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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호 [기획]1. 비고츠키와 변증법적 유물론에 대한 소고

2015.01.12 16:31

진보교육 조회 수:979

[기획] 1.

비고츠키와 변증법적 유물론에 대한 소고


손지희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1. 인간의식에 대한 관념론과 유물론의 대립
  인간의식의 문제는 21세기 인공지능의 창조를 시도하는 정도의 최첨단 과학 분야에서조차 명확하게 결론내지 못하고 있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 진화론과 창조론이 여전히 다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의 양상이다. 인간의식 활동의 생물학적 토대에 대해서는 현대 뇌과학이 어느 정도 그 과정을 밝히고 있긴 하지만 그 이상의 기원에 대해서는 철학과 신념의 문제가 되어 버린다. 아무리 과학적인 증거를 많이 내놓더라도 '원숭이가 인간의 조상이라니'라는 분노의 표출이 이를 방증한다.
  뇌과학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명료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가장 유물론적일 것 같은 뇌과학 분야인데도 인간의식에 대한 관념적 견해는 여전하며 뇌라는 생물학적인 물질적 요인으로 의식의 기원을 환원시키는 기계적 유물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근저에는 인간에 대한 존재론과 인식론 즉 철학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일찍이 엥겔스는 『자연변증법』에서 이 문제를 정확히 지적했다.

"이것은 각각의 고등 운동 형태가 어떤 실제 기계적(외적 또는 분자적) 운동과 항상 필연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고등 운동 형태가 동시에 다른 형태를 만들어 내듯이, 화학적 작용이 온도 변화와 전기적 변화 없이 불가능한 것처럼, 유기체적 삶은 기계적, 분자적, 화학적, 열적, 전기적 변화 없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각각의 경우에서 이러한 부수적인 형태의 존재가 주요 형태의 본질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언젠가 분명히 실험을 통해 생각을 뇌의 분자와 화학적 행동들로 '환원'시키겠지만 이를 통해 사고의 본질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엥겔스, 자연변증법, 3장, 역사와 발달 [3-81]에서 재인용)
  한 개체로서의 인간발달의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환경론과 유전론 혹은 전성설과 후천설의 형태로 발달의 요인을 둘러싼 이분법적 대립은 줄곧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사태로 들어가면 설명이 잘 안 될 때 환경이나 유전으로 환원시켜 원인을 얼버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인간발달이라는 어렵고도 중요한 주제에 대해 올바른 출발점을 잡는 것 곧 어떤 인식론적 토대를 가지느냐는 문제는 교육 분야에 있어 이론적, 실천적으로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교육이 추구하는 지향은 총체적인 인격의 발달(혹은 고양)이다.
  인간발달에 대한 철학적이고도 과학적인 인식의 출발점을 제공하는 이론으로 강력하게 대두되어 온 이론이 비고츠키 인간발달이론이다. 생물학적 과정과 문화적인 과정의 엮임과 짜임을 통해 인간발달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비고츠키가 제기하고 풀어낸 문제이다. 현대 교육학의 상호작용과 언어와 인지발달의 관계 중시, 협동학습론, 상업화된 형태이긴 하지만 학습자의 능동성을 강조하는 자기주도학습 등의 학습자 중심주의는 부분적으로는 비고츠키이론이 직접적, 간접적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비고츠키 이론은 교육심리학과 발달심리학 영역에서는 주로 '인지발달 이론'으로 분류되며 피아제의 생물학적 개인주의에 대비시켜, 혹은 그의 대안으로 '사회역사적 인지발달이론'으로 지칭된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서구사회, 특히 미국에서 비고츠키는 피아제의 대안으로 학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비고츠키가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는 기존 교육사상에 대한 점증하는 불만이 있었다. 실제로 행동주의는 인간을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존재라고 전제하는, 외적 환경에 의해 좌우되는 수동적 인간관으로 인한 한계가 분명했고, 피아제의 경우 주어진 환경 속에서 유기체가 선천적으로 지닌 반사기능을 통해 환경과 동화와 조절을 통해 인지를 구성해간다는 개인적 구성주의는 비사회적인 유기체적 인간관으로 인해 교육이론이 되기에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음이 차츰 인식되기 시작했다. 실제 설명에 있어서도 오류는 이미 입증되고 있었으며 그러한 논쟁에서 결정적인 근거가 된 것이 60년대에 처음으로 서구에 알려지기 시작한 비고츠키의 이론이다. 행동주의 및 개인주의적 심리학에 대한 반발 기류 이후로 인지발달 이론은 환경적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의 절충을 꾀하는 방향으로 흘러왔으며 현대 교육학에서는 '둘 다 영향이 있다'는 절충적 형태의 주장이 일반화되어 있다. 현대에는 대세가 된 이와 같이 절충적인 형태의 ‘발달 이해’로 나아가는데 비고츠키는 "인지발달영역에서 발달적인 힘과 환경적인 힘 모두를 깊이 이해했던 주요이론가"(크레인, 발달의 이론) 곧 선구적인 이론을 펼친 심리학자로 평가된다. 그러나 생물학적 요인에 환경적인 요인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 곧 양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한계에 여전히 갇혀 있다. 비고츠키의 어법을 따르자면 이는 과정의 역동성을 보지 않으려는 비변증법적, 반발생적 관점 탓일 것이다.
  한편 비고츠키 이론의 강력한 설명력과 '실용성'으로 인해 그리고 변증법이 갖는 성격으로 인해 비고츠키 이론은 '구성주의'로 왜곡되어 해석되기도 했다. 혹은 비고츠키 이론이 맑스주의적, 변증법적 유물론에 입각한 이론임을 인정하면서도 문화적 발생의 일반 법칙 및 근접발달영역 개념을 구성주의적으로 해석, 차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왜곡이 생기기도 했다. 이는 변증법적 유물론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철학적 토대의 차이에서 생기는 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맑스주의 심리학자 비고츠키 (1896~1934)
  비고츠키는 러시아 혁명기에 활동한 심리학자로서 "문화역사적 인간발달이론"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비고츠키 이론의 철학적 바탕을 이루는 것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이다. 비고츠키 스스로 자신의 저서 "심리학의 위기"(1926)에서 "심리학의 자본론"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 뒤로 10년 가까이 그 연구에 매진하였다. 연구 '대상'인 인간의 의식은 사회적 접촉을 통해 '변화'(발달)하며 따라서 인간의 의식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발달'의 관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그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사회발생에 대해 펼쳐낸 변증법적 유물론을 인간의식의 문제로 가져와 인간의 의식을 '발생적 방법'에 입각하여 탐구하였다. "인간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라는 마르크스의 인간에 대한 기본적 관점에서 출발하여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사유와 연구방법에 입각하여 심리학적 탐구를 전개한 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인간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라는 것의 의미를 풍부하고도 명료하게 밝히는 종착점에 이르는 것이 그의 저작의 구성적 핵심이다.
  서구 학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게 된 계기가 된 최후저작 『생각과 말』은 '인간의식의 자본론'이라고 칭해진다. 죽음을 앞두고 병상에서 저술한『생각과 말』(1934)은 변증법적 유물론에 입각한 인간의식을 연구할 핵심계기를 '생각과 말의 관계'로 포착함으로써 관념적이고 비변증법적, 반발생적으로 기술되기 일쑤였던 인간의식의 문제에 새롭게 다가설 수 있었다. 그것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 단위인 '상품'에 착안하여 인간 의식의 기본단위를 '낱말의미'로 하여 분석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문에서 비고츠키는 자신들의 생각과 말의 문제를 연구한 이 저서의 의의가 인간의 의식을 다루는 새로운 심리학의 영역을 개척해낸 데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현재 작업에서 내디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필연적으로 불완전할 수  밖에 없음을 아주 잘 깨닫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작업을 시작할 무렵 심리학에서 이 문제가 제기되었던 조건과 비교해 보면, 우리가 판단컨대, 생각과 말의 연구에서 우리의 첫걸음이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는 사실에서, 부연하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학의 중심 문제로 생각과 말의 문제를 부각시켜 조사자들이 의식을 다루는 새로운 심리학 이론으로 곧장 나아가게 했다는 사실에서 그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의식의 문제를 우리 작업을 마감하는 간결한 몇 마디 말로만 언급하였고, 우리는 바로 그 문턱에서 이 연구를 중단해야 했다." ([생각과 말] 저자 서문, 19쪽)

