입력이 필수처럼 자리매김되고 스포츠클럽이 어거지로 교육과정에 끼어드니 스포츠클럽이 필수기재 대상이 되었다. 창체는 담당교사가 입력(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전부 해야 한다)하고 담임이 출결을 입력하면 시간수가 계산되어 나오도록 만들어버렸는데 이게 창체 담당 선생님들에게는 큰 일거리다.

 

출결입력도 이게 최선인가 싶다. 불편하기 짝이 없다. 별로 똑똑한 프로그램도 아니다. 시수는 누가기록과 출결의 순서가 바뀌면 달라진다. 그리고 어떤 것은 자동 계산이 되고 어떤 것은 교사가 직접 누가기록에서 일일이 제외를 해줘야 한다. 결석 사유 입력 기준도 해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출결관리가 만만치가 않다. 어떤 학교에서는 결석 외의 근태에 대한 사유서도 첨부하도록 하는 모양이다. 2012년도인가부터는 3일 이상의 병결 뿐 아니라 무단결석도 사유를 기재하라 해서 어이가 없었다. 무단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별다른 이유 없이 걍 학교 안 온 것인데 뭘 기재하라는 건지. ‘가출’, ‘부적응이라고 쓰라는 건데, 프라이버시 침해다. 질병결석 사유도 실은 기재하면 안 된다. 예민한 경우가 있다. 앞으로는 모든 출결사항의 사유를 입력하라고 할 것 같다. 이미 입력하고 있는 선생님이 있는 것을 보고 활용의 차원을 넘어 필수항목이 되지나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발 우리 반에 학폭과 결석이 없기를 바란다. 제비뽑기를 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네이스에는 많은 입력공간이 아직 남아 있다. 출석부 점검을 맡아서 몇 번 해 봤는데 아무리 점검을 해도 오류는 늘 발견된다. 하여튼 복잡하기 때문이다. 결석계철, 출석부, 네이스 입력을 맞춰봐야 하는데 여기에 조퇴, 결과, 지각 등의 근거서류까지 필수로 만들면 생지옥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생기부 업무가 집중되는 시기에 덩어리가 가장 큰 일거리는 특기사항란 채우기이다. 말 그대로 특기할 만한 게 있을 때에 쓰는 게 맞거늘 모든 학생들에 대해 어거지로라도 써야 하는 필수입력란처럼 되어 버렸다. 대부분 Ctrl+cCtrl+v, 이른바 복붙(복사해서 붙이기)으로 채우고 학생별로 살짝 바꾼다. 누가기록을 펼쳐서 길게 서술하는 식인데, “기재예시를 봐도 그런 형태이다. 몇날 몇일 뭐를 했는데 이러이러한 교훈을 얻었다거나 무엇무엇에 기여를 했다거나 이런 식으로 말을 만들어서 채운다. 누가기록도 봉사활동 정도만 하다가, 자율활동도 하고, 창체도 하고~ 이런 식으로 입력할 것이 눈덩이마냥 불어나 버렸다. 처음부터 하라고 했으면 대응이라도 했을 텐데, 해마다 야금야금이니 궁시렁대다가 입력하기를 몇 해째. 이제 또 뭘 입력하라고 할는지 기대될 지경이다. 메뉴는 뚝딱 잘도 만들어낸다. 늘어가는 메뉴들을 보면서 저것도 언젠가는 필수라고 우기겠지?”하는 생각이 든다. 교과 특기 사항도 다 기록하라고 하고 싶을 거다. 필수기재 항목이 되면 그 다음은 길게 쓰라고 할 테지? 이미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교과별로 모조리 입력하느라 애를 먹는다.

억지로 말을 늘여 양을 채우는 것도 문제이지만 입력할 꺼리를 만들기 위해 일을 벌이는 것은 더 웃기다. ‘입학사정관제’ ‘자기주도전형등의 입시전형, 생기부를 필수제출서류로 요구하는 자사고, 특목고 때문에 뭐라도 쓸거리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생긴다. 생기부가 입시전형 자료가 된 뒤부터 어떤 학교들은 아이들의 개인 스펙을 만들어주기 위해 일을 만들고 그 감당은 교사들이 한다. 이를 테면 독서토론반’ ‘융합과학반이런 걸 학교에서 동아리나 방과후에 개설을 해주고 그 내용을 교사가 깨알같이 기록해주는 식이다.

