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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1]

박근혜정부의 대입정책과 대안적 입시제도의 방향

김학한 / 진보교육연구소 부소장

1.박근혜정부의 대입정책
박근혜정부의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이 8월에 발표되었다. 이는 박근혜정부의 대입제도개선공약을 이행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복잡한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광범위한 국민적 개편요구 앞에서 불가피한 것이었다. 교육부가 대입전형 변경의 필요성을 ‘대학이 우수한 학생 확보를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대입전형이 지나치게 복잡해지고 자주 변경되는 등의 문제점이 지속’으로 설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2012대선후보 대학입시 관련공약(2012.7>
○대학입시를 대폭 단순화.
수시는 학생부위주, 정시는 수능위주로 대입전형수를 대폭 감축.


박근혜정부가 발표한 대학입시체제개선안은 대입제도의 간소화와, 수능체제의 개편이라는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대입제도의 간소화는 핵심전형요소를 중심으로 대입전형체계를 유형화해서 ‘전형방법 수’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수시모집을 학생부위주, 논술위주, 실기위주로 전형유형을구분하고 수시모집에서 수능성적 반영을 완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시모집은 수능, 학생부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학업성취수준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또한 대입전형을 대학별로 6개 이내로 제한하여 이른바 3,000개가 넘는 전형 숫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표-2> 대입전형 체계(안)


출처 : 교육부 (2013.8), ⌜학생·학부모 부담 완화와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 (시안)⌟, p.19

1)대입제도 간소화-무늬만 간소화
먼저 박근혜정부의 대입제도 개선방안은 대입전형간소화를 핵심목표로 하다보니 변화의 반경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역대정권이 대입제도 개편의 명분으로 표방했던 공교육정상화나 사교육비 감소 등은 아예 언급도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치열한 입시경쟁으로 인한 공교육의 왜곡과 사교육비부담은 개선되지 않고 학생, 학부모들의 입시로 인한 고통도 그대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나마 표방했던 대입제도 간소화도 태산명동서일필에 그치고 있다. 전형방법을 대학별로 최대 6개 이내로 사용하도록 하였으나 산술적으로 여전히 1,300개에 달하는 전형이 존재한다. 또한 전형숫자가 줄어든다 해도 학생들의 대입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수시모집을 학생부만으로 선발하도록 단순화한 것이 아니라, 내신, 수능, 논술, 학교내외의 스펙을 동시에 준비해야하도록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수시모집의 경우 대학별 논술에 대한 대비와 입학사정관들의 학생부 전형관련 스펙을 준비해야한다. 더욱이 수시에서 수능성적(수능 최저학력 기준)의 반영완화를 유도할 뿐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내신뿐만 아니라 수능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이는 2012년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후보가 공약했던 공약과 비교하여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 당시 민주당대선공약은 여러 가지 전형요소를 결합하지 않고 4개의 경로로 단순화하였었다.


○문재인 후보의 대학공약(2012.12)중에서
- 3천개 이상의 복잡한 전형을 4개의 경로, 즉 내신, 수능, 특기적성, 기회균형선발로 단순화하겠습니다.