  인간의식의 문제를 규명하는 열쇠로서 생각과 말이라는 문제에 도달하게 된 배경에는 당대의 관념적인 인간본성과 의식에 대한 견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유물론적 결과가 있었는데, 변증법적 유물론의 견지에서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은 것은 관념론과의 투쟁이었다. 인간 의식의 기원에 대한 자연주의와 정신주의적 견해 모두가 실은 형이상학적 관념론임을 내재적 비판을 통해 명확히 밝힌 것은 비고츠키가 현대의 교육과 발달에 대한 여러 관념들에 시사를 줄 만한 중요한 업적이기도 하다.  
  인간의식에 대한 비변증법적인 관념적 견해들을 극복하기 위해 비고츠키는 당대 심리학 경향을 철저히 검토하여 그들의 철학적 바탕을 내재적으로 비판, 일체의 관념론적 입장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이데올로기적 투쟁을 벌였다. 그 결과 비고츠키가 도달하게 된 결론은 그것들이 인간의 집단적 삶 속에서 "문화"라는 형태로 역사적 과정을 거쳐 형성되고 발전하는 "사회"의 측면이 결여된 "개인주의"적 심리학들이라는 것이다. 비고츠키의 이론을 문화역사주의로 통칭하는 배경에는 바로 인간발달에서 사회적 측면을 문화라는 계기를 통해 부각시킨 기여가 깔려 있다. 비고츠키 스스로도 자기 이론이 문화역사적 이론이라고 불리기를 원했다.
  비고츠키는 당대 심리학 지형을 분석하면서 이원론을 심리학 위기의 근원이라 보는 한편 이원론의 양극단에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생물학주의와 정신주의가 있다고 일갈했다. 이들 모두 '형이상학'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고츠키가 근본적으로 극복하고자 한 것은 당대의 비변증법적인 경향 일체였다. 인간의 행동을 자극-반응 간의 기계적인 연결과 그 연결들의 연합으로 환원시키는 연합주의 심리학, 인간의 고등정신기능의 기원을 다시 정신으로 환원(인간이 왜 그러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답하는 식의)시키는 주지주의적 경향 등은 논리적 기억, 언어적 지각, 자발적 주의, 개념적 사고 등의 고등정신기능을 설명하는 대신 초등정신기능이나 선험적인 인간의 정신 그 자체로 돌린다는 점에서 모두 환원주의이다. 주관주의적이든 객관주의적이든 이들은 '형이상학'이라는 철학적 토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었고 방법론에 있어서도 기초적 정신기능에 대한 방법(자극-반응 도식)을 고등형태의 인간행동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현상학적 해석을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한 마디로 인간심리의 고유성을 분석하기에는 무능한 이론들이었던 셈이다.
  비고츠키가 보기에 이를 극복할 유일하고도 올바른 방법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이었으며 이를 심리학 영역과 '고등정신기능'이라는 주제에 상응하는 방법으로 선택하였다. 자연의 역사가 그러하듯이, 인간의 발달과정 또한 변증법적 과정이기 때문에 변증법적 유물론 외에는 이를 규명할 수 없다고 본 데에 기인한다.

3. 변증법적 유물론과 비고츠키 인간발달이론

1) 도구와 기호
  인간의식과 언어에 대해 마르크스가 간명하게 밝힌 견해를 심리학 연구를 통해 상세히 펼쳐내는 것이 비고츠키의 주요 과제였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의식은 "사회적 생산물"이며 애초에 물질과 동떨어진 '순수의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달리 말해 의식은 인간의 역사 이전에 혹은 선험적으로 이미 주어진 것이 아니라 역사의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언어 또한 마찬가지이며 인간의 정신과 언어 양자는 발생한 것이며 서로 엮여 있다.