 

종합의견은 특기사항에 기재한 내용이 중언부언되는 식이 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종합의견(배려) (갈등해결) 등 인성요소별로 서술하라는 기재 요령이 하달되었다. 나름의 기준으로 아이들의 1년 모습을 돌아보고 발달의 차원에서 미래지향적 서술을 하려고 시도해온 마당에 거기에 억지로 맞추고 싶지 않아서 무시해버렸다. 나름 관찰 영역을 분류해서 해당 영역에 대해 발달과 변화, 개별적 특징, 지도상 고려할 것 등을 쓴다. 요때 만큼은 단순입력자에서 선생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하지만 아이고 의미 없다...” A라는 학생에 대한 종합의견이 이후 그 학생을 지도할 선생님에게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자료가 되리란 기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노골적으로 써도 안 되기 때문에 표현은 애매해진다. 교사라면 그 행간을 읽을 수 있다. “산만함활동적이라고 쓰고 공부 못하는학업에 대한 관심이 다소 낮은 편이며로 표현한다. 이래저래 품은 많이 들지만 교육적 활용도는 없다시피 한 것이 현재의 생활기록부이다.

 

어색하고 곤란한 일도 벌어진다. 전국단위 자사고를 지원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서 접수하러 가기 직전 생기부에서 과목별 특기사항이 없는 교과 선생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빠졌다’(써줄 이유가 없고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서 비어 있는 것임)며 기재를 요구하는 모습을 봤다.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잦을 듯 하다. 중학교에서는 일부의 문제지만 입시를 중심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고등학교단계에서는 전부의 문제일 테니까. 생활기록부를 학생과 학부모가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것도 부담스럽다. 입시가 걸린 마당에 기왕이면 더 잘, 더 많이라는 바램을 학생과 학부모는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때에 따라서는 교사에게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고 선생들을 비교하기도 하리라.

 

이렇게 생기부를 둘러싸고 웃지 못할 일들이 빚어진다. 이런 사태의 강력한 배후에는 입시가 있다. 정작 입시, 스펙 경쟁을 주도하는 메이저 대학들, 특목고 사자고 등 잘 나가는 학교들이 생활기록부를 전형자료로 중시하기는 하는 것일까? 감추어진 진실은 따로 있음을 서로 아는데 한국의 입시경쟁체제가 강요하는 스펙쌓기 경쟁으로 모두가 힘겹다. 열 사람이 함께 걷다가도 한 사람이 냅다 뛰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덩달아 뛰는 게 경쟁의 속성이라고 누군가 얘기했지. 한국사회에서의 입시를 위한 스펙경쟁이 딱 그 짝이다. 누군가 남보다 먼저 특별한 걸 하면 이내 그건 모두의 필수가 된다. 그 다음엔 획일화의 길로 들어선다. 그러면 누군가 뭘 앞서서 하고 또 그걸 따라하고... 무한 반복이다.

세월이 무상한 것인지 투쟁이 무상한 것인지, 나날이 진화해가는 괴물 같은 시스템이 한국의 입시경쟁체제, 비민주적 관료제와 찰떡궁합을 이루며 교사들의 시간을 잡아먹고 심신을 고달프게 만든다. ‘일단 멈춤이 필요하다!

 

3. 나이스? 개뿔!

 

교육정보화와 교사의 노동은 어떤 관계를 이루며 변화해 왔을까? 양자는 상호연관이 있다. 현장 교사의 입장에서 단순하게 질문을 하면 업무전산화로 교사들은 더 쉽고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을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정보화는 업무량을 줄이는데 기여했을까? 늘리는데 기여했을까?” 이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밖엔 떠오르질 않는다.