즉 박근혜정부의 대입제도개선방안은 학생부위주, 논술위주, 실기위주전형에서 해당 요소를 중심으로 하여 다른 전형요소들을 결합할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에 입시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적어도 공교육을 정상화하기위해서는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만으로 선발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삭제하고 대학별 논술고사를 폐지하여야 한다. 이러한 내용이 없이는 내신, 논술, 수능과 스펙을 준비해야 하는 ‘죽음의 사각형’으로부터 학생들은 전혀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대학별 논술은 고교교육과정에서 제대로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사교육 등 별도로 대응해야만 한다. 따라서 대학별논술은 폐지하여야 한다.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5지선다형의 객관식 평가를 넘어서서 논술방식의 평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현행의 대학별 논술고사형태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논술을 대학별고사가 아니라 수능시험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초중등교육과정의 운영과 평가가 논술형으로 대체되면서 학교교육과정에서 이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동시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2)수능체제 개편- 물 타기 개편안
박근혜정부는 수능체제 개편에 대해서 두 가지 내용을 제시하였다. 첫째, 2015년부터 수준별 수능을 폐지하겠다고 하였다. 수준별 수능은 이명박정부 때 도입한 것으로 국어와 영어도 수학처럼 A형과 B형으로 수준을 나누어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번에 교육부는 대입에 복잡성만 증가시킨다는 비판을 수용하여 수준별 수능을 2015년부터 폐지하겠다고 하였다. 이는 교육운동진영이 이명박정부에서 도입 당시부터 일관되게 요구한 사항이었다.
둘째, 수능체제를 현행의 문•이과 구분에서 문•이과 통합의 방향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인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문•이과로 구분되어 있는 수능시험체제를 개선해야한다는 것이다. 현행 수능체제는 탄생부터 영수국 위주의 시험이었고 이러다보니 고등학교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도 영수국 위주의 편식교육과정으로 짜여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한다는 이유로 사회탐구 과목과 과학탐구 과목에서 선택과목을 2과목으로 축소하면서 영수국의 비중이 증가하여왔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교육과정도 영수국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자사고, 자공고, 특목고(전문교과 포함)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지배적이 되었다. 그리고  그나마 수능시험에 선택하지 않는 사회탐구 과목과 과학탐구 과목은 수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표>고교유형별 교육과정 편성 현황(’12.4월, 1학년 기준) 교육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2013.8



따라서  대입시험의 과목을 학생들이 인문사회,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와 통합적 교양을 갖출 수 있도록 사회와 과학 교과의 시험과목수와 비중을 증대하여야 한다. 융복합인재의 육성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중등교육단계에서는 전면적으로 발달한 인간의 토대를 형성한다는 방향에서 보편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수능과목이 늘어나면 학습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동시에 현행 고교교육과정의 난이도와 양을 대폭적으로 조절해야한다. 그리고 탐구과목을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논술형 수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여 수능을 논술형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정부의 수능체제개편안은 초기에는 3안) 문•이과 완전 융합방안과  2안) 문•이과 일부 융합안을 주로 검토하였으나, 공식적으로 제출한 대입제도 개편안에서는 1)안 현행골격 유지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수능체제 개편은 이야기만 무성하였지 결국은 현행 방안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던 한국사 과목은 문•이과 학생 모두가 시험을 보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포함되었다. 결국 애초 한국사를 수능필수화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만 반영되는 수능체제 개편으로 끝날 공산이 높아졌다. 마치 문•이과 융합안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 뒤에 뒷전에서 한국사만 포함시키는 것으로 마무리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박근혜정부의 대입정책에서 대입 간소화는 말만 무성할 뿐 실속이 없는 것으로 끝나고 있으며, 수능체제개편안도 핵심문제인 영수국 중심의 수능체제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인 입시경쟁교육으로부터 공교육을 정상화할 대학입시제도의 개편이 전혀 고민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서열체제해소와 대학입학자격고사로의 전환 등이 필수적인데 이에 대한 개편계획이 전혀 없다. 오히려 서열화되어 있는 대학체제에서 대학들의 전형요구를 수용하느라 교육적으로 필요하고 국민적으로 열망하는 대입제도의 단순화는 물건너가고 있다. 공공적 책무성이 아니라 대학자율성 보장을 최우선시하여 대입제도 개편이 모색됨에 따라 대학의 학생선발 요구가 앞서는 현행 유지 형태의 대입제도 개편안이 나오게 된 것이다.

2.입시경쟁해소를 위한 대입제도의 상과 과도적 경로 김학한.‘입시경쟁교육해소를 위한 대입제도 개편방안’. 교육위기극복원탁회의자료집.2013

입시경쟁이 없는 나라들은 대학입학자격고사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합격과 불합격으로만 구분하여 합격한 학생들에게 대학입학자격을 주기 때문에 1점, 1등급을 올리기 위한 치열한 입시경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교육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학생들은 대학입시의 부담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여러 가지영역의 공부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대학입학자격고사를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다.