"네 가지 계기, 곧 근원적, 역사적 관계들의 네 가지 측면이 이미 고찰된 뒤에 우리는 인간이 또한 '의식'을 가진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는 처음부터 '순수한' 의식으로 간주될 수 없다. '정신'은 애초부터 물질에 '묶여' 있다는 멍에를 짊어지고 있으나, 여기서 그 물질이란 진동하는 공기층, 음성, 요컨대 언어라는 형태로 등장한다. 언어란 의식만큼이나 오래 전부터 있어 온 것이다 - 언어는 실천적인 의식, 즉 타인을 위해서 존재하고, 그런 연유로 또한 비로소 나 자신을 위해서도 존재하는 현실적인 의식이다. 의식과 마찬가지로 언어는 타인과의 교류 필요성, 욕구로부터 발생한다. 어떤한 관계가 존재할 경우, 그 관계는 나에 대해서 존재한다. 동물은 어떤 것에 대해서도 자신을 '관련시키지' 않는다. 절대로 않는다. 동물에게, 다른 동물들에 대한 자신의 관계는 관계로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의식은 애초부터 사회적 생산물이며, 일반적으로 인간이 존재하는 한 그렇게 존속한다. 물론 의식은 처음에는 당연히 가장 가까운 감성적 환경에 관한 단순한 의식, 자기를 의식하게 되어가는 개인의 외부에 있는 타인이나 다른 사물과의 협소한 연관에 관한 단순한 의식일 뿐이다. … 분업은 물질적 노동과 정신적 노동의 분할이 등장하는 시점으로부터 비로소 진정한 분업이 된다. 이 시점부터 의식은, 현실적인 어떤 것을 눈앞에 놓지 않고서도, 현실적으로 어떤 것을 표상한다고, 자기를 현존하는 실천의 의식과는 다른 어떤 것이라고 현실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 - 이 시점부터 의식은 세계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으며, '순수한' 이론, 신학, 철학, 도덕 등등의 형성으로 나아갈 수 있다. … 게다가 의식이 저 혼자 착수한 어떤 일이라는 것은 모조리 헛짓이다. 정신 활동과 육체활동, 향유와 노동, 생산과 소비가 상이한 개인들에게 귀속될 가능성 및 그 현실성까지 분업과 함께 주어져 있기 때문에 이 세 가지 계기, 즉 생산력, 사회적 상태 및 의식이 서로서로 모순에 빠질 수 있으며 모순에 빠질 뿐이라는 결론, 그리고 이들 세 가지 계기가 모순에 빠지지 않을 가능성은 오직 분업이 다시금 지양되는 것에만 놓여져 있다는 하나의 결론을 우리는 이 쓰레기더미 전체로부터 얻는다." (마르크스, [독일 이데올로기], 마르크스 엥겔스 저작 선집 1권, 210~212, 박종철 출판사)  

  도구의 사용을 자연에 대한 인간의 매개적 활동으로 규정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영향 아래, 비고츠키는 이를 기호의 영역으로 확장. 마르크스의 이러한 견해에서 더 나아가 비고츠키는 생물학적 인간이 문화적 인간으로 되어가는 과정, 기초적인 행동형태가 고등의 행동형태로 도약을 이루는 과정, 기초정신기능이 고등정신기능으로 변혁을 이루는 과정의 핵심적인 열쇠를 '기호'에서 찾는다. 전자는 자연적 기억, 비자발적 주의, 심상적이고 구체적인 생각, 공포 등의 저차적 감각, 충동성 등이며 이들은 직접적, 비매개적이며 자극에 대한 반응 도식이 들어맞는다. 인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이에 대해 의식적이 되는 상태가 아니다. 반면 후자는 간접적이고 매개적이며 자극-반응의 도식에 들어맞지 않는다. 인간이 스스로 '도구-자극' 곧 기호를 들여와서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통제와 의지 밑에 둔다는 것이 비고츠키 이론의 요지이다.
  비고츠키는 인간의 가능한 개체적, 계통적 발달의 핵심적인 열쇠를 기호에서 찾고자 했는데, 비고츠키가 보기에 인간의 발달은 역사 밖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며 개체 인간의 발달도 동료인간과 동떨어진 채 결코 독립적인 과정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비고츠키는 인간발달에 있어서 자연이 아닌 사회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로 강조한다.

"인간 행동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자연이 아닌 사회이다."(역사와 발달 [2-164], 259쪽)

또한 비고츠키가 밝힌 바에 따르면 문화적 발달의 핵심 계기는 '기호'이다.

"비고츠키가 이론적, 실험적, 비판적 연구를 통해 확립한 인간의 고등정신기능 발달의 핵심적 계기는 '기호'이다. 또한 비고츠키는 기호는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가령, 언어에서 수학적 표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기호들은 개체로서 인간의 본능적, 유전적 산물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발전의 산물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기호들은 인간에게 있어서 그 기원상 사회적 목적을 위한 수단,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며, 나중에 가서야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 된다."(이기웅, 앞의 글)

이에 따라 비고츠키는 후기연구로 가면서 점점 더 기호의 문제의 해명을 중시하는데 이는 기호가 인간에게 고도의 정신적 기능들 (즉 고등정신기능)들의 단순한 보조물이 아니라 그것들을 변화, 발전시키는 핵심임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비고츠키에 의해 매개적 활동은 도구의 사용과 기호의 사용으로 나뉘어지며 둘은 한편으로 외적인 유사성을 갖지만 질적으로 상이한 양태를 띤다. 도구는 외적인 대상 곧 자연을 향한다면, 기호는 내적인 방향성 곧 인간 자신을 향한다. "심리적 도구"는 우리의 행동 과정 속에 통합됨으로써 사고, 기억, 상상, 의지 등과 같은 정신적 기능들의 구조와 전개를 바꿔놓는다.
  또한 비고츠키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자연과 인간의 상호관계와 역동적 과정'에 대한 견해를 중시하여 인간행동의 발달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통해 인간행동의 고유성이 동물의 수동적 적응과 대비되는 인간 적응 형태의 능동성에 있음을 밝혔다. 비고츠키는 도구 사용에 대한 엥겔스의 저술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고 엥겔스의 통찰을 확장하려고 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인간의 심리에 대한 발생적 연구에서 비고츠키는 인간역사의 발달이 시작된  계기를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노동도구'를 통한 인간의 매개적 활동에서 찾은 것과 마찬가지로 이를 인간심리의 영역에 적용해 '기호'의 매개를 통한 문화적 인간으로의 도약을 설명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심리학의 여러 경향들이 자극-반응 원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에 대한 자연주의적 접근이며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행동의 문화적 발달 즉 인간 행동의 고유성을 밝힐 수 없다고 비고츠키는 주장한다. F.엥겔스에 따르면, 이러한 관점들은 하나같이 "자연이 인간에 작용하고 자연적 조건이 어디서나 인간의 역사적 발달을 결정한다."는 것만을 내세우고 "그에 대한 인간 역시 자연에 작용하고, 변화시키며,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새로운 조건을 생성해낸다"는 사실을 도외시하는 공통점이 있다.