 

컴퓨터의 도입으로 편리해진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험문제 출제, 수업자료 제작, 기안, 생활기록부 등 갖가지 문서 생산이 빠르게 이뤄지고 수정도 손쉽다. 대량의 성적처리도 가능하고 관리자를 쫓아다닐 필요 없이 결재과정이 진행된다. 하지만 컴퓨터가 들어오면서 쓸데없는 문서작업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 두꺼운 교육계획서를 컴퓨터 없이 감히 만들 수나 있겠는가.

수업도 교육정보화로부터 예외는 아니었다. “교단선진화사업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교실마다 컴퓨터가 들어왔다. 교육정보화 초기에는 오히려 업무전산화보단 수업에 컴퓨터를 도입하는 게 정보화=선진화라고 여길 정도로 강조가 지나쳤다. 칠판과 교과서를 가지고 하는 수업을 맨손수업, 낡은 방식이라 깎아내리면서 변화를 강요했었다. 지금은 수업에 전자기기를 적절히 잘 활용하는 교사들도 제법 많다. 교과서 본문 파일, 학습지CD 같이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넘쳐난다. 내가 가르치는 수학교과에서는 그림이 많이 나오거나 긴 문장으로 이루어진 활용문제가 나올 때 사용하면 편리할 것 같긴 하다. 이동한 학교의 수학교사들은 나 빼고 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수업을 하는 모양이다. 발달에 더 좋은 방식일지는 모르겠지만 칠판에서 매시간 일일이 쓰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면에서 반길 일이겠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 물결에 동참하고 싶지는 않다. 판서와 필기가 주를 이루는 나의 낡은수업방식에 대한 편협한 정당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만들지 않은 자료는 구체적 수업 상황과 맥락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이라 수업상황에 맞게 역동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기계 특유의 경직성이 있다.

질의응답을 해가면서 판서를 하고 아이들은 노트를 한 줄 한 출 채워나가고 때로는 떠듬떠듬 칠판에 푸는 모습을 관찰하며 도움을 제공하는 낡은수업방식을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당분간 고수하게 될 것 같다. 이렇게 한다고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는 게 중요하다. 그나마 수업은 아직 나의 자율적 영역이다!

이처럼 교실에 컴퓨터가 들어와 있든 말든 수업에 전자기기를 도입하냐 마냐는 교사인 나 자신의 판단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다.

 

행정업무는 그렇지 않다. 재량과 소신? 그 딴 거 없다. 교육정보화는 수업 표준화엔 실패했을지 몰라도 행정업무 표준화에는 더할 나위 없는 위력을 발휘했다. 본디 관료적 통제와 간섭이 심한 곳이 행정영역이지만 전자시스템으로 인해 표준화된 처리절차를 벗어나기란 더더욱 어려워졌다.

 

행정업무 전산화는 네이스 시스템을 도입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2003년 네이스 폐기 투쟁 당시 네이스에 대한 분석과 비판의 중심은 크게 정보인권과 교사노동 문제 두 가지였다. 당시 지극히 당연한 분석의 결과로 네이스에 의해 교사는 노동강도가 증가하고 정부는 교육 현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리란 예견을 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이 시스템으로 인한 교사의 업무량 증가가 장난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낀다. 법령과 공문으로 보장되지 않는 부분을 전자시스템이 보완하고 있다. 전산화를 통한 효율화 선전의 이면에는 노동통제가 도사리고 있다. 기업이나 여타 행정기관의 전자적 노동통제와 감시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시스템이 구축되고 나이스라는 명칭이 대세가 된 것은 2011년부터다.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20113월 개통한 차세대나이스120(2010년 예산)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다. 아래 표에서 보다시피 차세대 네이스로의 전환에 투여된 예산의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지출되었는데 그중 상당액이 삼성SDS에 지급되었다.