<표> 대학평준화체제와 대입제도

나라
대입제도
비고
프랑스 독일
핀란드
대입자격고사(바칼로레아, 아비튜어등)에 합격하면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
-대학의 공공성이 강함(국립대의 비중이 높고 등록금이 낮음)
-대학이 평준화되어 있음.
-고교체제도 평준화 되어 있고 사교육은 미미


그러나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당장 독일, 프랑스와 같은 대입자격고사로 전환할 수는 없다. 대입자격고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입시조건을 바탕으로 한 적절한 추진경로가 수립될 필요가 있다.
먼저 출발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대입제도의 단순화에서 시작할 수 있다.  현행 대입전형의 복잡성과 불평등에 대한 문제는 사회적으로 공유되어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제시로부터 출발 할 수 있을 것이다.
1단계로 내신성적과 수능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두 개의 트랙을 구축한다. 수시모집은 학생부전형으로, 정시모집은 수능전형으로 대입전형을 단순화하는 것이다. 대학서열체제가 현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입제도의 단순화도 정부가 공공성의 관점에서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핵심적으로는 수시모집에서 논술과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여 학생부를 중심으로 한 선발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단순화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럴 때 수시모집을 축소하고  수능선발로 상위권 대학들이 재이동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하여 각 대학별로 60%가 넘는 수시모집 비율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1단계 기간에는 대학의 공공성강화정책을 추진하여 국립대를 확대하고 정부책임형사립대 체제를 출범시켜 대학통합네트워크의 기반을 구축하여야 한다. 대학통합네트워크는 학생들을 공동선발하고 학점을 교류하며 공동학위를 부여하는 제도로 대학입학자격고사의 물질적 토대이다.
2단계는 1단계 기간에 준비된 대학통합네트워크체제를 출범시키고 대학입학자격고사의 유형으로 전환하도록 한다. 이때 선발방식은 1단계에서 진행된 내신전형과 수능전형을 일정비율로 나누어 선발하되, 등급제 및 점수화를 폐지하고 합격과 불합격의 두 가지로만 구분하도록 한다.

<표> 대학입학자격고사의 과도적 방안
◯ 고교 내신성적으로 일정 비율(예를 들어 70%)의 학생들에게 자격을 부여하고(내신 전형), 대학입학자격고사로 일정 비율(예를 들어 30%)의 학생들에게 자격을 부여하는(대입자격고사 전형) 것을 병행하는 방안


3단계는 2단계의 입시경쟁해소를 바탕으로 이를 발전시켜 교육과정을 충분히 고려한 완전한 형태의 대입자격고사체제로 정비하여 안착시키도록 한다. 그리고 이시기에는 대학통합네트워크외부에 있는 독립사립대학도 공공적 대학체제로 편입하여 명실상부하게 ‘대학평준화체제-대학입학자격고사’를 정착시키도록 한다. 이를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표> 대입자격고사로의 전환경로


현행
내신(학생부),수능, 논술, 실기·특기 등의 전형요소를 점수화 또는 등급화하고 이를 결합하여 선발
대학서열체제
현행제도



1단계
내신전형 과 수능전형으로 단순화
대학서열체제
단계적으로 등급제를 완화함.


2단계
내신전형 과 수능전형을 자격고사화하고, 두가지 전형으로 선발
대학통합네트워크
합격, 불합격으로 만 구분하고, 내신을 절대평가체제를 도입함.



3단계
대학입학자격고사(내신과 수능을 통합)
유럽형대학체제
(국립대의 비중이  압도적이며 대학이 평준화되어있음.)


나아가 총체적으로 대입제도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고등교육이 대중화되고 초중등교육을 학생의 전면적발달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대학입시도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과 관심, 진로에 따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장을 제공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대입제도는 중등교육단계에서 대학교육을 이수할 능력을 갖추었는지의 측정에 중심을 두고,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조건과 의지가 있는 학생들에게 대학을 개방하여야 한다. 따라서 대학의 공공성을 더욱 강화하여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하며 대학과 대입제도가 학생선발의 관점이아니라 학생의 발달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대학체제를 전반적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대학의 선발 중심

학생의 발달과 역량신장 중심
대학정원
대학의 학부 또는 학과 정원에 따라 학생을 선발

학생의 희망과 지원을 중심으로 학부 및 학과의 정원을 탄력적으로 조정
대입전형
학생의 점수를 서열화하기위한 다양한 전형도입

대입수학능력여부를 판별하는 형태로 전형을 단순화
전형형태
수시, 정시로 구분되고 학생부, 수능, 논술, 면접,입학사정관제등 복잡한 전형

대입자격고사를 중심으로 한 단순한 전형
대입시험의 과목
대학이 요구하는 과목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고교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이수여부를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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