"자연에 대한 능동적 적응과 인간에 의한 자연의 변형을 자연적 연결을 통해 이해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이것은 오로지 인간의 사회적 본성을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역사와 발달 [2-151], 252쪽)

"인간의 행동의 특성은 무엇보다 먼저 인간이 스스로의 환경에 대한 자신의 반응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고 이 환경 자체를 통해 스스로의 행동을 변화시켜 행동을 자신의 권위 밑에 복종시킨다는 사실로 인해 생겨난다." (역사와 발달 [2-169], 270쪽)

  요컨대, 도구에 의한 노동활동와 함께 기호에 의한 매개적 정신활동을 펼치는 인간의 특성 곧 인간의 능동성이 역사적으로, 그리고 개체에 있어서 전개됨을 이해할 때라야 비로소 인간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발생적 분석에 의한 인과-역동적 설명
비고츠키는 마르크스의 "사물의 외형적 모습과 본질이 바로 일치한다면 모든 과학은 잉여적인 것으로 될 것이다"라는 일반 명제를 심리학의 영역에 대입[代入]했다. "현상의 파악은 본질로 들어가는 통로를 연다"는 현상과 본질의 관계에 대한 변증법적 인식에 따라 "인과적-역동적 관계"를 밝히는 것을 심리학적 분석의 과제로 설정하였다.
  비고츠키는 동물과 다른 인간 고유의 여러 심리 기능들, 이를 테면 자발적 주의, 논리적이고 언어적인 기억, 범주에 의한 지각, 자유의지, 개념적 사고, 상상 등에 대해 생득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달리 표현하여 인간이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내재된 능력이 성장과정에서 발현되는 것인지 아니면 없던 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생겨난 것인지 두 입장을 계속 대비하면서 답을 찾고자 한다. 비고츠키가 보기에 S-R도식과 현상의 기술에 머무르는 심리학은 이러한 인간 고유의 정신기능의 본질을 설명할 수 없다. 사실, 현대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경우 현상에 현혹되어 그것이 곧 전부라고 여기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예컨대 기억을 잘 한다거나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경우 그 원인을 설명하는 대신 '타고난 것'으로 얼버무리거나 반복훈련에 의한 습관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고츠키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기술과 현상과 본질을 동일시하는 것이 올바르지도 않을뿐더러 인간의 본질을 관념적인 것에 환원시키게 된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고등정신기능 발달사』(한국어판 『역사와 발달Ⅰ』) 3장에서 비고츠키는 문제의 분석에 앞서 '분석의 문제'를 제기하고 고등정신기능 연구의 핵심적인 방법으로 '발생적 방법'을 다양한 실험연구에 적용하여 검증한다. 다윈의 진화론이 인간의 근원에 대한 관념적 견해를 허물 수 있었듯이 비고츠키는 논리적 기억, 자발적 주의, 자유의지 등 고등정신기능의 '기원'을 추적함으로써 현상에 현혹되지 않으면서 내적 본질을 밝히고자 하였다.  
  사물이 아닌 과정을 다룰 때, 기술이 아닌 설명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분석이 이루어진다고 비고츠키는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발생적 방법'이다.

"사물이 아닌 과정분석, 단순히 과정의 외적 징후를 하나하나 구분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인과적-역동적 연결과 관계를 드러내는 따라서 기술적이 아닌 설명적인 분석, 그리고 마지막으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서 심리적 화석화를 거친 어떤 형태의 발달과정을 모두 복원하는 발생적 분석. 세 가지 계기는 모두 함께 취해지며... 발달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질적으로 고유하고 진정 새로운 형태라고 보는 새로운 이해로부터 기인한다." (역사와 발달, [3-37])

"과학적 분석의 전체적 난점은 대상들의 본질, 즉 그들의 진정한, 현존하는 관계와 외적 발현의 형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따라서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며, 분석을 통해 그들이 발현된 외적 형태를 넘어서 이들 과정의 토대에 놓여 있는 진정한 관계를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역사와 발달, [3-31])

  인간의 고등형태의 행동은 발생 이후 모종의 과정을 거쳐 자동화되고 기계화된 "결과"만을 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형식적 유사성에 끊임없이 현혹되는 위험 즉 인간행동에서 저차적인 것과 고차적인 것을 구분하지 못한 채 어느 한 쪽으로 환원시키게 되는 것은 비변증법적 접근과 사유에 항상적으로 도사린 위험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고츠키는 사물로서가 아니라 과정으로서 분석할 것, 현상의 기술을 넘어서 내적 관계를 밝혀 설명할 것, 발생의 기원을 추적하여 인간의 역사 속에서 없던 것이 인간의 공동 활동을 통해 생성된 것임을 증명할 것을 분석의 세 가지 계기로 제시한 것이다.
  현재도 이런 문제의식은 유효할 뿐 아니라 갖가지 사회현상, 심리현상, 교육현상 등 인간 행동의 결과물들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현대의 상황을 끌어들여 표현해보면, 게임에 몰두하는 것과 수학문제해결에 몰두하는 행동은 외적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과연 두 행동이 과연 내적으로도 동일한 것이라고 볼 일일까?