세부 내역

배정금액(천원)

o 응용 S/W 개발 용역

 

 

 

o 국내여비, 협의회 등 사업추진 경비

o 계약직원 활용비

o 유인물비, 기술정보 활동비 및 수수료

12,487,564

- 삼성 SDS : 8,849,400천원

- 유큐브() : 3,190,600천원

58,828

157,940

138,538

소 계

12,842,870

 

기존의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교무학사영역), 에듀파인(학교회계관리시스템), 문서관리시스템(전자결재), 학생보건 등으로 분할되어 가동되던 교육행정업무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업무포털 사이트가 지금의 차세대 나이스이다. ‘나이스가 대화 소재로 등장하는 경우 나쁘다’ ‘복잡하다’ ‘불편하다는 평가와 함께 힘들다’ ‘짜증난다는 정서적 표현이 동반되곤 한다. 20113월 개통당시 네이스 업무를 하던 신규교사가 업무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자살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개통 직후부터 문제가 생겨났다.

 

탄생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NEIS2001517일 전자정부차원의 11대 업무 중 중점과제로 선정되어 7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구축 계획을 확정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기존의 시스템은 학교 내 전산망을 토대로 한 C/S시스템(학교종합정보시스템)이었는데 이를 폐기하고 200210월까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2003년 개통완료를 목표로 진행된다. 개발에 책정된 예산만 총 729억 원에 달한다. 전담사업자는 삼성SDS였다.

 

NEIS의 탄생과 차세대 네이스로의 전환은 정보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물결에서 선진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까? 20015월 교육부가 발간한 총 12권의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 업무처리과정 혁신) 보고서의 결론 부분에는 기 구축된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시스템)과 연계하여 행정정보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시스템)이 정보 인프라와 응용프로그램 및 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시스템 구현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시스템 구축 비율을 절감하여 궁극적으로 투자 대비 시스템 구축 효과의 극대화를 기하고자 함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2개월 후인 711일 교육부는 내부 보고를 통해 위와 같은 결론을 하나의 대안으로 치부해버리고,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전국단위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선회한다. 이어 716일 전자정부특위에 C/S시스템을 외부와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폐쇄형 시스템이라 규정하고 신규 구축되는 ‘NEIS’‘OPEN시스템이라 규정하고 사업을 변경하여 추진할 것으로 보고했다. 730억 가까이 들어간 사업이니... 더 이상은 상상에 맡긴다.

 

자신들이 네이스의 강점이라고 규정한 OPEN시스템이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발생한다. “전국단위의 외부와 정보가 공유되는 OPEN 시스템이라는 네이스의 본질은 관료적 통제시스템과는 호혜적 관계를 형성할지 몰라도 교육노동과 교육적 가치와는 적대적 관계를 이룰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자랑삼아 떠벌인 오픈 시스템은 획일적인 관료적 통제구조와 한국사회 특유의 입시경쟁체제와 결합하여 온갖 교육적 문제를 발생시키고 교사노동을 왜곡해 왔다.

 

관료적 통제는 네이스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다. 인격적 통제를 기반으로 한 관료적 통제의 빈 부분을 정보화 기술로 채워준 것이 네이스다. 2003년의 예견처럼, 네이스는 신자유주의 시장화 정책과 맞물리며 모든 학교 행정 업무를 표준화·획일화시켰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 수집이 용이해짐에 따라 학교 간 비교도 용이해졌다. 행정적 집계는 편해졌을지 몰라도 모든 교사들이 그것에 동원되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시간을 교육활동에서 빼서 쓰게 됨을 뜻한다. 웃긴 것은 별의별 자료를 다 수집하는 시스템을 운용하면서도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급하게 조사해서 보고하라는 일은 줄지를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4. 당장 뒤집어엎진 못할 지라도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네이스시스템은 이상한 입시제도와 비민주적 관료구조와 맞물려 불필요한 업무를 증가시키고 맹목적 표준화로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등 그 부작용이 이미 도를 넘었다. 이런 시스템을 근본부터 뜯어고치는 것은 당장에는 불가능한 일일지 모르나 작은 제동이라도 걸었으면 싶다. 의미없는 일더미에 깔려 살기 싫으니 제발 간소화라도 이루어지길 바란다.

