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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호 [해외동향] 2. 뜨거운 지구촌 - 학생들이 나섰다

2012.10.15 15:10

진보교육 조회 수:498

[해외동향]2

뜨거운 지구촌 - 학생들이 나섰다

김산 / 진보교육연구소 연구원

세계 곳곳에서 교육개혁을 요구한 학생들의 시위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대학생들의 강력한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이 일어나 퀘벡 주에서  승리를 맛  보았으며, 남아공에서도 무상교육괴 일자리를 요구하며 청년들이 시위를 하였다. 칠레에서는 학생들의 공교육 시위가 그치지 않고 있다. 그야 말로 신자유주의 교육에 반대하는 학생, 청년들의 투쟁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칠레의 학생들은 지난 해 부터 무상교육을 비롯한 근본적 교육개혁을 요구하면서 강력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불평등한 칠레 교육"을 외치며 거리 시위를 벌이면서 시위를 가로 막는 경찰을 향해 막대기, 돌, 화염병 등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칠레 정부는 근본적인 교육개혁을 거절하면서 장학금 지원 확대와 등록금 대출 이자를 낮추겠다고 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은 자신들의 요구를 무시한 것이라고 보고 정부에 맞서 전면적인 시위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거리를 점거하고 버스도 불태우며 사립학교도 점거하면서 강경 시위를 하였으며 경찰도 대포로 시위에 나선 학생들을 진압하여 많은 학생과 경찰이 부상을 당하였다. 칠레의 학생 대표는“정부가 우리와의 협상을 거부하는 한, 시위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이 폭력행위를 비난하지만 우리는 정부에 대해 우리의 요구를 진지하게 수렴할 것을 요구한다.”고 하면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혔다.

칠레의 교육현실을 보면 우리 교육현실과 별로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으나 이러한 교육 불평등을 타파하려는 의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칠레의 학생들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나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칠레의 교육혁명은 학생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발로는 칠레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불평등한 칠레 교육"은 어찌 보면 칠레대신 한국을  대입시켜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문구가 아닐 수 없다. 칠레 학생들이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도입된 시장 중심 교육제도의 철저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듯이 우리 또한 김영삼 정부 이래 추진돼 오고 있는 시장주의교육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칠레의 교육현실 이나 우리나 상황은 비슷하나 풀어가는 방식이나 인식은 전혀 딴판이다.

칠레는 학생이 중심이 되어 교육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초중등 학생들조차 거리시위를 하며 교육개혁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민 대다수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교육개혁은 전교조와 일부 개혁적 시민세력들만이 요구 하고 있으며 그 방법 또한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통사정을 하는 모습이다. 학생들은 마음속에 교육개혁 의지가 있는지 모르나 나타나는 현상은 그저 남의 일처럼 방관자이다. 부모님께 기대면 된다는 생각인지 모르겠다.

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조차 그저 누가 해결해 주길 바라는 구경꾼에 불과한 한국현실에서 칠레의 학생시위는 그저 놀랍고 부러운 해외 토픽에 불과하다. 전면 무상교육도 아닌 반값등록금 투쟁을 잠시 한 적이 있으나 이 역시 대학생이 주체적으로 주도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칠레정부의 조치처럼 한국정부도 장학금 확대, 등록금 대출이자 감경 등의 정책을 내놓았으나 이에 대한 큰 반감은 찾기 힘들다.  

무엇이 이토록 비슷한 상황에 다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인가?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이 입시일 것이다.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눈앞의 대학입시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또한 입시중심교육은 입시에 필요한 지식습득에 중심을 두는 지라 사회 문제 등에 대해서 학생들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교육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생각을 못하니 행동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4.19의 성공요인의 하나가 초중등 학생들의 민주화시위였다는 점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대학생들은 높은 등록금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왜 칠레처럼 행동에 나서지 않는 것일까? 486등 기성세대들은 행동하지 않는 대학생들을 비난하기도 하나 어찌 그들만을 비난할 수 있는가?  대학생 휴학률이 25%에 가깝고 청년 실업률이 10%(실제는 20%가 넘는다고 봄)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생들 또한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등록금 마련과 생활비 마련에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여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왜 칠레의 학생들처럼 하지 못하냐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교육개혁은 당사자들이 나서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되지 않을 일이다. 옛말에 울지 않는 아이 젖 안준다고 위정자들이 알아서 해줄 거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무상급식 운동이나 반값등록금 내지 무상교육을 포풀리즘이니 사회주의니 심지어 빨갱이 정책이니 하는 말들을 하는 서슴 없이 해대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더욱 더 당사자 운동이 핵심이다.

그동안 한국의 교육운동은 전교조를 비롯해서 교사중심 운동이었다. 그러나 교사운동은 이제 한계에 다 다른 느낌이다.  전교조의 정체 또한 교사운동의 한계라 할 수 있다. 이제 교육개혁을 이루려면 당사자가 중심이 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가 주체로 일어서는 운동이 되어야 하며 칠레의 학생시위는 우리에게 좋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