3) 변증법적 유물론을 통한 인간심리와 언어(기호)의 내적 관계 규명
  비고츠키에 따르면 인간의 기호는 인간이 자신의 행동을 지배 비고츠키 고등정신기능 발달사 1장에서 5장(전체 15개의 장으로 구성)의 한국어판인『역사와 발달Ι』에서는 '숙달'로 번역하였다. master은 동사로는 '숙달하다, 통달하다, 지배하다, 제어하다'이고 명사로는 '주인'이라는 뜻이다. 문맥에 따라서는 지배, 통제로 바꾸어 읽는 게 더 자연스러울 때도 있다. "자기행동의 주인"이 된다는 의미 정도로 읽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자기가 하는 행동과 생각이 무엇인지를 알고 의식하면서 하는 상태이다. 그래서 비고츠키는 초인지를 처음으로 제기한 학자로 평가되기도 한다. 요즘 학습법에서 유행인 메타인지인데, 자신의 이해과정을 다시 들여다보는 식이다. 반사나 직접적 반응 상태를 벗어난 즉 본능과 습관을 벗어나 의식적, 의지적으로 행동하는 상태라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 자기행동숙달(통제, 구제)은 의지와 연결된다.
(mastery)하는 '심리적 도구'이다. 그리고 인류는 인간 역사과정 속에서 이를 창조하였다. 비고츠키에 따르면 초기 인류는 매듭과 막대기를 기억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였고 이는 자연적 기억에서 문화적 기억으로의 도약의 출발점을 이룬다. 사람들은 행동을 결정하는 수단으로 제비뽑기를 도입하였는데 이는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하는 인간의 자유의지의 초기형태에 다름 아니다. 한편, 손가락셈은 산술의 초기 형태다. 외적 수단을 기호로 도입하여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통제 밑에 두는 인간의 특성은 역사적으로 발생한 것이며 그것은 공동의 노동생활에서 비롯된 본성적으로 '사회적인 기원'을 갖는 것들이다. 이 중에서 의심할 바 없이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기호체계를 비고츠키는 인간의 '말'이라고 생각하였다. 말은 정서적 기능, 의사소통적 기능 등 많은 기능을 떠맡지만 비고츠키가 보기에 말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은 우리의 주의와 사고를 즉각적인 상황-우리가 바로 부딪히는 허다한 자극들 - 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준다는 것이다. 단어는 현재 상황을 뛰어넘어 사물과 사건들을 상징화할 수 있기 때문에, 낱말로 이루어진 말은 인간이 (동물과 달리) 과거를 회고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해준다.
  비고츠키는 원자론적 요소주의와 의지에 대한 관념적 견해를 극복하기 위해 역시 발생적으로 접근한다. 비고츠키는 엥겔스의 "10만 개의 증기기관이 1개의 증기기관보다 이 사실(증기기관이 열을 주고 기계적 운동을 얻을 수 있음)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 즉 귀납법이 과학적 발견의 유일하고 가장 중요한 형식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과 더불어 변증법적 인식의 핵심인 '추상화의 힘'에 따라 '심리적 흔적기능'을 단서로 하여 자유의지를 발생적으로 규명하였다. 비고츠키에 따르면 현재 인간들에게서 나타나는 자유의지는 애초에는 이와 동일한 형태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초기에 인간은 스스로 궁지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아직은 미발달된 지성 이전에 외적 자극을 능동적으로 도입하여 행위를 결정했다. 흔적기능을 단서로 한 자유의지에 대한 발생적 분석은 인간의 정신을 운동하지 않는 고정의 것으로 보는 반역사적이고 비변증법적인 의지에 대한 관념적 철학을 무너뜨리는 중요한 계기라고 볼 수 있다. 비고츠키에 따르면 인간의 조작을 낱낱의 구성요소로 분해하는 원자론적 요소주의는 인간 고유의 활동을 놓치게 된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인간 자신에 의해 스스로 자극을 상황 속에 도입한다. 인간은 이처럼 능동적으로 상황에 개입한다. S-R도식에만 의존하여 자극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말하는 것은 막대기가 과일을 따서 침팬지에게 준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막대기는 단순히 도구일 뿐이다. 자극 너머에 인간의 두뇌가 존재함을 비고츠키는 간파했다. 그들의 오류는 "인간을 잊어버린 것"이라고 비고츠키는 지적한다.
  계통발생의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개체발생의 과정에서도 의지는 '발달'한다. 그 형태는 말을 매개로 한 자기 행동 과정을 주체 스스로 통제하는 "어린이의 자기행동숙달의 과정"으로 나타난다. 천 마디의 잔소리와 물리적 강압에 반사적으로 대응하는 생물학적 존재에 머물게 할 것이냐 아니면 자유의지를 가진 문화역사적 주체로 형성시킬 것이냐는 중요한 교육적 문제이다. 의식적 파악과 숙달(통제)는 이후 청소년기 개념적 사고가 비로소 발달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 개념에 대해 의식적이고 의지적이 되지 않는다면 개념적 사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유의지에 대한 발생적 설명은 교육적 가치 뿐 아니라 철학적인 가치 또한 크다. 첫째, 관념적인 방식을 탈피하고 유물론적 철학에 입각함으로써 동물과 확연히 구분되는 특성이라고 누구나 인정하는 인간의 자유의지 역시 '발달'하는 것임을 명확히 밝혔다. 둘째, S-R도식의 수동적 인간관을 견해 대 견해의 다툼이 아닌 실제적인 근거를 통해 극복하면서 인간의 능동적 주체로서의 형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말을 이용하는 어린이의 행위를 유인원이 실행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탁월한 점이 정확히 무엇일까? 우선 어린이의 행동에 있어서의 자유, 즉 유인원과 비교했을 때 눈앞의 실행 상황의 시각적 구조로부터의 독립성이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점이다. 말의 도움으로 특정한 의도를 만들어서 손에 닿는 가까운 곳에 놓인 것뿐 아니라, 찾을 수 있고 준비될 수 있으며 그리하여 문제 해결과 후속 활동 계획에 유용하게 될 대상들을 도구로 사용하면서 어린이는 훨씬 더 큰 조작영역을 획득한다. 첫째, 말하기를 이미 습득한 어린이의 실행적 조작은 상황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어되지 않는 수많은 시도들을 하는 유인원보다 뚜렷이 덜 충동적이며 덜 직접적이라는 것이다.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 두 번째의 사실은 어린이가 말을 이용하여 변환할 수 있는 대상의 영역 안에 어린이 자신의 행동도 포함한다는 것이다. 말의 도움을 통해 어린이는 스스로를 외부와 관련지어 자신을 하나의 대상으로 간주하며 처음으로 스스로의 행동을 숙달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말은 어린이가 스스로의 행위와 행동을 사전에 조직하고 계획함으로써 그 대상을 숙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도구와 기호, 73)

이처럼 가장 높은 정신 기능 발달의 시작인 기호의 사용이라는 활동은 처음에는 필연적으로 외적 활동의 성격을 갖는다는 결론에 이른다. 처음에는 기호는 일반적으로 외적 보조적 자극이며 자기 자신을 향한 자극의 외적 수단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 활동의 기원들은 언제나 외적 활동의 영역에 속하는 행동의 집합적 형태에 있다. 둘째, 개인 행동 영역의 원시적 법칙은 아직 발달상 외적 활동과 분리되지 않으며 따라서 시각적 지각과 외적 행동으로부터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시적 행동의 법칙에 의하면 어린이가 활동의 내적 과정들보다 외적 활동을 더 먼저 훨씬 더 쉽게 숙달한다. 이러한 이유로 정신 간의 작용으로부터 정신 내적인 작용으로 변환되면서, 내적인 행동 과정으로 즉각적으로 변화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침내 내부로 이동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활동의 외적 형태로 계속적으로 존재하며 변화한다. (도구와 기호 51)

  이때 인간적 행동형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언어의 매개다. 즉각적이고 충동적인 시각장의 노예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이고 자기규제력을 갖는 주체가 되는 것은 의사소통 기능 외에 말이 지적인 기능을 가진다는 사실로 인해 가능하다. 또한 말은 인간의 역사이자 문화이며 그 본성상 사회적이다. 따라서 문화역사적 주체로 발달해간다는 것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4. 고등정신기능과 기초정신기능의 관계에 대한 변증법적 설명

  비고츠키는 "고등정신기능"을 중심으로 인간발달을 설명했다. 인간이 발달하는 존재라는 추상적 관념에 대한 "무엇이 어떻게 발달하는가?"라는 구체적 질문에 대해 비고츠키는 "고등정신기능이 총체적으로 발달한다"고 대답했다. 고등정신기능의 발달은 "인격의 총체적 발달"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비고츠키는 "고등정신기능 발달의 역사"에서 인간발달의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이를 "문화적 발달의 일반 법칙"으로 정식화하였다.