 

생기부의 경우, 교사들의 시간과 수고를 이유도 근거도 없이 앗아가는 쓰잘데 없는 입력항목들을 훈령개정으로 없애고 교사나 학교 차원에서 무시할 수 있는 건 무시했으면 한다. 생활기록부의 법적 근거는 초중등교육법25, 학교생활기록의 작성 및 관리에 관한 규칙(교육부훈령 제1),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훈령 제29)의 세 가지이지만 <훈령>을 넘어서서 과도하게 제시된 기재요령이 한둘이 아니다. 법률상으로는 기본적인 입력 사항만 명시되어 있을 뿐인데 실제로는 과도한 게 많다. 입력과정에서 직접적 규정력을 발휘하는 것은 교과부에서 해마다 발간하는 <기재요령>인 탓이다. <기재요령>을 통해 교과부는 점, 물결, 따옴표 등 세세한 입력기준까지 자상하게 지시를 하고 있고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이런 자상하기 이를 데 없는 기재요령을 따라 입력 작업을 하도록 교사들에게 안내를 한다.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의 표준화를 통해 학교생활기록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고 현장 교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제작이유를 밝히고 있지만 전혀 고마운 마음은 들지 않는다. 단위학교에서 <기재요령>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행지침을 만드느냐에 따라 생기부 업무 강도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네이스 비고란에 결석, 지각, 조퇴, 결과의 사유를 입력하고 조퇴계제출까지 요구하는 학교도 있다. 학교마다 해석과 적용이 다른 것이다. 하지만 훈령 제8조에 따르면 “‘특기사항란에는 결석사유 또는 개근 등 특기사항이 있을 경우 학급 담임교사가 입력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방과후학교 수강내용입력할 수 있음으로 되어 있는 자율입력 항목이다. 이런 정도는 단위학교 차원, 교사 차원에서 업무를 줄일 여지가 있다. 훈령보다 과도하게 단위학교 차원에서 무리하게 요구하는 바에 대해 교사들은 따르지 않아도 된다.

훈령을 조금 손봐도 업무는 확 줄어든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예로 들어 보겠다. 2014년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명시된 창의적 체험활동에 관련된 전문은 아래와 같다.

13(창의적 체험활동상황) 창의적 체험활동의 4개 영역별 활동내용, 평가방법 및 기준은 교육과정을 근거로 학교별로 정하며,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영역별 이수시간 및 특기사항(활동실적이 우수하거나 개별적 특성이 드러나는 사항 등)을 입력하되, 초등학교 특기사항은 4개 영역을 통합하여 종합적으로 기록한다.

1항의 봉사활동 영역의 실적은 학교계획에 의한 봉사활동과 학생 개인계획에 의한 봉사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을 별도의 봉사활동실적란에 연간 실시한 봉사활동의 일자 또는 기간, 장소 또는 주관기관명, 활동내용, 시간을 실시일자 순으로 모두 입력하며,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봉사활동 등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는 경우 봉사활동 특기사항란에 자세히 입력한다.

1항의 규정에 의한 영역별 누가 기록은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 신뢰도, 타당도 등이 확보되도록 서식을 개발하여 활용하되, 전산입력하여 관리함을 원칙으로 한다.

1항의 진로활동의 특기사항에는 활동실적이 우수한 사항과 각종 진로검사 및 진로상담 결과, 관심분야 및 진로희망과 관련된 학생의 활동내용 등 학생의 진로 특성이 드러나는 사항을 담임교사가 입력한다.

1항의 동아리활동 중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의 실적은 활동 인정기간 동안 학교장이 승인한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으로 동아리활동란에 클럽명, 활동시간, 팀에서의 역할, 포지션, 대회출전경력 등을 입력하되, 활동시간은 동아리활동 이수시간에 합산한다.

1항의 동아리활동 중 청소년단체활동의 실적은 학교 교육계획에 의한 청소년단체활동과 학교장의 승인을 받은 학교 교육계획 이외의 청소년단체활동으로 구분하여 동아리활동란의 특기사항에 입력할 수 있다.