고등형태로 있는 내적인 모든 것은 필연적으로 외적인 것이다. 곧, 현재 어떤 사람에게 있는 것은 원래는 다른 사람에게 있었던 것이다. 어떤 고등정신기능이라도 그것이 처음에는 사회적 기능이기 때문에 그 발달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외적 단계를 거친 것이다. … 우리가 어떤 과정을 말할 때 '외적'이라는 것은 '사회적'인 것을 의미한다. 어떤 고등정신기능도 그것이 진정으로 내적인 정신 기능이 되기 전의 어떤 시점부터는 사회적이었기 때문에 외적이다. … 아동의 문화적 발달에 있어서 모든 기능은 두 번 혹은 두 수준에서 일어난다. 먼저 그것은 사회적 수준에서 일어나고, 그 다음에는 심리적 수준에서 일어난다. 처음에 그것은 심리간 범주로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다음에는 심리 내 범주로서 아동 내에서 일어난다(Vygotsky, 1981 : 162`163). 이것은 자발적 주의, 논리적 기억, 개념 형성 그리고 의지 발달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는 표현된 입장을 하나의 법칙으로 간주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모든 물론 외부로부터 내부로의 전이는,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킴으로써 과정 자체를 변형시킨다. 모든 고등 기능과 그 기능 간 관계의 배후에는 발생적으로 사회적 관계, 즉 사람들 사이의 실제 관계가 존재한다(비고츠키, 역사와 발달, [5-59]).

  위와 같은 진술에는 고등정신의 기원, 고등정신기능의 총체성, 인간발달의 토대로서의 사회적 관계라는 문화역사적 발달이론의 핵심이 압축되어 있다.
  고등정신기능(высших психических функций, higher mental functions)에서 영어단어 'higher'을 거쳐 우리말 '고등'으로 두 차례 걸쳐 옮겨진 러시아어 высших는 '더 높은'이라는 뜻이다. 고등은 이와 관련되었으나 이보다 더 낮은, 즉 저차적, 기초적인 것의 존재를 함의한다. 당대의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정신기능을 저차적인 부분과 고차적인 부분으로 나누는 데에까지 나아가 있었다. 하지만 저차적인 것과 고차적인 것 모두를 구심리학은 모두 자극-반응의 도식 내에서 실험하고 설명하였다(비고츠키, 역사와 발달, 2장). 하지만 고등정신기능은 자극-반응의 도식을 따르지 않는, 곧 저차적 기능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견해를 비고츠키는 갖고 있었다.
  비고츠키는 이 둘의 현상적 차이를 밝히는데 머물지 않고 이 둘의 내적 관계의 문제로 나아갔다. 인간의 정신기능을 우선 둘로 나누어 차이를 논의한 뒤, 둘 사이의 관계를 총체성의 관점에서 설명하였다. 비고츠키는 고등정신기능을 기초정신기능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했으며 기능적, 발생적, 구조적 측면에서 양자가 어떤 차이를 가지는지, 둘 사이의 관계가 어떠한지를 설명했다.
  비고츠키는 고차적 행동 형태와 저차적 행동 형태가 발생적, 구조적, 기능적 이 세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고 보았다. 비고츠키가 밝힌 고차적 기능과 저차적 기능의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두 가지 행동 형태 간의 본질적인 차이점은 행동에 대한 통제의 주체와 객체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자발적 주의, 논리적 기억, 낱말을 매개로 한 고등 형태의 지각 등의 기능들은 모두 기호의 매개를 통한 주체의 능동적 대처라는 동일한 심리적 규칙을 따르며 인간 행동 발달의 역사적 산물로서 자연적 노선이 아닌 '문화적 노선'을 따라 발생한 산물들이다.

"사실상 동일한 기원과 발달의 기제를 토대로 고등정신기능들이 통합성을 가짐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개별적인 심리적 사실로서 서로 분리되어 관찰된 자발적 주의, 논리적 기억, 지각의 고등한 형태, 운동과 같은 기능들은 우리 실험에 비추어 볼 때 단일한 심리적 규칙으로부터 나타난 현상, 즉 근본적으로 단일한 행동 발달의 역사적 산물로 나타난다."(도구와 기호, 177)  

"고등 기능들은 기초적인 심리적 기능과는 전적으로 다른 토대 위에 구성된, 비록 그 구성상 다양하기는 하지만 발생적 본질에 의해 통합된 심리적 토대로 나타난다. 전체적인 체계를 통합하고 그 어떤 정신 과정이 체계에 속하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요인들은 그들이 공유하는 기원, 구조, 기능인 것으로 보인다. 발생적 관점에서 고등 기능들은 계통발생적 수준에서는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 아니라 역사적 행동 발달의 산물로 나타나며, 개체발생적 수준에서도 또한 특별한 사회적 역사를 지닌다는 특징을 갖는다. 구조적 측면에서 고등 기능들은 기초적인 과정들의 직접적인 반응 구조와는 대조적으로, 자극(기호)라는 수단의 사용을 토대로 형성되며, 이로 인해, 매개적 성질을 갖게 된다는 특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능적 측면에서 고등 기능들은 기초적 기능들과는 달리, 자신의 행동에 대한 예비적 숙달을 통해 상황에 맞도록 조직화된 적응을 획득하는 새롭고 실질적으로 다른 역할을 행동에서 수행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도구와 기호, 181)

  고등정신기능의 역사적 이론에 따르면 자연적 기억이 언어적 기억으로, 반응적 지각이 범주적 지각으로, 비자발적 주의가 능동적 주의로 같은 칸 내에서 고차화되는 것이 아니라 (비고츠키에 따르면) 하나의 체계 속에서 분리되어 사용되던 기능은 같은 칸 내에 속하면서 상호 관련을 맺으면서 고차화된다.

"고등정신기능들은 기초 과정들 위에 상부구조나 추가된 층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기초 기능들의 짜임이 포함되는 새로운 심리 체계를 나타낸다. 기초적 기능들은 새로운 체계 안에 포함됨으로써 새로운 법칙에 따라 작용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각각의 고등정신기능은 본질적으로 여러 가지 기초적 기능들이 새로운 전체 속에서 고유하게 결합됨으로써 결정되는 통합된 고차적 체계를 나타낸다."(밑줄은 필자. 도구와 기호, [3-21])

고등정신기능 자체도 점차 고차화된다. 변증법적 지양은 기초와 고등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고등정신기능의 상향화 즉 저차적인 것에서 고차적인 것으로의 과정 속에서도 나타난다. 지양이라는 말 속에는 보유와 거부의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의미 모두 담겨 있다(비고츠키, 역사와 발달, 361). 고차적인 것과 저차적인 것은 고정적이지 않다. 달리 말해 한 때 고차적이었던 것은 발달의 과정에서 좀 더 고차적인 것이 출현하면 이제 저차적인 것이 된다. 이처럼 고차적인 것과 저차적인 것은 변화의 과정 속에서 상대적인 의미를 갖는다. 저차적 형태는 고등 형태의 토대와 내용을 이루며 고등 형태는 특정한 발달 단계에서만 나타나며 그것은 다시 고차적인 형태로 변화된다(비고츠키, 역사와 발달, 362쪽).

"우리는 저차적 영역이 고등한 뇌 발달 내에 종속된 단계로서 남아 있다는 것과, 계층화의 법칙에 따라 뇌 발달은 오래된 층 위에 새로운 층이 더해지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오래된 단계는 새로운 단계가 나타났을 때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새로운 단계 안으로 들어가 거기에 남아 있음으로써 새로운 것으로 바뀌었으며 , 그 속에서 변증법적으로 부정되었다. 바로 이런 방식으로 본능은 파괴되지 않고, 새로운 기능들 가운데 고대 뇌의 기능 속에 조건 반사 속에 지양된다. 마찬가지로 조건 반사 또한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으면서 지성적 활동 속에 지양되어 나타난다. 두 개의 완전히 동등한 과업, 즉 고등한 것 속에 있는 저차적인 것을 드러내는 것과 저차적인 것으로부터 고등한 것으로의 성숙을 드러내는 것이 과학 앞에 놓여 있다." (역사와 발달, 5-37)

  이 기능간의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기호의 매개이다. 기호에 의해 고등정신기능들은 아래와 같이 하나의 체계를 이루게 된다.

  비고츠키는 고등 행동형태와 저차적 행동 형태는 변증법적 '지양'의 관계에 있다고 파악하였다.

"변증법에서 보통 '지양'이라 불리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경우에 고등 형태와 저차적 형태 사이의 관계는 잘 설명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저차적, 기초적 과정들과 그 과정들에 의해 통제되는 규칙들이 하나의 지양된 범주를 나타낸다고 말할 수 있다. ... 바고 이 말(지양-필자 주)을 사용하여 우리는 기초적 과정과 그것을 조절하는 규칙이 고등 행동 형태 속에 묻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들이 고등 행동 형태 속에 종속되고 숨겨진 채 나타난다는 것이다. ... 저차적 형태 없이는 어떤 고등 행동 형태도 불가능하지만 또한 저차적 혹은 보조적 형태들이 주된 것의 본질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비고츠키, 역사와 발달)  

  이러한 비고츠키의 입장은 고등정신기능에 대한 자연주의와 정신주의 양극단의 환원주의적 경향에 대해 반박이기도 하다. 고등 행동 형태를 저차적 행동 형태들로 환원시켜 양적 변화의 관점에서만 파악하거나 고등정신기능을 인간 고유의 정신의 특성으로 정신의 문제로 다시 환원시키는 견해는 고등정신기능에 대해 결과적으로는 아무 것도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양자는 서로 질적으로 다르지만 저차적 형태(생물학적 존재로서의 인간) 없이 고차적 형태(문화적 행동)는 출현할 수 없으며 또한 고차적 과정의 발생 과정에서 저차적 형태는 소멸되거나 고정적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고차적 행동 구조 속에 종속되어 유지된다.

5. 발달의 원천으로서의 사회적 관계와 변증법적 사유의 중요성
  비고츠키는 인간적인 발달의 원천이 '사회적인 것'임을 밝힌 학자이기도 하다. 비고츠키는 '사회적 관계가 인간발달의 원천'이라는 점을 밝힘으로써 교육과 발달을 변증법적으로 잇는 인간의 활동형태는 '협력'임을 일깨워주었다.
  비고츠키는 생애 마지막 해에 저술한 "환경의 문제"라는 논문에서 어린이 발달에 대한 환경의 역할과 영향을 주제로 하여 환경은 발달의-배경이 아니라-원천이라고 역설하였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마르크스의 테제를 발달의 문제에 적용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여러 가지 사례 관찰을 통해 어린이와 환경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단위로 '정서적 체험'(현실적 체험) [emotional experience, perezhivanie]을 설정하고 또 이를 통해 사례를 분석하였다. 여기에서도 낱말의미는 환경과 발달의 과정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매개하고 결정하는 기능을 한다. 즉 동일한 환경에 처했다고 해서 모든 아동들의 발달이 동일한 결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아동들 간에도 연령에 따라 발달과 환경과의 관계는 매우 역동적으로 전개된다. 알콜 중독에 빠진 엄마를 둔 세 명의 자녀들은 동일한 상황에 처했는데도 연령에 따라 주체가 경험하는 '정서적 체험'은 매우 달랐다. 연령에 따라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고 대처했는데, 가장 어린 아이는 이 상황을 완전히 '공포'로 받아들였고 완전한 무기력함과 고립무원의 정서 상태에 빠졌다. 가운데 아이는 심각한 내적 갈등 속에서 엄마는 아파보이는 동시에 공포스러운 존재로 보이기 때문에 양가적 감정상태, 정서적 복합체 상태를 나타냈다. 첫째 아이는 상황을 이해하고 엄마가 아프기 때문에 엄마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엄마와 동생들을 돌보았다. 이렇게 어린이의 낱말의미의 발달은 환경과 주체가 맺는 관계의 양상을 바꾸어 놓는다.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 가능한 생각과 말의 발달 단계에 도달했을 경우에 환경에 대해 더욱 주체적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어린이의 발달이 시작될 때 발달의 최종적 형태는 이미 환경에 있다."고 비고츠키는 말한다. 원시적 혹은 기초적 상태의 어린이의 말의 형태는 이상적이고 최종적인 형태(어른의 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상적인 형태로 발달해 나간다. 비고츠키는 성인의 발달된 말을 어린이가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이고 최종적인 형태로 나아가는 발달의 원천이라고 강조하면서 "어린이는 사회 속에서, 협력 속에서 이러한 말을 전개한다"고 하였다. 반대로 원시적 형태만 존재하는 환경에 처했을 경우 어린이의 발달은 제약된다. 예컨대, 탁아소와 같이 어른과의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할 기회가 훨씬 적은 환경에 처한 어린이들은 언어발달이 지연되었다. 요컨대, 이상적 형태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냐 그렇지 않은 환경이냐에 따라 발달가능성의 실현은 좌우된다.