 

보다시피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봉사활동 등 영역별 특기사항활동실적이 우수하거나 개별적 특성이 드러나는 사항 등에 한하여 입력하라고 되어 있다. 생기부에 정작 반영되지도 않는 온갖 누가기록은 전산입력하여 관리함을 원칙으로 한다라는 문장만 삭제하면 된다. 네이스에서 누가기록 메뉴의 용도는 일일이 이수시간을 계산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는 편의성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석해야 맞다. 그런데 영역별로 누가기록 입력 주체가 각각이고 출결입력은 담임이 한다. 입력 시기도 교사마다 다르다. 이 때문에 네이스에서 계산된 이수시간을 신뢰할 수 없다. 결국은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창의적 재량활동, 스포츠클럽 이수시간이 끼어들면서 시간수를 정확히 산출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더욱이 여러 영역의 이수시간들 중 봉사활동 외에는 실용적 의미(내신 반영)를 띠는 것이 없다. 따라서 이수시간 입력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다른 일반교과들도 이수시간을 일일이 기재하지 않는다. 전체출결이 있는 마당에 굳이 활동영역별로 이수시간을 따로 기재하는 것도 맞지 않다. 어차피 창체는 학교차원에서 교육과정편성지침에 따라 세운 연간 계획의 틀 속에서 이루어진다. 예전에는 학교교육계획에 의해 전개된 전체 시수에서 결석한 학생에 한해 수작업으로 제외한 뒤 학년말에 최종 이수 시간을 직접 입력했었다. 이때 방식보다 일일이 누가기록해서 자동계산하는 방식을 비교했을 때 후자가 결코 더 효율적이라고 볼 수 없다. 스포츠클럽을 동아리활동으로 구분한 것도 무엇에 근거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처음 시행 때 스포츠 클럽 배정 반을 입력하다가 이미 입력한 동아리 부서 배정이 날아가버리기도 하고 아무튼 혼란스러웠다. 다시 말하지만 다른 일반 교과들은 누가기록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과도 맞지 않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구축된 이유는 7차 교육과정을 기점으로 시작된 교육과정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이 학교마다 특색 있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그런 기대를 해선 안 된다. 자율성을 억압하고 있는 것은 정부다. 깨알같이 필수로 다 정해주면서 자율, 창의라는 말을 갖다 붙이는 게 넌센스다. 학교단위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리고 자율영역이면 학교를 믿고 알아서 하게 열어놔야지 왜 입력을 하라고 하는가?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편성권은 전혀 없는데도 학교나 교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마치 다양하게 운영하는 듯이 전제를 깔고 시스템만 거창하게 만든 꼴이다. 업무 편의와도 전혀 상관이 없다.

아울러 네이스는 한국 중등학교 특유의 담임교사체제와 엇박자다. 이를 교육당국도 아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구식의 학생별 교과이수제를 상상하며 만든 모양인데 그러려면 담임을 통한 학생 관리의 편리함을 포기했어야 했다. 담임교사들의 노동력을 엄청나게 착취한 댓가로 한국교육체제가 이 정도나마 유지되어 왔음을 그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액받이 무녀처럼 현장의 교사들이 교육에 대한 불만을 감당하고 있고 그 최전선에 담임교사들이 있다. 그 덕에 교사들은 학급업무에 교과업무에 그 외의 행정업무까지... 이 모든 것들을 네이스 시스템을 통해 통제하기를 꿈꿔 왔을 테지.

 

나는 이런 식의 정보기술 이용을 혐오하기는 하지만 파괴론자는 아니다. 사실 얼마나 편리하고 흥미로운 것도 많은가. 흔하디 흔한 말로 온갖 현대의 기술들은 양날의 칼이라는 속성을 가졌다. 통제권을 노동하는 자 스스로가 가지지 못할 때 칼날이 되어 돌아오고 비극은 벌어진다. 구상과 실행은 분리되고 다수가 시스템의 일부로 전락한다.

단언컨대, 네이스는 일을 시키고 통제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지 우리네 교육과 삶을 풍요롭게 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교사들의 노동과정을 눈꼽만큼도 배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려 없고 융통성 없이 일만 시켜대는 네이스 시스템 또한 인간이 만든 현실이다.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 인간을 지배하는 현실. 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 자신 뿐이다. 이건 어쩔 도리가 없는 진리이다. 어떤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질지 지금은 막막하지만 제2의 네이스 투쟁이 벌어지는 꿈을 나는 오늘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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