"인간은 사회적 창조물이다. 사회적 상호작용 없이 인간은 결코 인류의 역사적 진화의 결과로서 전개되어 온 인간적 본성과 특성을 자기 스스로 내부에 전개할 수 없다. ...당신과 나의 말하는 능력은 어떻게 발달했겠는가? 인류는 말하는 능력을 역사적 발달의 전체 경로 속에서 창조하였다. 나는 내가 걸어온 일반적 발달의 경로 속에서 역사적으로 발달해온 이상적 형태와의 상호작용 과정을 거쳐 이 같은 능력을 숙달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환경은 이러한 인간고유의 특성을 발달시키는 원천이다. 역사적으로 진화되어온 인간적 특성들은 모든 인간 존재에 유기체적으로 잠재해 있지만 개별 인간 존재들이 어떤 사회적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힘 위에서만이 이러한 가치들은 발현될 수 있다. 한 인간은 특정의 역사적 환경 속에서 어떤 역사적 시기를 살고 있는 특정한 역사적 단위이다." (비고츠키, 환경의 문제)

  어린이의 발달과 환경의 문제는 인간 발달 전체로 확장 가능하다고 비고츠키는 주장하면서 '환경'의 범위를 어린이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주변의 어른들 이면에 있는 인류가 역사적으로 발달시켜온 인간 보편의 특성과 가치의 차원으로 확장한다. 인간 존재 하나하나는 바로 인류의 역사와 인간적 가치가 응축된 역사적 단위인 것이다.

“비고츠키교육학에 의하면 인간의 고등정신은 일단 사회적 영역에서 일어나고 그것이 개인의 인지적 능력으로 내재화된다. 인간이 가진 모든 인지적인 능력은 사회적인 것이며 사회적인 경험 없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란 없다. 모든 것은 한때 사회적인 것이었고 그 흔적들이 ‘능력’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말을 잘한다는 것은 내가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결국 사회적 상호작용(협력)에 의한 것이다”(천보선)

  비고츠키는 변증법적 유물론을 통해 인간의식발달의 영역에서 "사회적인 것이 개인적인 것으로"라는 문화적 발달의 법칙을 확립하였다. 나아가 비고츠키는 변증법적 사유, 그 가운데에서도 발생적 방법을 토대로 '인간의 보편적 발달과정'을 밝힘과 동시에 체계적 학습과 학교교육이 갖는 발달적 의의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데 기여하였다. 비고츠키 이론의 높은 설명력은 현대 교육학에도 이를 '유용'한 것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배경이 되었다. 비고츠키의 이론이 강력한 설명력을 가지게 된 비결은 바로 변증법에 입각한 설명 때문이다. 변증법은 인간의 최고의 사유 방식일 뿐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발달 그 자체가 변증법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변증법적 방법은 현상을 통해 본질에 접근함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탐구방법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비고츠키의 방법론과 그의 연구 내용은 교육자들에게 교육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분석할 것인가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 준다. 변증법적 유물론에 입각한 비고츠키의 발생적 연구방법은 현상에 현혹되어 외적 차원의 기술에 머무르는 현대의 교육 연구가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진보교육진영의 분석력과 설명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수업탈주, 지각, 등교거부 등을 현상적으로 해석하거나 주관적 선입견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분석'하려면 이에 맞는 방법론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지금까지 진보적인 교육연구자들에게 비고츠키 이론은 강력한 방법론적 무기가 될 수 있다. 현상을 경유하여 본질로 접근해 들어간 비고츠키의 연구과정을 집단적인 체계적 학습을 통해 검토함으로써 다양한 교육현상과 인간행동과 심리에 대한 교육학적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라 전망해본다. 이는 현장의 교사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외적으로 동일한 행동의 내적 차이를 들여다보는 눈을 비고츠키 이론이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Vygotsky, L. S.(1934) Tool and symbol in child development, Source : The Vygotsky Reader, edited by Jaan Valsiner and Rene van der Veer. 비고츠키 연구회(역), 도구와 기호, 서울 : 살림터.
비고츠키, L.S. 지음, 비고츠키 연구회 옮김 (2013). 어린이 자기행동숙달의 역사와 발달Ⅰ, 서울 : 살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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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차례] 진보교육 55호 목차 file 진보교육 2015.01.12 381
105 [권두언] "달나라의 장난" file 진보교육 2015.01.12 372
104 [평가와전망]1. 2014 전교조 선거를 돌아보며 file 진보교육 2015.01.12 391
103 [평가와전망]2. 진보교육 개편을 위한 3년의 전망과 계획 file 진보교육 2015.01.12 276
» [기획]1. 비고츠키와 변증법적 유물론에 대한 소고 file 진보교육 2015.01.12 979
101 [기획]2. 핀란드 수학교과서로 본 자발적 주의능력 file 진보교육 2015.01.12 1033
100 [만평] 나의 일기 file 진보교육 2015.01.12 228
99 [초점] 공무원연금 왜 지켜야 하는가? file 진보교육 2015.01.12 515
98 [담론과문화] 코난의 별별이야기 : IT기술과 인간 3 – 소프트웨어 이야기 file 진보교육 2015.01.12 452
97 [담론과문화] 타라의 문화비평 - 푸른나래 이야기 file 진보교육 2015.01.12 434
96 [담론과문화] 눈동자의 사랑과 정치 - 문학 산책 1 file 진보교육 2015.01.12 283
95 [현장에서]1. 교단일기 - 추운 겨울이 얼른 끝나기를 file 진보교육 2015.01.12 326
94 [현장에서]2. 세월호의 1번 어뢰 file 진보교육 2015.01.12 455
93 [책소개]1.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철학 공부> - 옛 것에 기대지 말고 길을 찾아라 file 진보교육 2015.01.12 431
92 [책소개] 2. 비고츠키가 남긴 현대적인 유산 <아동학 강의> file 진보교육 2015.01.12 658
91 진보교육 54호 차례 진보교육 2014.10.06 564
90 [권두언] 또 다른 교육, 더 나은 세상 file 진보교육 2014.10.06 521
89 [정세] 현 단계 교육지형과 교육운동의 과제 file 진보교육 2014.10.06 562
88 [마이클 애플 방한 특집] 1. 2014 마이클 애플 방한의 의미와 새로운 담론지형의 형성 file 진보교육 2014.10.06 591
87 [마이클 애플 방한 특집] 2. 마이클 애플의 교육사상과 한국의 교육운동 file 진보교육 2014.10.06 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